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snowall

  • 버스 정류장에서의 몬티-홀 딜레마

    버스를 기다리다가 예쁜 여자를 발견하였다. 그 여자와 내가 같은 버스를 탈 확률은?

    만약 버스가 한대 지나가는데 그 여자가 타지 않았다면, 내가 그 여자와 같은 버스를 탈 확률은 증가하는가?

    재미있는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적어둔다.

  • 버스카드 시스템의 단점

    현재 서울시에서 사용하는 버스카드 시스템은 많은 단점이 있다.

    1. T머니와 U패스

    우리 학교 앞에는 편의점 두군데와 슈퍼마켓이 있다. 근데 편의점에서는 얼마전까지 T머니를 충전할 수 있었다가 U패스만 충전할 수 있게 되었다. 버스카드 충전하러 편의점 갔더니 “여기서 충전 안돼요” 라고 해서, 옆에 있는 편의점에 갔더니 “이 카드로는 택시를 탈 수 없으니까 충전이 안돼요”라는 이상한 답을 들었다. 그래서 슈퍼마켓에 가서 충전해달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충전기 전원을 켜고 좀 기다렸다가 부팅 된 다음에 해주더라. 뭐냐. 이 어이없는 하위호환성의 부재는…

    2. 환승 시스템

    다들 알다시피 낮에는 내릴 때 찍고나서 30분간, 밤에는 1시간동안 환승할인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찍지 않았을 때다. 찍고나서 유효시간이 30분이라면, 찍지 않았다면 탈 때 찍은 시간부터 30분/1시간을 세야 하는거 아닌가?

    생각해 보자. 1번 환승을 하면, 버스를 두번 타는 것을 뜻한다. 환승할인은 두번 낼 요금(1600원)을 1번 낼 요금(800원)에 두 버스를 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환승을 두번 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생긴다. 즉, 버스를 세대 탈 때 얘기다. 첫번째 버스를 내릴 때 찍고 두번째 버스를 탈 때 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다. 문제는, 두번째 버스를 내릴 때 찍지 않고서 세번째 버스를 타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두번째 버스를 환승하지 않은 것으로 처리하여 총 2400원의 돈이 나가게 된다. 만약 전부 환승으로 처리되었다면 800원을 내도 되는 것인데 말이다. 여기까지는 참아줄 수 있다.

    웃기는건, 첫번째 버스를 타고 내릴 ‹š 찍고 내렸고, 두번째 버스를 탈 때 ”

    환승입니다

    “라고 명백하게 환승임을 확인했는데 이걸 세번째 버스를 탈 때 환승이 아니라고 소급 적용하는 부분이다.

    3. 환승 시스템 2

    그리고, 세번째 버스에 해당하는 버스가 다음날 아침인 경우에도 예외가 없다는 점이다.

    생각해봐라. 환승인데 두번째 버스에서 내릴 ‹š 안 찍었다고 하자. 그럼 두번째 버스를 탈 때 찍고나서 적정한 시간이 지난 후에는 당연히

    새로

    버스를 타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걸

    세번째 환승

    으로 처리해서 두번째 버스 요금까지 부과시키는건 명백하게 버스회사의 횡포이다. 그렇게 돈이 좋으면 아예 환승할인 제도를 없애든가.

    4. 지하철 환승

    지하철은 지하철에서 지하철을 다시 탈 때 환승이 안된다. 미친 -_-;

    5. 환승 대기시간

    낮에는 분명 환승 대기시간이 30분으로 한정되어 있다. 그런데 내가 타고다니는 버스중에 어떤 노선은 실제 배차간격이 30분인 버스가 있다. 아주 간당간당하게 환승 받고 다닌다. 물론 이 버스도 서울 시내의 길이 막히지 않는다면 30분 안에 충분히 도착하는 버스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교통정책이 실패하면 할수록 이 손해는 시민이 부담하게 된다. 빨랑 해결 바란다.

  • 중앙일보의 낚시질

    중앙일보에서 임지순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실었다.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2540154

    읽어보면, 임지순 교수님이 현 수능 제도가 좋지 않은 제도이며, 본고사를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는 인터뷰 내용이 있다. 뭐, 이것 자체를 문제삼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임지순 교수님을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난 그 분을 뛰어난 물리학자로서 존경하고 있다.

    문제는 중앙일보가 왜 이 인터뷰를 임지순 교수님에게 가서, 그것도 국가 석학으로 선정된 직후에 했느냐는 점이다. 임지순 교수님은 물리학의 전문가이지 정책 결정의 전문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분이 갖고 있는 생각이 옳다거나 그르다거나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받아야 할 사람이 틀렸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런 대화는 그냥 물리학과 교수들끼리 교수실에서 얘기하다가 “자넨 본고사랑 수능중에 뭐가 더 좋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 정도로 나올 수 있는 얘기일 뿐 이 인터뷰가 수능이 잘 되거나 잘못되거나 했다는 어떤 특정 사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런 쓸데없는 인터뷰로 임지순 교수님이 연구할 시간을 뺏다니, 너무하다.

    뭐, 물론 이렇게 생각하는건 전적으로 내 개인적인 생각이고, 임지순 교수님이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시느냐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아무튼 중앙일보가 굉장히 의도적으로 인터뷰를 한 것 같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 어이, 넥슨 -_-;

    카트라이더에서 키보드랑 마우스 드라이버를 너네가 먹어버리면 어떡하냐…-_-;

    타블렛 드라이버를 먹어버리는 바람에 마우스 없이 카트를 할 수가 없잖아!

  • 나의 경쟁자가 줄어들고 있다

    내가 봐도 제목 참 건방진 소리같다. 사실 낚시를 위한 글이다 -_-;

    동아일보의 기사를 보자.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612160054

    그리고 작은인장님의 글을 하나 보자.


    http://may.minicactus.com/1840

    어찌됐든간에, 나 역시 검색을 생활화 하고 있으며 전공을 제외한 생활 상식이나 과학 상식 등등은 대부분 인터넷에서 구하고 있다.



    [각주:

    1

    ]



    하지만 난 글을 만들어낼 수 있다. 소설도 써 봤고, 논문도 써 봤고, 대학 다닐때의 레포트도 나 혼자 썼다. 암튼간에 남들이랑 똑같이 뭘 쓰는걸 지독하게(그리고 습관적으로) 싫어한다. 그리고 내 블로그에 있는 글은 전부 내가 직접 창작한 글이다.



    [각주:

    2

    ]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사실 알고 있는 지식이 곧 힘이다. 그렇다면, 남들이 모두 갖고 있는 지식을 나만 모르는 건 독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남들이 아는 지식수준에서 멈춘다면 그것 역시 자기발전에는 독이 된다. 인류 문명의 발전은 한참 나중에 따지더라도, 자기 자신의 개인적인 발전만 따지더라도 지식을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면 남들보다 앞서나갈 수 없다. 아주 잘해봐야 정확히 남이 한 것만큼, 딱 거기까지만 발전할 수 있을 뿐이다.

    학생들이 레포트를 베끼고, 다른 과학자들이 논문을 베낄수록, 난 기분이 좋다. 나와 싸울 경쟁자가 사라지고 있다는 명시적인 근거니까.



    [각주:

    3

    ]



    1. 물론, 그 전에 읽은 3000권 이상의 책이 배경지식과 키워드를 제공하긴 한다

      [본문으로]
    2. 노래 가사는 제외하자

      [본문으로]
    3. 근데 입자 물리학 분야에서 베낄 사람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쪽 동네는 워낙 아이디어 내기가 어려운 동네여서, 아이디어 하나를 내놓으면 “천재”라고 부르는 진짜 대가들이 벌떼같이 몰려들어서 걸레를 만들어놓는다. 따라서 웬만큼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면 어디서 베낄수도 없고, 누가 뭐라고 하기 힘들 정도로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을 사람이면 이미 물리학의 고수다.

      [본문으로]

  • 즈믄둥이와 인구감소

    음…흥미로운 소식이다.

    정부에서는 출산률 감소를 걱정하며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2000년에 태어난 즈믄둥이들이 “너무 많이 태어나서” 각종 경쟁률이 높아지는 바람에, 그 소식을 들은 부모들이 애를 낳지 않으려고 해서 황금돼지해인 2007년은 출산률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뭐지.

    아무튼, 정부에서 출산 장려책을 펼친다고 해도, 그와 동반해서 찾아오는 출산률 증가는 아주 조금씩 생겨야 한다. 만약 갑자기 베이비붐이 일어난다면, 그 아기들이 커서 사회에 나가는 20~30년쯤 뒤에는 경기불황이 올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리고 그 반대급부로 출산률은 더 줄어들게 되고, 결국 우리나라의 인구는 계속해서 요동치게 되는데, 이건 피라미드형 인구구조->호리병 인구 구조->역삼각형 인구구조->다시 피라미드형 인구구조를 반복하는 것 밖에 안된다.

    이 소식은 언론의 낚시질일까, 아니면 나의 쓸데없는 걱정으로 끝날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현실로 다가올 것인가…

  •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ation) #1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물론 물리학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옛날에 피타고라스는 “만물은 숫자다”라고 주장했다. 그중에서 그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바로 “정수”였다. 우리가 말하는 1,2,3,…과 그 음의 값으로 이루어진 숫자이다.

    설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정수에 관하여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들이 손가락 10개 발가락 10개 눈 2개 콧구멍 2개 귀 2개임을 세보고, 커가면서 셈하기를 배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알 수밖에 없다.

    물론, 글자를 읽을 정도라면 숫자는 당연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이 글에서 사용하게 될 수학의 수준을 이야기하면, 숫자 읽기, 더하기와 곱하기를 비롯한 사칙연산, 여기에 삼각형과 직각삼각형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이 필요하다.

    피타고라스는 자연에서 있을 수 있는 모든 현상은 정수로 표현된다고 했다. 즉, 정수로 표현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예를들어서, 끈의 양쪽 끝을 고정시키고 튕길 때 나타나는 소리(=기타)는 진동하는 끈의 길이가 정수배일 때 가장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고 했다. 예를들어서, 10센치미터의 끈을 묶어서 소리가 나게 한다면, 20센치미터, 30센치미터 등등의 정수 배의 길이가 될 때 가장 아름답게 화음을 이룬다는 것이다.

    수천년 후, 17세기에 뉴턴은 빛의 성질에 관하여 연구하고 있었다. (중력과 운동법칙도 연구했지만 빛도 연구했다. 그것도 꽤 자세하게 연구했다)

    그는 태양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무지개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고 태양빛을 다른 빛들의 혼합이라고 생각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18세기, 푸리에라는 수학자 겸 물리학자가 열의 전도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는 한쪽 끝의 온도를 높이고 다른 쪽 끝의 온도가 차가운 금속 막대에서 열이 전달되는 것을 연구하고 있었다.

    물론, 단순한 열 전도율이야 어떻게든 구한다지만, 실제 그 금속 막대 내부의 온도 분포는 어떻게 알 것인가?

    적당한 분석을 통해서 온도 분포를 어떤 다른 기본적인 함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었다. 게다가 열은 소리처럼 파동의 성질을 가지고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시간이 흘러 19세기 말, 물리학은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문제들로 우울했었다. 태양빛은 무지개가 나타나는데 태양에 많이 있다는 수소에서 나오는 빛은 왜 무지개가 나오지 않는 것인가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것이 결국 “양자역학”

    여기서 물리학자들은 “모든 입자는 파동의 성질을 또한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여 간신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하늘이 푸른 이유, 음악이 아름다운 이유, 파도가 부서지는 이유, 그리고 이 세상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

    그것은 이 모든 것들이 파동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실, 정말로 “파동”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그것들이 파동이 아니더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파동이 아닐수도 있다.

    그러나, 왜 그런지는 몰라도 파동이라고 해 두고 설명하면 실제 현실과 잘 들어맞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도 할 수 있다.

    더군다나, 다른 방법으로 설명하려고 했더니 너무 복잡해 졌다.

    이쯤 되면, 왜 물리학자들이 파동에 관하여 연구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파동은 여기저기서 나타나는데, 파동의 성질에 관하여 연구한 후, 그것이 파동의 조건에 들어맞는 것만 확인하면 그것이 어떤 일들을 하고 다닐지 대략 알 수 있는 것이다. 꽤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쉬운 것부터 해보자. 집에 오디오는 한대씩 다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없다면, 윈앰프를 켜자. 아무튼 음악을 듣다보면 스펙트럼 분석기라는 것이 보일 것이다. 윈앰프의 경우에는 음악 들은 시간 밑에 막대그래프 모양으로 표시된다.

    이건 무엇일까? 궁금하지 않는가?

    여기까지 서론이었다. 지루한 사람도 있겠지만, 아무튼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것인지 짐작했으리라 믿는다. 아니어도 상관은 없지만.

    시작은 스피커에서 소리를 내는 것 부터 시작한다. 스피커를 떨게 하는 것은 전기적 신호를 조절하면 된다. 이것은 전자석을 이용해서 간단히 할 수 있다. 아무튼, 스피커에서 소리를 만들어 내면 이 떨림은 공기를 타고 귀에 전해져서 우리가 들을 수 있게 되는데 양쪽에서 똑같은 과정으로 소리를 만들고 다시 받아들인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점이다. 우리의 뇌는 소리를 들을 때 자동적으로 “푸리에 분석”을 하기 때문에 어떤 소리가 있는지 전부 구별해서 들을 수 있다.

    (물론 소리의 세기와 높이에 따라 민감한 정도가 다르긴 하지만…)

    스피커의 진동판이 앞뒤로 흔들리는 것을 시간에 따른 함수로 표현해 보자. (시간에 따른 함수라는 말은, 소리의 시작 시간을 0으로 잡고 이후 얼마나 지났는지를 말하면 이 함수가 진동판의 위치를 가르쳐 준다는 뜻이다)

    뭐, 그냥 f(t)라고 해 두자.

    소리가 한 종류만 있을 때는 – 즉 “뚜——-“하는 소리 – f(t)는 매우 단순해서 주기적으로 진동하는 1개의 성분만 있게 된다.

    이 경우 스펙트럼 그래프를 보면 소리의 다른 성분은 조용한데 한 부분만 불쑥 솟아 있을 것이다.

    소리가 두 종류가 있을 때 – 즉 “뚜우-뚜우-뚜우-“하는 맥놀이 소리 – 는 예상대로 두 부분이 불쑥 솟아 있다.

    그럼, 이런저런 종류의 복잡한 소리는 어떤 방식으로 스펙트럼 그래프가 나올까? 이것을 계산하는 방법은 우선 1번, 2번, 3번 …이런 식으로 모든 종류의 소리에 번호를 붙여놓고, f(t)에서 각각의 성분이 얼마나 있는지 계산한 후 각 번호에 따른 높이를 적으면 된다.

    이것을 계산하는 방법은 약간 복잡하기 때문에, 비유적인 방법으로 설명을 해야 한다.

    벽의 모서리를 보자. 모서리에서는 3개 방향의 벽이 있다. 어떤 물체를 모서리 근처에 가져다 두고, 여기에 빛을 비추면 그림자가 생긴다. 물체를 적당히 고정해 두고서, 각 모서리를 향해 빛을 비추면 모두 3개의 그림자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 그림자를 이용해서 원래의 물체가 어떻게 생겼는지 추정할 수 있다. 상상이 되는가?

    물론, 3개 방향의 정보로는 완벽하지 않다. 3방향 모두에서 “원”의 그림자를 만들지만 “구”가 아닌 입체 도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더 많은 방향을 조사한다면 이 물체의 정확한 모양을 알아낼 수 있다.

    이것을 “사영”이라고 한다. 어딘가에 비춰서 그 모습을 알아본다는 것인데, 소리에 바로 이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이제, 좀 수학적인 내용을 이야기할 것이다. (다음 글에서…)

  • TV, CRT


    * 2003년 11월 4일에 쓴 글을 다시 복사해 왔습니다.

    여러분의 눈앞에 과학의 결과물 하나가 펼쳐져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곧 모니터를 보고 있다는 것 아닌가?

    모니터에는 엄청나게 많은 과학의 원리가 숨어있다.

    잠시 재미있는 실험을 해보자. 주변에 자석이 있다면 모니터나 TV 근처에 가져가 보자. 자석 근처의 화면이 일그러지면서
    무지개빛으로 이쁘게 변하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행위는 모니터와 TV의 고장을 유발하고 수명을 단축시키며 A/S도
    유상수리로 들어갈 수 있으므로 가급적 자제하기 바란다. 정 궁금하면 해보기를…

    물론, 자석을 근처에 가져가도 아무 변화가 없는 모니터가 있다. 그것은 LCD모니터다. LCD에 대해서는 나중에 얘기할 꺼리가 많으므로 여기서는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다.

    …왜 자석의 영향을 받는 걸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전자와 전자기장의 상호작용”에 관한 지식이 필요하다. 어려워보이는 거창한 개념이지만, 사실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곱셈과 나눗셈을 할줄 알면 개념을 이해할 수 있고 중학교때 배우는 2차방정식을 풀 수 있으면 계산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물리학과에 들어온다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배울 것이다.

    난 여러분들이 사칙연산을 할 줄 안다고 가정하고 설명하겠다. 만약 곱셈이나 나눗셈을 할줄 모르는 사람은 손을 들고 질문하기 바란다.

    이제부터 설명하려는 내용은 눈앞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모니터에 화면을 표시하도록 하는 주인공은 “전자Electron”라고 하는 아주 작은 입자다. 입자는 그냥 공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전자는 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1킬로그램정도의 질량을 가지고 있다.
    (0의 수가 한두개 틀릴 수 있는 것 같다. 정확히는 29개 붙어있다)

    이렇게 작은 녀석이 뭘 할 수 있냐고? 놀라지 마시라…전자는 당신이 알고 있는 기계 전부를 작동시킬 수 있다. 심지어 생명의 신비도 전자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을만큼 엄청 중요한 입자다.

    “전자전기공학과”에 가면 전자가 작동시키는 기계를 설계하는 방법을 배운다. 물론 무지하게 머리아프지만 무진장 돈 되는 분야다. 관심있는 사람은 이쪽으로 전공을 바꿔도 좋을 것이다.

    자, 이제 텅 빈 공간을 하나 생각해 보자. 그리고나서 여기에 전자를 가져다 두자.

    (이 작업들은 전부 당신의 상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상상력이 빈곤한 사람이라면 역시 손들고 질문하기 바란다. 그림으로 그려줄 수도 있다)

    진짜 전자는 아무리 가만히 가져다 두더라도 이리저리 흔들린다. 어디에 있는지 잘 알 수도 없고 뿌옇게 흐려진 상태로 보일
    뿐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냥 공 모양으로 생긴 가짜 전자를 이용해야 한다. 아무튼간에 전자를 텅 빈 공간에 가져다 두면
    그녀석은 가만히 멈춰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있는 전자로 할 수 있는건 없으므로 우리는 전자를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가만히 있는 녀석을 움직이게 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하면 될까? 간단하다. 손으로 밀면 된다. 하지만 전자는 너무 작아서 손으로 밀면 저 멀리 튕겨져 나가게 된다.
    과학자들은 전자가 있는 곳을 불편하게 바꿔주는 방법을 이용한다. 전자는 좀 불편해도 우리를 위해서 희생해 주기 바란다.

    전자는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힘 “전기력”을 느낀다. 이것은 중력이랑 비슷하다. 우리가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자는 전기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진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아래”는 우리의 발바닥 방향이 아니다.

    전자공학자들은 전기력을 이용해서 전자를 마음대로 조종한다.

    모니터 뒤쪽의 툭 튀어나온 부분, 그 부분이 없다면 모니터의 두께가 엄청 얇아질 것이다. 그러나 LCD나 PDP를 이용하지 않는 한 그 부분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부분에는 “전자총”이라는 것이 있어서 전자를 화면을 향해 발사하는 장치가 있다.

    전자총이 하는 일은 마치 화면을 향해 공을 던지는 것과 같다. 예를들어, 아까 말한 가상의 공간에서 공을 던져보자. 다른 영향이
    없다면 공은 직선으로 날아가게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다른 힘이 작용한다면 휘어져 날아가게 될 것이다.

    모니터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주 간단하다. 모니터를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보거나, 또는 돋보기를 이용해서 자세히 보게 되면 아주
    작은 점이 보일 것이다. 이 점 하나를 “화소pixel”라고 부른다. 모니터에 붙어있는 수십~수백만개의 화소가 빛을 내기
    시작하면 우리는 그것 전체를 하나의 화면으로 보게 되고, 드디어 이 글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럼 화소는 어떻게 빛을 내는 걸까?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화소는 빛을 잘 내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 물질의 이름은 “형광물질”이다. 그런데 가만히 있을
    때는 빛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전자가 와서 이 형광물질을 흥분시키면 어떻게 될까? 당신이 야구공을 머리에 맞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부분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할 것이다.

    분자가 전자에 얻어맞으면 길이가 좀 더 늘어나거나 또는 전체적으로 진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진동이 오래가지는 않는다. 곧 진정하게 되고 진동은 멈춘다. 그럼 진동하고 있던 에너지는?

    우리 세상에는 “에너지”라는 숫자가 있어서 그 수를 전부 더하면 항상 같은 값을 가진다. 이 단순한 법칙이 물리학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에너지 보존법칙”이라고 하는 것이다. 진동은 분명 에너지를 갖고 있다. 그런데 진동이 멈추었다면 그 에너지는
    어디로 간 것일까? 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변신했을 뿐이다. 이쯤 얘기했으면 다들 짐작했을 것 같은데, 아무튼 답은 “빛”이다.

    전자가 분자를 때리면 분자가 약간 진동했다가 다시 멈추면서 빛이 방출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빛을 보는 것이다. 색깔의
    표현은 진동하는 정도가 큰지 작은지에 따라 결정된다. 이에 관해서도 나중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자, 그럼 이제 전자가 전자총에서 발사되어 모니터에 와서 빛을 낸다는 건 알았다.

    그런데 만약 전자총에서 발사된 후 아무런 힘도 받지 않는다면 앞으로만 쭉 날아갈 것이므로, 한 점에서만 빛이 나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아까 말했다시피, 화소는 모니터에 뿌려져 있다. 전자가 이것을 맞춰야 한다.

    그렇게 하시 위해 전자공학자들은 전기장을 이용해서 전자를 조종한다.

    이때, 보통의 전기장이 아니라 1초에 60번, 7000번 진동하는 전기장을 사용한다.

    모니터는 아주 작은 바둑판 모양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왼쪽 위의 첫번째 줄부터 시작해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1줄씩 그리면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다.

    아주 정확하게 전기장을 조절해서 전자가 정확한 위치의 화소를 때리도록 한 것이다.

    전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는것을 1초에 7천번,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것을 1초에 60번씩 반복한다.

    이제 자석의 영향을 받는 이유를 설명해 보자.

    방금 말했듯이 전자는 전기장의 영향을 받는다. 전자를 움직이게 하려면 전기장을 만들면 되는 거다. 그런데 전기장을 만드는 방법은
    한가지가 아니다. 분명히, 전기를 띠고 있는 물질을 근처에 가져다 두면 그 근처에 전기장이 생긴다. 하지만! 전기를 띠고 있는
    물질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전기장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바로 자기장이 변하는 경우이다.

    이것을 발견한 것은 패러데이인데, 코일 근처에서 자석을 움직이면 코일에 전류가 흐르는 것을 보고 발견했다고 한다. 코일이란
    전선을 나선형으로 감아둔 것이다. 전류가 흐르기 위해서는 전기장이 생겨야만 하므로, 자석이 움직일 때 전기장이 발생한다는 것은
    분명히 확인되는 것이다.

    이때, 자석과 전자가 움직이는 것은 어느쪽이 움직이든 상관 없다. 즉, 전자가 가만히 있고 자석이 움직이거나 자석이 가만히 있고
    전자가 움직이는 것은 똑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것이 상대성 원리이고, 특수 상대성이론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모니터에 자석을 가져오게 되면 자석을 그냥 가만히 대고만 있더라도 전자가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전자가 흘러가는 방향이
    바뀌게 되고, 결국 전자는 자기 갈 길을 잃고 엉뚱한 화소를 때리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색이 변하는 것이다.

    한가지 덧붙이면, 자석을 가져다 댔다가 떼었을 때, 원래의 색상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요새 모니터는 이런 색상의
    변질을 보정하는 기능이 있다. 이 기능에 관해서는 모니터 설명서를 참고하도록 하고, 그런 기능 없이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참고하자.

    (A/S센터에 맡기면 되지만, 꽤 비싸다…-_-; 이건 빼도박도 못하는 100% 사용자 과실이기 때문에…)

    자석을 가져다 대서 색이 변한 경우, 모니터 내부의 금속이 자성을 띠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자성을 없애주면 되는데,
    여기서 사용하는 것이 Hystersis Loss이다. (우리말로 “겪음손실”이라고 번역하는데, 대단히 어색하다…-_-;;;;
    무엇을 겪는다는 것인가…)

    Hystersis란 철과 같은 자성체에 자기장이 가해졌을 때 철이 어떤 자성을 띠게 되는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무튼간에, 철에 자석을 가까이 가져가서 이리저리 흔들면 자기장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철이 자화되는 방향도 계속 변하게 된다.
    이때 철 자체의 성질때문에 자화되는 방향이 완전히 변하지 않고 계속 손실되는 성분이 있게 되는데, 자석을 흔들면서 점점 멀리
    가져가면 이 손실되는 성분을 보충해줄 자기장이 약해지므로 철의 자화된 방향이 계속 바뀌면서 약해지게 된다. 그러다가 자화된 것이
    없어지게 된다.

    무슨얘기인지 잘 모르겠지만, 사실 나도 잘 모른다. 아무튼간에 자석때문에 고장났으면 자석으로 해결하라는 뜻이다.

    이것으로, 모니터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한 이야기를 끝내겠다.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나중에 고치도록 해야겠다.

    2003.11.04

  • 위치에 관하여


    * 2006년 11월 6일에 쓴 글을 복사해온 겁니다.

    여기서 우리는 “입자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또 기나긴 설명 하나를 거쳐야 한다. 당신이 “좌표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이 부분을 건너 뛰어도 상관 없을 것이다. 사실
    몰라도 된다 -_-; 그렇지만 설명하고 넘어가겠다.

    입자가 무엇인지는 잘 몰라도 된다. 나는 그냥 ‘입자’라고 이름 붙여진 무언가에 관하여 이야기 할 것인데, 입자는 당신이
    생각하는 어떤 것이라도 좋다. 공, 자동차, 비행기부터 소리, 파도, 사랑 등 이름붙일 수 있는 모든것을 입자로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물리학이랑 수학은 굉장히 근본적인 학문이다. 감정도 분석 가능한 대상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뭐, 그쪽은 심리학이 좀 더 강력한 도구를 갖고 있을테지만…)

    아무튼 물리학자들은 입자가 어디에 있는지 알기 위해서 숫자를 이용한다. 보통은 숫자 3개를 묶어서 사용하는데 예를들면 (20,30,10)과 같은 것이다.

    저 숫자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왼쪽으로 20, 앞쪽으로 30, 위로 10의 위치.” 단위는 어떤것이든 좋다. 미터,
    센치미터, 인치, 당신의 발바닥 크기 등등. 이런 방법은 우리집 주소를 표시할 때도 쓴다. “803동 1004호”라는 말에는
    “8단지로 찾아가서 3번째 건물에 있는 10층의 4호”라는 뜻이 숨어있다. 간단한 집주소에도 3차원적인 위치를 표현하는 것들이
    숨어있는 것이다.

    그럼 입자가 가만히만 있을까? 그럼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뭔가 움직임이 있어야만 입자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일을 할 수
    있을테니까, 우리는 입자가 움직이는 걸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방금 앞에서 본 좌표 개념을 도입하자.

    자, 나는 앞으로 보통의 좌표를 (a,b,c)와 같이 소문자의 묶음으로 나타내고 (a,b,c)를 통틀어서 A와 같은 대문자로 나타내겠다. 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다.

    A = (a,b,c)

    이것은 간단한 등식이므로 이해하는데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때, a,b,c에는 어떤 숫자라도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주의하기를…

    아무숫자나 넣을 수 있다는 것은 꽤 매력적인 성질이다. 우리는 그곳에 필요한 숫자를 넣어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A를 이야기 했으므로 B도 이야기 해 보자.

    B = (l,m,n)

    우리는 입자의 위치를 말하기 위해 “좌표”라는 3개의 숫자를 사용하는데, A와 B는 그런 좌표 중에서 특정한 점 2개의
    “이름”이다. 앞으로 내가 A라고 하면 그것은 (a,b,c)라고 하는 어떤 점을 간단히 말한 것이다. 이것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로 길게 이어지는 주소를 “우리집”이라는 한마디로 압축한것과 같다.

    그럼, A에서 B로 움직였다고 하면 얼마나 움직인 것일까?

    간단히, B에서 A를 빼면 된다. 어떻게!?

    아래와 같이 적으면 어떨까ㅕ?

    B – A = (l,m,n) – (a,b,c) = (l-a, m-b, c-n)

    각각 좌표값끼리 빼준 것이다.

    내가 방금 위에서 계산한 것을 수학자들이나 물리학자들은 “벡터의 차”라고 이야기한다. 그런 사람들은 A와 B를 각각 벡터라고
    부르는데, 어떤 벡터에서 다른 벡터를 빼버렸기 때문에 그 차이를 계산한다는 의미에서 “벡터의 차”라고 부른다.

    물론 벡터의 합도 숫자와 똑같은 방법으로 계산할 수 있다. 곱하기의 경우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기 때문에 좀 복잡하다. 다음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거다.

    아무튼 방금 우리는 얼마나 움직였느냐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그것으로 다 끝난걸까?

    설마 그럴리 없다. 똑같이 1km를 이동했더라도 1시간만에 이동한 것과 10분만에 이동한 것은 분명 다른 점이 존재한다. 어디가 어떻게 다른 것일까?

    간단히 생각해 보자. 어떤 경우에 더 빨리 이동했을까?

    직관적으로, 그리고 상식적으로 1시간만에 이동한것보다 10분만에 이동한 경우가 더 빠르다. 우리는 이것을 표시해주기 위하여 이동한 거리를 시간으로 나누어서 표현한다.

    1km/1시간, 1km/10분

    /는 앞에 있는 숫자를 뒤에 있는 숫자로 나누어준다는 뜻이다.

    1시간은 60분과 같기 때문에, “1km/1시간”이 “1km/10분”보다 더 큰 값을 가지게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잘 모르겠다면 정확히 계산해 보면 된다. 아마 계산이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1시간동안 이동한 경우라도 어떤 경우에는 10분만에 이동한 것보다 더 빠르게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 않은가? 마라톤 선수가 처음부터 있는 힘껏 달리면 다른 선수들보다 더 앞서나가게 된다. 그러나 지쳐서 결국엔 꼴찌를 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경우가 존재하는 것이다. 부디 그런 일이 없다고 하지 말기를…

    이런 경우는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물리학자나 수학자들은 이런 경우에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시간에 관한 속도의 함수를 표현해라. 그리고 시간에 관한 위치의 함수를 표현하라”

    그리고 이 작업을 당신이 원하는 모든 입자에 대해 계산할 수 있다면 당신은 모든것을 예언할 수 있다. (내가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모든것을 예언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계산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괜히 이상하게 받아들여서 물리학 만능주의에
    빠지지 마시기를…)

    그럼 쉬운 것부터 해보자.

    당신이 걸어간다. – 라는 상황을 생각한다.

    일정한 속도로 걸어갔다. 1분동안 걸어갔더니 60미터를 갔다. 그렇다면 당신은 1초에 1미터씩 간 것이다. 일정한 방향으로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걸어갔다면 당신의 속력은 “초속 1미터”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제 “초속 1미터”라는 말을 함수로 표현하기 위해서 “1차 함수”라는 것을 알아보자.

    당신이 1분동안 60미터를 갔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당신의 속력이 초속 1미터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1시간, 2분, 10분 등등 임의의 시간에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이 속력에 시간을 곱하는 방법이다.

    시간을 t 라고 쓰고 속력을 v 라고 적는다면 당신의 위치 x 는

    x = v * t

    이런식으로 적어두면, 속력은 정해져 있으므로 시간만 알게 되면 위치는 자연스럽게 예상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경험적으로, 그 시간에 실제로 그 위치에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런데 물체는 항상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어떤 때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기도 하고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표현할까?

    위에사 말했다시피, “속도를 시간의 함수로 표현하면” 된다.

    함수에 관한 설명은 다음에 하도록 하고, 우선은 시간을 대입하면 속도를 알 수 있는 수식이라고 해 두자.

    그럼 이렇게 쓸 수 있다.

    물체의 위치벡터를 R이라고 하고, 물체의 속도를 V라고 하면

    R(t) = (x(t), y(t), z(t) )

    약간 복잡해 보이지만, 시간에 대한 위치의 함수 x(t), y(t), z(t)를 위치벡터로 나타낸 것이다.

    그리고 물체의 속도는

    V(t) = (v_x(t), v_y(t), v_z(t) )

    라고 쓰면 된다. 밑줄을 긋고 x, y, z를 나타낸 것은 각각의 방향에 따라 속력이 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구분해 준
    것이다. 이런 표현들이 익숙하지 않다면 몰라도 된다. 하지만 어떤 시간에 대해 위치에 관한 식을 적을 수 있다면, 그건 문제를
    다 풀었다는 의미임을 알아두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위치R과 속도V는 어떤 특정한 관계를 만족시키는데, 바로 “미분”이라는 것으로 연결되어 있다. 수학적으로 얘기하면 “속도는 위치의 1차 미분이다”

    미분에 관한 것 역시 함수에 관한 설명에서 이야기할 것이다.

    지금은 단지 속도나 위치 둘 중 하나를 알 수 있다면 다른 하나 역시 알 수 있다는 것만 알면 된다.

    위에 적은 설명들이 너무 어려워서 이해가 잘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중요한건 이것 뿐이다.

    위치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은 위치벡터를 이용하여 나타내는 것이고, 이것을 이용하여 시간에 대한 위치와 속도의 함수를
    “계산”할 수 있고, 그것은 “정말로” 실제 위치에 대응된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우리가 물리학을 믿을 수 있는 이유이다.

    *”정말로” 실제 위치에 대응되는 것은 수많은 실험에 의해 밝혀졌다. 뉴턴이 이것을 확립했는데, 어떤 물체가 움직이는 것을
    뉴턴이 제시한 방법대로 계산했을 때, 실제로 이 물체의 움직임이 측정 오차 범위 내에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2003. 11. 6

  • 문의 손잡이는 왜 바깥쪽에 있을까?


    *2003년 11월 25일에 쓴 글입니다.



    왜 그럴까?

    물론, 손잡이를 경첩 가까이에 다는 바보같은 시공자는 없다. 그런데 경첩 가까이에 달면 안되는 걸까?

    – – 달아도 된다! 손잡이의 위치에 관하여 그 어느 누구도 따질 수 없다.

    그러나 그렇게 달면 문을 열기 힘들 것이다.

    사람들은 편한 것을 찾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바깥쪽에 다는 것이다.

    왜 더 편할까?

    똑같은 힘으로 밀어도 바깥쪽에서 미는 것이 더 쉽다 – 즉 힘이 덜 든다

    물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토크”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토크는 회전을 만드는 원인인데 회전하기 위해서 “힘”과 “축에서 어긋난 방향”이 필요하다.

    예를들어, 문을 열 때 경첩 방향으로 밀면 절대 열리지 않을 것이다. 경첩의 반대 방향으로 잡아당겨도 절대 열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경첩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밀면 아무 방향으로나 밀어도 잘 밀릴 것이다.

    토크는 힘의 크기에도 관계된다. 문을 더 큰 힘으로 밀면 더 빨리 회전할 것이다. (당연히!)

    이 토크와 “각운동량 보존 법칙”을 이용해서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고 잘 굴러가는 이유라든가, 인공위성의 자세 제어 방법, 피겨 스케이팅이나 체조 선수들이 멋있게 회전할 수 있는 이유등등을 설명할 수 있다.

    “각운동량”이라는 건 물체의 회전을 멈추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말해주는 값인데, 물체의 회전 속도와 물체의 회전 반경, 물체의 질량과 관계가 있는 양이다.

    빨리 돌 수록, 회전 반지름이 크게 돌 수록, 질량이 클 수록 멈추기 힘들다는 사실은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각운동량을 변하게 하기 위해서는 “토크”를 작용해야 한다. 즉, 각운동량이 변했다면 이 물체에 토크가 작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