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한밤중에 들어간다는 것은 용맹한 전사나 마법사들도 달가워 하지 않는 일이다. 어둠이 모든 위험한 것들을 감추기 때문에 웬만큼 경험이 많은 자들이 아니고서는 힘들고 아프게 죽고 싶은 자들이 흔히 들어가는 곳이다.
이제 해가 모두 지고, 본격적으로 어두워진 숲 길 앞에서 공주 구출대의 세사람은 빵을 씹고 있었다.
“저, 실례합니다.”
그때, 일행에게 누군가 말을 걸었다.
“누구시죠?”
“왕궁에서 오신 분들 맞으시죠?”
말을 건 사람은 끝이 각진 수정으로 장식된 흰색 법사용 지팡이와 검정색과 흰색으로 이루어진 수녀복을 입은 어느 젊은 수녀였다.
“저는 이곳 성당에서 파견나온 그레이스라고 합니다.”
“파견? 요청한 적 없는데.”
루카가 고개를 갸우뚱 하며 다시 물었다.
“누가 파견했지?”
“성당의 주임 신부님께서, 여러분이 숲으로 들어가려 한다는 것을 아시고 저에게 길 안내와 혹시 부상이 있으면 치료를 부탁하셨습니다.”
“오호… 길을 아는가?”
“저희 성당은 신의 가호만으로 구할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하여 약물치료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 약물들 중 인간의 기술력으로 만들 수 없는 것을 구하기 위해 이 숲의 엘프들과 교류하고 있어서 길을 알고 있습니다. 엘프들은 인간세계로 나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렇군. 전투 경험은?”
“종군 치료사 과정은 이수했지만 실전 경험은 아직 없습니다.”
“도와준다면 큰 힘이 될 것 같지만, 여기부터는 국경을 넘어가서 임무를 수행할지도 모르는데, 괜찮겠나?”
“괜찮습니다.”
“고맙다. 그럼 길 안내를 부탁하지. 숲의 괴물들이 있다는데, 괜찮은 건가?”
“그 점은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숲에는 괴수들이 출몰합니다만, 저는 엘프의 문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 근처에 있는 한은 그들이 접근하지 않을 겁니다.
그레이스가 지팡이 끝의 수정 장식을 가리키며 설명했다. 투명한 수정 장식 안에는 역시 투명하지만 구분되는 모습으로 어떤 문장이 그려져 있었다.
“그럼 들어가자. 공주님께서 헤매고 계실거야. 괴수들에게 벌써 당했을지도 모르지만, 부디 그런 최악의 경우는 피했기만을 바라야겠지.”
그레이스와 시에나가 각자의 지팡이에 마법으로 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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