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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벽

    오늘은 증산도 계통의 사람을 만났다. 이쪽 사람들이랑 만난 것은 이번이 3번째다. 아마 다음번 부터는 세지 못하게 될 것 같다.

    이 사람들이 내게 해준 스토리는 두개의 큰 줄기가 있는데, 하나는 지금이 우주의 가을이니 추수의 때라 추수해야 할 것이고, 다른 하나는 조상의 업보를 내가 풀어줘야 조상과 집안에 대한 가장 큰 효도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나의 답변은 “상관 없다, 아무리 진지하게 생각해 봐도 신경쓰고 싶지 않다. 귀찮아서 놔두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의지에 의해 적극적으로 거부하겠다”이다.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물어둔 떡밥은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계속 말을 걸어와서 대략 1시간 정도를 추위에 떨어야 했다.

    이치를 아느냐고 물어봤더니 스스로 공부하는 중이라 아직 깨달음은 얻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치를 알지 못하는데 나한테 가르칠 만큼은 이치를 터득한 것일까? 내가 그냥 인생에 대해 별 고민없이 살아가는 어중이떠중이 정도인 것으로 보였던 것일까. 나의 감정과 나의 사상과 나의 철학과 나의 종교를 모르면서 그렇게 밀어붙이기 식으로 내가 잘되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한다면, 나 역시 그 사람에게 성공하는 방법을 두시간동안 강의해줄 수 있다. 세상의 이치와 자연의 이치에 대해서는, 나 역시 자연과학을 전공하고 있고 인간 본연의 특징과 사회 전반이 굴러가는 현상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기에 내가 딱히 남들보다 잘난건 없지만 최소한 남의 얘기를 무작정 믿고 받아들여야 할 정도로 무지하지는 않다. 그 사람은 나를 무시하지 않고 얘기한다고 말했지만 얘기하는 내내 자신이 공부를 많이 하고 내가 모르는 뭔가를 자신이 알고 있다는 듯한 식으로 얘기를 했다. 도를 공부한다는 사람이 어째서 그렇게 강경한지 모르겠다. 내가 아는 도는 흐르는 물과 같아서 자신을 낮추기에 가장 위대하고 자신의 상황에 따라 그 모습을 바꾸기에 가장 강하다고 알고 있는데 이 사람이 말하는 도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도였다.

    뭔가 그럴듯한 얘기를 하고 있기에 들어보려고 했으나, 이야기가 깊이있게 흘러가지 않고 겉돌았다.

    본연을 얘기하지 않고 사변적인 것만 얘기해서, 천년전의 중국의 어떤 학자가 우주의 주기를 예측하고 가을이 온다는 것을 예측했다든가, 소빙기와 대빙기는 우주의 주기에 따른 현상이라든가, 업보, 인생, 조상 등등. 조상님 잘 모셔야 내가 잘 된다는 얘기를 계속 했다. 그럼, 내가 나 자신이 잘되기를 포기하면? 그래도 조상님을 잘 모셔야 한다고 주장한다. “잘 된다”라는 말의 뜻이 내가 생각하는 뜻과 다르다는 건 알고 있다. 그쪽에서 말하는 “잘 된다”는 뜻에 대해 정확히는 모르지만 최소한 어떤 맥락에서 말하고 있는지는 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계속 내게 뭔가를 가르치려고 했다.

    내가 바란 것은 깨달음이었는데, 그 사람은 자신의 깨달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 들어서 암기한 것을 전달하려고 했다. 결국 그 사람한테 얘기를 듣지 않더라도 내가 책을 읽거나 정보를 찾아보면 알 수 있는 내용들이다. 따라서 그 사람은 내게 전혀 소중한 사람이 되지 못했다. 그 사람은 사람이 지나치다가 대화를 하게 되는 것이 모두 전생의 인연에 의한 것이고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게 인연이었다면 내게도 느낌이 있어서 이 사람이 내게 정말 소중한 것을 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

    사실은 지난 8월쯤에 대략 사기를 당했다. 콘도 회원권 1년에 30번 쓸 수 있는 10년짜리 회원권을 무슨 행사에 당첨되어 70만원에 판다고 했는데, 막상 질러놓고 나니까 1년에 한번도 못가게 생겼다. 갈 수도 없고. 명분도 없고 여유도 없고 사실은 관심도 없다. 그런데 그 영업 사원이 내게 했던 얘기가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 빌려줘도 충분히 1년에 30번은 채운다고 했다. 사기를 당한건 아무튼 안타깝지만. 뭐, 그 영업 사원이 아주아주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딱 접었어야 했는데. (썅)

    아무튼 스토리의 플롯이 똑같다.

    길거리 가는 사람중에 적당한 사람 붙잡아서 : 전화번호부에서 적당한 번호 골라서 행사에 당첨!

    이거 하면 집안 전체가 잘돼요 : 이거 회원권 있으면 친구랑 가족이랑 집안사람들 한번씩 다 놀러갈 수 있어요

    100만원 : 70만원 = 겁나게 큰돈은 아닌데 그렇다고 만만한 돈도 아니고, 지르자면 지르겠지만 지르고나면 가슴아픈 것.

    사실 대부분의 맥락을 지난번에 개벽을 내게 얘기했던 사람에게 자세히 들었기 때문에 알고 있었다. “도법”을 전수한다는 것이 뭔지도 안다. 그 내용은 대략 조상님들에게 거하게 제사 한번 올린다는 건데, 이미 우리 집안은 집안 내력 자체가 제사가 조상님을 기리는 의미보다 살아있는 친척들이 얼굴한번 보러 오는 것이다. 가풍이 이런 상황이면 조상님도 저승에서 그다지 제삿상을 기대하고 계시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집안을 돌봐주는 여러 신들에게도 제사를 올린다는데, 제사를 올리지 않더라도 그 신들은 우리 집안을 폭삭 망하게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자연에 이치에 따르면, 자연이 하는 일은 순리에 바른 일만 행하고 맞지 않는 일은 오래 행하지 못한다. 폭풍우가 거세게 몰아쳐도 하루 종일 몰아칠 수는 없고, 날이 가물어도 1년 내내 가물 수는 없는 일이다. 신들이 집안을 아무 이유 없이 망하게 하는 것은 순리에 맞지 않다. 제사를 올리지 않았다고 하여 그 죄를 물어 망하게 한다면, 자릿세나 보호세를 상납하지 않았다고 거리의 노점상을 부수는 조직폭력배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조상신들이나 집안의 신들이 조직폭력배인가? 그건 아니잖은가. 만약 내가, 또는 가족의 어떤 사람이 순리에 어긋나는 일을 했기에 집안이 망한다면 이것은 신에게 제사를 올리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신의 잘못 때문이다. 할말 없다.

    나 역시 깨달음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남에게 가르칠 정도의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아 보였다.

  • 강요하는 증명법

    이재율씨의 논리는 자명한 것을 자명하다고 주장하고,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 정말 그런가?”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당연하잖아, 그거 당연해. 모르는 니가 바보야”라고 주장한다.

    “어, 정말 그런가?”라고 생각하는건 맞는데, 이재율씨의 논리를 쭉 읽다보면 자명하다고 건너뛴 부분이 너무 많다.

    대한수학회는 그 부분을 입증할 것을 요구했고, 이재율씨는 더 자세한 설명 없이 자명하다고만 한다. 근데 사실 수식이 조금만 복잡해져도 이해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고, 이 부분을 입증할 책임은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지 그것을 심사하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거든. 설령, 백만명이든 천만명이든 그 부분을 자명하다고 넘어갔다 해도 단 한명이 이해 못하겠다고 하면 더 자세하고 더 상세하고 더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그야말로 자명한 이치인데 그걸 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이재율씨는 지금 나에게 자신의 주장을 “증명”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지 않을 거라면 조용히 자신의 논리를 인정하라고 한다. 물론 당연히 되겠지. 아마 맞겠지. 근데 난 그걸 내가 직접 “증명”할 생각은 없고, 따라서 그걸 받아들일 생각도 없거든. 시간도 없다.

    끝까지 해보자고? 그럼 20년만 기다려 주세요. 20년쯤 후에 시간이 좀 되면 그때 천천히 생각해 보려구요. 이재율씨가 160억원의 경제적 빛을 진 건 불쌍해 보이긴 하는데, 이렇게 제 여가활동을 방해하면 제 생활에서의 생산성이 저하되어 제 미래와 생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 스페어(Spare)

    작은인장님의 초대로 스페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재미난 영화를 볼 수 있게 해주신 작은인장님께 감사드린다.

    스페어는 “예비용, 교체용” 뭐 이런 뜻인데, 엔딩을 보면 그 뜻을 알게 된다. “스내치”와 같은 핏줄 영화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그보다는 액션이 좀 더 강조되어 있다.

    옆에서 고수가 추임새 넣으면서 북치고 꽹과리 울리면서 보는 영화는 처음이었다. 아무튼 코믹 액션이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는데, 아무생각 없이 웃으면서 통쾌한 액션을 원한다면 볼만한 영화다.

    아, 그리고 이쁜 여자는 한명도 안나온다. -_-; (진짜로)

    아직 완성된 영화는 아니라는데, 개봉작은 좀 내용이 달라지려나. 돈내고 봐도 돈이 아까울 정도는 아닌, 괜찮게 만들어진 수작. 부산 국제 영화제 초청작이라는데, 아무튼 괜찮은 영화다.

  • Don’t panic

    이재율씨가 제 블로그에 드디어 입성하셨군요. 저는 명백한 스팸 광고글이 아닌한 절대 차단하거나 삭제하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차단된 분이 있다면 이메일 snowall a t gmail.com 으로 연락주세요. a t은 @이고, 앞뒤의 공백은 삭제하셔야 합니다.

    이재율씨의 논리는 “내 주장을 부정하려면 반례를 들어라” 라는 부분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적어도 제가 아는 수학 상식에서는

    반례를 들지 못한다고 주장이 참이라는 것이 지지되지 않으므로

    주장하는 사람이 “반례가 없음”을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것은 어떤 수학자에게 물어보더라도, 또는 어떤 논리학자에게 물어보더라도, 사실은 어떤 일반인에게 물어보더라도 받아들이는 사실일 겁니다. 이 부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이재율씨는 수학이 아니라 논리학의 기초부터 공부하셔야 합니다.

    반례를 아무도 들지 못하기 때문에 증명된다면, 페르마의 추측은 이미 300년전에 증명이 완료되었어야 할 문제입니다. 또한 100만 달러씩 현상금이 걸린 밀레니엄 수학문제들도 문제로서의 가치가 없습니다.

  • 새로운 물리시험

    *이 문제는 Wellington Grey의 블로그에서 허락 없이 그냥 번역해 왔음을 미리 밝힌다.

    http://www.wellingtongrey.net/miscellanea/archive/2007-06-10–the-new-physics.html

    새로운 물리 시험



    [각주:

    1

    ]




    일러두기 : 문제를 푸는데 수학은 필요없다. 정답을 쓰려면 최대한 노력하여라. 아마 노력한 만큼 나올 것이다.

    1. 파동 방정식은 $\nu=f\lambda$ 이다.

    a) 어떤 느낌이 드는가?

    b) 그리스 문명이 물리학에 미친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2. 티모시가 아주 무거운 대포알을 낮은 각도로 던졌다.

    a) 대포알은 어디에 떨어지겠는가?

    b) 티모시가 대포알을 던진 동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3. 택시가 구급차의 무선 채널을 실수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가정하자. 택시가 구급차의 무선 채널을 사용할 때 일어날 혼란에 대해 짧은 이야기를 적어 보아라.

    4. 대학에 있는 두명의 과학자가 논쟁이 붙었다. 한명은 지구가 태양계의 중심이라고 하고 다른 한명은 태양이 중심이라고 한다.

    a) 양쪽 주장에서 맘에 드는 부분들을 적어라.

    b) 어떤 과학자가 좀 더 상식적인가?

    c) 두 과학자가 타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라.

    5. 다음 쪽에는 별들이 그려진 그림이 제시될 것이다.

    a) 점들을 이어서 너의 별자리를 그려라

    b) 이 별자리 중에서 한개를 골라 그 역사를 적어라.

    1. 이 문제는 실제 영국의 중등교육시험(GCSE)에서 출제된 것이다.

      [본문으로]

  • 졸업논문

    논문은 소설이다.

    5개의 chapter로 되어 있어서,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구성을 갖는다. 지금 절정 부분을 쓰는 중이다. 현대적 소설답게 각 장과 절은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만 한다. 등장인물은 중성미자. 성이 “중”씨라서 중성이고, 이름이 미자. 중성미자 3자매가 우주멀리 아주멀리에서부터 지구까지 날아오는 여정에서 어떻게 뒤바뀌었는지, 그 과정을 설득력있게, 그리고 화끈하게 설명해내야만 한다.

    이 소설의 서사 구조는 화자의 3인칭 시점으로부터 객체들이 의인화 되어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준다.

    미쳤구나, 내가.

  • しりとり (by Fantastic factory)

    朝 サンドイッチ食べながら 아침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地図を広げた する休みの今日 지도를 펼쳤다, 오늘은 겨우 얻어낸 휴가
    みちくさは淋しココロ癒す為には必要な事 농땡이치는건 지친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거야

    すべりだい転がり 少し意地悪に流転 미끄럼타기, 뒹굴기, 조금 짓궂게, 흘러가버려

    いつも繰り返す ありふれた日常 언제나 반복되는 흔해빠진 일상
    疲れた体に溢れ出す不安や 지쳐버린 몸에 넘치는 불안과
    溜息蹴っ飛ばしで 大きく深呼吸 한숨을 날려버리고 크게 심호흡

    雨上がり 浜辺のリズム 비온 뒤에는 개울이 노래를 부르지
    向い風の中 開けだ絶景 불어오는 바람 속에 펼쳐진 절경
    今見えるまばゆい光 急ぎ足止めで刻み込んだ 지금 보이는 눈부신 빛줄기, 급히 발걸음을 멈추고 새겨두었어

    幸せ願えば 背中を伸びして 好転 행복을 바란다면, 등줄기를 타고서, 좋아질거야

    辿り着けないと 求めでばかりで 비록 되지 않더라도 원하는 것만으로도
    大切な事を忘れかけていたよ 소중한 것들을 잊지 않는다는 거지
    遠回りしたけど それが近道だと 멀리 돌아간다고 해도 그게 지름길이거든

    今日は風まかせ 雲は流れゆき晴天 오늘은 바람이 불어서 구름이 흘러가는 푸른 하늘

    いつも繰り返す ありふれた日常 언제나 반복되는 흔해빠진 일상
    疲れた体に溢れ出す不安や 지쳐버린 몸에 넘치는 불안과
    溜息蹴っ飛ばしで 大きく深呼吸 한숨을 날려버리고 크게 심호흡

    もしも躓いて 傷を負っても 혹시 실수로 상처를 입더라도
    また しりとりみたいに 다시 한번, 끝말잇기처럼
    自分のイロハ繋ぎ新しく紡ぎ 裸足で歩いて行こう。 자기 순서를 건너 뛰고, 새로운 말을 만들듯이, 맨발로 걸어 가는 거야
    ——-

    pop’n’music 6th와 keyboardmania 1st와 drummania 4th에 수록된 곡. 16비트의 빠른 템포의 곡이고, 톡톡튀는 보컬이 돋보이면서 동시에 의미심장한 가사까지 함께 갖고 있는 곡이다.

    특히, 저 간주중에 웃으면서 비명지르는 부분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정말,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아져서 들뜨게 되는 곡이다. 아침에 들으면 하루를 활기차게 보낼 수 있다.

  • 관심분야

    1. K-Star / ITER 프로젝트

    핵융합 장치 연구. 최근에 K-Star가 대전에 완공되었고, 이제 연구를 시작하는 것으로 보아 20~30년정도는 먹고살 수 있는 성장동력.

    2. Lattice QCD with Supercomputing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양자색역학의 이론적 계산. 섭동 방법론으로 계산하지 못하는 영역에서의 유일한 방법론으로 생각된다. QCD를 배우고 슈퍼컴퓨터도 배울 수 있는 분야. 국내의 슈퍼컴퓨터 인프라 수준을 볼 때 배워오면 먹고살길은 충분히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3. Quantum Computer / Quantum Information

    양자 컴퓨터와 양자 정보론은 아주 어려운 수학 문제를 순식간에 해결한다거나, 순간이동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분야다. 아직까지는 많은 부분이 낚시에 불과하지만 암호학에서 요구되는 것들도 있는 관계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4. Physics Education

    물리교육부분. 가르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어떻게 하면 물리학을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분야.

    5. Superstring Theory

    초끈이론은 20세기에 우연히 발견된 21세기 물리학이라고 할 정도로 최첨단 과학이다. 따라서 아직 어디에 쓰는지 아무도 모른다. 21세기 말이나 되어야 좀 껍질이 벗겨질까 싶다. 재밌어 보이긴 하는데 내가 잘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

    6. IceCUBE

    남극에 1세제곱킬로미터 크기의 입자검출기를 갖다두고 우주에서 날아오는 중성미자를 측정하는 대규모 실험 프로젝트. 3년 뒤에는 끝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재미있어 보이는데, 그것과 별개의 문제로서 남극은 추울 것 같다.

  • 킹왕짱

    다른 말이 필요없다. 킹왕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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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을 쉽게 살면 안될까?

    어제 교수님이랑 얘기하다가 내 진로에 관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왔다. 대략 느낌은 도마위의 횟감이랄까.

    잠시 내 이력을 소개하자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할 때는 큰 길(4차선과 8차선 도로)을 3번 건너는 한수중학교 대신 작은 길(2차선)을 1번 건너면 되는 오마중학교로 진학했다. 그것도 교육청가서 투쟁한 결과로 얻어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는 동네에 있는 한 10개 정도의 고등학교 중에서 서열상 3번째 하는 주엽고등학교로 진학했다. 그 이유는 앞에 두 학교는 가려면 못갈것도 없지만 통학거리가 버스로 20~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고 주엽고등학교는 걸어서 5분 걸리는 거리였기 때문이다. 오직 이것이 유일한 이유이다. 중앙대학교는 수시모집에 합격해 버려서 연대나 고대나 좀 더 높여서 서울대를 가라는 담임선생님이랑 좀 싸우고 중앙대에 굳이 등록을 했다. 왜냐하면 수능을 볼 경우 합격할지 어떨지를 가늠할 수 없었기에 확실한 길을 선택한 것이다. 만약 이때 수능을 봤다면 중앙대도 못 오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을지도 모르고, 재수를 해야 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 그 시간은 누가 보상해 주는가. 또한 내년부터 군대에 현역으로 입대하는 대신 병역특례업체에서 돈 많이 받으면서 일하게 되었다. 당연히 남들보다 쉬운 길이다. 오직 집에서 30분 걸린다는 이유로 연세대에 가고 싶긴 했지만, 못갔으면 어떤가.

    교수님이 내게 제기한 문제는, 내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는 부분이다. 즉, 잘 하는 사람들 옆에 있어야 열심히 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 점에 대해서는 십분 공감한다. 그렇지만 고등학교 다닐 때도 열심히 하지 않는 애들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대학교 와서도 열심히 하지 않는 애들만 본 것도 아니다. 그리고 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교수님에게 내가 느낀 것은 은근히 연세대가 더 좋은 학교이고 우리학교가 비교적 좋지 않은 학교라고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연대 학생들은 더 열심히, 더 실력있는 학생들이고 우리학교 학생들은 비교적 덜 노력하고 적은 실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난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내가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같이 공부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수능 점수가 좀 낮게 나와서 중앙대에 오긴 했지만 머리가 나빠서 노력해도 실력이 안쌓이는 사람은 없더라. 즉, 자신이 노력을 하지 않아서 실력을 쌓지 못하는 경우는 봤지만 대부분은 노력한만큼이나 그 이상의 실력을 만들어 나갔다. 연세대와 비교해서 그다지 밀릴 것이 없다.

    내가 연세대에 가고 싶었던 이유는 오직 가까워서이지 명문이어서가 아니다. 그리고 잘 생각해보면 이 말이 연세대를 비하하는 뜻은 또한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교수님이 내게 가지는 불만은 내가 세상을 너무 쉽게만 살려고 한다는 점인데 난 그게 좋다. 쉽게 살고 싶다. 피할 수 없는 고생이야 당연히 이겨내야겠지만, 사서 고생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내가 대학교 와서 세운 인생 전체의 계획은 대략 20년치다. 지금까지, 즉 지난 6년간은 계획대로 잘 가고 있다. 앞으로 3년도 잘 될 것이 분명하다. 그 이후에 열심히 해서 꿈을 이루는 것은 어디까지나 내 몫이다. 공짜로 얻을 생각도 없고, 노력하지 않을 것도 아니다. 단지 쉽게 해보겠다는 것이다. 난 내가 가진 능력과 열정을 물리 공부 이외의 것에 쏟아붓고 싶지 않다. 영어를 공부하는 것도 오직 물리학을 공부하기 위해서이고, 대학을 다닌 것도 물리학을 공부하기 위해서이다. 나를 키워줄 충분한 실력을 가진 선생님이 있는 곳에서 공부하면 됐을 뿐, 최고의 선생님 밑에서 공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같은건 없다. 그건 단지 나를 피곤하게 만들 뿐이다.

    내가 항상 주장하는 것이지만, 난 나보다 성실하고 노력하며 머리까지도 좋은 사람들이 의대와 법대를 가는 대한민국이 너무너무 좋다. 진짜로. 그런 사람들이 물리학과로 몰려왔다면 아마 난 파묻혔겠지. 다행히도 물리학과는 천재만 다닌다는 인식이 있고 취직이 안된다는 편견이 있어서 그렇게 몰려오지는 않는다. 사실 천재 아니라도 물리 잘할 수 있고 취직도 꽤 잘되는데 말이다. 나보다 공부 못한 친구들이 모두들 남들이 바라마지 않는 삼성, 현대, 동부 등등의 대기업 계열사에 취직했다. 아니면 포항공대, 카이스트, 서울대 등 유명한 대학의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런 대학원 가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잘 다니고 있다. 이 상황에서 왜 그보다 공부를 잘했던 내가 노력하지 않는다는 말을, 세상 쉽게 산다는 말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뭐, 조금 억울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