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불면증 (이윤정, 패닉)

날 놔줘 난 졸려

가만히 누워 천천히

두 눈을 감으면 될 거야

이젠 내겐 잠이 필요해

내 두 눈은 붉게 떨리고

끝없는 하루 무거운 시간들

쏟아져 내려 나를 비틀고 있어

하지만 난 너무 두려워

죽음처럼 깊게 잠들면

까만 까마귀 높이서 맴돌다

내 눈을 먹고 꺄악 웃는다 했어

반복되는 승강기에 머릴 기대고

시계처럼 토해내는 너를 바라봐

너의 진한 핏속에 너 말고 누가 있어

(네가 찢어지는 비명에 끌려 하루 쉴새 없이

굳어져 버린 너의 몸을 떼어주는 동안)

모두 머리 위에 비틀거리지 (날 놔줘)

다 눈을 뜨고 미쳐가겠지 (난 졸려)

흐려지는 머릿 속 깊이 짙은 안개가 피어나지 숨이 막히는 (무섭지 않아, 천천히)

두 눈을 감으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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