스나크 사냥 (10) – 제 8절 “실종”

Fit the Eighth



They sought it with thimbles, they sought it with care;
They pursued it with forks and hope;
They threatened its life with a railway-share;
They charmed it with smiles and soap.

그들은 스나크를 골무로 찾고, 주의깊게 찾고, 포크와 희망으로 안심시키고, 목숨을 위협하고, 웃음과 비누로 유혹했다.

They shuddered to think that the chase might fail,
And the Beaver, excited at last,
Went bounding along on the tip of its tail,
For the daylight was nearly past.

그들은 해가 거의 지게 되자 그 추적이 실패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몸서리쳤고, 비버는, 마침내 흥분해서, 그의 꼬리 끝을 쫒아서 돌기 시작했다.

“There is Thingumbob shouting!” the Bellman said,
“He is shouting like mad, only hark!
He is waving his hands, he is wagging his head,
He has certainly found a Snark!”

“저기 뭔 소리가 들린다!” 종지기가 말했다. 그가 미친 것처럼 외치고 있어. 잘 들어라!

그가 손을 흔들고, 머리를 흔들고 있다. 그가 스나크를 찾은 거야!

They gazed in delight, while the Butcher exclaimed
“He was always a desperate wag!”
They beheld him—their Baker—their hero unnamed—
On the top of a neighboring crag.

그들은 기뻐서 바라봤다. 도살자가 외쳤다. “쟤는 원래 저래!”

그들은 제빵사를 쳐다봤다. 그들의 이름없는 영웅인. 바로 옆 구멍 꼭대기에 있는.

Erect and sublime, for one moment of time.
In the next, that wild figure they saw
(As if stung by a spasm) plunge into a chasm,
While they waited and listened in awe.

일어서서, 절며하게, 그 순간. 그리고 이어서, 그들이 본 사나운 모습은, (마치 경련에 바르르 떨듯이) 아주 깊은 틈으로 떨어져 버렸다. 놀라서 기다리고 듣고 있는 사이에.

“It’s a Snark!” was the sound that first came to their ears,
And seemed almost too good to be true.
Then followed a torrent of laughter and cheers:
Then the ominous words “It’s a Boo-”

“스나크다!” 라는 말이 그들의 귀에 처음으로 들려온 소리였다.

그리고 그것은 진실이라기엔 너무 좋은 말이었다.

이어서 웃음과 환성이 이어졌다. 그리고 불길한 말이 있었다 “그것은 부-”

Then, silence. Some fancied they heard in the air
A weary and wandering sigh
Then sounded like “-jum!” but the others declare
It was only a breeze that went by.

이어서 정적이 있었다. 몇몇은 공기에서 그들이 지치고 맴도는 한숨을 들었다. 그 소리는 마치 “-줌” 같이 들렸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거기엔 오직 미풍만이 흐르고 있었다고 했다.

They hunted till darkness came on, but they found
Not a button, or feather, or mark,
By which they could tell that they stood on the ground
Where the Baker had met with the Snark.

그들은 어둠이 깔릴때까지 사냥을 했지만, 그들이 제빵사와 스나크가 만난 땅에서 서서 말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찾은것은 단추도, 깃털도, 표시도 아니라는 것이다.

In the midst of the word he was trying to say,
In the midst of his laughter and glee,
He had softly and suddenly vanished away—-
For the Snark was a Boojum, you see.

그가 말하려던 말의 중간에

그가 그렇게 웃고 떠들던 중간에

그가 부드럽게 그리고 갑자기 사라졌다.

보다시피, 스나크는 부줌이었기 때문이다.



스나크 사냥(9) – 제 7절 “은행원의 운명”

Fit the Seventh


은행원의 운명.

They sought it with thimbles, they sought it with care;
They pursued it with forks and hope;
They threatened its life with a railway-share;
They charmed it with smiles and soap.

그들은 골무로 찾고, 조심해서 찾고, 포크와 희망으로 달래보고, 목숨을 위협해 보고, 웃음과 비누로 유혹해봤다.

And the Banker, inspired with a courage so new
It was matter for general remark,
Rushed madly ahead and was lost to their view
In his zeal to discover the Snark

그리고 은행원은, 새로운 용기를 얻었는데, 스나크를 찾으려는 열정에 미친듯이 앞으로 달려나갔고, 시야를 잃었다.

But while he was seeking with thimbles and care,
A Bandersnatch swiftly drew nigh
And grabbed at the Banker, who shrieked in despair,
For he knew it was useless to fly.

하지만 그가 골무와 주의를 기울여 찾는 사이에, 밴더스내치가 부드럽게 거의 가까워왔다. 그리고 절망에 무서워 소리치는 은행원을 잡았다. 그는 그것이 날아가는데 필요가 없다는걸 알았기 때문이다.

He offered large discount—he offered a cheque
(Drawn “to bearer”) for seven-pounds-ten:
But the Bandersnatch merely extended its neck
And grabbed at the Banker again.

그는 70퍼센트 할인을 제공했고, 수표를 제공했다.

하지만 밴더스네치는 그의 목을 쭉 빼서 은행원을 다시 붙잡았다.

Without rest or pause—while those frumious jaws
Went savagely snapping around—
He skipped and he hopped, and he floundered and flopped,
Till fainting he fell to the ground.

쉬지도 않고 멈추지도 않고 그 아주 화난 이빨로, 기가막히게 붙잡아 흔들며, 그는 던지고 뛰고 뒤흔들고 뒤집었다. 기절할때까지 그는 땅으로 떨어졌다.

The Bandersnatch fled as the others appeared
Led on by that fear-stricken yell:
And the Bellman remarked “It is just as I feared!”
And solemnly tolled on his bell.

밴더스내치가 다른 사람들이 나타나듯 날아가면서 공포에 질린 외침에 이끌렸다. 그리고 종지기가 “저게 바로 내가 두려워한 것이다” 그리고 종을 근엄하게 울려댔다.

He was black in the face, and they scarcely could trace
The least likeness to what he had been:
While so great was his fright that his waistcoat turned white—
A wonderful thing to be seen!

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그들은 그가 그랬던 최소한의 닮음을 겨우 따라갈 수 있었다. 그의 그의 조끼가 하얗게 변할 정도로 두려움이 그렇게 컸다. 멋진 것이 보였다.

To the horror of all who were present that day.
He uprose in full evening dress,
And with senseless grimaces endeavoured to say
What his tongue could no longer express.

그날 모인 모든 사람들의 공포에, 그는 이브닝 드레스를 차려 입고, 눈치없이 찡그리며 그의 혀가 더이상 달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Down he sank in a chair—ran his hands through his hair—
And chanted in mimsiest tones
Words whose utter inanity proved his insanity,
While he rattled a couple of bones.

그가 의자에 앉으며, 그의 손은 머리를 지나 달려가고, 엄청 점잔빼는 목소리로 말하기를 그의 멍청한 발언은 그의 광기를 증명한다고. 그가 그의 뼈를 달그닥 거리며 말했다.

“Leave him here to his fate—it is getting so late!”
The Bellman exclaimed in a fright.
“We have lost half the day. Any further delay,
And we sha’nt catch a Snark before night!”

그를 여기서 그의 운명에 놔두고. 늦은 것 같아. 종지기가 겁에 질려 외쳤다. 우린 이미 반나절을 써버렸어. 더 늦었다간 우리가 밤이 되기 전에 스나크를 잡지 못할 것이야!

스나크 사냥 (8) 제 6절 변호사의 꿈

Fit the Sixth


변호사의 꿈.

They sought it with thimbles, they sought it with care;
They pursued it with forks and hope;
They threatened its life with a railway-share;
They charmed it with smiles and soap.

그들은 골무로도 찾고 주의깊게 찾아보고 포크와 희망으로 압박해보고 그의 생명을 기찻길로 위협해보고 웃음과 비누로 유혹해보기도 했다.

But the Barrister, weary of proving in vain
That the Beaver’s lace-making was wrong,
Fell asleep, and in dreams saw the creature quite plain
That his fancy had dwelt on so long.

하지만 변호사는 비버의 레이스 만들기가 틀렸다는 고통의 증명에 지쳐서 잠들었다. 그리고 그 꿈에서 평범한 괴물을 보았다. 그리고 그의 환상 속에서 꽤 오래 머물렀다.

He dreamed that he stood in a shadowy Court,
Where the Snark, with a glass in its eye,
Dressed in gown, bands, and wig, was defending a pig
On the charge of deserting its sty.

어느 어두운 법정에 서 있는 꿈을 꾸었다. 눈알을 굴리며 스나크가 가운과 밴드와 가발을 쓰고 어느 돼지가 돼지우리를 황폐화 시켰다는 죄를 논하고 있었다.

The Witnesses proved, without error or flaw,
That the sty was deserted when found:
And the Judge kept explaining the state of the law
In a soft under-current of sound.

목격자가 오류나 결함 없이 증언했다. 그 돼지우리는 찾아냈을 때 황폐화 되어 있었다고. 판사는 법률을 설명했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The indictment had never been clearly expressed,
And it seemed that the Snark had begun,
And had spoken three hours, before any one guessed
What the pig was supposed to have done.

그 기소는 결코 깔끔하게 표현된 적이 없다. 그리고 그 돼지가 뭘 하기로 되어 있었는지 누군가 생각하기 이전에 스나크가 시작된 것 같아 보였고, 세시간동안 말한 것 같았다.

The Jury had each formed a different view
(Long before the indictment was read),
And they all spoke at once, so that none of them knew
One word that the others had said.

배심원은 서로 다른 시각을 갖고 있었다. (기소문을 읽기 한참 전부터.) 그리고 그들 모두가 동시에 말했고,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You must know–” said the Judge: but the Snark exclaimed “Fudge!”
That statute is obsolete quite!
Let me tell you, my friends, the whole question depends
On an ancient manorial right.

판사가 “여러분이 알아야 할 것은” 이라고 판사가 말했을 때, 스나크가 “거짓말!”이라고 외쳤다. 그런 법은 없다고. 고대 영지의 권리에 의존하는 모든 질문을, 여러분들에게 말하겠다고.

“In the matter of Treason the pig would appear
To have aided, but scarcely abetted:
While the charge of Insolvency fails, it is clear,
If you grant the plea ‘never indebted.’

반역죄의 문제에서, 그 돼지는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거의 참여하지 않았소. 파산이 문제라면, 명백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사법 거래를 하지 않는다면.

“The fact of Desertion I will not dispute;
But its guilt, as I trust, is removed
(So far as related to the costs of this suit)
By the Alibi which has been proved.

도망친 사실은 다투지 않겠소. 하지만 나는 확신하는데, 그건 죄가 아니오. (이 옷의 가격에 관계가 있는 한) 이미 증명된 알리바이에 의해서 말이오.

“My poor client’s fate now depends on your votes.”
Here the speaker sat down in his place,
And directed the Judge to refer to his notes
And briefly to sum up the case.

나의 불쌍한 고객의 운명은 이제 여러분의 투표에 달렸소.

여기서 발언자가 그의 자리에 앉았다.

판사가 그의 공책을 보았다.

그리고 사건을 요약했다.

But the Judge said he never had summed up before;
So the Snark undertook it instead,
And summed it so well that it came to far more
Than the Witnesses ever had said!

판사는 그가 이전에 요약을 해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스나크가 대신 그걸 했다.

그리고 목격자가 말한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이야기했다.

When the verdict was called for, the Jury declined,
As the word was so puzzling to spell;
But they ventured to hope that the Snark wouldn’t mind
Undertaking that duty as well.

평결을 요청하자, 배심원이 거절했다. 말을 이리저리 꼬면서. 하지만 그들은 스나크가 그 의무에 착수하기를 싫어하기를 희망하는 모험을 했다.

So the Snark found the verdict, although, as it owned,
It was spent with the toils of the day:
When it said the word “GUILTY!” the Jury all groaned,
And some of them fainted away.

그래서 스나크가 평결을 내리고, 하지만, 그가 가진대로, 그건 그날의 고생이었다. 그가 “유죄”라고 말했을 때 배심원 모두가 탄성을 질렀다. 그리고 그들중 몇몇은 사라졌다.

Then the Snark pronounced sentence, the Judge being quite
Too nervous to utter a word:
When it rose to its feet, there was silence like night,
And the fall of a pin might be heard.

스나크가 그 문장을 말했을 때 판사는 너무 흥분해서 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스나크가 발을 올리자, 밤처럼 조용해졌다. 그리고 핀 하나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Transportation for life” was the sentence it gave,
“And _then_ to be fined forty pound.”
The Jury all cheered, though the Judge said he feared
That the phrase was not legally sound.

“유배형에 처한다” 고 판결이 내려졌다. “그리고 사십 파운드의 벌금을 부과한다.”

판사는 그의 말이 합법적으로 들리지 않을 것이 두렵다고 말했지만 배심원 모두가 환호했다

But their wild exultation was suddenly checked
When the jailer informed them, with tears,
Such a sentence would have not the slightest effect,
As the pig had been dead for some years.

하지만 그들의 사나운 의기양양함은 곧 줄어들었다. 교도관이 그들에게 그 돼지가 몇년 안에 죽을 거라서 그런 말은 전혀 효과가 없다고 눈물로 알렸을 때.

The Judge left the Court, looking deeply disgusted:
But the Snark, though a little aghast,
As the lawyer to whom the defense was entrusted,
Went bellowing on to the last.

판사가 법정을 떠나고, 매우 역겨워 보였다. 하지만 스나크는 살짝 겁에 질린 것 같았지만, 변론이 믿음직했던 변호사가 마지막에 고함치며 떠날 때 같이 나갔다.

Thus the Barrister dreamed, while the bellowing seemed
To grow every moment more clear:
Till he woke to the knell of a furious bell,
Which the Bellman rang close at his ear.

그래서 변호사가 꿈꾸었다. 고함치는것은 좀 더 분명하게 매순간 성장하는 것 처럼 보였다.

종지기가 그의 가까이에 대고 울려대는 성난 종소리에 잠에서 깰 때 까지.

Melotopia 1-16

“여기부터는 조심해야합니다. 가능하면 제가 가는 길을 그대로 따라오도록 해 주세요.”

그레이스가 뒤에서 따라오는 일행에게 다시한번 주의를 주며 앞을 비추었다.

해가 지기 시작한 숲은 마을보다 더 빠르게 어둠이 내려앉았다. 그리고 어둠이 내린 숲에는 구출대를 빼면 아무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낙엽에 바스락 거리는 그들의 발소리만이 숲을 자극하고, 지팡이에 있는 빛만이 나무들을 비추었다. 그레이스가 가장 앞에서 길을 안내하고, 민트가 그 뒤에서 따라가며, 시에나가 다시 불을 비추고 가장 뒤에는 루카가 뒤쪽을 경계하며 따라갔다.


앞서가던 그레이스가 뭔가를 밟고 멈춰섰다.


뭔가 철퍽거린다는 것은 바닥에 뭔가 물 같은 것이 고여있다는 뜻이다. 그레이스가 바닥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건… 혈흔이군.”

피웅덩이에서 비릿한 피냄새가 올라왔다.

“대장, 저거!”

검을 뽑아들고 주변을 살피던 민트가 나무 옆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다가갔다.

“우웁… 이건 뭐지?”

신발이었다. 그 신발의 주인은 발을 신발에 남겨둔 채 사라지고 없었다.

“이리로 갖고 와 봐.”

루카의 지시에 민트가 신발을 손끝으로 집어들어서 들고 왔다.

“공주님의 것은 아니군. 남자용 신발이야. 전사들이 신는 신발이군. 무릎 아래에서 끊겨있고, 끊긴 부분이 지저분한걸로 봐서는 이빨 같은것에 뜯긴 것 같다. 괴수에게 당했나 보네.”


“글쎄, 아직은. 공주님의 직접적인 흔적을 찾을 때 까지는 결론을 내릴 수 없어.”

시에나의 환호를 무시하며 루카는 그 신발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주변을 좀 더 살폈다.

“일단 큰 발자국이 있고, 이건 아마 괴수의 것이겠지. 괴수가 이 남자를 잡아먹었고, 그런데 왜 이 왼쪽 발을 못 씹어먹었을까? 이 발자국은 저쪽에서 와서 이쪽으로 향하고 있군.”

루카가 괴수의 발자국이 향한 곳을 쳐다보았다.

“대장, 여기 뭐가 또 있어요.”

그 근처를 조금 더 살펴보던 시에나가 루카에게 다시 뭘 들고 왔다. 이번에도 신발이었다.

“또 신발? 이리 줘봐.”

루카는 시에나가 가져온 신발을 살펴보았다.

“적어도 두 사람이 있었군.”

“어떻게 알아요?”

“둘 다 왼발이거든. 그리고 전사 셋이었다면 아마 괴수 하나 정도는 잡을 수 있었겠지 싶은데. 그레이스, 저쪽으로 가면 어디가 나오지?”

“그루밍 왕국으로 가는 방향입니다.”

“그렇군. 그럼 그 두 사람은 공주님을 납치한 자들일거야. 서두르자.”

루카는 잠시 멈췄던 일행을 재촉하여 움직였다.

그러나,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서 그들은 다시 멈추었다. 아까의 피웅덩이와 신발을 발견한 곳에서 멀어지려나 싶었던 순간, 그레이스가 다시 뭔가를 발견한 것이다.

“대장님, 이상한게 또 있습니다.”

그레이스는 다시 뭔가를 주워들었다. 이번엔 후라이팬이었다. 이리저리 찌그러지고 휘어진 것이 바위라도 후려친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것도 있네요.”

옆에 떨어져 있던 팔찌 조각들을 주워서 같이 가져왔다.

“이게 뭔지 아는가?”

“엘프의 팔찌 같아 보이는데요. 아마 이곳에 사는 갈란다 가족 중 누군가 이곳에 왔었나 봅니다.”

“그렇군. 그렇다면 분명 이건 공주님이 들고 있던 후라이팬일거야. 역시, 아직 살아 계신 것 같다. 그리고 그 엘프가 공주님을 데려간 듯 싶은데?”

“아, 그렇군요! 그럼 서둘러서 가시죠!”

그레이스가 기쁜 미소를 지으며 앞장서서 출발했다.

광학 공부하기

이번에는 광학을 어떻게 공부하는가에 대한 글을 써 보도록 한다. 광학은 거의 모든 종류의 실험에 사용되는데, 크게는 우주를 연구하는 망원경에서 부터 시작해서, 작은 물질을 연구하는 현미경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안경도 광학기기이고, 스마트폰에 달려있는 카메라도 광학기기이다. 최근에는 빛을 이용하여 물질을 다루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서 원자를 특수한 상태로 만드는 양자광학 실험이라든가, 레이저를 이용해 입자가속기를 만드는 연구라든가 하는 것들이 흥미로운 주제라고 할 수 있다.

광학은 빛에 관한 학문이지만, 빛만 다루는 것은 아니고, 궁극적으로는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분야이다.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은 전자기학에서 잘 다루고 있긴 하지만, 그 중 광학이라는 분야가 따로 있는 이유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광학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대상은 파동으로서의 전자기파이다. 전자기학에서는 전자기파 뿐만 아니라 전기장, 자기장이 변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경우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으나, 광학에서는 그런 경우에 대해서는 잘 다루지 않고 전자기파의 행동에 대해서만 깊이있게 다룬다. 이 부분이 광학을 전자기학과 구분짓는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물리학 분야와 마찬가지로 광학에서도 여러가지 근사적인 접근이 가능한데, 그에 따라서 광학의 영역이 나눠진다.

기하광학 – 전자기파를 빛살(Light ray)로 근사하여 취급한다. 기하광학을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은 파장이 충분히 짧아서 회절이 잘 일어나지 않는 영역이다. 이 영역에서 빛은 근사적으로 직진하며, 그 직진하는 것을 빛살로 나타낼 수 있다. 반사법칙과 스넬의 법칙이 이 영역을 지배한다.

파동광학 – 전자기파를 파동으로 생각하는 영역이다. 이 영역에서 빛은 진폭, 진동수, 파장을 갖고 있으며 맥스웰 방정식에서 유도된 헬름홀츠 방정식이 이 영역을 지배한다. 굴절이 왜 일어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많은 종류의 간섭계가 파동광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물리광학 – 파동광학에서 다룬 전자기파에 편광이 있는 경우를 다룬다. 이 영역에서 빛은 진폭, 진동수, 파장에 이어서 편광까지 갖고 있다. 물질의 굴절률이 빛의 편광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복굴절(Birefringence)이 있는 경우를 다룰 수 있다. 각종 편광 광학기기의 원리를 배울 수 있다.

양자광학 – 물리광학에서 다룬 전자기파에 2차 양자화를 끼얹어서 진정한 “장론”을 다루게 된다. 물론 양자장론을 도입한 양자전기역학에서 제대로 다루려면 클라인-고든 방정식이 이 영역을 지배하겠지만, 그렇게까지 막 나가지는 않는다. 여기서는 빛의 결맞은 상태, 쥐어짠 상태 등 통계적으로 신기한 현상과, 빛과 원자의 상호작용을 양자역학을 이용해서 제대로 다루게 된다.

광학은 이렇게 크게 봐서 4가지 영역으로 나눠지는 구분이 있고, 대부분 기하광학은 고등학교 시절에, 물리광학까지는 학부 때, 양자광학은 대학원 때 배우게 된다. 여기에 푸리에 광학, 초고속 광학(Ultrafast optics), 비선형 광학(Nonlinear optics) 같은 연구 분야가 있다.

어떻게 하면 광학을 잘 공부할 수 있을까?

일단 광학은 전자기학에 그 바탕이 있기 때문에, 전자기학을 잘 해야 한다. 엄청 당연한 말인데, 전자기학에 대해 기초가 부족하다면 일단 전자기학을 잘 공부하고 오는 것이 광학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방법이다.

광학은 많은 측정에 사용된다. 이런 측정 장치들의 원리를 알아보고 생각하는 것이 광학을 공부하는데 도움이 된다. 단렌즈, 복합 렌즈, 반사경, 회절격자 등등부터 편광기, 간섭계와 같이 실제로 실험실에서 사용할 측정 장치들의 작동 원리를 깊이있게 이해하는 것이 좋다. 이 장치들의 원리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광학 자체의 공부에도 중요하고, 실험실에서 측정 장비로 사용할 때 측정 결과의 특성을 분석하는데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수식 위주의 암기성 공부로 전자기학을 바라보고 있었다면, 광학은 수식도 중요하지만 그림을 그려서 이해하는 부분도 중요하기 때문에 상상력이 뛰어나거나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에게는 상대적으로 쉬울 수도 있다.

광학 실험에서 사용하는 빛은 대체로 레이저 빛인데, 레이저의 작동 원리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또, 이런 빛을 검출하는 광검출기와 카메라CCD등의 원리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야 한다.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번 말하는데, 광학을 공부하다보면 여러가지 광학 실험들을 마주치게 된다. 광학 공부에는 그 실험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실험의 원리, 실험 결과를 얻는 방법, 실험 결과의 해석, 어느 한 부분도 빼놓지 않고 광학의 원리와 이론이 숨어있기 때문에, 실험을 공부하는 것 자체가 광학을 공부하는 것이다.

양자광학으로 넘어가게 되면 양자역학도 잘 해야 한다. “광자 하나하나가 파동처럼 행동한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이해해야 한다. 파동광학이나 물리광학의 영역까지는 강한 빛을 사용한 실험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광자라는 개념이 깊이있게 도입되지 않고, 빛을 그냥 매질을 통과하는 파동으로만 생각해도 된다. 하지만 양자광학에서는 광자 하나하나를 떼어서 생각하게 되므로, 광자 자체의 입자성과 파동성이 매우 중요해지며, 이 개념을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다.

이정도까지 공부를 하고 나면, 각자 자신의 연구 분야에 따라 공부해야 하는 광학 분야가 정해질 것이다. 물론 요즘 시대에는 푸리에 광학, 비선형 광학, 초고속 광학을 동시에 적용하는 분야(FROG 측정, SPIDER 측정 등)도 있기 때문에 자기가 생각하는 연구 분야가 아니라 하더라도 다른 분야의 이론을 어느정도 맛보기 정도로 공부해 둘 필요는 있을 것이다.

광학이 실험가들에게만 중요한 것 같지만, 역사적으로는 양자역학 이론에도 영향을 준 부분이 많다. 본-오펜하이머 근사라든가, Optical theorem이라든가 등등. 이론을 공부하다가 막혔을 때, 그 아이디어를 얻은 근원이 광학인 경우도 있으므로, 학부 수준 광학 정도는 공부해 보는 것이 좋다 하겠다.

Melotopia 1-15

“너는 이곳에 사는 사람이야?”

“그래. 여기서 231년째 살고 있지. 사람은 아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숫자에 놀란 공주는 다시 물어보았다.

“음, 왜 놀라지?”

오히려 레스톨은 그런 반응에 반문했다.

“아저씨는 오래 살았구나.”

거기에 대고 아레스가 덧붙였다.

“저는 이제 열두살이라서, 백년이 넘는 시간은 상상도 안돼요.”

“아, 너희들은 인간이지. 인간이랑 비교한다면 오래 살기는 했지. 나한테 그다지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야기를 나누며 걷던 셋은 어느덧 통나무로 만든 오두막에 도착했다. 오두막은 작은 창문과 문이 있었고, 굴뚝은 보이지 않았다.

“우와, 이런 숲 속에 집이 있다니!”

“숲 속의 집을 처음 보는 건가?”

“응, 처음 봐. 사실 왕궁에서 이렇게까지 멀리 나와 본 것도 오늘이 처음이거든.”

“하하. 오늘은 여기서 쉬고, 내일 마을로 데려다 주마. 넌 어디서 왔지?”

“나는 진저리 왕국의 공주, 멜리나 패트리시아 스피네린이다.”


“놀라지 않는거야?”

“공주든 왕이든 꽤 여럿을 봐 왔으니까. 그렇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지. 그쪽은?”

그가 이번에는 아레스를 보며 물어보았다.

“저는 아레스 부크스, 평민이에요.”

“그렇구나. 너희들은 평민인가 공주님인가가 이름만큼이나 중요한 모양이네. 자, 들어가자.”

레스톨이 오두막의 문을 열고 셋은 그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 쉬도록 해.”

오두막은 방이 나눠져 있지 않고 한칸이었다. 은은한 향이 나는 약초가 들어있는 자루와, 그 자루들이 놓여있는 진열대가 있고, 그 옆에는 책상과 의자, 그리고 침대가 하나 있었다.

“여기서 쉬는 거야?”

“그래, 여기서 쉬면 돼.”

그 말에 공주가 두리번 거렸다.

“그럼 난 좀 자야겠다. 침대 위로 올라왔다간 아바마마께 혼내달라고 말할거야!”

공주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두 사람에게 경고를 하고는 침대 위에 털썩 누워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피곤했던지 잠들어 버렸다.

“네에… 알겠사옵나이다.”

아레스는 작은 소리로 투덜대고는 침대의 반대쪽 벽으로 가서 기대면서 털썩 주저 앉았다.

“아저씨, 저도 좀 쉴게요.”

입자물리학 이론을 연구하는 물리학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테크트리

입자물리학, 그중에서도 입자 이론 물리학은 예나 지금이나 물리학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로망인 것 같다. 특히, 엘러건트 유니버스를 비롯한 금서급 교양서적을 읽고서 물리학과를 진학하는 학생들은 입자물리학이 주는 그 멋있음과 기초 과학 중에서 끝판왕을 연구한다는 자부심 같은 것을 느끼고 싶어서 진학하는 것 같다. 물론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 없다. 이 글은 미래에 커서 입자물리학 이론을 연구하고 싶은 중, 고등학생들에게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그곳에 어떤 미래가 펼쳐져 있는지 알려주기 위해서 적어둔다. 입자물리학을 하지 말라고 하는 글이 절대로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입자물리학에서는 무엇을 연구하나요?

입자물리학에서는 우주에 존재하는 기본입자들의 특성과 그 기본입자들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연구한다. 우주에 존재하는 기본입자는 쿼크 6종, 렙톤 6종이 있고, 상호작용은 중력, 전자기력(광자 1종), 강한 상호작용(글루온 8종), 약한 상호작용(W, Z보손 3종)이 있다. 그 중 중력만큼은 그 연구를 입자물리학이 아닌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질량 그 자체를 생성하는 힉스 입자까지가 현재 입자물리학에서 연구하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이 입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면 끝인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이 입자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그 결과가 어떻게 우리에게 나타나는지 알기 위해서 양자장론을 이용한다. 대충 표준모형의 라그랑지안을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그림을 구할 수 있다. 이 수식은 앞에서 말한 기본입자와 그 기본입자들의 상호작용을 나타내고 있다. 정확한지는 나도 검토를 안해봐서 모르겠지만, 대충 이렇게 생겼으니 참고만 하자.

우리 우주의 표준 모형을 쓰면 대충 위와 같은 수식이 나오는데, 저 수식을 전부 다 동시에 풀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는 저 중에서 서너개 정도의 항을 골라서 논문을 쓰게 된다.

그럼 이 쯤에서, 누군가는 “입자물리학 하면 파인만 다이어그램 그려서 계산하면 되는거 아니었나요?” 라는 질문을 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맞는 말이다. 문제는 계산해야 하는 파인만 다이어그램의 수가 무한하다는 것이겠지만. 참고로, 위의 그림에 있는 수식은 전부 파인만 다이어그램으로 번역할 수 있으며, 당신이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또는 과학동아에서 또는 그 외의 교양 서적에서 봤던 파인만 다이어그램은 전부 위와 같은 수식으로 바꿀 수 있다.

이론에서 계산해야 하는 파인만 다이어그램의 수가 무한한 이유는 간단히 말해서 입자가 진행하면서 다른 입자를 생성하고, 그 입자가 없어지고, 다시 생성하는 과정이 무한히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의 수식 중 하나의 항을 선택해서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두 전자가 진행한다” – “둘 중 하나의 전자가 진행하다가 광자를 생성하고 튕겨난다” – “생성된 광자가 다른 전자와 만나서 그 전자를 튕겨낸다”

세개의 과정이 있으니까 이걸 A-B-C라고 써 보자. 그렇지만, 광자가 진행하다가 가상 전자와 가상 양전자 쌍을 만들 수 있는데, 이게 B와 C사이에 추가될 수 있고, 이걸 D라고 하자. 그럼 D에서 생긴 가상 전자와 가상 양전자 역시 A-B-C과정을 겪을 수 있고, 이런식의 끼워넣기는 무한히 반복할 수 있다. 그래서 실제 계산은 일단 A-B-C를 계산하고, A-B-A-B-C를 계산하고, A-B-A-B-A-B-C를 계산하고, … 이렇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B가 하나 들어갈 때마다 적분이 하나씩 추가되는데, 그 적분은 4차원 시공간에서 정의된다. 즉, B를 하나 넣을 때마다 변수가 4개씩 추가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지금 현재 연구되는 과정에서 B가 3개인 것 까지는 다 풀려있고, 4개인가 5개인가짜리를 계산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위의 우주의 표준모형에 관한 수식에서 왜 서너개 정도만 골라서 하는지 알 수 있겠는가? 위의 A-B-C설명은 저 수식 중 단 1개의 항만 고른 것이다. 연구에 필요한 서너개 정도 골라서, 하나 계산하고, 제곱해서 계산하고, 세제곱해서 계산하고, 이 과정을 다 해야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입자 물리학은 머리가 좋다고 잘 할 수 있는 전공이 아니라 오히려 꼼꼼함과 참을성이 요구되는 전공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은 매스매티카 같은게 많이 발달해서 저런 계산은 자동으로 되지 않나요?”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는데, 매스매티카로 계산을 많이 해서 엄청나게 간략화 시킨 다음에 남은것만 해도 충분히 어렵고 지루할 정도이니 매스매티카의 발달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입자물리학 이론을 연구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나요?

일단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중, 고등학생이라고 가정하고 대답한다면, 그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 공부다. 수학이나 물리학을 절대 미리 공부할 필요 없이 영어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 영어를 공부해라. 입자물리학에 사용하는 수학이나 물리학은 중, 고등학교 수준에서 공부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하지만 입자물리학에 사용하는 영어는 결코 그렇지 않다.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다.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현재 전 세계 입자물리학 연구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는 영어이고, 어차피 한국에서는 입자 물리학을 공부하고 연구하기 위한 토대가 빈약하기 때문에 유학을 가든 포닥을 가든 외국으로 가야 할 텐데 거기서 당신은 영어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영어는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모든 논문과, 거의 모든 교재는 영어로 출판되고 있고, 모든 회의와 모든 학회는 다 영어로 토론한다. 물론 노벨상을 받은 어느 일본인 입자 물리학자는 영어를 잘 못해서 일본어로 노벨상 수상 연설을 했다고 하지만, 그건 그 분이 엄청나게 대단한 사람인 것이고, 그 분도 대화가 잘 안되서 그렇지 최소한 영어로 논문을 읽고 쓰는 건 잘 하셨다. 앞으로 학계에서 영어가 얼마나 그 패권을 유지할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대학원에 가서 박사를 받고 연구소에 들어갈 때 까지 향후 50년 동안은 영어를 쓸 것이기 때문에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

요구되는 영어 실력은? 좋으면 좋을 수록 좋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어느 영역에 한정하지 말고 다 잘 해야 한다. 겨우 수능 영어 1등급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토익 만점, 토플 만점에 만족해서도 안된다. 물리학을 공부하다가 모든 교재와 논문이 영어라서 좌절하는 후배들을 많이 봤는데, 영어는 절대 좌절할만한 포인트가 아니다. 만약 진짜로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영어만 문제라면 당신은 훌륭한 학자가 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착각이고 대부분 그럴리 없다는게 함정이랄까.

영어는 어차피 평생 공부하고 사용할테니 어느정도 수준이 되었다면 독하게 하기보다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런 상태에서 그 다음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입자물리학 이론가의 덕목은 끈기와 인내심이다. 게임을 할 때 한번 자리에 앉으면 서너시간씩 게임을 즐기고, 화장실 한번 다녀오고서 또 서너시간씩 앉아있지 않은가? 입자물리학 이론가는 공부를 그렇게 해야 한다. 어떻게 인간이 그래요? 라고 물어볼 수 있겠지만, 그냥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든가, 인간이기를 포기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그만큼 입자물리학 이론이 재미있고 공부를 즐기지 않으면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부터 모든 공부를 그렇게 해 보자. 좋아하는 과목이든 싫어하는 과목이든 집중해서 수업을 듣고, 좋든 싫든 공부하고, 문제를 풀고, 그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 고등학교 과학이랑 수학은 너무 쉬워요. 좀 더 이후의 내용을 선행학습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일단 그러지 말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당신의 최종 목표가 입자 이론 물리학자라면 당연히 대학교를 가야 하고, 그 대학교의 물리학과를 가야 한다. 어느 대학이 좋다 나쁘다는 비교는 의미가 없겠지만, 입자물리학 분야에서 어느 학교에 유명한 교수님이 계시고 어느 학교가 지원을 잘 해주는지는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그런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앞으로의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이다. 그리고, 그 학교에 진학하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그 대학 물리학과에 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지금 물리와 수학을 선행학습하는 것이 아니고 내신과 수능을 철저히 준비하든가, 수시모집을 잘 준비하든가 해서 입시에 성공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입자 이론 물리학자가 되는데 “실패”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지원 잘 해주는 학교에 가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입시에 성공할 수 있도록 과학, 수학 이외의 과목에도 충분히 신경을 써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얘기했듯이, 싫어도, 관심 없어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정신과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이제 대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들을 미리 공부해 본다거나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입시에 성공하는 것이 거의 확정적이거나, 이미 대학교 물리학과 진학에 성공한 사람들은 그 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의 내용은 물리학과 학부생에게 해주는 내용이 될 것이다.

물리학과 학부생으로서 입자물리학 대학원을 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성적이다.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전공과목은 전 과목 A+을 받기 위해 노력하자. (B가 나오더라도 좌절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그리고 물리학과 학부 과목은 대학원 연구 과정에서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가능하면 개설된 모든 전공 과목을 다 듣고, 좋은 성적을 받아두도록 하자. 농담도 거짓말도 아니고, 진짜로 학부 과목은 연구 과정에서 어디서 어떻게 튀어나올지 모른다. 또, 각 과목들을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면 안되고, 그 속에서 통합적인 사고체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전자기학과 고전역학의 관계, 전자기학과 양자역학의 관계,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의 관계, 양자역학과 통계역학의 관계 등등. 과목을 수강할 때 강의 듣고 숙제 풀고 시험 보고 그냥 끝나면 안되고, 물리학 전반의 과목과 분야들을 종합적으로, 통합적으로 생각해서 깊이있게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면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너무 당연해서 할 필요 없는 말이기도 하지만, 숙제 베끼지 마라. 그것도 스스로 못 풀 정도면 정답이 없는 연구 과정에서는 정말 답이 없다.

물리학과 전공 과목은 다 듣는다고 치고, 수학과를 복수전공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수학과 과목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굳이 복수전공까지 할 필요는 없다. 수학도 좋아하는 경우에는 복수전공을 하는 것도 괜찮겠지만, 꼭 필요하지는 않다는 점을 말해둔다.

수학과 전공 과목 중에 이후의 공부와 연구에 도움이 되는 과목이라면 해석학, 복소해석학, 실해석학, 함수해석학 같은 해석학 계열과, 선형대수학, 현대대수학 같은 대수학 계열이 있다. 또, 미분방정식과 편미분방정식 과목은 어쩌면 가장 실용적이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미분기하학, 다양체기하학의 경우 꼭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들어두면 좋을 것 같다. 위상수학, 위상기하학, 대수위상 같은 위상수학 계열 과목은 필수적이지는 않은데 알아서 나쁠 건 없고 어쩌다 연구 과정에서 마주쳤을 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과목들을 다 듣고 나면 차라리 복수전공을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기 때문에, 복수전공을 할지 말지는 신입생 때 잘 생각해서 설계해두도록 하자.

그렇게 해서 학부 4~5년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나면 이제 대학원에 갈 수 있게 된다. 대학원 입시와 관련된 내용, 그리고 대학원에 가서 연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루는 것은 처음 생각했던 이 글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 같아서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그리고 이쯤까지 됐으면 굳이 조언이 더 필요하지도 않을 것이다. 연구에 깨달음이 함께하기를.

추신 – 써놓고 보니 후반부는 사실 입자물리학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물리학자가 되겠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조언이 되었다. 뭐 어쩌겠는가. 물리학이 다 거기서 거기인 것을.

일반물리 공부하기

이번에는 일반물리학을 파헤쳐 보자. 늘 그렇듯 이 글은 물리학에 관심있는 초보자들을 위해 쓰여졌으며, 이미 모든 것을 깨달은 사람들에게는 쓸모없는 내용이므로 가볍게 넘어가주시면 되겠다.

일반물리학은 물리학과에 들어온 거의 모든 학생, 그리고 공과대학에 진학한 거의 모든 학생, 그리고 물리가 싫어서 더이상 물리학 과목을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전공을 선택한 화학과, 생물학과, 의과대학 학생들까지 배우게 되는 기초 과목중의 하나이다. 그나마 물리학을 공부하기로 작정하고 들어온 물리학과 신입생들은 사정이 낫겠지만, 본인의 전공이 물리학과 매우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생물학과 학생들이나 의대생들은 이걸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 가득한 얼굴로 투덜대기 마련이다. 물론 그들이 대학원에 가서 생물물리학을 만났을 때 어떤 생각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생물물리학은 일반물리학 배워갖고는 손댈만한 분야가 아니다. (어디가 다행인가?)

일반물리학을 공부해 보기로 생각한 당신, 또는 일반물리학을 공부해야만 하는 상황을 마주한 당신, 과연 이 과목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사실 일반물리학은 물리학과 학부 과정에서 배우는 거의 모든 과목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 방대한 내용을 2학기 내에 다 이해하고 깨닫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게 가능하다면 당신은 이 글의 내용을 비웃어도 좋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방대한 내용을 2학기 내에 강의해야 하므로 그 내용은 절대로 깊이 들어가지 않는다. 믿을 수 없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상식적인 수준에서, 아주 쉽게, 가능한 한 최대한 친절하게 쓰여진 책이 일반물리학 교재이다.

이 과목을 공부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각 챕터의 예제를 충실히 이해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이공계 교재가 다들 그렇듯 예제와 연습문제를 많이 풀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일반물리학은 특히 예제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과목 전체적으로는 많은 내용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각 챕터별로는 많은 내용을 다룰 수 없다. 따라서 각 챕터에 등장하는 예제는 그 챕터에서 다루는 내용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개념을 이해시켜주기 위한 예제이다. 일반물리학 교재는 대략 40여개의 챕터로 이루어지는데, 각 챕터별로 2~3개의 예제를 본다고 하면 100개 정도가 된다. 한 학기에 약 50여개의 문제다. 예제를 읽고, 풀이를 보기 전에 생각해보고, 자신만의 풀이를 어떻게든 적어보고, 풀이와 해설을 읽으며 자신의 풀이와 맞춰보고, 어디가 맞고 어디가 틀렸는지 생각해보고, 아주 예제를 철저하게 씹고 뜯고 맛봐야 한다. 예제에 나오는 계산법은 중간고사, 기말고사에서 당연히 출제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일반물리학을 공부하면서 마주치는 계산은 매우 쉬운 계산이다. 개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는 있어도, 절대로 계산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고등학교 때 물리 과목을 배웠다면 그 때 외웠던 공식이나 개념을 그대로 적용해도 된다.

본인이 물리적 센스가 부족해서 문제를 잘 못 풀겠다는 학생이 있을 것이다. 또, 물리 자체에 대한 공포나 혐오 같은게 있어서 물리 문제만 봐도 거부반응이 올 수도 있다. 괜찮다.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니다. 당신이 당신에게 맞는 맞춤형 강의를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반물리학 문제는, 초등학교 용어로 말하자면 일종의 문장제 문제이다. “철수가 사과 다섯개를 가지고 있는데 영희에게 세개를 주고 자기가 하나를 먹었다면 이 때 철수는 몇개의 사과를 가지고 있는가?”와 같은 유형의 문제라는 것이다. 단지 여기서 “철수”나 “영희”같은 단어가 “물체”, “전하” 같은 멋있어 보이는 단어로 바뀌고, “사과 다섯개” 대신에 “속도”라든가 “변위”같은 끔찍한 용어로 바뀌었을 뿐이다. 또, 당신이 (아마도 이공계) 대학생이라는 것을 잊지 마라. 초등학교에서는 산수를 풀 수 있으면 되었겠지만, 이제는 2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 정도는 외워서 풀 수 있어야 한다. 일반물리학에는 수많은 공식이 등장한다. 가볍게 2차 미분방정식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 미분방정식도 쉽게 풀이할 수 있도록 공식으로 만들어서 그 답을 알 수 있게 해 두었다. 즉, 당신이 일반물리학을 공부하면서 만나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은

  1. 이 문제에 어떤 공식을 적용해야 하는지 알아내고
  2. 그 공식에 어떤 값을 대입해야 하는지 문제에서 알아내고
  3. 계산을 꼼꼼히 해서 산수에서 틀리지 않고 답을 알아내는 것이다.

물론 그 와중에 개념도 좀 깊이있게 이해하고 왜 그런 과정이 유도되었는지 알고 넘어간다면 더욱 좋겠지만, 학점이라도 어떻게든 받기 위해서 공부한다면 위의 1-2-3단계를 연습하면 된다.

위의 1-2-3단계에서 2번과 3번은 크게 어렵지 않다. 공식에 나온 기호의 이름을 알고 있고 있으면 문제에서 찾을 수 있으니 이해가 안되면 달달 외우기라도 해서 2번을 해결할 수 있고, 3번이 안된다면 지금 당신에게는 일반물리학이 아니라 당신이 앞으로 받게 될 학점 전반이 문제다. 문제 해결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가 바로 1번이다. 공식은 다 외웠는데 도대체 이 문제에 어떤 공식을 적용해야 하는가? 물리적 센스가 있는 사람들은 1단계도 잘 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물리적 센스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설명을 하겠다.

주어진 문제에 어떤 공식을 적용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로, 문제에서 주어진 값과 요구하는 미지수로부터 추정하는 것이다. 가령, 어떤 물체에 작용한 힘과, 그 물체의 질량과, 그 물체의 초기 속도를 알려주었다고 하자. 그리고 문제에서 주어진 시간 동안 물체가 얼마나 움직였는지 물어본다고 해 보자. “힘”, “질량”, “속도”, “시간”, “얼마나 움직였나” 같은 단어를 문제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는 공식들 중에서 이 단어들이 적용된 공식을 찾아본다. 아마 뉴턴의 운동 법칙 3가지 중 제 2법칙인 “힘과 가속도의 법칙”이 떠오를 것이고, 이것과 연관된 3가지 운동에 관한 공식이 떠오를 것이다. 떠오르지 않는다면 일반물리학 책을 다시 한번 펼쳐보도록 한다. 어쨌든 떠올랐다 치고, 문제에서 얻은 숫자들을 이 공식에 다 대입해본다. 구하라고 한 값은 x를 대입한다. 그러면 이제 문제가 간단한 산수 문제로 바뀐 것이다. 물리적 개념을 이해할 자신이 도저히 없는 경우에는 이런 방법을 연습해서 문제를 풀 수도 있다.

둘째로, 문제에 주어진 그림을 보고, 또는 문제로부터 주어진 상황에 대해 그림을 그려서 찾아낼 수도 있다. 이걸 잘 하려면 앞에서 말했던 예제를 열심히 뜯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문제에 주어진 그림은 대체로 예제에 나온 그림을 응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에 주어진 그림과 유사한 그림이 있는 예제를 찾아서 비교 분석하여 1단계를 처리할 수도 있다. 시험 준비를 위해서 미리미리 연습해 두자.

이상,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떻게든 시험 공부는 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이었다. 당연히 이 조언은 시험 전날에 그렇게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고, 일반물리학 수업을 듣는 첫날부터 열심히 할 것을 적극 권장하는 바이다. 벼락치기 할 거면 그냥 다 외워버리는 수 밖에 없다.

좋아하지 않는 일반물리학을 들으면서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적어도 앞으로 자신이 전공하게 될 분야와 관련된 챕터는 집중해서 강의를 듣고, 주의깊게 교과서를 읽고, 그나마 다른 챕터보다는 더 많이 연습문제를 풀어 보는 것이다. 가령, 기계공학과라면 앞의 힘과 운동 파트가 중요하고, 전자공학과라면 전자기학이 당연히 중요하다. 화학공학과라면 열역학 부분이 될 것이고, 화학과라면 양자역학이 중요할 것이다. 생물학과랑 의과대학은 의외로 핵 물리학이 중요한데, 그 전공자들은 앞으로 MRI 촬영, 엑스선 촬영, PET 촬영, 감마나이프 같은 것들로 핵 물리학자보다 더 자주 방사선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MRI는 방사선을 쓰지는 않지만 핵 물리학에 포함되는 개념이다.) 물리학과는요? 물리학과는 전부 다 중요하니까 당연히 싸그리 다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일반물리학만 열심히 공부해놔도 앞으로 전공 과목을 공부하면서 받게 될 정신적 충격을 살짝 덜 받을 수 있다. 여기서 언급하지 않은 전공들은 내가 잘 몰라서 그런 것이니 양해바란다. 어쨌든 일반물리학은 이공계 전반의 각 학과 전공 과목들과 속속들이 연결된 기초 과목이다. 괜히 여러분들을 괴롭히기 위해서 1학년 전공 필수 과목으로 지정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여러분의 일반물리학 학점에 A+이 피어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Proudly powered by WordPress | Theme: Baskerville 2 by Anders Noren.

U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