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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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사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한다는군
원래…
비정규직은 해고하기가 쉽다.그래서,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해서 2년 이상 사용했으면 정규직으로 인정하거나, 인정하지 않더라도 좋건 싫건 법적으로 정규직으로 쳐서 함부로 해고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자, 모 전자 회사의 AS기간도 아닌 것이, 2년이 지나기 직전에 해고해 버린다. 왜냐하면 2년이 지나버리면 정규직으로 인정해야 하고, 그럼 비용이 늘어나니까.
그래서, 그 기간을 4년으로 늘린댄다. 그럼 4년동안은 비정규직이니까 4년이 지나기 전에 해고할 일은 없다는 것이다.
야. 해고할 일이 없으면 정규직이지..-_-
처음부터 논점이 틀렸다.이건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늘려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줄여야 해결되는 문제다.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줄이면 오히려 잦은 해고와 채용을 반복해야 하고, 여기서 오게 되는 업무 인수인계 문제라든가 피고용인의 전문성 문제라든가 채용 과정에서의 비용 증가 등을 생각하면 오히려 정규직을 채용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이 서러운건 정규직이랑 같은 일을 하는데 적게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불만 있으면 언제든지 떠나야 한다. 떠나지 않고 해결할 방법이 없다.
이딴걸 비정규직 문제 해결책이라고 내놓다니.
대통령도 비정규직으로 뽑으면 안될까. 4년 중임제라고, 좋은거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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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에게…
장자 중에…장자가 가난하여 곡식을 빌리러 갔는데, 감하후가 채읍의 세금을 거두길 기다렸다가 세금이 들어오면 도와주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장자는 그에게 이런 얘기를 해 주었다.
내가 이곳에 오다가 바퀴 자국에 붕어 한마리가 있는걸 보았다네. 물고기에 어쩌다 이렇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나는 동해 수족의 신하인데, 지금은 불행히도 이곳에서 곤경에 빠져있네. 자네가 내게 아주 작은 도움을 주어 내 생명을 살릴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나는 물고기에게
“가능하지! 너는 내가 오나라와 월나라 왕에게 가서 장강의 물길을 터 네가 즐겁게 헤엄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을 기다릴 수 있겠나?”
그러자 그 물고기가 버럭 화를 내며
“물고기가 물을 떠나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한 바가지의 물일 뿐이네. 자네가 그렇다면 나를 건어물 가게에 가서 찾아보시게나”
이렇게 말을 하였다.———————
이 얘기는 무진장 오래된 얘기다.
근데 벌써 운하 얘기가 나온다…-_-지금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살리기가 아니다. 물론 대운하도 아니다. 성장 후 분배는 그들에게는 전부 개소리고 헛소리다.
당장 하루를 먹고 살 수 있는 한 바가지의 쌀이 필요할 뿐이다.추가 >
오나라랑 월나라는 매우 사이가 안좋다. 오죽하면 “오월동주”라는 고사성어까지 생겼을까. 쉽게 말하자면, 저 얘기는 일본이랑 북한을 설득해서 경부운하를 파 줄테니 그때까지 기다리라는…
(아니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설득해서 한국에 운하를 파도록 할테니…)물고기가 왜 화를 냈는지 조금은 이해해 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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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미 독립선언문
읽기 전, 다음의 전체 치환을 하여 볼 수 있다.
일본->대통령
식민지->재벌
우리->국민
나머지는 문맥에 맞게…
이명박 씨가 이 글을 읽어보긴 했을까?
우리는 이에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 이로써 세계 만국에 알리어 인류 평등의 큰
도의를 분명히 하는 바이며,이로써 자손만대에 깨우쳐 일러 민족의 독자적 생존의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려 가지게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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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역사의 권위를 의지하여 이를 선언함이며, 2천만 민중의 충성을 합하여 이를 두루 펴서 밝힘이며, 영원히 한결같은 민족의
자유발전을 위하여 이를 주장함이며, 인류가 가진 양심의 발로에 뿌리 박은 세계 개조의 큰 기회와 시운에 맞추어 함께 나아가기
위하여 이 문제를 내세워 일으킴이니, 이는 하늘의 지시이며 시대의 큰 추세이며, 전 인류 공동 생존권의 정당한 발동이기에,
천하의 어떤 힘이라도 이를 막고 억누르지 못할 것이다.
낡은 시대의 유물인 침략주의 강권주의에 희생되어, 역사 있은지 몇 천년만에 처음으로 딴 민족의 압제에 뼈아픈 괴로움을 당한지 이미
10년을 지났으니, 그동안 우리의 생존권을 빼앗겨 잃은 것이 그 얼마이며, 정신상 발전에 장애를 받은 것이 그 얼마이며, 민족의
존엄과 영예에 손상을 입은 것이 그 얼마이며, 새롭고 날카로운 기운과 독창력으로써 세계 문화에 이바지하고 보탤 기회를 잃은 것이
그 얼마나 될 것이냐?
슬프다!오래 전부터의 억울을 떨쳐 펴려면, 눈 앞의 고통을 헤쳐 벗어나려면, 장래의 위험을 없애려면, 눌려 오그라들고 사그라져
잦아진 민족의 장대한 마음과 국가의 체모와 도리를 떨치고 뻗치려면, 각자의 인격을 정당하게 발전시키려면, 가엾은 아들, 딸들에게
부끄러운 현실을 물려주지 아니하려면, 자자손손에게 영구하고 완전한 경사와 행복을 끌어대어 주려면, 가장 크고 급한 일이 민족의
독립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니, 2천만의 사람마다가 마음의 칼날을 품어 굳게 결심하고, 인류공동의 옳은 성품과 이 시대를 지배하는
양심이 정의라는 군사와 인도라는 무기로써 도와 주고 있는 오늘날, 우리는 나아가 취하매 어느 강자를 꺾지 못하며, 물러가서 일을
꾀함에 무슨 뜻인들 펴지 못하랴?
병자수호조약 이후 때때로
굳게 맺은 갖가지 약속을 배반하였다 하여 일본의 배신을 죄주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학자는 강단에서,
정치가는 실제에서, 우리 옛 왕조 대대로 닦아 물려 온 업적을 식민지의 것으로 보고 문화민족인 우리를 야만족 같이 대우하며,
다만 정복자의 쾌감을 탐할 뿐이요, 우리의 오랜 사회기초와 뛰어난 민족의 성품을 무시한다 해서
일본의 의리 없음을 꾸짖으려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격려하기에 바쁜 우리는 남을 원망할 겨를도 없다. 현 사태를 수습하여 아물리기에 급한 우리는 묵은 옛일을
응징하고 잘못을 가릴 겨를이 없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오직 자기 건설이 있을 뿐이요, 그것은 결코 남을 파괴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엄숙한 양심의 명령으로써 자기의 새 운명을 개척 함일 뿐이요, 결코 묵은 원한과 일시적 감정으로써 남을
시새워 쫓고 물리치려는 것이 아니로다, 낡은 사상과 묵은 세력에 얽매여 있는 일본 정치가들의 공명에 희생된, 불합리하고 부자연에
빠진 이 어그러진 상태를 바로잡아 고쳐서, 자연스럽고 합리로운 올바르고 떳떳한 , 큰 근본이 되는 길로 돌아오게 하고자 함이로다.
당초에 민족적 요구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었던 두 나라 합방이었으므로, 그 결과가 필경 위압으로 유지하려는 일시적 방편과 민족
차별의 불평등과 거짓 꾸민 통계 숫자에 의하여 서로 이해가 다른 두 민족 사이에 영원히 함께 화합할 수 없는 원한의 구덩이를
더욱 깊게 만드는 오늘의 실정을 보라!
날래고 밝은 과단성으로 묵은 잘못을 고치고, 참된 이해와 동정에 그 기초를 둔 우호적인 새로운 판국을 타개하는 것이 피차간에 화를
쫓고 복을 불러들이는 빠른 길인 줄을 밝히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또 원한과 분노에 쌓인 2천만 민족을 위력으로 구하는 것은
다만 동양의 영원한 평화를 보장하는 길이 아닐 뿐 아니라, 이로 인하여서 동양의 안전과 위태함을 좌우하는 굴대인 4억만 지나
민족이 일본에 대하여 가지는 두려움과 시새움을 갈수록 두텁게 하여, 그 결과로 동양의 온 판국이 함께 넘어져 망하는 비참한
운명을 가져 올 것이 분명하니, 오늘날 우리 조선의 독립은 조선 사람으로 하여금 정당한 생존과 번영을 이루게 하는 동시에
일본으로 하여금 그릇된 길에서 벗어나 동양을 붙들어 지탱하는 자의 중대한 책임을 온전히 이루게 하는 것이며,
중국으로 하여금 꿈에도 잊지 못할 괴로운 일본 침략의 공포심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이며, 또 동양 평화로써 그 중요한 일부를 삼는 세계 펑화와 인류 행복에 필요한 단계가 되게 하는 것이다. 이 어찌 사소한 감정상의 문제이리요?
아!
새로운 세계가 눈앞에 펼쳤도다, 위력의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왔도다. 과거 한 세기내 갈고 닦아 키우고 기른 인도적 정신이
이제 막 새 문명의 밝아오는 빛을 인류 역사에 쏘아 비추기 시작하였도다. 새봄이 온 세계에 돌아와 만물의 소생을 재촉하는구나,
혹심한 추위가 사람의 숨을 막아 꼼짝 못하게 한 것이 저 지난 한때의 형세라 하면, 화창한 봄바람과 따뜻한 햇볕에 원기와 혈맥을
떨쳐 펴는 것은 이 한때의 형세이니 천지의 돌아온 운수에 접하고 세계의 새로 바뀐 조류를 탄 우리는 아무 주저할 것도 없으며,
아무 꺼리낄 것도 없도다,
우리의 본디부터 지녀온 권리를 지켜 온전히 하여 생명의 왕성한 번영을 실컷 누릴 것이며, 우리의 풍부한 독창력을 발휘하여 봄기운 가득한 천지에 순순하고 빛나는 민족문화를 맺게 할 것이로다.
우리는 이에 떨쳐 일어나도다, 양심이 우리와 함께 있으며, 진리가 우리와 함께 나아가는 도다, 남녀노소 없이 어둡고 답답한 옛
보금자리로부터 활발히 일어나 삼라만상과 함께 기쁘고 유쾌한 부활을 이루어 내게 되도다, 먼 조상의 신령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우리를 돕고, 온 세계의 새 형세가 우리를 밖에서 보호하고 있으니 시작이 곧 성공이다. 다만 앞길의 광명을 향하여 힘차게 곧장
나아갈 뿐이로다.
공약 3장
1. 오늘 우리의 이번 거사는 정의, 인도와 생존과 영광을 갈망하는 민족 전체의 요구이니, 오직 자유의 정신을 발휘할 것이요, 결코 배타적인 감정으로 정도에서 벗어난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
1. 최후의 한 사람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민족의 정당한 의사를 시원하게 발표하라
1. 모든 행동은 가장 질서를 존중하며, 우리의 주장과 태도를 어디까지나 떳떳하고 정당하게 하라
조선건국 4252년 3월 1일
조선민족대표
손병희, 길선주, 이필주, 백용성, 김완규, 김병조,
김창준, 권동진, 권병덕, 나용환, 나인협, 양전백,
양한묵, 유여대, 이갑성, 이명룡, 이승흔, 이종훈,
이종일, 임예환, 박준승, 박희도, 박동완, 신홍식,
신석구, 오세창, 오화영, 정춘수, 최성모, 최 린,
한용운, 홍병기, 홍기조
<현대어풀이 : 이희승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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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화려한 휴가, 그리고 나의 소원
*최근 용산 철거민 시위 사건과 관련하여 1년 전에 작성하였던 글이 떠올랐다.(2008년 1월 23일 작성)
*갱신하여 둔다. 정확히 1년만에 현실이 될 줄이야…영화 화려한 휴가에, 어째서 광주가 그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는지 한 신부가 설명해주는 대목이 있었다.
개를 잡긴 잡아야 하는데 잡을 명분이 없으니 일단 패고 보는 거지. 그럼 개는 자기가 왜 맞는지 모르고 맞았으니 화를 내겠지. 그럼 이제 그 개는 주인에게 대들었으니 죽어야지. 그런거야.
정확한 인용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대사다.
이명박이 지금 각종 정책을 개편하고 있는데 이번엔 전국적으로 위와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다.
어쨌건 반발하는 사람은 많다. 이것이 정말 좋은 정책이지만 국민이 멍청해서 반발하든, 정말 쓰레기같은 정책이라 민심이 움직여서 반발하든, 어쨌든 반발하는 사람은 많을 것이고 엄청나게 시위도 많이 일어날 것이다. 내 예상에 최소한 90년대 초반 수준으로는 되돌아갈 것 같다. 그럼 그거야말로 이명박이 원하는 일이다. 이제, 신나게 때려잡으면 된다. 그렇게 해서 일단 자기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을 다 잡아놓고 나면 나머지는 자기 말에 찬성하는 사람들 뿐이겠지. 그럼 그 이후로는 재임중에 경제가 발전하건 말건 20년쯤 후에 ”
그래도 이명박이 경제를 발전시키긴 했지
“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박정희처럼. 운하가 적자가 나건 말건 “그래도 이명박이 운하 팠으니까 지금 이만큼이라도 사는 거지”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백범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을 담아둔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는 형광펜을 그어 두었다.
네 소원(所願)이 무엇이냐
하고 하느님이 내게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
(大韓獨立)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 하면, 나는 또
“우리 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세 번째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서,
“나의 소원은 우리 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自主獨立)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동포(同胞) 여러분! 나 김구의
소원은 이것 하나밖에는 없다. 내 과거의 칠십 평생을 이 소원을 위하여
살아왔고, 현재에도 이 소원 때문에 살고 있고, 미래에도 나는 이 소원을
달(達)하려고 살 것이다.
독립이 없는 백성으로 칠십
평생에 설움과 부끄러움과 애탐을 받은 나에게는, 세상에 가장 좋은
것이, 완전하게 자주 독립한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 보다가 죽는 일이다.
나는 일찍이 우리 독립 정부의 문지기가 되기를 원하였거니와, 그것은
우리 나라가 독립국만 되면, 나는 그 나라의 가장 미천(微賤)한 자가
되어도 좋다는 뜻이다. 왜 그런고 하면, 독립한 제 나라의 빈천(貧賤)이,
남의 밑에 사는 부귀(富貴)보다 기쁘고 영광스럽고 희망이 많기 때문이다.
옛날 일본에 갔던 박제상(朴堤上)이,
“내 차라리 계림(鷄林)의
개, 돼지가 될지언정 왜왕의 신하로 부귀를 누리지 않겠다.”
한 것이 그의 진정이었던
것을 나는 안다. 제상은 왜왕이 높은 벼슬과 많은 재물을 준다는 것을
물리치고 달게 죽음을 받았으니, 그것은
“차라리 내 나라의 귀신이
되리라.”
함이었다.
근래에 우리 동포 중에는
우리 나라를 어느 큰 이웃 나라의 연방(聯邦)에 편입(編入)하기를 소원하는
자가 있다
하니, 나는 그 말을 차마 믿으려 아니 하거니와, 만일 진실로
그러한 자가 있다 하면, 그는 제 정신을 잃은 미친 놈이라고밖에 볼
길이 없다.
나는 공자(孔子), 석가(釋迦),
예수의 도(道)를 배웠고, 그들을 성인(聖人)으로 숭배(崇拜)하거니와,
그들이 합하여서 세운 천당(天堂), 극락(極樂)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 민족이 세운 나라가 아닐진댄, 우리 민족을 그 나라로 끌고 들어가지
아니할 것이다.
왜 그런고 하면, 피와 역사(歷史)를 같이하는 민족이란
완연히 있는 것이어서, 내 몸이 남의 몸이 못 됨과 같이 이 민족이 저
민족이 될 수는 없는 것이, 마치 형제도 한 집에서 살기 어려움과 같은
것이다. 둘 이상이 합하여서 하나가 되자면, 하나는 높고 하나는 낮아서,
하나는 위에 있어 명령(命令)하고, 하나는 밑에 있어서 복종(服從)하는
것이 근본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일부 소위
좌익(左翼)의 무리는, 혈통(血統)의 조국(祖國)을 부인(否認)하고 소위
사상(思想)의 조국을 운운(云云)하며,혈족의 동포를 무시하고 소위 사상의
동무와 프롤레타리아트의 국제적(國際的) 계급(階級)을 주장하여, 민족주의(民族主義)라면
마치 이미 진리권(眞理圈) 외에 떨어진 생각인 것같이 말하고 있다.
심히 어리석은 생각이다. 철학(哲學)도 변하고 정치(政治), 경제(經濟)의
학설(學說)도 일시적이거니와 민족의 혈통은 영구적이다. 일찍이 어느
민족 내에서나 혹은 종교로, 혹은 학설로, 혹은 경제적·정치적
이해의 충돌로 하여 두 파, 세 파로 갈려서 피로써 싸운 일이 없는 민족이
없거니와 지내 놓고 보면 그것은 바람과 같이 지나가는 일시적인 것이요,
민족은 필경 바람 잔 뒤에 초목 모양으로 뿌리와 가지를 서로 걸고 한
수풀을 이루어 살고 있다. 오늘날 소위 좌우익(左右翼)이란 것도 결국
영원한 혈통의 바다에 일어나는 일시적인 풍파(風波)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이 모양으로 모든 사상도
가고 신앙(信仰)도 변한다. 그러나 혈통적인 민족만은 영원히 흥망성쇠(興亡盛衰)의
공동 운명의 인연에 얽힌 한 몸으로 이 땅 위에 사는[生] 것이다. 세계
인류가 네오 내오 없이 한 집이 되어 사는 것은 좋은 일이요, 인류의
최고요 최후인 희망(希望)이요 이상(理想)이다. 그러나 이것은 멀고
먼 장래에 바랄 것이요, 현실의 일은 아니다. 사해 동포(四海同胞)의
크고 아름다운 목표를 향하여 인류가 향상하고 전진하는 노력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요 마땅히 할 일이나, 이것도 현실을 떠나서는 안 되는
일이니, 현실의 진리는 민족마다 최선(最善)의 국가(國家)를 이루고
최선의 문화(文化)를 낳아 길러서, 다른 민족과 서로 바꾸고 서로 돕는
일이다. 이것이 내가 믿고 있는 민주주의(民主主義)요, 이것이 인류의
현 단계에서는 가장 확실한 진리다.
그러므로 우리 민족으로서
하여야 할 최고의 임무(任務)는, 첫째로, 남의 절제(節制)도 아니 받고
남에게 의뢰(依賴)도 아니 하는, 완전한 자주 독립의 나라를 세우는
일이다. 이것이 없이는 우리 민족의 생활을 보장할 수 없을뿐더러, 우리
민족의 정신력(精神力)을 자유로 발휘(發揮)하여 빛나는 문화를 세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완전한 자주 독립의 나라를 세운 뒤에는,
둘째로 이 지구상의 인류가 진정한 평화(平和)와 복락(福樂)을 누릴
수 있는 사상을 낳아, 그것을 먼저 우리 나라에 실현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날의 인류의 문화가
불완전함을 안다. 나라마다 안으로는 정치상, 경제상, 사회상으로 불평등,
불합리가 있고, 밖으로 국제적으로는 나라와 나라의, 민족과 민족의
시기(猜忌), 알력(軋轢), 침략(侵略), 그리고 그 침략에 대한 보복(報復)으로
작고 큰 전쟁이 끊일 사이가 없어서 많은 생명과 재물을 희생하고도,
좋은 일이 오는 것이 아니라 인심(人心)의 불안(不安)과 도덕(道德)의
타락(墮落)은 갈수록 더하니, 이래 가지고는 전쟁이 끊일 날이 없어,
인류는 마침내 멸망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인류 세계에는 새로운
생활 원리(生活原理)의 발견(發見)과 실천(實踐)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야말로 우리 민족이 담당한 천직(天職)이라고 믿는다.
이러하므로, 우리 민족의
독립이란 결코 삼천 리 삼천만만의 일이 아니라, 진실로 세계의 전체의
운명에 관한 일이요, 그러므로 우리 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일하는 것이
곧 인류를 위하여 일하는 것이다.
만일, 우리의 오늘날 형편이
초라한 것을 보고 자굴지심(自屈之心)을 발하여, 우리가 세우는 나라가
그처럼 위대한 일을 할 것을 의심한다 하면, 그것은 스스로 모욕(侮辱)하는
일이다. 우리 민족의 지나간 역사가 빛나지 아니함이 아니나, 그것은
아직 서곡(序曲)이었다. 우리가 주연 배우(主演俳優)로 세계 역사의
무대(舞臺)에 나서는 것은 오늘 이후다. 삼천만의 우리 민족이 옛날의
그리스 민족이나 로마 민족이 한 일을 못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武力)으로 정복(征服)하거나 경제력(經濟力)으로
지배(支配)하려는 것이 아니다
.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것이다.
어느 민족도 일찍이 그러한 일을 한 이가 없으니 그것은 공상(空想)이라고
하지 마라. 일찍이 아무도 한 자가 없기에 우리가 하자는 것이다. 이
큰 일은 하늘이 우리를 위하여 남겨 놓으신 것임을 깨달을 때에 우리
민족은 비로소 제 길을 찾고 제 일을 알아본 것이다. 나는 우리 나라의
청년 남녀(靑年男女)가 모두 과거의 조그맣고 좁다란 생각을 버리고,
우리 민족의 큰 사명(使命)에 눈을 떠서, 제 마음을 닦고 제 힘을 기르기로
낙(樂)을 삼기를 바란다. 젊은 사람들이 모두 이 정신을 가지고 이 방향으로
힘을 쓸진댄,
30년이 못 하여 우리 민족은 괄목상대(刮目相對)하게 될
것을 나는 확신(確信)하는 바이다.
어째서.
무려 60년 이상 지난 글인데 아직도 유효한 것일까. 시대가 바뀌었으나 백범 정신이 죽지 않아서인가, 아니면 아직도 이 글이 유효할만큼 우리나라가 독립하지 못한 것일까. 안타깝다. 백범 선생은 30년을 예측했으나 60년이 지나도록 그의 소원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ㅋㅋㅋ
그래서, 이명박 선생. “나의 소원”도 영어로 가르치라고 지시하시게요?
근래에 우리 동포 중에는
우리 나라를 어느 큰 이웃 나라의 연방(聯邦)에 편입(編入)하기를 소원하는
자가 있다
하니, 나는 그 말을 차마 믿으려 아니 하거니와, 만일 진실로
그러한 자가 있다 하면, 그는 제 정신을 잃은 미친 놈이라고밖에 볼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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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는 용산역에서 멈춘다. 그런 이유로 용산에 가게 되었다.온김에 뉴스에 나온 역사의 현장을 보러 가고 싶어졌다. 신용산역 앞은 내가 7년동안 매일(휴일에도…) 지나다닌 길이다. 뉴스에 화재 현장이 나오는 순간 어디서 어느 일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눈에 뻔히 보였다.
내가 매일 지나다니던 일상적인 빌딩이, 7년동안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갈때, 올때 합쳐 4천번은 구경했을 바로 그 빌딩이 새카맣게 그을려 있었다. 일상이 역사가 될줄이야.
가서, 분향소에서 향을 올리고 부끄러울 정도로 정말 적은 조의금을 냈다. 그리고 그곳에 계신 분들께 응원의 한마디를 하고 돌아왔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관심을 갖고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번 참사로 인하여 돌아가신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하루빨리 좋은 결과,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