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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포트 베끼기

    오늘은 교수님의 특별 지시로 베낀 레포트를 골라내는 작업을 했다. 항상 그렇듯, 나도 그랬듯, 베끼던 애들이 베끼는 것이고 그 속에서 억울한 사람도 있을 것이라는 건 알고 있다. 또한, 물리 문제가 다들 그렇듯이 하나의 풀이가 맞으면 다른 올바른 풀이는 그 풀이하고 대단히 비슷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어쨌거나 모르는 학생들도 아니고, 다들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인지라 레포트 골라내는 작업은 내 가슴에도 멍이 드는 작업이다. 물론 그런걸로 멍이 들 내 정신이 아니다. 아무 생각 없다. 어쨌건 무심히 복사한 것들을 찾아내는데, 3개 그룹이 나왔다. 2개 그룹은 각각 다른 소스에서 베껴온 것들이고 나머지 하나는 혐의점을 찾지 못한 그룹이다.

    복사인것 같다고 표시해서 교수님께 드리고 찬찬히 다시 생각해 보는데, 참 이 시대가 암울하더라.

    베껴서 냈으면 당연히 그 개인의 손해이다. 공부를 못한 거니까. 여기에 점수가 감점되면 당연히 그 개인의 손해다. 물론 학문이라는 것이 지극히 창조적인 분야이므로 남의 공로를 훔쳐서 사용하는 것은 근절되어야 하는 악덕이다. 하지만 이렇게 베껴서 낸 것을 일일이 다 읽어보면서 손으로 골라내야 하는 것은 시대가 잘못된 것이다. 아무도 베끼지 않을 것이 확실하고, 그걸 교수와 학생이 서로 믿으면서 레포트를 내고 평가하면 얼마나 좋을까.

    뭐. 이런 수준은 요순 시대에도 이루어지지 않았을 신뢰성이겠지만.

    하지만 그렇게 서로 베끼고 자신의 실력을 키우지 못한다면, 어디에서도 자신의 것이 없이 남의 공로에 얹혀서, 묻어서 가야 하는 인생이 될 것을 아직 깨닫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레포트 정도는 괜찮고,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는 자신만의 창조적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그래도 괜찮다는 것일까.

    어느쪽이든, 모든 사람들이 당장의 레포트 점수나 학점이 아니라 내실있는 실력을 키우기를 바란다. 그게 나에게도 좋은 일이다. 다른 사람이 내실있는 실력을 갖고 있다면 내가 나중에 누군가에게 일을 부탁할 때 믿고 맡길 수 있을 것이고, 그 일이 내가 예상한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믿을 수 있으니 내가 앞으로 해 나갈 일이 착착 진행될 테니까.

  • 블로거들의 모임에 관한 잡담

    며칠 전 까지만 해도 대선때문에 블로고스피어가 대단히 시끄러웠다.

    블로거들에게 가장 우스운 일이면서 가장 이슈가 되었던 것은 한국 블로거 연합의 출범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은 어째서 이슈가 되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수많은 블로거들이 해 주었었는데, 나름의 대답을 하자면 “저들만 블로거인가?” 일 것이다. 한국 블로거 연합의 출범을 지켜보면서 수많은 블로거들이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 더군다나 그 발기인들은 블로거가 아닌 것으로 생각되는 사람들이 아주 많이 있었다.

    그리고, 현재 한국 블로거 연합은 아무런 대외적 활동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어쨌든, 블로거들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작은인장님이

    http://may.minicactus.com/104282

    에서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몇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질문들이 있다.

    첫째, 블로거 또는 블로고스피어의 실제 세상에 대한 영향력은 작은가? 큰가? 대체 어느쪽일까.

    둘째, 블로거들은 실제 세상에 대해 영향을 미쳐야만 하는 것일까?

    셋째, 블로고스피어는 어째서 더 커져야 하는 것일까? 또는, 블로고스피어는 인위적으로 커질 것인가?

    넷째, 블로거들은 한목소리를 내야 하는가?

    하나씩 나름의 대답을 하면서 논의해 보도록 한다. 글에 이상한 점이나 오류를 범하고 있으면 지체없이 알려주시기를 바란다.

    첫째, 블로거 또는 블로고스피어의 실제 세상에 대한 영향력은 작은가? 큰가? 대체 어느쪽일까.

    우선, 영향력이라는 말을 정의하고 시작해야겠다. 이 글에서 영향력이라는 개념은 나와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을 나와 같은 의견을 갖도록 만드는 힘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겠다.

    블로고스피어의 영향력을 기성 언론과 비교하면 미약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들어, 하루 10만명 이상의 방문자가 찾아오는 유명 블로거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썼다고 해서, 그것이 신문에서 보도되는 또다른 특정 후보에 대한 기사보다 더 많이 보여질 수는 없다. 그런데, 이것은 배포 방식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다. 신문은 한번 배포되고나면 어쨌든 어딘가에서 계속 노출되며 읽혀진다. 하지만 블로거의 글은 하루에 10만명이 보더라도 그걸로 끝이다. 메타블로그 사이트가 그 글만 계속 노출시켜 줄 수도 없는 것이고, 아무리 방문객들이 추천을 올려준다고 해도 다른 글과 섞여 있으면 잘 안보이게 마련이다.

    결정적으로 신문은 불특정 다수가 보지만 블로그는 인터넷 유저들만이 볼 수 있다. 블로그를 보는 사람들이 인터넷 유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은, 블로그를 보는 사람이 이미 그 글의 논조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블로그가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신문보다 더 작아진다.

    물론 이 논리대로라면 블로고스피어가 아무리 커지고 블로거들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블로그의 페이지뷰가 하루에 백만개든 천만개든 늘어난다 하더라도 블로그의 영향력은 여전히 신문보다 작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둘째, 블로거들은 실제 세상에 대해 영향을 미쳐야만 하는 것일까?

    여기서도 영향이라는 말의 뜻은 앞서와 같다.

    자신이 살고 있는 실제 세상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도록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누구나 갖고 있는 욕망이다. 블로거는 그 도구를 자신의 블로그로 선택한 사람이다. 질문이 조금 이상할 수 있다. 블로거들은 실제 새상에 대해 영향을 미쳐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영향을 미치고 싶은 욕망이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기호 1번을 지지하는 블로거들, 기호 2번을 지지하는 블로거들, 그런 블로거들 등등이 서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블로그에 수많은 글들을 올렸었다.



    [각주:

    1

    ]



    대선에 관련된 것 뿐만이 아니다.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학술적 측면에서 수많은 글들이 하루에 수천개씩 생산되어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메타블로그에 등장한다. 광고로 도배된 스플로그 역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서 수익을 얻고자 함이니 마찬가지로 세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것은 그 숫자만큼이나 많은 블로거들의 욕망을 나타내고 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질문을 다시 살펴보자. 블로거가 실제 세상에 대해 영향을 미쳐야 하는 의무가 있는것인가? 그런 의무는 없다. 블로그가 그냥 자기 일상에서 느낀 한줄의 짧은, 타인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는 단어 하나를 올린다고 해도 역시 블로그다.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어찌되었든 블로거의 선택이다.

    셋째, 블로고스피어는 어째서 더 커져야 하는 것일까? 또는, 블로고스피어는 인위적으로 커질 것인가?

    블로고스피어는 더 커져야 하는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나는 활자중독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더 많은 글들이 생산되어서 내가 읽을 거리가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 하지만 블로고스피어가 더 커져야 하는 필연적 이유는 없다. 예전에 등장했던 수많은 웹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블로그 역시 그렇게 언젠가는 없어질 수 있는 인터넷 자원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 블로고스피어가 더 커져야 한다는 것은 블로그를 없애고 싶지 않은, 그리고 자신의 블로그를 더 많이 노출시키고 싶은 각 개인으로서의 블로거의 욕망이 드러난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블로거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간이 블로고스피어로 한정된다면, 블로고스피어가 세상 전체를 덮는 것이야말로 블로거들이 바라는 궁극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블로고스피어가 더 커져야 하는 이유는 이렇다고 본다.

    그럼, 블로고스피어는 인위적으로 커질 수 있을 것인가? 블로고스피어의 크기를 재는 어떤 정량적인 도구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그 도구로 사용할만한 수치를 생각해 본다면 실제로 글을 쓰고 있는 블로거들의 숫자가 블로고스피어의 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블로그의 태생적 한계때문에 인터넷 사용 인구를 넘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해서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활동적인 사람들보다 더 적은 숫자의 블로거가 존재할 수 있다고 본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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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얘기가 딴길로 새고 있는데, 어쨌든 블로고스피어를 인위적으로 키우려면 블로거 숫자를 늘려야 하는 것이고, 그것은 블로거들이 블로거가 아닌 사람들에게 실제 세상에서의 영향력을 미치는 것만이 그 인위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세상에서 영향을 미치는 개인의 역량은 각자가 다를 것이고, 옆에 있는 친구에게 블로그를 해 보라고 권유해서 실제로 그가 블로거가 되느냐 아니냐는 개인의 문제이다. 결국 블로거가 블로고스피어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은 더욱 양질의 블로그를 만들어서 블로거가 아닌 사람들에게 블로그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블로거의 영향력과 관계 있는 주제가 될 것이다.

    어쨌든, 블로거들이 블로그를 폐쇄하지 않는 한, 블로거가 아닌 사람들은 블로그를 만들게 될 것이므로 블로고스피어는 점점 커져나갈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에 비례하여 블로거들의 영향력 역시 차츰 커질 것이다.

    넷째, 블로거들은 한목소리를 내야 하는가?

    이것은 완전히 불가능하다. 블로거들은 한목소리를 낼 필요가 없고 내야 할 이유가 없다. 앞서 말했듯이 블로거들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은 결국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인데, 개개인이 모두 다른 사람이라면 블로그에 드러난 자신의 모습 역시 모두 다른 모습일 것이다. 따라서 블로그에서 주장하는 바는 모두 다른 주장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모두가 하나의 주장을 하고 있다면 이것은 여러개인 블로그가 한개인 블로그밖에 안된다고 할 수 있다. 즉, 같은 주장을 하는 블로그는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 블로거 연합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부분이다. 블로거들을 강제로 한 목소리를 내게 하려고 했으며, 그것은 완전히 불가능한 목표이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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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를들어서, 최근 서해안에서 유조선 사고로 기름이 흘러나온 사태를 받아들이는 관점에 따라서 봉사활동을 하러 가자고 할 수도 있고, 가지 말자고 할 수도 있고, 가면 안된다고 할 수도 있고, 가야만 한다고 할 수도 있다. 이 사고에 대해 어떤 회사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고, 법적 책임은 없지만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고, 아무런 책임도 잘못도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어떤 주장이든지 그것은 그 블로거가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이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다. 물론 이 주장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블로거는 “난 그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주제로 또한 자기 블로그에 글을 쓰고 트랙백을 걸면 된다. 이것이 곧 블로고스피어가 살아서 존재하는 방식이다.

    가령 모든 블로거들이 한목소리를 내서 “모두 서해안으로 달려가서 기름을 걷어내자”고 주장한다면, 그 주장 자체는 도덕적으로 옳다는 점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지만 나는 그 주장이 올바른가에 대해 한점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이제, 작은인장님이

    http://may.minicactus.com/104282

    에서 제시한 블로고스피어가 발전하기 위한 세가지 조건에 대한 논의를 해 본다.

    1. 포털이나 언론과 같은 외부기관을 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목소리를 퍼트릴 수 있는 시스템(연합체? site?)

    이것은 외국의 사례로 슬래시닷을 생각해 보고 싶다. 슬래시닷은 누군가 소식을 올리고 거기에 댓글을 달아서 토론을 하는 사이트로 시작했는데, 점점 커져서 지금은 꽤 영향력 있는 언론 사이트로 발전하였다. 물론 뉴스를 올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고, 거기에 대한 평가 시스템도 있으며, 평가자에 대한 평가 시스템도 있다. 하지만 블로거들이 올린 글들을 모아서 보여주는 사이트가 있다면, 그것은 그 정의에 의해 메타블로그 포털이 된다. 그리고 메타블로그 포털 사이트는 기존에 성장한 메타블로그들이 많기 때문에 새롭게 키우기가 힘들다. 하물며 수익을 추구하지 않는 메타블로그는 개인화된 메타 블로그를 제외한다면 만들기 어렵다고 본다.

    또한, 수많은 블로거들의 의견이 모여서 하나의 의견이 되었다고 해도, 분명히 그 의견에 반대하는 블로거는 존재하며 그 반대의견 역시 블로거의 중요한 의견이다. 따라서 한국 블로거 연합처럼 하나의 의견만을 제시하는 연합체는 결국 한국 블로거 연합처럼 수많은 블로거들에게 얻어맞게 될 것이다.

    따라서 나는 기성 언론이 블로거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블로고스피어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본다. 이것은 내가 앞서 논의한 것과 같이 그리 쉽지 않은 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가진 잠재력은 아마 기성 언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다고 본다. 그리고 기성 언론사에서 일하는 기자들이 블로거인 경우가 차츰 늘어나면서 기성 언론은 블로고스피어의 영향력의 범주 안에 곧 들어올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2.

    블로그

    를 손쉽게 이사할 수 있는 전문적인 도구(tool, utility)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은 어디까지나 블로거 개인의 저작권을 따른다. 저작권을 업체에 귀속시키는 모 포털 블로그 같은 짓은 참 나쁘다. 따라서 블로그를 손쉽게 이사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인데, 문제는 블로그를 이사하려면, 이사갈 집은 정해졌다 하더라도 이사하고 떠나야 할 블로그에서 이러한 백업 도구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회사 맘대로다. 이러한 도구가 필요하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블로그 시스템을 만드는데 이러한 도구를 의무적으로 만들 필요가 없는 한 이런 도구의 출현은 상당히 먼 일이 될 것이다.

    예전에 게시판 이동 시스템처럼 블로그의 모든 글을 하나씩 읽으면서 제목, 글, 댓글 등을 백업받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볼 수도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난 이걸 개발할 능력과 여유가 없다.

    3. 신뢰를 바탕으로 작동하는 시스템(meta?)

    신뢰를 바탕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라는 용어가 어떤 의미에서 사용된 것인지 잘 모르겠다. 메타 블로그의 추천수를 믿을 수 없다는 뜻일까?

    글이 길어지다보니 글에 주제가 없고 잡담이 되었다. 제목에도 잡담이라 적혀 있으니 과히 틀린 제목은 아닌 것 같다. 댓글 및 태클 환영이다.

    1. 여기서 퍼뜩 든 생각인데, 블로거들이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했다면, 이명박 지지자들의 블로그 역시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이명박은 블로거들이 영향을 미치거나 미치지 않거나 상관없이 당선 가능성이 높았다고 본다.

      [본문으로]
    2. 물론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관심받고 싶었어요” 욕망의 소유자가 잘못된 길로 빠지면 키보드 워리어가 될 것이니 주의하자.

      [본문으로]
    3. 애초에 발기인들이 블로깅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대놓고 관심없다는 말은 한 적이 없으니 그건 빼도록 한다.

      [본문으로]

  • 앞으로의 미래…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 교육을 받을 때, 나는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평생을 가져갈 화두를 “호기심”과 “자유”로 정했었다. 이 두가지 가치는 모든 선택에 있어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며, 나 스스로에 의하지 않고서는 변하지 않는 나의 절대 가치이다.

    2006년과 마찬가지로, 2007년도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될만한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났다. 난생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사귀어 봤고, 난생 처음 여자친구와 깨져봤고,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에 참여했고, 이제 석사학위를 받게 된다. 그와 더불어, 안갈것만 같은 군대에 가는 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고, 여전히 여자친구는 없고, 이제 정식으로 회사도 다니게 된다.

    항상 생각하고 있는 것은, 나의 생각을 방해하는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자유롭고 싶다는 것이다. 모든 가능성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미리 걱정하고, 쓸데없는 상상을 많이 하면서 살고 싶다. 과학자로서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 생각은 없지만, 불가능한지 가능한지 따지기 전에 포기하지는 않고 싶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참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일단 접고 회사에 다녀야 한다고 하니 갑자기 공부할 의욕이 사라진다. 요새는 매일 놀고 있다. 나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사람이 회사라고 하는 규정된 작업장 속으로 갔다가, 끝나기도 전에 다시 군대라는 엄격한 규율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서 대략 3년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별로 내가 바라는 미래는 아니다.

    2007년은 어쨌든 끝나간다. 곧 2008년이고, 2007년과 마찬가지로 2008년도 금방, 그렇게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나면서 지나갈 것이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고,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루어 놓은 것이 몇개 있기는 하지만, 평범한 20대 중반의 청년 답게 별로 위대하지는 않다. 결국 20대 때에 위대한 발견을 하지 못하면 평생 불가능하다는 바로 그 코스를 따라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언제 뭐 그런거 신경쓰면서 산 적이 있었던가. 대충 살았었지.

    지금 내 상황을 정리하자면, 아주아주 예쁜 보석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곳이 어디있는지 다 아는 마당에 거기까지 가기 위해서 보석과 관계 없는 지뢰밭을 지나가야 하는 심정이랄까. 중간중간에 뿌려진 짜투리 보석에 감사하며 그것만 줍고 갈 수도 있지만, 저기서 나를 부르는 보석밭이, 허허 포기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이제 perturbed life라 이름붙인 내 인생의 part 3가 곧 시작된다. 더욱더 알찬 내용으로 나를 찾아올 것을 기대한다.

  • What lies are truth?

    X-japan의 Art of life를 듣다 보면, 가사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What lies are truths? (어떤 거짓이 진실이고)

    What truths are lies? (어떤 진실이 거짓인가?)

    요새 하도 속고 사는 일이 많고, 나 자신도 주관적으로 볼 때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정치인들도 진실을 얘기하는 것 같아 보이지가 않고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은 거짓으로 판명나는 시대이다.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더라도 그 구별이 무의미해질 정도로 뒤섞여 있다.

  • NPC와 대화(?)

    독자 여러분들이 잘 알다시피(?) 난 지금 병특 업체를 찾는 중이다.

    저녁먹고 연구실로 들어오다가 거리에서 재작년에 졸업한 선배를 갑자기 만났다. 그 선배는 우리나라에 카드깡이란 단어가 생기기 이전에 이미 카드깡을 하고 있었던 귀재(?)인데, 2억 정도면 브로커를 알선할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 물론, 2억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 돈 내고 안가느니 그냥 갔다 오지요. -_-; 본론은 이게 아니다.

    그래서, 쭉 얘기를 하고서 연구실로 돌아오는데 조금 느낌이 이상했다. MMORPG게임에서 유저에게 정보를 알려주는 NPC를 만난 느낌이랄까. NPC의 존재는 이렇게 중요한 것이구나, 뭐 이런것이랄까.

    다들 온라인에서 렙업하고 몹잡느라 클릭할 때 난 병특 업체 정보 찾느라 클릭을 했으니, 이래저래 비슷한 것인가.

  • 소아암환자들을 위한 DONAS 프로젝트

    급해 보여서 일단 퍼왔음. 원래의 글 주소는

    http://newkoman.mireene.com/tt/1432

    이다. 리라쨩님께서 무단 퍼옴을 좀 봐주시기를…:)

    ‘구름’ 이라고 암환자를 위한 문화컨텐츠 사업을 하는 곳이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

    http://www.9room.co.kr

    )

    그리고 그 안에 몇몇 기획 중에서 DONAS 프로젝트라는 것이 있는데, ‘사진’을 통해서 할 수 있는 건 모두 하는

    모양입니다.

    일단 그 첫번째 걸음을 떼는 것이, 크리스마스 이브 때 약 다섯군데의 소아암병동을 순회하며, 그림자 인형극

    (밤고양이 극단에서 하는거에요, 이건)을 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녹여줄 예쁜 사진을 기증하기로 한 것입니다.

    약 2~30장의 사진을 기증할 생각입니다. 일단 사진의 주제는 ‘사랑’으로 통일합니다.

    꼭 잘 찍어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예술 작품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암으로 심신에 고통 받고 있는 아이들이 방긋 웃을 수만 있다면 그걸로 된겁니다.

    기증을 원하시는 분은 (한 분당 우선 세장의 사진을 받기로 했습니다. 물론 한장만 주고 싶다면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사진의 원본을 (최대한 큰 사진으로. 인화해서 액자에 걸어놓을거니까요~)

    제 메일로 보내주세요. 메일 주소는

    eveningcloud@nate.com

    입니다.

    기간은 12월 15일까지입니다.

    꼭 본인이 아니더라도, 이 뜻을 전해서, 다른 분을 추천해주셔도 좋습니다.

    올 크리스마스에는 사진 한장으로 따듯함을 전하실 수 있을겁니다~

  • 인생은 소설인가

    자기가 했던 사랑 얘기를 쓰면 소설 하나 나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많을 것이다. 그만큼 사랑에 관한 소설은 인생을 실제로 많이 반영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 역시 내 인생이 소설의 한 장면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 산다.

    앞서 얘기했던 인생 대역전은 또한번의 반전이 있다. 또한번의 반전 얘기는 상황이 정리되면 올려보련다. 세상만사 새옹지마라지만, 새옹의 이야기에 비유하자면 말이 도망가서 그냥 도망가고, 아들 다리 부러진건 그냥 부러진 거고, 내 인생이 대충 이런식이다.

    비관?


    ㅋㅋㅋㅋ

    인생 공략집이 있어서 스킬트리 어떻게 찍고 렙업 어떻게 하고 아이템이랑 장비는 어떻게 구하면 되는지 쫙 알려주면 좋겠지만, 그게 사람마다 다 다른걸. 그나마도 요새는 정형화된 규칙이 생겨서 의대나 법대나 공무원이 되면 대략 성공적으로 사는 거라고 보는 것 같다.

    근데, 예전에 디아블로2를 할때도 느낀 거지만 난 공략집대로 노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략집은 그 자체로 무슨 하나의 소설처럼 읽었었다. 디아블로2의 세계에서 난 내 맘대로, 내 생각대로 돌아다니는걸 좋아했다. 당연히 레벨은 오르지 않고 아이템도 좋은게 안 생겼지만. 게임은 게임일 뿐 그냥 재미있게 즐기면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을 뿐이다. 그것이 인생이 되니, 이건 인생은 인생일 뿐 그냥 재미있게 즐기면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가 참 힘들어진다. 남의 것도 아닌 내껀데…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머리털 다 쥐어뜯는 고민을 매일매일 하루종일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수없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다고 해도 내가 나의 고민을 생각하듯이 그 사람들의 고민을 하기는 힘든 일이고 그 사람들에게 내 고민과 고통을 도와달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다. 물론 내가 도와달라고 요청하면 도와줄 수 있는 사람도 많다. 근데 내가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이상한 자격지심일수도 있지만. 아직은 혼자서 할만하다. 마치 필살기처럼, 누군가의 도움은 정말 꼭 필요할 때 크게 한방 써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설정한 장래희망이 원래 이루기 힘든 것일까, 내가 힘들게 가고 있는 것일까. 이제 더이상 쉽게쉽게 가는건 불가능해졌고, 한고비 한고비가 모두 결정적 순간이 되었다. 그 순간들 중에 하나라도 포기하게 되면 나의 꿈은 접혀진다. 곱게 접히는 것도 아니라, 구겨져서 마음속 한켠에 버려둬야 할 수도 있다.

    이제 내가 해야 하는건, 앞으로 있을 5년동안 일어날 일을 변수를 바꿔가면서 시뮬레이션해서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한 기대값을 알아내는 것이다. 근데 결국 그게 소설가가 하는 일이지 뭐야. 근데 졸업논문도 힘든데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창작의 고통은 변비를 밀어내는 것만큼 힘겨운 일이다.

    그래, 알았어.

    천재가 되어주마. ㅋㅋㅋ

    날로먹지 않으면 되는 거잖아.

    누군가 도와주면 좋긴 하지만, 도와주지 않는다고 해도 주저앉을 수는 없는 거고. 아직은 힘들어서 주저앉고 있지만 아주 많이 연습하다보면 스스로의 힘으로도 설 수 있겠지. 하다가 힘들면… 쉬었다 가야겠지.

  • 아카펠라 공연

    오늘 인터넷으로 알게된 분이 아카펠라 공연을 한다고 해서 구경갔다. 잘 듣고 왔다.

    공연하신 분들 모두가 그냥 평범한 직장인, 학생, 백수 등이라는데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은 참 힘들어 보였다. 그렇지만 그만큼 실수하지 않기 위해 더 많이 연습했을 것이고 더 많이 노력했을 것이다. 아무튼 감상은 잘 했다.

    감상하면서 계속 생각했던 것은, 모든 사람은 저렇게 남들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돈을 버는 것은 곧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도 돈을 주지 않는다.

    자신이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는 학자

    자신이 그린 그림을 전시하는 화가

    자신이 연습한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가

    자신이 연습한 경기를 펼치는 운동 선수

    자신이 기획한 사업을 진행하는 직장인

    자신이 생각하는 철학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 활동가

    등등등…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돈 때문만이 아니다. 하지만 사람이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노력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멋진 철학, 뜨거운 열정, 그런것 때문에 사는 게 아니다. 소박하게 밥벌어 먹고 싶은 것이 모든 것이고 그 소박함을 이루기 위해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 공부 방법에 관하여

    천재가 되는 공부법이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세히 보면 흥미로운 점을 알 수 있다.

    정답은 아래를 참고.


    more..

    천재다.

  • 나눔파티

    12월 7일. 아무튼 나눔재단에서 진행하는 나눔파티에 갔다.

    6시 30분까지 오라고 하여, 충무로 역에서 내려서 이메일로 받아 인쇄해온 지도를 펼쳤는데, 내가 어디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경찰 아저씨에게 문의하여 대충 길을 찾아서 왔는데, 어디냐. 대체. 아무튼 전화도 여러번 걸고 이래저래 오락가락 하다가, CJ인재원을 찾아냈다. 지금 생각해보니, CJ인재원 앞을 두번 지나친 뒤에 세번째에 찾아낸 것 같다. 길눈이 어두워진 것일까. 아무튼, 그래서 안으로 들어가서 잠시 기다리니 짝꿍을 뽑으란다. 추첨 아니었나…

    널려있는 이름표에서 그냥 고르면 되는 것이었는데, 난 별 생각없이, 그리고 그 어떠한 정치적인 고려도 없이 제일 먼저 눈에 띈 “정동영”이라는 이름표를 골랐다. 참고로 대통령 후보 정동영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자. 이 글은 대선 관련글이 진짜로 절대로 아니다. -_-;

    해서, 동영이랑 만났는데, 이 아이는 내가 좋은건지 싫은건지 내색도 안하고 뛰쳐나가서 산타 아저씨의 빨간 모자를 뺏으러 뛰어다녔다. 밥은 먹고 놀자. 쫌. 나이를 물어봤더니 10살, 초등학교 3학년이라고 한다. 뭐랄까, 초등학교 3학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확실히 지치지 않는 체력이 있었다. 나도 14년 전에는 저렇게 뛰어다니는 것이 가능했었지. 훗. -_-?

    어찌어찌하여, 아무튼 밥을 먹고. (밥은 맛있었다. 그날 처음 먹은 밥이라 그랬던건 절대로 아니다. 진짜다.)

    강당으로 옮겨서 레크리에이션을 3시간 했다.

    다음은 인증샷(?)이다. 사진을 찍어주시고 복사해오도록 허락해주신

    기차니스트

    님께 감사를 드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나서 케이크를 먹고, 인사하고 끝났다.

    이렇게 쓰면 후기가 너무 짧은가?

    사실 본편은 레크리에이션 3시간동안 있었던 일인데,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다른 블로거들의 나눔파티 후기를 참고해 주기 바란다. 대략, 뭔가 재미난 것을 하고, 업어주고, 선물을 받고, 트리를 만들고, 편지를 썼다. 너무 짧게 요약한 것인가.

    중간에 싸이월드 주소를 물어보고 다니는 여자아이가 있길래 “이분들은 블로그 하시는 분들이라 싸이는 안하신다”라고 말해봤지만 내가 틀렸다. 왠지 다들 싸이월드를 하고 계시는 것 같다. 흠…내가 별종인것일까.

    아, 그래서, 동영이는 대단히 뛰어다니는 친구다. 좋게 말하면 활기찬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까불어대는 스타일이랄까. 뭐, 나중엔 나름 친해졌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내가 나만의 친화력이 있지 않는가. 초면에 전혀 어색하지 않은 바로 그것. 물론 덕분에 확 가까워지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과는 친해지기 힘들다.

    어쨌든 나는 재미있었다. 동영이도 재미있었는지, 다른 아이들이 재미있었는지, 다른 블로거 분들도 재미있었는지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뭐, 그렇지만 동영이가 써준 크리스마스 카드에는 “신나고 재미있었다”라는 취지의 글이 적혀있는 걸로 봐서는 내가 재미있게 놀아준 것 같다.

    나중에 다시 동영이를 만날수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다. 동영이가 나를 기억할지도 모르겠고, 내가 동영이를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다시 만나느냐가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오늘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내일도 신나게 놀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단 한번의 인연으로도 내일을 바꿀 수 있고, 두번다시 보지 못하더라도 친구는 친구인 것이니까.

    그 어린이들이 커서 뭐를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알아서들 잘 하겠지. 모두들 자기 장래희망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그 꿈이 무엇이든지 이루기를.

    행사가 끝나고 나서 작은인장님이랑 별다방에 가서 음료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집에 왔다.

    재미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신 나눔재단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아이들 돌아가고 나서 참가한 블로거들끼리 잠깐이라도 모여서 블로그 주소라도 교환하는 자리가 있었으면 어떨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