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가치

최저임금이 기업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그러다보니 오히려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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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의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고 그에 따른 세계관을 가질 수 있다. 그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자유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자유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세계관과 사상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나쁘다.

정부의 정책은 국민 대다수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최저임금제도 역시 마찬가지이고, 최저임금이 계속 올라가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이다. 어떤 사람들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경기를 나쁘게 하고 기업을 운영하기 힘들게 해서 경제발전을 늦춘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일단 지금 받고 있는 노동자의 임금이 너무 적어서 생계 유지가 힘들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안된다고, 또는 내려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올리면 오히려 경기를 나쁘게 해서 기업이 망하고 결과적으로 실업자가 많아져서 오히려 사람들 삶이 더 나빠진다고 주장한다. 이 문제는 그냥 최저임금이라는 변수 하나만 놓고 보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간단히 답을 내릴 수 없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올라갔을 때 기업이 망할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기업의 목표는 수익 창출이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망하는 것이 맞다. 기업이 수익을 내는 방법은 다른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그에 맞는 돈을 받는 것이 있다. 기업은 자신이 제공하는 가치가 최대한 비싸게 평가받기를 원하고, 사람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를 최대한 싼 가격에 받고싶어 한다. 기업이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비싸게 평가받기 위해서 제품개발도 하고, 광고도 하고, 여러가지 방식을 동원해서 가격을 올리려고 한다. 하지만 당연히 너무 비싸면 원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오히려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익을 극대화 하려면 적당한 가격을 맞춰야 한다. 잘팔리면 가격을 올리고 안팔리면 가격을 낮춘다. 반대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손실을 줄일 수도 있다. 즉, 제품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원가를 줄일 수도 있고, 광고 없이 브랜드만으로 물건을 팔 수도 있고, 유통 마진을 줄여서 수익을 늘릴 수도 있다. 최저임금은 그 중 원가를 올리는 원인이고, 원가를 차지하는 다양한 요소 중에서 인건비를 올리는 원인이다. 아, 물론 유통에도 사람이 필요하므로 유통 마진을 올리는 원인이기도 하다. 어쨌든 인건비를 올렸을 때 기업의 수익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므로, 최저임금이 기업의 수익을 악화시키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수익이 악화되면 기업의 경제활동이 위축되니까 경기가 더 나빠질까? 자, 생각해보자. 최저임금이 올라가서 인건비 부담 때문에 수익이 줄어들었다고 하자. 여기서 기업이 취해야 하는 대응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일하는 사람을 줄여서 인건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주장하고 싶은건 기업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해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노동자를 해고하는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실업률이 올라간다. 그렇다면 기업의 경제활동은 어떻게 되는가? 실업률이 올라가면 전반적으로 내수시장이 위축된다. 즉, 수입품을 파는 회사와 내수시장에 물건을 공급하는 회사들의 수익이 나빠진다. 뿐만 아니라, 인건비가 올라갔으므로 수출을 주로 하는 회사도 원가 절감에서 불리해지고 따라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므로 수익성이 나빠진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된다. 그렇다 치자. 자, 이제 악화된 수익성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최저임금이 올라가서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손 놓고 있으면 그 회사는 결국 망할 것이다. 어쨌든 수익성은 악화되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좋은 물건을 만들거나, 원가를 줄이거나, 유통 마진을 줄이든가, 아무튼 다양한 부분에서 절약해서 실적을 올려야 한다.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더 좋은 물건? 개발해야 한다. 원가 절감? 개발해야 한다. 유통 마진? 개발해야 한다. 뭐든 뭔가를 개발해야 한다. 개발은 누가 하는가? 사람이 한다. 기술자가 하든 임원이 하든 누군가는 해야 한다. 즉, 노동자를 고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그 노동자를 공짜로 쓸 방법이 있는가? 없다. 법적으로는 없다. 돈을 주고 일을 시키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기껏 노동자를 해고해서 줄여놓은 인건비가 다시 늘어나는 셈이라, 기업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인력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내고 싶어할 것이다. 즉, 같은 인건비를 받고도 일을 더 잘하는 사람을 뽑으려고 할 것이다. 예를 들어서 2배 더 많은 연봉을 받더라도, 3배 더 많은 성과를 낸다면, 3명을 해고하고 일 잘하는 한명을 고용해서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 이것이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라면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동자들은 경쟁할 것이고, 그런 기준에 맞는 사람을 뽑았을 때 기업은 수익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자, 이 때,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를 뽑을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회사에 있다. 적어도, 회사 사장과 회사 인사팀장에게 있다. 회사의 관리자가 일을 제대로 했다면 일 잘하는 직원을 뽑아서 회사의 수익성을 높일 것이고, 그게 안되는 회사는 망할 것이다. 이걸 체계적으로 잘 하기 위해서 회사는 직원의 근태관리도 하고 고과관리도 한다. 이 과정 속에서 개인은 최대한 비싼 연봉을 받기 위해서 노력하고, 회사는 최대한 싼 연봉으로 직원을 쓰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 역시 수요-공급 법칙을 따르기 때문에, 그 중간의 적정 선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만약, 필요한 인재에 대한 적정 연봉이 있는데, 회사의 수익성이 나빠서 그 연봉을 주면 오히려 회사가 망할 수 있다고 해 보자. 그렇다면 어떻게 될까? 회사가 망하도록 놔두면 회사의 수가 줄어들고, 수요-공급 법칙에서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공급이 상대적으로 많아져서 노동자의 가치가 떨어지고 그 결과 회사가 고용할만한 적당한 가격까지 내려가게 된다. 응? 아까 그 회사는 망한거 아니냐고? 수익성이 나쁘다는건 시장에서 물건이 안 팔린다는 건데, 그 얘기는 이미 그 물건의 수요가 없다는 뜻이니까 망하는게 당연하다. 만약 수요가 있는데도 회사가 망했다면, 그 물건을 만드는 다른 회사가 있을테니 노동자는 그 회사에 취업하면 된다. 망한 회사 사장은 뭐해서 먹고 사냐고? 회사가 망할 때 까지 수익성이 악화되었다는건, 다시 얘기하지만 그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은 관리자 책임이다. 강력한 시장 개입 권한과 자금을 가진 정부가 최저임금인상이라는 방식으로 노동자를 챙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회사를 편 들어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는게 맞다.

아, 물론 정부가 회사의 편을 들어줄 수도 있다. 최저임금을 없애고 근로기준법에 대한 처벌을 약화시키거나 없애는 방식도 좋다. 그런데 그렇게 한다면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가 정권교체를 실행에 옮길 것이다. 포퓰리즘 아니냐고? 그럼 노동자보다 사장님이 더 많은 나라가 되도록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시든가. 또는 노동자들에게 “노동자들이 살기 위해 사장님들 위한 정책을 시행하는 정치인에게 투표하세요!”라고 설득하시든가. (이게 말이 안된다는건 당신도 알고 있을 것이다.)

자, 그럼 최저임금이 올라갔을 때, 사람들이 다들 돈을 더 많이 받게 되니까 그만큼 물가도 더 빨리 올라가고 따라서 올라가기 전이랑 달라진게 없는데 기업 활동만 위축된다는 주장을 살펴보자. 아니, 방금 얘기했듯이 물가가 올라갔으면 수익도 당연히 올라간다. 물가가 올라가는데 기업의 수익만 낮아진다는 현상은 있을 수 없다. 물론 어떤 기업은 수익이 줄어들 수 있고, 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 망하는가? 그럴리가 없다. 거기서도 수익을 내는 기업은 존재하고, 그런 기업이 살아남아서 더 발전할 것이다. 그렇다면, 망한 기업은 살아남아야 할 가치가 있었는가? 그럴리가 없다. 남들 다 버는데 혼자 못 벌고 있으면 그건 그냥 그 기업의 상품이 가치가 낮아서 그런 거니까, 기업이 노력을 안한거다. 물론 인건비가 올라서 원가 절감이 안되다보니 수익이 악화되서 폐업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그 상품이 시장에서 정말 필요한 물건이라면, 그런 회사가 몇 개 망하고 기술력 좋은 회사가 성장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여 더 싸게 제품을 내놓고 더 많은 수익을 낼 수도 있다. 그런 회사가 망하면, 노동자들의 경쟁이 심해지니까 인건비는 저절로 줄어들게 된다. 아, 최저임금이 올라갔으니까 인건비가 줄어드는데 한계가 있지 않느냐고? 급여가 최저임금 수준에서 왔다갔다하는 직군이 회사의 기술개발에 굉장히 치명적인 영향을 줄 정도라면, 그 회사의 기술력은 안봐도 뻔하다. 기술개발 말고, 단순 생산인데도 최저임금이 올라서 인건비가 올라가니까 원가상승으로 수익이 나빠지는건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 회사 망하면 생산직이 일자리를 다 잃으니까 더 나쁜거 아니냐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 와중에 다른 회사는 기술 개발 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회사들이 다 망했다면? 시장에서 필요하지도 않은 상품을 만드는 회사가 수익을 내는게 더 이상한 일 아닌가? 시장에 필요한 물건인데 수익성이 나쁘다고? 회사가 망하면 가격이 올라갈 것이고, 그럼 다른 회사들이 사업에 뛰어들어서 가격이 떨어질 것이다. 그럼 아까 그 회사가 계속 일하는게 낫지 않냐고? 아니 그 회사는 기술 발전을 못 따라가서 도태되었으니까 새로운 회사가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게 더 낫다고 몇번 말했다.

최저임금을 올려주면, 사람들이 일을 적게 해도 돈을 벌 수 있으니까 다들 쉬엄쉬엄 일하고, 대충대충 일하고, 건성건성 일해서 회사에 악영향을 준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돈 받은 만큼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 자 생각해 보자. 돈 받은 만큼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을 찾기 어려운 것은 누구의 사정일까? 회사, 사장, 인사팀의 사정이다. 그 직원의 사정일까? 아니다. 직원은 당연히 틈나면 놀고싶고 쉬고싶고 퇴근하고 싶다. 그러고도 돈을 제대로 준다면 말이다. 아, 법적으로 임금체불은 불법이니까 그렇게 놀고먹는 직원도 돈을 주긴 줘야 하는거 아니냐고? 앞에서 말했지만, “근태관리”라든가 “고과관리”같은 인사업무는 회사 관리자의 책임이다. 회사에 가서 일을 하고 있으면, 그 일을 잘 하든 못 하든 근로계약서에 쓴 월급을 주라는 것이 법이다. 일을 잘했을 때 더 주라는 그런 법은 없는데, 많은 회사에서 직원들이 일을 더 잘하도록 하기 위해서 수익이 많이 나면 그에 따르는 포상을 준다. 많든 적든. 일을 잘 못했을 때 “덜 줘라”는 법도 없다. 일을 제대로 못했는데 왜 돈을 줘야 하냐고? 계약서 썼으니까! 일을 제대로 못할 사람이면 애초에 뽑지를 말았어야 하고, 일단 뽑아서 계약서 썼으면 주기로 한 돈은 주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 일단 뽑히고 나면 누가 일하냐고? 방금 말했지만, “뽑혀서 계약서 쓴 다음에는 일 안할 것 같은 사람”을 뽑는건 직원이 아니라 회사다. 계약서 쓰고도 일을 열심히 할 것 같은 사람을 제대로 뽑았다면 그 사람은 당연히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다. 물론 그렇게 하고도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 들어올 수도 있다. 그런 경우 적절한 법적 절차를 거쳐서 해고할 수도 있다. 해고가 절대로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해고가 쉬울 경우 직원이 받는 불이익이 너무 크기 때문에 까다롭게 만든 것이지 불성실한 직원의 해고는 충분히 가능하다. 사람이 불성실한걸 어떻게 증명해야 하냐고? 아니 그럼 불성실하다는 증거도 없는데 월급을 안 주는건 뭐고? 응, 척 보면 안다고? 나도 당신을 척 보면 그런거 척 봐야 모른다는 걸 알겠다.

일 잘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고? 아니지. 앞에서 말했지만 시장의 법칙은 수요-공급의 법칙이다.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가 있으면 그 사람이 원하는 연봉을 주고 데려오는게 원칙이다. 너무 비싸서 수익이 악화된다고? 그 사람이 왔을 때 수익이 날 것이 확실하다면, 투자를 더 받아오는 것이 사장의 일이다. 회사가 가난해서 투자를 아무도 안해준다고? 투자를 받아오는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장의 일이다. 회사에 필요한 인재가 자기 연봉을 깎아서 들어갈 일이 아니다. 정 거시기하면 스톡 옵션이라도 주고 데려오든가. 그 사람이 그런 인재인지 어떻게 아냐고? 그걸 모르면 인사팀에서 나가야지. 사장을 그만두거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람 제대로 뽑는건 회사의 사정이다. 노동자의 사정이 아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돈을 벌기를 원하는 것이 도둑놈 심보라면, 아무나 뽑아놓고 그 사람이 일을 잘하기를 기대하는 것도 도둑놈 심보 아닌가?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그건 그냥 정책이다. 기업에서 볼 때 정부 정책이 맘에 안들 수도 있다. 투덜대는 것도 불평하는 것도 자유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들은, 포퓰리즘이라고 해도 최저임금을 올릴 것 같은, 올려주는 정치인에게 표를 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뻔히 보이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서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는 기업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기업이 망하는게 당연한 것 아닌가? 이게 누구 책임이다? 회사 책임이다.

노동자가 더 많이 노력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일을 잘 하기를 원한다면, 회사는 그런 노동자가 왔을 때 진짜로 연봉을 많이 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무노동 무임금이 원칙이라면, 무임금 무노동 역시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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