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이곳에 사는 사람이야?”
“그래. 여기서 231년째 살고 있지. 사람은 아니지만.”
“231년?”
예상을 뛰어넘는 숫자에 놀란 공주는 다시 물어보았다.
“음, 왜 놀라지?”
오히려 레스톨은 그런 반응에 반문했다.
“아저씨는 오래 살았구나.”
거기에 대고 아레스가 덧붙였다.
“저는 이제 열두살이라서, 백년이 넘는 시간은 상상도 안돼요.”
“아, 너희들은 인간이지. 인간이랑 비교한다면 오래 살기는 했지. 나한테 그다지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야기를 나누며 걷던 셋은 어느덧 통나무로 만든 오두막에 도착했다. 오두막은 작은 창문과 문이 있었고, 굴뚝은 보이지 않았다.
“우와, 이런 숲 속에 집이 있다니!”
“숲 속의 집을 처음 보는 건가?”
“응, 처음 봐. 사실 왕궁에서 이렇게까지 멀리 나와 본 것도 오늘이 처음이거든.”
“하하. 오늘은 여기서 쉬고, 내일 마을로 데려다 주마. 넌 어디서 왔지?”
“나는 진저리 왕국의 공주, 멜리나 패트리시아 스피네린이다.”
“공주님이었구나?”
“놀라지 않는거야?”
“공주든 왕이든 꽤 여럿을 봐 왔으니까. 그렇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지. 그쪽은?”
그가 이번에는 아레스를 보며 물어보았다.
“저는 아레스 부크스, 평민이에요.”
“그렇구나. 너희들은 평민인가 공주님인가가 이름만큼이나 중요한 모양이네. 자, 들어가자.”
레스톨이 오두막의 문을 열고 셋은 그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 쉬도록 해.”
오두막은 방이 나눠져 있지 않고 한칸이었다. 은은한 향이 나는 약초가 들어있는 자루와, 그 자루들이 놓여있는 진열대가 있고, 그 옆에는 책상과 의자, 그리고 침대가 하나 있었다.
“여기서 쉬는 거야?”
“그래, 여기서 쉬면 돼.”
그 말에 공주가 두리번 거렸다.
“그럼 난 좀 자야겠다. 침대 위로 올라왔다간 아바마마께 혼내달라고 말할거야!”
공주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두 사람에게 경고를 하고는 침대 위에 털썩 누워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피곤했던지 잠들어 버렸다.
“네에… 알겠사옵나이다.”
아레스는 작은 소리로 투덜대고는 침대의 반대쪽 벽으로 가서 기대면서 털썩 주저 앉았다.
“아저씨, 저도 좀 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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