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학술

  • 공무원 이야기

    예전에도 몇번 언급했던 것 같은데, 나의 아버지는 중앙 청사에서 근무하시는 공무원이다.

    아버지께서는 23년정도 근무하셨는데, 여전히 5급 대우다. (5급은 아니지만 5급으로 대우해준다는 뜻. 즉, 5급이 아니다)

    최근, 지랄맞은 최고위급 공무원이 들어오는 바람에 인사에서도 실용주의가 도입되고 있다.

    덕분에 아버지는 다시 대전 청사로 가게 될 수도 있다.

    원래는 광화문 중앙청사에서 근무하시다가, 몇년 전 지랄맞은 인사담당자 때문에 대전으로 발령을 받아서 1년정도 있다가 다시 작년에 과천으로 간신히 올라왔다. 웃기는건, 아버지가 대전으로 갔기 때문에 대전에서도 한명이 서울로 올라왔는데 서로 피해를 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아버지는 나이 50이 되어 말년에 주말부부가 되었고, 덕분에 어머니께서도 숱하게 대전에 내려갔다. 그리고 대전에서 올라온 그분은 대전의 집을 팔아서 서울에 집을 장만했는데, 전세로 잡았는데도 집 크기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_-;

    그리고 다시 지랄맞은 최고위급 공무원 때문에 다시 섞고 있다. 과천에서 대전으로 갈 사람과 과천에 남아있을 사람을 고르는데, 어쨌거나 어디에 가고 싶다고 지원서를 받았다고 한다.

    문제는 선정 기준이다. 결국은 인사 담당자가 칼자루를 쥐고 있는 셈인데, 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일 잘하는 사람은 일 많이 하라고 계속 일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고, 일은 못하지만 인사 담당자랑 술마시면서 얘기를 좀 나눴던 사람들은 어차피 일도 못하고 일을 많이하면 안되니까 인사 담당자가 곁에 두고 두고두고 보살피면서 얘기를 나눠준다고 한다.

    이 얘기에서 인사 담당자의 공무원들을 향한 사랑이 느껴지면 당신은 이명박.

    (미안…)

  • 회사의 성장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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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가능한 일 – 즉 무한 동력기관이다. 그런데 이것이 물리학 법칙으로서가 아니라 인문학의 성장 동력으로서 받아들인다면, 아래에서 위로 흐르고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과 같은 체계가 조직에 필요하다.

    그리고 상황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생각이 필요하다.

  • 휴일에도 일하는 방법

    옛날 옛적, 내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배웠던 예체능 통합 교과 과목인 “즐거운 생활”에 등장하는 노래중에는 굉장히 독특한 형식의 노래가 있다. 바로 “돌림노래”라는 것인데, 한 사람이 노래를 시작하면 다른 사람이 한마디 늦게 노래를 시작한다. 이런식으로 4개 정도의 부분으로 한 반을 나누어서 한 곡을 완성하는 것이다. 고전적인 음악 양식에서는 푸가(Fugue) 형식이라고 하는 것 같다. (아닐지도…)

    그런데, 이 노래의 특징은 어느 한 부분에서도 끊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령, 노래를 끝낸 시점에서 다시 노래를 처음부터 부르기 시작한다면, 한 사람은 한 곡을 다 불렀을 때 노래를 끊었다가 부르게 되겠지만 전체적으로는 노래가 끊기지 않는다. 이러한 특징을 깨달은 후, 나는 달력을 살펴보게 되었다.

    달력은 음악의 악보와 비슷한 구성을 갖고 있다. 1개의 월은 4개의 주로 되어 있고, 각각의 1주는 7개의 날짜로 되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1주일 중에서 6일을 일하고 1일을 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쉬는 날은 공통적으로 일요일이다. 따라서 일요일에는 모든 업무가 정지된다. 더군다나 요즘은 토요일날도 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단순히 계산해 보면, 대략 1주일에 일할 수 있는 시간 중에 14%에서 28%의 시간 동안은 업무가 정지된 상태이다. 금융권의 영업일도 토요일과 일요일은 계산에서 뺀다. 만약, 주말에 정지되는 업무들을 없애고 1주일 내내 업무를 돌릴 수 있다면 우리의 생산성은 더욱 향상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 이외에도 피로를 풀기 위하여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다. 이 휴식 시간이 없다면 사람은 피로를 풀지 못해서 차츰 효율과 성과가 감소하여 결국 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이 될 것이다. 따라서 휴식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들이 제대로 놀기 위해서는 긴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1주일에 2일 정도의 휴일을 주는 것은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업무가 1주일 내내 돌아가는 것 역시 중요한 점이다. 그렇다면 이 둘을 절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내가 생각해낸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누군가 앞서서 생각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이 생각은 누구의 생각을 참조하여 생각해낸 것이 아니다.

    처음에 내가 언급하였던 돌림노래의 구조를 업무에 적용하는 것이다. 가령, A라는 직원은 1일부터 5일까지 근무하고 6, 7일은 쉰다. B라는 직원은 2일부터 6일까지 근무하고 7, 1일을 쉰다. 이런 패턴으로 7명의 직원을 두면 1주일 내내 업무를 돌릴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7명이 1주일동안 5일씩 일하는 것이므로 전체적으로 35일을 근무하게 된다. 그리고 이 숫자는 휴일을 언제로 잡는가에 관계가 없다. 하지만 만약 이 시스템이 사회 전체적으로 정착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나라의 모든 공장이 1주일 내내 돌아가게 된다. 우리나라의 금융 시스템이 1주일 내내 돌아가게 된다. 택배가 주말을 끼어서 며칠씩이나 늦게 도착하는 일이 없게 된다. 그러면서도 모든 근로자가 1주일에 2일의 휴일을 가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기존 시스템과 비교를 해 볼 때, 실질적으로 어떤 날이든지 20%정도의 노동력이 감소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은 전체적인 노동자의 노동 시간을 증가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당연한 결과이다.) 그렇다면 업무가 몰려오는 금요일 오후와 같은 시간은 어쩌지?

    여기서 이미 틀을 벗어나지 못한 사고를 하게 된다. 금요일 오후에 업무가 몰려오는 이유는 토요일날 쉬기 때문이다. 만약 토요일날 쉬지 않는다면 금요일 오후에 몰려오는 업무의 일부를 토요일에 처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특정한 요일이나 주기에 업무가 몰려올 이유가 없게 된다.

    어떤 도로든지 막힐 수 있다. 8차선 도로를 뚫든 16차선 도로를 뚫든 한번에 지나갈 수 있는 차량의 수보다 더 많은 차량이 지나가기를 시도한다면 도로는 막힐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막힌 도로를 뚫기 위해 가능한 유일한 방법은 차량을 줄이는 것이다. 그런데, 차량을 줄이는 방법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실제로 차량의 숫자를 줄이는 것(공간적인 분산)과 시간적으로 차량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공간적인 분산은 추가비용이 들어간다. 차들이 다른 곳으로 가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럼 차들이 있을 곳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간적인 분산은 추가비용이 비교적 적게 들어갈 것이다. 차들은 어쨌든 길 위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이 일을 하다보면 일이 몰려오는 경우가 있다. 한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업무의 속력은 정해져 있는데 그 속력보다 더 빠르게 더 많은 일이 쌓인다면 그 사람은 일을 처리하지 못하고 남게 된다. 이러한 일을 막기 위해서는 당연히 일이 몰려오지 않도록 해야 하고, 이 방법을 쓰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일을 넘겨주든가(공간적인 분산) 시간적으로 일이 몰려오지 않고 분산되어서 등장하도록 하여야 한다.

    별다른 이유 없이 특정 시점에 사고가 터져서 일이 몰려오는 것은 제어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한 고려를 빼놓는다면, 일이 몰려오는 것들은 대부분 주기적인 일이다. 매일 하는 일, 매주 하는 일, 매월 하는 일, 매년 하는 일. 각각의 주기 단위에 대해서 일은 몰려온다. 매일 하는 일은 퇴근 직전에 쌓여있고, 매주 하는 일은 금요일에 쌓여있고, 매월 하는 일은 월말에 마감때문에 야근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것을 막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기성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물 흐르듯이 부드러운 업무 처리가 되도록 사람들의 휴일 일정을 서로 어긋나도록 조정하는 것이다. 실제적으로는 사람들이 조금 줄어드는 효과가 나기 때문에 개개인의 업무 부담이 늘어날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주기성이 없어지게 되면 사람들에게 일이 몰려오는 상황이 적어지게 되고, 따라서 개인의 업무 효율은 올라가게 된다. 대부분의 시간은 사람들이 항상 일을 모두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데, 가끔 일이 몰려오기 때문에, 일이 몰려오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된다면 사람들은 언제나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된다.

    따라서 주기서을 없애기 위해 쉬는 일정을 어긋나게 조절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이미 일부에서는 사용하고 있다. 몇가지 필요한 곳의 예를 들어보자면 관공서, 은행, 그리고 AS센터이다.

    특히 AS센터가 가장 쥐약인데, 정말 AS센터의 업무 시간을 일반 직장인의 업무시간과 동일하게 잡아두는 곳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럼 결국 일반 직장인들은 AS를 받지 말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AS기사들의 휴일 일정을 어긋나도록 조절하면 1주일 내내 AS센터를 돌릴 수 있게 된다. 그럼 AS기사들은 항상 상주하게 되고, 또한 일반 직장인들 역시 휴일을 어긋나게 조절하면 특정 개인은 자신이 가진 공휴일에 AS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AS센터는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을 테니까. 관공서나 은행도 마찬가지 이유로 이러한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한 곳이다.

    덧붙이자면, 이 시스템 확산에 가장 걸리는 것은 결국 종교다. 어떤 종교는 무조건 “일요일”에 쉬어야만 하는 곳이 있고 그 종교는 사회의 뿌리깊게 의식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 세일즈맨 여행 문제의 최적해

    세일즈맨 여행 문제 : 1명의 세일즈맨이 n개의 거래처를 다니는데, 순서를 최적화 시켜서 최단시간에 전부 돌아다니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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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설은 나중에…

    출처 : http://xkcd.com/399/

  • 나노와 나노 기술

    음.. 알고보니 mb는 ‘밀리비트’라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겠군요

  • 블로그 화면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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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화면을 감상하는 법

    1. 이 글의 카테고리를 찾아본다. 이 글은 어느 카테고리에 들어가 있는가?

    2. snowall은 1번을 왜 굳이 이야기했는가?

  • 능력이라는 것

    처음에 내 꿈은 물리학자였고, 지금도 여전히 물리학자가 되고 싶다. 그런데 대학원을 졸업하고나서 군대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회사에 들어갔고 지금은 연구소에 지원서를 내 놓은 상태다. 그 연구소에 지원한 분야는 무려 인지과학. 물리학이랑 그다지 연관은 없다. (아주 없진 않지만)

    그래서, 꿈을 이루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보니 그다지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지금 있는 위치가 자신이 원하는 바로 그 위치인 사람은 그다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꿈은 현실이 아니니까 꿈이라고 하는 것이다. 꿈을 이룬 다음에는 또다른 꿈을 꾸어야 하고 그래야만 더 나아갈 수 있는 법이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것이 당장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얘기하고 싶었다. 이런 상황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보면 영향력의 원과 관심의 원 얘기가 떠올랐다.

    사람이 하는 일은 3가지 속성이 있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있고, 해야 하는 일이 있다. 그리고 하나의 일은 이러한 속성을 가지거나 갖지 않았거나에 따라 8가지로 나누어진다.

    해야 하는 일
    할수 있는 일 할수 없는 일
    하고 싶은 일 운명 좌절
    하고싶지 않은 일 노동 난감

    해서는 안되는 일
    할수 있는 일 할수 없는 일
    하고 싶은 일 범죄
    욕망
    하고싶지 않은 일 무심
    무시

    이렇게 8가지로 구별하고 나니까 알아보기가 쉬워졌다.

    사람은 항상 하고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현재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하고싶은 일을 할 수는 없다. 하고싶은 일 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고, 해야 하는 일 중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것이다. 즉, 사람은 운명과 노동 속에서 사는 것이다.

  • 고민이 생겼다

    지난번의 군대 문제에 관한 고민의 속편이다. 지난번 고민이 그냥 인생 밑그림 그리기에 해당한다면, 이번엔 실전이다.

    내가 가고자 하는 연구소의 전문연구요원 공채가 시작되었다. 3월 21일이 접수 마감이다.

    문제는, 지금 다니는 회사가 병역특례 자리를 배정받는 시기가 4월달이라는 점이다.

    연구소를 갈 때의 장점

    • 유학갈때 확실한 이득이 있다.
    • 물리공부를 할 수 있다.

    연구소를 갈 때의 단점

    • 멀다. (성북구 -_-;)
    • 빡센 근무환경.
    • 박봉.
    • 새로 친해져야 한다.

    회사를 다닐 때의 장점
    • 자유롭다.
    • 이미 친해졌다.
    • 월급이 나름 많다.
    • 적응했다.
    • 그래도 가까운 편.

    회사를 다닐 때의 단점

    • 유학갈 때 연구소만큼의 이득은 없다. 단, 그렇다고 불리한 조건은 아니다.
    • 전공과 크게 상관이 없는 업무를 한다.

    회사 발표가 먼저고 연구소 접수가 나중이면 딱 좋은데…

    고민에 빠져버렸다.

    추가 : 회사의 재심사 발표가 3월 31일 정도에 있을 것이라고 한다. (병무청 관계자로부터 직접 들었음.)

    따라서 일단 연구소 접수를 질러놓고, 회사 발표되는 결과를 봐서 연구소에 올인할지 정하면 되겠다.

    물론 연구소 서류전형을 통과해야 하므로 최대한 잘 꾸면서 서류를 보내야 할 것이다.

  • 성이 3개라면…

    인간의 성은 2개이다. 대략 말하지 않아도 생명체는 유성생식을 하는 종류와 무성생식을 하는 종류로 나눠져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거기에 덧붙여, 유성생식을 하는 종류는 성이 2개이다. 남성과 여성. 암놈과 숫놈. 수술과 암술. 어쨌거나 성이 2개다. 여기서 말하는 성이 family name이나 gender나 castle이 아니라는 것 역시 다들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인간에 대해서 성을 결정하는 염색체는 Y인데, X와 Y가 붙으면 남성, X가 두개 붙으면 여성이다.

    (곤충들 중에서는 모계쪽에서 성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쪽이 아니므로 넘어간다.)

    3개가 있으면 안되는 것일까?

    그래서 생각해 보았다. 성이 3개인 경우를.

    염색체가 X와 Y가 있으니까, 하나 더 만들어서 Z를 가정하자. 그리고 지금처럼 2개씩 모여서 성을 결정한다고 하면 다음과 같은 조합이 가능하다

    XX – 이미 있음

    XY – 이미 있음

    XZ – 이하, 새로 만들어진 성

    YZ = ZY

    YY

    ZZ

    그리고 이때, 여전히 아기는 XX 염색체를 가진 “엄마”만 낳을 수 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XZ는 염색체가 추가되기만 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경우다. 모계에서 X를 물려받을 테니까. YY는 난자 중에서 Y염색체를 가진 난자가 존재할 수 없으므로 명백히 불가능하다. 마찬가지 이유로 ZZ나 ZY역시 불가능하다. 따라서 새로운 염색체를 추가하게 되면 새로운 성이 한개가 더 생기는 것에 해당한다. 이 경우에 얻을 수 있는 염색체 다양성은 겨우 Z가 하나 추가된 것에 불과하다. 물론 이 변화가 클수도 있지만 이미 존재하는 Y염색체의 역할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에 비춰 볼 때 Z가 있으여 할 이유는 별로 없어보인다. 즉, Z는 그냥 Y의 돌연변이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가정을 좀 바꿔서, XZ염색체를 가진 경우에도 아이를 낳을 수 있으나 ZZ는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가정해 보자. 위에서 나타난 염색체 조합을 다시한번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XX와 XY는 물론 가능하다.

    XZ와 ZZ는 잠시 미뤄두자. ZY는 태어날 수 있다. 그리고 앞서와 마찬가지 이유로 YY는 불가능하다.

    XZ는 부모 양쪽으로부터 X와 Z를 하나씩 물려받으면 태어날 수 있다. 그런데 Z를 물려받기 위해서는 ZZ이거나 XZ인 사람으로부터 받아야 한다. 그런데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람은 XX이거나 XZ이므로 XZ가 태어날 수 있는 부모의 조합은 다음과 같다.

    XX + XZ = XX, XZ

    XX + YZ = XY, XZ

    XX + ZZ = XZ

    XZ + XZ = XX, XZ

    XZ + YZ = XY, XZ, ZZ

    XZ + ZZ = XZ, ZZ

    XZ + XY = XZ, XY, YZ

    자, 여기서 생식기의 구조같은건 심란해지니까 생각하지 말고. 어쨌거나 낳을 수 있다고 치자.

    가능한 부모의 조합이 무려 7가지가 생기게 되었다. 혈액형보다 복잡해진 가계도가 되었다. -_-;

    하나씩 차분히 분석해 보자. XZ가 아이를 낳을 수 있으므로 Z염색체는 우리가 아는 개념의 엄마에 가깝기도 하지만 ZZ가 아이를 낳을 수 없으므로 우리가 아는 개념의 아빠에 가깝기도 하다. 어쨌거나 아빠와 엄마 개념은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된다. 낳은쪽은 엄마, 염색체 공여자는 아빠다. 따라서 이 경우 XZ는 엄마가 될 때도 있고 아빠가 될 때도 있다. 이 경우에는 XZ가 아이를 낳을 수 없던 경우보다 훨씬 다양한 경우의 수가 가능하다.

    가령, X와 Y만 있을 때는 사용 가능한 유전자 조합인 XX, XY, YX, YY중에서 엄마에게 Y를 받는 경우가 없으므로 XX, XY의 두가지만 가능하다. (50%)

    그런데, X, Y, Z가 있을 때는 사용 가능한 유전자 조합인 XX, XY, XZ, YX, YY, YZ, ZX, ZY, ZZ중에서 YY, YZ, YX를 제외한 6가지가 가능하다. (66%)

    그만큼 염색체 다양성이 확보된다는 뜻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진화하면서 왜 성염색체는 3종으로 분화하지 않았을까?

    음…이건 왜 그런지 정확히 분석할 수 없지만, 어쨌든 2종의 성 염색체로 염색체 다양성은 충분했다는 뜻이고 3종의 성 염색체는 그다지 생존에 유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동시에 3종의 성 염색체보다 나은 2종의 성 염색체의 특징이 무엇일까?

    어쩌면 3종의 성 중에서 Z염색체를 가진 쪽은 성 선택에서 그다지 인기가 없었을 수도 있고, 또는 너무 다양한 염색체 다양성 때문에 아예 다른종으로 진화해 버렸을 수도 있다고 본다.

    2009.06.29.수정 : 생명체의 성이 3개인 경우에 대한 생각은 내가 가장 처음으로 한 것이 아니다.


    http://koyul.egloos.com/4995153


    고율님의 글에도 나와 비슷한 아이디어로 비슷하게 전개된 논의가 있으며, 고율님은 이 아이디어를 2004년에 처음으로 생각하셨다고 한다. (2004년에 작성된 글은 아직 못 찾았다.) 위 링크에 있는 고율님의 “외계인의 성별”에 대한 이야기를 본문에서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이 글을 쓸 당시(2008년 3월)에는 모르고 있었고(“외계인의 성별” 을 읽기 한참 전이므로), 트랙백을 보내는 시점에서는 고율님이 나보다 늦게 생각한 것이라고 생각하여 굳이 이 글을 수정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은 고율님의 글

    http://koyul.egloos.com/4995904

    에서 처음으로 알게 되어서 이 글을 수정하였다. 글을 쓸 때 검색 없이 그냥 작성한 것은 나의 불찰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고율님의 아이디어는 3개의 성이 꼭 필요하다는 관점으로 작성된 글이고, 나는 3개의 성 중에서 1개는 퇴화하여 사라졌거나 다른 종이 되었을 것이라는 관점으로 작성하였다. 이 부분은 차이가 있다.

  • 나노 퀘스트

    주의 : 나노하 퀘스트가 아님!


    http://www.nanoquest.ie/

    나노 기술에 대한 아주 재미있는 3D 입체영상 “게임”이 있다.

    아래는 소개 동영상.


    해보면, 꽤 재미있다. 그 밑에 보면 NanoPool이라고 해서, 벅민스터 풀러렌(C60)분자를 이용한 당구 게임을 즐겨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