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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

요즘 일본의 유명 자동차 회사에서 가속 페달 결함으로 전세계에서 600만대인가 하는 자동차를 리콜한다고 난리다. 이와 더불어, 저쪽이 무너지고 있으니 우리나라 자동차회사의 주식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이 망하든 말든 우리나라 회사가 잘되는게 좋다는 거야 뭐 불만 없는 사항이다.

근데, 한가지 생각해보자. 동일한 결함이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가 제작한 자동차에서 발생해서, 판매 차량 전부를 리콜해야 하는 상황이 일어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적어도 외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한국 내수용이라면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자동차 제조사 – “소비자 과실인 부분이 크다. 공인 시험 기관에서 시험해본 결과 이상 없다”

언론 – “자동차 제조사는 소비자 과실인 부분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공인 시험 기관의 시험 결과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한편 소비자는 리콜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1주일 후.

자동차 제조사 – “드디어 순수 국내기술로 우리가 만든 자동차가 세계에 1000만대가 팔렸다”

언론 – “해당 자동차 제조사는 세계적으로 1000만대의 수출을 달성하여…”

(레드썬!)

…어?

*참고로, 혹시 이 글을 읽고 자신이 소속된 회사를 모욕주기 위해서 쓴 글이라고 생각되는 회사 직원이 있다면 snowall at gmail dot com으로 해명 자료를 보내주면 이 글을 갱신하고 해당 해명자료를 그대로 공개한 후 자료의 타당성을 검토하여 모욕에 해당한다는 결론이 날 경우 공식적으로 사과 글을 올리도록 하겠다. 이 글은 어디에도 특정 회사를 거론하지 않고 있으며, 특정 회사를 암묵적으로 지시하는 표현 또한 포함하고 있지 않음을 밝혀둔다.

국립과천과학관 감상

지난 12월 24일, 각고의 노력 끝에 다녀왔던 그곳이다. 왜인지 사진이 생성된 날짜는 12월 27일로 되어 있다. 언제 갔더라…

아무튼, 과학적 내용만으로는 이곳에서 배울게 없는지라 (생각할 것도 많고 구경할 것도 많고 즐길것도 많지만 배울건없는…) 관심있게 본 (==사진이 찍힌) 부분 위주로 감상해 보겠다. 그 외에는 직접 가서 즐겨볼 것.

과천과학관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찍어보게 되는 전경사진. 나도 한번 찍어봤다.

들어가서 입장권을 사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니까 적외선 열감지 카메라가 입장객을 감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다시피 사람이 없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대한민국 표준시를 알려주는 시계였다. 좀 작은듯.

전시실에 들어가자마자 옆을 보니 실험실이 있었다. 학생들 대상으로 직접 실험을 진행하면서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곳인 듯 싶다. 원래 이정도의 실험과 기자재는 각 학교마다 모두 갖추고서 과학시간에 필요할 때마다 관련 내용을 수업으로 진행하는게 맞다. 과학관이라면 학교에서 할 수 없는, 좀 더 멋지고 화려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을 해보는게 어떨까 싶다. (이정도 수준으로도 현재 우리나라 학교 수준에서 하는 것보다는 멋지고 화려하고 복잡하겠지만.)

예전에 내가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을 받던 시절(1990~2001)에는 과학실험실을 거의 써본 기억이 없다. 가끔 들어갔을 때의 기억을 되짚어 보자면, 실험 장비에 최소 1mm이상 두께로 먼지가 쌓여있었던 것 같다. 그나마 대학교 들어가서 일반 물리학 실험, 일반 화학실험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지금 연구소에서 일하는데 애로사항이 꽃피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없어도 스포이드 사용법 정도는 배워두자. -_-;

우리나라에서 과학 분야의 노벨상이 아직도 나오지 않은 이유중의 하나는 기초 과학 교육의 부실함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론 교육은 나같은 게으른 사람을 제외하면 꽤 지겨워하는 부분이다. 전에 이 블로그 어딘가에 썼던 것 같은 기억이 나는데, 실험을 하면서 뭔가 재밌는 결과들을 많이 체험해봐야 호기심도 갖고 거기에 좀 더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나지 않을까. 텅 빈 실험실 사진 한장에서 참 많은 것을 떠올린다.

이건 태풍 체험관 사진이다. 내가 갔을 땐 운영시간이 아니라서 태풍을 체험할 수 없었다. 앞으로도 체험해볼 생각은 전혀 없다. 제발 그럴 일이 없기를.

이 사진은 왜 찍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대체 왜…이걸…;;

지각의 구조와 단층에 대해서 설명한 사진이다. 일단 한글로 된 설명판인데 Shortening이라고 적힌 것 자체가 이상하다. 이상해서 사전을 찾아보니…

출처 : 다음 영어사전 (

http://engdic.daum.net/dicen/contents.do?query1=E1045120

)

지각의 구조 설명하는데 왜 기름이…

…다른 뜻으로도 지질학이랑 관련된 설명은 없다. 역단층이 뭔가 찾아봤더니 reverse fault 라고 나온다. Shrinking이라는 단어도 있는데 굳이 Shortening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좀 이상하다. 아니면 shortening이라는 단어에 “줄어드는” 이라는 뜻이 있는걸까? 하지만 형용사로 쓰고 싶었으면 그 뒤에 명사 하나가 필요하다. 아니, 다 떠나서, “줄어든다”라고 우리말로 쓰고 영어를 같이 적어주면 안되는 건가? 영어 못하는 애들이 티를 낸다는 속설이 단지 속설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3축 지진계이다. 이 장치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지진계 자체는 전혀 관심이 없고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쓰레기가 눈에 보여서 그랬다. 지진계야 뭐, 가속도 측정장비는 이제 너무 일반화 되서…

저 쓰레기가 어떻게 들어갔을까? 앞, 뒤로 다 막혀있는 줄 알았는데.

옆을 보니 빈틈이 있었다. 대놓고 빈틈이다. 이 빈틈이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전시품 장식장의 미적 효과를 위해서? 그것도 그렇고, 쓰레기나 좀 치우지…

그래서 쓰레기를 치워보려고 손을 넣어봤는데 나의 한계는 저기까지였다. 그 이상은 터널링 효과를 사용하지 않으면 도달 불가능한 영역에 있다. 손금 봐주실 분은 이 사진 참고하시면 되겠다.

단열변화 실험장치. 내 기억에 설명과 장치의 작동이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레버가 어디있는겨…

오타 발견. 복굴적->복굴절.

생물학 전시관의 다람쥐다. 다람쥐에 따라서 시계방향, 반시계 방향으로 쳇바퀴를 돌리는 경향성이 있는 것 같다. 어떤 놈이 어떤 놈인지 구별하기 힘들었지만, 돌리는 방향에 습관이 작용하는 것 같다. 어느쪽 눈이 더 잘 보이느냐에 따라서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그 옆에 있던 친구 다람쥐.

옆에 “돌턴의 원자 모형”이라고 써 놓고 “원자 모델의 발전”이라고 제목을 달아두었다. “모형”과 “모델”은 같은 뜻이지만 하나는 우리말에 가깝고 하나는 외래어다. (모형도 한자어니까 외래어라고 주장한다면 외래어겠지만.) 가급적 통일을 했으면 좋겠고, 가능하면 우리말로 했으면 좋겠다.

앞의 오타에 이어서, 이 전시물을 납품받고나서 검수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증거중의 하나. 생물물리학에서 이어져 나온 분야가 “양리학”이다. 보다가 웃다가 부끄러울뻔 했다. 혹시 “양리학”이 무슨 학문인지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을 붙이자면, 저 자리에는 “약리학”이 들어가야 한다. 왜 “양리학”이 들어갔는지는 “약리학”을 정확히 발음해 보면서 인터넷에서 자음동화에 대하여 찾아보도록 하자.


http://mskorean.com.ne.kr/midkor/mast/ch%203/donghwa.htm



http://www.encyber.com/search_w/ctdetail.php?masterno=256438&contentno=256438

비선형관학 -> 비선형광학 (Non-linear Optics)

자연과학 연구소 종사자로서 (특히 광학 연구소) 부…부끄럽다. 이런걸 납품받고 나서 검수절차를 거치지 않는건가. 자라나는 과학 꿈나무들이 “나는 앞으로 커서 양리학을 할거야” 라든가 “난 비선형관학이 재밌어”라고 말한다면 그 파급효과는 그닥 크진 않겠지만…그 아이들에게 “양리학이란 없단다. 미안” 이럴순 없다.

나름 수학 전공이므로 수학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원주율, 복소단위, 자연로그의 밑에 관심을 가져준건 좋은데, 이 모든것을 하나로 묶어주는 위대한 오일러의 공식을 쓰지 않은 것은 전시물 기획자가 조금 일을 급하게 처리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오일러의 공식은 다음과 같다.

$e^{i\pi}-1=0$

이 공식은 등호, 뺄셈, 곱셈, 지수연산 등 대수학의 모든 연산이 들어가 있으며,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상수 5가지($\pi$, e, i, 0, 1)가 모두 등장하는 공식이다. 수학 전공자라면 이 공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이다. (공학 전공자도 알거다. 푸리에 변환을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푸리에 변환이 없었으면 그 수많은 문제들을 어떻게 풀었을지 막막할 듯.)

4차원 공간에서 뫼비우스의 띠 2개를 이어붙인 클라인 병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설명이 틀렸는데, “원기둥의 옆면을 뚫고 들어가서”라는 부분은 수학적 오류다. 4차원 공간에서 클라인 병은 전체 표면 어디에서도 자기 자신을 지나치지 않는다. 즉, 이 부분은 “그림에서는 뚫고 지나가는 것처럼 보여지지만, 실제로 4차원에서는 뚫지 않음”이라고 묘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클라인 병을 만드는데 필요한건 원기둥이 아니라 2개의 뫼비우스의 띠이다. 뫼비우스의 띠를 같은 방향으로 붙이면 클라인 병이 되고, 반대 방향으로 붙이면 사영평면이 되는데 둘 다 방향이 없는 표면을 가지는 4차원 도형이다. (이것도 그다지 정확한 설명은 아니다.)

뭐, 4차원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 자체가 곤란한 일이므로 그냥 넘어가자. 하지만, 4차원이 등장하는 순간 아이들의 호기심을 확 사로잡을 수 있었다는 점은 지적해야겠다. 애들이 4차원을 얼마나 좋아하는데…-_-;

나도 이런거 공부해보고싶다. 어흑. (사실은 게을러서 안하고 있음. -_-;)

우리나라에서 개발중인 512M PRAM의 설명이다. 일단 512M으로는 용량이 얼마인지 알 수가 없다. 512Mb인지 512MB인지 확실히 해줘야 한다. (b = bits, B = bytes) 표기에 따라서 무려 8배나 차이가 나는 용량이다. 4번의 사업내용을 보면, 한글로는 공정기술이 90nm라고 되어 있는데 영어로는 65nm로 되어 있다. 외국인들을 바보로 아나…-_-;

내가 일하는 곳에서 만든 것이라 찍었다. 이건 아마 내가 일하는데는 아니고, 히거 신소재 연구센터에서 만든 것 같다.

SI단위계를 쓰기로 한지 꽤 된것 같은데, 이곳에는 반영이 안되어 있다. 인치 단위는 버리고 미터 단위를 쓰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곳에도 이렇게 조경을 해 놓았더라. 괜찮은 아이디어라서 찍었다.

이것 말고도 몇가지 더 구경했지만 그 뒤로는 뭐가 없다. 아무튼, 국립과천과학관은 한번쯤은 가봐도 좋을 것 같다. 오류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더라.

푸리에 변환

2차원 푸리에 변환을 해야 할 일이 생겨버렸다.

Spectral Density에 대해서 공부를 해야 한다.

결국은 덧셈과 뺄셈인 것을…

(N차원 푸리에 변환에 관한 글과 Spectral Density에 관한 글이 곧…)

그나저나, 쓰려고 모아둔 글도 많고 질문받았던 글도 많은데 언제 쓰려나…

공부할것도 많고…할일도 많고…

아킬레스

집에 오는 길에 핸드폰 사전을 a부터 읽기 시작했다. 아킬레스(Achilles) 항목에서 잠시 멈칫했다. 영웅은 영웅인데, 어릴때 발목만 빼고 무적이 되는 바람에 발목이 약점이 된 비운의 영웅이다. 화살도 안 먹히고 칼도 안들어가는데, 하필 화살을 발목에 맞는 바람에 죽는다.

이른바 금강불괴지체를 가졌다는 얘긴데, 왜 발목에 화살을 맞고 죽는 걸까? 일반인도 화살을 발목에 맞고서는 죽지 않는다. 물론 평생 장애를 갖고 살 수는 있겠지만. 독화살이었을까?


http://www.jisiklog.com/qa/11336064.htm

찾아보니 독화살 맞았댄다. -_-;

화살을 쏜 사람이 대단한 명사수인 것 같다. 아킬레스는 정말 빠르다던데, 사람이 빠르면 그 사람을 움직이는 발은 더 빨리 움직일 것이고, 그중 가장 끝에 있는 발은 더더욱 빠를 것이다. 그렇게 빠른 발을 화살로, 그것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복잡하게 움직이는 전투중에 맞췄다는건 참 대단한 것 같다.

만약에 아킬레스가 어릴적에 테티스 강에 푹 들어갔더라면 진짜 무적이 되었을까? 만약 그 물을 토나오도록 많이 마셨다면 익사했으려나? 아니면 독에 맞아도 죽지 않는 슈퍼맨이 되었으려나?

아킬레스는 자신의 약점을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알고도 방심한 것일까? 아니면 잘 알고 대책을 잘 세워두었으나 화살이 더 강했던 것일까? 아니면 단지 재수가 없는걸까.

제논이 맞았더라면 아킬레스는 죽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대형마트 할인경쟁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all&arcid=0003297766&code=11151100&cp=nv1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납품업체들이 왜 납품거부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본문에 다 써있는데 -_-;

대형마트가 자체마진을 줄여서 소비자에게 되돌려 준다고 하면, 소비자는 대형마트로 갈 것이고 작은 슈퍼마켓은 안가게 된다. 그럼 슈퍼마켓에서도 싸게 물건을 달라고 납품업체에 얘기할 것이다. 대형마트가 큰 고객이긴 해도 슈퍼마켓 역시 고객으로 봐야 하는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슈퍼마켓에 납품가를 줄여서 수익을 줄일 이유가 없다.

대형마트에서는 “우리 마진을 줄인건데 너네가 왜 불만이냐?”고 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기네 생각만 하는 것일 뿐, 전체 경제권 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따라서 납품업체는 대형마트를 거절해 버리면 된다. 물건이 공급이 안되면 가격을 싸게 파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런게 원래 그럭저럭 굴러가는 시장경제다.

하이빔 퇴치기

어제 고속도로를 달려서 서울로 올라왔다.

뒤에서 개조한 전조등으로 상향등을 켜고 달리길래 속도를 살짝 줄여줬다.

경적을 울리면서 자기가 앞질러서 갔다.

경적따위에 전혀 연연하지 않는 지조있는 운전습관을 가진 나는 그 차를 그냥 보내줬다.

앞으로 빨리 가다가 다른 차랑 사고가 난다면? 그건 내 잘못이 아니지…

아이폰 vs 옴니아?

삼성전자 사장님이 -_-;

아이폰이 잘 팔리는 이유가 사람들이 극성스러워서 그렇다고 했다.


http://www.sportsseoul.com/news2/life/social/2010/0107/20100107101050100000000_7823763392.html

근데 생각해보면 그럼 옴니아 사는 사람들도 극성스러운 것 같다.

자, 극성스러운 사람들이 아이폰을 산다고 가정하자. 극성스러운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뭔가 새로운 것에 열광하고 더 좋아보이는 것에 미친듯이 끌려다니는…? 이정도 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아이폰을 사야만 했던 사람들일 것이다.

옴니아가 아이폰보다 안좋다면? 극성스럽건 말건 아이폰을 사는 거다.

옴니아가 아이폰과 똑같다면? 아이폰에 미쳤으니 아이폰을 사는 거다.

옴니아가 아이폰보다 좋다면? 아이폰이 싼것같아 아이폰을 사는 거다.

누군가는 옴니아가 더 좋다고 생각해서 옴니아를 산다고 하자. 위의 옴니아와 아이폰을 교환해줄 수 있다.

어쨌거나…궤변을 만들자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사람들이 극성스러워서 아이폰이 잘 팔린다고 한다면, 삼성은 극성스러운 사람들의 니즈(needs)를 맞추는 것이 장사를 잘 하는 비결이 될 것 같다. 고객의 특성이 어떻고 그런것은 “시장 분석” 단계에서 하는 것이지 판매 대결에서 진 다음에 하는 말이 아니다. 비겁한 변명일 뿐.

수식없이 운동량 보존법칙 이해하기 2

자. 여기까지, 물체 1개가 갖고 있는 운동량은, 누가 그 물체를 건드리지 않는 한 보존된다는 것을 어느정도 알 수 있었다.

아무튼 이번엔 축구공 말고 당구공을 써 보자. 당구공은 직접 실험을 해보기에도 좋다. 그리고 물리학자들이 갖고 놀기에 가장 좋은 장난감중의 하나이다. (당구를 잘 친다면 당신도 물리학자의 소질이…)



[각주:

1

]



사실 물리학은 아주 많은 (10억 x 10억 x 10억개) 정도의 당구공을 자유롭게 풀어놓았을 때 어떻게 움직이는지 분석하는 학문이라고 봐도 아주 많이 틀리진 않는다.



[각주:

2

]


그 다음으로 이해해야 할 부분은, 당구공 하나를 단단한 벽에 충돌시킨다고 하자. 이 벽은 매우 딱딱하고 바닥에 확실하게 고정되어 있다. 이때 충돌하는 각도는 정확히 수직으로 들어간다고 하자.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당구공은 벽과 충돌한 다음에 반대로 튕겨져 나오게 될 것이다. 벽과 충돌하기 전과 충돌한 후의 운동량을 살펴본다면 크기는 정확히 같고 방향이 반대로 향하고 있을 것이다.



[각주:

3

]


그렇다면 당구공이 벽면에 대해서 기울어진 방향으로 충돌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벽면에 대해서 평행한 방향으로는 속도가 변하지 않고, 벽면에 대해서 수직한 방향으로는 속도가 반대 방향으로 변한다. 만약 당구공이 들어갈 때 벽면과 이루는 각도와 나올 때 벽면과 이루는 각도를 비교한다면 같을 것이다. (왜 그런지 정도는 직접 생각해 보자. 그림을 그려보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혹시나 항의를 할 수 있는 당구 고수들도 있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는 당구공과 벽면 사이의 회전이나 마찰같은 것은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방금.)

당구공이 기울어진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에, 만약에 내가 움직이면서 관찰한다면 어떻게 될까? 당구공과 움직이는 방향을 잘 맞춰보면, 당구공이 벽면에 대해서 수직으로 움직이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경우 당구공은 어떻게 튕겨나올까? 자연스러운 대답이겠지만, 벽에 수직으로 부딪친 다음에 수직으로 튕겨나오게 될 것이다. 즉, 앞에서 당구공이 수직으로 충돌한 경우와 같은 상황이 된다. 이것은 앞서서 설명했던 “니가 보든 내가 보든 물리법칙은 동일하다”는 규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즉, 당구공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든지간에, 내가 속도를 적당히 맞춰서 당구공이 벽에 수직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면, 그 상황에서 당구공은 벽에 수직으로 충돌해서 수직으로 나가야 한다. 이것이 규칙이다. 그리고 물리학에서 말하는 “공간적 평행이동에 관한 대칭성”이라는 말이 뜻하는 것이다.

이제 어떤 각도로 들어오는 당구공이든지, 벽에 부딪친 다음 어떻게 튀어나갈지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쉬운건 그만 하고 조금 더 어려운 것으로 가자. (여기까지 이해가 안된 독자들은 댓글을 통해서 질문을 하면 더 쉬운 설명을 시도하여 보도록 하겠다.)

많이는 말고 조금만 더 어려워지도록 당구공 2개만 해보자. 당구 다이 위에 당구공 2개를 올려놨다. 당구 다이는 마찰이 완벽하게 0이라고 하자. 그리고 당구
다이의 넓이는 무한히 넓다. 무한히 넓은 다이가 국제규격 대대 다이보다 훨씬 크다는 것 정도는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눈앞에 당구공 두개를 놓자. 두개를 잘 놓으면 전혀 움직이지 않게 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까와 마찬가지로
관찰한다.

음…

아무리 봐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가만히 있는 공 2개를 관찰하는 건 따로따로 떼어 놓고 보면 공 1개를 관찰하는 건데
어차피 안움직일 거라는 사실은 앞에서 우리가 관찰한 바와 같다. 역시 당구공끼리는 부딪쳐야 뭔가 멋진 일이 일어날 것이다.
그럼, 가장 쉽게 하기 위해서 똑같이 생긴 당구공 2개를 정면충돌 시켜보자. 더 쉽게 하기 위해서 속도의 크기는 같고 방향만
반대라고 하자. 아, 당구공의 색도 같고 크기도 같다. 점도 없다. 깨끗하게 닦아서 지문도 안 묻었다. 자. 이제 충돌 시켰다.

땅!

충돌하고 나면 뭐 언제나 그렇듯이, 정면충돌 했으니까 서로 반대로 튕겨갈 것이다. 튕겨간 다음의 각각의 운동량은 어떻게 될까? 일단 질량은 똑같으니까, 운동량을 결정하는 것은 속도일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순수하게 상상만으로 이 문제의 답을 구하는 것은 어렵다. 뭔가가 충돌한 후에 되튀어 나오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이 문제의 답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반대 방향으로 튕겨가는거 아냐? 당연히?”라는 대답은 전혀 당연한 답이 아니다. 그건 우리가 당구를 너무 많이 쳐봤기 때문에 경험적(=귀납적)으로 얻은 지식일 뿐 어떤 적당한 가설로부터 출발해서 논리적으로 이끌어 낸 결론(=연역적)이 아니다.



[각주:

4

]



반대로 튕겨나가는 것을 사실이라 하고, 이것이 왜 그렇게 되는지 설명해 보자.

두 당구공이 만나는 순간에, 만약 그 둘이 완벽한 구를 이루고 있고 전혀 찌그러지지 않는다고 한다면, 두 당구공은 정확히 한 점에서 만나게 된다. 그리고 떨어져 나갈 것이다. 그런데, 당구공이 벽에 충돌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벽이 전혀 찌그러지지 않는다고 하면 당구공과 벽은 정확히 한 점에서 만나게 된다. 정확히 한 점에서 만난다는 것은 그 지점 이외에 그 옆에 있는 다른 점들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다른 점들이 평면 위에 있든 구면 위에 있든 그것은 충돌하러 달려가는 당구공이 신경쓸 바가 아니다. 충돌하는 그 한 점에서 전달된 운동량만을 놓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만 본다면 벽에 충돌할 때와 공끼리 충돌할 때 일어나는 일이 달라질 이유가 없다. 따라서 당구공은 “벽”에 대해서 “수직”으로 튕겨져 나가게 되는데, 충돌한 “벽”이 구면이기 때문에 “수직” 방향이 결국은 중심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방향이 되고 따라서 충돌한 당구공은 정확히 뒤로 튕겨져 나가게 된다. 두 당구공이 서로 같은 속도로 움직여서 정면 충돌한 경우에는, 두 당구공의 역할을 바꿔서 생각해 봐도 물리 법칙이 달라질 이유가 없으므로 서로 반대로 되튀어 나가게 된다.

다음번엔 서로 빗겨서 맞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것도 마찬가지로 벽에 비스듬히 들어간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공끼리 만나는 경우에는 “한 점”에서만 만나기 때문에, 공은 “벽”에 대해서 들어간 각도와 나온 각도가 같은 방향으로 나오게 되고 반사법칙에 따라가는 각도로 향하게 된다. 두 공이 서로 다를 이유가 없으므로 두 공은 충돌 후에도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갈 것이다. 다만 원래 움직이던 직선과는 기울기가 다른 직선 위를 움직이게 된다. (직접 상상해 보자. 그림은 언젠가 이 글이 책으로 출판될 때 추가될 것이다. 아마도.)

이 현상은 3차원에서도 마찬가지로 상상할 수 있다. 어차피 공 2개가 충돌하는 경우는 3차원이라 하더라도 적당히 방향을 돌려서 보면 2차원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이것을 확장하면, 아주 많은 공이 있는, 실제 공기 분자의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다. 실제 공기 분자는 엄청나게 많이 있지만, 모든 충돌을 분자 2개끼리의 충돌로 생각할 수 있다. 각각의 충돌에서 운동량이 보존되므로 모든 충돌에서 운동량이 보존되고, 따라서 전체적인 운동량은 보존된다.

좀 더 멋지게 바꾸면, 우리 우주 전체의 운동량은 보존된다. (아마 -_-;)

이상으로, 운동량 보존법칙에 대한 간단한 이해를 해 보았다. 에너지 보존법칙도 비슷하게 이해할 수 있지만, 에너지 보존법칙은 시간이 가도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다뤄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어렵다. 해밀토니안이나 라그랑지안을 쓰면 툭툭 튀어나오는 것들이 보존법칙이긴 하지만, 수식에 익숙하지 않다면 머릿속을 스파게티나 라면처럼 얼큰하고 느끼하게 꼬아줄 수도 있으므로 다음 기회에 다뤄보도록 하겠다.

  1. 자꾸 물리학계로 사람들을 꼬셔보려고 한다는 지적을 하는 사람이 있겠으나, 어차피 내가 꼬셔봐야 물리학 전공할 사람은 없으므로 이건 그냥 장난에 불과함을 미리 일러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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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러다 보니 당구공이 끈처럼 흐물흐물해지기도 하고, 당구공이 벽을 뚫고 가기도 하지만…뭐 세상이 너무 뻔한 세상이라면 그만큼 재미도 없지 않나.

    [본문으로]
  3. 이 경우는 운동량이 보존되지 않은 것 처럼 보이는 경우인데, 사실은 운동량이 보존되었다. 벽의 질량이 무한히 크기 때문에, 당구공+벽으로 이루어진 계의 운동량은 무한대이고, 따라서 당구공이 어느 방향에서 어떻게 들어와서 어디로 가든지 운동량은 무한대이다. 따라서 보존된다.

    [본문으로]
  4. 물론, 실험이 조작되지 않는 한 이론은 결코 실험을 이길 수 없다. 이론과 실험의 내용이 다르면 언제나 고쳐야 할 것은 이론이다. 그리고 이론 물리학자들은 이론과 실험이 다르기를 바란다. 아무튼, 실험으로부터 얻어낸 지식은 이론적으로 해석되어야 진정한 과학적 가치를 얻게 되고, 이론적으로 유도돤 결론은 실험적으로 검증되어야 진리로 인정받게 된다.

    [본문으로]

중력 우물

태양계에 있는 애들의 중력의 크기를 우물로 표현한 그림이 있다.

(누르면 커진다)

영어는 해석 부탁하시면 해드립니다.


원문 : http://xkcd.com/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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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식 없이 운동량 보존법칙 이해하기 1

운동량 보존 법칙이란, 관찰자가 관성계에 있으면, 외력이 작용하지 않는 한 주어진 계 전체의 운동량의 합은 변하지 않는다는 법칙이다. 왜??

이론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라그랑지안을 다음과 같이 쓰자.

$L = L(q, \dot{q} ; t)$

이제, 라그랑지안 $L$을 이용해서 운동 방정식을 찾아내자.

$\frac{\partial L}{\partial q} – \frac{d}{dt} \frac{\partial L}{\partial \dot{q}} = 0$

여기서, 외력이 없다는 건

$\frac{\partial L}{\partial q} = 0$

이라는 뜻이고, 따라서

$ \frac{d}{dt} \frac{\partial L}{\partial \dot{q}} = 0$

이다. 근데 우리는 $\frac{\partial L}{\partial \dot{q}} $를 “운동량”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따라서 운동량은 시간에 대해서 상수가 된다.

한마디 더 말하자면, 에미 뇌터의 대칭군과 보존법칙에 관한 정리에 따르면, 운동량은 공간적인 평행이동에 대해서 라그랑지안이 대칭성을 갖기 때문에 보존되는 양이다. (원래는 이 정리를 써서 운동량이 보존량임을 증명해야 하지만, 어차피 위의 수식도 이해하기 힘든 마당에 이 정리까지 설명하려면 지면과 시간이 모두 부족하다.)

이게 뭔 개소리여…-_-; (물리학 전공자가 아니면 대부분 이렇게 말할 것이고, 물리학 전공자도 대부분은 이렇게 얘기한다.)

쉽게 가자.

일단, 운동량이 뭔지부터 좀 알아보자. 운동량이란 쉽게 말해서 질량과 속도를 곱한 값이다. 우선, 우리는 “질량”이라는 것이 뭔지 감은 잡고 있다. 대충, 물체가 무겁고 가벼운 정도를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속도”라는 것도 뭔지 알고 있다. 어떤 물체가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빨리 움직이고 있는지를 화살표와 화살표의 길이를 이용해서 나타낸 것이다. 질량과 속도를 곱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간단히 말해서, 화살표를 하나 그리고, 그 화살표의 길이에 질량에 해당하는 수를 곱해서, 그 화살표와 함께, 우리는 “운동량”이라고 부르기로 하는 것이다.

아니, 대체, 어디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면 된거지 걔가 왜 무거운지 가벼운지를 따져야 하나? 이렇게 따지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당연한 질문이다. 이렇게 따지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는 물리학적인 소질이 있는 것이니까 각 대학 물리학과로 입학 문의 바란다.

왜 따질까? 그건, 우리가 “충격량”이라는 것을 어떻게 좀 해보기 위해서이다. 아무리 빨리 움직이더라도 그것이 가볍다면 큰 충격을 주지 못한다. 어떤 공기 분자는 초속 1000km로 움직이는 것도 있지만, 그 공기 분자는 매우 가볍기 때문에 우리 몸을 아무리 때려 봤자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축구공은 시속 30km로 움직이든 시속 10km로 움직이든, 맞으면 아프다. 어떤 자동차는 완전히 정지해 있는데, 그런 자동차는 내가 직접 가서 들이받지 않는 한 나를 때리지 않을 것이다. 즉, 얼마나 처 맞아야 아플지 안아플지는 걔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얼마나 무거운 놈인지 둘 다 관련있다는 뜻이다. 물론, 무거운놈이 빠르게 움직이는데 나한테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전혀 겁낼 필요가 없다. 따라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도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운동량이라는 것을 어떤 물체가 얼마나 무겁고 얼마나 빠르고 어디로 가는지를 한번에 표시하려고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러기 싫어도 어쩔 수 없다. 뉴턴이 이미 그렇게 하기로 했으니까.)

그럼 이제 운동량이 어떻게 보존되는지를 한번 살펴보자. 간단히, 물체가 1개 있다고 하자.

텅 빈 우주 공간에, 나는 그냥 둥둥 떠다니는데, 눈앞에 축구공 하나가 있다. (축구공이 싫으면 맘에 드는 연예인, 자동차, 뭐 아무거나 좋다. 그냥 그런거 하나가 눈앞에 있다 치자. 물론 난 그것을 축구공이라고 부르겠다. 소녀시대 태연을 눈앞에 두고 싶은 사람은 그렇게 두고 내 글에서 축구공이라는 단어를 태연으로 알아서 치환해서 읽을 것.)

이 축구공은, 처음에 가만히 멈춰 있었다. 그리고 나도 가만히 멈춰 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축구공을 계속 지켜보는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지겨운 일이다. 축구공은 움직이지 않을 테니까. 우리는 운동량을 “질량과 속도의 곱”이라고 말했다. 분명히 축구공의 질량은 0이 아닐 것이다.



[각주:

1

]



하지만 속도는, 아무리봐도 어느 방향으로도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0이다. 당연히 운동량도 0이다. 질량이 아무리 커봐야 0이다. 내가 보기에 축구공의 운동량은 보존된다.

그런데, 친구가 마침 내 옆을 스쳐지나가고 있다. “어, 안녕? 뭐하냐?” 라고 물어보기에 “축구공 관찰중. 건들지 마” 이렇게 대답해줬다. 친구는 ‘이새끼 이짓을 왜하고 있나?’라는 바보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지나간다. 그 친구가 보기에 축구공의 운동량은 어떻게 될까? 이 친구 역시 가던 길이 있기 때문에 방향을 바꾸지 않고 빠르기를 바꾸지도 않고 계속 갈 것이다. 그럼 축구공은 이 친구가 멀어지는 속도로, 이 친구로부터 멀어질 것이다. 가령 그 친구가 나로부터 1초에 3미터씩 멀어지고 있었다면, 축구공으로부터도 대략 1초에 3미터 정도씩 멀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 친구가 보기에는 축구공은 움직이고 있는 것이고 따라서 이 친구의 관점에서 볼 때는 축구공의 운동량은 0이 아니다. 그럼? 당연히 축구공의 질량에 그 친구가 움직이는 속력의 반대방향 속력을 곱한 것이 그 친구가 보기에 느끼고 있는 축구공의 운동량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친구가 보고 있는 축구공의 운동량은 바뀔까? 바뀔거야? 응?

이 친구가 보기에도 솔직히 자기가 움직이는 방향을 바꾸지 않는 한 축구공은 계속 가던 방향으로 움직인다. 당연하겠지만, 따라서 그 친구가 스스로 움직이는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면 축구공의 움직이는 방향도 변하지 않을 것이고 움직이는 빠르기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 관점에서 보기에 축구공은 가만히 있어야 할 것이고, 만약 아무도 안 건드렸는데 축구공이 움직였다면 그거야말로 “기적”이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럼, 그 친구의 관점에서도 축구공은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것이 될 것이고, 축구공은 가던 방향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잠깐. 물리 법칙의 대칭성이라는 개념을 알고 넘어가야 하는데, “내가 보든 니가 보든 물리 법칙은 똑같다”는 것이다. 이것은 실제로 엄청나게 위대하고 엄청나게 중요하고 엄청나게 어렵지만 말로는 쉽다. 내가 보기에 축구공을 아무도 안 건드렸으면, 다른 누가 보기에도 축구공은 건드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곧 움직이면서 축구공을 보던 사람이 적당히 속도를 조절하면 축구공이 멈춰있는 것 처럼 보이도록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속도를 어떻게 조절하더라도 축구공이 멈춰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 수 없다면 축구공의 운동량은 보존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적어도 한명은 그것이 가능하다. 앞서 예로 들었던 사람 중에서 적어도 나는 축구공이 멈춰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 다른 사람들도 내 앞에서 멈춰선다면, 그 사람들도 똑같이 축구공이 멈춘 것으로 보일 것이다.



[각주:

2

]



당연히 축구공의 운동량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축구공의 운동량은 보존되었다.

축구공을 관찰하는 사람이 가만히 있든 움직이든 상관 없이 축구공의 운동량은 보존된다. 여기서 혼란스러워질 수 있는게, 아니! 보는 사람이 바뀌면 운동량이 바뀌잖아? 라는 점이다. 운동량 보존법칙 뿐만 아니라 모든 보존법칙은 보는 사람은 바꾸지 않기로 약속하고 있다.



[각주:

3

]



(2편에 계속…)



http://snowall.tistory.com/1684

  1. 언젠가는 이 블로그에서 다루게 되겠지만, 질량이 0인 축구공은 멈춰있을 수 없다. 우리는 그것을 “빛”이라고 부른다.(빛만 있는건 아니지만…) 걔들은 멈추면 존재 자체가 사라진다. 난감하다.

    [본문으로]
  2. 내가 보는 것을 상대도 똑같이 보고 인지할 것인가 하는 철학적인 인식론에 관한 질문은 여기서는 하지 말자. 제발. -_-;

    [본문으로]
  3. 그리고 사실은 보는 사람이 바뀔 때에는 적당한 공식을 사용해서 원래 얼마얼마의 운동량이 있는데 다른 사람이 보기에 운동량이 어떻게 바뀌는지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 이것을 “로렌츠 변환공식”이라고 한다. 속도가 느릴 때는 속도끼리 그냥 더해도 괜찮은 “갈릴레이 변환 공식”을 써도 적당히 맞는다. 축구공의 크기나 축공의 질량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서 따지게 되면 그것을 “특수 상대성 이론”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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