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snow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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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율씨, 아직도…
…
아직 포기 못하는 젊음을 갖고 있다.Drexel Yi 라는 수학자가 보낸 메일을 그대로 나에게 포워딩해줬다. -_-; 나한테만 한건 아니겠지.
Dear Jae Yul Lee, It is with some sadness that I make the following remarks.
Both the reviewer that you cited (in your first email to me) and I
know for a fact that your proof to FLT is far from perfect. I have been
gentle with my response, and hoping to guide you towards finding the
hole(s) in your proof, because I see that you seem to be quite
passionate about mathematics. However, in arrogantly asserting that
your proof is ‘perfect’, you have revoked these privileges.
Flaws about your proof:
1) page 1 and page 2 are inefficient and can be simplified to about 1 or 2 paragraphs.
2) Sections 5 and 6 are redundant, for if section 4 is proven, then they are unnecessary.
3) the last part of section 4 is unjustified. In fact, proving the last
‘obvious’ observation IS proving FLT, since everything-else is obvious.
4) most of the proof is poorly set out, and far from perfect.
5) I am not entirely convinced that you know how to prove the claim
that X^(n/2), Y^(n/2) and Z^(n/2) must not all be integers. I can see
the argument, however, judging by your claim at the end of section 4, I
will not assume that you know how to prove this. Please demonstrate
that you can prove this point first.
Regards,
Math Forum Drexel Yi.
해석해 보자.
이재율씨에게, 미안하지만 다음과 같이 말할 수밖에 없다.
당신이 인용한 리뷰어(나한테 처음 보낸 메일에 있던) 와 나는 당신의 FLT증명이 완벽에서 한참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신이 수학에 엄청나게 열정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난 내 대답에서 신사적이고, 당신이 당신 증명의 구멍(들)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기를 바랬다. 그런데, 당신의 증명이 “완벽하다”는 거만한 주장에 대해서, 이러한 권리는 사라져 버렸다.
당신의 증명의 오류는 다음과 같다.
1) 1쪽과 2쪽은 비효율적이고 한두문단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2) 5절과 6절은 너무 장황하다. 만약 4절이 증명된다면, 그 부분은 불필요하다.
3) 4절의 마지막 부분이 정식화되지 않는다. 사실 마지막의 “명백하다”는 관찰이 바로 FLT를 증명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외에 나머지 모든것은 “명백하기” 때문이다.
4) 그 증명의 대부분은 구성이 허술하고 완벽과는 거리가 멀다.
5) 난 당신이 어떤 방식으로 X^(n/2), Y^(n/2) and Z^(n/2)가 모두 정수일 수는 없다는 걸 증명했는지 납득할 수가 없다. 그 논의를 이해하긴 했는데, 4절에 끝 부분에 있는 당신의 주장을 보고 평가해본다면, 난 당신이 이걸 증명하는 법을 안다고 가정할 수가 없다. 제발, 당신이 이 부분을 증명할 수 있다는 걸 우선 보여줘라.
안녕히. 수학 포럼 Drexel Yi.으허허허허허허헝…
이 아저씨 전 세계 수학자들에게 진짜로 억지를 쓰고 있다.
물론 이재율씨가 논문을 보낸 한국의 수학자들 역시 마찬가지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딱 한군데 빼곤 전부 자명하다. 이재율씨가 자명하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남들에겐 전혀 자명하지 않다.
(참고로 저 부분은 나도 이전에 지적했던 부분이다 -_-;)이재율씨가 자명하다고 여기는 것을 모든 수학자가 이해하지 못하여 자명하지 않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수학자들이 바보인 것이 아니라 이재율씨가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님 Mathematics를 하지 말고 Mythematics라는 학문을 새로 만들어서 혼자 연구하시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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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압축 풀고 실행해 보세요.
1분정도면 끝낼 수 있는 간단한 게임입니다.
결과를 댓글로 남겨주시면 재밌을 거예요.
다만 다른 분들의 재미를 위해서 힌트는 남기지 말아주세요.
근데 저는 졌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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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실험일기
오늘은 여러가지 실험을 했다.1. 알루미늄 증착
이박사님의 도움을 얻어서 알루미늄 증착 실험을 했다.
증착한 알루미늄의 두께를 측정하는데 자꾸 맘에 안드는 결과가 나온다.
70나노미터가 나와야 하는데 왜 50나노미터가 나오는거냐.2. M3나사 자르기
실험에 사용할 기구를 조립하기 위해서 3밀리미터짜리 나사(M3)를 쓰는데, 이놈이 길이가 너무 길었다.
4개를 니퍼로 끊고 나니까 내 손이 끊어질 것 같다.
나는 차력사가 아닌거.3. 나는 갑이다
기기 제작하는 업체에다가 실험에 사용할 기구를 주문하는데, 너무 유하게 말해서 최박사님에게 갈굼 받았다.
그리고 최박사님께서 다음주 월요일까지 완성해서 보내달라고 업체에 전화를 해 주셨다.
다음부터는 내가 그렇게 해야 한다. 다시한번 가슴에 손을 얹고 다짐한다. “나는 갑이다”4. 캐드 그리기
방금 얘기한 실험 기기 도면이 잘못되어서 치수를 고쳐서 다시 보냈다.
이젠 20분이면 도면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5. 스핀 코팅
폴리머를 유리 기판 위에 코팅할 때는, 폴리머를 톨루엔에 녹여서 유리 기판 위에 떨어트리고 그 기판을 빠르게 회전시켜서 얇게 펴주는 스핀코팅을 한다.
문제는 이게 오차가 좀 있다는 건데. 지난번에 실험할 때 찾은 공식을 활용해서 제작했더니 두께가 예상치보다 10%만큼 더 얇게 나왔다. 아아아아악…
다시해야돼.6. 두께 측정
대학교 처음 들어가서, 1학년때 기본 과목인 일반물리학 실험에서는 여러가지 측정 실험을 한다. 관성모멘트 측정이라든가, 비저항 측정이라든가, 점성 측정이라든가.
오늘 한 실험은 그보다 더 기초적인 “두께”의 측정이다. SI단위계의 가장 기초적인 양 중의 하나인 “길이”의 차원을 가지는 값이다. 알루미늄과 폴리머의 두께를 측정하였다. 100나노미터 이하는 오차가 너무 심하다. -_-;
측정 장비는 Surfcorder라는 것을 이용하였다. 바늘이 시료에 접촉해서 긁으면서 두께를 측정하는 장비이다.
물론 내가 하는것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마우스 클릭을 몇번 해 주고 한참 기다리고서 측정 결과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 실험을 하면서 일반물리학 실험이 생각났다.7. 다시 실험실로…
알루미늄 증착은 진공 뽑는데 2시간 넘게 걸린다. 그래서 한번 실수하면 2시간이 날라간다.
이따가 8시 30분에 저녁 먹고 다시 실험실로 가야 한다. 알루미늄 날리러…이 일기는 시간순서대로 작성되지 않았다.
오늘의 교훈 : 나는 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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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TV를 보는데 공익광고가 나온다.
“역사는 말한다. 우리는 언제나 위기를 극복해 왔다고”사실 그렇다. 우린 위기를 극복해왔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자.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지금 그 공익광고를 볼 수 없을 것이다. 나라가 망했을 테니까.
이 공익광고는 원래 “지금은 위기이지만 우리는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의도를 갖고 있다. 하지만 나처럼 “절망으로부터의 희망”을 가진 사람에게는 그게 도저히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우리가 지금까지 위기를 극복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다행히 우리가 극복해낼 수 있는 위기만이 우리에게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우리의 능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위기가 다가왔다면 우리는 그 위기에 패배하고 망해버렸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 거라고? 내 말은 맞다. 망하지 않았다면 위기를 극복한 것이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망해버렸다면 그 반대인 경우다. 그 중간은 없다. 굳이 그 중간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아직 위기를 겪고 있는 도중일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가 우리가 극복할 수 있는 위기인지 아닌지는 그 위기가 끝나봐야 알 것이다. 우리가 가져야 하는 것은 “이겨낼 수 있다”는 막연한 희망이 아니다. 막연한 희망은 그 희망이 꺾였다고 생각했을 때 절망으로 다가온다. 그 절망은 희망의 크기만큼이나 큰 절망이 될 것이다.
우리가 가져야 하는 태도는 “이겨내겠다”는 의지이다. 의지는 꺾이지 않는다. 또한, 의지가 약해서 꺾이더라도 절망이 되지 않는다. “이겨내지 못했다”는 의지의 꺾임은 “아직 이겨내지 못했다”라는 것으로 그 뒷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다. 죽음을 눈 앞에 두고도 “아직 죽지 않았다”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죽었다”라는 말은 죽은 다음에 하자.
위기는 기회인 것이 맞다. 하지만 그대로 망해 버릴 수도 있는 치명적인 기회다. 물론 위기상황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물러서거나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물러서거나 피할 수 있다면 그건 위기가 아니다. 위기를 이겨낸다면, 앞으로 그와 같은 위기가 다시 오더라도 이겨낼 수 있다.
희망은 버리자. 그 자리를 의지로 채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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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공부하는 법 : 실전!
이전에 작성했던 ”
혼자서 공부하는 법
“이라는 글이 요새 뜨고 있는 것 같아서, 내용을 보충해 둔다.
이 글에서는 이전에 썼던 글에서 뜬구름 잡는 소리로 해 두었던 것들을 실제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그리고 3년간 변한 내용이 뭐가 있는지 보충하기로 한다.*여기서 다루는 내용은 자신만의 공부방법을 아직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런것도 한번 해보면 어떨까요?” 수준에서 권해보는 하나의 방법이다. 자신만의 공부방법을 정립하고 그 방법을 통해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사람들은 이 글을 읽지 않아도 무방하다.
1. 수동적 공부방법 끊기.
수동적 공부라는 것은, 누군가 나에게 요점정리가 잘 된 것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것을 듣고 이해하여 암기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 시간이 없거나 그다지 공부하고 싶지 않은 내용인데 그 내용이 어렵기까지 한 경우엔 정말 공부하기 싫다. 책을 들여다보는 것조차 갑자기 귀찮아지는 법이다. 그리고 이런 경우 요점정리가 잘 되어 있는 것을 공부하면 참 좋다. 너무나 효율적인 공부를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공부하면 깊이있는 공부는 불가능하다. 요점정리를 이용해서 공부하는 것은 공부하기 싫은 과목이거나 깊이 이해할 필요가 없는 과목에만 사용하자.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공부를 할 때 글을 읽거나, 설명을 듣거나, 문제를 풀면서 공부를 한다. 문제를 푸는 경우는 문제 해결력이 중요하겠지만, 나머지, 즉 글을 읽거나 설명을 듣는 경우에는 독해력과 비판력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독해력과 비판력을 키우게 되면 수동적 공부를 끊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도 줏대 있고 소신 있는 놈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으므로 이 능력은 열폭하여 만렙을 찍도록 한다.
독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당연히 많이 읽어야 한다. 이해가 되든 되지 않든, 일단 한번 읽고서 그 내용을 어떻게든 정리한다. 여러번 들을 수 없는 강의라면, 무조건 많이 필기해둔다. 칠판에 적힌 내용이든 말로 한 내용이든, 다양한 내용을 노트에 적어두자. 그 다음, 다시한번 읽어본다. 내용을 다 아는 것 같아서 곧바로 다시 읽기 싫으면, 그 다음날 읽어봐도 좋다. 아마 새카맣게 잊어먹고 대체 뭘 듣고 뭘 읽었고 뭘 알고 있었는지 모를 것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나오면, 일단 다섯번 정도 그 부분을 뚫어지게 읽어보고 생각하자. 대체 왜 이해가 되지 않는 건지.
다섯번이나 읽어봤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그건 당신에게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어쩌면 그 글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단어가 어려운가? 아니면 문장이 너무 복잡하게 써 있는가? 전체적으로 문단의 구조가 엉켜있는건가?
단어가 어려운 거라면 당신은 아직 그 글이나 그 강의를 접하기에는 초보 수준인 것이다. 기초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만약 모르는 단어의 뜻을 사전이나 백과사전에서 찾아보고 곧바로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다면 기초로 되돌아갈 필요가 없지만, 그렇게 찾아봐도 모르겠다면 기초부터 공부해볼 것을 권한다.
문장이 복잡하다면, 언제나 그렇듯 주어와 동사와 목적어를 찾아보자. 누가 뭘 어쨌는지를 알면 나머지는 다 수식어구일 뿐이다. 열번 넘게 분석해봐도 해석이 안된다면, 문단이 엉켜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럼 그냥 제끼고 다음 부분으로 넘어가자.
전체적으로 텍스트를 한번 읽고 나면 그중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면? 열번정도 읽어보자. 그래도 이해가 안되면? 기초부터 다시 하자.
이해가 된 부분은 OK.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은 일단 남겨두자.
그 다음, 비판력을 키워보는 시간이다. 가장 먼저
비판은 비난이 아님
에 주의하자. 이것은 중요하다. 이게 글을 찬찬히 읽어보면서 이렇게 질문한다. “이건 뭔 개소리여?”
중요한건, 일단 그 저자가 헛소리를 하고 있는 거라고 간주하는 것이다. 글쓴이의 입에 발린 글빨에 넘어가면 비판능력이 전혀 자라나지 않는다. 앞서 길러둔 독해력을 사용해서 글의 내용을 대충 이해하였으면, 글의 어느 부분이 주장이고 어느 부분이 그 주장에 대한 근거이며, 어느 부분이 그냥 사실의 제시이고, 어느 부분이 글쓴이의 상상인지 구분해 본다. 대부분의 경우 형용사/부사가 많으면 상상이고 숫자가 많으면 사실의 제시인 경우가 많다. 단, 여기서 주의해야 하는 것은 글쓴이가 제시한 숫자를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모든 숫자는 실제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지만, 실제 세계를 완전히 표현할 수는 없다. 더군다나 통계 숫자인 경우 더욱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통계 자체는 진실이라고 해도 그 숫자를 이용해서 사기를 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전체적으로 글을 해부해서 읽고난 다음엔 최종적으로 저자의 결론을 찾는다. 그리고 그 결론이 본문에 들어가 있는 근거에 의해서 논리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본다.흠…그런데 이렇게 하는게 다 귀찮은가? 그럼 그냥 많이 읽자. 여러번 읽든, 다양하게 읽든, 많이 읽으면 된다. 다만, 대충 읽지 말고 진지하게 읽자. 최소한 자신이 읽고 있는 문장이 납득이 되는 문장인지만 생각하면 최소한의 공부는 된다.
수동적인 공부를 끊는 것은 외부에서 정보를 끌어들이는 방법을 배우는 것에서 시작한다. 주어진 정보를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없는 정보를 찾아내서 알아내는 것이다. 방금 말한 독해력과 비판력의 중요성은 외부에서 끌어들여온 정보가 믿어도 좋은 것인지,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내 말이 헛소리로 들리나? 그럼 당신은 최소한의 비판력은 생겼다는 것이다. 비판능력을 키워낸 자신에게 만세 삼창을 외처주고 돌아와서 글을 계속 읽기 바란다.외부의 정보는 어떻게 끌어들여오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나머지 부분에서 나눠서 설명한다.
2. 두려움 없애기.
사실 이건 두려움이라기보다는 귀찮음이 더 큰 경우가 많다. 그냥 모른 채로 살아도 괜찮을 것 같은, 그런 정보가 이 세상에는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몰라도 아무 지장 없기도 하고.
모르더라도 괜찮은 정보는 그냥 넘어가자. 하지만 꼭 알아야 하는데 모르고 있다면? 그리고 왠지 남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그런 내용일 것 같으면?
오해다. 그건 진짜 오해다. 당신이 모르고 있는데 남들이 전부 다 알고 있을 정도로 당신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당신이 스스로를 평범하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처럼 그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 적어도 두명 이상은 있다. 일단 이 글을 쓰는 내가 뭔 내용인지 모를 것이고…
아무튼 배우지도 않은걸 알고 있을 거라고 기대하면 안된다. 남들이 당신에게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 하더라도 당신 스스로는 그렇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배우지도 않은걸 어떻게 알겠어. 그것도, 생각조차 한번 해보지 않았을텐데.
따라서, 모르는건 그나마 다행이다. 진짜 두려워 해야 하는건, 당신이 뭔가를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이다. 어디서부터 뭘 공부해야하는지 감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모르기 때문에 두렵다면, 일단 뭘 알고 뭘 모르는지 정리해 두자. 노트 하나를 꺼내서 아는 것을 모두 쓰고, 잘 모르지만 어디서 주워 들은 내용들을 모두 쓴다. 거기에 적혀있지 않은 것은 자신이 아는지 모르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것들이다. 이제 그것은 지도가 된다. 뭔가를 배웠다면, 무엇을 배웠는지 그 노트에 한두 문장 정도로 요약해서 적어두자.
당신이 정보의 바다와 지식의 산줄기를 훑고 다니는데 유용한 지도가 될 것이다.
지도가 있으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게 두렵긴 하지만…그건 잠시 후에.)3. 즐기기
공부는 즐겁다.
이게 뭔 개소리냐고 생각하는 사람은 여기까지 글을 착실히 읽으면서 온 사람이다. 헛소리처럼 들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공부는 즐거운 일이 맞다. 학교 공부를 아무리 싫어하는 친구라도, 오락실 가서 친구에게 게임의 비결을 전수 받을 때는 눈빛을 번뜩이며 귀를 쫑긋 세우고 성실히 배우지 않는가? 수학 공부를 아무리 싫어하는 친구라도, 주식 시장에서 어떤 주식을 언제 사서 언제 팔면 수익율이 얼마나 되는지 설명이 나오면 가던 길을 멈추고 침흘리며 듣지 않겠는가?
이 모든 것이 공부하는 것이다.
공부는 사실 별게 아니다. 외부의 “지식”을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가공해서 자신의 머릿속에 갈무리해두는 것이다. 공부의 쉽고 어려움은 가공 과정이 얼마나 쉽고 어려우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가장 재미있는 공부는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이다. “돈 버는 방법” 같은 강좌에 가보면 아무도 잠든 사람이 없는 것과, “예비군 교육”에 가보면 모든 사람이 잠들어 있는 것은 같은 이치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재미있게 만들까? 어떻게 하면 내가 싫어하는 과목이 좋아질까? 그 전에,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좋아하는 과목을 먼저 정하고, 그 과목과 내가 공부해야 할 과목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하고싶은 공부를 하자.
하고싶지 않은 공부를 해야 한다면, 별수 없이 억지로 하자. -_-4. 질문하기
질문은 제대로 해야 한다.
질문할 때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1) 내가 뭘 모르는지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2) 내가 뭘 아는지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3) 누가 이걸 알고 있을지 알아내야 한다
이 세가지를 알고 질문하면 답을 얻지 못할리가 없다.
내가 뭘 모르는지조차 모르겠다면, 그 모른다는 사실 자체를 알려주고 그에 대한 답을 구하자. 누가 이걸 아는지도 모르겠다면, 누가 알것 같은지를 우선 물어보자.
http://oops.org/?t=lecture&sb=beginner&n=1
잘 모르는 사람이 질문을 잘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 문서에 자세히 적혀 있다.5. 지겨움에 대한 내성
사실 이건 별수없다. 공부해서 이해하고 난 뒤에 오는 짜릿함에 중독되기 전 까지는 어금니 꽉 깨물고 버티자.6. 독서
책을 많이 읽는 방법은 별거 없다. 아무리 무거워도, 아무리 가방이 작아도 무조건 책 한권을 넣는다. 그리고 시간 날때마다 꺼내서 읽자.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는다. 재미있는 책만 골라 읽어도 좋지만, 우연히 고른 책이 재미가 없더라도 끝까지 읽도록 한다. 난 예전에 1천페이지 정도 되는 생태학 개론서를 1주일동안 꼬박 읽어본 적이 있다. 정말 지겨웠지만, 그렇게 다 읽고 나니 웬만큼 지루한 책도 잘 읽히게 되었다.
무조건 읽는다. 일단 읽으면 끝까지 읽는다. 한권 다 읽으면 다른 책을 꺼내자.
그럼 당신도 독서왕.7. 친구
이건 내가 어떻게 해줄 수가 있는게 아니라고 본다. 알아서 잘…—–
글을 다 쓰고 보니 용두사미가 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언젠가 보충할 내용이 생기면 그때 보충해 두도록 한다.
질문은 댓글로, 언제나 대 환영이다. -
해도 되는 말?
나랑 같이 입사한 입사 동기중에, 성격이 매우 착한 사람이 있다.근데, 나는 이 사람에게 나의 속 깊은 얘기를 절대 하고 싶지 않다.
왜 그런가?
그는 나에게 시시콜콜한 얘기를 너무 많이 했다. 그거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그 시시콜콜한 얘기의 내용이 문제다. 연구실에서 뒤로 들은 자기 연구실 속사정이라든가, 연봉 얘기 등을 꽤 쉽게 꺼낸다. 그 사람의 경력으로 봤을 때, 계속 학계에만 있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운전면허를 신청했다는 얘기부터 면허증 받았다는 얘기까지, 거의 매일 들으면서 – 대체 이 남자는 왜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학생회관 지하에 미장원이 있다는 얘기를 왜 해주는 것일까. 학생식당의 식사는 A코스와 B코스가 있는데 교직원식당에서는 B코스가 똑같이 제공되고 대신 리필이 안된다는 얘기를 왜 해주는 것일까. 그것도 3번이나.
장례식장을 29살 될 때까지 한번도 안 가봐서 잘 모른다고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보는데…대책이 없다. 상세히 가르쳐 주긴 했지만. 주워들은 얘기도 없던 것이었을까. 29살인데, 왜 26살인 나보다 경험이 적어보이는 걸까. 전에 있었던 연구실에서 나름 막내였다고 자랑하지만…그건 자랑이 되질 않는다. 대학 연구실에 29살이 막내면 그만큼 지원자가 없다는 뜻일텐데, 그닥 인기있는 전공은 아니었던 것 같다.한번은, 연구소 건물 지하에 있는 체력단련실을 가게 되었다. 그 사람이 같이 가자고 꼬셔서 갔다. 오오…갔더니 무려 “드럼”과 “키보드”가 준비된 밴드 연습실도 있는 것이다. 난 기쁜 마음에 드럼을 좀 쳐봤다. 거기까진 좋은데, 그 사람이 그 다음날 부터 점심 때마다 “오늘은 드럼 안쳐요?”라고 물어보는 거다. -_-; 드럼을 혼자 왜 치나요…밴드도 없는데…
며칠 듣다가 그거 물어보지 말라고 했다.내가 이 사람을 그다지 신용하지 않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첫날부터였다. 12월 22일에 첫 출근을 했다. 그날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이것저것 절차를 진행했었다.
그리고, 난 “내일부터 쉬지도 않고 제대로 출근 하려고 하니 힘들것 같아요. 아~ 쉬고싶다”라고 말을 했는데, 이 사람은 “내일 출근 안해요? 하는 거잖아요?”라고 답했다. 이건…무슨 인공지능 채팅기계와의 대화도 아닌 것이, 그 답을 듣고 나니 참 답답하더라.
아무튼, 나는 그 다음에 “네, 출근은 하죠. 쉬고 싶다는 얘기예요. 26일도 사이에 끼어 있어서 쉬었으면 좋겠지만, 출근 해야겠죠”라고 말했다. 그러자 “26일부터 출근해요?” 라고 답을 하더라. 이건 뭔소리여…
그래서 그냥 “아뇨, 내일부터 출근하는거죠”라고 말하고 그냥 말을 접었다. 여기까지였으면 사실 그냥 좀 답답한 사람인가보다 하고 넘어가겠는데, 그걸로 끝이 아니다. 그게 오전에 있었던 일이고, 오후가 되었는데, 나를 담당한 박사님이 날 부르시더니, “기환씨, 26일날 휴가 낼거야?” 라고 물어보신다. 뭐야, 이건??
“아뇨, 들어오자마자 무슨 휴가를 갑니까. 출근 해야죠” 라고 일단 대답을 했는데…
“아…그렇지? 아까 행정실에서 자네가 26일날 휴가를 내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해서”
“그럴리가요. 전 그냥 26일이 사이에 끼어 있으니까 쉬고 싶다는 얘기를 빈말로 했을 뿐인데요”
“응, 그런거지? 혹시라도 휴가 가거나 무슨 일 생기면 나를 통해서 얘기 해야돼. 직접 얘기하지 말고”
“네, 알겠습니다”난 26일날 쉬고 싶다는 얘기를 연구소 내에서는 딱 한명에게밖에 안했다. 당연히 그 사람이 행정실에 가서 얘기를 했을 거고, 그 얘기가 이렇게 전달되어 여기까지 이른 것이다. 아니 그걸 왜 가서 물어보냐고요…
그 사람의 의도는, 내가 휴가를 내고 싶어하는 줄 알고 행정실에 미리 물어봐 준, 너무나 고마운 마음이 그 속에 담겨있겠지만, 이래서야 내가 번거로워질 뿐이다. 난 애초에 휴가는 커녕 25일도 출근해야 한다면 출근 하려고 했었다.
남의 사정에 너무 신경을 써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주면, 정말 번거롭다. 더욱이, 만약 이 일이 더 크게 벌어졌으면 내 평판은 완전히 땅에 떨어졌겠지. – 신입이 들어오자마자 놀고 먹을 생각이나 한다고.그 사건 이후로 – 첫 출근 후 6시간 밖에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 난 그 사람이랑은 아주아주 가벼운 얘기만을 나누기로 했다.
나도 계속해서 나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중이긴 하지만, 자신의 성격을 모르는 사람은 정말 상대하기 힘들다. 그것도, 정말 선의에 의해 나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은 더더욱 괴롭다. 이런 사람을 만난건 내 인생에서 딱 두번째인데, 이래저래 힘들기만 할 뿐이다. 더군다나 나 역시 착한 사람이기 때문에 멀리 떨어지지는 못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그냥 빈말만 주고받고 있다. 그 사람은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걸 절대 눈치채지 못하겠지. 그걸 눈치챌 정도로 눈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앞서의 그런 사건들이 일어났을리가 없다.
아무튼, 크게 성공할 사람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냥 적당한 직장을 구하고 적당히 사는 평범한 소시민이 될 것 같은 느낌의 사람이었다.
추가 1.
별로 맘에 안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중의 하나가 더 생각났다.
자취방에 어머님과 조카가 와서 같이 살고 있다고…
…그걸 2주간이나 말하고 다녔다. 자랑인가?
아니…그닥, 어머님과 같이 사는거 자체를 문제삼을 생각은 없다. 하지만, 29살씩이나 먹은 아들을 그 어머님은 얼마나 걱정되었기에 따라 내려오셨으며, 그걸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니는 사람이라니…
뭐랄까, “마마보이”의 인상이 강하게 풍기는 느낌이었다.추가 2.
최근, 나는 디지털 피아노를 사서 연습하고 있다. 이 얘기를 그 사람에게 했더니…
“한번 들려 주세요” – 지하 연습실로 가자는 얘기다.
“아…제가 외우고 있는 곡이 없어서, 악보가 없으면 연주를 못해요”
“대충이라도 한번 들려 주세요. 어차피 저는 음악을 잘 몰라서 괜찮아요”
“다음에 들려드릴게요”잘 모르면 들려달라고 하지 마…-_-;
추가 3.
아직도 안 잊어먹고 피아노 친거 한번 들려달라고 한다. 자기는 음악을 잘 모르니까 대충 쳐도 모른다고. 난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음악을 잘 모른다고 하면서 내가 연습한 곡을 쳐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그 심리 저편에는 호기심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내가 들려준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음악적 감상 수준이 감동을 받을 수준인 것도 아니고, 나 스스로가 만족하지 못하는데 공연을 할 이유도 없고, 그렇다고 객관적으로 봐서 내가 잘 치는것도 아니다. 게다가 남자다.
내가 피아노를 그 앞에서 쳐줘야할 이유가 단 한가지도 없다. 그냥 내가 지금 연습하는 곡의 Mp3파일을 보내주고 끝낼까 싶지만, 그래도 그 사람은 계속 피아노를 쳐 달라고 요구할 것 같다. 좀 알아 들어라. 제발. 나도 그런 부류이긴 하지만,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못 알아듣는 사람은 참 답답하다. 그렇다고 이런 얘기를 명시적으로 할 수도 없잖은가.추가 4.
내 자동차는 왼쪽 뒤쪽의 범퍼가 상해 있다. 그것은, 전에 잠깐 살던 아파트에서 깨먹었다. 거긴 주차가 후면주차이고 그것도 기울어져서 주차를 해야 한다. 그때, 딱 한번 라디오 들으면서 주차하다가 라디오 사연이 너무 웃겨서 잠깐 정신줄을 놓은 사이에 벽에 박아서 생긴 상처다. (물론, 그 다음에 주차되어 있는 무쏘 범퍼에 같은 장소를 받은 얘기는 빼도록 하겠다. 무쏘에는 흠집 하나 생기지 않았으니까. -_-)
며칠 전 퇴근길에 마주쳤는데, 차에 올라타는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와…기환씨 차예요?”
“네”
“구경좀 할게요”
그러더니.
“여기 깨졌네요? 운전을 못하시나봐요”
“아뇨, 실수해서…-_-”
내가 운전을 잘하는데 운전을 못한다는 소리를 들은건 기분이 나쁜 일이고, 내가 운전을 못한다고 해도 운전 경력 5년인데 면허 딴지 4개월 된 아저씨에게 그런 소리를 들을 이유도 없다.
그냥 말을 안했으면 좋겠다.
빈말이라도 “차가 좋네요”라든가 “운전 잘하세요?”라든가 물어보면 좋잖아.추가 5
대부분의 직장은 아침 9시에 출근이다. 아침 9시 5분에 마주쳤는데 “일찍 나오시네요” 라고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는 그때 출근중이었다.
그냥 평범하게 “안녕하세요”라든가 “좋은 아침입니다”라든가 “좋은하루 되세요” 정도로 마무리 짓자.추가 6.
교회 다닌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