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가치

최저임금이 기업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그러다보니 오히려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10215946001104309&set=a.2102091313289.127666.1275640004&type=3&permPage=1

누구나 자신의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고 그에 따른 세계관을 가질 수 있다. 그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자유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자유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세계관과 사상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나쁘다.

정부의 정책은 국민 대다수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최저임금제도 역시 마찬가지이고, 최저임금이 계속 올라가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이다. 어떤 사람들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경기를 나쁘게 하고 기업을 운영하기 힘들게 해서 경제발전을 늦춘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일단 지금 받고 있는 노동자의 임금이 너무 적어서 생계 유지가 힘들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안된다고, 또는 내려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올리면 오히려 경기를 나쁘게 해서 기업이 망하고 결과적으로 실업자가 많아져서 오히려 사람들 삶이 더 나빠진다고 주장한다. 이 문제는 그냥 최저임금이라는 변수 하나만 놓고 보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간단히 답을 내릴 수 없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올라갔을 때 기업이 망할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기업의 목표는 수익 창출이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망하는 것이 맞다. 기업이 수익을 내는 방법은 다른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그에 맞는 돈을 받는 것이 있다. 기업은 자신이 제공하는 가치가 최대한 비싸게 평가받기를 원하고, 사람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를 최대한 싼 가격에 받고싶어 한다. 기업이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비싸게 평가받기 위해서 제품개발도 하고, 광고도 하고, 여러가지 방식을 동원해서 가격을 올리려고 한다. 하지만 당연히 너무 비싸면 원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오히려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익을 극대화 하려면 적당한 가격을 맞춰야 한다. 잘팔리면 가격을 올리고 안팔리면 가격을 낮춘다. 반대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손실을 줄일 수도 있다. 즉, 제품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원가를 줄일 수도 있고, 광고 없이 브랜드만으로 물건을 팔 수도 있고, 유통 마진을 줄여서 수익을 늘릴 수도 있다. 최저임금은 그 중 원가를 올리는 원인이고, 원가를 차지하는 다양한 요소 중에서 인건비를 올리는 원인이다. 아, 물론 유통에도 사람이 필요하므로 유통 마진을 올리는 원인이기도 하다. 어쨌든 인건비를 올렸을 때 기업의 수익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므로, 최저임금이 기업의 수익을 악화시키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수익이 악화되면 기업의 경제활동이 위축되니까 경기가 더 나빠질까? 자, 생각해보자. 최저임금이 올라가서 인건비 부담 때문에 수익이 줄어들었다고 하자. 여기서 기업이 취해야 하는 대응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일하는 사람을 줄여서 인건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주장하고 싶은건 기업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해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노동자를 해고하는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실업률이 올라간다. 그렇다면 기업의 경제활동은 어떻게 되는가? 실업률이 올라가면 전반적으로 내수시장이 위축된다. 즉, 수입품을 파는 회사와 내수시장에 물건을 공급하는 회사들의 수익이 나빠진다. 뿐만 아니라, 인건비가 올라갔으므로 수출을 주로 하는 회사도 원가 절감에서 불리해지고 따라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므로 수익성이 나빠진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된다. 그렇다 치자. 자, 이제 악화된 수익성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최저임금이 올라가서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손 놓고 있으면 그 회사는 결국 망할 것이다. 어쨌든 수익성은 악화되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좋은 물건을 만들거나, 원가를 줄이거나, 유통 마진을 줄이든가, 아무튼 다양한 부분에서 절약해서 실적을 올려야 한다.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더 좋은 물건? 개발해야 한다. 원가 절감? 개발해야 한다. 유통 마진? 개발해야 한다. 뭐든 뭔가를 개발해야 한다. 개발은 누가 하는가? 사람이 한다. 기술자가 하든 임원이 하든 누군가는 해야 한다. 즉, 노동자를 고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그 노동자를 공짜로 쓸 방법이 있는가? 없다. 법적으로는 없다. 돈을 주고 일을 시키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기껏 노동자를 해고해서 줄여놓은 인건비가 다시 늘어나는 셈이라, 기업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인력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내고 싶어할 것이다. 즉, 같은 인건비를 받고도 일을 더 잘하는 사람을 뽑으려고 할 것이다. 예를 들어서 2배 더 많은 연봉을 받더라도, 3배 더 많은 성과를 낸다면, 3명을 해고하고 일 잘하는 한명을 고용해서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 이것이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라면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동자들은 경쟁할 것이고, 그런 기준에 맞는 사람을 뽑았을 때 기업은 수익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자, 이 때,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를 뽑을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회사에 있다. 적어도, 회사 사장과 회사 인사팀장에게 있다. 회사의 관리자가 일을 제대로 했다면 일 잘하는 직원을 뽑아서 회사의 수익성을 높일 것이고, 그게 안되는 회사는 망할 것이다. 이걸 체계적으로 잘 하기 위해서 회사는 직원의 근태관리도 하고 고과관리도 한다. 이 과정 속에서 개인은 최대한 비싼 연봉을 받기 위해서 노력하고, 회사는 최대한 싼 연봉으로 직원을 쓰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 역시 수요-공급 법칙을 따르기 때문에, 그 중간의 적정 선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만약, 필요한 인재에 대한 적정 연봉이 있는데, 회사의 수익성이 나빠서 그 연봉을 주면 오히려 회사가 망할 수 있다고 해 보자. 그렇다면 어떻게 될까? 회사가 망하도록 놔두면 회사의 수가 줄어들고, 수요-공급 법칙에서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공급이 상대적으로 많아져서 노동자의 가치가 떨어지고 그 결과 회사가 고용할만한 적당한 가격까지 내려가게 된다. 응? 아까 그 회사는 망한거 아니냐고? 수익성이 나쁘다는건 시장에서 물건이 안 팔린다는 건데, 그 얘기는 이미 그 물건의 수요가 없다는 뜻이니까 망하는게 당연하다. 만약 수요가 있는데도 회사가 망했다면, 그 물건을 만드는 다른 회사가 있을테니 노동자는 그 회사에 취업하면 된다. 망한 회사 사장은 뭐해서 먹고 사냐고? 회사가 망할 때 까지 수익성이 악화되었다는건, 다시 얘기하지만 그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은 관리자 책임이다. 강력한 시장 개입 권한과 자금을 가진 정부가 최저임금인상이라는 방식으로 노동자를 챙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회사를 편 들어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는게 맞다.

아, 물론 정부가 회사의 편을 들어줄 수도 있다. 최저임금을 없애고 근로기준법에 대한 처벌을 약화시키거나 없애는 방식도 좋다. 그런데 그렇게 한다면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가 정권교체를 실행에 옮길 것이다. 포퓰리즘 아니냐고? 그럼 노동자보다 사장님이 더 많은 나라가 되도록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시든가. 또는 노동자들에게 “노동자들이 살기 위해 사장님들 위한 정책을 시행하는 정치인에게 투표하세요!”라고 설득하시든가. (이게 말이 안된다는건 당신도 알고 있을 것이다.)

자, 그럼 최저임금이 올라갔을 때, 사람들이 다들 돈을 더 많이 받게 되니까 그만큼 물가도 더 빨리 올라가고 따라서 올라가기 전이랑 달라진게 없는데 기업 활동만 위축된다는 주장을 살펴보자. 아니, 방금 얘기했듯이 물가가 올라갔으면 수익도 당연히 올라간다. 물가가 올라가는데 기업의 수익만 낮아진다는 현상은 있을 수 없다. 물론 어떤 기업은 수익이 줄어들 수 있고, 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 망하는가? 그럴리가 없다. 거기서도 수익을 내는 기업은 존재하고, 그런 기업이 살아남아서 더 발전할 것이다. 그렇다면, 망한 기업은 살아남아야 할 가치가 있었는가? 그럴리가 없다. 남들 다 버는데 혼자 못 벌고 있으면 그건 그냥 그 기업의 상품이 가치가 낮아서 그런 거니까, 기업이 노력을 안한거다. 물론 인건비가 올라서 원가 절감이 안되다보니 수익이 악화되서 폐업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그 상품이 시장에서 정말 필요한 물건이라면, 그런 회사가 몇 개 망하고 기술력 좋은 회사가 성장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여 더 싸게 제품을 내놓고 더 많은 수익을 낼 수도 있다. 그런 회사가 망하면, 노동자들의 경쟁이 심해지니까 인건비는 저절로 줄어들게 된다. 아, 최저임금이 올라갔으니까 인건비가 줄어드는데 한계가 있지 않느냐고? 급여가 최저임금 수준에서 왔다갔다하는 직군이 회사의 기술개발에 굉장히 치명적인 영향을 줄 정도라면, 그 회사의 기술력은 안봐도 뻔하다. 기술개발 말고, 단순 생산인데도 최저임금이 올라서 인건비가 올라가니까 원가상승으로 수익이 나빠지는건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 회사 망하면 생산직이 일자리를 다 잃으니까 더 나쁜거 아니냐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 와중에 다른 회사는 기술 개발 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회사들이 다 망했다면? 시장에서 필요하지도 않은 상품을 만드는 회사가 수익을 내는게 더 이상한 일 아닌가? 시장에 필요한 물건인데 수익성이 나쁘다고? 회사가 망하면 가격이 올라갈 것이고, 그럼 다른 회사들이 사업에 뛰어들어서 가격이 떨어질 것이다. 그럼 아까 그 회사가 계속 일하는게 낫지 않냐고? 아니 그 회사는 기술 발전을 못 따라가서 도태되었으니까 새로운 회사가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게 더 낫다고 몇번 말했다.

최저임금을 올려주면, 사람들이 일을 적게 해도 돈을 벌 수 있으니까 다들 쉬엄쉬엄 일하고, 대충대충 일하고, 건성건성 일해서 회사에 악영향을 준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돈 받은 만큼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 자 생각해 보자. 돈 받은 만큼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을 찾기 어려운 것은 누구의 사정일까? 회사, 사장, 인사팀의 사정이다. 그 직원의 사정일까? 아니다. 직원은 당연히 틈나면 놀고싶고 쉬고싶고 퇴근하고 싶다. 그러고도 돈을 제대로 준다면 말이다. 아, 법적으로 임금체불은 불법이니까 그렇게 놀고먹는 직원도 돈을 주긴 줘야 하는거 아니냐고? 앞에서 말했지만, “근태관리”라든가 “고과관리”같은 인사업무는 회사 관리자의 책임이다. 회사에 가서 일을 하고 있으면, 그 일을 잘 하든 못 하든 근로계약서에 쓴 월급을 주라는 것이 법이다. 일을 잘했을 때 더 주라는 그런 법은 없는데, 많은 회사에서 직원들이 일을 더 잘하도록 하기 위해서 수익이 많이 나면 그에 따르는 포상을 준다. 많든 적든. 일을 잘 못했을 때 “덜 줘라”는 법도 없다. 일을 제대로 못했는데 왜 돈을 줘야 하냐고? 계약서 썼으니까! 일을 제대로 못할 사람이면 애초에 뽑지를 말았어야 하고, 일단 뽑아서 계약서 썼으면 주기로 한 돈은 주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 일단 뽑히고 나면 누가 일하냐고? 방금 말했지만, “뽑혀서 계약서 쓴 다음에는 일 안할 것 같은 사람”을 뽑는건 직원이 아니라 회사다. 계약서 쓰고도 일을 열심히 할 것 같은 사람을 제대로 뽑았다면 그 사람은 당연히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다. 물론 그렇게 하고도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 들어올 수도 있다. 그런 경우 적절한 법적 절차를 거쳐서 해고할 수도 있다. 해고가 절대로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해고가 쉬울 경우 직원이 받는 불이익이 너무 크기 때문에 까다롭게 만든 것이지 불성실한 직원의 해고는 충분히 가능하다. 사람이 불성실한걸 어떻게 증명해야 하냐고? 아니 그럼 불성실하다는 증거도 없는데 월급을 안 주는건 뭐고? 응, 척 보면 안다고? 나도 당신을 척 보면 그런거 척 봐야 모른다는 걸 알겠다.

일 잘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고? 아니지. 앞에서 말했지만 시장의 법칙은 수요-공급의 법칙이다.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가 있으면 그 사람이 원하는 연봉을 주고 데려오는게 원칙이다. 너무 비싸서 수익이 악화된다고? 그 사람이 왔을 때 수익이 날 것이 확실하다면, 투자를 더 받아오는 것이 사장의 일이다. 회사가 가난해서 투자를 아무도 안해준다고? 투자를 받아오는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장의 일이다. 회사에 필요한 인재가 자기 연봉을 깎아서 들어갈 일이 아니다. 정 거시기하면 스톡 옵션이라도 주고 데려오든가. 그 사람이 그런 인재인지 어떻게 아냐고? 그걸 모르면 인사팀에서 나가야지. 사장을 그만두거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람 제대로 뽑는건 회사의 사정이다. 노동자의 사정이 아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돈을 벌기를 원하는 것이 도둑놈 심보라면, 아무나 뽑아놓고 그 사람이 일을 잘하기를 기대하는 것도 도둑놈 심보 아닌가?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그건 그냥 정책이다. 기업에서 볼 때 정부 정책이 맘에 안들 수도 있다. 투덜대는 것도 불평하는 것도 자유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들은, 포퓰리즘이라고 해도 최저임금을 올릴 것 같은, 올려주는 정치인에게 표를 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뻔히 보이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서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는 기업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기업이 망하는게 당연한 것 아닌가? 이게 누구 책임이다? 회사 책임이다.

노동자가 더 많이 노력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일을 잘 하기를 원한다면, 회사는 그런 노동자가 왔을 때 진짜로 연봉을 많이 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무노동 무임금이 원칙이라면, 무임금 무노동 역시 원칙이다.

2차 한국전쟁은 일어날 수 있을까?

최근 북한이 계속 도발을 하고 있어서 한반도의 위기감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 2차 한국전쟁은 일어날 것 같지 않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전쟁은 1.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2.전쟁을 일으켜서 승리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 3.전쟁을 일으켜서 잃을 것들을 감안하더라도 확실히 클 때 일어날 수 있다. 여기에 4.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실제로 발생한다. 물론 역사적으로 세계적으로 1,2,3,4에 대한 검토 없이 그냥 일어난 전쟁도 많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일어나는 전쟁들은 대체로 위의 1,2,3,4를 한번쯤은 생각한 후에 일어난다.

북한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으려면 일단 4.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 하는데, 아무리 봐도 북한 정권이 생각이 있으면 그런 판단을 할 것 같지 않다.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군사의 규모가 충분해야 하고, 그 군인들이 충분히 잘 훈련되어 있어야 하며, 적진에서 작전을 수행하면서 필요한 물자들을 보급할 수 있는 생산력과 수송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여기에 추가로 고려해야 하는 수많은 요건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이정도라고 하겠다. 만약 이 중에서 하나라도 부족하면 전쟁에서 승리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군사의 규모를 비교해 보자. 군사의 규모 자체는 남북한이 비슷하다. 하지만 실제 전쟁이 벌어진다면 여기에 미국과 일본의 참전이 기정사실이기 때문에 남한이 군사력에서 밀릴 것 같지 않다. 반대로 북한의 동맹이나 우방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이나 러시아는 2차 한국전쟁이 벌어졌다고 해도 참전이 기정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 잘해야 북한군의 전쟁과 전투를 방해하지 않는 수준의 소극적 지원에 그칠 것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미 냉전이 끝난 상황이고,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전쟁에 참전하려면 앞에서 적었던 1,2,3,4에 대해서 또한 자기네 나름대로의 계산을 해야 하는데 북한이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에 확신을 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가령, 북한이 전쟁에 승리해서 남한을 점령했다고 치자. 남한의 생산력을 그대로 재활용해서 중국과 러시아에게 경제적 이익을 줄 수 있을까? 공장은 전쟁하느라 다 파괴되어 있을 거고, 파괴되지 않았더라도 북한의 통제 경제 체제에서 도달할 수 있는 생산력은 현재 남한이 보여주는 생산력에 매우 못 미칠 것이다. 중국은 지금 외교, 경제적 분야에서 남한과 사이가 안좋긴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북한이 남한을 점령했을 때 얻을 경제적 이익이 그리 크지 않다. 또한, 중국이 참전한다면 미국과 중국이 정면대결하게 되고, 그것은 결국 세계대전급으로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을 의미하는데, 한반도에 국한된 전쟁이라면 모를까 중국은 세계대전을 치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을 것이다. 세계대전으로 전쟁이 확대되면 NATO는 반드시 참전할 것이고, NATO와 엮인 유럽연합도 직접이든 간접이든 미국편을 들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승리를 장담하기도 어렵고, 중국이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해 전쟁을 치르면서 입을 손해가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차라리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서 미국에 물건을 팔고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이 전쟁보다 훨씬 쉽고 이익이다. 러시아도 마찬가지인데, 러시아가 물론 엄청 거대한 국가이고 군사력 역시 미국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쟁을 치르고 싶을리가 없다. 전쟁이란 어디까지나 결국 군인의 싸움이고, 군인은 모두 국민이다. 그리고 그 어떤 국민도 죽고싶어하지 않는다. 2차 세계대전때의 나치당이나 일본군 수뇌부 정도로 미친 놈들이 아니고서는 말이다. 러시아 정부가 그렇게까지 미쳐있을까? 그럴리 없다. 분명히 손익계산을 펼칠 것이고, 세계 제1의 경제, 군사 대국인 미국이 참전하는 이상 엄청난 손해는 확정적이고 그에 비해 승리는 확정적이지 않다. 이런 이유로 북한의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한국전쟁을 일으키더라도 참전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 외에 북한과 친하게 지내는 국가들이 있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파병을 하더라도 그들의 군대가 전쟁 상황인 한반도에 도달할 수 없다.

군인들의 훈련 상태를 보자. 이쪽은 더 한심하다. 북한군은 물자 부족으로 실탄 훈련을 거의 하지 못한다. 많이 잡아봐야 수만명 규모로 볼 수 있는 특수부대가 실탄 훈련을 해봤겠지만, 알다시피 대한민국 국군은 현역 장병 전부는 물론이고 예비군까지 1년에 수십발씩 실탄 훈련을 한다. 물론 특수부대 수만명은 승승장구할 수도 있겠지만, 전쟁은 그렇게 해서는 승리할 수 없다. 그 수만명이 한 지역을 오랫동안 점령하고 있을 수도 없고, 일반 보병 부대가 결국 점령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걸 유지할 일반 부대의 훈련 상태를 비교하자면 비교하는게 모욕일 정도로 국군이 우수하다. 심지어 아직 현재 전세계 어딘가에서 실전에 투입되고 있는 미군은 빼고 생각하는 중이다.

북한군이 남침하면 보급은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북한군이 남침으로 내려오면 마트같은거 다 털고 주유소 다 털어서 보급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 국군은 바보인가? 당연히 마트는 털어도 국군이 먼저 털 것이고 만약 국군이 패퇴하는 경우에는 북한군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파괴해서 없앤 후에 후퇴할 것이다. 결국 북한군은 북한 현지에서 남한으로 자체적으로 보급을 해야 하는데, 알다시피 북한의 연료 사정과 식량 사정은 개판이다. 이걸로 보급을 해봐야 국군의 병참, 보급을 따라갈 수가 없다. 남한과 북한은 경제력, 생산력 차이가 이미 어마어마하게 벌어져 있고, 만약 북한이 “전쟁”을 준비한다면 핵무기가 아니라 일단 자체적인 생산력을 강화해서 보급이나 어떻게든 할 수 있게라도 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북한의 식량 사정이 어떤지 뻔히 아는 상황에서 국군에 대한 보급이 딸릴 거라고 생각하는건 진짜 모욕이다. 물론 국군에 어떤 정신나간 간부가 있어서 보급을 빼돌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겠지만, 그런게 가능했던 건 1950년에나 그랬지 지금은 그럴 수 없다. 또, 그렇게 해서 일부의 보급이 빼돌려진다 하더라도 북한에 비해서는 충분히 보급이 이뤄질 것이라 본다.

이와 같은 이유로 북한군의 남침을 가정하는 경우, 국군의 승리는 얼마나 군인과 민간인의 손실을 줄이느냐의 문제일 뿐 승리 자체는 기정사실이라고 본다.

북한이 전쟁을 하고 싶으면 위와 같은 조건들을 일단 개선한 후에 4번 항목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 한다. 만약 북한 정권이 그런 개선 없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면, 틀린 확신에 의해 일어난 전쟁이므로 정말 우리 국군이 질래야 질 수가 없다.

핵무기의 상황은 어떠할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SLBM이나 ICBM의 개발이 완료되고, 여기에 탑재 가능한 수소폭탄이 실전배치가 되었다고 해 보자. 이걸 어디에 쓸 수 있을까? 북한이 이걸 미국 본토에 쏜다고 해 보자. 잘해야 20발 정도 있을텐데, 미국 본토에 20발 쏴봐야 그 넓은 나라에서 큰 피해는 입지 않는다. 대도시에 쏴서 민간인을 수백만명씩 많이 죽여봐야 미군 군사력은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고, 그렇다고 미군 군사기지에 쏘자니 그건 너무 좁은 영역이라 맞추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맞춘다 하더라도 20곳이 넘는 미군 군사 기지를 전부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ICBM이나 SLBM은 날아오는데 시간이 걸리므로 그 모든 미사일이 전부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그리고 이런 미사일들이 미국 본토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순간 미국은 그보다 “확실하게 더 많은” 핵무기를 고민하지 않고 북한 본토에 쏠 것이다. 김정은이 어디 숨어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죽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 쏘는건 미친 짓이다. 같은 이유로 일본에 쏘는 것도 미친짓이다.

남한에 쏜다면 어떨까? THAAD가 배치되면 요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했듯이 핵무기를 남한에 쏘는건 낭비중의 낭비다. 한반도는 핵무기를 쏘기엔 너무 좁다. 사람은 많이 죽일 수 있겠지만, 그걸로 끝일 뿐 북한의 멸망은 기정사실이다. 한반도에 핵무기를 쏘는 것이 확인된 순간, 미국이 역시 핵 보복을 가할 것이고, 최소한 평양은 그날부로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핵무기는 결국 자신들의 손에 들고서 다른 나라들을 협박해서 돈을 뜯어내기 위한 “대화 수단”이지 그걸 실제로 사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기 어렵다. 또한, 핵무기를 들고 있어도 “전쟁에서의 승리”는 확신할 수가 없다. 위에서 말했듯이 재래식 전력이 너무 빈약해서 전쟁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게 성공하려면 남한이 엄청나게 외교를 잘못해서 미국, 일본, 유럽과 동맹과 모든 교류가 끊어질 정도의 최악의 상황이어야만 한다. 그리고 알다시피 남한은 그럴 정도의 지도자가 대통령이 되면 그자를 탄핵시켜버릴 국민이 있다.

그렇다면 전쟁을 일으켜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전쟁에 소모되는 자원과 전쟁으로 입을 손해보다 확실하게 더 클 것인가? 최악의 경우에 대한 가정에 가정을 더해서 북한군의 남침이 성공했다 치자. 즉, 한반도가 적화 무력 통일이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일단 북한 주민의 수가 2천만명인데 남한 국민의 수가 5천만명이다. 북한에는 변변한 기반시설이 없고 남한측은 전쟁으로 다 파괴된 상태다. 갑자기 7천만명으로 늘어난 “국민”중에서 5천만명이 “불순분자”다. 이걸 더 적은 2천만명의 충성심으로 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알다시피 북한 주민들이 정권에 대한 충성심이 그다지 높지 않다. 즉, 공포정치와 선군정치로 간신히 틀어막고 있던 북한의 불순분자들이 순식간에 몇배로 늘어난다는 뜻이다. 게다가, 북한은 이 상태에서 점령군 입장이므로 남한에 있던 기존의 군대 병력이나 경찰력을 이용할 수 없다. 점령 이후 적어도 몇년간은 게릴라식으로 저항군이 남아있을 것이니 이들은 전부 어디 수용소로 보내든가 처형해야 할 것이다. 그럼 이번엔 5천만명의 민간인에 대한 치안 유지가 문제다. 북한이 전쟁 후 발전을 하려면 일단은 민간에 대한 치안이 확보가 되어야 하는데,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즉, 북한은 승전 후에도 경제성장같은걸 할 수가 없다. 물론 남한 민간인 5천만명을 노예로 삼아서 뭔가를 해볼 수도 있겠지만, 방금 말했듯이 통제 자체가 불가능한데 노예로 쓸 수 있을리가 없다. 우리가 바보도 아니고…

심지어, 이런 경우 중국이나 러시아가 “그제서야” 생색내기로 군대를 보내서 전후 복구와 치안 유지를 도와주고, 그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럼 북한은 거절할 수 없다. 북한이 남한을 차지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절대 독점할 수 없고, 소화시킬 수도 없다.

나는 이와 같은 이유로 2차 한국전쟁은 일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해서 국가 안보에 방심하고 있으면 안된다. 위에 작성한 것들은 전부 우리 국민 모두가 국가 안보 정신이 충실하고, 국군이 전시에 대비해서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바닥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실 가장 위험한 고리는 김정은이 그렇게까지 멍청한 인간은 아니라고 하는 전제이긴 한데, 이건 내가 걔랑 대화를 해볼 수가 없으니 가정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광학 공부하기

이번에는 광학을 어떻게 공부하는가에 대한 글을 써 보도록 한다. 광학은 거의 모든 종류의 실험에 사용되는데, 크게는 우주를 연구하는 망원경에서 부터 시작해서, 작은 물질을 연구하는 현미경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안경도 광학기기이고, 스마트폰에 달려있는 카메라도 광학기기이다. 최근에는 빛을 이용하여 물질을 다루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서 원자를 특수한 상태로 만드는 양자광학 실험이라든가, 레이저를 이용해 입자가속기를 만드는 연구라든가 하는 것들이 흥미로운 주제라고 할 수 있다.

광학은 빛에 관한 학문이지만, 빛만 다루는 것은 아니고, 궁극적으로는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분야이다.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은 전자기학에서 잘 다루고 있긴 하지만, 그 중 광학이라는 분야가 따로 있는 이유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광학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대상은 파동으로서의 전자기파이다. 전자기학에서는 전자기파 뿐만 아니라 전기장, 자기장이 변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경우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으나, 광학에서는 그런 경우에 대해서는 잘 다루지 않고 전자기파의 행동에 대해서만 깊이있게 다룬다. 이 부분이 광학을 전자기학과 구분짓는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물리학 분야와 마찬가지로 광학에서도 여러가지 근사적인 접근이 가능한데, 그에 따라서 광학의 영역이 나눠진다.

기하광학 – 전자기파를 빛살(Light ray)로 근사하여 취급한다. 기하광학을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은 파장이 충분히 짧아서 회절이 잘 일어나지 않는 영역이다. 이 영역에서 빛은 근사적으로 직진하며, 그 직진하는 것을 빛살로 나타낼 수 있다. 반사법칙과 스넬의 법칙이 이 영역을 지배한다.

파동광학 – 전자기파를 파동으로 생각하는 영역이다. 이 영역에서 빛은 진폭, 진동수, 파장을 갖고 있으며 맥스웰 방정식에서 유도된 헬름홀츠 방정식이 이 영역을 지배한다. 굴절이 왜 일어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많은 종류의 간섭계가 파동광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물리광학 – 파동광학에서 다룬 전자기파에 편광이 있는 경우를 다룬다. 이 영역에서 빛은 진폭, 진동수, 파장에 이어서 편광까지 갖고 있다. 물질의 굴절률이 빛의 편광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복굴절(Birefringence)이 있는 경우를 다룰 수 있다. 각종 편광 광학기기의 원리를 배울 수 있다.

양자광학 – 물리광학에서 다룬 전자기파에 2차 양자화를 끼얹어서 진정한 “장론”을 다루게 된다. 물론 양자장론을 도입한 양자전기역학에서 제대로 다루려면 클라인-고든 방정식이 이 영역을 지배하겠지만, 그렇게까지 막 나가지는 않는다. 여기서는 빛의 결맞은 상태, 쥐어짠 상태 등 통계적으로 신기한 현상과, 빛과 원자의 상호작용을 양자역학을 이용해서 제대로 다루게 된다.

광학은 이렇게 크게 봐서 4가지 영역으로 나눠지는 구분이 있고, 대부분 기하광학은 고등학교 시절에, 물리광학까지는 학부 때, 양자광학은 대학원 때 배우게 된다. 여기에 푸리에 광학, 초고속 광학(Ultrafast optics), 비선형 광학(Nonlinear optics) 같은 연구 분야가 있다.

어떻게 하면 광학을 잘 공부할 수 있을까?

일단 광학은 전자기학에 그 바탕이 있기 때문에, 전자기학을 잘 해야 한다. 엄청 당연한 말인데, 전자기학에 대해 기초가 부족하다면 일단 전자기학을 잘 공부하고 오는 것이 광학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방법이다.

광학은 많은 측정에 사용된다. 이런 측정 장치들의 원리를 알아보고 생각하는 것이 광학을 공부하는데 도움이 된다. 단렌즈, 복합 렌즈, 반사경, 회절격자 등등부터 편광기, 간섭계와 같이 실제로 실험실에서 사용할 측정 장치들의 작동 원리를 깊이있게 이해하는 것이 좋다. 이 장치들의 원리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광학 자체의 공부에도 중요하고, 실험실에서 측정 장비로 사용할 때 측정 결과의 특성을 분석하는데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수식 위주의 암기성 공부로 전자기학을 바라보고 있었다면, 광학은 수식도 중요하지만 그림을 그려서 이해하는 부분도 중요하기 때문에 상상력이 뛰어나거나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에게는 상대적으로 쉬울 수도 있다.

광학 실험에서 사용하는 빛은 대체로 레이저 빛인데, 레이저의 작동 원리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또, 이런 빛을 검출하는 광검출기와 카메라CCD등의 원리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야 한다.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번 말하는데, 광학을 공부하다보면 여러가지 광학 실험들을 마주치게 된다. 광학 공부에는 그 실험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실험의 원리, 실험 결과를 얻는 방법, 실험 결과의 해석, 어느 한 부분도 빼놓지 않고 광학의 원리와 이론이 숨어있기 때문에, 실험을 공부하는 것 자체가 광학을 공부하는 것이다.

양자광학으로 넘어가게 되면 양자역학도 잘 해야 한다. “광자 하나하나가 파동처럼 행동한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이해해야 한다. 파동광학이나 물리광학의 영역까지는 강한 빛을 사용한 실험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광자라는 개념이 깊이있게 도입되지 않고, 빛을 그냥 매질을 통과하는 파동으로만 생각해도 된다. 하지만 양자광학에서는 광자 하나하나를 떼어서 생각하게 되므로, 광자 자체의 입자성과 파동성이 매우 중요해지며, 이 개념을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다.

이정도까지 공부를 하고 나면, 각자 자신의 연구 분야에 따라 공부해야 하는 광학 분야가 정해질 것이다. 물론 요즘 시대에는 푸리에 광학, 비선형 광학, 초고속 광학을 동시에 적용하는 분야(FROG 측정, SPIDER 측정 등)도 있기 때문에 자기가 생각하는 연구 분야가 아니라 하더라도 다른 분야의 이론을 어느정도 맛보기 정도로 공부해 둘 필요는 있을 것이다.

광학이 실험가들에게만 중요한 것 같지만, 역사적으로는 양자역학 이론에도 영향을 준 부분이 많다. 본-오펜하이머 근사라든가, Optical theorem이라든가 등등. 이론을 공부하다가 막혔을 때, 그 아이디어를 얻은 근원이 광학인 경우도 있으므로, 학부 수준 광학 정도는 공부해 보는 것이 좋다 하겠다.

입자물리학 이론을 연구하는 물리학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테크트리

입자물리학, 그중에서도 입자 이론 물리학은 예나 지금이나 물리학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로망인 것 같다. 특히, 엘러건트 유니버스를 비롯한 금서급 교양서적을 읽고서 물리학과를 진학하는 학생들은 입자물리학이 주는 그 멋있음과 기초 과학 중에서 끝판왕을 연구한다는 자부심 같은 것을 느끼고 싶어서 진학하는 것 같다. 물론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 없다. 이 글은 미래에 커서 입자물리학 이론을 연구하고 싶은 중, 고등학생들에게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그곳에 어떤 미래가 펼쳐져 있는지 알려주기 위해서 적어둔다. 입자물리학을 하지 말라고 하는 글이 절대로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입자물리학에서는 무엇을 연구하나요?

입자물리학에서는 우주에 존재하는 기본입자들의 특성과 그 기본입자들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연구한다. 우주에 존재하는 기본입자는 쿼크 6종, 렙톤 6종이 있고, 상호작용은 중력, 전자기력(광자 1종), 강한 상호작용(글루온 8종), 약한 상호작용(W, Z보손 3종)이 있다. 그 중 중력만큼은 그 연구를 입자물리학이 아닌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질량 그 자체를 생성하는 힉스 입자까지가 현재 입자물리학에서 연구하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이 입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면 끝인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이 입자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그 결과가 어떻게 우리에게 나타나는지 알기 위해서 양자장론을 이용한다. 대충 표준모형의 라그랑지안을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그림을 구할 수 있다. 이 수식은 앞에서 말한 기본입자와 그 기본입자들의 상호작용을 나타내고 있다. 정확한지는 나도 검토를 안해봐서 모르겠지만, 대충 이렇게 생겼으니 참고만 하자.

우리 우주의 표준 모형을 쓰면 대충 위와 같은 수식이 나오는데, 저 수식을 전부 다 동시에 풀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는 저 중에서 서너개 정도의 항을 골라서 논문을 쓰게 된다.

그럼 이 쯤에서, 누군가는 “입자물리학 하면 파인만 다이어그램 그려서 계산하면 되는거 아니었나요?” 라는 질문을 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맞는 말이다. 문제는 계산해야 하는 파인만 다이어그램의 수가 무한하다는 것이겠지만. 참고로, 위의 그림에 있는 수식은 전부 파인만 다이어그램으로 번역할 수 있으며, 당신이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또는 과학동아에서 또는 그 외의 교양 서적에서 봤던 파인만 다이어그램은 전부 위와 같은 수식으로 바꿀 수 있다.

이론에서 계산해야 하는 파인만 다이어그램의 수가 무한한 이유는 간단히 말해서 입자가 진행하면서 다른 입자를 생성하고, 그 입자가 없어지고, 다시 생성하는 과정이 무한히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의 수식 중 하나의 항을 선택해서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두 전자가 진행한다” – “둘 중 하나의 전자가 진행하다가 광자를 생성하고 튕겨난다” – “생성된 광자가 다른 전자와 만나서 그 전자를 튕겨낸다”

세개의 과정이 있으니까 이걸 A-B-C라고 써 보자. 그렇지만, 광자가 진행하다가 가상 전자와 가상 양전자 쌍을 만들 수 있는데, 이게 B와 C사이에 추가될 수 있고, 이걸 D라고 하자. 그럼 D에서 생긴 가상 전자와 가상 양전자 역시 A-B-C과정을 겪을 수 있고, 이런식의 끼워넣기는 무한히 반복할 수 있다. 그래서 실제 계산은 일단 A-B-C를 계산하고, A-B-A-B-C를 계산하고, A-B-A-B-A-B-C를 계산하고, … 이렇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B가 하나 들어갈 때마다 적분이 하나씩 추가되는데, 그 적분은 4차원 시공간에서 정의된다. 즉, B를 하나 넣을 때마다 변수가 4개씩 추가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지금 현재 연구되는 과정에서 B가 3개인 것 까지는 다 풀려있고, 4개인가 5개인가짜리를 계산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위의 우주의 표준모형에 관한 수식에서 왜 서너개 정도만 골라서 하는지 알 수 있겠는가? 위의 A-B-C설명은 저 수식 중 단 1개의 항만 고른 것이다. 연구에 필요한 서너개 정도 골라서, 하나 계산하고, 제곱해서 계산하고, 세제곱해서 계산하고, 이 과정을 다 해야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입자 물리학은 머리가 좋다고 잘 할 수 있는 전공이 아니라 오히려 꼼꼼함과 참을성이 요구되는 전공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은 매스매티카 같은게 많이 발달해서 저런 계산은 자동으로 되지 않나요?”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는데, 매스매티카로 계산을 많이 해서 엄청나게 간략화 시킨 다음에 남은것만 해도 충분히 어렵고 지루할 정도이니 매스매티카의 발달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입자물리학 이론을 연구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나요?

일단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중, 고등학생이라고 가정하고 대답한다면, 그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 공부다. 수학이나 물리학을 절대 미리 공부할 필요 없이 영어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 영어를 공부해라. 입자물리학에 사용하는 수학이나 물리학은 중, 고등학교 수준에서 공부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하지만 입자물리학에 사용하는 영어는 결코 그렇지 않다.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다.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현재 전 세계 입자물리학 연구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는 영어이고, 어차피 한국에서는 입자 물리학을 공부하고 연구하기 위한 토대가 빈약하기 때문에 유학을 가든 포닥을 가든 외국으로 가야 할 텐데 거기서 당신은 영어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영어는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모든 논문과, 거의 모든 교재는 영어로 출판되고 있고, 모든 회의와 모든 학회는 다 영어로 토론한다. 물론 노벨상을 받은 어느 일본인 입자 물리학자는 영어를 잘 못해서 일본어로 노벨상 수상 연설을 했다고 하지만, 그건 그 분이 엄청나게 대단한 사람인 것이고, 그 분도 대화가 잘 안되서 그렇지 최소한 영어로 논문을 읽고 쓰는 건 잘 하셨다. 앞으로 학계에서 영어가 얼마나 그 패권을 유지할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대학원에 가서 박사를 받고 연구소에 들어갈 때 까지 향후 50년 동안은 영어를 쓸 것이기 때문에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

요구되는 영어 실력은? 좋으면 좋을 수록 좋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어느 영역에 한정하지 말고 다 잘 해야 한다. 겨우 수능 영어 1등급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토익 만점, 토플 만점에 만족해서도 안된다. 물리학을 공부하다가 모든 교재와 논문이 영어라서 좌절하는 후배들을 많이 봤는데, 영어는 절대 좌절할만한 포인트가 아니다. 만약 진짜로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영어만 문제라면 당신은 훌륭한 학자가 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착각이고 대부분 그럴리 없다는게 함정이랄까.

영어는 어차피 평생 공부하고 사용할테니 어느정도 수준이 되었다면 독하게 하기보다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런 상태에서 그 다음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입자물리학 이론가의 덕목은 끈기와 인내심이다. 게임을 할 때 한번 자리에 앉으면 서너시간씩 게임을 즐기고, 화장실 한번 다녀오고서 또 서너시간씩 앉아있지 않은가? 입자물리학 이론가는 공부를 그렇게 해야 한다. 어떻게 인간이 그래요? 라고 물어볼 수 있겠지만, 그냥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든가, 인간이기를 포기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그만큼 입자물리학 이론이 재미있고 공부를 즐기지 않으면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부터 모든 공부를 그렇게 해 보자. 좋아하는 과목이든 싫어하는 과목이든 집중해서 수업을 듣고, 좋든 싫든 공부하고, 문제를 풀고, 그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 고등학교 과학이랑 수학은 너무 쉬워요. 좀 더 이후의 내용을 선행학습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일단 그러지 말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당신의 최종 목표가 입자 이론 물리학자라면 당연히 대학교를 가야 하고, 그 대학교의 물리학과를 가야 한다. 어느 대학이 좋다 나쁘다는 비교는 의미가 없겠지만, 입자물리학 분야에서 어느 학교에 유명한 교수님이 계시고 어느 학교가 지원을 잘 해주는지는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그런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앞으로의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이다. 그리고, 그 학교에 진학하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그 대학 물리학과에 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지금 물리와 수학을 선행학습하는 것이 아니고 내신과 수능을 철저히 준비하든가, 수시모집을 잘 준비하든가 해서 입시에 성공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입자 이론 물리학자가 되는데 “실패”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지원 잘 해주는 학교에 가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입시에 성공할 수 있도록 과학, 수학 이외의 과목에도 충분히 신경을 써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얘기했듯이, 싫어도, 관심 없어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정신과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이제 대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들을 미리 공부해 본다거나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입시에 성공하는 것이 거의 확정적이거나, 이미 대학교 물리학과 진학에 성공한 사람들은 그 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의 내용은 물리학과 학부생에게 해주는 내용이 될 것이다.

물리학과 학부생으로서 입자물리학 대학원을 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성적이다.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전공과목은 전 과목 A+을 받기 위해 노력하자. (B가 나오더라도 좌절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그리고 물리학과 학부 과목은 대학원 연구 과정에서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가능하면 개설된 모든 전공 과목을 다 듣고, 좋은 성적을 받아두도록 하자. 농담도 거짓말도 아니고, 진짜로 학부 과목은 연구 과정에서 어디서 어떻게 튀어나올지 모른다. 또, 각 과목들을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면 안되고, 그 속에서 통합적인 사고체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전자기학과 고전역학의 관계, 전자기학과 양자역학의 관계,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의 관계, 양자역학과 통계역학의 관계 등등. 과목을 수강할 때 강의 듣고 숙제 풀고 시험 보고 그냥 끝나면 안되고, 물리학 전반의 과목과 분야들을 종합적으로, 통합적으로 생각해서 깊이있게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면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너무 당연해서 할 필요 없는 말이기도 하지만, 숙제 베끼지 마라. 그것도 스스로 못 풀 정도면 정답이 없는 연구 과정에서는 정말 답이 없다.

물리학과 전공 과목은 다 듣는다고 치고, 수학과를 복수전공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수학과 과목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굳이 복수전공까지 할 필요는 없다. 수학도 좋아하는 경우에는 복수전공을 하는 것도 괜찮겠지만, 꼭 필요하지는 않다는 점을 말해둔다.

수학과 전공 과목 중에 이후의 공부와 연구에 도움이 되는 과목이라면 해석학, 복소해석학, 실해석학, 함수해석학 같은 해석학 계열과, 선형대수학, 현대대수학 같은 대수학 계열이 있다. 또, 미분방정식과 편미분방정식 과목은 어쩌면 가장 실용적이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미분기하학, 다양체기하학의 경우 꼭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들어두면 좋을 것 같다. 위상수학, 위상기하학, 대수위상 같은 위상수학 계열 과목은 필수적이지는 않은데 알아서 나쁠 건 없고 어쩌다 연구 과정에서 마주쳤을 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과목들을 다 듣고 나면 차라리 복수전공을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기 때문에, 복수전공을 할지 말지는 신입생 때 잘 생각해서 설계해두도록 하자.

그렇게 해서 학부 4~5년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나면 이제 대학원에 갈 수 있게 된다. 대학원 입시와 관련된 내용, 그리고 대학원에 가서 연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루는 것은 처음 생각했던 이 글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 같아서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그리고 이쯤까지 됐으면 굳이 조언이 더 필요하지도 않을 것이다. 연구에 깨달음이 함께하기를.

추신 – 써놓고 보니 후반부는 사실 입자물리학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물리학자가 되겠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조언이 되었다. 뭐 어쩌겠는가. 물리학이 다 거기서 거기인 것을.

일반물리 공부하기

이번에는 일반물리학을 파헤쳐 보자. 늘 그렇듯 이 글은 물리학에 관심있는 초보자들을 위해 쓰여졌으며, 이미 모든 것을 깨달은 사람들에게는 쓸모없는 내용이므로 가볍게 넘어가주시면 되겠다.

일반물리학은 물리학과에 들어온 거의 모든 학생, 그리고 공과대학에 진학한 거의 모든 학생, 그리고 물리가 싫어서 더이상 물리학 과목을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전공을 선택한 화학과, 생물학과, 의과대학 학생들까지 배우게 되는 기초 과목중의 하나이다. 그나마 물리학을 공부하기로 작정하고 들어온 물리학과 신입생들은 사정이 낫겠지만, 본인의 전공이 물리학과 매우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생물학과 학생들이나 의대생들은 이걸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 가득한 얼굴로 투덜대기 마련이다. 물론 그들이 대학원에 가서 생물물리학을 만났을 때 어떤 생각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생물물리학은 일반물리학 배워갖고는 손댈만한 분야가 아니다. (어디가 다행인가?)

일반물리학을 공부해 보기로 생각한 당신, 또는 일반물리학을 공부해야만 하는 상황을 마주한 당신, 과연 이 과목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사실 일반물리학은 물리학과 학부 과정에서 배우는 거의 모든 과목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 방대한 내용을 2학기 내에 다 이해하고 깨닫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게 가능하다면 당신은 이 글의 내용을 비웃어도 좋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방대한 내용을 2학기 내에 강의해야 하므로 그 내용은 절대로 깊이 들어가지 않는다. 믿을 수 없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상식적인 수준에서, 아주 쉽게, 가능한 한 최대한 친절하게 쓰여진 책이 일반물리학 교재이다.

이 과목을 공부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각 챕터의 예제를 충실히 이해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이공계 교재가 다들 그렇듯 예제와 연습문제를 많이 풀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일반물리학은 특히 예제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과목 전체적으로는 많은 내용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각 챕터별로는 많은 내용을 다룰 수 없다. 따라서 각 챕터에 등장하는 예제는 그 챕터에서 다루는 내용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개념을 이해시켜주기 위한 예제이다. 일반물리학 교재는 대략 40여개의 챕터로 이루어지는데, 각 챕터별로 2~3개의 예제를 본다고 하면 100개 정도가 된다. 한 학기에 약 50여개의 문제다. 예제를 읽고, 풀이를 보기 전에 생각해보고, 자신만의 풀이를 어떻게든 적어보고, 풀이와 해설을 읽으며 자신의 풀이와 맞춰보고, 어디가 맞고 어디가 틀렸는지 생각해보고, 아주 예제를 철저하게 씹고 뜯고 맛봐야 한다. 예제에 나오는 계산법은 중간고사, 기말고사에서 당연히 출제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일반물리학을 공부하면서 마주치는 계산은 매우 쉬운 계산이다. 개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는 있어도, 절대로 계산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고등학교 때 물리 과목을 배웠다면 그 때 외웠던 공식이나 개념을 그대로 적용해도 된다.

본인이 물리적 센스가 부족해서 문제를 잘 못 풀겠다는 학생이 있을 것이다. 또, 물리 자체에 대한 공포나 혐오 같은게 있어서 물리 문제만 봐도 거부반응이 올 수도 있다. 괜찮다.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니다. 당신이 당신에게 맞는 맞춤형 강의를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반물리학 문제는, 초등학교 용어로 말하자면 일종의 문장제 문제이다. “철수가 사과 다섯개를 가지고 있는데 영희에게 세개를 주고 자기가 하나를 먹었다면 이 때 철수는 몇개의 사과를 가지고 있는가?”와 같은 유형의 문제라는 것이다. 단지 여기서 “철수”나 “영희”같은 단어가 “물체”, “전하” 같은 멋있어 보이는 단어로 바뀌고, “사과 다섯개” 대신에 “속도”라든가 “변위”같은 끔찍한 용어로 바뀌었을 뿐이다. 또, 당신이 (아마도 이공계) 대학생이라는 것을 잊지 마라. 초등학교에서는 산수를 풀 수 있으면 되었겠지만, 이제는 2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 정도는 외워서 풀 수 있어야 한다. 일반물리학에는 수많은 공식이 등장한다. 가볍게 2차 미분방정식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 미분방정식도 쉽게 풀이할 수 있도록 공식으로 만들어서 그 답을 알 수 있게 해 두었다. 즉, 당신이 일반물리학을 공부하면서 만나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은

  1. 이 문제에 어떤 공식을 적용해야 하는지 알아내고
  2. 그 공식에 어떤 값을 대입해야 하는지 문제에서 알아내고
  3. 계산을 꼼꼼히 해서 산수에서 틀리지 않고 답을 알아내는 것이다.

물론 그 와중에 개념도 좀 깊이있게 이해하고 왜 그런 과정이 유도되었는지 알고 넘어간다면 더욱 좋겠지만, 학점이라도 어떻게든 받기 위해서 공부한다면 위의 1-2-3단계를 연습하면 된다.

위의 1-2-3단계에서 2번과 3번은 크게 어렵지 않다. 공식에 나온 기호의 이름을 알고 있고 있으면 문제에서 찾을 수 있으니 이해가 안되면 달달 외우기라도 해서 2번을 해결할 수 있고, 3번이 안된다면 지금 당신에게는 일반물리학이 아니라 당신이 앞으로 받게 될 학점 전반이 문제다. 문제 해결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가 바로 1번이다. 공식은 다 외웠는데 도대체 이 문제에 어떤 공식을 적용해야 하는가? 물리적 센스가 있는 사람들은 1단계도 잘 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물리적 센스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설명을 하겠다.

주어진 문제에 어떤 공식을 적용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로, 문제에서 주어진 값과 요구하는 미지수로부터 추정하는 것이다. 가령, 어떤 물체에 작용한 힘과, 그 물체의 질량과, 그 물체의 초기 속도를 알려주었다고 하자. 그리고 문제에서 주어진 시간 동안 물체가 얼마나 움직였는지 물어본다고 해 보자. “힘”, “질량”, “속도”, “시간”, “얼마나 움직였나” 같은 단어를 문제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는 공식들 중에서 이 단어들이 적용된 공식을 찾아본다. 아마 뉴턴의 운동 법칙 3가지 중 제 2법칙인 “힘과 가속도의 법칙”이 떠오를 것이고, 이것과 연관된 3가지 운동에 관한 공식이 떠오를 것이다. 떠오르지 않는다면 일반물리학 책을 다시 한번 펼쳐보도록 한다. 어쨌든 떠올랐다 치고, 문제에서 얻은 숫자들을 이 공식에 다 대입해본다. 구하라고 한 값은 x를 대입한다. 그러면 이제 문제가 간단한 산수 문제로 바뀐 것이다. 물리적 개념을 이해할 자신이 도저히 없는 경우에는 이런 방법을 연습해서 문제를 풀 수도 있다.

둘째로, 문제에 주어진 그림을 보고, 또는 문제로부터 주어진 상황에 대해 그림을 그려서 찾아낼 수도 있다. 이걸 잘 하려면 앞에서 말했던 예제를 열심히 뜯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문제에 주어진 그림은 대체로 예제에 나온 그림을 응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에 주어진 그림과 유사한 그림이 있는 예제를 찾아서 비교 분석하여 1단계를 처리할 수도 있다. 시험 준비를 위해서 미리미리 연습해 두자.

이상,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떻게든 시험 공부는 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이었다. 당연히 이 조언은 시험 전날에 그렇게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고, 일반물리학 수업을 듣는 첫날부터 열심히 할 것을 적극 권장하는 바이다. 벼락치기 할 거면 그냥 다 외워버리는 수 밖에 없다.

좋아하지 않는 일반물리학을 들으면서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적어도 앞으로 자신이 전공하게 될 분야와 관련된 챕터는 집중해서 강의를 듣고, 주의깊게 교과서를 읽고, 그나마 다른 챕터보다는 더 많이 연습문제를 풀어 보는 것이다. 가령, 기계공학과라면 앞의 힘과 운동 파트가 중요하고, 전자공학과라면 전자기학이 당연히 중요하다. 화학공학과라면 열역학 부분이 될 것이고, 화학과라면 양자역학이 중요할 것이다. 생물학과랑 의과대학은 의외로 핵 물리학이 중요한데, 그 전공자들은 앞으로 MRI 촬영, 엑스선 촬영, PET 촬영, 감마나이프 같은 것들로 핵 물리학자보다 더 자주 방사선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MRI는 방사선을 쓰지는 않지만 핵 물리학에 포함되는 개념이다.) 물리학과는요? 물리학과는 전부 다 중요하니까 당연히 싸그리 다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일반물리학만 열심히 공부해놔도 앞으로 전공 과목을 공부하면서 받게 될 정신적 충격을 살짝 덜 받을 수 있다. 여기서 언급하지 않은 전공들은 내가 잘 몰라서 그런 것이니 양해바란다. 어쨌든 일반물리학은 이공계 전반의 각 학과 전공 과목들과 속속들이 연결된 기초 과목이다. 괜히 여러분들을 괴롭히기 위해서 1학년 전공 필수 과목으로 지정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여러분의 일반물리학 학점에 A+이 피어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전자기학 공부하기

어쩌다보니 각 전공 과목별로 공부하는 방법에 관한 글을 다 쓰게 될 것 같다. 이번에는 전자기학에 관한 글이다. 어디까지나 이 글은 좀 더 고급의 공부를 원하는 고등학생, 물리를 전공하지 않았지만 뭔가 해보려는 일반인 또는 비전공자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미 다 배우신 분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으므로 그런 분들은 이 글의 오류와 부족한 점을 지적해 주시면 되겠다.

전자기학은 물리학의 4대역학, 그리고 다른 물리학 과목을 통틀어서도,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의외로 양자역학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실제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느끼고 있는 물리학의 응용 사례가 바로 전자기학이기 때문이다. 당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등의 통신기기, 그리고 그 통신기기를 연결하는 통신망(전기통신, 전파통신, 광통신 등), 그 통신기기를 작동시키고 업무와 게임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컴퓨터, 거기에 세탁기, 전자레인지, 선풍기 등등과 같은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전자기학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심지어 에어컨과 같이 열역학/통계역학을 적용한 것 같은 제품이라 해도 핵심 원리를 제외한 구동, 제어 부분은 여전히 전자기학의 응용이라고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전자기학은 특수 상대성이론을 만든 모티브가 되었고, 고전 전자기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광전효과와 수소 원자핵 모형은 양자역학의 뿌리가 되었다. 본-오펜하이머 근사는 원래 전자기학의 후속편인 광학에서 등장한 방법론일 지경이다. 게다가 전자기학에 양자역학을 끼얹은 양자전기역학은 핵물리학으로 끝날 것 같아 보였던 기본입자의 세계를 더 작은 광자와 전자, 그리고 쿼크와 같은 기본입자들의 상호작용으로 분해할 수 있게 한 양자장론 및 게이지 장론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전자기학은 그만큼 실험적으로나 이론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개념적으로나 엄청나게 중요한 과목이다.

전자기학에서는 그럼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가? 전자기학은 전기장, 자기장의 변화와 전하의 움직임에 관한 이론이다. 즉, 당신이 주어진 조건에서 전기장의 분포와 변화, 자기장의 분포와 변화, 전하의 움직임을 모두 알아냈다면 전자기학 문제는 다 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골치아픈 이유는 전기장과 자기장이 벡터장이라는 것과, 전하가 전자기장을 만들면서 동시에 전자기장이 다른 전하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다행히(?) 전하가 전자기장을 만들면서 동시에 전자기장에 영향을 받는 경우에 대한 이론은 전하가 많아지고 전자기장이 강력해질 때는 너무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에 “플라즈마 물리학”과 “비선형 동역학” 등으로 떨어져 나갔다. 만약 당신이 플라즈마 물리학을 전공할 생각이라면 전자기학은 껌처럼 씹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 분야가 “전자기학”이라는 학문의 큰 범주에는 포함되어 있지만, 전자기학이라는 “과목”에는 들어가지 않으니 초심자인 당신에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전자기학에도 풀어야 할 운동방정식이 있다. 크게 분류하자면 2개이다. 하나는 전하가 공간에 분포하고 있을 때 전기장과 자기장이 어떻게 생성되는가에 대한 방정식, 즉 맥스웰 방정식이고, 다른 하나는 전기장과 자기장이 공간에 분포하고 있을 때 전하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방정식, 즉 로렌츠 방정식이다. 이 두 종류의 방정식을 자유롭게 갖고 놀 수 있다면 당신은 전자기학을 잘 공부한 것이다. 이제, 어떻게 그것들을 갖고 놀아야 하는지 살펴보자.

맥스웰 방정식은 다시 4개의 방정식으로 나누어지고, 그 방정식의 항에는 모두 이름이 붙어있다. 그 법칙과 이름 자체는 모든 전자기학 책에서 당연히 나오기 때문에 여기서 굳이 설명을 하지는 않도록 하겠다. 중요한 것은, 그 법칙의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물리학을 공부하는데 있어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당연한 말이지만 전자기학은 그 자체로 중요하다. 둘째, 맥스웰 방정식의 각 항마다, 심지어 그 항에 붙어있는 +와 -부호에도, 역사와 실험이 숨쉬고 있는데 전자기학의 역사에서 그 항이 어떻게 추가되었는지 공부하는 것은 물리학적 직관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 셋째, 맥스웰 방정식의 풀이에서 나온 미분방정식들은 물리학을 공부하는 한, 심지어 물리학이 아닌 다른 분야로 가더라도, 다른 과목에서 계속해서, 꾸준히, 끝까지 나타나서 당신을 괴롭힌다. 그러므로 미리 익숙해 지는 것이 좋다.

그럼 이번엔 교재를 어떻게 파헤쳐야 할지 살펴보자. 대부분의 학부 전자기학 교재는 전기력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풀고, 그 다음 전류, 자기장, 맥스웰 방정식 순서로 설명을 하고 있다. 특히, 첫 챕터에서는 전자기학에 관한 소개, 둘째 챕터에서는 쿨롱 법칙, 셋째 챕터에서 가우스 법칙과 라플라스 방정식, 푸아송 방정식에 대해 소개를 하고 있다. 쿨롱 법칙까지는 고등학교 때 배우기 때문에 크게 고민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그 다음 세번째 챕터는 그렇지 않다. 바로 이 세번째 챕터에서 소개하는 라플라스 방정식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잘 다루느냐가 앞으로 당신의 전자기학 성적 및 물리 실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반복하는데, 라플라스 방정식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잘 다루느냐가 앞으로 당신의 전자기학 성적 및 물리 실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너무 중요해서 두번 말하고 굵은 글씨에 빨간색으로 칠했다. 왜냐하면, 라플라스 방정식은 죽지않고 살아남아서 옴의 법칙에서 당신을 또 괴롭힐 것이고, 자기 스칼라 퍼텐셜에서 당신을 세번째로 괴롭힐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등장한 르장드르 함수, 베셀 함수와 같은 특수 함수는 양자역학과 광학에서, 그리고 또 다른 과목에서도, 다시 되살아나서 마주치게 된다. 그러니까 라플라스 방정식의 풀이법은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하더라도 부족함이 없다. 또, 대칭성에 관한 논의가 여기서 처음으로 나오게 되는데 이 개념 또한 물리학에서 두고두고 우려먹을 예정이기 때문에 깊이있게 이해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그 중요한 라플라스 방정식은 어떻게 접근해야 좋은가? 라플라스 방정식의 수학적 구조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선형성”이다. 선형성(Linearity)이란 무엇인가? 미래의 언젠가 비선형 미분 방정식을 만나게 되면 울면서 이 방정식의 선형성을 되찾아 달라고 할지도 모르는 바로 그것이다. 라플라스 방정식의 선형성이란 만약 f(x)이 하나의 솔루션이고, 또 다른 g(x)가 하나의 솔루션이라면 그 둘의 선형 결합인 af(x)+bg(x) 또한 그 라플라스 방정식의 솔루션이라는 뜻이다. 미분방정식과 선형대수학 수업을 들은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익숙한 개념이겠지만, 대부분의 물리학과 학생들은 미처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또는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 못한 채 전자기학의 고통 속으로 내던져지기 때문에 고난의 행군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하지만, 라플라스 방정식의 선형성은 매우 중요하다.

라플라스 방정식의 선형성은 또 다른 특징인 “유일성(Uniqueness)”과 만나면서 그 참다운 빛을 발한다. 라플라스 방정식의 유일성이란, 주어진 경계조건에서 만약 어떤 솔루션을 하나 찾아냈다면, 그 솔루션은 반드시 유일한 솔루션이며, 다른 솔루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게 왜 중요하냐고? “어떻게든 답을 찾기만 하면 그건 정답”이기 때문이다. 이 챕터에서 변수분리법을 이용해서 좌표계마다 해법이 등장하고, 영상전하법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것들이 없었다면 전자기학은 아마 지금보다 수십배는 더 어려운 과목이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각종 하모닉스 함수들은 라플라스 방정식의 선형성에 의해 그 함수들의 선형 결합으로 솔루션을 나타낼 수 있게 해 주고, 그 선형 결합의 계수를 찾아내기만 하면 유일성에 의해 정답인 것이 보장된다. 즉, 매개변수가 3개인 2차 편미분 방정식이 그냥 산수 문제로 바뀌는 것이다. 이것이 어찌 축복이 아닐 수 있을까?

라플라스 방정식을 이해하고 나면 그 이후는 맥스웰 방정식이 나오기 전까지는 쉽다. (어딜봐서?) 쉽다니까.

라플라스 방정식을 비균일한 편미분 방정식(우변이 0이 아닌 경우)으로 바꾼 것이 푸아송 방정식인데, 이건 또한 반대로 전혀 쉽지 않다. 물론 많은 수학자들이 푸아송 방정식의 해법을 샅샅히 파헤쳐 놓았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면 잘 할 수 있겠지만, 푸아송 방정식에 주어진 전하분포가 대칭적이지 않고 막돼먹은 경우를 마주쳤을 때 생기는 그 당혹감은 앞에서 라플라스 방정식을 처음 마주쳤을 때에 못지 않다. 당혹스럽지 않다면 그건 당신이 아직 푸아송 방정식이 왜 어려운지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푸아송 방정식은 우변이 0이 아니다보니 아무래도 대학원 과정에서 깊이있게 배우게 되는데, 만약 깊이있게 보고 싶다면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그린 함수 기법(Green function method)이다. 그린 함수 기법은 푸아송 방정식에 주어진 전하분포를 점전하들의 집합으로 보고, 그 점전하들이 만들어 내는 전기장을 전부 다 더해서 풀어버리겠다는 발상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그 자세한 내용을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딱 하나만 언급하자면, 그린 함수 기법은 나중에 양자장론에서 다시 등장한다. 그린 함수 기법의 그린 함수가 양자장론의 Propagator 함수와 동등하기 때문인데, 이게 무슨 뜻인지는 양자장론을 공부할 때 가서 알게 될 것이므로 여기서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가우스 법칙과 전기장에 관한 라플라스 방정식을 공부하고 나면, 옴의 법칙, 자기장에 관한 가우스 법칙, 암페어의 법칙, 패러데이의 법칙, 렌츠의 법칙을 공부하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하고 변위 전류(Displacement current)를 끼얹은 맥스웰 방정식에 도달하게 된다. 이 법칙들은 각각의 물리적 의미가 있으므로 잘 알아두자. 특히, 자기장에 관한 가우스 법칙 \nabla\cdot\vec{B}=0은 어떤 물리적 조건에 대해서도 우변이 항상 0이라서 별 것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 우주에는 자기 홀극(Magnetic monopole)이 없다”는 아주 중요한 물리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없다. 렌츠의 법칙도 자기 유도 항의 부호가 -라는 간단한 공식이지만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법칙 중 하나인 “에너지 보존법칙”을 뜻하기 때문에 당연히 중요하다.

공부를 하다 보면 책 중간쯤 어딘가에서 축전기와 코일에 관한 챕터를 만나게 되는데, 쉬어가는 코너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자공학에서 다루는 전자회로이론 중 가장 간단한 키르히호프의 법칙 2개를 배우고, 선형 회로만 풀기 때문에, 이 부분은 고등학교 수준의 물리를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자, 이제 맥스웰 방정식까지 오면서 많은 연습문제들을 만났을 텐데, 그 많은 연습문제를 고등학생이나 학부생 때 처럼 시간이 많을 때 가능한 한 많이 풀어보는 것이 좋다. 이게 수학인지 물리학인지 모를 정도로 많은 계산을 하게 되는데, 그 때 철저하게 훈련이 되어야 대학원에 가서 그나마 덜 고생할 것이다.

맥스웰 방정식을 지나고 나면 당연히 전자기파에 관한 파동방정식을 유도하게 될 것이고, 그 파동방정식의 솔루션을 구하게 될 것이다. 여전히 맥스웰 방정식의 파동 방정식은 “전자기학”의 수준에서는 선형 편미분 방정식이기 때문에 앞에서 배운 여러가지 수학적 기술들을 잘 써먹을 수 있다. 이쯤 되면 이제 당신은 전자기학 공부를 한번 했다고 할 만한 정도에 이른 것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보다 더 어려운 전자기학은 광학, 플라즈마 물리학, 비선형 광학, 양자전기역학 등으로 떨어져 나갔기 때문이다.

그럼 로렌츠 방정식은 어떠한가? 로렌츠 방정식은 안타깝게도 학부 수준의 전자기학에서 깊이있게 다루지는 않는다. 하지만 당신이 고전역학을 열심히 공부했다면, 주어진 전자기장에서 움직이는 전하에 대한 고전역학적인 운동방정식을 세울 수 있을 텐데, 그것이 바로 로렌츠 운동방정식이다. 그러므로 이 부분의 풀이는 고전역학에서 배운 기법으로 풀 수 있다.

전자기학은 다른 어떤 과목보다도 계산 문제가 많다. 물론 다른 과목도 계산하려고 작정하면 어렵고 복잡한 계산 문제가 많이 있겠지만, 전자기학은 당신이 굳이 작정하지 않더라도 복잡한 계산을 많이 다룬다. 하지만 전자기학은 그 어려움에 비례하여 물리학과의 물부심이 어디서 생겨났는지 말해주는 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물리학을 더 깊이있게 공부하기 위해서 대학원에 가게 되면 이론을 하든가 실험을 하든가 할텐데, 그 어디에서도 전자기학에서 배운 기술은 다 써먹을 수 있다. 이론을 하는 경우는 그 수많은 편미분 방정식과 적분을 연습한 것이 헛되지 않을 것이며, 실험을 하는 경우는 차라리 전자공학과를 갈걸 그랬나 싶을 만큼 깊이있게 전자회로를 다뤄야 하는데 전자기학의 기초가 탄탄할 수록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실험 할 때 양자역학을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은가? 양자역학은 실험 결과의 해석에서 써먹는 이론이지 실험 셋업을 꾸리고 장비 세팅하는데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그러므로 앞으로 물리학을 깊이있게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전자기학만큼은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

양자역학 공부하기

이번에는 양자역학을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 써 보도록 하겠다. 이 글은 양자역학에 관심이 많지만 아직 공부해볼 기회를 얻지 못한 고등학생, 물리학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 물리학과 초심자를 위한 글이다. 당신이 이미 양자역학을 많이 공부한 상태라면 “후훗”하고 비웃어 주면서 이 글의 부족한 부분과 오류를 바로잡아주기를 바란다.

양자역학은 고전역학에서 통하던 물리적 직관이 대체로 통하지 않는다. 물론 고전역학을 완전히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고전역학에서 설명하던 모든 현상은 당연히 양자역학으로도 설명할 수 있지만, 거기에 “어라, 뭐지?” 싶은 새로운 현상들이 추가된다. 다시 말해서, 당신이 직관적으로 생각했던 모든 현상은 양자역학에서도 일어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일도 일어나기 때문에, 양자역학을 공부하면서 그냥 “고전역학이랑 똑같네”하고 넘어간다면 놓치고 넘어가는 것이 매우 많다는 뜻이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전역학적인 직관에 추가적으로 양자역학적인 직관을 훈련해야 한다.

양자역학은 수학이 매우 중요한 과목이다. 양자역학을 공부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미분적분학, 선형대수학, 미분방정식의 기본적인 부분을 공부해야 하고, 편미분방정식에 대해서도 알고 있으면 좋다. 당신이 고급 과정까지는 필요 없고 양자역학의 껍데기를 핥아보고 싶은 정도라면 미분적분학과 선형대수학만 알아도 좋다. 특히 선형대수학은 단어만 좀 바꾸면 양자역학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양자역학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장 필수적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이런거 다 몰라도 양자역학 교과서 중간 부분을 딱 펼쳤는데 막힘없이 술술 넘어갈 수 있다면 당신은 선택받은 사람이니 물리학과로 진학해도 좋다.

양자역학을 공부하는 자세는 꼼꼼함과 수식을 믿는 것이다. 양자역학에서 다루는 세계는 기본적으로 미시세계이다. 플랑크상수를 0으로 간주하면 틀릴 정도로 아주 작은 세계에서 나타는 현상을 다루고 있으며, 그것은 곧 눈으로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양자역학 공부에서는 아무리 말이 안되는 결론이라 하더라도 수식을 계산하는 산수에서 틀리지 않았다면 결론을 믿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말이 안되는 결론이라고 생각했다가 이후에 실험적으로 증명된 것들도 많기 때문에 수식의 결과를 믿고 그 결과를 이해, 해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바로 이 부분이 고전역학과 차이가 나는 부분인데, 고전역학의 경우 기존에 알고 있던 직관적인 결과와 수식의 결론이 다르다면 직관을 믿어도 되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수식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틀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자역학에서는 직관과 수식의 결론이 다른 경우, 수식을 다시한번 꼼꼼히 검토하고 산수에서 틀리지 않았다면 그 계산 결과를 믿어야 한다. 유명한 불확정성 원리의 경우에도, 언뜻 보기에는 말도 안되는 결과지만, 이론으로 나타나고 실험으로 증명된 결과라는 점을 생각해 보자.

계산을 자세히 검토하는 꼼꼼함은, 물론 안 그런 과목과 학문이 없겠지만, 양자역학 공부에서도 중요한 학문적 미덕이다. 미시세계에서는 고전적인 직관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것은 계산 결과뿐이다. 그러므로 계산 과정에서 실수를 하면 걷잡을 수 없이 그 오류가 전파된다. 어디서 틀렸는지 찾기도 어렵고 어디부터 고쳐야 하는지 감도 안온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틀리지 않도록 꼼꼼하게 계산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이런 자세를 갖고 있으면, 양자역학 공부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물론 어느 과목이든지 다 그렇듯 좋은 교과서를 하나 붙들고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히 읽으면서 예제와 연습문제를 모두 풀어가면 된다. 하지만 문제는 첫 장, 첫 페이지부터 막히는 것이다. 양자역학 교재를 보면 어떤 책은 역사적 순서로, 어떤 책은 개념적 순서로, 어떤 책은 수학적 순서로, 어떤 책은 그냥 자기가 생각난대로(…) 서술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어떤 책을 붙들고 읽든지 배우는 내용은 크게 차이가 없지만, 그런 설명과 당신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궁합이 맞느냐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달라진다. 그러므로 많은 책을 추천 받아보고, 도서관에 가서 다양한 교재를 조금씩 읽어보고(서문이라도 읽자), 이거 한권 읽어서 끝나는게 아니라는 걸 감안하고 교재를 선택하자. 읽다가 막히면 다른 책에서 해당 개념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다. 양자역학은 교재에 따라서 설명하는 방식이 판이하게 다른데 그건 저자가 갖고 있는 물리적인 이해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양자역학 교재는 모두 같은 개념을 다루고 있고, 그 개념들은 설명이 다를지는 몰라도 물리적 실체와 그 안의 수학적 구조는 같은 것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양자역학의 개념에 대한 당신 나름의 이해와 설명을 갖는 것이다.

자기 나름의 이해를 갖기 위해서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일단 교재를 한번 읽어서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고, 거기에 살을 붙여가면서 이해하는 것이다. 물론 논리적 순서나 수학적 엄밀성을 갖고 쓴 책의 경우 앞에서부터 꼼꼼히 이해해 가면서 읽는 것이 좋긴 한데, 그런 경우에 “내가 이 개념을 왜 배우지?”라는 질문이 해결되지 않은 채 무작정 습득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러므로 전체적으로 한번 훑어보고 지금 배우는 개념이 뒤에 가서 어떻게 쓰이는지 감을 잡아가면서 공부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대충 쓴 교재라 하더라도 앞에서 썼던 개념은 다 뒤에서 다시 쓰이는 법이다.

또, 교재의 각 챕터 첫 부분에는 그 챕터에서 다루는 개념이 왜 등장했고, 왜 중요하고, 어떻게 쓰이게 될 것인지 간략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그런 부분들을 꼼꼼하게 읽어야 양자역학을 공부하는데 재미를 붙일 수 있다. 더불어, 역사적으로 어떻게 그런 개념이 등장했고, 실험적으로는 어떻게 검증되었는지를 인터넷(=구글)에서 검색하면서 공부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교재의 연습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부분의 물리학 전공 과목들이 그렇겠지만, 연습문제는 방대한 계산을 필요로 하는 것들도 있으며, “이게 연습인가?” 싶을 정도로 복잡한 문제들이 많다. 여기서 복잡하다는 것은 어렵지는 않은데 계산이 복잡한 것을 뜻한다. 가능하면 그런 계산 문제들을 꼭 풀어보고 넘어갈 것을 권한다. 많이 풀다 보면 드디어 양자역학적 직관이 생길 것이다. 만약 그러기 귀찮거나(?) 다 알 것 같거나(?) 하는 경우라면 연습문제 중 앞에 5개 정도는 꼭 풀어보도록 하자. 자기가 진짜 아는지 모르는지 테스트 해 볼 수 있다. 진짜 알고 있다면 그정도는 손쉽게 풀 수 있어야 한다.

앞서 고전역학 공부하는 법을 다룬 글에서 고전역학적인 운동방정식을 얻는 세가지 방법에 대해 이야기 했었는데, 그렇다면 그에 대응하는 양자역학에서의 논의는 무엇일까?

고전역학에서 중요한 것은 물체의 위치와 속도라고 했다. 그것을 구할 수 있다면 고전역학의 문제를 다 해결한 것이다. 양자역학에서는 그에 해당하는 것이 파동함수이다. 만약 당신이 어떤 입자 또는 물리계의 파동함수를 구할 수 있다면 그 계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과 같다. 이 파동함수를 구하기 위해서 찾아야 하는 것이 운동방정식일텐데, 양자역학에서는 그에 해당하는 방정식이 여러개가 있다. 슈뢰딩거 방정식, 디락 방정식, 클라인-고든 방정식, 폰 노이만 방정식 등등. 양자역학 교과서에서는 이런 운동방정식들을 일반 원리에서부터 (대충) 유도하거나, 아니면 그냥 던져주거나 한 후, 곧바로 예제와 연습문제가 등장한다. 이미 양자역학을 한번 공부하고서 복습하거나, 고급 과정으로 들어가기 위해 고급 교재를 읽는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초심자인 당신이 이렇게 덜컥 내던져준 운동방정식을 곧바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 좋은 교재는 이 방정식이 튀어나온 역사적 맥락이나 이유를 설명해주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걱정마시라.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있는 것이 바로 “현대물리학(Modern physics)”이다. 현대물리학이라는 이름이 붙은 과목은 양자역학이나 상대성이론같은 학부 심화 전공 과목의 역사적인 이해와 개념적인 설명을 보다 자세하게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초심자가 양자역학을 공부할 때는 “현대물리학(Modern physics)”이라는 교재를 같이 두고 필요할 때 마다 찾아보는 것이 좋다.

수학적인 기법도 중요한데, 양자역학 문제는 교재의 초반부에 나오는 것들을 빼면 후반부 또는 연구 과정에서는 섭동법(Perturbation method)을 쓰는 경우가 많다. 섭동법을 써야 하는 이유는 “잘 모르니까”인데, 대표적으로 본-오펜하이머 근사가 그런 것이다. 만약 우리가 물리 문제의 정답을 알고 있다면 그 정답을 대입해서 검증하면 된다. 하지만 문제를 풀기 전에 그걸 알 수 있을리 없으니 정답을 찾아야 하는데, 그 정답을 찾으려면 정답을 알아야 한다는 모순이 발생한다. (본-오펜하이머 근사법을 공부해 보면 이 말이 왜 나오는지 알게 될 것이다.) 따라서 문제를 근사적으로 풀어야 하는 기법을 동원하는데, 여기서 바로 당신의 물리학적 수학적 센스가 중요하다. 근사적으로 푸는 기법은 결국 파동함수를 어떤 무한 급수로 근사하는데, 그걸 다 계산하려면 무한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신의 수명은 유한하므로 그걸 다 풀 수는 없고, 적당한 시점에서 끊어야 한다. 바로 그 “적당한” 시점을 얼마나 잘 정하느냐가 당신의 물리학적 센스에 달려있다. 1차, 2차항 정도는 이미 기존에 많은 물리학자들이 다 풀어놓았을 것이고, 3차나 4차도 논문 수준에서는 다 풀려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 당신은 5차항에 도전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기법을 쓸 것인가? 아니면 문제를 포기하고 다른 문제에 도전할 것인가? 이걸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급의 물리학을 공부하면 할 수록 중요해지는 것이니 이게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하도록 하자.

그렇다면, 이제 당신이 양자역학을 잘 알게 되었는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판단 기준이 다르겠지만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어떤 물리계 또는 물리 문제가 주어져 있을 때, 1. 그 계를 설명하는 해밀토니안을 찾고 2. 그 해밀토니안에 걸맞는 적절한 운동방정식을 찾을 수 있으며, 3. 그 운동방정식을 양자화 할 수 있어야 하고 4. 양자화된 운동방정식을 5. 필요하다면 적당한 근사식을 통해서 풀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다섯가지 단계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면 양자역학을 그럭저럭 이해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쯤에서 양자역학을 공부하는 방법에 관한 글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당신의 양자역학 공부에 깨달음이 함께 하기를.

추신 – 이 글을 읽고 나서, 이 글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면 아직 당신은 양자역학을 공부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다. 일반물리학 부터 보시라.

추신2 – “양자역학 쉽게 이해하기” 종류의 교양 책은 양자역학을 공부하는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종류의 책은 양자역학에서 어려운 부분은 다 빼고 달달한 부분만 추출해서 만든 책이라고 보면 된다. 앞으로 물리를 공부할 생각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만약 물리를 진지하게 공부할 생각이 있는 경우에는 교양 책은 들여다보지 않아도 된다.

고전역학 공부하기

이번에는 고전역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대한 글을 써 본다. 고전역학은 양자역학에서 플랑크 상수가 0인 경우에 대한 근사 이론이다. 뉴턴의 역학은 여기에다가 상대성이론에서 빛의 속력이 무한대인 경우에 대한 근사이론이다. 즉, 흔히 “물리학과”에서 이야기하는 고전역학이란 플랑크 상수는 0이고 빛의 속력은 유한한 경우에 대한 역학 이론이다. 이런 포함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서 고전역학을 공부하는 것이 고전역학을 공부하면서 개념 전개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고전역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전에, 고전역학이 왜 중요한 과목인지를 먼저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고전역학은 다른 모든 역학 이론의 기본이며, 역사적으로는 고전역학의 이론과 실험에서 발생한 모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같은 이론이 고안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은 그 뿌리를 고전역학에 두고서 확장한 이론이기 때문에 고전역학 자체를 깊이 이해하지 않으면 이 이론들을 공부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또, 똑같은 상황에서 고전역학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에서 나타나는 현상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공부하는 것은 여러분들이 물리를 공부하는데 깊은 영감을 줄 수 있고, 만약 그 중에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고, 깊이 연구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이다. 즉,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이 어떻게 다른지 모른다면 여러분들은 뭐가 중요한지 모르고 넘어가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 고전역학을 공부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고전역학에서 다루는 역학이란 물체의 위치와 속도에 관한 이론이다. 역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끝까지 이 개념을 고수하면서 지금 풀고 있는 문제에서 물체의 위치와 속도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반대로, 물체의 위치와 속도에 관한 문제는 반드시 역학 문제이다. 사실 물리에서 역학이라고 이름 붙은 많은 과목들이 있다. 고전역학, 열역학, 통계역학, 양자역학, 전자기역학 등등. 이것들은 모두 물체의 위치와 속도를 어떻게 표현하고 구할 것인가에 대한 이론이며, 각각의 분야에 맞는 적당한 이론 체계와 근사가 적용된 것이다. 이 글에서는 그 중에서 고전 역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대해서 다루어 보려고 한다.

앞에서 고전역학은 물체의 위치와 속도에 관한 이론이라고 했다. 즉, 위치와 속도는 우리가 풀게 될 문제의 “답”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답에 대응하는 “문제”는 무엇일까? 그 문제를 우리는 “운동방정식”이라고 부른다. 고전역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운동방정식을 푸는 것이 아니라 운동 방정식을 구하는 것이다. 즉, 주어진 상황에 맞는 운동방정식을 구하는 것이 오히려 어렵다. 일단 운동방정식을 구한 다음에 그 운동방정식을 푸는 것은 어떻게든 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공부하는 것이 고등학교나 대학교 학부 수준의 교재라면 그 운동방정식은 쉬운 해법을 갖고 있으며, 아마도 답을 외워서 풀 수 있을 정도로 쉬울 것이다. 또, 당신이 풀고 있는 문제가 대학원 수준의 어려운 문제라면 적당한 적분식으로 바꾸는 정도에서 해법이 끝나게 될 것이다. 더 어려운 문제는 아직 답이 알려지지 않았거나, 알려진 답이 없다고 알려진 미분방정식인 경우인데, 연구 과정에서 흔히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문제의 경우 수치해석적 기법으로 풀면 대체로 손쉽게 풀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운동방정식을 찾아내는 것이다.

고전역학에서 운동방정식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 방법이 알려져 있다. 뉴턴의 방법, 라그랑주의 방법, 해밀톤의 방법이다. 이 세가지 방법은 어떤 고전역학 문제에든지 적용 가능하며, 당신이 운동방정식을 찾아낼 수 있고, 그 운동방정식을 풀어낼 수만 있다면 모두 같은 답을 알려준다. 앞에서 서론이 길었는데, 결국 고전역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이 세가지 기법을 어떤 문제를 만나더라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연습한다는 뜻이다. 각 기법에 대해서 하나씩 그 특징을 알아보자.

뉴턴의 방법은 고전역학에서 가장 먼저 알려졌고,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이다. 대부분의 학생은 고등학교에서(또는 중학교에서) 배우므로 가장 처음 만나는 방법이기도 하다. 뉴턴의 운동방정식은 아주 간단하다.

\vec{F}=m\vec{a}

이게 끝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운동방정식은 결코 간단하지 않은데, 이 방법을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당신은 문제에서 주어진 힘과 물체의 위치, 물체의 질량을 모두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중에 하나라도 빠트린다면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없다. 운동방정식이 틀렸으니까 그 답도 틀릴 수 밖에 없다. 뉴턴의 방법을 적용하기에 적당한 문제는 주어진 계가 중력이나 전기력 상호작용을 하는 입자 2개로 이루어진 경우, 강체의 운동 문제, 마찰력이 존재하는 경우에 미끄러지거나 굴러가는 문제 등이 있다.

라그랑주의 방법은 그 이론적 근원은 뉴턴의 방법보다 복잡하지만 운동방정식을 찾아내는데 좀 더 쉬운 방법을 제공한다. 뉴턴의 방법과 비교할 때 가장 구분되는 점은 “일반화된 좌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뉴턴의 방법에서 사용하는 좌표계는 대체로 (x,y,z)로 이루어진 3차원 직교 좌표계이다. 하지만 만약, 어떤 시스템의 움직임이 여러개의 입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입자들 중 어떤 것들은 직교좌표계로 표현하는 것이 쉽고, 또 다른 것들은 구면좌표계로 표현하는 것이 쉽다면? 게다가 주어진 힘은 원통좌표계에서 표현하는 것이 쉽다면? 이런 경우 뉴턴의 방법은 운동방정식을 찾아내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문제가 된다. 물론 그렇게 찾아냈다 해도 문제를 푸는 것은 또한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라그랑주의 방법은 직교좌표계로 나타나는 힘과 위치를 찾을 필요 없이, 주어진 문제의 물리계를 나타내는 “일반화된 좌표”를 편한대로 설정한 후, 여기서부터 일반화된 힘을 유도해 낼 수 있다.

\frac{\partial}{\partial q}L - \frac{d}{dt}\frac{\partial}{\partial \dot{q}}L=0

여기서 L은 라그랑지안이고, 위치에너지에서 운동에너지를 뺀 값이다. \dot{q}은 일반화된 좌표 q의 시간 미분으로, 보통 “일반화된 속도”라고 부르는 값이다.

이렇게 라그랑지안을 썼을 때의 장점은, 연속체를 다루기가 쉬워진다는 것이다. 연속체의 경우 질점이 모두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각 “입자” 하나하나를 생각하기가 어려운데, 라그랑지안은 그 부분에 저장된 “에너지”만 생각해도 되므로 운동방정식을 세우기가 쉬워진다. 또, “힘”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으므로 좌표계 변환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뉴턴의 방법에서 힘은 벡터량이므로 좌표계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똑같은 힘이라도 그 표현 방식이 달라지고, 그렇기 때문에 좌표변환이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는데, 라그랑지안은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어떻게 좌표를 바꾸더라도 좌표변환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라그랑주의 방법을 적용하기 좋은 문제는 연속체 문제, 입자가 여러개인 문제, 그 외 골치아픈 문제 전부 다이다.

해밀톤의 방법은 라그랑주의 방법과 비슷한데, 라그랑주의 방법에서 주는 운동방정식이 2차 미분 방정식이라면, 해밀톤의 방법에서는 1차 미분방정식을 준다. 물론 그 대신 운동방정식의 양이 2배로 늘어나긴 하지만. 일단 먼저 일반화된 운동량을 유도해야 한다. 일반화된 운동량은 라그랑지안을 일반화된 속도로 미분한 것이다.

p = \frac{\partial}{\partial \dot{q}}L

그리고 나서 라그랑지안에 대해서 르장드르 변환을 취해서 해밀토니안을 얻는다. 르장드르 변환은 다음과 같은 계산을 하면 된다.

 H = \sum_i p_i \dot{q}_i - L

인덱스 i는 입자가 여러개 있는 경우이며, 만약 연속체인 경우에는 적분으로 바뀌게 된다. 아무튼, 좀 복잡해 보이지만 이렇게 얻은 해밀토니안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운동방정식을 얻으면 된다.

 \dot{p}=- \frac{\partial}{\partial q}H

 

 \dot{q} = +\frac{\partial}{\partial p}H

이렇게 하면 운동량과 속도에 관한 1차 연립 미분방정식 2개가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해밀톤 방법에서 말하는 운동방정식이다.

해밀톤 방법은 사실 운동량도 구해야 하고 르장드르 변환도 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까다로울 수 있지만, 1차 미분방정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컴퓨터로 구현하기에 좋다. 또, 해밀톤 방법의 이론적 토대로부터 양자역학으로 확장되는 부분이 있어서 양자역학을 보다 깊이 공부하기 위해서 해밀톤 방법도 깊이 이해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상대성이론에서 물체의 속도보다 운동량을 생각해야 하는 경우가 자주 나오는데, 이 때 적용하기에 편하다. 즉, 해밀톤 방법을 쓰는 경우는 상대성 이론이 등장했을 때 좋다.

앞의 내용에서 고전역학 문제를 다루는 세가지 방법에 대해서 아주 간단하게 설명을 해 보았고, 각 설명의 마지막 부분에 어떤 문제에 적용하면 좋은지 적어두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여러분들이 아주 많이 문제를 풀어보고 고전역학에 익숙해진 후에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고, 만약 당신이 아직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학생이라면 이 세가지 방법을 모두 배운 후 모든 문제를 세번씩 풀어 보는 것이 좋다. 즉, 어떤 하나의 주어진 역학 문제를 이 세가지 방법으로 모두 풀기 위해서 시도해 보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 세가지 방법은 물리적으로, 그리고 수학적으로도(!) 동등한 방법이므로 당신이 문제를 제대로 풀었다면 동일하고 동등한 운동방정식을 얻게 된다. 즉, 이 세가지 방법으로 모두 풀어보라는 뜻은 세가지 방법을 이용해서 운동방정식을 얻어보라는 뜻이다. 그렇게 많은 연습문제를 풀어보다 보면 점점 이 방법들에 익숙해지고, 역학 문제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관점이 생길 것이다.

소셜 그래프 게임의 분석

소셜 그래프 게임은 최근에 새로 생긴 도박의 한 형태이다. 게임 방식은 아주 간단한데, 판돈을 걸면 게임이 시작된다. 그래프에 숫자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올라가는데, 그 숫자만큼의 배율에 판돈을 곱해서 보상을 받는다. 단, 플레이어가 게임을 먼저 “종료”해서 적당한 배율을 얻어내야 한다. 만약 숫자를 올리고 있는 딜러가 먼저 “종료”한다면 판돈은 딜러가 가져가고 플레이어는 보상을 받지 못한다. 게임을 언제 종료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와 딜러의 선택이다. 또한, 딜러와 플레이어는 서로 상대방이 언제 종료할 것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게임을 하게 된다.

이 게임은 위와 같은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는데 저기 숫자로 표시된 것이 배율이다. 자, 그럼 이제 이게 뭐가 문제인지 본격적으로 분석해 보자.

x_d를 딜러가 종료할 때의 배율이라 하고, x_p를 플레이어가 종료할 때의 배율이라고 하자. x_p < x_d인 경우 플레이어는 x_p의 이익을 보고, x_p \geq x_d인 경우 플레이어는 -1의 손해를 본다. 여기서 -1로 정할 수 있는 이유는 어차피 판돈에 비례한 배율이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경우 판돈만큼 잃기 때문이다. 이것을 수익 함수 f(x_p, x_d)로 쓸 수 있다.

그 다음, 서로 언제 종료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으므로 일단 균등분포를 가정하자. 균등분포를 가정할 경우, 최대 배율 x_{max}가 있다고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확률밀도함수를 다음과 같이 규격화 할 수 있다.

P(x_p, x_d)=\frac{1}{x_{max}^2}

그럼 이제 평균적인 수익을 계산해 볼 수 있다. A영역에 있는 경우는 수익이 -1이다. B영역에 있는 경우는 수익이 x_p이다. 구간에 따라 적분을 계산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int_A dx_d dx_p f(x_p, x_d)P(x_p, x_d) = -\frac{1}{2}

 

\int_B dx_d dx_p f(x_p, x_d)P(x_p, x_d) = \frac{x_{max}}{6}

 

\int_{A+B} dx_d dx_p f(x_p, x_d)P(x_p, x_d) = \frac{1}{2}\left(\frac{1}{3}x_{max}-1\right)

마지막 식의 의미는 무엇일까? x_{max}<3이면 평균 수익이 음수가 된다. 즉, 플레이어가 손해를 본다. 배율을 3배 이하로 유지하는 경우에는 플레이어가 무슨 전략을 써도 평균적으로 반드시 손해를 본다는 뜻이다.

하지만 동영상을 보면 배율이 3배를 넘어서 수십배, 수백배, 수천배까지 가는데요?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다. 물론 그 경우에도 위와 같은 계산을 해서 플레이어가 평균적으로 손해를 보도록 만들 수 있다. 위의 적분 영역에서 A부분은 x_{max}의 제곱에 비례해서 늘어나는데, B부분은 확률밀도함수 P(x_p, x_d)의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즉, 원하는 최대 배율을 설계하고서 확률밀도함수를 포함한 B영역의 전체 부피를 A영역의 부피보다 작게 유지한다면, 가끔 대박이 터지는 일은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플레이어가 손해를 본다. 그것은 곧 딜러의 수익으로 이어진다. 심지어 이 분석은 딜러가 사기를 치지도 않고, 먹튀를 하지도 않고, 주어진 확률분포를 조작하지도 않는 나름 공정한 게임인 경우에도 성립하는 결론이다. 가령, 확률밀도함수의 중간 부분을 얇게 설계하고 최대 배율 근처와 작은 배율 근처만 두껍게 해서 대박이 좀 더 자주 터지는 것 처럼 설계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또, B영역의 전체 부피가 A영역의 부피보다 작기만 하면 되므로, 아주 조금만 더 작게 설계해서 플레이어가 실제로 누군가는 이득을 보는 것 처럼 보이게 할 수도 있다.

결론 – 하지 마라.

함수를 함수로 미분하기: 변분

물리학 문제를 풀다보면 흔히 변분 문제를 풀어야 하고, 변분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라그랑지안이라는 함수에 관한 함수를 함수로 미분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일단은 흔한 미분법에서부터 시작을 해야 한다.

 \frac{d}{dx} f(x) = \lim_{\Delta\rightarrow 0} \frac{f(x+\Delta)-f(x)}{\Delta}

이 경우 f(x)는 변수가 1개인 함수이고, 그 값도 스칼라로 주어져 있게 된다. 여기서 x을 x=\vec{a}\cdot\vec{v}로 정의해 보자. 그리고 \vec{v}=(v_1,v_2,...v_n)이라고 해 보자. 그럼 이제 다음과 같은 미분이 가능해 진다.

\frac{\partial f}{\partial v_i}=\frac{df}{dx}\frac{\partial x}{\partial v_i}

여기서 x=\vec{a}\cdot\vec{v} 라고 했으므로 \frac{\partial x}{\partial v_i}=a_i가 성립한다. 즉, 다시 쓰면 다음과 같은 식이 성립한다.

\frac{\partial f}{\partial v_i}=\frac{df}{dx} a_i

그럼 i는 인덱스인데, 이 인덱스를 연속화 한다면 어떻게 될까? 벡터 \vec{a}\vec{a}=(a_1,a_2,...,a_n) 으로 주어져 있고, 이 벡터는 일종의 유한수열이다. 또, 수열은 인덱스 i가 주어지면 그 인덱스에 해당하는 값인 a_i을 주기 때문에 일종의 함수로 볼 수도 있다. 그럼 일반화시켜서 \vec{a}=a(t)라고 해 보자. 과감하지만 그렇게 봐 보자. 이 경우에도 \vec{a}는 벡터이며, 거기에 해당하는 함수 \vec{v}=v(t)와 내적도 잘 정의된다.

\vec{a}\cdot\vec{v}=\int a(t)v(t)dt

이걸 다시 앞에서 썼던 f(x)에 넣고 위와 비슷한 방식의 편미분을 취해 보자.

\frac{df}{d(v(t))}=\frac{df}{dx}\frac{\partial x}{\partial v(t)}

자,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안 이상하다면 이상한 것이므로 여기서 당신은 이상하게 여겨야 한다. 앞에서 인덱스 i를 이야기 했을 때에는 자연스러웠는데, 그걸 연속화해서 변수 t를 쓰니까 뭔가 이상하다. 그렇다. 이상하다. 따라서 여기서는 “미분”이라는 것의 정의를 따라가야 한다. 편미분에서 시작했으니 편미분의 정의를 다시 살펴보자.

 \frac{\partial}{\partial v_i} f(x) = \lim_{\delta v_i\rightarrow 0} \frac{f(\vec{a}\cdot(\vec v+\delta \vec{v}))-f(\vec{a}\cdot\vec v)}{\vec{a}\cdot\delta \vec{v}}\frac{\vec{a}\cdot\delta \vec{v}}{\delta v_i}

위의 극한을 이용한 정의는 앞부분과 뒷부분으로 나눠지게 되는데, 그중 앞부분은 df/dx와 같으므로 뒷부분을 연속화 하는데만 신경쓰면 된다.

뒷부분은 인덱스 i가 주어져 있을 때 그 벡터의 변화량이다. 마찬가지로 매개변수 t가 주어져 있을 때 그 벡터의 변화량은 함수 자체의 변화량으로 주어진다. 따라서, 어떤 함수 v=v(t)가 주어져 있을 때, 그 함수의 변화량은 역시 어떤 함수로 주어지며 v+\delta v = v(t)+\delta v(t)이 된다. 이 때, 불연속적인 인덱스를 쓰는 경우에서 i이 바뀔 때마다 \Delta v_i이 바뀌어 가며 주어지므로 (즉, 극한으로 달려가는 속도가 각각 독립이므로), 연속적인 인덱스를 쓰는 경우에도 \delta v(t)는 매개변수 t에 관한 함수가 된다. 이제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frac{\partial x}{\partial v(t)}=\lim_{\delta v(t)\rightarrow 0}\frac{\vec{a}\cdot\delta \vec{v}}{\delta v(t)}=a(t)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수학자들이 들으면 천인공노할 만행이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정의하는 것이 변분의 엄밀한 정의는 아니다. 하지만 수열을 일반화한 것이 함수이고, 벡터의 내적을 함수에 대해 일반화한 것이 적분이라는 관점에서 편미분을 연속화해서 일반화한 것이 변분이라고 생각하면 변분법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Proudly powered by WordPress | Theme: Baskerville 2 by Anders Noren.

U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