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snowall

  • 키보드 질렀다

    Targus의 접이식 미니 키보드를 질렀다. 기대와는 약간 다르게, 나름 불편하다.

    생긴건 HHKL2랑 똑같이 생겨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알파벳 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너무 불편할 것 같다. 뭐, 그정도는 감수해 줘야겠지. 원래 내가 쓰던 노트북 키보드는 좀 큼직큼직한데, 이놈은 알파벳 부분만 풀 사이즈고 나머지는 절반 이상 작아져 있다. 심히 난감하긴 하다. 그러나 키감은 괜찮은 편이고, 그럭저럭 적응되면 쓸만해질 것 같아서 만족이다. 가격은 6만원이라 안습. 뭐, 작다보니 어쩔 수 없지만, 이거 가격이 왜 HHKL2보다 비싼거냐. 음…;

    방향키는 진짜 캐안습이다. 일반적인 키보드가 아니라 리모콘 버튼 같은 느낌으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 정말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접어서 들고 다니는 걸 필요로 한다면,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키감은 일반 펜터그래프와 비교할 때 딱히 나쁘지는 않다. 오히려 이런 키감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표준이 아닌 부분 때문에 표준배열인 알파벳 부분에서도 오타가 나올 수 있으니, 적응하려면 시간이 꽤나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 지름이 있으니 이거 나름 스트레스가 풀린다. 지름신의 영향인가…

    근데, 이 키보드 하루동안 써 보며서 느낀 건데, 물음표 칠 때 상당히 곤란하다. 쉬프트를 가급적 왼쪽 쉬프트를 쓰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모음 ㅗ를 칠 때 모음 ㅓ하고 많이 오타가 생기게 된다.

    사용기 적어둔 곳들 보면 백 스페이스 키가 연타가 안되는 문제가 있다고 하던데, 그런 문제 없이 잘 되더라. 이만한 사이즈에 부담없는 키 크기면, 다른 부분들은 희생해야지 어쩔 수 있나. 지금 이 글도 미니 키보드를 이용해서 치고 있는 중이다. 그럭저럭 만족스럽다.

    스페이스 키는 두개로 쪼개져 있는데 스페이스를 치는 손가락인 엄지 손가락이 가장자리 하우징에 걸려서 정확하게 눌리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뭐, 익숙해지면 될 것 같다.

    생긴게 확실히 HHK와 같아서 그런지 적응하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편이다. 물론 HHK에 적응한 사람만 그렇겠지만. 그래도 화살표키는 여전히 안습…

    연습삼아서 잡담을 계속 적어내려가고 있다. ㅋㅋ

  • 지성, 지능 vs 방사성, 방사능

    방사선(radiation)은 원자핵의 활동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종류의 입자 빔을 말한다. 그래봐야 알파, 베타, 감마, 중성자, 이렇게 네 종류밖에 없다. 알파선은 헬륨의 원자핵과 똑같은 녀석



    [각주:

    1

    ]



    인데, 중성자 두개와 양성자 두개로 이루어져 있다. 베타선은 전자(electron)이고, 감마선은 그냥 광자(photon)다. 중성자는 남들이 다 아는 그냥 중성자다.

    방사선을 방출할 수 있는 능력을 방사능(radioactivity)이라고 한다. 방사능을 가진 물질을 방사성 물질이라고 한다. 이런 물질들은 기본적으로 이온화를 많이 일으키기 때문에 화학 반응에 관여할 수 있고, 따라서 생명 활동을 하는 생화학 반응에도 관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생명 활동을 하는 세포에 쬐이게 되면 일단 그 세포가 죽거나, 미치게 된다. 세포가 그냥 죽으면 괜찮은데, 미쳐버리게 되면 암으로 변신해서 자기 몸을 공격하게 되므로 방사성 물질 근처에는 되도록 가지 말자.

    지식은 인간의 활동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종류의 창작물을 말한다. 그래봐야 사람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형태의 정보로만 기록될 수 있다. 시각 창작물은 그림과 문자로 구성되어진다. 청각 창작물은 음악이라고 부른다. 음악은 악기 소리와 사람 목소리로 구성된다.

    지식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능이라고 한다. 지능을 가진 동물을 인간이라고 부른다



    [각주:

    2

    ]



    . 이런 인간들은 기본적으로 욕심을 많이 부리기 때문에 지식 생성에 관여할 수 있고, 따라서 지적 활동을 하는 다른 인간의 사상에도 관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적 활동을 하는 인간과 만나게 되면 일단 그 인간이 도망가거나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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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미치게 된다. 인간이 그냥 도망가는 건 괜찮은데, 미쳐버리게 되면 독재자



    [각주:

    4

    ]



    로 변신해서 자기 나라를 공격하게 되므로 지식인



    [각주:

    5

    ]



    근처에는 되도록 가지 말자.

    *이 글에 대한

    논리적

    비평은 사절입니다. 농담으로 받아들이세요. 꼭이요!

    1. 헬륨의 원자핵이라고 부른다. 이런 이유로 헬륨의 원자핵을 알파입자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본문으로]
    2. 이런식의 분류에 대해서, 외계인도 지능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을 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어차피 외계어는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기 때문에 그의 지능은 나의 지성과 상호작용 할 수 없으므로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본문으로]
    3. 내게 도를 아느냐고 묻는 도인을 만났을 때, 내가 Lagrangian을 아느냐고 되묻자 그는 도망갔다.

      [본문으로]
    4. 히틀러, 박정희 등의 독재자를 염두에 두어 보았다.

      [본문으로]
    5. 지식in에 관한 얘기다.

      [본문으로]

  • 요새 꿈꾸는거, 악몽?

    이상한 일이 생겼다. 요새 꿈을 반복적으로 꾸고 있다. 거의 매일 아침.

    무슨 내용이냐하면, 이게 또 Art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나도 할말이 없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내용을 내가 왜 꿈속에서 보고 있는 거냐고. 나도 모른다. 꿈 속에서 그거 보고 있다보면, 거기 사람들이 막 싸우고 있다. 꿈 속에서는 이름을 들었지만 깨고나서는 까먹는, 그런 이름을 가진 어떤 유명한 사람들이 말싸움도 하고 의자도 날아다니고. 그 속에서 유유히 구경하는 나. 뭐, 전당대회라고 하기보다는 코믹월드 행사장에 간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하는데, 난 그 행사가 한나라당 전당대회라는 점을 명백히 알고 있었다. 안그러면 지금 꿈에서 깨서도 그랬다는 생각이 들 리가 없지.

    딱히 내가 어떤 정당을 싫어한다기보다는



    [각주:

    1

    ]



    그냥 이상한 꿈인 것 같긴 한데. 참으로 신기한 일일 따름이다.

    그 속에서 나도 즐겁게 한판 싸우고 있고. 깨고나면 “내가 왜그랬지…”하면서 머리를 쥐어 싸매고 다시 다른 내용으로 꿈을 꾸려고 다시 더 자고. 그럼 늦잠이고 -_-;

    1. 난 정치인들을 개그맨보다 국민을 웃길줄 아는 사람들로 본다.

      [본문으로]

  •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

    *스포일러 있을지도 모르고 없을지도 모름. 스포일러 걱정되면 “재밌다”는 것 하나만 보고 닫으시기를.


    난 캐리비안의 해적 스타일의 황당무계한 개그를 좋아한다. 2시간 40분짜리. 역시 잭 스패로우 선장 답게, 날 웃겨주었다. 감상하면서 내내 “우주 제일의 무책임 함장 테일러”가 떠올랐다. 그 친구도 참 무책임한 함장인데, 캡틴 잭 스패로우도 딱히 책임감이 있지는 않다. 개그 쪽에 대해서는, 내가 예상한대로 나오는 부분도 있고 예측할 수 없던 부분도 있어서 재밌었다. 예상대로 흘러가는 것도, 예측 못한 부분도 나름대로 웃기니까. 아무튼 실망시키지는 않은 작품. 나름 심각한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한 것 같긴 하지만, 심각한척만 하고 가볍게 넘어간다. 철학이나 뭐 그런건 읽기 힘들고, 그냥 재밌게 봤다.




    중간에 해적 선장들끼리 회의하는데 회의 책상에서 말싸움 붙어서 개판되는 과정을 보면서, 잭 스패로우가 던진 한마디가 대박이다. “그게 정치야” 음음, 맞지 않는가. 그게 바로 정치다.




    데비존스의 사랑, 뭐 그런것도 있지만. 근데 중간에 “여신”이라고 나온 칼립소가 봉인 풀리자 아주 커진 다음에 “게”를 토해내고 사라진다. 끝? 뭐야 이거.




    아무튼, 주윤발 나온다고 했는데, 주윤발의 비중 치고는 초반에 일찍 가버린다. 여주인공을 범하려다가 죽은 거긴 하지만.




    조니 뎁의 뻔뻔한 연기도 감상 포인트. 특히 “움직이지마! 뇌가 없어졌어!”는 블랙 코미디의 정수.












  • 절대 권력자는 착해야 하는가?

    “철학으로 반지의 제왕 읽기”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에서 가장 최초로 나온 주제는 “톨킨의 반지들과 플라톤 : 힘, 선택, 그리고 도덕성에 관한 교훈들”이라는 내용이다.

    여기서 던지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 당신에게 절대 권력이 있다. 당신은 도덕적으로 행동해야 하는가?

    이 책에서 제시된 답은 다음과 같다. : 절대 권력을 포기하는 것이 당신의 행복을 위해 좋을 것이다.

    책 내용의 아주 일부만을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에 오해나 왜곡의 소지가 있으므로, 관심있는 사람은 꼭 책 전체를 읽어보기를 바란다. 여기서는 내가 생각하는 답을 논의해 보려고 한다.

    위에서 나온 절대 권력이란,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며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권력을 뜻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신과 비슷한 수준의 권력이고, 실제 현실에서 내가 그런 힘을 갖게 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대통령도 욕먹는 시대에 어떻게 가능할까. 아무튼, 그런 권력이 있는 경우 나는 도덕적으로 행동해야 하느냐는 질문은, 쉽게 생각하면 내가 힘이 있고,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있을 때, 그 사람을 죽여버리고 입 싹 닦아도 괜찮겠느냐는 질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질문에 대한 대답은 대부분의 경우 도덕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답이 제시될 것이다. 사실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 있는데 비도덕적으로 행동해도 상관 없다는 대답을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비도덕적인 행동은 답이 되지 않는걸까?

    자, 우리 주변에도 몇가지 예가 있다. 굴지의 대기업 S그룹의 부정 축재, 마찬가지 대기업 H그룹 회장의 폭행 사건, 그리고 그 외에도 지금 당장 기억은 안나지만 들으면 알것 같은 아주 많은 사건들. 그리고 밝혀지지 않은 진실들.

    권력기관이나 재벌기업으로부터 저질러진 이러한 비도덕적 행위는 그들이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성립 가능한 것이다. 자, 이로부터 고통받는 일반 대중이나 피해자들의 입장은 잠시 외면해 두자. 그를 비난할 어떤 이유를 찾을 때, 남의 불행을 무시할 수 있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라”라는 건 그냥 떼쓰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권력을 가진 당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당신에게 절대 권력과 엄청 많은 돈



    [각주:

    1

    ]



    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별장도 지을 수 있고, 세계 곳곳을 놀러다닐 수도 있고, 여자들이랑 원하는대로 놀 수도 있고



    [각주:

    2

    ]



    사람들이 다들 나한테 잘못했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들 내 밑에서

    굽신

    굽실대면서 나한테 좋은 말만 해준다. 그럼 안돼나? 아, 돈 없는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 글쎄, 그건 그냥 돈이 없으니까 하는 얘기지. 억울하면 나처럼 돈 많이 벌든가, 돈 없으면 조용히 찌그러져 있으시던가. 억울하다고? 그건 당신 얘기고, 난 억울한게 없는데? 게다가 내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아니고, 내가 번 돈으로 내가 많이 쓰겠다는데 불만 있어?



    [각주:

    3

    ]



    어디가 어떻게 잘못된 거냔 얘기다.

    이제, 그에게 질문해보자. 그래서 좋아? 당연히 좋지. 싫은 사람이 어딨겠나.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데, 그런 상황이 싫은 사람도 있을까? 글쎄. 아마 없을 것 같다. 누구나 욕망이 있고, 그 욕망이 실현되기를 바라며, 그 욕망은 아무리 충족되어도 끝나지 않는다. 무한한 욕망을 채우기 위한 무한한 권력을 가지는 것을 어째서 싫어하겠는가. 물론 이쯤에서 “난 그런거 싫어. 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어” 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절대 권력이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욕망까지도 실현 가능한 진정한 절대 권력이다. 그 사용은 자신에게 달린 것이다. 세상을 천국으로 만들고 싶으면 얼마든지 천국으로 만들 수 있고, 자신의 뜻대로 바꾸고 싶으면 바꿀 수 있는 힘이다. 착한 사람이 그런 힘을 사용하면 물론 착한 일만 할 것이다. 그걸 비난하자는 게 아니다. 이 문제의 핵심은, 그런 위대한 힘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착하게 행동해야 하는가?

    내가 결론짓고 싶은 것은, 그런 엄청난 권력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는 아무리 착한 사람이고, 자신이 하는 행동이 항상 세상을 올바르게 몰고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더라도 세상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또한, 자기 스스로를 정신적으로 파멸로 몰고 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본인은 결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할 것이며, 스스로가 어떤 잘못을 하고 있는지 결코 알지 못할 수 있다.



    [각주:

    4

    ]



    권력을 가진 그는 아무런 죄책감이 없을 뿐더러, 도덕적으로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핵무기의 사용? 비극적인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 사용한 것까진 좋은데, 그래서 수십만명이 죽었지. 무엇을 무엇의 정당화로 볼 것인가.

    나는, 만약 나에게 절대 권력이 주어진다면



    [각주:

    5

    ]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그때 가서 고민해 보도록 하겠다. 내가 도덕적으로 행동할지 내맘대로 행동할지 모르겠지만.

    *그건 그렇고, 다 쓰고나니까 역시 내용이 없는 글이 되었다.

    1. 현대 자본사회에서 권력과 돈은 동의어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둘 다 갖고 있다고 하자.

      [본문으로]
    2. 남성 편향적인 시각이라 여성 분들께는 죄송하게 되었다. 뭐, 여성 분들도 미남들 잔뜩 데리고 노는 것을 상상하시면 될 듯.

      [본문으로]
    3. 돈의 출처가 부정적인 경우도 있으나, 여기서는 논의하지 않는다.

      [본문으로]
    4. 사실 이 얘기 하면서 예전의 서울시 시장을 하고서 요새 대통령 하려고 나서는 어떤 아저씨가 떠올랐다. 열심히 해보셈. -_-;

      [본문으로]
    5. 가령, 로또 당첨같은 일은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0%가 아니다. 로또를 잘 사지 않는 내게는 불가능하겠지만, 당신이라면?

      [본문으로]

  •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안토니 비버 지음

    스탈린 그라드 전투 기록.

    당시 잘나가던 히틀러가 독일을 철썩같이 믿고 있던 소련을 침공하면서 시작된다. 소련은 독일을 믿었으나, 독일은 아무튼 소련을 공격했다. 소련은 아무튼 크게 당했고, 독일한테 밀릴뻔 했다. 하지만 소련은 반격했고, 이겼다.

    이 책은 히틀러나 스탈린이 무슨 짓을 했는지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그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최전방에서 싸웠던, 독일군과 소련군 병사들의 이야기이다. 어떤 한 병사의 편지, 전쟁중 일기장, 메모, 사진, 이러한 작은 기록을 바탕으로 상황을 재구성한 이야기이다. 읽다보면 전쟁을 일으키고 있는 지도자들을 경멸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최전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제대로 모르거나, 안다고 해도 남의 일로 바라본다. 누군가 전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에게 이렇게 얘기해라. “너부터 총들고 달려가라”

    2천만명의

    사람

    들이 스탈린 그라드 전투에서 죽어갔다. 이 책은, 그렇게 2천만명이라는 숫자로 남은 사람들의 기록이다.

  • 추천도서

    황제의 새 마음

    괴델, 에셔, 바흐

    위의 두 책은 읽으면 깊이있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철학책이면서 수학책이고 또한 물리학책이기도 하다.

    위의 두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 괴델의 전기인 “괴델”을 읽을 것을 추천한다.

    이브의 일곱 딸들

    눈먼 시계공

    이기적 유전자

    확장된 표현형

    생명의 역사

    이 책들은 진화론과 관련된 책이다. 특히, “눈먼 시계공”은 꼭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조론을 주장하고 싶다면 눈먼 시계공의 어디에 오류가 있는지 찾아보라.

    죄수의 딜레마

    사람들이 어째서 싸우게 되는지, 누가 살아남게 되는지, 어째서 전쟁이 일어나는지 등을 논리적으로 풀어볼 수 있는 게임 이론에 관한 입문 교양서이다.

    경도

    전날의 섬

    이 두권은 앞서 내가 감상했던 대로, 정확한 경도 제작 방법을 만들기 위한 사람들의 도전과, 그를 둘러싼 그 시대의 암투를 그린 글이다. “경도”는 다큐멘터리이고, “전날의 섬”은 소설이다. 하지만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어서 함께 추천한다.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하나의 세포가 어떻게 인간이 되는가

    내 몸의 신비 – 세상에서 가장 큰 기적

    이 책들은 의학 서적들인데, 진화론적 의학, 발생학, 인체 해부학 등의 주제에 대해서 쉽게 접근한 책이다.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이, 이 책을 읽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살아있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기적일 수도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아이들이 묻고 노벨상 수상자들이 답한다

    “학교에 왜 가야 하나요?”라든가, “하늘은 왜 파란가요?”라든가, “전쟁은 왜 일어나나요?”라든가, 아이들이 물어보는 흔한 질문들이지만, 막상 대답하려고 보면 할 말이 없다. 이에 대해, 해당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라고 할만한 노벨상 수상자들이 설명을 해 준다. 이 책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해변의 과학자들

    도시의 과학자들

    산꼭대기의 과학자들

    하늘의 과학자들

    제임스 트레필이 지은 과학 책 시리즈이다. 각 지역에서 찾을 수 있는 많은 과학적 원리들을 쉽고 재미있게 얘기하고 있다.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

    인간과 공학 이야기

    디자인이 세상을 바꾼다

    연필

    이 세상을 다시 만들자

    헨리 페트로츠키가 지은 공학 책 시리즈이다. 공학이 무엇인지, 단순히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실제로 창조하는 학문으로서의 공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공학도 참 재미있는 분야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외에도 많이 있지만. 일단 여기까지.

  • 빅 브라더

    조지 오웰의 소설인 1984를 읽다보면, 몇가지 단어를 치환하는 것만으로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그려지는 걸 느낄 수 있다.

    해킹, 크래킹, IP추적, 통신검열, 인터넷 실명제, CCTV, 위치추적 기술…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꺼내놓을 수 있는 곳은 없을까? 블로그? 공개다. 싸이월드? 해킹됐다더라.

    임금님의 귀가 당나귀 귀라는 사실을 혼자 알고 있다가 미쳐 죽기 전에 아무도 없는 대나무 숲에 얘기하고 쓰러진 이발사, 그가 믿었던 대나무 숲이 임금님에게 말해줄 줄이야.

    인터넷은 현대의 대나무 숲이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기 때문에, 한번 소문이 나면 물에 떨어진 잉크처럼 겉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가게 되어 있다. 게다가 그것이 좋건 나쁘건 일단 한번 걸리면 진위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렇게 결정되어버린다. 흥미롭지 않은가.

    그렇다면 우리 시대의 빅 브라더는 누가 될까? 모든 것을 검색해주는 구글? 인터넷 실명제로 모든 사람을 확인하려는 네이버?

    조지 오웰의 1984를 읽어보면, 빅브라더가 누군지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세상을 통치하는 간부들도 그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잘 모른다는 느낌이 든다. 그냥 그런 사람이 하나 있다고 믿는거다. 중요한건 그가 모든 것을 다 보고 다 알고 있다는 공포를 그 누구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모든 것을 다 보고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이 존재할리가 없다. 하지만 그 공포에서 벗어나는 순간, 주인공처럼, 벗어난 사람은 세뇌되어 버리고 자신이 믿는 현실이 현실인지 상상인지 혼란 속으로 빠져버리게 된다.

    요즘의 인터넷 역시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인터넷에 물어보면 모든 정보가 모두 나온다. 그것이 진실이건 거짓이건, 그딴건 중요하지 않다. 인터넷에 물어보면 “뭔가” 답이 나온다는 것이고, 그 답은 진실인 것으로 간주된다.

    빅브라더는 하나의 실체가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믿는 그 어떤 것일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가 모든 통신수단을 감청한다는 비밀기관 에셜론(Echelon)을 운영한다는 소문도, 그게 실제로 존재하느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사람들이 그렇다고 믿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미국 정부는 전 세계의 통신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누구도 거짓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거짓과 진실은 서로 뒤섞여 있고, 특히 현대처럼 초대량의 정보가 미친듯이 쏟아져 나오는 사회에서, 완전히 뒤엉켜 있는 진실과 거짓을 구별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냥 믿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치 X-Files의 결론처럼,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 무엇이 진실인가 하면, 진실은 없다. 단지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울고있는 피해자가 현실에 하나, 둘 존재할 따름이다. 왜냐하면 내가 접속한 인터넷 저편 어딘가에는, 현실에서 인터넷으로 접속한 또다른 사람이 하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인터넷의 누군가를 말했지만, 인터넷의 누군가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며, 실제로 상처받는건 그 인터넷의 누군가를 만들어내는 실제 인간인 것이다.

    댓글, 악플, 선플, 인터넷 실명제, 검열, 불법복사, 뭐 이런 것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최근에 대두되는 문제들이다. 이것들이 가져오는 악영향을 막아내기 위해서 법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아마 미래에는 모두가 인터넷의 인격과 실제 세상의 인격을 분리해서 어떤 악플도 인터넷의 인격에만 영향이 가고 실제 인격에는 영향이 없는, 이중인격 상태로서 무덤덤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빅브라더는 더욱 막강한 권력을 갖고 세상을 통제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