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snowall

  • 물리교육과 vs 물리학과

    안녕하세요.

    저는 지방 4년제 물리학과를 이번학기로 졸업하고 ‘교육대학원 물리교육과’에 진학하고자 하는 졸업반 입니다.

    저번학기에 물리학교수가 되는 방법에 대한 검색도중 블로그를 발견하고는 가끔 기웃기웃 거리다 메일을 쓰게 되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 진로에 대한 고민에 조언을 해주셨으면 해서 입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물리가 좋았고 물리학과를 선택해서 진학하였고. 성적은 좋지 않지만 나름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상당히 즐겁기도 했습니다) 교육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 이유는 ‘물라학사’에 대한 공부를 해보고 싶은 이유도 있고 임용고시에 대한 꿈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물리학에 대한 공부를 좀더 하고싶습니다. 몇몇 교수님들께 여쭤어 봤을때 하시는 말씀이 임용고시도 나쁘지 않다. 임용고시공부 하고 나중에 연구과정이든 박사과정이든 시작해도 늦지 않다. 라며 임용고시를 고려해여 대답해주시는 분도 계시고, 한편으로는 일반대학원으로 가서 지금부터라도 전공을 확실히 정해서 공부를해야 한다. 라고 하시기도 하는 상황입니다.

    물리교육과를 다녀서는 물리학에 대한 심화과정을 배우기는 힘들다. 라고 하는게 정설인것 같습니다. 어떤것을 전공으로 선택하고 공부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도 없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럴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리학공부를 더해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 라고 묻는다면 참 대답하기 애매합니다. 전 연구보다는 강의가 좋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실험하고 연구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어떠한 현상을 설명하고 이것을 이해시키는 과정역시 즐겁습니다. 사실 이런 이유로 교직을 선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만. 욕심을 이야기하자면 좀더 고차원적인. 좀더 심화적인. 좀더 전문화된 물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은게 속마음입니다.

    그럼 무엇이 궁금한가라고 한다면 이렇습니다.

    과연 물리교육과로 석사를 마치더라도 물리학으로 박사를 할수 있을까요?.

    만약 물리교육과로 박사를 마치게 된다고 한다면. 물리학과에서 강의를 할수 있을까요?.

    아니면 역시 일반대학원 물리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을까요?.

    일단 질문에 대한 답부터 하면요.

    1. 물리교육과 석사를 받고 물리학과 박사과정 진학 가능합니다.

    2. 물리교육과 박사를 받고 물리학과에서 강의하는 건 어렵다고 봅니다.

    물리교육과는 기본적으로 “교육학과”입니다. 물리학 자체를 심도있게 공부하지는 않고, 물리학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학습시킬 것인가를 심도있게 공부합니다. 물리학과는 물리학을 심도있게 공부하죠. 따라서 연구하는 영역이 다릅니다. 즉, 물리학과에서는 물리학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는 관심분야가 아닙니다. (쉽게 말해, 물리 교육은 물리학적 방법론을 적용할 수 없고, 따라서 물리학이 아닙니다. )

    반대로 물리학 박사가 물리교육과에서 강의할 수는 있습니다. 물리교육과도 물리학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는 있기 때문에, 물리학을 오랫동안 공부한 물리학 박사가 강의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가 있죠.

    정확히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서 일반적인 답변을 할 수밖에 없는데요.

    일단, 중등교사가 되겠다고 한다면, 물리학 박사학위는 그냥 개인적인 만족밖에 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등교사는 중고등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주 업무인데, 그들에게 가르쳐야 할 물리학의 수준은 고등학교 수준입니다. 박사 수준의 물리학은, 강의자가 깊이 애해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본질적인 설명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강의하면 “제물포”교사가 한명 늘어날 뿐이겠죠. 그 설명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천재 고등학생들은 아마 그 고등학교에 있지 않고 과학고에 가 있을거예요. 어쩌다, 물리만 잘하고 나머지 모든 과목을 못하는 학생이 질문하신 분의 학교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3년 후에는 졸업하죠. 그럼 그런 학생은 다시 만나기 힘들거예요. 박사학위 자체는 교사 일을 하는데는 별 필요가 없고, 아마 박사과정에서 알게된 인맥 등으로, 학생들에게 실험실 체험이나, 우수한 학생들 대상으로 방학때 특별활동반을 편성한다거나 할 수 있을 거예요. 박사학위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유일하게 경시대회반을 운영할 때일거예요. 그러나 요새는 경시대회도 대학가는데 별 도움이 안되다보니 인기가 시들하죠.

    가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지방 4년제”에 “성적은 좋지 않지만” 부분이네요.

    물리학 박사과정은 쉽지 않아요. 교수님들이 강의할 때도, 학부 수준의 내용은 다 안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학부때 다루지 않은 부분만 강의합니다. 문제는, 학부때 다루지 않은 부분을 강의한다고 해서 학부때 배운 방법론을 안쓰는게 아니거든요. 학부때 배운 도구들을 자유롭게 갖고 놀아야 강의를 따라잡을 수 있어요.

    물론, 대학원은 강의가 중요하진 않고, 성적은 대체로 잘 주는 편이긴 합니다. 대학원에서 연구하는 대학원생이라면 오직 연구 성과만으로 – 논문으로 –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는 거니까요. 하지만 실험도 그렇고 이론도 그렇고, 교과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하는 연구는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고 성과도 없어요. 아마 자기비하에 빠져서 좌절할거예요. 만약 본인의 전공 학점이 B+이하라면, 특히 4대역학중 3개 이상 A이상이 아니라면, 박사과정 진학할 때 까지는 그정도 수준으로 만들어 놓는게 “예습”의 의미가 있을 거예요.

    “물리학사”에 특별히 관심이 있다면, 박사과정 진학할 때 대학원에 물리학사를 공부할 수 있는 곳으로 잘 골라야 할거예요.그런데 물리학사를 가르치는 물리학과 대학원은 못 본것 같네요. (앞서와 마찬가지로 물리학사는 “물리학”의 연구 범위가 아니거든요.) 이 경우에는 물리학 자체를 심도있게 공부하지는 않을 거예요.

    박사과정의 난이도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볼게요.

    질문에서 언급한 “좀 더 고차원적인, 심화적인, 전문화된 물리학”의 수준을 어느정도로 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초끈이론, 양자장론, 초전도체, 우주론, 양자컴퓨터, 이런 정도의 논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학부 4대역학은 전부 A+을 받아야 “이해”를 할 수 있을 거예요.

    물리학 박사와 임용시험을 모두 보는 것은 꽤 문제가 있어요.

    1. 교육대학원 물리교육전공 석사

    2. 일반대학원 물리학전공 박사

    3. 임용시험

    이 세가지를 다 합치면, 석사 2년, 박사 5년, 임용 2년, 합쳐서 9년 걸립니다. 9년후에 나이는 아마 33~36세 사이겠군요. 즉, 돈을 버는 나이가 그만큼 늦어진다는 겁니다. 그런데, 30대 중반인데 사회초년생이예요. 다른 친구들은 30대 중반이면 과장급 달고, 교사가 되어었어도 최소 5년차 이상 베테랑이겠죠.(박사과정 5년이 차이가 나니까) 남자분이라면 결혼할때 “조건”이라는 측면에서 많이 떨어질 수 있어요. 이걸 지금은 신경 안쓴다고 하지만, 막상 30대 중반이 되면 후회할 가능성이 높아요. 임용 합격 못하면 30대 후반에 고학력 백수가 됩니다.

    반대로.

    1-3-2순서로 간다고 하면 일단 돈은 벌 수 있는데, 박사를 받기가 매우 힘들어집니다. 물리학과 대학원은 대체로 전일제(full time)이고 수업도 당연히 특혜 없이 주중 주간에 편성됩니다. 교사를 하면서 출석하기 힘들거예요. 휴직을 해서 2년을 벌 수는 있긴 해요. 그러나 연구과정도 쉽지는 않아요. 만약 실험물리를 한다면 실험실에 붙어있어야 하는데, “붙어있는다”는 기준이 1주일에 100시간 정도는 실험을 해야 하거든요. 학기중에는 안 나겠죠? 학교 방학때만 실험을 하면 1년에 5개월 정도 할 수 있는데, 대체로 1년 내내 있는 학생이 연구과정을 2~3년 하죠. 24개월에서 36개월인데, 이걸 1년에 5개월만 해서 하려면 5년에서 7년 걸립니다. 앞에 석사+임용=3~4년인데, 여기에 5~7을 합치면 8~11년이죠. 박사 받으면 30대 후반이예요. 게다가, 박사학위로는 딱히 쓸데가 없다는 거. 물론 자기가 공부를 해서 얻는 성취감은 비할바 없지만, 배우자가 있다면 졸업식에서 축하의 꽃을 전달하며 썩소를 지어줄 가능성이 높아요.

    교직을 포기한다면, 깔끔하게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물리학과 대학원을 진학하는 것도 좋아요. 그럼 5~6년 걸립니다. 30대 초반에 박사를 받고, 박사학위를 바탕으로 취직할 수 있어요. 만약 교수를 노린다면 유학을 다녀오는게 좋을거예요. 우리나라는 아직 학벌에서 자유롭지 않아서, 지방의 물리학과 출신이라면, 그것만 갖고서는 거의 포기하는게 좋을 정도라고 생각해요.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예요. 엄청나게 암울한 상황을 써놨는데, 사실 어떤 선택을 할 때 좋은 얘기보다는 나쁜얘기를 많이 들어보고 결정하는게 좋아요. 그래서 위험한 것들에 미리 대비할 수 있죠. 좋은얘기만 듣고 낙관하며 진입했는데 엉망진창 가시밭길에 대비도 안되어 있으면 좌절밖에 더 하나요.

    꿈을 꾼답시고 하늘만 바라보면 땅바닥의 돌뿌리에 걸려서 넘어질수밖에 없어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위도 보고 아래도 보고 주변도 살피면서, 한걸음씩 차분히 나가야 해요.

    자신이 정말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잘 생각해 봐요.

    잘 모르겠다면, 지금 해줄 수 있는 조언은 단 하나네요. 일단 교육대학원 진학하고나서 생각해 볼 것이예요. 대학원 가서 공부를 더 배우다보면 시야도 넓어지고 모르던걸 알게 되요. 생각이 바뀔수도 있는거고.

    그리고 물리학 분야에서도 세부전공이 아주 많아요. 고체, 플라즈마, 광학, 입자… 방법론 측면에서도 이론물리와 실험물리가 있고, 이론물리는 다시 수리물리와 전산물리로 나눠지죠. 물리학과 박사과정을 간다는 것은, “세부전공”과 “방법론”을 선택하는 거예요. 물론 요새는 입자물리학의 방법론을 써야 하는 그래핀같은 고채물리학적인 대상도 있지만요.

    신중하게 선택하고, 선택했다면 후회하지 말고 갈데까지 가요.

    나도 20대인 주제에(말년이지만) 할아버지같은 이야기만 했다. 이 틀도 깨부숴야 하는데, 일단 깨보고 나서 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답장이 왔다.

    요 몇일 제 꿈이 무엇이었나 다시 한번 오랜시간 공들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강압적이고 성과주의 선생들에게 이리 저리 치이다 공부다 뭐다 다 버리고 대학조차 포기해 버렸던 나자신이 어떻게 보면 너무도 안타까운 마음에 한명이라도 이런 사람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에 선생이라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언젠가 그런 학생들이 한명도 배출되지 않는 학교를 내 손으로 만들어 보리라 했습니다.

    물리라는 학문이 좋아서 즐기며 공부하다보니 꿈으 잊을 정도로 물들었었나 봅니다.

    몇일전 교육대학원 합격발표에 너무 들떠서 그동안 잡고있던 정신줄을 놓아버린것도 한몫하겠지요. 내 꿈을 위해서 흔들리지 말고 나아가야 하는데 긴장이 풀려 마음을 다잡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따끔한 질책과 충고에 제 꿈이 무엇인지 다시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을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다음에 내가 무엇을 하게 되더라도 일단은 내가 이루고자 했던것은 이루고나서 결정하자 마음먹었습니다.

    좋은 날 되시구요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그다지 따끔하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내가 무딘 것이거나…) 사족을 달았다.

    안녕하세요

    진로선택에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이네요.

    물리 교사가 되신다고 하니, 몇가지만 – 사족인셈 치고 – 덧붙이겠습니다.

    물리 이해 못하는 학생을 이해 해주세요. 물리는 원래 어렵습니다. 선생님 입장에서는 물리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이므로 당연한 것들도 학생들은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고 있을 거예요.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물리 과목 시험의 전교 평균은 60점이었고 제 반도 마찬가지였죠. 제가 하도 답답해서 반 친구들
    15명정도 모아놓고, 토요일날 오후에, 특별 과외를 2시간 정도 해줬는데 우리반만 평균이 70점이 나왔었어요. 다른 반은 여전히 6
    0점이었고. 결국 저는 물리 선생님에게 불려가서 혼났죠. 당신이 시말서 쓰셨다고. 이제와서 생각해 보면, 시말서 쓰는게 맞아요.
    고3 학생이, 전체 36명중 15명 모아서 2시간 가르쳐줬을 뿐인데 반 전체 평균이 10점이 향상되었다면 그건 강의 자체가
    글러먹었다는 뜻이죠. 그 선생님이 실력있고 열정적인 물리교사인건 알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강의 내용 자체는 어려웠다는 뜻이죠.

    그러므로, 학생들이 물리를 싫어하지 않도록 해주세요. 열정과 실력만으로는 물리를 쉽게 가르치기 어렵죠. 그래서 “물리교육과”가
    따로 있는 것이고요. 대체로, 물리학과 학생들은 물리교육과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리 못한다고.

    그러나, 어찌 보면 물리교육과의 목표는 물리학 연구가 아닌, 물리교육의 연구이므로 함부로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죠. 그렇게
    무시하는 물리학과 사람들 중에, 물리를 “쉽게 배운” 사람은 거의 없거든요. 물리를 “쉽게” 이해한 사람은 있어도. 그러니 당연히
    물리교육과도 엄청나게 중요하죠. 우리나라 물리학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학생들이 물리를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해요. 물론 그렇게 하시겠지만. 나이가 더 들다보면, 아마 본인은 열심히 하는데 학생들이
    물리를 싫어하는 건 학생들의 적성이 안 맞아서 그렇다는 생각이 들 수 있어요.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
    갖고 있는 그 열정이 식었음을 뜻할 거예요.

    그 학생들이 커서 물리학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방사광 가속기, 극초단 초고출력 레이저, 중성미자 측정실험,
    K-STAR프로젝트같은 기초물리학 연구가 왜 중요한지 아는 것은 대체로 학창시절에 물리학을 얼마나 즐겁게 배웠는가에 따라 달라질
    거예요. 대체로, 100%에 가까운 사람들이 “물리? 에이 몰라” 하면서 거부하거든요. 뭐에 쓰는지도 잘 모르고, 얼마나
    중요한지도 모르죠. 별로 쓸모도 없어 보이는 연구에 수천억원의 혈세를 낭비한다고 생각할거예요. 실제로 본인들이 매일 쓰는
    스마트폰에, 인터넷에, 냉장고에, 자동차에, 나라를 지키는 탱크에, 비행기에, 얼마나 많은 물리학 연구 결과들이 축적되어 있는지
    느끼지도 못하고요. 입자물리학 실험을 위해 만들어진 고에너지 입자가속기가 암치료의 최첨단에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까요. 블랙홀, 초끈, 쿼크, 이런것들만 멋있고 의미있는게 아니라 냉장고, 자동차, 이런것들도 멋진 물리학적 연구
    주제죠.

    물리 수업때, 맨날 공을 던지고, 떨어트리고, 자기장 속에서 도선을 움직이고, 그런 문제를 풀어봐야 도대체 왜 쓰는지도 모르고
    어디에 쓰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박지성이 찬 축구공이 왜 골인할수밖에 없는지, 사람이 높은데서 떨어지면 왜 죽는지,
    자이로드롭이 왜 안전한지에 대한 문제를 풀면 재밌겠죠. 아마 이보다 더 재미있는 사례와 문제를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물리학이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이 아니고, 정말 바로 눈앞에, 피부 곁에 밀착된 학문인데도 아무도 몰라요.

    물리 교사가 되신다면, 물리학을 과목으로서가 아닌 실용학문으로서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물리학자가 될 것이다.

  • 감 던지기

    지도는 다음맵에서 퍼왔다. 나름 수능특집.

    1.

    메신저로 아는 친구한테 감 먹는다고 자랑했더니 던져달라고 한다. 그 친구는 대구에 산다.

    계산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200km를 던진다고 가정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론적인 각도인 45도로 던진다고 가정하면 얼마나 빠른 속력으로 던져야 광주에서 던진 감이 대구에 떨어질까?

    200km를 수평속력 v(m/s)의 속력으로 달려가면 (200000/v)초가 걸린다.

    올라갔다 떨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중력가속도 g를 알고 있을 때 2*v/g로 표현할 수 있는데, 올라갔다 떨어지는 사이에 감은 광주에서 대구까지 달려가야 하므로 그 시간은 같다. 따라서 2*v/g = 200000/v

    간단히 약분하고 g=10으로 가정하면

    v*v = 1000000

    v = 1000m/s

    45도였으니까, 실제로는 이보다 1.4배 더 빠르게 던져야 한다. 최종적으로 1400m/s의 속력으로 던져야 한다.

    참고로, 소리의 속력은 340m/s이다.


    http://ko.wikipedia.org/wiki/%EC%9D%8C%EC%86%8D

    음속의 4배 정도로 던지면 광주에서 대구까지 물건을 던져줄 수 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apapr&logNo=110098535061


    위에 웹 페이지를 가 보면 음속 돌파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볼 수 있다.

    참고로, 저것보다 5배만 더 빠르게 던질 수 있으면 단감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추적을 받는 인공위성이 된다.


    http://ko.wikipedia.org/wiki/%ED%83%88%EC%B6%9C_%EC%86%8D%EB%8F%84

    2.

    실제로 던질 수 있다고 가정하면, 팔이 만들어 내야 하는 가속도는 얼마나 커야 할까?

    내 팔의 길이는 약 50cm이고, 가장 뒤로 제꼈다가 가장 앞으로 던진다고 가정하면 약 1m를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1m를 움직이는 사이에 1400m/s까지 가속해야 한다.

    그럼 2*a*1 = 1400*1400의 공식을 사용할 수 있다. a = 980000m/s^2

    참고로, 중력 가속도 g는 g=9.8m/s^2이므로, 중력가속도의 100000배 정도로 큰 가속도를 내야 한다.

    3.

    이 가속도로 던지면, 과연 몇초 안에 끝에서 끝으로 던져야 할까? 속력이 1400m/s이고 가속도가 1400*700m/s^2이므로, 속력을 가속도로 나누면 1/700초이다. 1.5밀리초 정도 된다.


    http://ask.nate.com/qna/view.html?n=6338510


    눈 깜빡할 사이가 약 1밀리초 정도 되므로, 눈 감빡하는 사이에 손끝이 뒤에서 앞으로 움직일 수 있다면 가능성이 있다. 물론 눈을 오랫동안 감고 있는 것은 반칙.

    4.

    그럼, 그 가속도를 만들어 내기 위해 팔 힘은 얼마나 강해야 할까?


    http://ssfarm.kr/goods/view.php?seq=6

    단감 15kg 한상자에 70~79개정도 들어가 있다고 한다. 그럼 1개는 약 0.2kg정도로 볼 수 있겠다.

    F=ma이므로 힘은 F=0.2*980000 = 196000N이 된다. 실제로 체감 가능한 수로 바꾸려면 중력가속도로 나눠보면 되는데, 196000N의 힘을 중력으로 가정한다면 20000kg의 무게와 같다. 즉, 20톤을 던지는 힘이 필요하다.

    안되겠다. 사람 불러야겠다.

    5.

    어쨌거나 던졌다 치자. 살이 빠질까?

    F=ma이고 W=Fs인데, 196000N의 힘으로 1m를 움직였으므로 196000J의 일을 한 것과 같다.

    1cal = 4.184J라고 한다.

    그럼 46845cal의 일을 한 것과 같다. 대략 47kcal로 근사하자. 단기간의 운동을 하는 경우, 탄수화물이 먼저 소비되므로 1g당 4kcal의 열량으로 계산할 수 있다. 따라서 약 12g의 탄수화물이 에너지로 변환된다. (인체 효율이 100%라고 가정한다면 말이지만.)

    6.

    감이 지리산에 부딪힐까?

    지도에 보면 지리산은 대략 광주와 대구의 중간쯤, 100km지점에 있다. 최고봉이 직선거리에 있지는 않지만, 대충 그쯤에 있다 치자. 지리산 최고봉의 높이는 2km가 조금 안된다. 2km라고 가정하자.


    http://www.koreasanha.net/san/jiri.htm

    정확히 중간지점에 왔을 때, 감의 높이는 얼마일까? 위로는 1000m/s의 속력으로, 10m/s^2의 가속도로 움직이므로 최대지점에 도달하는데 100초 걸린다. 그럼 최대 도달 높이는 0.5*10*100*100 =50000m = 50km이다. 즉, 감은 극대점에서 50km높이 근방에 있으므로 지리산에 걸릴 일은 없다.

    고궤도 비행기나 인공위성에 걸릴 수는 있겠다. 아니면 U2같은거라도.

  • 월담

    예전에, 대학교 다니던 시절 법대 밴드에서 공연 포스터를 전교에 붙이고 다닌적이 있었다. 그 공연을, 다른 바쁜일이 있어서 보지는 못했지만, 그 포스터의 문구는 아직도 기억난다:

    “월담 – 벽은 넘으라고 있는거지.”

    그 구절은, 어디서 인용된 것인지 떠도는 말인지 직접 만든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순간부터 내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었다. 지금도 맴돌고 있다. 벽은 넘으라고 있는거지.

  • 묻지마. 알면 다쳐.

    문득.

    불확정성 원리는, 자연이 인간에게 “묻지마, 다쳐”라고 경고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하나를 알면 알수록 다른걸 모르게 된다는 진리.

  • 옛날 옛적에

    TV를 아주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만화는 꼬박꼬박 챙겨서 보던 꼬꼬마시절. (다운로드는 못 받았으니.)

    KBS가 “한국방송(Korea Bang Song)”의 약자인 것이라고 알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

    SBS는 “서울방송(Seoul Bang Song)”의 약자라고…

    그러나 이런 이론 체계로는 MBC의 존재를 설명할 수 없었다. “문화방송”이라면 모름지기 MBS가 되는 것이 맞지 않는가. 이 모순적인 방송국 명명 체계는 꽤 오랜 시간동안 나의 머릿속에 궁금함으로 남아 있었다.

    나중에 고등학교에 가서 영어 단어를 좀 더 많이 배운 후에 알 수 있었다. BS는 Broadcasting System이고 BC는 Broadcasting Center라는 것을. 그런데 system과 center의 차이는 뭔지 잘 모르겠다.

  • 취향의 문제

    인간이라고 해서 언제나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나는 과학자를 꿈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이유 없이 선택하는 것들이 있다.

    1. 옷

    옷을 고르는 기준은 물론 멋지고 예쁜 옷이다. 그러나 웬만해서는 결코 선택하지 않는 범주의 옷은 움직일 때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는 옷과 작은 옷이다. 만약 바스락 거리는 옷을 내가 입게 된다면, 아마 그 옷을 벗을 때 까지 거의 꼼짝않고 가만히 있을 것이다. 너무 시끄럽다. 작은 옷은 불편해서 싫다.

    2. 차

    차를 고르는 기준은 일단 연비다. 연비가 나쁜 차는 차가 아니라 그냥 석유 난로다. 나머지는 가격과 안전성과 디자인을 보지만, 연비가 나쁜 차는 그냥 관심에 없다.

    3. 이상형

    교회를 안다니면 된다. 이건 절대적인 기준이다.

    4. 장신구

    웬만해서는 전혀 안한다. 귀걸이, 목걸이, 팔찌, 반지, 시계 등을 차고 다녀본 기억이 벌써 7년인가 8년 전이다. 그것도 거의 5년만에 한번 해봤던 것 같다.

    5. 이어폰

    무조건 커널형(삽입형) 이어폰이다. 이건 음질의 문제가 아니라 내 귀의 모양이 표준에서 좀 벗어나 있기 때문에 커널형 이어폰을 발견하기 전에는 휴대용 기기로 음악을 듣지 못했다. 요새는 커널형이 아닌데도 내 귀에 어느정도 맞는 이어폰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불안해서 나는 무조건 커널형을 선호한다.

    6. 중국집

    중국집에 가면 거의 대부분(99%) 볶음밥을 시켜먹는다. 유일한 예외는 메뉴에 콩국수가 있는 경우 아니면 윗선에서 짜장면이나 짬뽕 등으로 통일되어 내게 주문의 자유가 없는 경우다.

    당신의 취향은 무엇입니까?

  • 반값등록금 논란

    서울시장이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을 반으로 줄이기 위해서 예산을 지원한다는 것에 논란이 일고 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4564462

    1.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도 많은데 서울의 세금으로 다른 지역의 학생을 지원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이 논란에 대해서, 지방에서 올라왔으나 서울로 주민등록을 옮긴 학생이 포함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어떻든, 지방에서 올라왔어도 서울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 이상, 서울의 경제활동에 이런저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밥을 먹어도 서울 밥이고 옷을 사도 서울 옷이다. 즉, 서울시가 주민등록에 상관 없이 시립대학생을 지원하는 것은 간접적으로 시립대 근처의 상권을 지원하는 효과도 있다. 일방적으로 형평성을 따질 수 없다. 더군다나, 등록금이 인하된다면 거기서 남게 되는 돈을 전부 저축하지는 않을 것이고, 조금 더 풍족하게 사는 대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다. 여기서, 대학생의 풍족함이란 곧 많은 지름을 뜻하고, 이것은 경제를 굴러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182억원을 지원해서 등록금을 줄인다는 것은, 182억원을 대학생들에게 준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그중 100억원 정도는 대학생들이 밥이라도 한번 더 먹고, 옷도 예쁜거 한벌 더 사지 않을까? 그럼 근처 상권의 경제규모가 100억원이 늘어날 수 있다. 이것 또한 서민 지원에 해당한다.

    2. 다른 지역 공립대학의 상대적 박탈감.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기 위해 부자도 싸구려를 입어야 한다는 논리와 같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주장이다. 헐.

    바로 그 “중앙과 지방의 격차 해소”를 위해서 지방 출신 시립대학생에게도 지원할 수 있는거 아닌가.

    덧붙이자면, 단 1개 대학이라도 등록금이 매우 싼 것은 다른 대학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 일단, 등록금이 싸기 때문에 돈이 없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지원할 것이고, 이것은 장기적으로는 취업률과 학교의 명성에 관계된다. 즉, 우수한 학생이 왔기 때문에 대학이 명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우수한 학생이 들어가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게 대학의 공이 아니라 해도, 만약 그 우수한 학생이 다른 대학에 갔으나 등록금이 없어 제적당한다고 해도 그 대학은 명문일까?) 이미 배부른 명문대학은 신경쓰지 않겠지만, 그 외에 어중간한 대학들은 우수한 학생을 확보하기 위해 등록금을 낮춰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전반적인 등록금 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또한, 서울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수의 대학이 몰려 있기도 하므로, 서울 지역에 있는 대학들의 등록금 하락은 곧 전국으로 퍼질 수 있다.

    3. 기여입학제

    사립대에서도 기여입학제를 통해서 등록금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통장에 쌓여있는 천문학적인 적립금의 자릿수를 보고서도 그 말이 나올까? (나오는게 문제이긴 하다.)

    적립금은 미래의 시설 투자라든가, 국가지원 축소때 유용하게 쓰인다고 하는데, 사실 그 적립금을 등록금에서 조성하고 있다면, 혜택을 받아야 하는 학생은 등록금을 낸 학생이든지, 적어도 그 등록금을 낸 학생의 가까운 후배 정도가 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서울시의 반값등록금 정책을 지지하는 편이다.

    근데 난 광주광역시민… 게다가 직장인…

  • 초고대조비 레이저에 조사된 공액고분자 박막으로부터 이온빔과 고차조화파의 동시 발생


    http://apl.aip.org/resource/1/applab/v99/i18/p181501_s1

    2년만에 논문이 나왔다.

    음… 내가 저기서 한건, 실험 장치의 설치와 실험 결과의 분석과 실험 샘플의 제작. (이렇게 써놓고 나면 실험 설계와 논문작성을 빼고 혼자 다 한것 같은 느낌이지만, 혼자서 다 한건 아니고, 여럿이 같이 했다.)

    관심있는 분들은 많이많이 인용해주세요. ㅎㅎ

  • 신기한 인도수학



    뭐가 신기한건지 잘 모르겠지만

    100 = a

    97 = b

    96 = c

    이렇게 하자

    100 – 97 = a – b

    100 – 96 = a – c

    따라서

    7 = 3 + 4 = (a – b) + (a – c) = 2a – b – c

    100 – 7 = -a + b + c

    9300 = 100 * (100 – 7) = a * (-a + b + c) = -a*a +a*b + a*c

    12 = 3 * 4 = (a – b) * (a – c) = a*a – a*b – a*c + b*c

    9312 = -a*a +a*b + a*c + a*a – a*b – a*c + b*c = b * c

    97 * 96 = b * c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항등식이다. 물론 (a-b)(a-c)의 전개식은 고등학교에서 배운다. 나머지는 그 전에 배운다. 원리가 뭐냐고 묻기 전에 교과서부터 다시 펼쳐보자. (이런 항등식을 신기해 하니까 이씨 아저씨가 그렇게 난리를 칠 수 있는 학문적 배경이 완성된 것이다.)

    저기서 수를 a = 19238586, b = 102935, c = 30495로 바꿔도 똑같은 방법으로 계산할 수 있다. 단지 100이나 1000같은 숫자에서 빼고, 한자리 수로 바꿔서 계산하는 것 때문에 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뿐이다.


    http://sstv.tvreport.co.kr/index.html?page=news/flypage&cid=24&nid=122688


    “큰 수도 암산 가능할듯”이라고 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4928385와 3949859처럼, 10의 지수배에 어중간하게 끼어 있는 수들은 어차피 못 쓴다.


    http://www.joseilbo.com/news/htmls/2011/11/20111101126237.html


    학교에서 안 가르쳐 준다니? 이정도는 다 가르쳐 준다. 뭘 왜 안가르쳐 주냐고 묻는건가? 코마코신마신, 코코마싸싸, 얼싸안코 처럼 더 어려운 공식을 더 쉽게 외울 수 있는 공식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가르쳐 주는 곳이 한국인데. (영어로 삼각함수 덧셈공식이나 배각공식을 외워보자. 아니면 일본어나 중국어로.)

    아무튼 신기한 소식이긴 하다. 이런게 화제라니.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