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가치

최저임금이 기업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그러다보니 오히려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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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의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고 그에 따른 세계관을 가질 수 있다. 그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자유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자유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세계관과 사상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나쁘다.

정부의 정책은 국민 대다수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최저임금제도 역시 마찬가지이고, 최저임금이 계속 올라가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이다. 어떤 사람들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경기를 나쁘게 하고 기업을 운영하기 힘들게 해서 경제발전을 늦춘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일단 지금 받고 있는 노동자의 임금이 너무 적어서 생계 유지가 힘들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안된다고, 또는 내려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올리면 오히려 경기를 나쁘게 해서 기업이 망하고 결과적으로 실업자가 많아져서 오히려 사람들 삶이 더 나빠진다고 주장한다. 이 문제는 그냥 최저임금이라는 변수 하나만 놓고 보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간단히 답을 내릴 수 없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올라갔을 때 기업이 망할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기업의 목표는 수익 창출이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망하는 것이 맞다. 기업이 수익을 내는 방법은 다른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그에 맞는 돈을 받는 것이 있다. 기업은 자신이 제공하는 가치가 최대한 비싸게 평가받기를 원하고, 사람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를 최대한 싼 가격에 받고싶어 한다. 기업이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비싸게 평가받기 위해서 제품개발도 하고, 광고도 하고, 여러가지 방식을 동원해서 가격을 올리려고 한다. 하지만 당연히 너무 비싸면 원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오히려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익을 극대화 하려면 적당한 가격을 맞춰야 한다. 잘팔리면 가격을 올리고 안팔리면 가격을 낮춘다. 반대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손실을 줄일 수도 있다. 즉, 제품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원가를 줄일 수도 있고, 광고 없이 브랜드만으로 물건을 팔 수도 있고, 유통 마진을 줄여서 수익을 늘릴 수도 있다. 최저임금은 그 중 원가를 올리는 원인이고, 원가를 차지하는 다양한 요소 중에서 인건비를 올리는 원인이다. 아, 물론 유통에도 사람이 필요하므로 유통 마진을 올리는 원인이기도 하다. 어쨌든 인건비를 올렸을 때 기업의 수익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므로, 최저임금이 기업의 수익을 악화시키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수익이 악화되면 기업의 경제활동이 위축되니까 경기가 더 나빠질까? 자, 생각해보자. 최저임금이 올라가서 인건비 부담 때문에 수익이 줄어들었다고 하자. 여기서 기업이 취해야 하는 대응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일하는 사람을 줄여서 인건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주장하고 싶은건 기업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해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노동자를 해고하는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실업률이 올라간다. 그렇다면 기업의 경제활동은 어떻게 되는가? 실업률이 올라가면 전반적으로 내수시장이 위축된다. 즉, 수입품을 파는 회사와 내수시장에 물건을 공급하는 회사들의 수익이 나빠진다. 뿐만 아니라, 인건비가 올라갔으므로 수출을 주로 하는 회사도 원가 절감에서 불리해지고 따라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므로 수익성이 나빠진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된다. 그렇다 치자. 자, 이제 악화된 수익성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최저임금이 올라가서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손 놓고 있으면 그 회사는 결국 망할 것이다. 어쨌든 수익성은 악화되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좋은 물건을 만들거나, 원가를 줄이거나, 유통 마진을 줄이든가, 아무튼 다양한 부분에서 절약해서 실적을 올려야 한다.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더 좋은 물건? 개발해야 한다. 원가 절감? 개발해야 한다. 유통 마진? 개발해야 한다. 뭐든 뭔가를 개발해야 한다. 개발은 누가 하는가? 사람이 한다. 기술자가 하든 임원이 하든 누군가는 해야 한다. 즉, 노동자를 고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그 노동자를 공짜로 쓸 방법이 있는가? 없다. 법적으로는 없다. 돈을 주고 일을 시키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기껏 노동자를 해고해서 줄여놓은 인건비가 다시 늘어나는 셈이라, 기업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인력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내고 싶어할 것이다. 즉, 같은 인건비를 받고도 일을 더 잘하는 사람을 뽑으려고 할 것이다. 예를 들어서 2배 더 많은 연봉을 받더라도, 3배 더 많은 성과를 낸다면, 3명을 해고하고 일 잘하는 한명을 고용해서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 이것이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라면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동자들은 경쟁할 것이고, 그런 기준에 맞는 사람을 뽑았을 때 기업은 수익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자, 이 때,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를 뽑을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회사에 있다. 적어도, 회사 사장과 회사 인사팀장에게 있다. 회사의 관리자가 일을 제대로 했다면 일 잘하는 직원을 뽑아서 회사의 수익성을 높일 것이고, 그게 안되는 회사는 망할 것이다. 이걸 체계적으로 잘 하기 위해서 회사는 직원의 근태관리도 하고 고과관리도 한다. 이 과정 속에서 개인은 최대한 비싼 연봉을 받기 위해서 노력하고, 회사는 최대한 싼 연봉으로 직원을 쓰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 역시 수요-공급 법칙을 따르기 때문에, 그 중간의 적정 선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만약, 필요한 인재에 대한 적정 연봉이 있는데, 회사의 수익성이 나빠서 그 연봉을 주면 오히려 회사가 망할 수 있다고 해 보자. 그렇다면 어떻게 될까? 회사가 망하도록 놔두면 회사의 수가 줄어들고, 수요-공급 법칙에서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공급이 상대적으로 많아져서 노동자의 가치가 떨어지고 그 결과 회사가 고용할만한 적당한 가격까지 내려가게 된다. 응? 아까 그 회사는 망한거 아니냐고? 수익성이 나쁘다는건 시장에서 물건이 안 팔린다는 건데, 그 얘기는 이미 그 물건의 수요가 없다는 뜻이니까 망하는게 당연하다. 만약 수요가 있는데도 회사가 망했다면, 그 물건을 만드는 다른 회사가 있을테니 노동자는 그 회사에 취업하면 된다. 망한 회사 사장은 뭐해서 먹고 사냐고? 회사가 망할 때 까지 수익성이 악화되었다는건, 다시 얘기하지만 그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은 관리자 책임이다. 강력한 시장 개입 권한과 자금을 가진 정부가 최저임금인상이라는 방식으로 노동자를 챙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회사를 편 들어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는게 맞다.

아, 물론 정부가 회사의 편을 들어줄 수도 있다. 최저임금을 없애고 근로기준법에 대한 처벌을 약화시키거나 없애는 방식도 좋다. 그런데 그렇게 한다면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가 정권교체를 실행에 옮길 것이다. 포퓰리즘 아니냐고? 그럼 노동자보다 사장님이 더 많은 나라가 되도록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시든가. 또는 노동자들에게 “노동자들이 살기 위해 사장님들 위한 정책을 시행하는 정치인에게 투표하세요!”라고 설득하시든가. (이게 말이 안된다는건 당신도 알고 있을 것이다.)

자, 그럼 최저임금이 올라갔을 때, 사람들이 다들 돈을 더 많이 받게 되니까 그만큼 물가도 더 빨리 올라가고 따라서 올라가기 전이랑 달라진게 없는데 기업 활동만 위축된다는 주장을 살펴보자. 아니, 방금 얘기했듯이 물가가 올라갔으면 수익도 당연히 올라간다. 물가가 올라가는데 기업의 수익만 낮아진다는 현상은 있을 수 없다. 물론 어떤 기업은 수익이 줄어들 수 있고, 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 망하는가? 그럴리가 없다. 거기서도 수익을 내는 기업은 존재하고, 그런 기업이 살아남아서 더 발전할 것이다. 그렇다면, 망한 기업은 살아남아야 할 가치가 있었는가? 그럴리가 없다. 남들 다 버는데 혼자 못 벌고 있으면 그건 그냥 그 기업의 상품이 가치가 낮아서 그런 거니까, 기업이 노력을 안한거다. 물론 인건비가 올라서 원가 절감이 안되다보니 수익이 악화되서 폐업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그 상품이 시장에서 정말 필요한 물건이라면, 그런 회사가 몇 개 망하고 기술력 좋은 회사가 성장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여 더 싸게 제품을 내놓고 더 많은 수익을 낼 수도 있다. 그런 회사가 망하면, 노동자들의 경쟁이 심해지니까 인건비는 저절로 줄어들게 된다. 아, 최저임금이 올라갔으니까 인건비가 줄어드는데 한계가 있지 않느냐고? 급여가 최저임금 수준에서 왔다갔다하는 직군이 회사의 기술개발에 굉장히 치명적인 영향을 줄 정도라면, 그 회사의 기술력은 안봐도 뻔하다. 기술개발 말고, 단순 생산인데도 최저임금이 올라서 인건비가 올라가니까 원가상승으로 수익이 나빠지는건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 회사 망하면 생산직이 일자리를 다 잃으니까 더 나쁜거 아니냐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 와중에 다른 회사는 기술 개발 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회사들이 다 망했다면? 시장에서 필요하지도 않은 상품을 만드는 회사가 수익을 내는게 더 이상한 일 아닌가? 시장에 필요한 물건인데 수익성이 나쁘다고? 회사가 망하면 가격이 올라갈 것이고, 그럼 다른 회사들이 사업에 뛰어들어서 가격이 떨어질 것이다. 그럼 아까 그 회사가 계속 일하는게 낫지 않냐고? 아니 그 회사는 기술 발전을 못 따라가서 도태되었으니까 새로운 회사가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게 더 낫다고 몇번 말했다.

최저임금을 올려주면, 사람들이 일을 적게 해도 돈을 벌 수 있으니까 다들 쉬엄쉬엄 일하고, 대충대충 일하고, 건성건성 일해서 회사에 악영향을 준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돈 받은 만큼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 자 생각해 보자. 돈 받은 만큼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을 찾기 어려운 것은 누구의 사정일까? 회사, 사장, 인사팀의 사정이다. 그 직원의 사정일까? 아니다. 직원은 당연히 틈나면 놀고싶고 쉬고싶고 퇴근하고 싶다. 그러고도 돈을 제대로 준다면 말이다. 아, 법적으로 임금체불은 불법이니까 그렇게 놀고먹는 직원도 돈을 주긴 줘야 하는거 아니냐고? 앞에서 말했지만, “근태관리”라든가 “고과관리”같은 인사업무는 회사 관리자의 책임이다. 회사에 가서 일을 하고 있으면, 그 일을 잘 하든 못 하든 근로계약서에 쓴 월급을 주라는 것이 법이다. 일을 잘했을 때 더 주라는 그런 법은 없는데, 많은 회사에서 직원들이 일을 더 잘하도록 하기 위해서 수익이 많이 나면 그에 따르는 포상을 준다. 많든 적든. 일을 잘 못했을 때 “덜 줘라”는 법도 없다. 일을 제대로 못했는데 왜 돈을 줘야 하냐고? 계약서 썼으니까! 일을 제대로 못할 사람이면 애초에 뽑지를 말았어야 하고, 일단 뽑아서 계약서 썼으면 주기로 한 돈은 주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 일단 뽑히고 나면 누가 일하냐고? 방금 말했지만, “뽑혀서 계약서 쓴 다음에는 일 안할 것 같은 사람”을 뽑는건 직원이 아니라 회사다. 계약서 쓰고도 일을 열심히 할 것 같은 사람을 제대로 뽑았다면 그 사람은 당연히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다. 물론 그렇게 하고도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 들어올 수도 있다. 그런 경우 적절한 법적 절차를 거쳐서 해고할 수도 있다. 해고가 절대로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해고가 쉬울 경우 직원이 받는 불이익이 너무 크기 때문에 까다롭게 만든 것이지 불성실한 직원의 해고는 충분히 가능하다. 사람이 불성실한걸 어떻게 증명해야 하냐고? 아니 그럼 불성실하다는 증거도 없는데 월급을 안 주는건 뭐고? 응, 척 보면 안다고? 나도 당신을 척 보면 그런거 척 봐야 모른다는 걸 알겠다.

일 잘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고? 아니지. 앞에서 말했지만 시장의 법칙은 수요-공급의 법칙이다.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가 있으면 그 사람이 원하는 연봉을 주고 데려오는게 원칙이다. 너무 비싸서 수익이 악화된다고? 그 사람이 왔을 때 수익이 날 것이 확실하다면, 투자를 더 받아오는 것이 사장의 일이다. 회사가 가난해서 투자를 아무도 안해준다고? 투자를 받아오는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장의 일이다. 회사에 필요한 인재가 자기 연봉을 깎아서 들어갈 일이 아니다. 정 거시기하면 스톡 옵션이라도 주고 데려오든가. 그 사람이 그런 인재인지 어떻게 아냐고? 그걸 모르면 인사팀에서 나가야지. 사장을 그만두거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람 제대로 뽑는건 회사의 사정이다. 노동자의 사정이 아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돈을 벌기를 원하는 것이 도둑놈 심보라면, 아무나 뽑아놓고 그 사람이 일을 잘하기를 기대하는 것도 도둑놈 심보 아닌가?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그건 그냥 정책이다. 기업에서 볼 때 정부 정책이 맘에 안들 수도 있다. 투덜대는 것도 불평하는 것도 자유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들은, 포퓰리즘이라고 해도 최저임금을 올릴 것 같은, 올려주는 정치인에게 표를 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뻔히 보이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서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는 기업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기업이 망하는게 당연한 것 아닌가? 이게 누구 책임이다? 회사 책임이다.

노동자가 더 많이 노력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일을 잘 하기를 원한다면, 회사는 그런 노동자가 왔을 때 진짜로 연봉을 많이 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무노동 무임금이 원칙이라면, 무임금 무노동 역시 원칙이다.

2차 한국전쟁은 일어날 수 있을까?

최근 북한이 계속 도발을 하고 있어서 한반도의 위기감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 2차 한국전쟁은 일어날 것 같지 않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전쟁은 1.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2.전쟁을 일으켜서 승리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 3.전쟁을 일으켜서 잃을 것들을 감안하더라도 확실히 클 때 일어날 수 있다. 여기에 4.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실제로 발생한다. 물론 역사적으로 세계적으로 1,2,3,4에 대한 검토 없이 그냥 일어난 전쟁도 많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일어나는 전쟁들은 대체로 위의 1,2,3,4를 한번쯤은 생각한 후에 일어난다.

북한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으려면 일단 4.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 하는데, 아무리 봐도 북한 정권이 생각이 있으면 그런 판단을 할 것 같지 않다.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군사의 규모가 충분해야 하고, 그 군인들이 충분히 잘 훈련되어 있어야 하며, 적진에서 작전을 수행하면서 필요한 물자들을 보급할 수 있는 생산력과 수송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여기에 추가로 고려해야 하는 수많은 요건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이정도라고 하겠다. 만약 이 중에서 하나라도 부족하면 전쟁에서 승리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군사의 규모를 비교해 보자. 군사의 규모 자체는 남북한이 비슷하다. 하지만 실제 전쟁이 벌어진다면 여기에 미국과 일본의 참전이 기정사실이기 때문에 남한이 군사력에서 밀릴 것 같지 않다. 반대로 북한의 동맹이나 우방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이나 러시아는 2차 한국전쟁이 벌어졌다고 해도 참전이 기정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 잘해야 북한군의 전쟁과 전투를 방해하지 않는 수준의 소극적 지원에 그칠 것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미 냉전이 끝난 상황이고,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전쟁에 참전하려면 앞에서 적었던 1,2,3,4에 대해서 또한 자기네 나름대로의 계산을 해야 하는데 북한이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에 확신을 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가령, 북한이 전쟁에 승리해서 남한을 점령했다고 치자. 남한의 생산력을 그대로 재활용해서 중국과 러시아에게 경제적 이익을 줄 수 있을까? 공장은 전쟁하느라 다 파괴되어 있을 거고, 파괴되지 않았더라도 북한의 통제 경제 체제에서 도달할 수 있는 생산력은 현재 남한이 보여주는 생산력에 매우 못 미칠 것이다. 중국은 지금 외교, 경제적 분야에서 남한과 사이가 안좋긴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북한이 남한을 점령했을 때 얻을 경제적 이익이 그리 크지 않다. 또한, 중국이 참전한다면 미국과 중국이 정면대결하게 되고, 그것은 결국 세계대전급으로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을 의미하는데, 한반도에 국한된 전쟁이라면 모를까 중국은 세계대전을 치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을 것이다. 세계대전으로 전쟁이 확대되면 NATO는 반드시 참전할 것이고, NATO와 엮인 유럽연합도 직접이든 간접이든 미국편을 들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승리를 장담하기도 어렵고, 중국이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해 전쟁을 치르면서 입을 손해가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차라리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서 미국에 물건을 팔고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이 전쟁보다 훨씬 쉽고 이익이다. 러시아도 마찬가지인데, 러시아가 물론 엄청 거대한 국가이고 군사력 역시 미국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쟁을 치르고 싶을리가 없다. 전쟁이란 어디까지나 결국 군인의 싸움이고, 군인은 모두 국민이다. 그리고 그 어떤 국민도 죽고싶어하지 않는다. 2차 세계대전때의 나치당이나 일본군 수뇌부 정도로 미친 놈들이 아니고서는 말이다. 러시아 정부가 그렇게까지 미쳐있을까? 그럴리 없다. 분명히 손익계산을 펼칠 것이고, 세계 제1의 경제, 군사 대국인 미국이 참전하는 이상 엄청난 손해는 확정적이고 그에 비해 승리는 확정적이지 않다. 이런 이유로 북한의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한국전쟁을 일으키더라도 참전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 외에 북한과 친하게 지내는 국가들이 있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파병을 하더라도 그들의 군대가 전쟁 상황인 한반도에 도달할 수 없다.

군인들의 훈련 상태를 보자. 이쪽은 더 한심하다. 북한군은 물자 부족으로 실탄 훈련을 거의 하지 못한다. 많이 잡아봐야 수만명 규모로 볼 수 있는 특수부대가 실탄 훈련을 해봤겠지만, 알다시피 대한민국 국군은 현역 장병 전부는 물론이고 예비군까지 1년에 수십발씩 실탄 훈련을 한다. 물론 특수부대 수만명은 승승장구할 수도 있겠지만, 전쟁은 그렇게 해서는 승리할 수 없다. 그 수만명이 한 지역을 오랫동안 점령하고 있을 수도 없고, 일반 보병 부대가 결국 점령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걸 유지할 일반 부대의 훈련 상태를 비교하자면 비교하는게 모욕일 정도로 국군이 우수하다. 심지어 아직 현재 전세계 어딘가에서 실전에 투입되고 있는 미군은 빼고 생각하는 중이다.

북한군이 남침하면 보급은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북한군이 남침으로 내려오면 마트같은거 다 털고 주유소 다 털어서 보급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 국군은 바보인가? 당연히 마트는 털어도 국군이 먼저 털 것이고 만약 국군이 패퇴하는 경우에는 북한군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파괴해서 없앤 후에 후퇴할 것이다. 결국 북한군은 북한 현지에서 남한으로 자체적으로 보급을 해야 하는데, 알다시피 북한의 연료 사정과 식량 사정은 개판이다. 이걸로 보급을 해봐야 국군의 병참, 보급을 따라갈 수가 없다. 남한과 북한은 경제력, 생산력 차이가 이미 어마어마하게 벌어져 있고, 만약 북한이 “전쟁”을 준비한다면 핵무기가 아니라 일단 자체적인 생산력을 강화해서 보급이나 어떻게든 할 수 있게라도 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북한의 식량 사정이 어떤지 뻔히 아는 상황에서 국군에 대한 보급이 딸릴 거라고 생각하는건 진짜 모욕이다. 물론 국군에 어떤 정신나간 간부가 있어서 보급을 빼돌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겠지만, 그런게 가능했던 건 1950년에나 그랬지 지금은 그럴 수 없다. 또, 그렇게 해서 일부의 보급이 빼돌려진다 하더라도 북한에 비해서는 충분히 보급이 이뤄질 것이라 본다.

이와 같은 이유로 북한군의 남침을 가정하는 경우, 국군의 승리는 얼마나 군인과 민간인의 손실을 줄이느냐의 문제일 뿐 승리 자체는 기정사실이라고 본다.

북한이 전쟁을 하고 싶으면 위와 같은 조건들을 일단 개선한 후에 4번 항목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 한다. 만약 북한 정권이 그런 개선 없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면, 틀린 확신에 의해 일어난 전쟁이므로 정말 우리 국군이 질래야 질 수가 없다.

핵무기의 상황은 어떠할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SLBM이나 ICBM의 개발이 완료되고, 여기에 탑재 가능한 수소폭탄이 실전배치가 되었다고 해 보자. 이걸 어디에 쓸 수 있을까? 북한이 이걸 미국 본토에 쏜다고 해 보자. 잘해야 20발 정도 있을텐데, 미국 본토에 20발 쏴봐야 그 넓은 나라에서 큰 피해는 입지 않는다. 대도시에 쏴서 민간인을 수백만명씩 많이 죽여봐야 미군 군사력은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고, 그렇다고 미군 군사기지에 쏘자니 그건 너무 좁은 영역이라 맞추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맞춘다 하더라도 20곳이 넘는 미군 군사 기지를 전부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ICBM이나 SLBM은 날아오는데 시간이 걸리므로 그 모든 미사일이 전부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그리고 이런 미사일들이 미국 본토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순간 미국은 그보다 “확실하게 더 많은” 핵무기를 고민하지 않고 북한 본토에 쏠 것이다. 김정은이 어디 숨어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죽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 쏘는건 미친 짓이다. 같은 이유로 일본에 쏘는 것도 미친짓이다.

남한에 쏜다면 어떨까? THAAD가 배치되면 요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했듯이 핵무기를 남한에 쏘는건 낭비중의 낭비다. 한반도는 핵무기를 쏘기엔 너무 좁다. 사람은 많이 죽일 수 있겠지만, 그걸로 끝일 뿐 북한의 멸망은 기정사실이다. 한반도에 핵무기를 쏘는 것이 확인된 순간, 미국이 역시 핵 보복을 가할 것이고, 최소한 평양은 그날부로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핵무기는 결국 자신들의 손에 들고서 다른 나라들을 협박해서 돈을 뜯어내기 위한 “대화 수단”이지 그걸 실제로 사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기 어렵다. 또한, 핵무기를 들고 있어도 “전쟁에서의 승리”는 확신할 수가 없다. 위에서 말했듯이 재래식 전력이 너무 빈약해서 전쟁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게 성공하려면 남한이 엄청나게 외교를 잘못해서 미국, 일본, 유럽과 동맹과 모든 교류가 끊어질 정도의 최악의 상황이어야만 한다. 그리고 알다시피 남한은 그럴 정도의 지도자가 대통령이 되면 그자를 탄핵시켜버릴 국민이 있다.

그렇다면 전쟁을 일으켜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전쟁에 소모되는 자원과 전쟁으로 입을 손해보다 확실하게 더 클 것인가? 최악의 경우에 대한 가정에 가정을 더해서 북한군의 남침이 성공했다 치자. 즉, 한반도가 적화 무력 통일이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일단 북한 주민의 수가 2천만명인데 남한 국민의 수가 5천만명이다. 북한에는 변변한 기반시설이 없고 남한측은 전쟁으로 다 파괴된 상태다. 갑자기 7천만명으로 늘어난 “국민”중에서 5천만명이 “불순분자”다. 이걸 더 적은 2천만명의 충성심으로 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알다시피 북한 주민들이 정권에 대한 충성심이 그다지 높지 않다. 즉, 공포정치와 선군정치로 간신히 틀어막고 있던 북한의 불순분자들이 순식간에 몇배로 늘어난다는 뜻이다. 게다가, 북한은 이 상태에서 점령군 입장이므로 남한에 있던 기존의 군대 병력이나 경찰력을 이용할 수 없다. 점령 이후 적어도 몇년간은 게릴라식으로 저항군이 남아있을 것이니 이들은 전부 어디 수용소로 보내든가 처형해야 할 것이다. 그럼 이번엔 5천만명의 민간인에 대한 치안 유지가 문제다. 북한이 전쟁 후 발전을 하려면 일단은 민간에 대한 치안이 확보가 되어야 하는데,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즉, 북한은 승전 후에도 경제성장같은걸 할 수가 없다. 물론 남한 민간인 5천만명을 노예로 삼아서 뭔가를 해볼 수도 있겠지만, 방금 말했듯이 통제 자체가 불가능한데 노예로 쓸 수 있을리가 없다. 우리가 바보도 아니고…

심지어, 이런 경우 중국이나 러시아가 “그제서야” 생색내기로 군대를 보내서 전후 복구와 치안 유지를 도와주고, 그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럼 북한은 거절할 수 없다. 북한이 남한을 차지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절대 독점할 수 없고, 소화시킬 수도 없다.

나는 이와 같은 이유로 2차 한국전쟁은 일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해서 국가 안보에 방심하고 있으면 안된다. 위에 작성한 것들은 전부 우리 국민 모두가 국가 안보 정신이 충실하고, 국군이 전시에 대비해서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바닥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실 가장 위험한 고리는 김정은이 그렇게까지 멍청한 인간은 아니라고 하는 전제이긴 한데, 이건 내가 걔랑 대화를 해볼 수가 없으니 가정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소셜 그래프 게임의 분석

소셜 그래프 게임은 최근에 새로 생긴 도박의 한 형태이다. 게임 방식은 아주 간단한데, 판돈을 걸면 게임이 시작된다. 그래프에 숫자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올라가는데, 그 숫자만큼의 배율에 판돈을 곱해서 보상을 받는다. 단, 플레이어가 게임을 먼저 “종료”해서 적당한 배율을 얻어내야 한다. 만약 숫자를 올리고 있는 딜러가 먼저 “종료”한다면 판돈은 딜러가 가져가고 플레이어는 보상을 받지 못한다. 게임을 언제 종료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와 딜러의 선택이다. 또한, 딜러와 플레이어는 서로 상대방이 언제 종료할 것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게임을 하게 된다.

이 게임은 위와 같은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는데 저기 숫자로 표시된 것이 배율이다. 자, 그럼 이제 이게 뭐가 문제인지 본격적으로 분석해 보자.

x_d를 딜러가 종료할 때의 배율이라 하고, x_p를 플레이어가 종료할 때의 배율이라고 하자. x_p < x_d인 경우 플레이어는 x_p의 이익을 보고, x_p \geq x_d인 경우 플레이어는 -1의 손해를 본다. 여기서 -1로 정할 수 있는 이유는 어차피 판돈에 비례한 배율이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경우 판돈만큼 잃기 때문이다. 이것을 수익 함수 f(x_p, x_d)로 쓸 수 있다.

그 다음, 서로 언제 종료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으므로 일단 균등분포를 가정하자. 균등분포를 가정할 경우, 최대 배율 x_{max}가 있다고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확률밀도함수를 다음과 같이 규격화 할 수 있다.

P(x_p, x_d)=\frac{1}{x_{max}^2}

그럼 이제 평균적인 수익을 계산해 볼 수 있다. A영역에 있는 경우는 수익이 -1이다. B영역에 있는 경우는 수익이 x_p이다. 구간에 따라 적분을 계산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int_A dx_d dx_p f(x_p, x_d)P(x_p, x_d) = -\frac{1}{2}

 

\int_B dx_d dx_p f(x_p, x_d)P(x_p, x_d) = \frac{x_{max}}{6}

 

\int_{A+B} dx_d dx_p f(x_p, x_d)P(x_p, x_d) = \frac{1}{2}\left(\frac{1}{3}x_{max}-1\right)

마지막 식의 의미는 무엇일까? x_{max}<3이면 평균 수익이 음수가 된다. 즉, 플레이어가 손해를 본다. 배율을 3배 이하로 유지하는 경우에는 플레이어가 무슨 전략을 써도 평균적으로 반드시 손해를 본다는 뜻이다.

하지만 동영상을 보면 배율이 3배를 넘어서 수십배, 수백배, 수천배까지 가는데요?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다. 물론 그 경우에도 위와 같은 계산을 해서 플레이어가 평균적으로 손해를 보도록 만들 수 있다. 위의 적분 영역에서 A부분은 x_{max}의 제곱에 비례해서 늘어나는데, B부분은 확률밀도함수 P(x_p, x_d)의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즉, 원하는 최대 배율을 설계하고서 확률밀도함수를 포함한 B영역의 전체 부피를 A영역의 부피보다 작게 유지한다면, 가끔 대박이 터지는 일은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플레이어가 손해를 본다. 그것은 곧 딜러의 수익으로 이어진다. 심지어 이 분석은 딜러가 사기를 치지도 않고, 먹튀를 하지도 않고, 주어진 확률분포를 조작하지도 않는 나름 공정한 게임인 경우에도 성립하는 결론이다. 가령, 확률밀도함수의 중간 부분을 얇게 설계하고 최대 배율 근처와 작은 배율 근처만 두껍게 해서 대박이 좀 더 자주 터지는 것 처럼 설계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또, B영역의 전체 부피가 A영역의 부피보다 작기만 하면 되므로, 아주 조금만 더 작게 설계해서 플레이어가 실제로 누군가는 이득을 보는 것 처럼 보이게 할 수도 있다.

결론 – 하지 마라.

4차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한다. 산업혁명은 산업에 대단히 큰 변화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첫번째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을 이용한 기계화, 두번째 산업혁명은 공장식 대량화, 세번째 산업혁명은 컴퓨터에 의한 자동화, 그리고 네번째 산업혁명은 가상화에 의한 분산화이다. https://en.wikipedia.org/wiki/Industry_4.0

나는 4차 산업혁명을 가상화에 의한 분산화라고 생각하는데, 가상화와 그로부터 가능하게 된 분산화가 기존의 컴퓨터 자동화를 뛰어넘어서 생산과 소비를 비롯한 세상의 모든 부분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가상화라는 것은 실존 또는 실체를 추상화하여 실체가 없는 객체로 바꾸는 것을 뜻한다. 실체가 없는 객체이지만, 가상화 기술에 의해서 그 객체는 실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가령,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화폐의 등장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비트코인은 어떤 국가나 기관에서 발행한 화폐도 아니고, 금덩어리나 철광석처럼 실체가 있는 자원으로 존재하지도 않는다. 비트코인은 오직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의 연결망에 담겨진 정보에 의해 정의되는데, 만약 전 세계의 컴퓨터가 꺼진다면, 또는 인터넷이 끊긴다면 비트코인은 사라진다. 우리는 상평통보나 로마시대의 금화를 보고서 그러한 화폐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그런 실체가 전혀 없으며, 굳이 실체를 찾는다고 한다면 비트코인에 관한 수학적 이론을 처음으로 제안한 논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그 존재에 대한 이야기일 뿐 우리가 비트코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분명히 우리는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으며, 사기를 당하지 않는 한 그렇게 구입한 물건은 확실히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된다. 이것이 기술의 발전에 의해 나타난 가상화의 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가상화가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그 자체를 넓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는 여러 법칙에 의해서 제약을 받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법칙이란 물리적 법칙, 생물학적 법칙 등 자연 법칙을 비롯하여 인간의 법, 특정한 규칙 등 각종 규칙이 있다. 법칙은 이 세계를 구성하는 동시에 세계에 의해서 정해져 있고 그것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하지만 가상화 기술에 의해서 만들어진 가상 세계는 실제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면서, 동시에 가상 세계의 법칙은 얼마든지 쉽게 바꿀 수 있다.

가상화에서 법칙을 쉽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어째서 중요한가? 만약 우리가 날씨를 마음껏 조절할 수 있다면 농업 생산성이 매우 크게 늘어날 것이고 식량난은 사라질 것이다. 또, 물리 법칙을 바꿔서 초광속 통신이나 초광속 여행이 가능하다면 땅걱정 할 필요 없이 온 우주를 다니면서 널찍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실제 물리 법칙에 기반한 세계에서 살고 있으므로 이런 것들을 기대하기 어렵다. 가상세계 역시 실제 세계 위에 만들어져 있으므로 실제 세계의 법칙을 어길 수는 없다. 하지만 실제 세계의 법칙을 어길 수 없다는 제약 조건은 오직 가상세계가 실제 세계에 영향을 주는 상황에서만 작동한다. 즉, 가상 세계가 실제 세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상태로 남아있는 한 가상 세계는 얼마든지 그 법칙을 바꾸고, 그 모습을 바꾸며 변할 수 있고, 우리가 마음껏 변화시킬 수 있다.

이 특징은 우리에게 하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데, 실제 세계에 영향을 줄 때, 같은 영향이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통신 매체가 발달하면서 전자우편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우리 생활에 가져온 변화는 매우 놀라울 정도이다. 같은 내용을 전달하더라도 실체가 있는 편지를 사용한다면 최소한 몇 시간에서 며칠씩 걸리는 것이 매우 당연하지만 전자우편을 사용한다면 1초 이상 걸리지 않는다. 여기서 시간이라는 자원이 절약되며, 남는 자원을 이용해서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다른 자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현실의 자원을 사용하는 다양한 방법을 제공하고 같은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상화는 우리에게 분산화를 가능하게 하였는데, 바로 이 부분에서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다. 가상화는 물리적 실체의 구체적 상태나 위치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그런 현실의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해도 그에 맞춰서 가상 세계의 법칙을 고칠 수 있으므로 여전히 그 객체는 변함없이 존재할 수 있다(!). 이 자유로움을 잘 활용하면 가상 세계에서는 하나의 큰 덩어리로 존재하는 객체라 하더라도 실제로 꼭 연결되어 있는 연속체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실제 세계에서 하나로 연결된 연속체를 가상 세계에서는 여러개로 쪼개어 생각할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가상화에 의해 가능하게 된 분산화이다.

분산화는 자원의 낭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자원의 낭비는 해당 자원이 목적을 위해 사용될 때, 목적을 위해 사용되지 않으면서 다른 곳에 사용할 수도 없는 자원이 발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무토막을 깎아서 밥그릇을 만들어 낸다고 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자원은 밥그릇에 해당하는 부분이고 깎아낸 톱밥은 낭비되는 자원이다. 분산화가 가능해지면, 나무토막에서 밥그릇을 만들어 낸 후 남는 톱밥을 다른 곳에 보내서 사용할 수 있다. 비료의 재료로 쓴다거나, 난방 연료로 쓴다거나 하는 것들이 가능하다. 물론 이런 사례들은 기존에도 이미 충분히 하고 있던 것들이기 때문에 잘 와닿는 사례는 아니다. 하지만 가상화를 통한 분산화는 쪼갤 수 없었던 것들을 쪼개어 낭비되는 자원을 줄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재택근무의 일상화이다. 재택근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분명하다. 출퇴근으로 낭비되는 시간이 없고, 사무실 비용이 줄어들고, 교통비도 절약되고, 업무시간이 자유로워진다. 하지만 ‘업무’라고 하는 것이 갖고 있는 특성상 쪼개기가 매우 어려웠으며 업무는 다들 회사에, 사무실에 모여서 하는 것이 당연했기 때문에 재택근무가 대중화, 일상화 될 수 없었다. 여기에 가상화를 도입하면, 현실에서 쪼갤 수 없었던 업무가 가상적으로 쪼갤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나눠진 업무들 중에서 자신이 처리해야할 분량만을 가져다가 자신의 집이나 편한 장소에서 처리하여 결과물을 반환하면, 가상 세계에서 결과물이 다시 합쳐져서 현실의 결과물로 나타난다.

또한, 가상화는 그 속에서 가상의 처리자를 만들어 낼 수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인공지능의 등장이다. 기존에는 현실 세계의 객체나 사건을 다루기 위해서 반드시 그와 연관된 물리적 실체가 필요했고, 그 물리적 실체를 설계하거나 운전하기 위해서 지능이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사람이 필요했다. 즉, 지능은 사람만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 현실의 법칙이기 때문에 이것을 어길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가상 세계에서는 지능을 가진 객체가 반드시 사람이어야 할 필요가 없으며, 그 부분을 프로그램이 대체하는 것이 가능하다. 위에서 예를 들었던 재택근무를 다시 가져와 본다면, 분리된 업무 덩어리들 중에 어떤 것들은 인공지능이 처리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들을 인공지능에게 맡긴다면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사람의 수가 줄어든다. 따라서 그만큼 사람들은 다른 일들을 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산업혁명과 마찬가지로, 4차 산업혁명도 결과적으로 이 세계에서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 부분이 줄어들게 된다. 사람이 개입해야만 하는 부분이 줄어들기 때문에 사람이 필요없어지는 것이고, 동시에 사람은 자유를 얻게 된다. 만약 사람의 가치가 사람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사람들의 가치를 떨어트리고 행복을 빼앗아 갈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그 존재 자체로써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고 한다면, 4차 산업혁명은 그 사람이 다른 일들을 덜 하는 대신에 더 가치있는 일들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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