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누군지는 나중에 알려드리죠. 지금 그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잖아요?”
민트가 그 아저씨의 팔에 조금 더 달라붙으며 물어봤다.
“아, 음…”
“누굴 보셨다고 한 것 같은데…”
“지가 공주라고 하는 미친년을 봤어.”
“어디서 보셨죠?”
“가게 앞에서 봤는데, 그건 왜…”
“오빠, 지금 왜인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민트가 그 아저씨의 가슴을 어루만졌다.
“그래서, 좀 더 자세히 얘기해 줘 봐요.”
시에나가 그에게 이야기를 재촉했다.
“그러니까, 아까 낮에, 가게 앞에서 웬 꼬마애가 나한테 반말로 물어보더라고. 여기가 어디냐고. 그래서 웬 미친년인가 거지인가 싶어서 밖으로 내던졌지. 그랬는데, 걔가 갑자기 도망쳤어. 그러더니 남자들 여럿이 그 뒤를 쫒아가던데. 내가 본 건 여기까지야. 더는 몰라.”
“아, 그랬군요. 고마워요.”
더 이상 말이 나올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자기가 본 것을 본 대로 이야기 한 아저씨는 자기에게 말을 걸던 아가씨의 손목을 붙잡았고, 뒤이어 팔이 빠진듯한 아픔과 함께 정신이 아득해졌다. 덕분에 본인의 몸이 두바퀴 정도 굴러가고 있는 것은 느끼지 못했다.
한편, 검문소에 들른 루카는 검문소 병사들을 만나서 낮에 수상한 일이 없었는지 물어보고 있었다.
“낮에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요만한 여자애가 여기를 지나가지 않았는가?”
“여자애가 여기를 지나간 일은 없습니다. 기록에도 없고요. 아이들은 보호자가 없이는 혼자서 국경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이 규정이라, 그런 아이가 있었다면 분명히 돌려보냈을 겁니다.”
“놓치거나, 아니면 누군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끌려 간 것도 없는가?”
“일단 여기 검문소를 지키던 병사들은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만. 왜 그러십니까?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는가? 막내 공주님께서 납치되셨다.”
“네에? 아니 그런!”
“아무튼, 공주님을 보지 못했다면 여기서 더 머물러 있을 필요는 없겠군. 자네들은 보다 철저히 짐을 수색하고, 의심스러운 자들이 있으면 일단 붙잡아 두도록. 특히, 열 두살 정도의 여자 아이가 있다면 반드시 붙잡아 둔다. 알겠나?”
“네, 알겠습니다.”
왕궁에서 파견나왔다는 이야기에 잔뜩 긴장하고 있던 검문소 소장은 자신들이 잘못한 것이 아직 없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루카를 사무실 입구까지 배웅하였다.
“안녕히 가십시오. 꼭 공주님을 찾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수고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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