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해가 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두워 지기 전에 구출대 세사람은 성당으로 향했다. 검문소를 빠져나온 루카는 빠른 걸음으로 성당으로 향했다. 성당으로 가는 길목에서 루카는 길바닥에 뿌려진 붉은 자국을 보았다.
“이건… 핏자국 같은데.”
루카는 손가락으로 굳어버린 자국을 문질렀다. 아주 완전히 굳지 않아서 약간 끈적거리는 느낌과, 검붉은 색을 띠는 액체는 그리 많지 않다.
“아저씨,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뭐요?”
루카는 옆에 가게에서 남은 상품을 정리하고 있던 상인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아까 낮에 이 앞에서 싸움 같은게 있었습니까?”
“싸움? 아아, 그래. 그거 있었지. 그래서 이 앞에 곡물거래소 사장이 아주 화를 냈었어.”
“어떤 싸움이었죠?”
“여자애 하나가 거기 사장한테 아주 반말을 하는거야. 지가 공주라나 뭐랬다나. 하여튼, 사장이 아주 화가 나서 그 여자애를 저기로 집어 던졌거든.”
“네? 그 아이는 다쳤습니까?”
“아니, 몇바퀴 구르긴 했지만 다치진 않았던 것 같아. 그런데, 그 다음에 갑자기 웬 남자들 여럿이 그 여자애를 붙잡으려고 달려들더라고.”
“어떻게 되었습니까? 붙잡혔나요?”
“아니지. 그 여자애가 갑자기 옆에 있던 후라이팬을 붙잡더니 정말 쾅! 하는 느낌으로, 알겠지? 그 남자 머리를 후려 친거야. 여기 피는 그 때 튄 것들이고.”
“그리고 어디로 갔죠?”
“모르겠어. 저쪽으로 달려가긴 했는데 나야 가게 봐야 하니까 그 다음은 못봤지.”
“감사합니다!”
루카가 보기에 머리를 그렇게 다쳤다면 분명히 치료를 받으러 성당으로 갔을 것이었다. 아무래도 단서를 찾아낸 듯 싶다.
성당은 마을에서 가장 높은 언덕 위에 지어져 있었다.
“헤엑…헤엑…”
성당의 정문에 도착한 루카는 시에나와 민트가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대장, 이제 오시는군요.”
“오래 기다렸나?”
“아닙니다. 얼마 안 기다렸어요. 그보다 술집에서 들은 얘긴데요…”
“아니, 그보다는 일단 이 안으로 들어간다.”
“네?”
이야기를 하려는 민트를 제치면서 루카는 성당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왕실에서 나왔다.”
“네에?”
왕실에서 나왔다는 말에 문에서 손님을 맞이하던 수녀는 루카가 내보인 왕실의 문장을 확인하더니 바로 고개를 숙이고 예를 취했다.
“일단 우리가 여기 왔다는 것을 알리지 마라.”
“네, 알겠습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급한 일이다. 이유는 나중에 알려줄테니, 혹시 아까 낮에 머리를 다친 자가 찾아오지 않았는가?”
“네, 마침 그런 환자가 있었습니다.”
“여럿인가?”
“네, 머리를 다친 환자가 오늘따라 꽤 들어왔습니다.”
“그 자들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게.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고.”
“모시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성당의 모든 문을 폐쇄한다. 내 허락 없이 아무도 빠져나가서는 안된다.”
“이 성당의 문은 이곳 뿐입니다. 봉인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수녀는 자물쇠로 문을 잠그고, 경비병에게 아무도 나가지 못하게 하도록 지시한 후 세 사람을 병실로 안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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