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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

    어릴 때는 언제나 남들과 다르기를 바라며 살았었다. 남이 이미 해놓은 것에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유행하는 대부분의 문화에도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따돌림도 당하고 괴롭힘도 당했었다.

    지금은 겉부분은 남들과 많이 같아졌다. 불편해서 살 수가 없으니 바꿀 수밖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과 다르기를 바라는 것은 사고방식이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논문이든 소설이든 헛소리든.

    남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이미 알려진 이야기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많이 들으면 내가 생각하는 이야기가 이미 남에게 들은 이야기로 뒤덮인다. 그 사이의 어딘가에 중점이 존재한다.

    이상이란 이상(異常)인가 이상(理想)인가.

    정상이란 정상(正常)인가 정상(頂上)인가.

  • 중국의 중성미자 관측 결과 발표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3/13/2012031300351.html

    조선일보에서 이렇게 아쉬워하고 있을 때, 과학기술부를 없애서 과학기술의 발전을 저해한 것은 어떤 신문에서 찬양했던 어느 나라 어느 정권이더라.

  •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공각기동대 TV판을 다시 보고 있다. 3번째로 감상중이다.

    1화에서 소령이 테러범에게 내뱉었던 대사 – “세상에 불만이 있으면 자신을 바꾸거나, 그러지 못하겠으면 눈 감고 귀 막고 입 닫은채 살아라” – 가 사실은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대사였고, 그게 끝까지 전체를 관통하는 모티브가 되었다.

    웃는 남자는 이렇게 반문한다. “그래야 하는건가?”

    사실 요즘 세상은 착하게 살기 힘든 세상이라, 불만이 있어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런 와중에, 인터넷의 힘은 현실을 압도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대로 10년만 지나면 전뇌기술만 없지 대체로 공각기동대에서 그려내고 있는 미래가 펼쳐질 것 같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원본이 없어져도 원본의 복제들이 자발적으로 늘어나서, 굳이 누가 선동하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이는, 그러나 조직적인, 그런 일들이 차츰 늘어난다.

    마지막에, 아오이가 9과에 영입되었다면 어땠을까. 이시카와랑 소령이 있는데 해커를 한명 더 넣으면 이시카와가 버림받는다.

  • 뭔가 이상한 일

    어떤 언론 기사를 보면, 제주 해군기지와 관련되서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인사들이 도대체 왜 북한에서 탈출한 사람들이 강제로 북송되는 일에 관해서는 의견을 내놓지 않느냐는 보도를 하고 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3/07/2012030702510.html?news_topR

    물론 기사에는 단 한문장으로 그 모든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 보도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한편은 북한을 압박하려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제주 해군기지를 건설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연예인들에게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할만큼 사회와 정치에 관심이 많으면 왜 또다른 정치 현안인 탈북자 북송 문제에는 왜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그런 연예인들이 사실은 모종의? 의도를 갖고 있으며,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서 움직인다는 인상을 주려고 하고 있다.

    게다가, 탈북자 북송 문제는 복잡하게시리, 북송 시키라고 하면 인권이 문제고 남한으로 올 수 있게 하라고 하면 국제관계가 문제다. 동시에, 중국은 계속해서 이어도를 노리고 있는데 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여 중국이 자기 맘대로 하도록 놔두느냐를 묻고 있기도 하다.

    애초에 제주 해군기지 문제는 이 문제를 이 지경이 되도록 해결하지 못하고 “강행”을 하도록 한 정부가 잘못이다. 누구는 뭐만 터졌다 하면 정부 탓을 하냐고 하겠지만, 그럼 세상에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 정부탓이 아닌 일이 어디있나. 잘한 일에 대하여 칭찬을 듣고 싶다면, 망친 일에 대하여 욕을 먹을 각오도 해야 하는 법이다. 물론 정부는 어디 탓을 하면 안된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도 탓하면 안된다. 그건 복불복이니까. 앞서 있던 정권 탓도 하면 안된다. 국민에게 있어 정부는 하나뿐이니까.

    누군가는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려고 들고, 다른 누군가는 그 의견을 꺾으려 든다. 맞서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은 반드시 부러지게 마련이다.

    탈북자 북송 문제는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문제는 국제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사실 미국이나 일본하고만 친하게 지내느라 북한이랑 중국과 멀어진 외교의 실패가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친하게 지내야 하는 관계에서 저쪽이 내 말을 안들어주는 경우, “난 할만큼 했다”고 자랑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실패는 실패니까. 상대의 입장이 되어서 왜 말을 안듣고 다른 짓을 하는지 질문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

    제주 해군기지 문제는 반대하는 사람이 없을 때 까지, 특히 제주도민 중에서 반대하는 사람이 없을 때 까지 건설을 멈추고 정부가 설득작업을 계속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물론 누군가의 주장대로 시위꾼들이 선동하고, 정부에 불만을 품은 반정부 세력이 뒤에서 작업해서 선량한 제주도민들이 반대하는 것일수도 있다. 그러나 애초에 제주도민들이 정부에 불만이 없었다면 그런 선동 작업도 의미가 없었어야 한다. 설마 제주 해군기지 문제가 단지 구럼비 바위를 지키기 위해서만 일어나고 있다고만 생각하는 건 아니기를 기대한다.

  • 미분기하학의 실용적 응용

    “미분기하학”이라고 하면 사실 굉장히 어려운 과목이다. 어느정도냐 하면, 아인슈타인도 잘 모르고 있다가 일반 상대성이론을 만들려고 동료 수학자에게 배웠을 정도이다.



    [각주:

    1

    ]


    미분기하학에서 다루는 주제는 공간 그 자체이다. 공간이라고 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세상이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거리를 잴 수 있는 공간을 다룬다.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세상이 거리를 잴 수 있는 공간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 공간에서 뭘 하냐면, 크기를 잰다. 크기를 어떻게 재느냐 하면, 선은 길이를 재고, 면은 넓이를 재고, 입체는 부피를 잰다.

    크기를 재면 뭘 알 수 있냐면, 크기를 잰 부분에서 공간이 얼마나 구부러져 있는지 알 수 있다.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28985&yy=2010

    1. 이렇게 말하니 어느정도인지 나도 감이 잘 안오지만.

      [본문으로]

  • 로피탈 정리


    http://ko.wikipedia.org/wiki/%EB%A1%9C%ED%94%BC%ED%83%88%EC%9D%98_%EC%A0%95%EB%A6%AC


    위키백과의 로피탈 정리 부분을 참조하자.

    로피탈의 정리는 도함수의 극한과 원래 함수의 극한을 이어주는 정리이다.

    그 내용은 실수값을 갖는 두 함수 f(x)와 g(x)가 x=a에서 f(a)=g(a)=0이라고 할 때, 두 함수를 나누어준 함수인 (f/g)(x)의 x가 a로 수렴하는 경우의 극한이 f와 g의 도함수끼리 나누어 준 f’/g’의 극한과 같다는 정리이다. 엄밀한 내용은 위키 백과를 참조하자.

    그런데, W. Rudin의 “Principles of Mathematical analysis, 3rd Edition”을 읽다가, 로피탈 정리의 가정에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다른게 있었다. 가령 f와 g가 x가 a로 수렴할 때 둘 다 무한대로 발산하는 경우인데, 루딘 책의 로피탈 정리의 가정에는 이 경우에 분자인 f는 무한대로 발산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다.

    루딘 책은 인터넷에 돌아다니긴 하므로 궁금하면 사서 보거나 찾아보도록 하자.


    http://math.stackexchange.com/questions/62916/how-to-show-that-lim-limits-x-to-infty-fx-0-implies-lim-limits-x


    위의 글에서 Bill Dubuque 가 댓글 단 부분에 해당 부분을 인용해 두었다.

    그래서 루딘 책에 오타가 있나 싶어서 찾아봤는데 그것도 아닌 듯 싶다.

    m104_Rudin_notes.pdf에 액세스하려면 클릭하세요.

    뭐, 아무튼. 오타가 있으면 교수들이 오타를 이야기 했을 것이고, 검색하면 나오는 법이니 오타는 아닌 것 같다. 사실 오타건 아니건간에 증명을 깊이 이해하고 스스로 맞는지 틀리는지 생각해 보면 되는 문제인데, 아직 수학적으로는 그정도 내공이 쌓여있지 못해서 검색을 사용하였다.

    어쨌든 그렇다 치자. 그럼 지금까지 배운 로피탈 정리는 뭔가 틀린 내용이었다는 뜻이다. 물론 0/0형태는 맞는 내용이다. 흥미로운건, 무한대/무한대 내용에서, 증명에 분자가 무한대라는 가정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책을 다 읽고 나중에 이 부분만 깊이있게 다시 읽어봐야겠다.

  • 4급 받은게 죄인가?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2/26/2012022600252.html

    강용석이 “박 시장의 아들이 바로 지난주에도 교회 수련회 4박5일을 멀쩡하게 잘 갔다 왔다 하던데, 그런 아들을 원래 현역이던 것을 4급으로 뺐으면 국민에게 용서를 구해야지, 어떻게 저를 용서한다고 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라고 했다.

    그럼 박 시장 아들이 훈련소에 가서 “장애를 딛고” 3급 이상 판정 받은 현역과 함께 허리가 부러지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군 복무를 수행해야 하는건가?

    얘기해보자. 디스크 환자는 “멀쩡하게” 살면 안되는 건가? 누워만 있으라는 건가?

    아주 많은 사람들이 “법대로”를 외치고 있다. 월급 안주는 악덕 기업주도, 규정에 없다며 복지혜택을 주지 않는 관공서도, “법대로”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런 관점에서, 박 시장의 아들은 모든 절차를 법대로 처리했다. 그 좋아하는 법대로 했고 거기서 무죄였는데 도대체 누가 누구보고 용서를 빌어야 하는 것인가.

    박 시장 아들이 아니더라도, 현역 판정을 받아 훈련소에 들어갔다가 통증으로 퇴소한 후에 진단서 끊어서 4급 판정 받은 사람도, 심지어 5급으로 면제받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모두 죄인인가? 그사람들 부모가 모두 국민에게 용서를 빌어야 하나?

    군대를 가기 싫었든 가고 싶었는데 못 가게 되었든 현역 입영의 면제 사유에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병무청이 “넌 오지 마라”고 합법적으로 판정을 내린 부분이고, 그럼 이야기 끝이다. 이건 내 아들이건, 시장 아들이건, 대통령 아들이건, 강용석 아들이건 공히 적용되는 사항이다.

  • 컴퓨터에게 어떻게 일을 시킬 것인가

    컴퓨터에게 일을 시키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작동하는 방식과 컴퓨터가 사용하는 언어를 알아야 한다.

    컴퓨터가 작동하는 방식은 간단히 말해서 “절차적”이다. 절차를 정하면 그대로 수행하고, 절차를 저장해 두었다가 반복할 수도 있다. 여기서 절차적이라는 말은 자료를 받아서 결과를 내놓는다는 것을 뜻한다. 프로그래밍 방법론에서 나오는 절차적-재귀적이라는 용어와는 조금 다르다.

    그러면, 어떤 절차를 만들 수 있을까?

    거의 대부분의 프로그래밍 언어는 4가지의 기본적인 기능이 있다.

    1. 변수 선언, 관리

    2. 사칙연산

    3. 조건분기

    4. 반복

    이 네가지 기능을 조합하면 별걸 다 만들 수 있다. 아이폰도 구글 검색도 이 네가지 기능을 아주 많이 조합해서 만든 것이다.

    저 네가지 기능을 어떻게 조합해야 내가 풀고싶은 문제를 해결하라고 시킬까?

    그것이 바로 “알고리즘”과 “자료구조”가 된다. 알고리즘은 결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의 집합이다. 1단계 2단계 3단계 … 를 다 모으고, 그렇게 모인 것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할 수 있음을 증명하면 알고리즘이 완성된다.

    뒤에 나오는 증명은 전문가에게 남겨둔다고 쳐도, 단계를 어떻게 쪼개야 할까?

    일단 가장 중요한건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 절박함이다. 컴퓨터 문제는 풀 필요가 없으면 풀지 않는 것이 좋다.

    주어진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고 할 때, 누구나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아…!!!! 이것만 알면 저거 푸는건데!”

    바로 그 알고 싶은것을 적는다. 그것이 바로 풀어야 하는 문제의 “가장 마지막 절차”가 된다.

    그것을 알았을 때, 그걸 알면 그것으로부터 답을 어떻게 구하는지 적는다.

    예를들어, 삼각형에서 어떤 하나의 각x을 알고 싶다고 하자. 그럼 나머지 두 각a, b만 알아낼 수 있으면 두 각의 합을 180에서 빼면 원하는 각도를 알아낼 수 있다.

    x = 180-a-b

    다음으로, 이제 a와 b를 알아내는 방법을 마찬가지로 적는다. 무엇만 알아내면 그것들을 알아낼 수 있는 것인지. 물론 각각을 따로 적어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각각에 대해서 또 여러개의 알아내야 하는 세부 사항들로 나누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각각은 하나의 절차로 이루어져 있다. 다음과 같이 적어보자.

    문제P

    P는 a, b를 알면 된다.

    소문제A

    a는 a1과 a2를 알면 된다

    소문제A1



    소문제A2



    a1과 a2를 알면 a는 간단하게 구할 수 있다.

    소문제B

    b는 b1과 b2를 알면 된다.



    a와 b를 알면 P는 간단하게 구할 수 있다.

    저렇게 해서 점점 작은 문제로 분해해 나가면 된다.

    가장 작은 문제는 앞에서 설명한 4가지 기본 기능을 사용해서 풀 수 있는 수준까지 쪼개야 한다. 문제를 작게 쪼개고 각각의 작은 문제를 절차로 변환하는 것은 한번에 되지 않지만, 많은 연습을 하면 머릿속에 전체적인 구도가 금방 잡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