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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거 재기 #4 – 태양의 크기
달의 크기와 달까지 거리를 알아냈으면, 이제 그 다음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태양까지의 거리를 알아낼 차례다. 비례식을 두번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계산이 복잡해 보일 수는 있겠지만, 사실 비례식이나 도형의 닮음 같은 개념들은 중학교 때 다 배우는 것들이라 이게 어렵다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더 쉽게 하려면 초등 수준으로 가야 할텐데, 그럼 자로 대서 재보는 수밖에 없고, 1억 5천만 킬로미터는 자로 재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지구 크기까지는 자로 쟀었다.)
우선, 천문학 공부를 간단히 해야 한다. 별까지 거리를 알아보는 것 자체가 천문학 공부이긴 하지만.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일식과 월식 현상을 조사해야 한다. 일식(Solar eclipse)은 태양이
달에 가려지는 현상이다. 당연히(!) 낮에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밤에는 가려질 태양이 없으니까.) 반대로, 월식(Lunar
eclipse)는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려지는 현상이다. 물론 밤에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천만 다행으로, 인간을 위해서 그런건 아니었겠지만, 지구 주변에는 아주 적당한 크기를 가진 달이 아주 적당한 거리에서 아주 적당한 궤도로 돌고 있다. 여기서 아주 적당한 궤도란, 지구의 공전면과 달의 공전면이 거의 같은 평면에 있기 때문에 적당하다는 뜻이다.
일단 월식을 먼저 알아보자.
월식은 부분월식과 개기월식이 있다.
특히, 개기월식 때는 위와 같은 과정으로 달이 지구를 통과하게 되는데, 대충 지구 그림자의 크기는 달 크기의 2.5배가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https://ko.wikipedia.org/wiki/%EC%9B%94%EC%8B%9D
지구 그림자의 크기가 달 크기의 2.5배 정도 된다는 사실은 다음의 개략도를 보고 이해할 수 있다.
from
http://eclipse.gsfc.nasa.gov/OH/OH2007.html
Eclipse map/figure/table/predictions courtesy of Fred Espenak,
NASA/Goddard Space Flight Center.For more information on solar and lunar eclipses, see Fred
Espenak’s Eclipse Web Site:
sunearth.gsfc.nasa.gov/eclipse/eclipse.html
지구의 본그림자 안에 달이 대충 2개 반 정도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사실로부터, 우리는 지구의 그림자가 멀어질수록 작아지는데, 지구와 달 까지의 거리 정도로 멀어지면 저만큼으로 작아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제, 위와 같은 그림을 그려보자. 우리는 B와 r과 C를 알고 있다. 그럼 초등학교와 중학교때 배운 간단한 비례식을 사용해서 R의 크기를 알 수 있다. 수능에도 나왔을지도 모른다. 일단 삼각형의 닮음만을 생각한다면, 달이 있는 위치인 C의 오른쪽에 있는 꼭지점을 보자. 이 꼭지점을 기준으로 하면, 달이 지나간 지구의 그림자(C)가 이 꼭지점과 함께 삼각형을 만들 수 있고, 지구(B)의 지름을 한 변으로 해도 삼각형을 만들 수 있고, 태양(A)을 한 변으로 해도 삼각형을 만들 수 있다. 이 세개의 삼각형은 모두 닮음이다. (각 하나가 닮았고, 변 세개가 모두 평행하다.) 무슨 뜻이냐 하면, 각 삼각형의 거리의 비율이 각 삼각형의 밑변(=각 천체의 지름) 비율과 같다는 뜻이다.
그리고 삼각형을 만들지 않더라도, 사다리꼴만 만들어도 비례식을 세울 수 있다. 이것도 일단은 별다른 설명 없이 넘어간다. 이런게 궁금한 독자라면 직접 풀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C:B=r:(r+R)이 된다. 여기서 C와 B와 r을 알고 있으니, R을 구할 수 있다. 이 비례식으로부터 Br=Cr+CR이 되므로, 우리가 원하는 R은 (B-C)r/C가 된다.
이렇게 하면 태양의 크기를 대충 알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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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거 재기 #3 – 달의 크기
달까지 거리를 알아냈으면 달의 크기를 재는 방법은 아주 쉽다. 오백원짜리 동전 하나만 있으면 간단히 알아낼 수 있다.
초등학교에서 배운 도형의 닮음과 비례식의 성질을 이용하면, 지구에서 달을 바라보고 서서 오백원짜리 하나를 들고 있으면 된다. 오백원짜리로 달을 가리고 점점 멀리 떨어트리면서 달이 오백원짜리와 딱 같은 크기로 보이는 그 시점에 멈추고 눈과 오백원짜리 사이의 거리 a를 잰다. 그리고 오백원짜리의 크기 r을 잰다. b는 알고 있다. 따라서 R을 구하면 되는데, 다음과 같은 비례식이 성립한다.
http://www.topianet.co.kr/topia/6/6s/6s040002.htm
안쪽 것들끼리 곱한 것과 바깥쪽 것들끼리 곱한 것이 같다는 비례식의 성질을 이용해서, 다음과 같은 공식을 얻어낼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알아낸 달의 크기는 대략 3476킬로미터 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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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거 재기 #2 – 달까지의 거리
지구의 반지름을 알았으면 그 다음은 달까지의 거리를 알아볼 차례다.
달까지 거리는 현대에 와서는 아주 간단히 알아볼 수 있는데, 레이저를 달에 쏘아서 되돌아오는 시간을 재면 된다.
속력 = 거리 / 시간
우리는 빛의 속력이 299,792,458m/s 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시간만 정확히 재면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를 정확히 알 수 있다.
http://en.wikipedia.org/wiki/Lunar_Laser_Ranging_experiment
모서리거울의 원리.
들어온 곳으로 빛을 되돌려 보내는 거울. Retro-reflector.
http://en.wikipedia.org/wiki/Lunar_Laser_Ranging_experiment Copyright@NASA
예전에 미국 사람들이 달에 여행갔을 때 두고온 모서리거울이 있는데, 이 거울에 레이저를 쏘면 쏜 곳으로 다시 되돌아오므로 꽤 강력한 레이저와 측정기만 있으면 누구나 달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듯
, 시간은 매우 정확하게 잴 수 있기 때문에 달까지의 거리를 매우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일단 달에 다녀와야 하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 인간이 달에 다녀오기 전에 달까지의 거리를 재는 방법은 시차 측정이었다. 시차(示差)는 서로 다른 두 위치에서 하나의 물체를 바라보면, 물체의 위치가 보는 위치에 따라 달라 보이는 현상이다. 대표적으로, 손가락을 눈 앞에 세우고 바라보면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배경이 두개로 보이든가 손가락이 두개로 보이든가 하는데, 이것이 바로 시차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달은 그 뒤에 아주 많은 별들을 배경으로 깔고 있다. 따라서, 동시에 달을 바라보더라도 위치가 다르면 그 뒤에 보이는 별들의 위치가 달라 보이는데 이 때의 각도를 알아내면 달까지 거리를 알 수 있다.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do?docid=b13s2175b001
직접 찍은 달 사진.
땅에서 봤을 때 어떤 천체를 올려다 본 각도를 그 천체의 고도라고 한다. 이 각도를 a라고 하자.
그럼, 지구에서 달을 바라보면, 위와 같은 사각형을 그릴 수 있다. 지평면에 대해서 올려다 본 각도를 잰 것이므로 a는 지평면과 달 사이의 각도가 된다. 그리고, 지평면과 지구 중심에서 관찰자 위치까지는 90도의 각도를 이룬다. 마찬가지로, 지구 저편의 어딘가에서 같은 관찰을 할 수 있는데 그곳에서 잰 달의 고도를 b라고 하자. 그럼 두 관찰 지점 사이의 각도를 c라고 할 수 있다. c는 지구 반지름을 알고 있으므로, a지점과 b지점 사이의 거리를 재면 호와 원주각 사이의 관계로부터 각도를 얻어낼 수 있다. 그럼, a, b, c, d는 사각형을 이루므로 a+90도+b+90도+c+d = 360도가 되어야 한다. 간단한 산수를 통해서, d = 180-(a+b+c) 라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
각도 d를 알아냈으면 이제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를 알아낼 수 있는데, 고등학교 때 배운 간단한(!) 삼각함수 공식을 사용해서 얻을 수 있다.
먼저, 두 지점 사이의 거리 H를 알아내야 한다. 간단히 제2코사인 공식을 사용하면 된다. 제2코사인 공식이 기억나지 않아도 별로 상관은 없다. 모르는 사람은 몰라도 되니까 모르고 사는 것이고, 아는 사람은 아니까 된 것이고.
중요한건, 그렇게 해서 H를 구한 다음에, 다시 제2코사인 공식을 사용해서 D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 D는 d에서 a로 간 것과 c로 간 것이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어차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므로 둘이 같다고 가정해도 된다. 그러고 싶지 않다면 각도a와 각도b가 같아지는 지점에서 이 관측을 수행하면 된다. 어쨌든 삼각형 adb는 이등변삼각형이라고 치자.
이렇게 된다. 그럼 우리가 필요한건 D일 뿐 H가 아니므로, 위의 공식과 합치고, 관찰한 a와 b를 이용해서 한번에 쓸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달이 얼마나 높이 떴나 관찰하는 것 만으로 달이 얼마나 멀리 있나 알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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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강의들
http://www.learnerstv.com/Free-Physics-video-lecture-courses.htm
공부하려고 자료 찾다 보니 이런게 나왔다. 물리학 동영상 강의이고, 학부 수준의 물리 공부에 도움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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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라
찾는다는 뜻의 영어 동사는 많다.
find = 우연히 발견하다. 기본적으로 ‘어쩌다보니 내 눈 앞에 나타났다’는 뜻을 갖고 있다. 열심히 연구하다가 알아냈다는 뜻도 있지만, 연구하다가 알아낸 것을 우리는 ‘발견’이라고 한다.
look for = 의도적으로 찾아보다. 뭘 찾아야 하는지 알고, 그게 어디에 있는지 알고, 다 아는 상황에서 찾아본 것은 어쩌다 보니 찾은게 아니다. 이건 그냥 거기에 있어야 할 것을 거기에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물론 거기에 꼭 있을 필요는 없고.
search = 수색. 샅샅히 뒤져서 원하는 그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 원하는 것을 찾아내기 위하여 이 잡듯이 뒤지는 걸 뜻한다.
seek = 탐색. 찾아보는것. 그게 뭔지는 대충 알고, 어디에 있는지도 대충 알고, 그래서 찾아보는 것도 대충 찾아본다.
pursue = 추구하다. 내가 찾는게 뭔지 안다. 사실은 눈앞에 빤히 보이는 그것인데, 잘 잡히지는 않는 것을 끝까지 추적하는 것. 그래서 갈데까지 가보는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