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topia 1-10

작정 달리기 시작한 공주는 점점 자신에게 다가오는 남자들과, 점점 다가오는 마을의 끝을 보게 되었다.

“내가 잡힐줄 알고? 절대로!”

숨이 턱에 차오르고 있었지만, 여기서 잡히면 더 힘든 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손에 들고 있는 무기는 후라이팬 하나. 저쪽은 건장한 남자 둘이다. 그리고 점점 길의 끝도 공주를 향하여 다가오고 있었다.

“하아… 하아…”

막다른 골목이다.

“헉..헉… 너, 이제 도망 못가니까 포기해라! 하아…하아…”

세사람 모두 지쳤지만, 남자 중 하나가 공주에게 말했다.

“싫어! 베~”

공주는 혀를 내밀며 거부한다는 뜻을 보였다.

“이게! 너 잡히면 보자!”

잠시 숨을 고른 두 남자가 공주에게 달려들었다. 공주는 다시 있는 힘껏 후라이팬을 휘둘렀다. 하지만 도망치느라 너무 힘들었는지 손에 힘이 풀리면서 후라이팬이 날아갔다.

“아앗!”

날아간 후라이팬은 앞에 있던 남자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깡!

그리고 뒤에서 같이 달려들던 남자의 안면에 명중했다.

“윽…”

후라이팬을 얼굴에 세로로 얻어맞은 남자는 고통을 못 이기고 쓰러졌고, 앞서서 달려들던 남자는 잠시 주춤했지만 자신이 맞지 않은 것을 알고 다시 달려들었다. 그 순간, 뒤에서 다시 날아온 아까 그 후라이팬이 그의 뒤통수를 때렸고, 그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끼며 그제서야 흐릿하게 자기 뒤에 소년 하나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공주님?”

“너? 음…너, 일단 이쪽으로 가자!”

두 소년 소녀의 재회는 나눌만한 추억은 없었고, 상황은 긴박했다.

“잡아라!”

두 사람이 무작정 뛰어서 골목을 벗어나자 마자 또다시 다른 두명이 공주를 발견하고 달려오기 시작했다. 공주는 그 두사람을 피해서 다시 골목을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일단 벗어나야만 한다는 생각에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계속 달려가던 공주는 문득 길가의 집들이 사라지고, 어느새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는 것을 알았다.

“숲이다.”

숨을 고르기 위해 잠시 멈춰선 두 사람에게 길거리는 너무 더웠다. 분명히 오전에는 학교 입학식에 참석하고 있었는데, 지금 왜 이 무더운 길거리를 뛰고 있는 것인지. 오후의 태양에 이성이 살짝 마비된 공주는 시원한 숲으로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숲으로 들어가면 저 나쁜 아저씨들이 자기를 찾기도 어려워질 것이고, 어쩌면 샘물이 있어서 목을 축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 들어가자.”

그녀는 울창한 숲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옆에 서 있던 아레스는 영문도 모르고 그녀가 이끄는 대로 숲으로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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