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일자리

얼마 전, 아마존에서 직원이 없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손님이 매장에 입장할 때 스마트폰으로 인증을 하고 들어가면, 물건을 골라서 나올 때 자동으로 계산이 완료되는 방식이다. 이 방식으로 운영되는 매장은 인건비가 들어가지 않으므로 처음 매장을 열 때 들어가는 투자비를 제외하면 장기적으로 이득이다.

사실 반복작업이나 고강도 노동에 있어서 지능적인 판단은 유일하게 인간이 기계보다 앞서고 있던 부분이었다. 기계는 인간보다 더 무거운 짐을 지고 움직일 수 있고, 더 정확하게 재료를 가공할 수 있으며,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판단의 영역에서는 인간을 따라잡지 못했했다. 이전까지 우리가 알던 세계에서 기계가 할 수 있는 것은 직선적이고 단순한 계기판을 보고서 작동을 더 하느냐 정지하느냐 정도의 판단이었고, 이보다 복잡한 판단은 인간의 지능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리고 그 지능은 다른 동물로 대체할 수도 없는, 지구상의 종 중에서도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능력이었다. 하지만 딥러닝이 개발되면서 기계의 판단은 점점 인간의 판단력을 따라잡고 있으며, 그 발전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2016년의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이었고, 그 결과는 다들 알다시피 알파고의 5전 4승 승리였다.

인공지능이 점점 보편화되어 갈수록 사람이 설 자리는 없어진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고, 전세계적으로 기술이 발달하면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당연한 결과이다. 인공지능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임금을 줄 필요도 없고, 인권에 대해 따질 필요가 없으므로 24시간 1년내내 일을 시킬 수 있으며, 사람처럼 지치거나 하지 않고 에너지만 공급하면 언제든지 일을 할 수 있다. 여기에 판단 능력이 점점 인간에 가까워지고 있으므로 인공지능이 활약할 영역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이것은 인간에게 있어서는 고전적인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기계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영역을 예전에 넘어서고 있었다. 앞서 이야기한 부분 외에도, 인간보다 더 빠르고 더 단단하고 더 섬세하다. 가령, 공장자동화와 기계화에 맞서서 영국에서는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났었다. 왜냐하면 그때까지 인간이 제공하던 노동력을 기계가 대체하면 인간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생계가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국의 노동자들은 기계를 파괴하고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매우 당연히, 기계에 일을 시키는 것이 생산 비용의 감소를 가져와서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었기 때문에 수많은 노동자들의 생계와 함께 공장자동화는 진행되었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에 의해 인간의 지능이 필요한 부분이 대체될 수 있다면, 인간은 결코 인건비 싸움에서 인공지능에게 이길 수 없다. 인간은 밥을 먹어야만 살 수 있으며, 기계처럼 휘발유나 220V전기를 먹고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고전적인 일자리의 감소는 두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고전적인 세대의 생계가 위험해진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먹고 살기 위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뜻이다. 인간이 기계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기계와 경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기계는 할 수 없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끊임없이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이 두가지 사건의 의미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즉, 여기서 고전적인 세대의 생계가 위협받는 것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이며, 새로운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고전적인 세대를 잠시 정의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고전적인 세대는 그 이후 세대와 비교할 때 나이가 더 많기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진다. 이것은 어느 한 개인에 대해서는 편차가 있을 수 있으나, 인간 전체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면 매우 필연적인 현상이다. 신체적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은 생계에 필요한 돈을 버는데 충분한 시간동안 일을 하기 어렵다는 뜻이고, 정신적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은 새로운 기술이나 기법을 배우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특히, 신체적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기술의 발달에 의해서 보완할 수 있다고 해도 정신적 기능이 떨어진 것은 아직 기술적으로 보완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새로운 기술과 기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앞으로 언급할 새로운 종류의 일자리에서 업무를 처리하기 어려울 것이며, 아예 일을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고전적인 세대의 생계가 위협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사람은 일을 하고 받은 돈으로 생계를 꾸려가는데, 그 사람들의 일자리가 인공지능에 의해서 대체될 수 있다면 사람에게 주는 인건비는 점점 떨어져서 인공지능에게 들어가는 비용만큼 내려갈 것이다. 현재는 인공지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건비가 그렇게까지 떨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로 볼 때 곧 많은 사람들이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이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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