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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IST에 대해 멋대로 소개하기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은 GIST의 APRI이다.

    GIST는 광주과학기술원의 영문 약칭이고 APRI는 그 밑에 있는 원장 직속 연구소인 고등광기술연구소의 영문 약칭이다.

    사람 사는데가 다 그렇듯 장점도 많고 단점도 (조금?) 있지만 솔직히 단점은 내가 여기서 전문연구요원으로 있으면서 느끼는 불편함 등이 단점이기 때문에 단점이라고 말하기에 좀 부족하다. 어쨌거나 입시 시즌이 다가오기도 했고, 이번에 GIST에서 학부생들을 뽑기 시작하기 때문에 별 이유 없이 소개를 한번 해본다.

    (이 글 쓴다고 GIST에서 뭐 주는거 절대 없음 -_-; )

    일단 간단히 소개하자면, GIST는 93년에 광주과학기술원법이 제정되고 95년에 개원한 연구원이다. 연구원이란 여러개의 연구소가 모인 곳 정도를 생각하면 된다. 그동안 석사, 박사 과정을 거쳐간 수많은 학생들이 있었으며, 그들은 지금은 전 세계 곳곳에서 연구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유명 연구소 등으로 진출한 사람도 많다.)

    GIST 홈페이지 :

    http://www.gist.ac.kr


    GIST홈페이지에 가보면 전반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참고해 보자.

    그럼, GIST는 뭐가 좋은가?

    나도 여기에 온지 1년밖에 안되어 모든걸 다 파악하지는 못했다. 일단, 내가 일하고 있는

    고등광기술연구소

    를 얘기해 보자면, 세계수준의 초 고출력(Petawatts 급) 초고속(30 femtosec) 레이저 실험 설비가 있다. 물론 여기에 온다고 해서 이 장비를 마음껏 주물러 볼 수 있는건 아니지만, 계속 여기서 공부하다보면 언젠가는 마음껏 주물러 보게 될 수 있다. 광공학, 플라즈마, 레이저 공학, 양자광학, 광소재-소자 연구 등 빛과 관련된 연구는 거의 다 하는 것 같다. 물론 고등광기술연구소는 광기술 연구소니까 당연히 광학이 전문이고.

    그밖에, 대학원 전공을 보면, 생명과학, 환경공학, 기전공학, 신소재공학, 정보통신공학, 정보기전공학 등이 있다. 이와 관련되어서는 사실 내 전공이 아닌지라 GIST가 갖는 위상이 세계적으로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GIST 출신 박사들이 해외의 대학에서 교수로 임용되었다는 소식도 자주 들리고(

    1

    ,

    2

    )

    2009년 대학 평가에서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수 부문에서 세계 14위, 아시아 1위를 했다

    고 한다. 어쨌든 규모는 카이스트보다 작지만 실적에 있어서는 그리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같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이번에 학부생이 들어오면 뭐가 좋은가에 대해 생각을 해 보았는데, 일단 첫 학부생이기 때문에 선배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인가? -_-;) 그리고 학기당 100만원 정도의 기성회비를 제외한 등록금과 기숙사비 등이 전액 장학금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대단히 싼 가격에 국립대를 졸업할 수 있다. (아마 우리나라 대학 중 가장 저렴할 듯 싶다. 방통대 빼고.) 대학원으로 연계되는 학석사 연계과정을 활용하면 5년만에 석사학위까지 노려볼 수도 있다. 박사과정까지 진학하면 20대 박사도 꿈이 아니다. (20대 초반 박사는 아직은 꿈.)

    물론 수업 수준은…내가 들어보진 못했으므로 뭐라 평가할 수는 없지만, 괜찮지 않을까?

    그리고 실험 설비는 매우 좋다. (세계적인 연구 성과가 허름한 설비에서 나온다면 그거야말로 기적. 신의 권능이라고 이름붙여야 할 것이다.) 학부 다니면서 이렇게 좋은 실험 설비를 사용해 볼 수 있다는건 정말 행운일 것이다. 게다가 아직 지어진지 그리 오래된 건물이 아닐 뿐더러, 학부생들을 위한 강의동은 새로 짓고 있기 때문에 새집 증후군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반짝거리는 강의실에서 공부하게 될 것이다. (단점으로 보여지면 안되지만…)

    어찌되었든, 응용 과학에 특화된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산학 협동 연구과제도 많이 수주받고 있고, 따라서 이런 연구과제에 들어가서 일(=공부)을 하게 된다면 졸업 후 취직까지 이어질 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취직하는데는 그다지 손해볼 것 같지는 않다. 또는, 공부로 끝장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박사과정까지 진학할 수도 있고, 박사학위를 받고 나서도 괜찮은 직장으로 다들 가기 때문에 해볼만 하다.

    또 하나의 장점은,

    외국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유학을 오기 때문

    에 영어를 쓸 기회가 의외로 많다는 점. 이공계 전공수업은 전부 영어로만 강의한다고 하니 영어 공부하기에도 좋다. (영어를 못해도 그냥 오면 된다. 영어는 쓰다보면 늘어나는 것이지 공부만 한다고 늘어나지는 않는다. 특히, 교수님한테 갈굼당하면서 배우는 영어와 실험실 친구랑 노가리까면서 배우는 영어가 가장 빠르게 실력이 늘어나는 영어다.)

    나도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외국에서 온(러시아, 일본, 이집트, 체코 등등) 다양한 연구원들이랑 놀다보니 대충 영어로 농담따먹기 정도는 하게 되었다. 시험 성적이 안나올 뿐…;;;

    캠퍼스는 넓다. 하지만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준다. (학생들만…-_-; 난 못빌림)

    끝으로, 이건 가장 중요한 정보인데, 학생식당 밥은 그럭저럭 괜찮다. (2500원의 가격을 생각하면, 정확히 2500원짜리 맛이 나는 밥이다.) 근처 식당가로 밥먹으러 나가려면 걸어서 10분, 자전거로 4분, 차로 1분 정도 가야 하지만 그때 지나쳐 가야 하는 길이 쌍암공원이라는 괜찮은 데이트 코스가 있기 때문에 다닐만 하다. (이것은 장점이자 단점.)

    좀 더 자세하고 미묘한 사항은 댓글로 질문 부탁한다. (그리고 GIST홈페이지를 꼼꼼히 살펴보자.ㅋ)

    GIST에서 대학생활을 해볼 사람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자.


    http://www.gist.ac.kr/sub03/03_02_01.html

  • 장자

    장자를 다시 읽고 있다. 가장 세계에 있는 책 중에서 괜찮은 책인 것 같다.

    모든 만물을 일부러 무엇인가를 하게 하려 하지 않고 그 본성에 맞게 저절로 이루어지게 한다면 하지 못할일이 없을 것이다.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만 그 본성을 거스른다면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는 일이 없을 것이다. 자기가 가진 본성에 따라서 살면 그만이다. 더 노력할 것도 없고 더 포기할 것도 없다.

    본성을 알아보자. ㅋㅋ

    결국은 철학의 원류인, “나는 누구인가?”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우주의 모든 질문은 단 하나이고, 우주의 모든 대답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 금성에 편지쓰기

    SMS급 단문 메시지지만(영문 40글자 제한) 어쨌든!

    이번에 일본 우주국에서 아카츠키라는 금성 탐사선을 보낸다고 한다. 내년쯤에.


    http://www.jaxa.jp/event/akatsuki/index_e.html

    .

    어쨌거나 금성의 대기를 관측하기 위해서 가는데, 가는김에 금성에 편지도 배달해 준다고 한다.

    우리 모두 금성에 한마디씩 하자. (금성인들도 스팸의 괴로움을 알아야 한다. – 난 지구인이니까.)

    인증서도 내준다.

    내가 보낸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Venusian, come to the Earth, let’s play

  • 용기

    비행기가 추락하고 있다. 낙하산 수는 충분한데, 문제는 낙하산이 정상인지 믿을 수 없다.

    어느 낙하산을 고를것인지는 내가 선택하면 되는 것이지만, 지금 낙하산이 정상인지 확인할 시간은 없다. 골라잡고 뛰어 내려야 한다.

    늦게 선택하면 비행기랑 같이 가는 것이다.

    바로 지금이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있게 뛰어내릴 용기같은건 갖고 있지 않다.

  • 시간에 대한 대칭성 파괴

    물리학적으로 유명한 사실이지만, 물리 법칙은 공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대칭성을 갖고 있지만 시간에 대해서는 완벽하지는 않다. 물리 법칙이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에너지가 보존되긴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는 방향이 왜 과거에서 미래로만 가는지는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

    미래로만 향하는 시간은 필연적으로 대칭성을 깨고, 우리 실생활에도 영향을 주는데, 이에 대해 루이스 캐럴은 다음과 같은 사례를 들었다. (물론 이것은 내가 맘대로 사례로 해석하여 갖고온 예일 뿐 루이스 캐럴이 이런걸 생각하고 말한 것은 아닐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헨리 4세>에서 피스톨이 다음의 유명한 대사를 읊은 순간을 가정해 보자.

    “어느 쪽 왕을 섬기느냐, 이 악당아? 말하지 않으면 죽으리라!”

    셸로우는 답이 윌리엄 아니면 리처드 둘 중 하나라는 건 확실히 알았지만, 누구라고 말해야 할 지 판단이 안 섰다고 치자. 그는
    어느 쪽 이름을 섣불리 다른 이름보다 먼저 말할 수 없었으므로, 그 자리에서 죽느니 차라리 “릴치엄!”이라고 내뱉었을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http://lectrice.compuz.com/alice/car03.html

    , <스나크 사냥>에 대한 루이스 캐럴의 서문

  • Histogram Theorem

    최근 나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두 수열 a(i)와 b(i)가 있다. 유한 수열일수도 있고 무한 수열일 수도 있다. 단, 두 수열 a와 b의 인덱스 i가 가지는 영역은 동일하다.

    이에 대해서 함수 A(E), B(E), H(E) 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A(E) = #{ i | a(i) = E}

    B(E) = #{ i | b(i) = E}

    H(E) = #{ i | a(i) – b(i) = E}

    이때, 어떤 집합 K={ i }에 대해서 #K 는 집합 K가 가지는 원소의 수이다.

    그리고, 어떤 함수 C에 대해서 다시 함수 N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N(C) = $\sum_E C(E)E$

    그렇다면

    N(A)-N(B) = N(H)

    인가?

    이에 대한 나의 증명은 YES이다. 즉, 위의 주장은 참이다.

    증명은 다음과 같다.

    N(A)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등식이 성립한다.

    N(A) = $\sum_E C(E)E$ = $\sum_i a(i)$

    왜냐하면 a(i)=E인 원소의 수에 E를 곱한 후, 모든 가능한 E에 대해서 전부 더한 값은 a(i)의 각 값을 전부 더한 것과 같기 때문이다.

    B와 H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쓸 수 있다.

    N(B) = $\sum_i a(i)$

    N(H) = $\sum_i a(i) – b(i)$

    N(H)에 대해서, 급수 안의 덧셈과 뺄셈은 급수 밖으로 꺼낼 수 있다. 따라서 다음의 등식이 성립한다.

    N(H) = $\sum_i a(i) – b(i) = \sum_i a(i) – \sum_i b(i)$ = N(A) – N(B)

    증명 끝.

    검토해주실 분 있으신가요…-_-;

    추가 : 수학 전공한 친구에게도 확인해봤고, 처리해야 할 실험 결과 갖고도 검증해 봤는데, 내 증명은 옳다.

    아마 그런것 같다.

  • 말하는 피아노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all&arcid=0921449578&code=41191111&cp=nv1

    피아노를 이용해 음성합성을 했다. ㅋㅋ
    단어 입력 -> 음성합성 -> 푸리에 변환 -> 누를 건반 및 타이밍 결정 -> 건반 누르기로 가는듯. 위대한 푸리에 변환이랄까.

  • 지구 온난화는 해결될 것인가?

    요즘에 들어서 녹색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점점 현실화 되고 있으며, 기상이변으로 생기는 자연재해는 차츰 그 강도가 강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또한 이산화탄소라는 것도 널리 알려져있다. 녹색기술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며, 어떤 식으로든 환경을 덜 파괴하고 좀 더 나은 미래를 갖기 위한 기술을 말한다. 자, 여기까지는 그냥 그렇다 치자.

    녹색기술의 여러가지 예로, 석유를 이용하지 않은 대체에너지 생산기술이 있다. 태양광 발전, 지열 발전, 조력 발전, 파력 발전, 풍력 발전, 기타 등등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또한, 석유를 사용한 내연기관 역시 전기 배터리를 사용하여 효율을 높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바뀌어 가고 있으며, 그조차도 석유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전기 자동차로 대체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경향을 갖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든 늦든 언제고 이러한 시대는 오게 된다.

    전 세계의 인류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거의 0에 도달했다고 해 보자. 즉, 인간이 만들어내는 이산화탄소는 오직 인체의 호흡에 의한 것만 남아있고 그 외에는 대부분을 대체에너지로 전환하고 이산화탄소 등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은 더이상 배출하지 않게 되었다고 가정하자. 플라스틱이나 섬유 등의 석유를 원료로 하는 재료들도 전부 재활용해서 더이상의 석유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하자. 그렇다면, 그 경우에 지구 온난화는 해결될 것인가?

    이 경우, 이산화탄소의 양을 지배하는 것은 광합성이다. 지구 전체적으로 광합성이 얼마나 되느냐가 이산화탄소의 양을 통제할 수 있다. 문제는 도시화와 사막화이다. 인구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미 지어진 거주구역에서 사람이 살 공간은 부족해지고, 도시의 크기를 차츰 늘려야만 한다. 더군다나 기술 문명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농촌과 같이 식물과 같이 있는 형태의 도시가 아니라 콘크리트로 뒤덮인 곳이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숲을 개발하여 도시로 만든다면 세계적으로 녹지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아마 에너지 문제가 해결된 후 방심한 사이에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또한, 사막화도 경계해야 한다. 대규모로 벌어지고 있는 기업형 농업은 얼마간은 돈을 벌 수 있겠지만 땅을 황폐화시켜서 결국 버린 땅으로 변하게 만든다. 이런 땅은 사막으로 변해갈 것이고 자연스럽게 녹지로 되돌아가려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지구적 규모에서 일어나는 녹지의 감소는 가속화될 경우에는 문명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다 하더라도 생물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조차 감당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그 전에 이러한 문제점을 알아채는 학자가 있을 것이다.

    만약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비용을 거의 공짜에 가깝게 줄일 수 있다면, 이산화탄소를 전기를 이용해서 가두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전기분해를 해서 다시 산소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한다면 이것 또한 인위적인 광합성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전기에너지만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기후 자체를 지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는 계속될 수도 있다. 지구 온난화는 전반적으로 지구에 저장되는 열 에너지가 많아지기 때문에 발생한다. 지금까지는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는 가장 큰 열 저장소가 이산화탄소 기체에 의한 것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기체가 사라진다고 해서 다른 열 저장소가 없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인간은 언제나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에너지를 사용한다. 에너지의 최종적인 종착점은 열 에너지다. 만약 인간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이 지구의 열 복사에 의해 배출되는 것보다 많아진다면, 복사 에너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지구의 온도는 올라가게 된다. 물론 온실 기체가 없는 상황에서는 열 배출이 빠를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기우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인류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이미 대도시에서 발생하고 있는 열 섬(Heat island)현상이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다. 지금은 국지적인 효과로 나타날 뿐이지만, 전기 에너지의 이용 비용이 급격히 저렴해진다면 전 지구적으로 열 섬 현상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이산화탄소 기체를 비롯한 온실 기체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더라도 지구 온난화는 계속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써 보았다.

  • 자기장에 있는 평판

    누군가 방명록에 질문을 올렸다. 다음과 같은 문제를…

    무한히 넓은 평판이 면에 수직인 방향으로 걸린 자기장에 놓여있다. 자기장의 세기는 대충 $H_0$라고 하자.

    평판의 두께가 d라면, 자기장의 세기는?

    이 문제는 쉽다. -_-;

    원래는 자기장은 홀극이란 없으므로 스칼라 포텐셜이 없지만, 자기장의 발산이 0인 경우에, 즉 안에서 자기장을 뒤흔드는 놈이 없으면 스칼라 포텐셜 같은걸 가정해서 풀어도 된다. 즉, 라플라스 방정식으로 풀어도 된다.

    z축 방향으로 놓여있다고 하면, 사실 무한히 넓기 때문에 x, y방향으로는 상수함수라고 해도 된다. 그럼 z축방향으로만의 라플라스 방정식이라는 것은 그냥 “2번 미분해서 0되는 함수”를 찾는 방정식이 되고, 이건 암산으로도 계산할 수 있다. f(z)=az+b 이다. a랑 b만 정하면, 이런 종류의 f(z)는 2번 z로 미분하면 무조건 0이 되고, 이런 함수밖에 없다. 이 형태 이외의 다른 어떠한 함수도 2번 미분해서 0이 되는 것은 없다.

    a랑 b를 정하면 되는데, 원점을 평판의 가운데에 있다고 치고, 이 함수는 연속함수가 되어야 하니까, 평판 안에서를 f(z)라고 하고, 평판 바깥에서를 g(z)라고 하면

    f(z)=az+b

    g(z)=cz+e

    처럼 쓸 수가 있다.

    f(d/2)=g(d/2) 라고 하면,

    ad/2+b=cd/2+e를 만족해야 한다.

    근데 a, b, c, e가 뭔지를 알아야…

    자기장에 대한 경계조건은, 경계면의 수직에 대해서는 B성분이 같아야 하고, 수평방향에 대해서는 H성분이 같아야 한다. 근데 이 경우 H의 수평성분은 그냥 0이다. 대칭성 때문이므로 무조건 OK

    B성분은 f랑 g를 미분하면 되는데, 사실 원래 라플라스 방정식이 H에 대한 발산이 0인 경우였으니까 이걸 미분한 값은 B가 아니라 H다. 따라서 각 영역에서의 투자율 $\mu$를 잘 곱해줘야 한다. 대충 평판 바깥은 진공이라고 해 놓고 진공의 투자율을 $\mu_0$라고 하자. 그럼

    평판 밖에서는 B는 $-\mu_0 a$이고 평판 안에서는 $-\mu c$이므로

    $c=\frac{\mu_0}{\mu}a$

    이렇게 된다.

    근데, 평판 바깥에 걸린 자기장이 H라고 했는데, $B=\mu_0 H = \mu_0 H_0$ 가 성립해야 한다. 따라서 $a=-H_0$ 가 된다. 그럼 c도 구할 수 있다.

    $c=-\frac{\mu_0}{\mu}H_0$

    원래 구하고 싶었던건 평판 안에서의 H니까, f(z)에 대입하고 미분하고 -를 곱해주면

    $H=\frac{\mu_0}{\mu}H_0$

    뭐 이래(?) 라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 이건 원래 쉬운문제다. -_-;

    잔뜩 기대를 심어주었던 b와 e는 왜 안구하냐는 표정이 눈에 보이는데, 어차피 우리가 바라던건 자기장이고, 자기장은 원래 포텐셜을 미분한 것이었고, 상수항은 미분하면 원래 없어지니까 굳이 맞춰줄 필요가 없다. 적당히 대충 알아서 포텐셜이 연속이 되도록 잘 맞겠지 뭐. 굳이 넣고 싶으면 100만이든 1억이든 아무 숫자나 넣어도 답이 된다.

    그 다음, 평판이 원래 M만큼 자화가 되어 있는 자석이라고 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M은 H랑 마찬가지로 +z방향이라고 치자.

    이것도 비슷한 방법으로 풀 수 있는데, B가 H에 직접 비례하는게 아니라 M에 의한 효과가 추가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된다.

    사실 답은…

    산수가 잘 되면 암산으로도 할 수 있는데 $B=\mu H = \mu_0 (H+M)$이라는 공식을 알고 있으면, 그냥 위에서 나온 경계조건에 잘 엮어서 넣어주면 된다. 자석 내부의 자기장이 H에 따라서 변해요~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텐데, 당연히 변한다. -_-;

    평판 안쪽에서는 $B=\mu_0 (H+M)$인데, 평판 바깥쪽에서는 $B=\mu_0 H_0$로 주어진다. 둘은 경계면에서 같아야 하니까 결국 $\mu_0 (H+M) = \mu_0 H_0$가 된다. 여기서 $H$가 얼마인지는 말 안해도 알 것이다.

    추가 : 음…근데 맞게 푼것 같은데, 왜 자꾸 틀린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

  • 티끌 모아 태산 (2)

    measure.pdf에 액세스하려면 클릭하세요.



    내가 현재 참고하고 있는 Text는 위의 링크에 있다. 3쪽 짜리의 매우 짧은 글이니까 관심있으면 읽어봐도 된다.

    지난번에 어쨌거나 “길이”라는 걸 정하긴 했다. 예를 들면, a부터 b까지 (a 기억이 안나면 복습하러 고고씽.


    http://snowall.tistory.com/1324

    여기서, 일단 자연스럽게 길이 개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a부터 b까지 들어가는 구간인데, 우리는 구간을 정의할때 “열린 구간”이랑 “닫힌 구간”을 생각한다. “a보다 크거나 같고 b보다 작거나 같은 실수의 집합”이라고 할때 이 구간은 닫힌 구간이다. 왜냐하면 양쪽 끝 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a보다 크고 b보다 작은 실수의 집합”이라고 하면, 이건 물론 열린 구간이다. 양쪽 끝점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쪽만 열리거나 한쪽만 닫힌 경우도 있는데, 그건 그냥 반쯤 열린… (그만 두자. -_-;)

    아무튼 열려있든 닫혀있든 a부터 b까지에 해당하는 구간의 길이는 b-a로 정할 수 있다. 이것은 a라는 점 자체는 길이가 없기 때문이다. 의심간다면 a부터 a까지에 해당하는 구간의 길이를 생각해 보자. 상식적으로, a-a=0이다.



    [각주:

    1

    ]


    또한 상식적인 것은 a부터 b까지 구간과 b부터 c까지 구간의 길이를 합치면 (물론 a


    [각주:

    2

    ]


    여기까지는 대단히 상식적인 길이에 관한 이야기였다. 자 하나만 갖고 있어도 알아볼 수 있는 수준정도. 그럼, 이제 적당한 실수의 부분집합을 하나 골라 보자. 골라본다고 해봐야, 당신이 상상 할 수 있는건 무한히 긴 자 위에서 점을 몇개 (또는 무한히 많이) 골라내고 적당한 길이의 구간을 여러개 (또는 무한히 많이) 골라낸 집합들의 합집합 정도일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으므로 생각하기는 간단하다. 그럼, 측도라는걸 정의하기 전에 외측도라는 걸 먼저 정의하자. (왜 정의하냐건…웃지요.)

    정의 1 : 실수의 부분집합 $E$가 있을 때, $E$의 외측도라는 것을 $m^*(E)$라고 하자. $m^*(E)$는 다음과 같이 정해지는 어떤 실수이다.

    $I_k$를 어떤 열린 구간들이라고 하자. 다시말해서, $k$번째 구간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다 정해놨다고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 구간들이 가진 특징이, 모든 구간을 다 합쳐서 합집합을 하나 만들면 앞에서 말한 집합 $E$를 포함하는 것들이다. 어쨌거나 구간이기 때문에 그 각각의 $I_k$는 앞에서 말한대로 그 길이를 잴 수 있다. 또한, 그 길이를 알고 있으면 $I_k$의 합집합의 길이도 알 수 있다. 합집합의 길이는 당연히 각각의 구간의 길이를 다 더하고, 겹치는 부분은 빼주면 된다.

    그럼 $m^*(E)$는 그런 합집합의 길이의 하한값으로 정한다.



    [각주:

    3

    ]


    이제, 이런걸 정의 했으니까 써먹어 봐야 하지 않겠나?

    하지만…OTL

    도대체 길이 재는걸 어디다 갖다 써먹어야 하지?

    1. a-a=0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식의 수학은 이 글에서 다루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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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앙리 르벡”이라고 읽자. 헨리 르베스그…라고 읽지는 않는다. 내가 이걸 처음 배우던 수업 시간에는 아무도 이 개념에 대해서 질문하지 않았다. 개념을 이해했기 때문에 질문하지 않은게 아니라, 개념을 모르겠는데 이 사람 이름을 대체 뭐라고 읽어야 할지는 더더욱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중에 수업 끝나고 몰래 물어봤다. 그 뒤로는 나 혼자서 질문하고 그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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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하한값이란, “그 집합에 있는 어떠한 값들보다 더 작은 값” 중에서 가장 큰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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