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학술

  • 언론, 여론

    기자는 하기 쉬운 직업은 아니고, 되기 쉬운 직업도 아니고, 돈 많이 버는 직업도 아닐 것이다. 어떻든간에.

    기자는 객관적으로 기사를 작성한다고 한다. 소설을 쓰지 않고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기자는 취재를 한다. 취재한 사실에 근거하여 기사를 작성한다.

    기사 작성 시점에서는 반드시 기자의 관점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취재한 사실에 근거하더라도, 어떤 사실들을 기사에서 이야기할 것인가는 기자의 권한이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인터뷰를 보더라도, “이런 의견이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저런 의견이 있다”는 사실은 취재하였으나 보도하지 않고, 언급하였으나 작게 다루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기사를 읽는 사람으로서, 기자가 보도하는 사실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기사에 나타난 사실이 전부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입맛에 맞는 기사만 보면 안되고 이런 기사 저런 기사 다 찾아가면서 하나의 사건에 드러난 사실의 총체적인 면을 살펴보아야 한다.

    예전에 어디서 주워 들은 얘기로는, 모 신문사는 “철저히 사실에 기반한 왜곡”을 한다고 들었다. 이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독자가 알아서 걸러 들어야만 한다.

  • 단돈 10만원으로 만들어 보는 입자검출기

    입자 검출기는 눈에 안 보이는 입자를 보여주는 장치다.

    원래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거대강입자충돌기(LHC) 안의 입자 검출장치 중 하나인 아틀라스(ATLAS). 출처/ CERN

    위와 같이 무식하게 커다란 장치인데, 사실 저렇게 크고 비싼 장비만 있는게 아니라 집에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것도 있다.

    미국의 페르미 국립 연구소에서 60달러로 만들 수 있다는 입자검출기인 안개상자를 소개했다.

    QN_CloudChamberV1_4.pdf에 액세스하려면 클릭하세요.

    물론 유럽 입자물리연구소에서도 그런것쯤은 공개할 수 있다.

    cloud-final.pdf에 액세스하려면 클릭하세요.

    대강의 작동 원리는 영국에서 배워보자.


    http://www-outreach.phy.cam.ac.uk/camphy/cloudchamber/cloudchamber1_1.htm

    나중에 중학생 정도 애들 데리고 실험해보면 재밌을듯.

    아, 참고로 위의 안개상자를 개발한 윌슨은 저 안개상자를 개발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http://ko.wikipedia.org/wiki/%EC%95%88%EA%B0%9C_%EC%83%81%EC%9E%90

    언제나 그렇듯. 물리학, 별거 없다. ㅋㅋ

  • 결정론

    부업을 하다보니 “결정론”이라는 단어가 나왔어요. 아, 참고로 제 부업은 국어사전 편찬입니다. -_-;

    “결정론”이라는 말은 정의하기는 쉽죠. 그러나 그 용어의 뜻을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받아들이기는 힘듭니다.

    결정론이라는 말의 뜻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아요.

    1. 이 세상의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2. 어떤 일은 다른 결과의 원인이다.

    3. 따라서, 일단 처음에 어떤 일이 시작되었다면 그 일은 끝없이, 무한한 미래까지, 모두 다 원인과 결과로 이어진다.

    4. 그런데 우리 사는 세상은 과거는 어떤지 몰라도 현재는 이미 존재하고 있다.

    5. 그러므로 우리 사는 세상의 미래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

    위와 같은 주장을 결정론이라고 합니다.


    뜻 보기에 논리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죠.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다른 동물들은 몰라도, 적어도 인간은 자유 의지라는
    것을 갖고 있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거든요. 밥을 먹고 싶으면 먹고, 먹기 싫으면 먹지 않고. 취직을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는 것이죠. (물론 이 예제를 보신 많은 분들은 이 시점부터 미래는 이미 결정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결정론을 믿으실지도 모릅니다만.)


    결정론 얘기를 떠올리면, 언제나 함께 떠오르는 것이 운세, 점괘 같은 점복술이예요. 10년전, 친구와 함께 찾아간 사주까페에서 거기 주인장님이 저의 손금과 사주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자네는 연애운만 빼고 다 좋아.” 라고.


    는 점과 예언 따위는 믿지 않습니다. 정말이예요. 모든 운명은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고 믿고, 운과 불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언제나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고 그 이후의 결과는 어떻든지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것이 일어났습니다.

    30살이 되어가도록 연애는 텄네요…


    가 점과 예언을 믿지 않는 이유는, 인간에게는 자유 의지가 있고 생각이 있기 때문에, 만약 어떤 미래를 예언하는 말을 들었다면,
    그런 말을 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그 인간에게 영향을 주어서 예견된 미래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즘 영국문학 수업에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중 하나인 “맥베스”를 강독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또한 예언이 매우 중요하게
    나옵니다. 맥베스는 세 마녀가 지나가다가 던진 “넌 왕이 될거야!”라는 예언을 철썩같이 믿고 일을 저질러 버리죠. 그래서 왕이
    되긴 되었는데, 왕이 되고나서 결국은 심리적인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 채 스스로 무너지고 맙니다.

    아무튼간에 맥베스의 반란으로 예언은 실현되었지만, 만약 맥베스가 일을 저지르지 않고 쭉 기다렸다면 늦더라도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볼 수 있겠죠.

    이런 종류의 예언은 “자기 실현적 예언” 이라고 합니다.

    http://en.wikipedia.org/wiki/Self-fulfilling_prophecy

    예언이 그냥 그렇게 될 것이다 수준의 약한 의미를 넘어서, 마치 그렇게 되는 것이 절대 법칙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예언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으면 강제로라도 예언이 실현되는 방향으로 만들어야만 하는 것이죠.


    기 실현적 예언은 긍정적으로 사용하면 여러가지 좋은 일이 있습니다. 운동 선수들이 자기암시를 걸어서 좋은 성적을 낸다거나, 가짜
    약을 먹더라도 진짜 약이라고 믿고 병이 나을거라고 믿은 환자가 실제로 병이 낫는다거나. 그러나 부정적으로 사용된다면 맥베스의 예도
    있고, 종말론자들의 집단 자살같은 비극도 일어나죠.

    그리고 “꿈꾸는 다락방”이나 “시크릿”같은 책에서는 자기 실현적 예언을 무슨 맥가이버 칼 처럼 포장하고 있기도 하죠. 틀리진 않지만, 맞다고 스스로가 자신의 전 생애에 걸쳐서 증명하지 않는 한 증명할 수 없는 예언들이죠.



    런 생각을 해 봐요. 당신이 지금 이 순간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고를까 고민하다가 짜장면을 먹기로 결정한 것이 자신의 자유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과거의 어떤 원인으로부터 결정되어 있다고. 또는, 짜장면을 먹기로 한다는 사실이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번엔 짬뽕을 먹기로 선택하는 것 조차도 결정되어 있다고. 게다가 여기까지 눈치챈 후 볶음밥을 시켜먹기로 하는 것
    또한 이미 엄격한 인과법칙에 따라 내정된 일이라고.


    당신은

    자유

    로우십니까?

  • 스팸의 진화

    아는 사람 블로그에 post lift가 다음과 같은 댓글을 남겼다.



    이것은 명백히 스팸인데, 이름 눌러서 들어가보면 뭔가 중장비 회사의 온라인 매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스팸은 다음 댓글의 일부를 복사해서 붙여넣기 하였다.



    최근에 “영어 환자”와 “영어 중환자” 플러그인 등 영어만으로 이루어진 댓글을 기피하는 기능을 가진 비영어권 게시판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전략인 듯 싶다. 즉, 자신이 달려고 하는 게시판의 본문을 인식해서 글 일부를 복사하는 것이다.

    당연히 해당 게시판에서 주로 사용하는 언어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올바른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다.

  • 광클 금지



    PRB에서 논문 하나 받으려고 했더니 위와 같은 퀴즈가 나왔다.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기계라면 인정하겠다는 뜻인가.

  • 실용적인 물리학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20415220540

    나의 지론은 “쓸데없는 것은 배우지 말고, 일단 배운 것은 써먹도록 하자”인데, 물리학은 확실히 배워서 써먹을 곳이 많은 학문이다.

    씨넷에서 인용했다는 피직스 센트럴의 기사


    http://www.physicscentral.com/buzz/blog/index.cfm?postid=4656335810518469535

    그리고 드미트리 교수가 쓴 논문


    http://arxiv.org/abs/1204.0162

    그런데 물리학과 교수는 아니다. UCSD의 CAIDA그룹에서 연구하는 물리학자일 뿐.


    http://www.caida.org/~dima/

    난 왜 이런 기사를 보면 기분이 좋을까.

  • 오컴의 면도날

    프린터가 주중에 잘 작동하다가 주말에 나와서 인쇄하려고 하면 오류를 내뿜으며 인쇄 못하겠다고 파업을 불사하는데, 프린터가 노조라도 결성한 것이 아니라면 대체 왜 파업하는가 원인을 찾기 위해서 프린터 드라이버도 지웠다가 다시 설치해보고 프린터도 껐다가 켜보고 별 삽질을 다 했었다.

    13세기의 영국의 수도승인 “오컴”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가장 쉬운 해설이 정답이다.”

    프린터에 연결된 공유기가 꺼져있더라.

    이제 오컴의 면도날로 모든 삽질을 베어버리리라.

  • 틀리게 계산한

    수학 문제를 풀다 보면, 응용 문제로 흔히 등장하는 유형이 “똘똘이가 덧셈으로 봐야 하는걸 뺄셈으로 착각해서 계산을 했더니 답이 이렇게 나왔다. 제대로 풀었으면 어떻게 나오겠는가?” 라는 착각 유형이다.

    이 유형은 어디에나 나올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미분할 것을 적분한다든지, 곱해야 할 것을 적분한다든지, 계수를 착각한다든지.

    이런 문제는 정말 짜증나는 유형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다들 “아니 이런 바보같은 짓을 어떤 미친놈이 왜 하지?”라고 생각하며 풀게 된다.

    그리고 나는 연구실에 와서 그 바보같은 짓을 하는 미친놈이 되었다.

  • Dangling bond

    고체물리를 공부하다보면 불완전한 격자 구조에서 오는 불포화 결합(Dangling bond)이라는 것을 듣게 된다. 여기에 그 사례를 하나 첨부한다.



    잃어버린 한짝을 찾아서.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