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과 양자컴퓨터2

*이 글의 내용은 심각하게 틀릴 수도 있습니다. 오류, 오타 등에 관한 지적과 토론 및 질문은 언제든지 무엇이든지 환영합니다!

지난 글에서 별이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해 보았다.

별이 빛나기(=불타기) 시작하면 핵융합 에너지에 의해서 자체적으로 에너지가 공급되면서 중력에 의한 수축을 멈추고 일정한 크기를 갖고 오랜 시간동안 빛나게 된다. 하지만 그것도 언젠가 끝나고, 모든 에너지가 다 방출되면 뜨겁게 불타던 별은 차갑게 식어버리게 된다. 차갑게 식어버린 별은 더이상 중력에 의해 버티지 못하고, 다시 수축을 시작한다. 그러다보면 다시 뜨거워져서 불이 좀 붙었다가 식었다 반복하다가 끝내 백색왜성도 되고 중성자별도 된다. 별의 진화과정에 대한 자세한 탐구는 이 글의 목적이 아니므로 건너뛰겠지만, 그렇게 별이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변신하다 보면 블랙홀이 되어버린다. 아무 별이나 다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고, 초신성 폭발 후에도 남아있는 잔재가 충분히 무거워서 중력붕괴를 일으킬 정도로 많아야 한다. 이것을 찬드라세카르 한계라고 한다. 그 외에도 블랙홀이 되기에 충분히 무겁지 않았지만 백색왜성이나 중성자별, 또는 잘 불타고 있던 항성 여러개가 만나서 합쳐지는 과정에서 블랙홀이 발생할 수도 있다.

별이 블랙홀이 되고나면 원래 갖고 있던 성질들을 잃어버리고 질량, 전하, 각운동량의 세가지 물리량만 남는다. 이것을 “털없는 블랙홀 정리(Blackhole’s no hair theorem)”라고 한다. 별은 원래 무엇을 갖고 있었나? 별은 온도, 부피, 밝기, 구성성분의 종류, 구성성분들의 위치, 에너지 상태, 등등 많은 정보들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별이 블랙홀로 붕괴한 후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고 질량, 전하, 각운동량만 남는다는 것이다. 블랙홀이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블랙홀 중심에는 특이점이 있다. 특이점은 쉽게 말해서 중력이 무한대로 발산하는 지점이다. 특이점을 향해 점점 다가가다 보면, 어느 시점에서는 빠져나올 수 없는 한계가 있는데,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라고 한다. 무엇이든지 슈바르츠실트 반지름보다 더 가까이 다가가면 아무리 큰 에너지를 갖고 있어도 블랙홀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여기서, “무엇이든지”라고 했다. 이것은 빛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데, 우리 우주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존재조차도 블랙홀의 슈바르츠실트 반지름보다 더 가까운 곳에 접근하면 더이상 빠져나올수 없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이 경계를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이라고 한다.

그런데, 스티븐 호킹이 블랙홀에서 뭔가가 빠져나오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했다. 일단 이런 현상의 이름을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이라고 부르는 것을 알아두자. 호킹 복사가 뭔지 알기 위해서는 우리 우주를 설명하는 또다른 이론인 양자역학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호킹의 주장에 따르면, 모든 블랙홀에서는 호킹 복사가 일어날 수 있고, 그 결과 블랙홀이 점점 가벼워지며, 이것을 블랙홀의 증발이라고 한다. 블랙홀의 증발은 블랙홀이 가벼울수록 빠르게 일어나는데, 그 결과 블랙홀은 언젠가 소멸한다. 블랙홀은 어떻게 해서 증발하는가?

(이어서…)

블랙홀과 양자컴퓨터1

*이 글의 내용은 심각하게 틀릴 수도 있습니다. 오류, 오타 등에 관한 지적과 토론 및 질문은 언제든지 무엇이든지 환영합니다!

우리 우주를 설명하는 이론은 두가지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일반상대성이론이고, 다른 하나는 양자역학이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과 시공간 관한 이론이고, 양자역학은 중력과 시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에 대한 이론이다. 중력, 시공간, 그리고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이론체계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고, 아마 초끈이론이 그런 모든 것의 이론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부풀어 있을 뿐이다. 이 글에서는, 블랙홀을 이용해서 양자컴퓨팅을 하겠다는 이야기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먼저, 일반상대성이론과 블랙홀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 보자.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과 시공간에 관한 이론인데, 아인슈타인 장 방정식(Einstein’s field equation)이 주어져 있다. 이것은 4차원 4차 텐서 비선형 2차 미분 방정식인데, 쉽게 말해서 미지수가 4*4*4*4개인 비선형 연립미분방정식이라는 뜻이다. 대칭성 때문에 그보다는 많이 줄어들지만, 미지수 몇 개가 줄어들더라도 풀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이므로 넘어가자. 아인슈타인 장 방정식은 질량, 정확히는 공간에 분포하고 있는 물질의 밀도가 그 근방의 시공간의 곡률을 결정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즉, 밀도가 높으면 시공간이 많이 왜곡되고, 밀도가 낮으면 평평한 시공간이 된다는 것이다. 그럼, 평평한 시공간과 왜곡된 시공간이란 무엇일까? 구부러진 시공간에서는 구부러져서 움직이고, 평평한 시공간에서는 구부러지지 않고 움직인다. 무엇이? 빛이!

특수상대성이론에서는 관성계(Inertial frame)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다. 관성계란, 관성의 법칙이 성립하는 관찰계를 말한다. 관성의 법칙은 고등학교 때 배우는 뉴턴의 3가지 운동법칙 중 첫번째 법칙이다. 이것은 외부에서 힘이 작용하지 않으면 물체의 운동상태 변화가 없다고 하는 법칙이다. 반대로, 운동상태가 변하면 외부에서 반드시 힘이 작용했음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두번째 법칙인 힘과 가속도의 법칙이다. 그렇다면 운동상태란 무엇일까? 운동상태는 운동량이다. 운동량은 물체가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묵직하게 움직이고 있는지 알려주는 척도인데, 부정확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대체로 물체의 속도와 질량의 곱으로 표현한다. 물체의 운동상태 변화라는 것은 물체의 질량이 변하거나 속도가 변한다는 뜻이다. 즉, 어떤 물체를 가만히 보고만 있었는데 그 물체의 질량이 변하거나, 더 빨라지거나, 더 느려지거나, 움직이는 방향이 바뀐다면, 당신은 관성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관성계에 있다고 봐도 좋다.

특수상대성이론이 성립하지 않는 상황, 즉 관성계가 아닌 경우 일반상대성이론을 사용해야 한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관성의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까지도 다룰 수 있는데, 다시 말해서 가만히 보고 있는데 멈춰있던 물체가 갑자기 움직인다거나 움직이던 물체가 가던 방향을 바꾼다거나 하는 일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 이 물체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정확히 설명하기 위해서는 시공간의 왜곡과 질량의 분포라고 하는 굉장히 거창한 개념을 들고 와야 한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런 현상들은 굳이 이 단계까지 가지 않더라도 뉴턴의 운동 방정식과 뉴턴의 중력 방정식을 이용해서 잘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우주에는 그렇게 쉬운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뉴턴 역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블랙홀이다.

중력은 매우 약한 힘이라서, 지구 중력의 경우 사람이 조금만 힘을 쓰면 땅바닥의 돌멩이를 들어올릴 수 있다. 전자기력은 반대로 매우 강력하게 작용할 수 있는데, 강력한 네오디뮴 자석은 한번 철판에 달라붙으면 떼어내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하지만, 매우 먼 거리, 가령 우주에 떠다니는 별과 별 사이의 거리, 정도의 규모로 멀어지게 되면 상황이 역전된다. 전자기력은 음극과 양극이 있고, N극과 S극이 있어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상쇄되고 약해지는데, 중력은 그 힘을 상쇄시킬만한 척력이 없다보니 매우 큰 규모에서는 지배적으로 작용하는 힘이 된다. 그러다보니, 우주에 존재하는 가스, 구름, 안개와 같은 것들이 매우 오랜 시간에 지나면서 점점 뭉치고, 그 결과 별이 탄생한 것이다.

별은 중력에 의해 물질이 뭉쳐서 만들어 진 것이다. 태초에 가스가 우주에 퍼져 있었는데, 대체로 골고루 퍼져 있었겠지만, 아주 작은 밀도 차이가 있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면, 그 중 밀도가 높은 부분은 중력이 강해서 가스 물질을 끌어당기고, 그러다보면 밀도가 높아지니까 점점 중력이 강해지고, 그렇게 중력도 강해지고 밀도도 점점 높아지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커다란 덩어리를 형성하게 된다. 만약 이 상태로 그대로 저항 없이 뭉치게 된다면 한 점으로 모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기 전에 방해를 받게 되는데, 바로 열 에너지이다. 중력에 의해서 가스가 점점 뭉친다는 것은 부피가 작아진다는 뜻이다. 기체의 부피가 작아지면 압력이 올라가고, 동시에 온도도 올라가게 된다. 이 때 열 에너지는 중력에 의한 위치에너지로부터 공급된다. 그리고 그렇게 점점 뜨거워진 가스는 열 에너지에 의한 압력이 중력에 의한 압력을 맞서서 버틸 수 있을 때 까지 수축한다. 만약 가스의 중력이 충분히 크다면, 열 에너지에 의한 압력을 이겨내고 더욱 압축되는데 그 결과 핵융합이 시작된다. 그렇게 되면 열 에너지가 더 많아지고, 별이 빛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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