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학술

  • 기초를 튼튼히

    요즘들어 기초 수학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고 있다. 대학원 다니는 기간동안 수학적으로 사용했던 기술은 복소수의 사칙연산과 삼각함수의 덧셈공식이 거의 대부분이다. 지금 있는 연구소에서, 실험 결과를 분석할 때 사용하는 수학적 도구도 그다지 많지가 않다. 구분구적법, 지수 함수의 성질, 로그 함수의 성질, 1차 방정식의 성질, 이런것 정도 사용한다. 물론 최소제곱법을 이용해서 실험값을 함수에 근사 시키는 것은 고등학교때는 배우지 않지만, 많이 어려운 내용은 아니다. 확률, 통계 과목에서 배우는 평균, 표준편차 등등을 그대로 갖다가 사용한다. 더 어려운 뭔가가 나오지도 않는다. 이런 내용을 고등학교 수학 시간에 배운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면서 불행한 일이다. 정말 쉬운 내용을 정말 어렵게 배우는데 그게 왜 배워야 하는지 몰라서 대충 넘어가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때 수학을 부실하게 공부했더라면 아마 지금 정석 책에서 공식을 찾아보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 것이다.



    [각주:

    1

    ]


    다만, 고등학교 때 배워야 했지만 배우지 않고 가르치지도 않는 부분이 있다. 이런 쉬운 것들을 이용해서 어려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수능 시험에 나오는 수학 문제에 보면 한가지 분야의 공식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여러 분야의 공식을 사용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나온다. 삼각함수, 로그, 함수론, 미분, 복소수, 정수론 등등을 종합해야 하는 것들이 등장한다. 덕분에 문제가 좀 억지스러워지는 면이 있긴 하지만. 실제 분야에서는 정말 복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지금 내가 분석중인 실험 결과는 그 결과값을 x축은 선형으로, Y축은 로그값으로 그래프를 그려야 한다. 이것을 로그-선형 그래프라고 한다. 로그-선형 그래프에서 직선이 그려졌다면, 선형-선형 그래프에서는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 로그-선형 그래프에서 Y축 방향으로의 평행이동은 실제 함수에서는 어떤 의미가 되는 것인가? 로그-선형 그래프의 X절편은 실제 함수의 어떤 값에 해당하는가? Y절편은? 이런 내용들은 고등학생들에게 설명해주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이해하려는 의지가 있는 학생에 한해서…)

    대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은 선형대수학, 미분적분학, 미분방정식 정도를 제외한다면 실제 연구에서는 중요하게 사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선형대수학이랑 미분적분학은 고등학교에서 등장한 수준보다 조금 더 어려워지는 정도에 불과한 수준만이 사용된다. 만약 고등학교 때 수학적 기초를 튼튼히 다져두지 않는다면 이공계로 진출해서 뭔가 일을 해보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레고 블럭을 쌓아야 하는데 레고의 튀어나온 돌기를 홈에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레고의 평평한 면끼리 딱풀로 붙여서 만드는 것 같은 과정이다. (이런건 독창적이라고 하지 말자…)

    문제는 우리나라의 중등교육과정에서 수학 교육은 단지 입시를 위한 기계적 연습의 장이 되어있다는 점이다. 주어진 문제를 보고 유형별로 외워둔 풀이법을 머릿속에서 검색한 후, 그 풀이법에 맞춰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잘해야 두세가지 유형을 조합하여 풀 수 있을 뿐이다. 이건 문제해결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깎아먹는 방법이다. 학생들은, 문제를 풀기 위해서 알아야 할 몇가지 기초적인 사실만 있으면 밑바닥에서부터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비록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그런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 있는 학생이라면, 이후에 어떤 유형의 문제가 다가오더라도 겁내지 않고 차분히 접근해서 문제에서 요구하는 답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을지도 모르는 중, 고등학교 학생들은 부디 수학 공부를 제대로 해 주었으면 한다. 수학 선생님이 그다지 강의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도 있지만, 어쨌든 공식을 칠판에 적었고 그것을 외우라고 한다면 일단은 외우고 그것을 어디에 써먹을 수 있는지 그것이 왜 그렇게 유도되었는지를 꼭 생각해 보자.



    [각주:

    2

    ]


    기초는 정말 중요하다.

    1. 덕분에 지금은 딴짓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본문으로]
    2. 무작정 외우기 전에 이해부터 하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일단 외우고 나중에 이해하는 것이 시험 성적에는 더 유리하다. 단,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암기한 후에 이해하는 것을 잊으면 그것은 레고 블럭을 보고도 레고 조립 설명서를 봐야만 조립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본문으로]

  • 변태짓

    오래간만에 대학교 졸업 성적을 확인했다. 심심해서…

    전체 평점 – 3.95/4.5

    물리학 전공 평점 – 4.45/4.5

    수학 전공 평점 – 4.17/4.5

    난 대학 다닐때는 천재였나보다.

    …요새 이러고 논다…;;;;

  • 대학 입학 전쟁, 그리고 죄수의 딜레마



    <br />


    2006년인가 2007년에 자연대 출판부에서 발행하는 잡지에 투고한 글이다.


    (기존에 썼던 글들의 짜집기성 글임.)


    우리나라 수능 시험은 매년 문제를 새로 만들어서 내고 있으며, 매년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는 시험이다. 어째서 매년 난이도 조절이 실패하는 걸까? 문제 내는 선생님들이 바보일까? “명문 대학”이라고 하는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한 공부만을 해 온 애들이 전부 바보인가? 아니면 명문대학은 그런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는 천재나 행운아들만이 가는 곳인가? 그 본질을 파헤쳐 보기 전에, 잠시 사설을 풀어보도록 하겠다.


    얼마 전에 겪은 일이다. 난 학교 옆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데, 주인집 할머니가 수도 요금이 나왔다고 해서 돈을 내러 갔다. 다른 요금과는 달리 수도요금은 주인집에만 계량기가 달려있고 각 자취방에서 쓰는 물값이 합쳐지므로 개별적으로 누가 얼마나 썼는지 알 수가 없다. 따라서 사람 수대로 나눠서 내게 되며 나 역시 이 방법이 대체로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수도요금 체계를 가진 상황에서 각 자취방 사람들의 생각을 한번 생각해보자. 이 문제의 경우 자취방이 2명이고 수도요금을 절반씩 나눠내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자. 예를들어, 수도요금이 10000원이 나왔다면 나는 5000원을 내게 될 것이다. 문제는, 저쪽이 실제로 5천원어치 이상을 썼는데 저쪽은 5천원만 내고 내가 나머지 부분을 낸다면, 이건 억울한 일 아닌가? 확실히 억울하다. 그럼 내가 억울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정답 : 저쪽보다 많이 쓰면 된다.


    문제는 이 생각을 나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저쪽이 나보다 멍청하다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이제 경쟁이 시작된다. 서로 상대방보다 더 많이 써야만 내가 사용한 요금을 상대방이 내 주는 폭이 커지기 때문에 경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수도요금은 끝도 없이 많이 나오게 된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려면 서로가 이것을 미리 생각하고, 서로 협력해서 어느정도 이상을 쓰지 않기로 자제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상대방을 믿을 수 있을까? 서로 협력하면 둘 다 같은 이익을 얻는다. 하지만 배신하면 배신을 한 쪽은 큰 이익을 얻고 배신 당한쪽은 손해를 본다. 그리고 둘 다 배신하면 둘 다 손해를 본다. 그리고



    나만 손해를 보는 것은 싫기 때문에



    둘의 선택은 둘 다 배신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다. 이 결과는 죄수의 딜레마의 결론으로부터 유도된다.


    문제의 난이도는 어떻게 하면 적절히 조절될까? 우선 출제위원-수험생 한명 사이의 딜레마를 고려해 보자. 출제위원이 문제를 쉽게 내면 수험생의 점수는 높을 것이고 어렵게 내면 점수는 낮아진다. 출제위원의 고민은 그 사이에서 적절한 문제를 내는 것이다. 즉, 출제위원은 점수가 너무 높아도 고민이고 너무 낮아도 고민인 것이다. 예를들어, 100점 만점인 시험에서 자신이 낸 문제를 푼 학생이 50점을 받아야 자신이 낸 문제가 잘 출제된 문제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50점에서 멀어질수록 괴로워진다. 수험생은 100점에 가까울수록 좋고 멀어지면 괴롭다. 이 문제를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개념적인 이해를 해볼 수는 있다. 수험생이 0점 근처의 점수를 받는 것은 양쪽 모두에게 손해이다. 따라서, 이렇게 되는 일은 모두 막기 위해서 노력한다. 즉, 출제위원이 너무 어려운 문제를 내는 일도 없고 수험생이 너무 공부를 안하는 경우도 없다. 이 협력은 수험생의 점수가 50점을 넘어가는 순간 깨진다. 수험생은 여전히 점수가 높을수록 좋지만 출제위원은 이제 수험생이 점수가 높아지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이다. 당연히 문제는 어려워진다. 하지만 그런다고 수험생이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수험생은 낮아지는 점수를 막기 위해서 더욱 공부를 많이 하게 된다. 이것은 양의 되먹임(Positive feedback) 과정이므로 수험생이 노력을 하면 할수록 문제는 어려워지고, 문제가 어려워지면 어려워질수록 수험생은 공부를 더 많이 하게 된다. 결국 피터지는 수험 전쟁은 단 한명의 학생이 있어도 발생하는 것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번엔 3명의 딜레마를 고려해 보자. 한명은 출제위원이고, 두명은 수험생이다. 두 학생의 평균 점수가 50점에 가까울수록 출제위원은 좋다. 두 수험생은 자신의 점수가 높을수록 좋다. 그렇다면 일이 일어날까?


    두 수험생의 점수가 둘 다 50점을 넘지 않는다면 출제위원은 수험생의 점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고, 수험생들은 굳이 포기하지 않는 한 적당히 공부해서 50점까지는 쉽게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만약 어느 한쪽이 50점을 넘었다면 어떻게 될까? 출제위원은 평균점수가 50점근처에 있는 한 결코 난이도를 조절하지 않을 것이다. 잘 내고 있는데 뭐하러 괜히 수고스럽게 난이도를 바꾸겠는가.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두 수험생은 피말리는 경쟁을 하게 된다. 내가 쉽게 점수를 올리려면 난이도가 쉽게 나와야 하는데, 상대방이 나와 마찬가지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점수를 올리게 된다면 난이도는 어려워진다. 그럼 나 역시 피터지게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한다. 따라서, 나만 공부하고 저쪽이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평균점수는 50점에 가까울 것이므로 난 손쉽게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당연한 결론이다.


    중요한건, 상대방 역시 바보가 아니므로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내가 공부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대방은 공부한다. 이제는 문제가 쉽더라도 상대방이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공부하는 것은 더 어려워진다. 따라서 문제가 쉽건 어렵건 내가 공부하기는 힘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서로 공부를 열심히 하기로 연합하는 것도 문제다. 그럼 성적이 서로 잘 올라가서 문제가 어려워지므로 공부는 점점 더 힘들어진다. 반대로, 서로 공부를 안하기로 연합하는 것은 어떨까? 이 경우 최소한 50점까지는 성적이 떨어질 것이므로 각자 손해다. 또한 한쪽이 배신할 경우 반대쪽은 탈락이다. 따라서 이런 연합도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적절한 난이도 수준에서는 어떤 이유로든 상대방과의 경쟁이 심해지게 된다. 심지어 문제가 어렵지 않아도 대학가기는 힘들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만약, 출제위원이 문제를 어렵게 낸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는 평균점수가 내려가게 될 것이므로, 서로가 방해하는 시간보다는 공부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물론 공부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반대로, 출제위원이 괜히 문제를 쉽게 낸다면 어떻게 될까? 이때는 서로를 방해하는 시간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당연히 공부하기는 상대방의 방해때문에 어렵다. 따라서, 문제가 쉽게 나오건 어렵게 나오건 대학가기는 힘들고 공부하기는 어려우며 매년 수능 난이도 조절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100만명의 수험생이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이다. 서로의 합의에 의해서 균형을 이뤄서 모두가 잘 되는 길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모두가 공부를 똑같이 해서 잘 되기로 합의했다면 단 한명이 배신해서 더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너무나 쉽기 때문에 모두가 배신하고 자기 공부를 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수능만을 분석했지만, 수능뿐만이 아니라 수험생들이 경쟁하는 모든 종류의 시험에 같은 분석을 적용할 수 있다. 대학가기가 힘들고 수험생들이 고생하는건 대학교 입시 제도가 자주 바뀌어서도 아니고, 논술 비중이 커져서도 아니며, 학생부 위주의 선발이 이루어지지 않아서도 아니다. 그들은 무죄다. 대학에 가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린 수험생들이 고생하고, 점점 더 힘들게 공부하고 있는 건 당연한 결과다. 그들은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려야만 한다. 수험생들의 피터지는 경쟁은



    대학에 가야만 성공할 수 있다



    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의 결과물이며, 동시에 “성공할 수 있는 길”을 “대학 졸업장 필수”로 한정해 버린 우리 사회의 책임이다.


  • 피그말리온 까대기

    2002년 4월 14일 작성했다고 전해지는 발굴 글이다.

    내가 도대체 2002년에 무슨 생각을 했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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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만든 최고의 작품과 결혼했다. 그래서 아들까지 두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피그말리온이 ‘인간’이 된 상아 여인을 과연 끝까지 사랑할 수 있었을까 하는 문제이다.

    첫째로, 상아 여인은 인간이 되는 순간 그 자체로서의 완결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피그말리온은 상아 여인을 조각 할 때 완벽한 모습을 조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조각할 수 있었던 것은 상아 여인의 겉 모습이었을 뿐, 그 마음까지 완벽하게 조각한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즉 상아 여인에게 인간으로서의 마음이 결여된 상태에서 신에 의해 강제로 인간이 되었다면 그 인격은 인간으로서의 인격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가 사랑한 것은 인간일까, 아니면 인간이 아니었을까. 여자처럼 생겼으니까 여성의 인격을 갖는다는 것은 고정관념이다.

    둘째로, 여자의 결점을 너무 많이 보았다고 하는데, 피그말리온은 그럼 여자들의 결점만 보고 그 결점을 커버할 수 있는 장점은 하나도 보지 않았다는 뜻일까? 하지만 그건 아닌듯 싶다. 그가 결점만 보아왔다면 그는 여자의 장점을 알 수 없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완벽한 모습의 상아 여인을 조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혐오할 정도로 결점을 많이 보았다는 것은 그가 살던 시대, 또는 그가 살던 동네에 사는 여자들은 혐오스러울 정도로 결점을 많이 갖고 있었다는 뜻이다. 아니면, 다른 남자들은 그냥 잘 결혼해서 사는데 비해 그의 성격이 결벽증에 가까워서 완벽함이 아니면 전부 결점으로 보였을 가능성도 있다. 여기서 이 신화의 한계가 드러난다. 피그말리온은 여자의 모든 것이 결점으로만 보였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여자를 혐오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그는 상아를 이용해서 여자를 조각했다. 자신만의 완벽한 여인을. 그리고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궁극적인 상태인 ‘생명’까지 원하게 된다. 그런데 상아 여인은 상아인 상태일 때는 누군가 부수지 않는 한 그 모습을 영원히 간직한다. 하지만 인간이 된다는 것은 그 영원함이 깨진다는 것이고 필연적으로 완벽함은 사라진다.

    셋째로, 아프로디테 신은 그의 속마음을 알아차려서 상아 여인을 인간으로 만들어 주었지만, 이것은 실은 변명이다. 피그말리온의 소원은 속마음이 어떻든간에 분명 “상아처녀와 같은 여인”을 원했었고, 아프로디테는 그의 소원을 정확하게 들어주지 않은 것이다. 그것은 세상에 그가 원하는 것처럼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과 같다.

    그는 상아 속에서 완벽한 여인을 찾아냈지만 결국 인간이 아니었고 그가 사랑하는 사람은 원래는 세상에 없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인간이 된 상아 여인과 사는 피그말리온은, 상아 여인에게 푹 빠져서 그 상아 여인이 갖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결점을 보지 못한 채 그냥 같이 살았을까. 아니면 끝내 보통의 세속 여인과 같아진 그녀에게 싫증을 느끼고 그녀를 떠났을까. 그리고 그 상아 여인은 나중에 살도 두툼하게 찌고 남편에게 잔소리하는 아줌마가 되지 않았을까.

    피그말리온 신화는 세상의 결점 투성이인 여자들보다는 자신이 직접 만든 여자가 더 좋다는 한 남자가 꿈을 이룬 이야기이다. 누구나 머릿속에 이상형의 모습은 가지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은 그 이상형에 가장 가까운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상형이 서로가 서로가 아니라면, 즉 너는 나의 이상형인데 나는 너의 이상형이 아니라면, 이 경우 어떤 사람들의 사랑은 깨지고 슬픈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피그말리온은 그런 것을 초월해서 직접 만들어 버렸다. 이제 앞으로 생명공학이 발전하면 사람을 직접 디자인해서 만드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그런 시대에서, 자신이 직접 만든 완벽한 이상형과 함께 사는 것이 과연 진정한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경우에 겉모습은 완벽하다고 해도 속마음까지 이상적인 마음씨를 갖게 할 수 있을까? 나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마음이란 성장하면서 주변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것이지 어떤 임의의 조작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우리 인류를 위한 미래에너지 – 핵융합

    왜 썼는지 잘 모르는 핵융합 레포트. 2002년 4월 5일 작성으로 되어 있다.

    하드디스크 정리중 발굴하여 올려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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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인류를 위한 미래에너지 – 핵융합

    각종 산업이 고도로 발전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새로운 대체에너지의 개발이 필수불가결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자원인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은 모두 화석에너지로, 1990년을 기준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석유는 43년, 천연가스는 58년, 석탄은 230년간 더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매장량이 한정되어 있는데 반해, 에너지자원의 소비량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이들을 이용한 에너지발전은 환경파괴를 일으키기 때문에, 미래에너지로는 부적합하므로 이를 대신할 대체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발전방식인 원자력발전도 우라늄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원고갈의 문제가 생기게 된다. 특히 원자력발전은 발전 후의 핵폐기물 처리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으며, 그 안전성여부의 문제도 사실상 보장받지 못한 상태이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던 러시아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미국의 드리마일 원전 사고 등이 그 좋은 예이다.

    미래에너지가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는 그 에너지가 재생에너지여야 한다는 점이다. 재생에너지는 말 그대로 고갈되지 않고, 계속해서 다시 쓸 수 있는 에너지자원을 말한다. 대표적인 재생에너지로는 태양에너지, 지열에너지, 조력, 풍력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모두 깨끗하고 고갈될 염려가 없다는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가 많이 집약되어 있지 않아 개발비용이 많이 들고, 현대 문명사회와 같이 많은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사회에서는 그 실용성이 적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그리고 태양열이나 풍력은 기후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보조발전설비를 갖추어야 하며, 아직은 경제성이 없고 대규모 발전에는 그리 유망하지 못하다는 점들 때문에 여러 제약을 받고 있다. 그밖의 재생에너지들도 비슷한 사정이며, 효율성이나 경제성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아직은 많이 남아있다.

    장기간에 걸쳐 대량으로 사용가능하고, 채취와 수송에 있어 환경과 인체에 주는 피해가 적고, 사용하는데 있어 깨끗하고 안전한 미래에너지의 개발에 우리는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현재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미래 에너지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 바로 수소핵융합 에너지이다.

    핵융합이란 가벼운 원자핵이 융합하여 보다 무거운 원자핵이 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창출해내는 방법이다. 보통 수소원자의 핵은 하나로 되어 있고, 헬륨 원자의 핵은 양성자 2개와 중성자 2개로 되어있으며, 중성자는 양성자와 전자를 합쳐서 만들 수 있다. 따라서 헬륨은 수소원자 4개를 합쳐 만들 수 있다는 말인데, 그것은 사실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좀 더 효율적인 면에서 수소 중에서도 “중수소”를 쓰는데, 중수소는 일반 수소보다 두 배가 무겁다. 그러나 중수소도 분명 수소는 수소이다. 수소와 성질은 똑같지만, 무겁기 때문에 느리기 움직이므로 다른 보통 수소들과 분리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중수소의 원자핵은 양성자 1개와 중성자 1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수소 2개를 합쳐서 헬륨을 만들게 된다. 여기서의 반응식은 중수소 + 중수소 → 헬륨, 즉 원자핵으로 풀이해보자면 양성자, 중성자 + 양성자, 중성자 → 양성자 2개, 중성자 2개라는 식이 나오게 되는데, 분명 양쪽의 수는 똑같다. 그러나 양성자 2개, 중성자 2개, 이런 식으로 뭉치게 되면 좀 더 가벼워지게 된다. 매우 조금이지만 가벼워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만큼의 질량이 에너지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합쳐서 만들 수 있는 것은 원자번호가 철, Fe가 될 때까지이다. 즉, 철 앞부분의 원소들은 양성자와 중성자의 질량이 철이 가진 양성자와 중성자의 질량보다 무겁다. 그리고 그 뒤, 철 뒷부분의 원소들은 핵융합이 아니라 핵분열을 하게 된다. 여기서는 핵분열 하기 전보다 핵분열 한 후의 질량이 조금 더 가벼운데, 이 경우에도 엄청난 에너지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핵융합은 1억˚이상 2억~3억˚정도 되는 온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정도 온도를 견딜 수 있는 재료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으며, 견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전자기력을 이용해서 전기를 띤 입자를 가두는 것인데, 예컨대 1초 이상만 가둘 수만 있다면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뛰어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 수소핵융합을 이용한 발전이 보편화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상온핵융합이라고 해서 20˚C정도(즉, 실온상태)에서 핵융합현상이 일어난다는 이론이 있는데, 그 연구에 우리나라 연구원이 관련되어 있다. 그 연구나 실험을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상온핵융합을 연구하는 미국 연구원이 쓴 결정적인 논문에 우리나라 연구원의 논문이 인용되었다는 것이다. 논문 인용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그런데 상온핵융합에 대한 실험장치는 의외로 간단하다. 비커에 물을 붓고, 니크롬선 하나를 넣어놓는다. 그리고 그 니크롬선을 순간적으로 가열하여 기포를 딱 하나만 만든다.(딱 한 개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하다.) 이 기포에 초음파를 발사하면 기포가 빛을 내게 되는데, 이 현상을 초음파발광이라고 한다. 바로 여기에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그 안에서 핵융합이 일어난 게 아니냐하고… 그래서 핵융합이 일어났느냐, 일어나지 않았느냐, 실험을 했는데, 핵융합이 일어나면 반드시 2.5MeV의 에너지를 가지는 중성자가 튀어나온다. 이 중성자를 검출했느냐, 다른 입자인데 착각한거냐. 이 문제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핵융합이 일어났다는 확실한 증거만 잡으면 노벨상 수상감이니, 잘만 하면 노벨상 수상자가 논문을 이용한 연구원이 우리나라 연구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수소핵융합은 핵분열을 비롯한 다른 에너지 발전방식에 비해 장점이 많다. 원료가 풍부하고, 지구상의 분포율이 풍부하다는 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 유해한 방사능이 적고 사고시의 위험성이 적다는 점, 연료가 비싸지 않다는 점(중요한 융합원료인 중수소의 가격은 같은 열량을 가지는 석탄가격보다 월등히 낮다), 핵융합에 쓰이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보통의 바닷물에도 무한정 들어있어, 전기분해를 통해 언제나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다시 쓸 수 있는, 고갈될 염려가 없는 재생가능에너지라는 점이 그것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서 소위 ‘미래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0.71%에 불과하며, 2006년까지 2%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계획의 소극성도 문제지만 현재의 대체에너지 중에는 폐기물 에너지가 90%를 차지하고 있어, 실제 재생가능에너지의 역할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재생가능에너지는 장기적인 에너지 대안의 핵심적인 요소로, 훨씬 적극적인 역할이 부여되어야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의 생산비용은 계속 낮아지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완전한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더구나 현재 많이 쓰이는 화력발전소와 핵발전소의 비용이 환경적 이유 때문에 계속 상승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최근 UN에 의해 지원된 한 연구에 따르면 2050년경에는 재생가능에너지가 전세계 전력생산의 60%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 미래에너지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추진이 필요하다. 특히 수소핵융합에 대한 연구를 더욱 더 지원하게 된다면, 어쩌면 우리는 예상외의 또 다른 결과를 발견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상온핵융합의 예처럼)

    태양은 엄청난 규모의 핵융합로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지구에서도 수소핵융합을 이용한 발전을 효과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다면 더욱 더 발전한 미래사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깨끗하고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수소핵융합발전. 가까운 시일 내에 수소핵융합을 이용한 발전이 보편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 [도움을 주세요!] 일본의 새 정부 과학을 죽이려합니다.


    ExtraD님의 블로그로부터 퍼왔음.


    *동참하고 싶은데 영어나 일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문의 바랍니다. 🙂

    —————

    한국에서 일본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만, 적어도 기초과학 특히 물리학의 발전에 일본은 20세기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1908년에 씌여진 ‘산시로’라는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의 소설을 읽다가
    광량자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고 있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만, 양자전기역학(QED)의 도모나가, 중간자론의
    유카와를 시작으로 소립자물리학의 형성시기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2년전
    일본 정부 주도로 세계수준국제연구소 (World Premier Institutions, WPI)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을 때,
    일본은 이 명성을 더욱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어나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WPI 프로그램은 지난 정부가 집권하던 2007년
    시작된 대대적인 과학국제화 프로그램으로 ‘공식언어는 영어, 연구인력의 절반이상은 비일본인, 연구수준은 최고’의 파격적인 기치를
    걸고 있습니다. 제가 속한 동경대학교의 IPMU (Institute for Physics and Mathematics of
    the Universe) 는 WPI 5개 기관중 하나입니다.

    IPMU는 기관의 이름 그대로 수학과 물리학이 만나
    우주를 이해하고자 하는 연구기관입니다. 이름에서 벌써 그 연구 목적의 순수함을 느끼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러한 순수한
    연구의 결과물은 우리 인류가 보다 깊은 수준으로 자연을 이해하고 결국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크게 일조한다는 것을 과학의
    역사는 증명하고 있습니다. IPMU의 경우 2년이라는 짧은 시간을 믿지 못할 만큼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자타가 공인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1류 대학의 학위자들이 IPMU에서 일하기 위해 지원을 하고있고, 그 결과 높은 수준의 연구원들을 미국과 유럽
    등지로부터 불러올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미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원 졸업을 앞둔 친구들도 IPMU를 매우 매력적인 커리어 패스로
    여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흔하게 들을 수 있고 실제로 올해 조인한 친구들을 보아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반전이 생겼습니다.


    난 11월13일 비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일본내 기초과학 연구프로그램에 대한 심사를 했고, 어이없게도 1/2 혹은 1/3
    수준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과학연구 보조금을 삭감해야한다는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위원회의 리포트를 새 정부가
    ‘심각하게 고려하겠다’고 했고 IPMU가 속한 WPI 프로그램의 경우 가장 큰 타겟중 하나가 되었다고 합니다. 바로 지난
    정부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전문가들의 평가와 달리 전문가들에게 보내진 앙케이트에서
    IPMU는 이미 국제적인 명성을 쌓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입자물리학 분야 혹은 수학 분야 박사학위를 준비하고 있는 대학원생들
    혹은 이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다음 직장으로 가장 매력적인 곳 중 하나로 여겨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실
    더 걱정하는 것은 이 여파가 한국으로 몰아칠까 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기초과학 지원축소는 한국에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보입니다. 제 상상이 너무 위험하고 근거가 없나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일본 입장에서도 국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합니다. 만약 연구비의 대량 삭감이 결정된다면 현재와 같은 수준의 대우로 세계 수준의 과학자들을 불러올 수
    없게 될 것입니다.

    IPMU에서는 세계 과학계에 위원회 리포트에 대한 코멘트를 일본 문부과학성에 보내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제 블로그 독자분도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이 사안을 다시 고려하는데 여러분의
    메일이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만 이 문제는 비단 일본의 문제가 아닙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이니까요.

    일본의 기초과학을 위해 나아가 한국의 기초과학을 위해 여러분이 해주실 수 있는 일은 아래 주소로 메일을
    보내주시는 것입니다. 과학계에 계신분도 좋고, 과학에 관심을 갖고 계신 일반인도 괜찮습니다. 실제로 문부과학성에서는 메일의
    숫자를 매우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는다고 합니다.

    ************************************************

    Your email should be sent to

    To: nak-got@mext.go.jp

    Subj: No. 14, WPI

    that reaches

    Senior Vice Minister Masaharu Nakagawa

    Vice Minister Hitoshi Goto

    ************************************************

    내용은 다음의 내용을 담은 개인적인 서한이면 되겠습니다. 물론 모든 부분을 커버할 필요는 없고 대략 이런 내용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

    (1) positive personal experience at IPMU

    (2) impact and recognition of IPMU worldwide

    (3) why WPI makes sense in terms of opening up Japan for non-Japanese scientists, how the cut hurts Japan’s reputation

    (4)
    comparison to other countries (e.g. Obama’s strategic spending in
    science and technology aiming at future growth even at tough times)

    (5) importance of basic research in general

    ************************************************

    세계는 좁습니다. 이웃나라의 일이라 가벼히 여긴다면 분명 그 피해가 한국에 미쳤을 때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도움을 기다립니다!

    **부디 널리 퍼트려 주시고 동참해주세요.

  • Mandel bulb – 3D version of Mandelbrot set

    만델브로트 집합은 매우 유명한 프랙탈 도형이다. 그것의 3차원 버전이 나왔다. 감상하자.

  • 살빼기, 다시한번 분석

    개인적으로 연구하고 있던 내용인데, 최근의 연구 성과를 공개한다. (…참고로 난 식품영약학 전공이 아니다.)

    성인 남성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2500kcal이고, 하루 기초 대사량은 1500kcal이라고 한다. 이때 1500kcal은 아무것도 안하고 그저 생존하는데 필요한 열량이다. 따라서 1000kcal은 뭔가의 활동을 한다는 가정에 추가된 잉여 열량이므로 정말로 사무실에 앉아서 일만 하는 사람의 하루 열량 소비는 많아야 2000kcal을 넘지 않을 것이다.


    http://blog.naver.com/utimegps/70047896913



    http://bbs2.kbs.co.kr/ezboard.cgi?db=2Tvitamin_notice&dbf=334&action=read&scenario=1



    http://blog.daum.net/fashion-kim/10501111

    지방 조직 1kg을 없애려면 7800kcal을 소모해야 한다.


    http://ko.wikipedia.org/wiki/%EC%B9%BC%EB%A1%9C%EB%A6%AC

    내가 빼려고 하는 목표치는 지방 5kg을 빼는 것이므로, 열량으로 치면 40000kcal을 소모해야 할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20일 굶으면 빠진다. 물론 사망할 가능성이 정말로 대단히 높다.

    하루에 먹는 음식을 기초 대사량인 1500kcal로 제한한다고 가정하고, 40000kcal을 추가로 소비해야 하는데, 식품별 열량표를 참고해 보니 도로에서 1시간 걷는다면 200kcal을 소비하게 된다. 나는 출퇴근때 1시간 30분을 걸어다니게 되므로 하루에 기본적으로 300kcal을 소모한다. 만약 이외의 추가적인 운동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5kg을 줄이는데 133일이 걸리게 된다.

    열량표를 보니 대체로 뛰어다니는 운동을 1시간 하면 400~500kcal을 추가로 소모하게 된다. 1시간당 400kcal을 소모한다고 치고, 하루 1시간씩 뛰어다닌다고 가정하자. 그럼 하루 700kcal을 소모하게 되므로 약 60일정도 걸린다.

    운동을 매일 하는 것은 대단한 의지가 필요하고, 하루에 먹는 음식을 매일 1500kcal로 제한하는 것도 힘든 일이므로 133일을 하한값으로 잡고 그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 타당한 판단이라고 보인다. 만약 150일이라면 대략 5개월 정도 되는 기간이다.

    지난 수 개월동안 내가 먹게 되는 음식 패턴을 조사해 보았는데, 점심때는 대략 한식 위주로 먹는다. 밥으로 들어가는 열량이 약 400kcal이고, 그 외의 반찬과 국물로 들어가는 열량이 약 400kcal정도 할 것이다. 보수적으로 추정하여 점심만 1000kcal이라고 가정하자. 그럼 500kcal을 아침과 저녁으로 나눠서 섭취해야 한다. 이것은 꽤나 힘든 일인데, 밥 한그릇이 300~400kcal에 달하므로 아침과 저녁에 밥을 반그릇을 먹어야 한다. 아니면 그 이하로 먹든가.

    일단 한번 빠지게 되면, 당분간 하루 소비 열량이 2000kcal정도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되므로 음식 섭취를 매일같이 과식하지 않는 한 다시 살찔 염려는 없을 것이다.

    에너지 보존법칙이 맞다면 이 결론은 수용할만한 오차 범위 내에서 타당하며, 따라서 나는 5개월 안에 60kg의 군살없는 몸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5개월 뒤에 두고보자. 4월 11일이다.

    현재 65kg이다.

  • 객체지향적인 삶

    내가 무엇이 불만인가 살펴보았더니, 업무를 받을 때 업무의 세세한 부분까지 너무 자세하게 지시받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실험실 일은 당연히, 그리고 몇번이라도 반복해서, 자세하게 지시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일반적인 문서 편집 정도의 일이라면 그렇게까지 자세하게 말해줄 필요가 없다.

    실험 결과를 분석하여 그래프를 그리고 그 결과를 종합하여 보고서를 만드는데, 그래프를 보고서에 넣기 위해서 스크린 캡쳐를 Alt+PrintScreen을 쓰면 좋은데, 대신에 하이퍼스냅을 설치하면 선택한 부분만 캡쳐가 되기 때문에 하이퍼스냅을 쓰면 더 좋으니까 쓰도록 하고, 파워포인트 파일의 용량을 줄이기 위해서 적당히 잘라낸 후 그림 압축을 선택해야 한다. 하이퍼스냅을 쓰든지 더 좋은걸 쓰든지 프린트스크린 기능을 쓰든지 그건 제가 알아서 하지요. 그러니까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를 알려주시면 됩니다. 그것만 얘기해 주면 됩니다. 다른건 알아서 할게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필요한 기능을 상세히 설명해주면 되는데, 필요한 기능을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까지 상세히 설명해주면 더더욱 어려워진다. “그게 그렇게 안돼요…”라고 개발을 모르는 분에게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차라리 언제까지 어떤 품질의 결과물이 나와야 하는지를 명확히 정해 주는 것이 더 업무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ASAP이외의 마감시간이 없다는 것이 문제…)

  • 함수 공간의 차원

    누가 방명록에 물어봐서…

    실수 함수 공간의 차원은 무한대이다. 간단히 증명해 보자.

    일단 어디서 뭘 갖고 놀지 정해야 하는데, 실수 전체 구간에서 실수로 가는 함수 f(x)들 중 무한번 미분 가능하고 f(x)의 절대값의 제곱을 실수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적분하더라도 그 적분값이 무한대로 발산하지 않는, 즉, 어떤 특정한 실수로 수렴하는 그런 함수들만을 대상으로 하자.

    사실은 그냥 미분만 잘 되더라도 상관 없지만…-_-;

    이런 함수들은 테일러 급수 전개를 이용해서 다항식으로 전개하여 나타낼 수 있다.

    $f(x) = a_0 + a_1 x + a_2 x^2 + a_3 x^3 + … =\sum a_n x^n$

    테일러 급수 전개에서 $a_n$들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는 대충 어딘가에서 들어봐서 다들 알고 있을 것이라 믿고 넘어간다.

    이제 내가 하고싶은 얘기는 $S=\{x^n : n = $an positive integer or zero$\}$가 f(x) 공간의 기저가 된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다. 물론 f(x)공간이 벡터 공간임은 쉽게 증명할 수 있다.

    세 함수 f(x), g(x), h(x)가 있고 실수 a, b가 있을 때

    f(x)+g(x)도 함수고, af(x)도 함수이며, g(x)+f(x)=f(x)+g(x)이고, (f+g)+h=f+(g+h)이고, … 등등. 벡터 공간의 10가지 성질을 만족한다는 것은 쉽게 증명해볼 수 있다. 귀찮으니 생략하자. (이 글은 수학 교과서가 아니므로)

    어쨌든 벡터 공간에서 어떤 특정한 집합이 있어서, 그 집합에 있는 원소들만 있으면 그 집합의 원소들의 선형 결합으로 그 공간의 모든 원소를 표현할 수 있는 집합을 기저 벡터라고 부른다. 이것이 그것이 되려면 모든 원소를 표현할 수 있고, 서로 중복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위에서 말한 S가 바로 그런 집합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자. 일단, 서로 중복되지 않는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x^n = x^m$

    어느 두 함수가 같기 위해서는 모든 실수에 대해서 이 등식이 성립해야 하는데, 이 등식은 n=m인 경우에만 성립한다. x=0이라는 특정한 경우에는 모든 n, m에 대해서 성립하니까 x가 0이 아니라 하고, 양변을 $x^m$으로 나눠보자. 그럼 $x^{(n-m)} =1$ 이 된다. 물론 이 함수는 x=0이외의 근을 갖지 않으며, 이 등식은 x=0이 아닌 경우에는 성립하지 않는다. 어쨌든 증명된다.

    하지만 기저 집합이라는 것을 증명하려면 조금 더 복잡한 과정이 있는데, 서로 중복되지 않는다는 것 뿐만 아니라 서로가 선형 독립이라는 것을 보여야 한다. 즉, 그 집합의 어느 한 원소가 나머지 다른 원소들의 선형 결합으로 표현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물론 쉽게 증명할 수 있다.

    $x^n = a_0 + a_1 x + … + a_{n-1} x^{n-1} + a_{n+1} x^{n+1} + … $

    가 성립하는 적당한 $a_i$ 들이 있다고 해 보자. 없을것 같지만, 일단 그렇다고 치자. 어쨌거나 x=0이외의 모든 실수에서 다 성립해야 하니까, 일단 x=0이 아니라고 하자. 그럼 마찬가지로 $x^n$으로 양변을 나눌 수 있다. 그럼 좌변은 1이라는 상수가 되고, 우변은 뭔가 복잡해 보이지만 어쨌든 x에 따라서 값이 변하게 된다. x=0일때에도, 적당히 계수를 짜맞춰서 발산하지 않게 했다 하더라도 절대로 우변은 모든 실수에 대해서 1이 될 수가 없다.

    어쨌거나 선형 독립이다.

    S가 기저 집합이라는 것을 증명하려면 한가지를 더 보여줘야 하는데, S의 원소들의 선형 결합으로 모든 함수를 표현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테일러 정리가 보증하는 바이다.

    증명 끝.

    S의 원소는 무한히 많으므로 함수 공간의 차원은 무한대이다.

    뭐, 굳이 S의 농도를 묻는다면 당연히 자연수와 같다.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