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생명체의 죽음에 관하여


모 블로거와 토론하다가 들었던 의문점이다.

인간이 아닌 다른 지적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하자. 인간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한가지 특징은, 그 지적 생명체는 인간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언어체계가 비슷하든, 통역기를 사용하든, 뭐든 관계는 없지만 아무튼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럼, 우리가 이 지적 생명체를 죽이는 것은 윤리적으로 올바르지 않은가?

(올바르지 않은 것을 부정한다면, 그럼 올바른가? 이런 질문이 나올 수도 있다. 이 질문은 별개의 질문이다. 왜냐하면 윤리적인 문제는 아주 나쁜 것에서 아주 좋은 것 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할 수 있고, 윤리적으로 나쁘면서도 어쩔 수 없는 것도 있고, 좋은 걸 알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단, 이때의 윤리학은 최소한 다음과 같은 점은 받아들인다고 하자. 인간은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들을 죽이고 있으며, 그것은 보편적인 상식으로는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것 보다는 덜 비난받고 있다.

이것은 어쩌면 현실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침팬지에게 수화를 가르쳤더니 자신의 기본적인 욕구를 표현하기 위해서 수화를 꽤 능숙하게 사용하였다는 보고가 있다.


http://animalpark.pe.kr/new2005/column/column_view.php?page=20&s_type=&s_code=&no=66

그런데 인간은 여러가지 의약품의 실험을 위해서 침팬지를 죽이고 있다. 즉, 내가 위에서 문제제기한 상황이 어쩌면 빠른 시일 내에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나는 동물 보호론자는 아니며, 그렇다고 동물을 죽일 때 아무런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아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나의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 완전 중립적인 태도다.

답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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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생명체의 죽음에 관하여”에 대한 7개의 응답

  1. 
                  snowall
                  아바타

    법적으로는 당연히 아무 문제가 없죠. 그럼 그 법은 올바른가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 
                tag
                아바타
    tag

    이부분에서 ‘옳다 그르다’를 따지는 판단기준은 대게 법적인 기준에서겠죠? ‘법은 유동적인 수학이다’고 생각하면 의외로 쉽게 해결될거같습니다. 사람들끼리 엄격한 틀과 약속을 정해놓고 그것을 토대로 판단한다는 점에서 법은 수학과 비슷하지만, 사실, 마치 윤리학이 상식적인것을 인정하듯 우리는 법이 수학보다는 덜 객관적이다는것을 인정할수밖에 없을것입니다. 1+1=2는 절대불변의 진리이지만(적어도 인류가 ‘수’를 생각한 이래로 수천년간 변함없이 이어져왔지만) ‘왼쪽에 사람한명 오른쪽에 사람백명이 있을때 기차는 어떤선로로 방향을 틀어야하나’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주관적인 문제입니다.(왼쪽 한명이 영웅이고 오른쪽 백명이 전부 악당인경우 등등 무수한 변수가 존재하기도하여). 법은 이런 현실의 많은 변수들 속에서 유동적으로 틀을 바꿔나갑니다. 고로 외계 지적생명체의 살상은 살인과 동급인가 하는문제는 그들과 우리, 또 우리내부에서의 이해관계에 따라 끊임없이 다르게 재정의될것입니다.

  3. 
                 goldenbug
                 아바타

    엮인글 잘 받았습니다.

    수화하는 침펜지는 예전에 읽을 때도 쓸까 하다 말았지만 칼 세이건의 『에덴의 용』에서도 나오죠.^^

  4. 
                  snowall
                  아바타

    그렇다면 식물인간 또는 뇌사상태의 인간을 죽이는 것과 식물을 죽이는 것 사이의 간격이 없어지게 됩니다.

  5. 
                 KNauer
                 아바타

    “지적 생명체”를 떠나서의 경우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네요.

    http://bit.ly/9dZMxi ‘동물해방’을 바라보는 눈, 허경(고려대학교 철학연구소)

    따지고 보면, 윤리적인가를 따지는데에 그 대상에 ‘지적’이라는 기준이 굳이 들어가야 할 이유도 없지 않을까요?

  6. 
                  snowall
                  아바타

    그 문제가 이 문제와 맥락이 다른 이유는, 저는 어쨌든 “생명체”임은 가정하고 있고, 꼼지락님의 문제는 컴퓨터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생명체인가?”의 문제를 함께 논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지능은 있는데 생명이 없다고 할 수 있는가?

    다시말해서, 생명은 지능이 존재하기 위한 필요조건인가? 이 질문이 먼저 대답되어야 합니다.

  7. 
                 꼼지락
                 아바타

    좀 맥락이 다른 것 같지만, 이런 생각을 해 본적이 있습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완벽히 개발되어, 그 프로그램과 채팅하는 것이 사람과 채팅하는 하는 것과 완벽히 구별되지 않는 그 시점에서.. 그 프로그램을 지워버리는 것은 그를 죽인는 것일까? 아닐까? 만약 죽이는 것이라면 우리는 그에 따른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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