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학술
-
경사로
경사길에 차를 주차했다가 차가 뒤로 밀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 차주인이 막아섰다가 깔려서 사망한 사건이 보도되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6554690
경사가 약 5도 가량 된다고 했는데, 평지에서는 쉽게 밀 수 있는 차를 왜 못 막고 깔려 죽었을까?
간단히 계산해 보자.
경사각도가 5도라면 그 탄젠트 값은 약 0.08정도 된다. 그럼 차가 아무리 못잡아도 1톤은 넘어갈테니, 내가 버텨야 하는 무게는 80 킬로그램을 넘는다. 준중형 세단만 쳐도 1.3톤에서 1.6톤이니 100킬로그램을 버텨야 하고, 기사에 나온 윈스톰은 대략 1.8톤 정도 된다고 하니까 대략 150킬로그램을 버텨야 한다.
경사로라서 차량 전체의 중량이 아니긴 하지만 나에게 전달되는 힘이 150킬로그램의 중량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150킬로그램을 두손으로 들 수 없다면 경사로에서 뒤로 밀려가는 차를 버티려고 애쓰지 마라. 최소한 네명에서 다섯명 정도 있어야 ‘간신히’ 버틸 수 있다. 그나마도 속도가 붙은 상황이라면 힘드니까 차를 포기해야 한다.
5도의 경사라면 사실 그렇게 큰 경사가 아닌데, 그도 그럴것이 내 체중이 만약 100 킬로그램이라고 하면 8 킬로그램정도 추가되므로 내가 경험하는 경사도는 별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는 애초에 매우 무거운 물체이므로 겨우 8%의 크기라 해도 인간이 버틸 수 없는 무게가 된다.
내가 뒤로 밀리는 차에 깔리건 말건, 이미 밀리기 시작한 차는 뒤로 쭉 밀려서 경사로 끝까지 갈 것이다. 차는 어차피 망했고, 죽기 싫으면 절대로 막아서는 안된다.
이 글이 잘 이해가 안된다면 딱 한줄로 요약할 수 있다.
경사로에서 뒤로 밀리는 차를 절대로 멈추려 하지 마세요.
진짜로
죽습니다.
차량이 밀리지 않게 처음부터 조치를 잘 해야 하지만, 이미 밀리고 있다면 차를 따라가면서 큰 소리로 경고해서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피해를 최소화 하는 방법이다. 이미 밀리고 있는 차는 사람이 막을 수 없다.
물론 나도 그렇고 평소에 항상 주의하지 않으면 사고가 나는건 한순간이다. 평행주차가 아닌 한 기본적으로 주차용 브레이크를 채워두고, 자동 변속기라면 변속기를 P모드에, 수동 변속기라면 경사 반대방향으로 기어를 넣어두기만 해도 매우 안전하다. 여기에 바퀴 밑에 고임목을 받쳐둔다면 금상첨화다.
그리고 경사로에 주차할 때는 바퀴를 옆으로 꺾어서 돌려놓는 것이 안전하다.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0855594
물리는 역시 일반 물리가 최고.
-
비교
내가 남들보다 못나 보이는건, 내가 남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고 내가 나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내면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이는 최대한 멋진 모습과 내가 알고 있는 나의 가장 찌질한 모습을 비교하면 대체로 남들이 더 멋지다. 내가 아는 나의 가장 찌질한 모습이 타인이 보여주는 최대한 멋진 모습보다 더 멋진 경우는 좀처럼 발견할 수 없는데, 그건 어느 한 일부분의 멋진 모습과 찌질한 모습만을 보기 때문이다.
인간의 문제를 다른 자연 현상에 비유하여 설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지만 가끔 어떤 사실을 정성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태양계의 가장 바깥쪽 궤도를 돌고 있는 별, 명왕성을 보자. 행성이건 항성이건 왜행성이건 별이므로 별이라 부른다.
http://en.wikipedia.org/wiki/Pluto
명왕성을 태양계의 가장 바깥쪽 행성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공전 궤도의 긴 반지름이 가장 길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 궤도의 모습을 보면 해왕성보다 안쪽을 도는 것 처럼 보인다. 실제로 명왕성이 태양에 가장 가까울 때에는 해왕성보다 더 가까운 경우도 있다. 명왕성이 태양계의 가장 바깥쪽에 있다고 한다면 대체로 맞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언제나 맞는 말은 아니다.
http://bunthorne.blogspot.kr/2011/08/pluto-planet-that-was.html
심지어, 보는 관점을 바꿔서 보면 명왕성의 궤도는 다른 행성의 궤도와 같은 평면 위에 있지도 않다. 위에서 봤을 때에는 해왕성보다 꽤 가까운 것 처럼 보였지만, 명왕성의 공전궤도면은 다른 행성들과 꽤 많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렇게 가깝지도 않다. 명왕성이 태양에 가장 가까울 때에는 29.657 AU 인데, 해왕성이 태양에 가장 가까울 때에는 29.76607095 AU 정도로 300분의 1 정도 더 가까울 뿐이다. 해왕성이 태양에서 가장 멀어질 때 30.44125206
AU
정도의 거리를 지나가는데, 그래도 30분의 1 정도 더 가깝다.
1
인간이든 뭐든 실제 모습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다를 수 있고, 내가 안다고 생각한 것이 틀릴 수도 있다. 뭘 비교하려고 해도 비교하려고 생각한 기준이 제대로 된 기준이 아닐 수 있다. 비교가 불가능한 것을 비교하려고 할 수도 있고, 실제로 비교하지 않고 비교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한 인간의 실체는 본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그런데 나와 남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
-
위키백과 명왕성, 해왕성 항목 참고.
[본문으로]
-
위키백과 명왕성, 해왕성 항목 참고.
-
천재 주머니
대학원 동기가 이런 얘기를 했다. “호주머니는 인간보다 똑똑하다. 왜냐하면 이어폰 끈이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꼬여있기 때문이다.”
http://www.29sfilm.com/2012/Sub_ContestFilmView.aspx?movieidx=1585612
이어폰 줄이 꼬여있다는 것으로 영화도 만들 수 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data&no=960879
이어폰 줄이 꼬이는 것에 관한 설명1
http://pgr21.com/pb/view.php?id=bug&no=136893
과연 열역학 제 2법칙 때문일까?
예전에 주머니 속에 있는 밧줄이 왜 저절로 꼬이는지 연구한 논문이 발표되었다는 기사를 봤는데 어디서 봤는지 찾을 수가 없다.
DSmithKnotting.pdf에 액세스하려면 클릭하세요.
그 논문을 찾았다.
오유에서 찾아줌.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jisik&no=110037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fishingholic&logNo=60055939284
무려, 물리학 부문에서 이그노벨상을 받은 연구다.
논문 리뷰는 시험 끝나고 읽어본 다음에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471283&no=151
만화 소재로도 등장.
-
Transition of Proton Energy Scaling Using an Ultrathin Target Irradiated by Linearly Polarized Femtosecond Laser Pulses
http://arxiv.org/abs/1304.0333
선편광된 극초단 페타와트 레이저의 복사압을 이용한 양성자 가속방법에 관한 논문이다.
아마 광주에서 한 일로 나오는 마지막 논문이 될 듯.
이걸 PRA에 냈다고 했는지 PRL에 냈다고 했는지 Nature에 냈다고 했는지가 잘 기억이 안 난다. 알게 되면 추가해야겠다.
저자의 기여분에서 내가 한 일이 실험 수행으로 되어 있는데, 사실은 양성자 에너지 분석도 했다. 논문에는 안써줬지만. -_-;
내년부터는 비선형광학 연구로 논문을 내 보자.
—
PRL에 나왔음.
PRL 111, 165003 (2013)
“Transition of Proton Energy Scaling Using an Ultrathin Target Irradiated
by Linearly Polarized Femtosecond Laser Pulses”
http://prl.aps.org/abstract/PRL/v111/i16/e165003
PRL에는 arXiv에 올릴때와 다른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
수치해석 16 – Monte Carlo integration
적분을 수행하는데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면 몬테 카를로 방법이 있다.
몬테 카를로 방법은 단순히 면적을 계산하는 방법인데 알고리즘은 다음과 같다.
1. 난수 (x, y)를 생성한다.
2. f(x)>y이면 카운트를 +1한다.
3. N번 반복한 후
4. 카운트를 N으로 나누면 적분값이다.
x의 범위는 적분 구간, y의 범위는 f(x)가 해당 적분 구간에서 갖게 되는 최대값과 0 사이의 영역이다.
잘 보면 알겠지만, y가 f(x)와 0으로 둘러싸인 구간에, 임의로 점을 뿌리는 과정이다.
점을 다 뿌린 후, 뿌린 수 중에 몇개나 구간 안에 들어갔는지 갯수를 센다. 그럼, 해당 함수로 둘러싸인 영역 안에 들어갈 확률은 영역의 넓이에 비례하므로, 뿌린 수 대비 들어간 수의 비율을 계산하면 된다.
실제 코드는 다음과 같다.
import random as rd
import numpy as np
import osfun = lambda x:np.sqrt(1.-x*x)
xA = 0. # x의 구간 시작
xB = 1. # y의 구간 끝
yA = 0. # f(x)의 최소값
yB = 2. # f(x)의 최대값보다 큰 임의의 값. 클수록 정확해지고 작을수록 빨라진다. f(x)의 최대값보다 같지 않고 더 큰 수를 넣어야 한다.
AREA = np.abs((xA-xB)*(yA-yB)) # 구간으로 둘러싸인 영역의 넓이.rd.seed(os.times())
it = 1000
savefile = open(“circle.txt”, “w”)
counted = 0
for i in range (it):
if fun(rd.uniform(xA, xB)) > rd.uniform(yA, yB): counted+=1
print str(it)+” iteration, “+str(
AREA*float(counted)/(float(it))
)+” is integration result.”)
빨간색으로 색칠한 부분이 “핵심코드”이다. 너무 짧은거 아니냐고 물어볼수도 있지만, 진짜로 저게 끝이다.
여기서, 함수 안에 들어간 경우의 수를 반복한 횟수로 나눠준 다음 왜 면적을 곱해주는 걸까? 생각해 봅시다.
0부터 1까지 Sqrt(1-x*x)를 적분한 결과. 가로축은 반복 횟수인데, 백만번정도 반복한 것까지 그렸다. 잘 보면 정확히 pi/4에 수렴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아무생각없이 짜도 잘 굴러가는 굉장히 아름다운 알고리즘이다.
문제는 f(x)가 음수인 경우에는 아무생각없이 짜면 안되고 생각은 한번 해줘야 한다는 점.
임의의 N차원에서 수행하는 다중적분인 경우에는 난수를 생성하는 구간을 “잘” 잡거나, 또는! 그냥 “충분히 큰” 초직다면체(hyper-rectangular)에 해당하는 난수를 생성한 후 갯수를 셀까 말까 카운트하는 판정 루틴에 f(x)보다 작아야 한다는 조건 뿐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구간 안에 들어가야 함”까지 조건을 넣으면 된다. 물론 그게 그거겠지만, 여기서는 단순히 “안에 있는가 없는가”만 판단하면 되기 때문에 그냥 다중적분보다는 쉽다.
다시말해서,
내가 어디에서 뭘 적분하는지만 알고 있으면
수치적인 해를 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담
(=개드립)
인데.인생은 내가 어디서 뭘 해야 하는지 알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Monte carlo 방법을 쓴답시고 도박하다간 망한다. 수치해석적 인생은 수치스러운 인생으로 귀결된다.
-
개구리 들어간 분유통 문제의 결론
얼마 전 분유에서 개구리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http://snowall.tistory.com/3372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277&aid=0003105030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3101410211958035
민원을 담당하는 행정부에서는 개구리가 제조 단계에서 들어가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결론이 진짜로 완벽히 증명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소비자가 유사한 급의
연구소에 의뢰해서 반박하는 실험결과를 내지 않는 한 믿을만한 사실이다. 연구소가 회사의 돈을 받고 실험한것이니 결과를 조작했을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분유 사다가 직접 실험해 보기를 바란다. ‘과학’은 누가 결론을 냈던지, 누구든 반복실험하면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사실을 이야기하도록 하고 있고 여기서 구라치다 걸리면 직장에서 짤린다. 고려대 나자현 교수님이 그런걸 모르는
분도 아닐 테고, 이정도 일로 직장을 걸고 구라를 칠 정도로 남양으로부터 큰 돈을 받지도 않았을테니 저 실험 결과는 믿을만하고,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보면 제조단계에서 개구리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은 상당한 정도로 믿을만하다.
개구리가 제조 단계에서 들어가지 않았다는 결론을 믿긴 믿겠는데, 그렇다고 소비자의 문제제기가 부당하거나 블랙컨슈머라고 폄하되어서는 안된다.
소비자는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제품에 문제가 있음을 소비자가 증명하지 못하고, 제조사가 제품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제품 문제 때문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자동차 급발진이나 에어백 불량 문제를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에서는 소비자가 제품의 문제임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자동차와 같이 복잡한 제품의 경우 소비자가 제품의 결함을 찾아내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자동차의 전문가는 자동차 제조사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소비자가 제품의 결함을 증명해야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면 손해 배상을 받을 수 없다.
자동차 제조사의 입장에서, 그리고 어떻든 상품을 만드는 업자의 입장에서 보면,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불만을 터트리는 소비자들은 반갑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소비자들이 반박할 수 없도록, 위의 남양 유업과 마찬가지로, 과학적인 실험과 근거를 통해서 반박한다면 그런 소비자들은 차츰 사라질 것이다. 제품에 결함이 없음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들어갈 것이고 그것이 제품의 제조비용을 상승시켜 이익률을 갉아먹을 것이라고 하더라도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결국은 최고의 마케팅이자 최상의 전략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소비자들이 문제제기를 했을 때 적극적으로 문제를 합리적으로 과학적으로 결론짓는 것이 좋다. 또한, 과학적으로 증명을 한번 해 두면 더 분명하고 자세하게 반박하는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유사한 사례들은 한번에 기각된다. 지금처럼 불평불만이 가득한 상태에서 서로 욕하고 있는 것은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소비자의 문제제기는 합당했고 제조사는 비용을 들여서 무죄를 증명했다. 이것이 바로 ‘합리적’인 것이다.
-
26!
어떤 분이 A에서 Z까지 모든 알파벳 26자로 이루어진 모든 경우의 수를 출력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느냐고 문의해서 “안돼요”라고 답을 보냈다.
일단 26!은 1부터 26까지 모두 곱한 수이다. !은 굉장히 빨리 커지는 함수인데, 4!이나 5!정도를 생각하고서 26!을 상상했다면 그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랄수밖에 없다. 26!이 얼마나 큰지 생각해 보고 싶다면, 일단 1부터 26까지 사이에 있는 정수에는 10과 같거나 보다 큰 정수가 17개나 있다. 10을 17번만 곱해도 10경이다.
스털링의 공식을 사용하면 대략의 크기를 추측해 볼 수 있는데, 아니면 그냥 구글에 검색하면 된다.
26! = 4 x 10^26
4뒤에 0을 26개 정도 붙여야 얼추 비슷한 값이 나온다는 뜻이다.
일단 그정도의 경우의 수가 있는데, 이걸 저장하기 위해 필요한 하드디스크 용량은 얼마나 될까? 26글자로 이루어진 문자열이므로 대략 10을 28번정도 곱한 크기의 글자를 저장해야 하는데, 영어 1글자가 1바이트이므로 10^28바이트의 용량이 필요하다.
1 GB = 10^9 Byte
1 TB = 10^12 Byte
1 PB = 10^15 Byte
1 EB = 10^18 Byte
1 ZB = 10^21 Byte
1 YB = 10^24 Byte
대략 1만 욕토바이트 정도.
요새 1 TB하드디스크가 10만원 안쪽으로 살 수 있는데, 대량구매로 1 TB에 만원이라 치고, 그렇다고 쳐도 저장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필요한 예산은 1 해 원이다. 우리나라 한해 예산을 1천조원이라고 가정해도 그보다 10만배 더 큰 예산이다.
저정도의 용량을 채우려면 1페타플롭스 정도 되는 컴퓨터를 사용해도 백만년 정도 출력해야 가능하다.
자, 그건 그렇다 치고.
A부터 Z까지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모든 경우의 수를 출력하려면 이론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될까?
몇가지 알고리즘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단 밑바닥부터 생각한다면,
A를 생각하고 여기에 B를 추가하면 AB와 BA가 있다. 그 두가지 경우에 대해 C를 추가하여 AB로부터 CAB, ACB, ABC를 만들고, BA로부터는 CBA, BCA, BAC를 만들어 낸다. 그렇게 만들어진 여섯가지 경우에 대해 D를 추가하고. 등등. 이런식으로 중간에 하나씩 끼워넣는 방법을 이용하여 만들어낼 수 있다.
두번째로, 순수하게 정말 permutation의 의미를 생각해서 만드는 방법인데, ABCD…XYZ까지 다 써놓고, 1번과 2번을 바꾼 것, 1번과 3번을 바꾼 것, … 이렇게 해서 1번 바꿔서 만든 모든 문자열을 추가하고, 1번과 2번을 바꾸고 1번과 3번을 바꾸고, … 이렇게 해서 2번 바꿔서 만든 모든 문자열을 추가하고, …
이렇게 해서 모든 경우의 수를 출력시킬 수 있다.
세번째로, 대충 만들어도 된다고 하면 아무거나 ABCD…XYZ까지 다 써놓고, 26개의 난수를 생성하면서 그 위치에 있는 문자를 뽑아서 만들면 된다. 필요한만큼 만들고, 같은거 나오면 버리면 된다. 물론 난수가 제대로 생성되었다면 4*10^26개의 경우의 수 중에 겹치는 것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렇게 세가지 정도의 알고리즘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이 알고리즘들은 널리 알려져 있는 방법들이다. 실제로 구현된 코드는 구글에서 permutation과 원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이름으로 검색하면 매우 많이 나오기 때문에 생략한다.
-
전자의 파동성
오랜만에 헛소리를 들었더니 피가 끓는다.
출처를 밝히기 위해서 링크를 적어두지만 굳이 봐서 조회수를 올려줄 필요는 없다.
그렇다. 우리 우주는 아주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원자가 12개의 미립자라는 소리는 6개의 쿼크와 6개의 렙톤인 것 같다. 그런데 그 입자들이 5개의 더 작은 기본입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소리는 처음 듣는다.
참고로 나 입자물리학 전공자다.
그 기본단위가 바로 생명전자라고 주장한다. 이게 그냥 종교적인 내용이면 그냥 어떤 종교의 헛소리겠거니 하겠는데, 물리학을 끌어와서 증명하고 있기 때문에 물리학 전공자로서 따지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
소립자를 쪼개는 실험을 아무리 많이 해도 물질 입자를 없애고 에너지만 남기는 실험은 성공하지 못했다. 입자-반입자 충돌시에는 에너지만 남고 사라지지만 이 실험은 입자를 쪼개는 실험이 아니다.
두겹실틈(double slit) 실험을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했다고 하는데.
“실험자가 바라본다”는 조건 하에서는 입자가 두 줄의 자취를 남기고.
“실험자가 바라보지 않는다”는 조건에서는 입자가 여러 줄을 남긴다.
…이건 뭔 소린가.
즉, 입자의 파동성과 입자성이 관찰자의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실험자의 ‘생각과 의도’의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두겹실틈 실험이 인류 과학 역사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실험이라는 점은 사실이다.
파인만이 이런 말을 했다는 얘기는 들어본적이 없다.
그리고 모든 일은 우리가 원하는대로 이루어진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그냥 만우절 장난이거나, 패러디거나, 시트콤이라면 넘어가겠지만 진지한 글인데 물리학을 왜곡하고 있으면 정말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
리처드 파인만이 제안하고 21세기에 들어서 진짜로 수행한 두겹실틈 실험에 관한 논문이다.
http://iopscience.iop.org/1367-2630/15/3/033018/article
위의 논문과 비디오를 보면 알겠지만, 간섭무늬를 없애는 것은 구멍 하나를 막았느냐 막지 않았느냐의 차이이지 관찰자가 지켜보고 있느냐 지켜보지 않느냐의 차이가 아니다. 관찰자는 이 실험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지켜보고 있다.
과학을 이용해서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려면 제대로 알고 사용하도록 하자.
참고로 이 실험은 전자가 아니라 그 어떤 입자를 이용해서 수행하더라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
-
옳은가 아닌가
1.
장자 ‘응제왕’ 편에 혼돈의 이야기가 나온다. 혼돈은 원래 얼굴이 없고 아무것도 없던 것이었는데, 숙과 홀이 놀러갔다가 얼굴을 그림으로 그려주었다고 한다. 그러자 혼돈은 곧 죽었다고 한다.
2.
자기 인생에 아무 불만이 없는 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아무 욕심도 없고, 아무 불만도 없고, 어떤 일에도 힘들어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가 볼 때 그 사람은 힘든 일을 하며, 자기가 노력한 것보다 대우를 받지 못하고, 부당한 일에 휘말리며, 억울하게 책임을 지는 일이 많다.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그렇게 살지 말고 제대로 대접받으면서 살으라고 가르쳐 주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은가 그른가. 그렇게 가르쳐주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평생 자기 분수에 만족하며 나름 행복하게 살겠지만, 그 사실을 가르쳐준다면 그는 자신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현실을 직시하여 개선하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다가, 자신이 불행하다는 사실만을 깨달은 채 살아가야 할 수도 있다. 무엇이 올바른 일일까? 그리고, 그런 사람에게 일을 시키고 착취하는 고용주는 그 사람이 전혀 불만이 없는데도 비난받아야 하는 걸까?
3.
옛날 개척시대에, 선교사들은 미개인들을 교화시키고 문명화시킨다는 명목으로 그들을 기독교로 개종시켰다. 개종하지 않은 사람들은 대부분 다 죽여버리거나 노예로 만들었다. (개종했어도 노예로 만들기도 했고.) 그들이 지옥에 가지 않게 하기 위하여 별로 바라지 않는 종교를 믿도록 만든 오지랖은 누가 가르친 것일까.
4.
스티브 잡스가 전화기를 다시 발명한 이후로, 거의 모든 휴대전화기는 스마트폰으로 출시되고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매우 비싸다. 그것은 혁신이 아니다. 진짜 혁신이라면, 가격을 혁신적으로 낮추어서 누구나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그 어떤 전자회사도 아직 성공하지 못하였다.
5.
어떤 사람이 인생을 낭비하면서 산다. 그냥 하릴없이 게임하고, 딱히 의미있어 보이는 일을 하지 않는다. 집안에 돈이 많아서 먹고살 걱정은 안해도 되는 사람이다. 우리는 이 사람의 인생을 걱정해줘야 할까, 걱정해줄 필요 없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