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예술

  • 지독한 노래

    지독한 노래 (노래 : 크라잉넛)

    길을 걷다 바닥에 붙은 껌에 발목 짤려 와~ 하고 웃어버리고

    아라비아 황제가 송유관을 번쩍 들어 내려치니 파리가 죽네

    세상에 반칙이 어디있나 야구선수 공잘친다 (파하하하하)

    아주까리 메밀꽃에 밤꽃냄새 정액냄새 상한게 분명하구나

    부모형제 아내처제 고종사촌 이종사촌 조폭에 팔아버리고

    탁치니 억죽고 물먹이니 얼싸죽고 사람이 마분지로 보이냐

    만원짜리 형광등에 백열전구 박아놓고 아침식사 대접해주마

    세상에 진실이 있긴있냐 그래 너는 노는물이 틀리는구나

    역겹지만 즐거운 이야기 호러엽기 족킥’s 환타스틱

    춘향아 어서나와 어부바하자 나는요 차라리 내이웃을 먹을래요

    전선위에 참새가 고압선을 씹어먹고 불사조가 하늘을 나네

    벽오동 심은 뜻은 장농짓고 궤짝짜니 봉황은 갈곳이 없네

    바람의 팔할은 먼지요 황사니 내눈엔 너의 모습이

    슬퍼도 우지마라 내일은 해가뜬다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지나가던 과객이 목이말라 물좀주소 여인네가 쪽박을 깨네

    불쌍한 과객이 급하게 물을먹다 식도가 터져버렸네

    봉합수술 받으려면 진료는 의사에게 약국은 약사에게

    마이신에 밥말아먹고 내손은 약손이다 목이터져라 진짜터졌네

    세상이 다 그렇지 말못하면 쪽박차지 힘만세도 출세만하지

    개그맨이 되기전에 살을 빼고 얼굴깎고 아이돌이 되어나보자

    개새끼, 소새끼, 말새끼, 씨발새끼, 웃기지도 않는다고나

    입찢어서 귀에걸어줄까 허파를 뚫어줄까 입닥치고 한판붙자

    개인적으로, 이런 종류의 노래를 좋아한다.

  • 영화 “다세포 소녀”

    봐버렸다.


    스포일러 있다.

    일단, 기대하고 본 사람들은 완전 대 실망할 정도의 작품이다. 욕할 생각이라면 절대 보지 말 것. 무지막지하게 유치하다는 걸 꼭 명심하고 봐야 한다.

    엄청나게 유치찬란한 장면들이 휘리릭 지나가는데, 나름 재미있었다. 일단, 배우들 캐스팅은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다. 연기 잘하는 베테랑 연기자들은 역시 그 캐릭터의 분위기를 아주 잘 살려줬다. 이건 작품 전체의 품질을 떠나서 베테랑 연기자들의 연기 자체는 아주 좋다. 다만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들이 눈에 밟힐 뿐. 외눈박이의 경우, 배우보다는 그래픽을 쓰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뭐 그런데 돈 쓸 여유는 없었을 테니 넘어가자. 나름 코믹도 있고. 나름 성교육적인 측면도 좀 있고. 근데 마지막에 음풍신공/양풍신공은 웃기긴 한데 너무 웃기기만 했다. 리얼하지가 않잖아! 원작이 만화라 그런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으면 좋을 장면이 너무 많았다. 아무튼 재미있긴 한데, 아마 다른 사람들은 시간이 아까웠을 것 같다.

    주제전달은 원작보다 좀 더 의도적이다. 원작 다세포소녀는 결코 뭔가를 주장하지 않고, 독자들이 느끼게 하는 맛이 있었다. 독자가 천명이면 천개의 해석이 가능하달까나? 하지만 영화는 뭔가를 의도적으로 전달하려는 느낌이 든다.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원작에 충실하지는 않은 부분인 것 같다.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는 캐스팅은 괜찮은 것 같은데, 독백이 좀 어색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에 가난이랑 헤어지는 장면은 좀 오바. 사실 우리나라에서 가난과 헤어지고 싶다고 헤어질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생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 신 암행어사 극장판

    크리스마스에 애니메이션이라니. 음, 아무튼 좋다.

    이번엔 신 암행어사를 보았다. 만화책으로 잘 알고 있는 작품이어서 애니메이션은 어떨까 했는데, 일단은 만화책의 내용을 충실하게 표현했다는 점에 한표. 오리지널 스토리가 아니라 살짝 아쉬웠찌만, 아무튼 나름 재밌게 보았다.

    가장 가슴속에 꽂힌 말은 “닥쳐, 병신들아! 구원만 바라고 있는 녀석들에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아!”라는 대목. 음, 역시 나랑 작가의 사상이 통한 부분이랄까. 감나무 밑에서 입 벌리고 있는 녀석에게 감은 주어지지 않는다. 우연히 감이 떨어진다고 해도 그건 그냥 우연일 뿐, 두번 다시 그런 사건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감을 먹고 싶다면 나무에 오르든가 오를 수 없다면 나무를 찍어서 넘어트리든가 그것도 안되면 발로 차서 흔들기라도 해야 한다.

    “만약 기적이라고 적혀 있다면, 그건 사기라고 읽어야겠지” 라는 대사도 와닿은 문장.

  • 메모리즈

    오래간만에 애니메이션을 많이 본다.

    메모리즈를 봤다. 짤막한 감상을 남겨둔다. 무의식중에

    스포일러가 있을지도 모르니

    주의.

    1. 그녀의 추억

    서정적인 작품이다. 거대한 장미는 모든것을 빨아들이고, 이것은 마치 한 남자를 사랑한 여인의 욕망을 나타내는 듯 하다. 감독이 내게 시사하는 것은 “영원한 사랑은 의미가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널 영원히 사랑할 거야. 라는 말은 참 낭만적인 문장이다. 이 말은 여인을 달콤한 상상속에 빠트릴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그 상상속에 빠져서 익사해버린다면? 그것은 곧 비극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2. 체취병기

    주인공이 너무 멍청하다. 지독하게 멍청한 샐러리맨이다. 그리고 상관의 명령을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수용하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일의 원인이 자기 자신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는 바보다. 보고 있다보면 “이쯤 됐으면 좀 알아차려봐라!”라고 소리치게 된다. 하지만 진짜로 멍청한 것은 정치인들이다. 애초에 전쟁 병기 개발을 하지 않으면 되는거 아닌가. 결국은 자신들에게 재앙으로 돌아온다는 얘기가 감독으로부터 들려왔다.

    3. 대포의 도시

    말 그대로 대포로 이루어진 도시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오직 전쟁을 위해서 일하고 공부한다. 그들의 얼굴은 말라 비틀어졌고 다들 잿빛 얼굴을 하고 있다. 모든 자원은 포탄 생산과 화약 생산을 위해 투자되는지 먹을 것도 넉넉치 않다. 승리를 위해서 대포를 쏘지만 실제로 뭐가 맞는지는 뿌연 대포 연기에 가려져서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매일 뉴스에 나오는 보고는 “우리가 올린 혁혁한 전과는…”으로, 아주 멋들어지게 보고된다. 사람들은 이걸 믿고 “우리가 이기고 있구나!”라는 희망을 갖지만, 실제로 눈에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다. 마지막 부분에, 소년이 아버지에게 “아빠, 도대체 아빠들은 어디하고 전쟁하고 있어?”라는 질문이 나온다. 이 질문에 아버지는 “그건 어른이 되면 알 수 있단다”라는, 형식적인 대답만을 해 준다. 글쎄? 과연 우리들은 어디와 싸우고, 어디하고 전쟁하는 걸까?

    마치 소설 “1984”에 나오는 세계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20분짜리의 짧은 작품이지만, 기가막히게 그 주제가 잘 드러난다.

    세 작품중에 가장 재미있게 감상한 작품이다. 부시에게 보여주고 싶다. 넌 누구랑 싸우고 있는거냐. 대체.

  • Art of Life : Analysis and Review by Gerald Tarrant


    이 글은 Gerald Tarrant님의 글 “Art of Life : A study in X Japan’s Legacy”를 저자의 동의를 얻은 후에 한국어로 번역한 글입니다. 번역을 허락해주신 Gerald Tarrant님게 감사를 드립니다.





    This post is translated into Korean under Gerald Tarrant’s permission.




    I thank to Gerald Tarrant!


    원문에 대해서는 Gerald Tarrant님에게 모든 저작권이 있으며, 이 한국어 번역에 대해서는 저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원문은 다음의 링크를 참고해 주십시오.


    http://web.archive.org/web/20050321004653/http://www.chaoticempire.org/artoflife.html


    more..

    *문맥이 이상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rt of Life

    X Japan

    Gerald Tarrant의 분석과 리뷰

    번역 : 남기환

    당신에게 X-Japan이라는 이름은 무슨 의미인가요?

    그 이름은 다양한 팬들이 있는 만큼이나 다양한 의미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X-Japan을 메탈 밴드로 본다고 해도, X-Japan의 가장 유명한 곡은 아마 발라드 곡들이 되겠죠. 아름답고, 자주 듣게 되는 노래들 –

    Tears, Endless Rain, Say Anything

    , 그리고

    Forever Love




    [각주:

    1

    ]



    – 은 일본의 음악에 혁명을 일으켰고, 이전에 J-Rock 동아리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종류의 음악을 널리 알렸죠.

    하지만, 많은 팬들은 X-Japan의 발라드 곡들만 본다는 건 수박 겉핥기나 마찬가지라는 걸 잘 모릅니다. X-Japan이 해체된 이후에 더 유명해진 수많은 곡들, X-Japan의 트레이드 마크인 메탈 곡들, 발라드들 등이 전설이 된 이유, 그리고 X-Japan이 전설이 된 이유가 있습니다. X-Japan은 일본에서든 다른데서든 그 어느 밴드에서도 찾기 힘든 깊은 음악적 재능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실제로

    얼마나 잘

    했는지 보여주는 몇가지 곡들이 있으며,

    Art of Life

    는 그런 노래중의 하나입니다.

    1993년에 발매된 Art of Life는, 30분짜리 곡인데, X-Japan이 쓴 노래중에서 뿐만이 아니라 아마 Rock음악의 역사에서도 가장 긴 노래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엄청난 대작과 견줄만한 레파토리를 가진 곡은 없겠죠. 1989년에 발매된 Blue Blood에 실린 Rose of Pain은 그들이 나중에 Art of Life에서 보여주게 될 실력과 멜로디의 뿌리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Rose of Pain은 훨씬 짧고(11분46초) 훨씬 간결합니다. 비교를 한다면, Art of Life는 Led Zeppelin의 전설적인 락 발라드 곡인 Stairway to Heaven의 J-Rock버전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보다 더 길고, 좀 더 정교하며, 훨씬 강렬하고 전율적입니다.

    Art of Life는 쉽게 들을만한 곡은 아닙니다. 이 곡은, 엄청 많은 곡들을 들어본 J-Rock 팬들이 나중엔 버리고 싶어할 수도 있는 수많은 평범한 락 음악에 둘러쌓인 전통을 거부합니다. 락 발라드 장르를 처음 듣는 사람들은 락과 발라드를 결합한 다양한 곡들에 대해 좀 더 잘 생각해보게 됩니다. 마치 한줄로 달리는 수많은 기차칸 처럼 말이죠. X-Japan이 연주했던 모든 종류의 음악들이 Art of Life안에 있습니다. Rock, Metal, Ballad, Piano, Symphonic. 그리고 청중들은 이것들을 한번에 들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Art of Life는 부드러운 기타와 요시키의 피아노로, 평범한 X-Japan의 발라드처럼 시작합니다. 하지만 처음의 몇 초가 지난 후, 계속되는 피아노 연주에 오케스트라가 기타 밑에서 깔끔하게 올라오면서 기타를 압도합니다. 그리고 평범한 발라드였다는 생각은 잊게 되죠. 요시키는 여기서부터 예술을 시작합니다. 클래식 분위기는 1분18초에 토시의 등장으로 갑자기 깨져버리고, 요시키가 썼던 어떤 가사보다 가장 아름다운 가사가 시작되죠. “Desert rose / Why do you live alone / If you are sad / I’ll make you
    leave this life / Are you white, blue or bloody red / All I can see is
    drowning in cold grey sand.” 이 곡에서, 토시의 목소리는 그 마지막 변화를 보여줍니다. 앨범 “Dahlia”에서 들려줬던 높은 톤의 목소리, 그리고 여전히 그 가장자리를 긁는 듯이 거칠긴 해도 Roase of Pain에서보다 더 부드러워진 목소리까지. 어떤 사람들은 Dahlia스타일의 좀 더 부드러운 발라드를 좋아하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토시의 예전의 “메탈” 음색을 더 좋아할수도 있겠죠. 그 안에, Art of Life가 있습니다. 두가지 스타일을 모두 보여주지만, 하지만 결코 동시에 보여주지는 않죠. 토시가 노래를 이어가면서, 피아노는 차츰 사라지고 히데가 부드럽게 기타를 치며 들어오죠. 3분정도, 토시는 잠시 떨어져 있고 히데, 파타, 히스가 요시키의 휩쓸어 버리듯이 장엄한 드럼을 타고 풀 파워로 곡에 들어옵니다. 이것이 우리가 Endless Rain같은 발라드 솔로에서 알아왔고 사랑했던 히데, 파타, 히스, 요시키입니다.

    3분 30초정도에서,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고 박자가 날기 시작합니다. 바로, X-Japan은 미칠듯한 빠르기의 메탈 밴드인 것이죠. 드럼 뒤에서, 셔츠도 입지 않고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드럼을 때려 부수고 있는 요시키를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그들의 밴드가 익숙한 “메탈 모드”로 돌아가기 전에 히데와 파타가 보여주는 인상적인 장면들이 있습니다. 토시가 들어오면서, 이 부분은 또한 Blue Blood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진보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 집니다. X-Japan은 이제 초창기에 보여줬던 미숙함을 던져버립니다. 히데와 파타의 연주는 이제 요시키의 거친 드럼과, 토시의 열정적인 목소리와, 밑에 깔린 오케스트라 반주와, X-Japan을 “메탈 발라드” 밴드로 만든 Dahlia나 히데의 Pink Spider같은, 그 모든 것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 히데와 파타같은 재능을 가진 기타리스트들이 “평범하다”고 불릴 수 있는 한, 여기서의 기타 솔로는 “평범한” X-Japan의 메탈입니다.

    이 곡은 요시키가 아닌 어떤 여성의 해설을 제외한, 해설이 없는 X-Japan 노래가 아닙니다. 그녀는 리듬을 끊지 않고 적절히 하프시코드 소리가 나는 키보드의 신호와 함께, 오케스트라의 연주 속에서 이야기합니다. “Turning away from the wall / Nothing I can see / The scream deep inside / Reflecting another person in my heart.” 기타와 드럼이 들어오면서 긴장이 조성되면, 토시가 들어오면서 박자가 2/4박자로 바뀝니다. 긴 반주가 이어집니다. 드럼과 기타가 미친듯이 싸우면서, 강한 베이스는 이 부분 전체를 강조해 줍니다. 그리고, 10분정도에서 히데의 기타 솔로에 따라 다시 박자는 3/4와 4/4를 계속 왔다갔다 합니다. 히스는 멋진 베이스 연주를 보여줍니다. 파타가 10분 35초에 다시 돌아오면서, 이 부분은 점점 더 미친듯이 변해가고, 박자는 변하지 않았는데도 좀 더 추진력을 얻는 것 같고, 계속 돌진하면서, 죽였다 살렸다를 반복하면서도 기타는 여전히 높은 F에서 울부짖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와 신시사이저는 계속해서 더욱 뛰어난 연주를 보여주며, 기타가 베이스와 드럼뿐만 아니라 기타줄과도 싸우기 시작할 정도의 열정적인 고음에 도달합니다. 기타는 다시 11분정도에 낮은 에너지 레벨로 떨어져서 오케스트라가 요시키가 두드리는 드럼의 야생적인 춤을 따라 8분음표를 치면서 이 부분을 지배하기 시작합니다. 이 부분은 클래식 심포니 작곡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라는 것이 분명하겠죠.

    토시는 다시 12분 40초에 돌아옵니다. “Dry my tears / Wipe my bloody face / I wanna feel me living my life / Outside my walls” 그리고 노래는 얌전해 집니다. 오케스트라는 그를 감추고 드럼과 기타는 다시 발라드 스타일로 변하게 되죠. 13분쯤에서, 이 모든것은 돌연 희미하게 사라집니다. 그리고 이전에 요시키가 작곡했던 연주곡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어쩌면 그 어떤 곡보다도 더 아름다울지도 모르는 외로운 비올라같은 소리가 속삭이게 됩니다.



    [각주:

    2

    ]



    비올라가 앞에서 연주하면서, 더 많은 현악기들이 들어오게 되고, 감정은 차츰 고조됩니다. 앞서 나왔던 여성은 다시 이야기합니다. “You can’t draw a picture of yesterday, so / You’re painting your heart with your blood…” 이렇게 돌연 이야기하는 목소리는 누군가에겐 조금 거슬릴수도 있겠죠. 요시키는 아마 당황하게 하고 싶었을 수도 있습니다. 마치,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한 비올라가 분위기를 바꿨듯이 말이죠. 목소리는 둘이 되고, 넷이 되고, 그리고 이전의 느린 락 발라드 멜로디를 씻어버리면서, 공기 전체를 가득 채웁니다.

    토시의 목소리가 15분째에 사라지고, 이번엔 좀 더 극적으로, 잊을 수 없을것 같은 거의 완전한 락 멜로디 연주가 6분간 이어지는 강렬한 합주가 끝나고서, 바이올린 독주가 이어집니다. 바이올린은 부드럽고, 가슴을 울리며, 높은 A음이며, 요시키가 피아노를 타고 들어오게 됩니다.

    Art of Life에서 요시키가 연주한 피아노 솔로는 락 역사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가장 화려한 음악중의 하나일 겁니다. 락 음악계에서 이러한 악기 연주에 가장 가까운 사람은 거의 없으며, 내가 아는 어떤 락 음악가도 그가 연주하는 파워와 재능을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Art of Life의 피아노 솔로는 약 7분정도이고, 다른 협주는 없습니다. 단순히 오른손으로는 8분음표의 당김음이 있는 코드를 치고 왼손은 하나의 음표를 치면서 시작하죠. 왼손으로 코드와 음표를 동시에 연주하면서 강세와 묵직함을 줍니다. 8분음표를 16분음표로 바꾸면서, 17분 전의 몇초간, 그리고 이것을 계속 반복합니다. 단지 반복하면서 시작했을 뿐이지만, 아마 당신은 음표에 약간의 불협화음이 있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처음에는 거의 20분간 앉아서 똑같은 음악을 듣고 있기 때문이려니 하겠지만, 아니면 요시키의 손이 미끄러졌기 때문이겠거니 하겠지만,



    [각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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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츰 전체적인 음악이 그려지면서, 이 불협화음은 점점 명확하게 드러나고, 18분째에는 요시키가 일부러 음표 몇개를 뺐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멜로디는 여전히 연주되고 있지만, 이는 천천히 뒤로 빠지고, 몇개의 마구잡이 음표가 여전히 아름다움을 유지한 채 들어오게 됩니다. 하지만 19분째에, 곡은 결국 때려 부수는 예술과 구별하기 힘들게 됩니다.

    이러한 불협화음은 많은 X-Japan의 팬들을 혼란스럽게 했죠. 하지만 당신이 불협화음을 일단 넘어가고 각각의 음표를 주의깊게 듣는다면, 요시키가 절망속에서 연주를 그만둔 것도 아니고 발로 치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각주:

    4

    ]



    이 솔로에 있는 음표의 가장 불협화음인 부분에서도 세심함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이 솔로를 몇번 듣다보면, 이 부분이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는 걸 느낄 겁니다. 화음과 불협화음인 부분으로, 그리고 좀 더 큰 그림을 보려면 말이죠. 하지만 요시키는 7분간 연주를 하면서 전체적으로 리듬을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멈추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 피아노 건반에 빗방울이 떨어지듯이 음을 연주하고 있죠.

    이것

    이 바로 피아노 연주입니다. 키보드 연주나 락 피아노 연주가 아닌, 정말로 고품격 클래식 수준의 피아노 연주인 것이죠. 이정도로 프로페셔널한 수준은 각트(Gackt)같은 음악가도 열망했으나 도달하지는 못한 등급입니다.



    [각주:

    5

    ]


    만약, 좀 더 주의깊게 들어본다면, 이 피아노 솔로의 후반부에는 손이 두개가 아니라 네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Art of Life를 어떻게 녹음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건 요시키는 이 7분을 녹음하기 위해서 몇시간을 썼다는 겁니다.



    [각주:

    6

    ]



    네개의 피아노 선율은 마치 메탈 부분에서 연주되었던 각각의 X-Japan 멤버들의 연주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싸워댑니다. 4개의 손에서 나오는 16분음표와 32분음표의 계속되는 흐름 속에서, 키보드 전체를 완전히 활용하면서 요시키의 피아노 연주는 이 부분에서 훨씬 더 복잡해 집니다.

    요시키는 아무것도 되돌려놓지 않습니다. 그는 아무것도 붙잡아 두지 않습니다. 그는 피아노 위에 분노, 비통함, 증오, 노여움, 슬픔, 외로움, 열정, 희망, 즐거움, 그리고 순수한 쾌감까지 단숨에 쏟아붇습니다. 마치 그의 드럼처럼, 피아노는 사실상 그가 가진 몸과 사상을 확장하게 됩니다. 이 음악은 청중을 불협화음 속에서 놀라게 하고 괴롭히며 전율스러울 정도로 흥분시키며 거의 오르가즘에 도달할 정도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리고나면, 모든 X-Japan의 팬들에게 큰 정신적 충격을 줄 정도로 위협하면서, 요시키는 일어섭니다. 음악은 다시 되돌아오고, 오케스트라가 다시 한번 들어오면서 불협화음은 조금씩 흘러 지나가게 됩니다. 마구잡이 음표들은 천천히 사라지고, 기타가 받쳐주는 잘 짜여진 음악이 다시 점잔빼고 새롭게 들어오게 됩니다. 피아노는 마침내 완전히 배경음으로 들어가고, 결국 그냥 시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조용하게 울립니다. 부풀어오르듯 달리는 키보드 (아마 하프?)가 맥을 끊지 않고 고음 한 음만 연주하면서 강하고 굳은 베이스 위에서 들어옵니다. 오케스트라는 24분쯤에 점점 늘어집니다. 그리고…

    바로 X-Japan이라는 거죠. 익숙한 메탈이 돌아옵니다. 실험적인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는 가버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던, 요시키의 드럼, 히데와 파타의 합주, 히스의 베이스, 그리고 토시의 보컬같이 우리의 귀랑 친한 친구들 말입니다. 피아노의 불협화음에 대한 힌트는 아직 남아있습니다. 오케스트라가 그렇듯이. 하지만 희미하죠. 우리가 경험했던 것들을 기억나게 할 정도로만, 하지만 멜로디가 커다란 코러스로 부풀어오르고 떠오르면서, 이 모든 것은 멀리 사라져 버립니다. 피아노는 곡의 울음이었지만, 이것은 고기일 뿐입니다. 이것이 절정에서의 X-Japan입니다.

    27분에, 박자는 장엄한 2/4박자로 바뀝니다. 피아노는 다시 한번 더 완전하고, 깊은 코드로 들어오고, 기타는 최후의 빛을 발하며 토시가 곡의 마지막 부분을 노래합니다. “Art of life / An eternal bleeding heart / You never wanna breathe your
    last / Wanna live / Can’t let my heart kill myself / Still I’m feeling
    for / A Rose is breathing love / in my life.” 그가 “삶”을 노래하면, 배경의 연주는 돌연 멈추고, 곡은 끝내 긴 C음을 연주하고 다시 침묵속으로 빠져듭니다.

    Art of Life는 삶에 관한 노래이고, 영원한 희망과 빛과 싸우는 절망과 패배의 노래이며, 긴 시간 속에 사막같은 황폐한 세상에서 살아남기위해 싸우는 사람에 관한 노래입니다. 요시키의 피아노 솔로는 우리에게 들려오는 멜로디와 싸우며 서로 싸워대는 음표들의 전투 속에서 이것을 완벽하게 강조해 냅니다. 또한, 이것은 서로 다른 멤버들이 밴드를 만들고 역사상 가장 전설적인 아시아 밴드가 된의 지금에 이르게 된 긴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곡은 오히려 시나 소설과 비교되는 것이 더 적절할지도 모릅니다. 겨우 몇 마디로 Art of Life를 묘사하려는 것은 이 곡을 걸작으로 만든 수많은 부분들을 모독하는 것이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굳이 한 단어를 골라본다면, 그것은 X-Japan을 묘사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인, “전설”일 겁니다.

    이 곡에 단점이 없다고 얘기하려는 건 아닙니다. 몇몇 부분은 질질 끄는 부분이 있죠. 사실 거슬리는 부분이나, 비중을 줄일수도 있는 부분이나, 좀 더 생생한 효과를 만들기 위해 더 잘 다듬을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Art of Life라는 예술작품을 보면 중요한게 아닙니다. 요시키가 이 곡에서는 유난히 잘했다고 말하는 건 쉽겠죠. 하지만, 그건 요시키뿐만이 아니라 토시, 히데, 파타, 히스, 그리고 이 서사시를 그들의 가슴속에 넣고 연주한 모든 오케스트라 연주자들 모두가 그렇습니다.



    [각주:

    7

    ]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 곡은 쉽게 들을 수 있는 곡은 아닙니다. 이 곡의 이야기 속에 푹 빠질 생각을 하지 않고서는 Art of Life를 들으려고 시도하지 마십시오. 이 곡 안에 있는 모든 장르를 그 자체로서 평가한다면, 당신은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 Art of Life는 X-Japan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큰 유산일 수도 있습니다.



    1. 원저자 주: 이건 서양 사람들에게는 애니메이션 “X”때문에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본문으로]
    2. 원저자 주: 바이올린 같지만 소리가 너무 저음입니다. 틀렸다면 바로잡아주기 바랍니다

      [본문으로]
    3. 원저자 주: 저도 처음엔 요시키라고 해도 아마 실수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본문으로]
    4. 원저자 주: 뭐, 실제로는 그렇게 했다 쳐도, 누가 알겠습니까. 그는 요시키잖습니까?

      [본문으로]
    5. 원저자 주: 각트의 피아노 솔로인 Blue (Mirror 싱글에 같이 들어있는 곡) 는 대충 요시키가 친 Art of Life의 아마추어 버전이라고 보면 됩니다.

      [본문으로]
    6. 원저자 주: 사실 이렇게 긴 노래를 통째로 어떻게 녹음했는지 별로 알고싶지는 않습니다

      [본문으로]
    7. 역자 주: 그들 모두가 유난히 잘했다고 말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본문으로]




  • Revolutionary wealth에서 오타 발견

    Part 3에 Chapter 8에 60페이지를 보면, 끝에서 세번째 문단의 두번째 줄에 …toward punctuality inasmuch as people can call… 이라고 되어 있는데 내 생각에 inasmuch가 in as much가 아닌가 싶다.

    오타라고 하기보다는, 편집 오류인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튼, 적어둔다.

  • 크리스마스 캐롤

    올해도 어김없이 연인들의 날인 12월 25일이 다가오고 있다. 1년에 4번 있는 4대 연인 기념일



    [각주:

    1

    ]



    중에서도 가장 성대하고 그럴듯한 날이다. 그리고 아마 올해 크리스마스는 연구실에서 혼자 보내야 할 것 같다. 길거리에 나가기 싫은 이유는 연인들의 염장질이 싫어서가 아니다. 염장질에 대한 내성 레벨은 이미 만렙을 찍은지 오래다. 문제는 길거리 곳곳에서 들려오는 크리스마스 캐롤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캐롤은 꽤나 중독적이고 단순한 리듬을 갖고 있으며, 굉장히 빠르게 익숙해지는 음악이다. 그리고 매년 가수들이 겨울에 낼 음반 없을 때 크리스마스 시즌 앨범을 내놓고 있는 음악이다. 따라서, 하나의 음악을 갖고서 수십번 우려먹었다는 것이다. 내가 알기로 크리스마스 캐롤보다 리메이크 버전이 더 많은 음악은 Fly me to the moon뿐이다. 게다가 피할 곳도 없다. 어딜 가도 캐롤 음악만을 들어야 한다.

    철저한 반 기독교주의자인 내 귀에는 그 음악이 거슬릴 수밖에 없다. 옛날엔 음악을 그냥 음악으로 듣고 즐겼지만, 크리스마스 캐롤을 인식하고 들은지 5년이 넘어가면서부터 슬슬 짜증이 나고 있다. 캐롤은 신곡 안나오나? 사람들은 지겹지 않은 걸까?

    어째서 나에게 캐롤은 강요되는 걸까. 듣기 싫은 음악을 계속 들려주는 것 만한 고문도 없다는 걸 아무도 인식 못하는 것 같다.



    [각주:

    2

    ]



    크리스마스 시즌에 길거리를 다니다보면 정말 귀를 틀어 막고 싶다.다행히도 여자랑 같이 다니고 있을 땐 즐겁기라도 하지만, 혼자 다니는 길거리에서 내게 캐롤을 들려주는건 정말 고문이다. 또 이게 음량도 커서 이어폰을 끼우고 있어도 내 음악을 방해한다.

    나를 크리스마스 캐롤로부터 구원해주기를. 누군가가.

    1. 발렌타인 데이 2월 14일, 화이트 데이 3월 14일, 빼빼로 데이 11월 11일, 크리스마스 12월 25일. 4대 국경일에 대한 패러디.

      [본문으로]
    2. 관타나모로 가는 길을 보면 안다.

      [본문으로]

  • 공룡 둘리에 관한 슬픈 오마주

    공룡 둘리에 관한 슬픈 오마주 : ISBN = 89-9023046-2

    작가 : 최규석

    만화책이다.

    아, 단편집이다.

    최규석 작가는 “습지 생태 보고서”로 알게 되었다. 그가 세상을 보는 시각은 대단히 날카로운것 같다.

    그 내용은 마치 아인슈타인, 뉴턴, 에디슨, 마리 퀴리, 스티븐 호킹 등이 한국에 태어났다면 어떻게 됐을까? 라는 질문에 다섯명 전부 사회적 바보가 되는 결론과 마찬가지랄까.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가 뭔가 잘못되어 있고, 부조리하며, 탁 막힌 가슴에 어디 풀어볼 만한 곳을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기를 바란다. 물론 안에 실린 모든 만화가 극찬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이 작품들이 정말로 재미있었으며, 내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주었음을 시인하는 바이다.

  • 물리학과 밴드 결성 의혹

    물리학과 프로젝트 밴드 “Gap” / 장르 : 메탈

    1집

    Heavy Metal


    track 1 – Pb

    track 2 – Cd

    track 3 – Ni

    track 4 – Hg

    track 5 – As

    물리학과 프로젝트 “Gauge 그룹”

    1집

    Lie


    track 1 – E(6)

    track 2 – E(7)

    track 3 – E(8)

    Special tracks

    track 4 – U(1)

    track 5 – SU(n)

    track 6 – SO(n)

    track 7 – SP(2n)

    * 당신이 이 글의 “개그”와 “유머”를 이해한다면, 당신은 물리학적 소질이 보이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