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학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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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충전기는 충전지를 전력을 충전한다. 충전기가 충전지에 전력을 충전하는 속도는 충전지가 가진 기전력이 얼마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전지의 원리는 화학 변화로부터 발생한 기전력을 이용하여 전류를 공급하는 것이므로, 충전하는 과정은 반대로 전력을 이용하여 화학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전지로부터 만들 수 있는 기전력은 내부에 충전되어 있는 화학 물질이 얼마나 잘 반응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가령, 화학 반응 A+B->C에서 전력이 생산된다고 하면 A+B와 C의 비율 중 어느쪽이 더 많은가에 따라 화학 반응 속도가 달라진다. 물론 그 화학 반응 속도가 빠를수록 전력이 많이 생산되고 기전력이 커진다.
전지는 내부적으로는 기전력+내부저항을 가진 회로 소자인데, 화학 반응 속도가 빠를수록 기전력이 크고, 반대로 이온이 많을수록 내부저항이 작다. 전지의 전압이 높으려면 내부저항이 작고 기전력이 큰 것이 좋은데, 화학 반응이 일어날 수록 이온의 수는 줄어들게 되어 내부저항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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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도쿠 풀이법
한때 스도쿠에 좀 빠져서 살았던 적이 있다. (2008년…-_-)내가 사용한 풀이법
1. 가설을 만들지 않는다. 즉, 찍지 않는다. 찍으면서 풀다보면 어디까지가 맞게 적은 숫자인지 알 수 없어져서 더 어려워진다
2. 하나를 채워넣으면, 그로부터 파생되어 저절로 채워지는 다른 칸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3. 9개의 줄(세로 또는 가로)은 3개씩 묶여지는데, 그중 한 묶음에 두개씩 들어간 수를 먼저 살펴보고 나머지 하나가 어디에 들어갈지 생각한다. 즉, 특정한 하나의 수를 2개의 가로선에서 찾고 나머지 1개는 세로선에서 찾으면 그 빈칸이 어떻게 채워져야 하는지 보인다.
4. 특정한 빈칸에 어떤 수가 들어갈지 생각하지 말고, 특정한 수가 어느 칸에 들어가야 할지를 생각한다.
5. 1부터 9까지의 각각의 수는 9번 나온다. 만약 8번 나온 수가 있다면 나머지 한칸은 저절로 채울 수 있다.
6. 마찬가지로, 가장 많이 등장한 수의 위치를 먼저 찾는다.몇년 안했더니 공식은 좀 잊어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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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교수
어제 모 대학 물리학과 교수님이랑 얘기하다가 물리학과 교수의 고충을 들었다. 다른 전공은 학부 기초 강의라 하더라도 자신의 세부 전공과목이 아니면 강의를 맡을 수 없다. 하지만 물리학과는 학부 수준 과목은 아무나 담당해도 된다.예를 들어, 화학과는 무기화학 전공하는 사람이 유기화학을 강의하지 않고, 생물학과도 유전학 강의하는 사람이 세포학을 강의하지 않는다. 법대도 민법 전공한 사람이 헌법을 강의한다거나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물리학과는 학부 과목은 아무 교수님이나 강의해도 좋은 수준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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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도 대수학 전공한 사람이 해석학을 강의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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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물리학과의 학부 과목들은 물리학의 어느 세부 전공에 가더라도 모두 기초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교수쯤 되었다면 물리학과 학부 과목은 어느 것이든 강의할 수준이 된다는 뜻이다.
그런 이유로 물리학과는 돌아가면서 강의를 맡고, 그 결과 강의 준비를 매년 또는 몇년 주기로 새로 해야하는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강의노트가 주기적으로 갱신되므로 학생들 입장에서는 언제나 최신의 강의를 듣는 장점이 있다.
흥미로운 부분이다. 음…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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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가 어렵다. 물리는 어렵다. 물리를 어려워한다. 물리를 어렵게한다.
물리가 어렵다. 물리를 어려워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 물리는 어렵다. 물리는 진짜 어렵다. 물리학 전공을 하긴 했지만 물리가 쉽지는 않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10년간 물리와 관련된 질문을 받으면서 물리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쉽게 설명해 주려고 노력했다. 내가 한 설명을 이해하지 못하면 좀 더 쉬운 수준에서 설명하고, 그 사람이 아는 수준에서 설명하려고 노력했었다. 그런식으로 해서 이해시키는데 실패한 경우는 대체로 두가지 경우로 나누어 지는데, 하나는 나에게 원인이 있고 하나는 질문자에게 원인이 있다.
나에게 원인이 있는 경우는 내가 질문에 나온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쉽게 설명한다고 도입한 여러가지 비유나 사례들이 잘못 작동한다. 설명하다가 꼬이기도 하고 모순이 발생하거나 사례가 적절치 못하여 설명을 진행하지 못하고 막히는 경우가 생긴다. 이런 경우에는 내가 공부를 해서 완전히 이해한 후에 가르쳐주는 것으로 대답을 미룬다. 시험 기간에는 그래서 문제가 발생했지만.
질문자에게 원인이 있는 경우는, 내가 생각한 수준보다 더 심각하게 기초가 부족한 경우이다. 어떤 경우, 나는 자연스럽게 “이상기체 상태방정식”을 사용하려고 했는데, 그 이전에 이상 기체가 뭔지 이해하지 못하고 상태 방정식이 뭔지 이해하지 못한다면 내가 아무리 쉽게 설명해봐야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걸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더 기초적인 개념부터 출발해서 순서대로 이해해야 한다. 질문자가 조급하면 그런 기초 개념들을 자기가 다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 위를 설명해달라고 하는데, 백날 설명해봐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일 뿐이다. 그러다가 결국 포기해버린다.
대학교 1학년 학생에게 어떤 개념을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우리가 그걸 완전히 이해한 것이 아니라는 리처드 파인만의 주장을 굳이 따르지 않더라도, 자신이 이해하지 못했는데 남을 이해시킨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불가능한 일이다. 답변하는 사람이 모든 질문을 답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개념을 모두 알고 있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무언가에 대해 답변하고 있는 중이라면 바로 그 내용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정확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어떻게 검증될 수 있을까? 어떤 개념이 정확하게 이해되었다면, 그 개념을 사용한 문제라면 어떤 것이든 풀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책이든, 좋은 강의든, 좋은 설명을 듣는 것은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결국 이해하려고 하는 본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설명하는 사람은 완전히 이해하여 정확히 설명하고 있는데 질문한 사람이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건 그 사람이 기초가 그 설명을 이해하기에 부족하다는 뜻이다. 그 경우를 해결하려면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자. 그래서 생각해 보자. 물리학은 어렵다. 만약,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독자가 물리학을 공부하고 싶은데 기회를 좀 여러번 놓치는 바람에 기초를 쌓지 못했고, 그래서 이제 공부를 하려고 하니 너무 어려워서 손도 댈 수 없다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물리학을 독학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
일단 물리학이 어렵다는 건 받아들여야 하는 사실이다. 물리 뿐만 아니라 어떤 것도 쉽게 공부할 수 있는 학문은 없다. 겉보기에 멋진 것들도 실상을 까보면 혹독한 수련과 연습을 거쳐야 가능한 것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파인만 다이어그램은 그림이 가져다 주는 직관적인 이해가 너무나도 직관적이어서 그거 그림을 그릴 줄 알면 입자물리가 다 풀리는 줄 아는 사람이 아주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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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끝이 아니다. 그 그림 한장 그려놓고 거기서부터 시작된 적분이 수백장이 이어진다. 교양 물리학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물리학의 본질 중에서 아주 재밌는 부분만 꺼내서 아주 이해하기 쉽게 포장해서 다 떠먹여 주는, 이유식 같은 수준의 내용이기 때문에 만약 그것만 보고서 물리학에 대해 환상을 갖고 한번 공부해 보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 흥미는 그대로 두고 환상은 깨기를 권장한다. 물리학의 진짜 맛은, 이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고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파헤치는 것이다. 그게 어려울 수도 있고 쉬울 수도 있는데, 어렵건 쉽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정말 “실체”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 물리학의 맛이다.어려울 것이라는 건 그럴 수 있다는 것이지, 그렇다고 마냥 어렵기만 한 건 아니다. 일단 물리학이 어려운 이유중의 하나는 수학이 깊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리학에서 수학을 빼면 뼈대가 사라지는 셈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물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필요한 수학은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다. 선형대수학과 미분적분학 정도면 물리학 석사 수준까지는 무난히 공부할 수 있다. 박사 과정에 가더라도 분야에 따라서 요구되는 수학의 수준은 달라지기 때문에, 수학을 아주 못하지 않는 한, 물리학을 공부하는데 수학이 발목을 붙잡지는 않는다.
그럼,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고등학교에서 물리학 수업을 들었고 그 수업의 시험 성적이 80점 이상이었다면 기본적으로 필요한 용어에 대한 이해는 하고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대학 교양 물리학 수준에서 시작할 수 있다. 물리의 개념과 방법론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쿼크로 이루어진 세상(Alles quark)” 같은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좀 더 본격적으로 공부해보길 원하는 사람들이 대학교 일반물리학 교재를 하나 사서 공부하기 시작하는데, 만약 대학교에서 일반물리학 수업을 한번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것도 어려울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그보다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학없는 물리(Conceptual physics)”같은 책을 차분히 읽는 것이 좋다. 물론 이 책이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책을 읽을 때 대충 읽지 말고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각 개념들을 가급적 정확하고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생각하면서 읽는 것이다. 책을 읽는데에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내가 권장하는 방법은 일단 한번이나 두번 정도 빠르게 속독으로 읽고 한번 더 정독으로 읽는 것이다. 속독으로 읽을 때에는 한권을 읽는데 1주일 이상을 넘기지 않고, 정독으로 읽을 때는 명확하게 이해될 때까지 한 장을 넘기지 않는다.
어느정도 기초적인 개념이 쌓여서 물리학적인 개념을 사용해서 생각하는 법을 익혔다면, “생각하는 물리(Thinking physics)”같은 문제집을 사서 읽어보는 것도 좋다. 문제집이라고는 하지만 그 안에 있는 문제는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하지만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있는 책이다. 여기까지 공부했다면 일반물리학 수업을 들었을 때 강의의 80% 이상을 이해하면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에 이를 수 있다. 이제 대학교 1학년이 공부하는 일반물리학을 공부해볼만한 상황이다. 여기부터는 제대로 “어렵다”고 말하는 수준이므로 난이도의 벽에 부딪쳐서 좌절하지 않도록 한다.
일반물리학 교재는 좋은 책들이 아주 많이 있기 때문에 특별히 뭔가를 지칭하기는 그렇지만, 뭘 사야 할지 기준조차 없다면, Serway의 책이 괜찮은 듯 하다. 일반물리학을 공부하려면, 본격적으로 고등학교 때 물리 공부하듯이 해야 한다. 설명을 읽고, 예제를 풀어보고, 예제의 설명을 읽고, 뭔가 이해가 되면 연습문제를 풀어본다. 설명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물리학 질문을 받는 게시판에서 검색을 해 보고, 이해하고, 이해가 안되면 질문을 올려본다. 이 과정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어느정도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서, 범위를 지정해서 서로에게 설명해 주는 방법이 매우 좋다. 그리고 Feynman의 물리학 강의록은 가급적 영어와 물리가 둘 다 잘 되는 경우에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일반물리학 수준을 넘었으면 이제 전공 수준이다. 여기부터는 사실 대학교 가서 강의를 듣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들다. 이 이상의 수준을 공부하고 싶다면 대학에 진학하여 공부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 그렇지 않고 독학으로 공부하는 건 힘들고 괴롭고 이해도 안되고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자신의 실력을 평가할 곳도 없어서 이상하게 공부해 버리는 폐단이 있다. 굳이 독학으로 하겠다는 사람이라면 다음의 순서대로 공부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옆에 괜찮은 책의 저자를 표기해 둔다. (사실은 내가 공부한 책들.)
1. 고전역학(Marion)
2. 전자기학(Reitz)
3. 양자역학(Eisberg/Resnick)
4. 열/통계 역학(Reif)
5. 광학(Hecht) (광학은 전자기학을 공부한 이후에 언제 해도 무방하다.)
6. 핵물리학
7. 플라즈마 물리학
8. 고체 물리학
9. 입자 물리학
1번부터 5번까지는 “기초”이고, 대략 2~3학년때 배우는 과목들이다. 6번부터 9번까지는 본격적인 전공과목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과목이다. 전공을 할 것이 아니라면 이걸 다 잘 알아야 하는건 아니지만, 학부 수준에서는 다 잘하는 것이 좋다.상대성이론은 어디에 있나요? 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 특수 상대성 이론은 고전역학의 끝과 전자기학의 끝에서 각각 다룬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교에서 일반 상대성 이론은 대학원 과정이다.(학부에서 배우는 곳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텐서 기하학을 학부 수준에서, 그것도 수학과가 아닌 학생들이 공부하기에는 벅차다.)
대학 수준의 과목들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이런 질문은 뭐라고 말할 수가 없다. 책 보고 열심히 이해하는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교재에는 좋은 연습문제와 예제가 제공되기 때문에 많이 풀어보면 그만큼 실력이 늘 것이다. 연습문제의 답은 없지만 실력이 쌓이면 자신이 맞게 풀었는지 틀렸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수준까지 공부하고 제대로 이해했다면, 학부 수준의 물리학과에서 배우는 수준의 물리학을 이해한 것이다. 만약 물리학 논문들을 읽고 싶다면 대학원 수준까지는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그럼 다시 다음의 순서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1. 고전역학/해석역학
2. 전자기학
3. 고전 양자역학
4. 상대론적인 양자역학
5. 양자장론
6. 고체 물리학
이외에 필요한 것들은 그때그때 새로 공부해야 한다. 아무튼 이정도까지 깊이있게 공부하면 논문을 좀 읽을 수 있다. 물론 논문을 읽는다는건 연구를 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스스로 필요한 것을 찾아서 공부할 수 있는 수준이다.추가적인 내용은 댓글로. 글이 주제가 없는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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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어쩌면 파인만의 “일반인을 위한 QED강의”가 너무 쉬워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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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어쩌면 파인만의 “일반인을 위한 QED강의”가 너무 쉬워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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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우주선 지구접근중?
아는 분이 seti 가서 검색해봤는데 그런 기사 없더래.
2012년엔 지구 멸망하는 줄 알고 좋아했는데. ㅋㅋㅋ -
나는 수학에 관심이 있어요
많은 사람들은 수학을 싫어한다. 그리고 또다른 많은 사람들은 수학을 사랑한다. 그중, 수학을 사랑한다고 하는 사람들을 살펴보자. 그중에 많은 사람들은 수학이 뭔지 잘 모르지만 수학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다른 많은 사람들은 수학이 뭔지 잘 알면서 수학을 사랑한다.수학에 관심이 있어서 수학을 공부해보고 싶은데 수학이 너무 어려워서 하다가 언제나 포기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수학을 공부하면 좋을지 써 본다.
읽기 귀찮으면 가장 뒷부분만 읽어도 무방하다.
1. 수학은 어렵다.
진짜 어렵다. 어느정도로 어렵냐 하면, 대학교 수학과에서 배우는 수준이 그냥 커피라면, 수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배우는 수준은 티.오.피다. 근데 문제는 대학교의 수학과가 아닌 학과들이 배우는 수학의 수준이 그냥 커피라고 하면, 수학과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은 티.오.피다. 더 큰 문제는,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이 그냥 커피라고 하면, 대학교의 수학과가 아닌 학과에서 배우는 수학이 티.오.피라는 것이다. 이 끝없는 수학의 난이도 상승은 재귀적으로 유치원 수준까지 내려간다.위의 사례에서 지수함수의 엄청난 위력을 찾을 수 있다. 각 단계별로 2배씩 어려워진다면,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대학원까지 가면서 유치원과 대학원 사이에는 32배나 되는 차이가 생긴다. 이게 지수법칙이다.
위의 내용은 수학이 얼마나 어려운지 설명하려고 쓴 것이기도 하지만, 수학이 본질적으로 무엇을 다루고 있는지 설명하려고 쓰기도 했다. 수학이 다루는 대상은 매우 다양하다. 수, 도형, 집합, 뭐 그런것 등등 많다. 수학이 어떤 것을 연구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주장이 있고, 나도 그런 주장들 중의 하나를 주장하고 있는데, 내 생각에 수학은 “규칙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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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을 잘 따져보면 수학의 답을 찾을 수 있고, 수학을 못하는 이유는 규칙을 잘 모르고 잘 따지지 못하기 때문이다.2. 수학은 어렵다.
그래서 다시한번 말하지만 수학은 어렵다. 왜냐하면 수학을 쉽게 배운적이 없기 때문이다. 유클리드가 수학에는 왕도가 없다고 했지만, 사실 쉬울때 수학을 제대로 배우면 어려운 수학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임의의 n차원 미분 다양체 위에서 정의된 임의의 도형의 부피를 구하는 문제는 꽤 어렵다. 적분을 잘 하면 되는데, 적분 자체에 울렁증이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파트를 살 때 제시된 면적과 실제 면적을 구하는 문제는 목숨을 걸고 풀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본질은 똑같이 부피(=크기)를 구하는 문제지만 어떻게 제시되고 어떻게 관심을 갖느냐에 따라 그 난이도가 달라진다. 만약 임의의 n차원 미분 다양체 위에 지어진 아파트라면 어쩌려고 그러시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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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최대한 쉽게” 배우려면 격차들 사이의 간격을 좁혀야 한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하듯이,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하듯이, 유치원 수준의 수학을 배우고서 바로 대학 수준의 수학을 공부하려고 하면 어렵지만 단계별로 배우면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다. 그 단계를 건너뛰려고 하면 그 순간 숨이 탁 막히고 가슴이 먹먹한 수학의 세계가 다가온다.
3. 수학적으로 생각하기
수학자들이 수학을 연구하는 방식은 집을 짓는 것과 비슷하다. 기초를 다지고, 철골을 세우고, 콘크리트로 채우고, 벽돌을 쌓고, 창문을 낸후, 장식을 해서 분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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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이 모든 것들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추상적인 과정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수학자들은 머릿속에서 집을 짓는것과 비슷한 과정으로 연구한다. 머릿속에서 집을 지어보자. 어떻게 지을까? 기초를 다져야 하는데, 땅의 특성을 파악해서 얼마나 깊이 기둥을 박으면 집이 무너지지 않을까? 그렇게 했을 때 그 위에 지어진 집이 흔들리지 않고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보장되는가? 그 기초에 대해 지을 수 있는 집은 최대 몇층짜리 집일까? 그것을 어떻게 증명할까? 철골을 세울 때, 어떤 재질의 철골을 세워야 할까? 굵기는? 길이는? 엮는 방법은? 그렇게 한다면 집이 안전하다는 것이 보장이 되나? 그걸 어떻게 증명할까? 콘크리트 타설을 통해 벽을 세울 때, 단열재는 어떻게 넣을까? 뭘 넣을까? 그걸 넣으면 집이 따뜻할까? 콘크리트를 말리는 시간은? 콘크리트의 농도는? 이런 식으로 한단계씩 쌓으면서, 매우 조심스럽게 한단계씩 진행한다. 이게 어려운 이유는 오직 머리로만 생각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류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한단계라도 틀렸다면 수학의 건축물 전체가 무너지기 때문이다.현대 수학이 이루어놓은 성과는 엄청난 규모인데, 아주 세세하게 살펴보면 각각의 단계는 단순한 논리적 과정들로 이루어져 있다. 만약 그중 하나라도 삐걱거린다면 그 엄청난 규모의 수학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수학자들은 단 한단계도 어긋나지 않도록 매우 주의해서 연구한다. 완전히 증명되지 않은 명제는 “추측(conjecture)”라고 부르며 이에 대해 언급할 때에는 항상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한다.
그래서 수학적으로 생각하기는?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사실들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도록 다지면서 진행하는 것이다.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아래가 튼튼해야 하는 법이다.
수학을 공부하려면 우선 수학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야 한다. 물론 수학적 사고의 기초는 논리적 사고이며 수학적 사고는 거기에 규칙을 찾아내는 것이 추가된다. 논리적 사고는 모든 문장에 대해서 “정말 그런가?”라고 한번 더 의심하면서 그게 정말 그렇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건 배울 수 있는게 아니라 엄청난 연습이 필요하다. 논리적 사고하는 기법은 배울 수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공부하는건 연습밖에 길이 없다.
이 연습을 하는데 좋은 책이 “논리와 비판적 사고(김광수)” 같은 책이다.
4. 수학을 공부하기
수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해 놓은 성과를 다 따라잡아서 자신이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게 재밌는 부분이다. 대학교에서 수학과 수업을 들어보면 교수님들이 책에 있는 정리를 하나씩 증명하면서 수업을 한다. 시험문제도 책에 있는 정리를 증명하거나 그 정리를 응용하여 어떤 사실을 증명하는 문제들이 주로 출제된다. 수학 책들은 굉장히 체계적으로 되어 있는데,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읽으면 어느새 굉장히 중요한 정리를 증명하고 있다.지금까지 배운 수학이 너무 어렵다면, 쉬운 것부터 다시 연습해야 한다. 사실 수학만큼 진입장벽이 낮은 분야는 드물다. 수학 공부는 책 몇권과 노트, 펜만 있으면 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돈이 들지 않는다.
5. 어디에서 시작할까?
수학을 공부하는 데 쉬운건 너무 쉽고 어려운건 너무 어렵다. 아무리 수학을 기초부터 공부한다고 해도, 다 큰 어른이 웬만해서는 구구단부터 공부할 수 없다. 자신의 실력을 확실히 아는 것이 수학 공부의 시작이다. 적당한 문제집을 한권 선정해서 풀어보자. 아니면 수능시험의 기출문제도 좋다. 어느정도 풀어보면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나온다. 그렇게 해서 모르는 게 없을 때 까지 점점 쉬운 문제로 다가가자. 그럼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그렇게 해서 최소한 고등학교 수준의 수학 문제까지는 왜 그런지 몰라도 문제를 풀 수는 있는 수준을 만들어 놔야 한다. (정 안되면, 책 보고 답 보면 이해 되는 수준까지.)그 다음, 고등학교 때 까지 배우는 “수학” 과목은 사실 “산수” 수준이다. 계산법만 나오고 수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증명”이 없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까지의 수학을 집에 비유하자면, 철골까지 세워놓고 “어때? 괜찮지?”라고 물어보는 수준이다. 따라서 제대로 공부한다고 하려면 대학교 수준부터 제대로 된 공부가 된다. 예를 들어, 미분적분학(Calculus) 책을 보자. 대부분의 미적분 교재는 수열부터 시작한다. 수열이 뭔지 설명하고, 수열의 수렴성에 대해 정의하고 몇가지 수열의 극한을 증명한다. 그리고 수열의 극한을 증명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리 몇개를 증명한다. 그 다음엔 급수, 함수의 연속성, 미분, 다단계 미분, 적분 등등의 순서로 진행하게 된다. 그럼, 여기서 “입실론-델타 논법”이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그게 어떤 논리이고, 어떤 기법이며, 어떤 의미이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철저히 이해해야 한다. 예제를 보고 연습문제를 풀어보고 물어보고 생각해야 한다. 깨달음이 올 때까지. 수학 공부는 꾸준히 하더라도 속도가 일정하지 않다. 한 문장을 이해하는데 한달이 걸리기도 하고, 책 한권 읽는데 하루면 충분할 수도 있다. 머리가 좋다면 전체적으로 빠르겠지만, 천재라고 항상 다 쉬운건 아니다. 수학 공부의 비결은 꾸준히 공부하는 성실함이고, 한 단계도 건너뛰지 않는 꼼꼼함이고, 지겨운걸 버티고 끝까지 노력하는 인내심이다.
나도 Chern의 미분기하학 책을 읽으려고 시도했지만, 1장을 아직 다 이해하지 못했다. 아마 그거 이해하면 그 뒤는 쉬울 것 같다. 그래도 올해는 다시 시도해 볼 생각이다. 왜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수학의 정리들을 증명해 가는 과정은 재미있다. 스도쿠 문제를 푼다거나 수학 퍼즐 문제를 푸는 것도 비슷한 사고력을 요구하지만 수학의 정리들은 훨씬 더 고차원적인 사고를 요구한다. 복잡함 속에 숨어있는 단순함을 찾아내는 게 재미있나보다.
6. 이 글이 어렵다
뭔 내용을 썼는지 너무 두서없이 적어서 나도 이해가 안되고 있다. 정리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여기까지 읽었지만 이해가 안되서 슬픈 독자들을 위해서 요점정리를 제공하도록 한다.1. 수학은 원래 어렵다. 혼자만 어려운게 아님.
2. 성실함, 꼼꼼함, 인내심이 비결
3. 기초부터 튼튼히
수학 공부에 도움이 되는 책은 많이 있다. 요새는 공대생들을 위하여 귀여운 미소녀들이 공업수학 내용을 다루는 만화책들도 나오고 있고 찾아보면 많다.
만약 제대로 된 수학 공부를 하고 싶다면, 대학교 수학과 수업을 들으면 좋다. 좋은 책이라고 한다면, 대학교에서 쓰는 수학 교재를 살펴보면 된다. 단, 가급적 원서 위주로 보길 바란다. 한글로 된 책도 좋은 책이 많겠지만, 아직 내가 본 한글책 중에서는 좋은 책이 없었다.
아예 감도 안 잡힌다면, “선형대수학(Linear Algebra)”부터 시작해 보자. 교재는 Anton의 책이나 Kwak and Hong의 책을 추천한다. (내가 배운 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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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그래서 나는 법대생들도 뛰어난 수학자가 될 수 있고 수학자들이 뛰어난 법학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http://ko.wikipedia.org/wiki/%EA%B3%A0%ED%8A%B8%ED%94%84%EB%A6%AC%ED%8A%B8_%EB%B9%8C%ED%97%AC%EB%A6%84_%EB%9D%BC%EC%9D%B4%ED%94%84%EB%8B%88%EC%B8%A0 라이프니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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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차원 미분 다양체 위에 아파트를 어떻게 지을 수 있는지는 건축공학 하는 친구들에게 문의 바란다. 난 모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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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수학자들의 연구는 분양하는 것 까지 포함한다.(응용수학)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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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그래서 나는 법대생들도 뛰어난 수학자가 될 수 있고 수학자들이 뛰어난 법학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http://ko.wikipedia.org/wiki/%EA%B3%A0%ED%8A%B8%ED%94%84%EB%A6%AC%ED%8A%B8_%EB%B9%8C%ED%97%AC%EB%A6%84_%EB%9D%BC%EC%9D%B4%ED%94%84%EB%8B%88%EC%B8%A0 라이프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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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지 않을거야
이런 노래가 있다.
넘어지지 않을 거야, 나는 문제 없어.…그러나 넘어지지 않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3. 이미 미끄러지는 도중에
최대 정지 마찰력을 항상 계산하고 예측하면서 걸어다니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미끄러짐을 언제나 예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미 미끄러지고 있다면 그 다음에 고려해야 하는 것은 넘어지지 않는 것과 넘어지더라도 안전하게 넘어지는 것이다.넘어짐은 물체의 방향이 바뀌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고전적인 보드게임인 지우개 따먹기를 할 때 항상 우리는 지우개를
“넘어뜨리면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다. 굴러가는 볼링공은 “넘어지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넘어지는게 너무 작은 간격으로 넘어져서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멀쩡히 가만히 있는 물체의 방향이 바뀌려면 힘이 작용해야 하는데, 여기서 우리는 “방향이 바뀐다”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위치가 바뀐다”와 “방향이 바뀐다”는 약간 다르다. 일반적으로 입자 1개만을 다루는 물리학에서는 입자의 위치가 중요할 뿐 입자의
방향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입자가 여러개가 있는 경우에는 입자들끼리의 상대적인 위치가 달라지면 나타나는 현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입자들이 있는 계의 전체적인 방향이 중요하게 된다. 그래서 그걸 분석하기 위하여 물리학에서는 토크(torque)와
각운동량(angular momentum)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힘 = 가속도”이듯이 “토크 = 각가속도”이다. 회전운동을
설명하려면, 우선 회전축부터 정해야 한다. 우리는 여기서 사람이 넘어지는 상황에 대해 생각하고 있으므로 사람이 넘어질 때 무엇에
대해 회전하는지 생각해 보자. 발바닥 끝 어디쯤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넘어진다”는 것은 “방향이 바뀐다”인데 우리는 걸어가면서 “위치가 바뀌는” 운동만을 하고 있다. 방향이 바뀌려면 토크가 작용해야
한다. 힘이 작용하면 토크가 발생할 수 있지만, 힘이 무작정 작용한다고 해서 토크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토크는 회전을 만드는
힘이기 때문에 회전에 대해서 생각을 좀 해봐야 한다. 일단 아래의 글을 읽고 오자.
http://snowall.tistory.com/124
넘어지려면 토크가 발생하면 되고, 넘어지지 않으려면 토크가 발생하지 않으면 된다. 토크를 구성하는 것은 3가지가 있는데, 힘의 크기, 힘의 방향, 힘의 작용점이다. 만약 힘의 크기가 0이라면 토크가 발생하지 않는다. 너무 당연하지만, 아무것도 잡아당기지 않는다면 아무도 넘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구에서는 언제나 중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힘의 크기를 0으로 만들 수는 없다. 만약 힘의 작용점이 회전 축 위에 있다면 토크가 작용하지 않는다. 회전문을 지나갈 때 회전 축을 밀고 지나가는 사람은 없다. 아니면 힘의 방향이 작용점부터 회전 축을 잇는 직선과 평행하다면 토크가 작용하지 않는다. 넘어지지 않는 방법은 이 3가지 조건중의 하나를 만족시키면 된다.
우리가 가만히 서 있을 때 넘어지지 않는 이유는 중력의 방향이 작용점과 회전축을 잇는 직선과 평행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 걸어갈 때 항상 “넘어지면서” 나가고 있다. 단지 내딛는 발이 완전히 넘어지기 전에 반대 방향의 토크를 걸어서 넘어지는 것을 멈추었을 뿐이다. 만약 반대 방향의 토크를 걸어주지 못한다면 걷다가도 넘어진다. 걷다가 넘어지는 상황은 그래서 발생한다. 걸어가려고 앞으로 넘어지고 있는데 발을 딛지 못하면 넘어진다. 이런 상황은 계단을 올라가거나 내려가다가 계단의 수를 잘못 세서 허공에 발을 딛거나, 공명의 함정에 빠졌을 때 일어난다. 또는, 앞으로 걸어갔는데 버티는 발이 내딛는 발의 신발끈을 밟아서 내딛는 발이 앞으로 나가지 못할 때에 발생한다. 앞으로 내딛는 발이 앞으로 나가고 있는 동안에는 버티는 발이 고정되어서 회전축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 발이 미끄러지면 회전축이 바뀌게 되고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토크가 작용하면서 넘어질 수 있다. 이렇게 넘어지는 경우를 방지하려면 지팡이를 짚거나 근처의 기둥이나 난간을 잡아서 예상치 못한 회전축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는 회전축의 변화로 바꾸거나(지팡이) 회전축의 변화에 대해 거꾸로 토크를 걸 수 있는 방법(난간, 기둥)이 있다. 회전축이나 힘의 작용점을 적절히 조절하여 넘어지지 않을 수 있다. 가령, 한쪽 발이 미끄러졌을 경우에 팔을 적절히 펼쳐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면 된다. 몸 전체의 무게중심이 버티는 발 위에 있는 한, 힘의 방향이 작용점과 회전축을 잇는 직선 위에 있기 때문에 절대로 넘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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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다는 느낌이 들면 아예 다리를 구부려서 주저앉아 버리는 방법도 있다. 내가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넘어지면 갑자기 넘어지는 것 보다 덜 다치거나 아예 넘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겉보기에는 개그로 보이지만.
4. 이미 넘어지는 도중에
이미 중심을 잃고 넘어지고 있다면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넘어져야 한다. 머리와 몸통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인데, 많은 경우에 낙법이 도움이 된다. 특히 전방낙법과 후방낙법 정도는 금방 배울 수 있으므로 한번 배워두자. 측방낙법과 전방 회전낙법같은 건 넘어질 때 써먹는 경우는 드물다.물리학에서 “충격”은 “운동량의 변화”이고 “충격력”은 “충격 시간동안의 운동량의 변화”이다. 충격력이 실질적으로 우리 몸에 골절이나 상처를 입히는 주범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위면적당의 충격력이다. 같은 힘도 넓게 퍼져서 맞는거랑 집중되서 맞는건 아픔의 정도가 다르다. 충격력을 작게 만들려면 면적을 늘리거나, 운동량의 변화를 줄이거나, 충격시간을 늘리면 된다. 이것이 곧 낙법의 기본 원리가 된다.
운동량의 변화는 다시 속도와 질량의 곱이 변하는 것인데, 넘어지는 상황에서 체중을 줄이는 건 불가능한 일이므로 속도 변화를 줄여야 한다. 속도 변화를 줄이는 것 역시 쉽지 않다. 넘어진다는 것은 이미 통제가 불가능한 신체의 움직임이기 때문에 여기서 발생하는 속도 변화는 줄일 수 없다.
낙법은 최대한 넓은 면적으로 중요 부위인 머리와 몸통을 보호하면서 최대한 천천히 정지하는 방법이다.
앞으로 넘어질 때, 아직 넘어간 각도가 크지 않다면 재빠르게 다리를 더 내딛어서 다리가 벌어지는 모양으로 만들자. 그럼 자세는 좀 이상해도 “서 있는” 상태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이미 다 넘어가버린 상황이라면 양 팔을 앞으로 뻗는게 좋다. 이때, 팔꿈치를 완전히 펴버리면 팔이 바깥으로 꺾여서 크게 다칠수도 있으므로 약간 안으로 구부린 상태로 짚는다. 전방낙법에서는 손바닥에서 팔꿈치까지 한번에 대는 것이 정석인데, 실수하면 팔꿈치가 먼저 닿게 되어서 더 아프고 더 크게 다칠 수 있다. 팔꿈치보다는 손바닥쪽이 조금 먼저 닿는 느낌으로 넘어지면 덜 아프다. 이때 중요한건 손바닥이나 옷이 더러워지는 것을 걱정하지말고 완전히 넘어져야 하는 것이다. 넘어지지 않을 수 있다면 넘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미 넘어지는 상황에서 걱정해야 하는건 다치지 않는 것이다. 앞으로 넘어가고 있으면 그냥 넘어지자. 또한, 앞으로 넘어질 때는 앞에 날카로운 것이 없는지 보면서 넘어져야 한다. 찔리면 크게 다치거나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만약 날카로운 것이 앞에 있다면 가급적 옆으로 비켜지도록 넘어져야 한다.
눈 위로 넘어지는 것은 분명 덜 다치고 덜 아프다. 하지만 눈에 파묻힌 상태로 있는 날카로운 물건이나 돌멩이 같은 것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눈 위로 넘어지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이 몸 앞으로 오도록 하면 좋다.
뒤로 넘어질 때는 발을 뒤로 딛으면 된다. 문제는, 다리를 벌릴 때 앞으로 딛는건 쉽지만 넘어지면서 뒤로 딛는 것은 어렵다. 충분히 뒤로 발이 빠지지 않으면 넘어질 수밖에 없다. 만약 베낭을 메고 있다면 안심하고 넘어져도 좋다. 이 경우에는 완전히 뒤로 넘어가 버리는 것이 엉덩이를 바닥에 찧는 것 보다 낫다. 엉덩이를 바닥에 부딪치게 되면 척추나 골반이 상하거나 골절될 수 있는데 베낭을 메고 있으면 더 큰 힘으로 충격이 가해지기 때문에 위험하다. 반대로 뒤로 완전히 넘어가서 등부터 땅에 닿게 되면 베낭이 일종의 쿠션 역할을 해서 덜 아프다. 또한, 머리보다 베낭이 먼저 닿으므로 머리도 비교적 안전하다. 물론 뒤에 튀어나온 돌이 있는 경우에는 크게 다치겠지만.
뒤로 넘어질 때에도 마찬가지로 손을 짚게 되는데, 팔꿈치가 완전히 펴진 상태로 짚으면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살짝 구부러진 정도로 짚어야 충격이 흡수되면서 부드럽게 넘어지게 된다. 후방낙법에서는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팔을 양쪽으로 내려치는것이 요점인데, 연습이 안되면 넘어지는 긴급 상황에서 팔을 타이밍에 맞춰서 내려칠 수가 없다. 고개만 앞으로 숙여도 다행이다.
낙법은 거의 모든 종류의 무술 도장에 가면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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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걷기가 어려운 이유가 항상 넘어지는 과정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넘어지다가 도중에 끊고 멈춰야 하는데, 그 적절한 지점을 찾는 것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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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걷기가 어려운 이유가 항상 넘어지는 과정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넘어지다가 도중에 끊고 멈춰야 하는데, 그 적절한 지점을 찾는 것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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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지지 않을거야
겨울이 되면 미끄러지기 쉽다. 쉽게 미끄러지면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는데, 하나는 스키와 스케이트와 썰매를 타기에 좋다는 것이고 하나는 다치기 쉽다는 점이다. 나쁜 점을 어떻게 나쁘지 않게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자.1. 왜 미끄러질까?
물리학에서는 미끄러지는 이유를 아주 간단히 설명한다. 두 물체의 경계 사이에서 두 물체를 붙잡고 있는 최대 정지 마찰력보다 더 큰 힘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대 정지 마찰력은 물체에 작용하는 수직항력에 비례하는데, 수직항력은 두 물체의 경계면에 수직인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이다. 물론 이때 마찰력을 크게 하는 방향은 두 물체가 서로 달라붙도록 작용하는 방향이며, 그 반대로 작용하면 마찰력이 작아진다. 최대 정지 마찰력과 수직항력이 비례한다고 하면, 여기서 등장하는 “비례 계수”를 “마찰 계수(Friction coefficient)”라고 부른다.최대 정지 마찰력 = 마찰 계수 x 수직항력이 공식만 알면 미끄러지지 않는 법과 미끄러지는 법을 모두 알 수 있다. 원래 물리학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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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떻게 하면 미끄러질까? ( = 어떻게 하면 미끄러지지 않을까?)
사람이 길 위에서 걸어다닐 때 작용하는 힘은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중력이고 하나는 사람이 만드는 힘이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힘이 있겠지만 그 나머지는 분석에서 제외하자. 문제는, 이 힘들이 항상 우리에게 마찰력만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일반물리학 실험에서 마찰계수 측정을 하는 실험을 해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경사가 있는 빗면에서는 중력이 수직항력과 함께 표면에 평행인 힘의 성분을 함께 만든다. 두 힘중에서 표면에 평행인 힘의 성분이 어떤 값을 넘어서면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그런 지점이 항상 존재해야 하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데, 빗면이 중력에 대해서 완전히 수직이면 (땅바닥) 아무것도 미끄러지지 않고, 빗면이 중력에 대해서 완젼히 평행하면 (그냥 벽) 모든것이 미끄러진다. 따라서 그 사이의 어딘가에는 미끄러지기 시작하는 지점이 항상 존재한다.사람이 만드는 힘은 앞으로 걸어가면서 만드는 힘인데 왼발이 앞에 있다고 할 때 그 다음에 내딛는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려면 왼발은 뒤로 보내야 한다. 지표면의 관점에서는 왼발이 정지되어 있고 오른발이 앞으로 나가지만, 사람의 관점에서는 왼발이 뒤로 가면서 오른발이 앞으로 나간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어 줄 때 오른발은 공중에 떠 있고, 따라서 왼발에서 형성되는 마찰력만이 걸어가는 순간의 마찰력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오른발이 작용하는 왼발에 대한 반작용이 지면에 대해 평행하게 작용하는, 즉 미끄러지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는 힘이다.
미끄러지지 않는 동안에 작용하는 정지 마찰력의 크기는 항상 외부에서 표면에 평행한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외력)의 크기와 같다. 미끄러지지 않으므로 마찰력이 더 커도 안되고 외력이 더 커도 안된다. 하지만 마찰력의 한계인 최대 정지 마찰력을 넘어서면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마찰력의 한계인 최대 정지 마찰력은 위에서 말한대로 수직항력과 마찰계수의 곱과 같다. 미끄러지지 않으려면 단 1가지 조건만 만족시키면 된다.
외력이 최대 정지 마찰력보다 작아야 한다.외력이 최대 정지 마찰력보다 작다는 조건을 만족시기 위한 3가지 방법이 있다. 외력을 작게 하거나, 마찰계수를 크게 하거나, 수직항력을 크게 한다.
우선, 경사가 낮을수록 덜 미끄러진다. 경사가 낮다는 것은 표면이 중력 방향에 대해 수직에 가깝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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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가 낮을수록 덜 미끄러지는 이유는 수직항력이 커지고 중력이 표면에 대해 평행하게 작용하는 힘 성분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비탈면을 안 다니면 된다. 하지만 인생이 그렇듯 눈길도 굴곡이 있어서 비탈면을 항상 피해다닐 수는 없다.중력에 의해 생기는 외력을 작게 하는 것은 경사면의 각도를 조절해서 얻을 수 있고, 사람이 걸어갈 때 생기는 외력을 작게 하는 것은 걷는 속력을 줄여서 얻을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걸어갈 때 작용하는 외력은 내딛는 발이 버티는 발에 작용하는 반작용이다. 따라서 내딛는 발을 앞으로 강하게 밀 수록 버티는 발은 더 강한 외력을 받는다. 걷는 속력이 작아지면 내딛는 발이 앞으로 가는 속력이 작아지므로 최대 가속도 역시 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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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도가 작다는 것은 힘이 작다는 뜻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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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지지 않을 수 있다.수직항력을 늘리는 방법은 위에서 아래로 눌러주는 뭔가가 있으면 된다. 경사각을 낮게 유지하는 건 한계가 있으므로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시장에서 장을 보고 장바구니를 들고 가거나, 사람을 업고 가거나, 로켓 엔진을 위로 향하도록 발사하거나 등등. 단, 이 방법은 마찰계수가 너무 작을 때에는 수직항력이 엄청 커져야 하기 때문에 사용이 어렵다. 몸무게가 무겁다고 해서 눈길에서 안 미끄러지는건 아니라는 걸 보았듯이 말이다.
아니면 마찰계수를 크게 할 수 있다. 마찰계수는 표면의 성질에 따라 달라지는 값이다. 표면이 거칠거나 끈적끈적하면 마찰계수가 커진다. 매끈하면 작아진다. 눈길이라면 모래를 뿌리거나 눈을 녹여서 맨땅을 내놓거나 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하지만 눈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주머니에 흙을 넣고 다니는 사람은 없으므로 길을 관리하는 곳에서 아직 흙을 뿌려놓지 않았다면 사용이 어렵다. 또는 신발에 뭔가를 붙이거나 가시가 박힌 신발(=축구화?)을 신으면 된다.
눈과 얼음의 마찰계수 중 어느것이 더 클까? 눈이나 얼음이나 물이 얼어버린 것이니까 그게 그거지만, 눈은 가루 상태이므로 얼음보다 약간 더 마찰계수가 크다. 제일 위험한건 물이다. 얼음 위에 물이 약간 녹아 있으면 매우 미끄럽다.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 조금 덜 미끄러지는 방법을 알 수 있는데, 얼음 위에 녹은 물을 흡수해 버리는 방법이 있다. 양말이나 기타 천조각 등을 신발에 덧대고 걸어가면 된다. 그럼 마찰계수가 커져서 미끄러지지 않을 수 있다. 단, 자연스럽게 상상해보면 알 수 있듯이 양말을 신발위에 신고 걸어다니는 건 정신적 충격이 크므로 극한의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필살기 정도로 남겨두기를 권한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눈에서만 미끄러지는 것은 아니다. 외력이 최대 정지 마찰력보다 크기만 하면 미끄러지므로 맨땅에서도 충분히 미끄러질 수 있다. 단지 맨땅과 신발의 마찰계수는 매우 크기 때문에 잘 미끄러지지 않을 뿐이다.
참고한건 아니지만 검색해보니 이런 글들이 있다.
http://ns2.bit.ac.kr/~shs0308/refer/50203.htm
http://knol.google.com/k/%EC%97%BC%EC%9E%AC%ED%98%84/%EB%AC%BC%EB%A6%AC%ED%95%99%EC%9D%84-%EC%9D%B4%EC%9A%A9%ED%95%98%EC%97%AC-%EC%82%B4%ED%8E%B4%EB%B3%B8-%EB%88%88%EA%B8%B8%EC%97%90-%EB%AF%B8%EB%81%84%EB%9F%AC%EC%A7%80%EC%A7%80-%EC%95%8A%EB%8A%94-%EB%B0%A9%EB%B2%95/1ksjrqw5x51io/18#
예전에 참고하지 않았지만 비슷한 글이 나와서 표절이라고 누군가 난리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방어 차원에서 링크를 적어둔다.
다음은 “넘어지지 않을거야”인데, 길어져서 일단 잘라낸다. (즉, 다음에 계속…)—
추가 :
PHYSICS PRIZE: Lianne Parkin, Sheila Williams, and Patricia Priest of
the University of Otago, New Zealand, for demonstrating that, on icy
footpaths in wintertime, people slip and fall less often if they wear
socks on the outside of their shoes.
REFERENCE: “Preventing Winter
Falls: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of a Novel Intervention,” Lianne
Parkin, Sheila Williams, and Patricia Priest, New Zealand Medical
Journal. vol. 122, no, 1298, July 3, 2009, pp. 31-8.
: 양말을 신발 밖에 신었을 때 눈길에서 덜 미끄러지고 넘어진다는 연구 (뉴질랜드)진짜 있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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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2 곱하기 8 같은 계산을 어렵게 생각할 것 같지는 않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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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적으로는 “표면의 방향”이 “중력의 방향”과 평행하다고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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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속력이 작다는 것이 항상 가속도가 작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단, 이 경우에서 “걷는 속력”은 “평균 속력”을 의미하는데, 최대 가속도가 엄청 큰 상태에서 평균적인 걷는 속력만 작아지려면 걸음걸이가 이상해진다. 내딛는 발이 한번에 휙 나간 다음 다리를 한참동안 천천히 앞으로 뻗은 후 다시 순식간에 정지시켜야 하는데, 사람의 다리의 길이는 아무리 루저가 아니라고 해도 한계가 있으므로 평균 속력이 커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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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 가속도, 뉴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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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2 곱하기 8 같은 계산을 어렵게 생각할 것 같지는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