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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웹 사이트가 화려한 이유

    우리나라 웹 사이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다고 할 수 있다. 이것만큼은 아마 객관적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화려한 것이 좋고 나쁘고는 이 글에서 제기하고 싶은 문제가 아니다. 어째서 화려해진 것일까?

    이것을 공작이 화려하게 진화한 데서 이유를 찾고자 한다. 공작은 숫놈은 대단히 화려하고 암놈은 그냥 수수하다. 숫놈이 화려하게 진화한 이유는 깃털이 길고 화려할수록 암놈의 선택을 받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실험에 의해서 증명된 사실이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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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 이것은 자연 선택이고, 개체변이에서 화려한 표현형이 살아남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화려하면 암놈의 눈에만 잘 뜨이는게 아니라 포식자의 눈에도 잘 뜨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너무 화려한 숫놈들은 도태된다. 그 결과, 크고 화려한 쪽으로 발달하는 숫놈의 진화 경향이 멈춰졌다. 만약 포식자가 없었다면 엄청나게 길고 큰 꼬리깃털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웹 사이트도 마찬가지다. 화려하고 한눈에 확 들어오고 뭔가 북적북적대지 않으면 선택받지 못한다. 물론, 나처럼 아주 단순한 웹사이트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현재 살아남은 대형 사이트들을 보면, 그들이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그렇게 화려한 사이트들이 선택받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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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라서 우리나라의 웹 사이트들은 점점 화려하게 진화하고, 마치 숫놈 공작의 깃털처럼 웹 사이트의 빠른 움직임을 제한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웹 사이트는 일단 확실히 느리다.



    [각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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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화려해진다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인터넷 연결속도가 사람들의 인내심 범위 내에서 웹 사이트를 읽어들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문제는, 저사양 컴퓨터를 이용해서 웹 서핑을 하는 경우다. 플래시로 도배된 사이트의 경우, 1GHz이하의 CPU작동 속도를 가진 컴퓨터에서는 거의 정지해 버린다. 만약 플래시를 이용해서 메뉴 이동을 해야 한다면 그 사이트를 사용하려면 돈을 따로 내고 PC방을 가야 할 것이다.

    이 문제는 은근히 심각한데,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차츰 화려해지는 웹 사이트를 이용하지 못하고, 인터넷의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웹 사이트 제작자들이 저사양 컴퓨터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페이지를 따로 제작을 해야 한다. 적어도 플래시로 메뉴를 만드는 일은 그만두어야 한다.



    [각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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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 사이트가 화려해지는 것은 가치중립적이지만, 그로부터 소외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분명 나쁜 점이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프라가 고도로 성장해서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나타난 부작용일 것이다.

    1. 눈먼 시계공에서 본 것 같다

      [본문으로]
    2. 물론, 공정한 비교는 아니다. 돈을 많이 들여서 만든 회사 사이트인데, 선택을 많이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플래시나 그림 하나 없이 텍스트만 있다면 아마 회사 사장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것 역시 선택압이라고 볼 수 있다.

      [본문으로]
    3. 만약 당신이 인터넷 옵션에서 그림, 소리, 동영상 표시하기를 모두 꺼 놓고 웹 서핑을 하면 이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본문으로]
    4. 이 논의는 상당히 제한적인 논의일 수 있다. 좀 극단적으로 말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냥 두기로 한다

      [본문으로]

  • 편견으로 세상 보기 수행법

    점점 복잡해져가는 현대 사회에서, 한쪽 관점으로만 현실을 바라본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사람이 처음부터 여러 관점에서 현실을 바라본다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여러가지 관점에서 현실을 바라보는 것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어 몇자 적어둔다.

    일단, 어떤 현상을 사실로 명확하게 진술한다. 다시말해서, 어떤 일이 일어났다면 누구도 아니라고는 말 못할만한 몇개의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이다. 만약 현상을 진술하는 문장 중에서 단 한명이라도 이의를 제기할만한 부분이 있다면 그 문장은 고치거나 빼 버려라. 일단 그렇게 해 두자.

    그런 다음에, 그 현상을 완전히 나쁘게만 바라보는 거다. 그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것들이 안좋아졌고, 누구누구가 피해를 보며, 완전 기분 나쁘다는 식으로 말이다. 즉, 모든 알고 있는 지식을 총 동원하고 억지까지 써 가면서 완벽하게 까대라. 그리고 이 내용들을 적당히 기록해 두거나 기억해 두자.

    그리고나서 앞에 한 논의는 완전히 기억속에서 삭제하고, 이번엔 반대로 해 보자. 완전히 좋게만 바라보는 거다. 마찬가지로, 누가 보면 푹 빠져서 미쳤다고 할 정도로 찬양해 보자. 그리고 이 내용들도 잘 정리해서 기록해 두자.

    이제, 두 종류의 메모를 놓고서 비교 분석해보면 된다.

    쉬운가?

  • “선발”에 대한 공정성에 관하여

    취업난과 입시난의 공통점은? 둘 다 들어가기 힘들다는 것!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과거 시험을 통해 인재를 선발했고, 시험을 잘 보는 것이 곧 인재임을 증명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이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시험이 있다.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때까지 12년간 계속되는 중간-기말 시험. 뭐, 초등학교때는 없어졌다지만, 그래도 중학교때부터는 확실하게 6년간, 1년에 4번씩 24번의 시험을 통과해야한다. 그리고 각 시험마다 10개 이상의 과목을 시험을 보니, 대략 300번 정도의 시험을 본다는 얘기다. 여기에 지능검사, 성격검사, 적성검사 등등. 운전면허 시험은 당연히 보는 거고. 토익, 토플, 텝스 등등, 국제화시대에 맞춰 영어시험도 국산화한다고 난리다. 대학을 가기 위해서 수능 시험을 봐야 하는데, 여기에 공부해야 할 과목은 6개 이상이다. 물론 논술과 면접도 준비해야 한다. 논술도 요새는 통합형이라 전과목을 꽤 알아두고 시사 일반 상식도 공부해두지 않으면 떨어진다. 각종 컴퓨터 자격증도 여러가지가 있고,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는 생소한 자격증이 넘쳐나고 있다. 대학에 와서도 1년에 4번, 계절학기까지 들으면 최고 1년에 8번의 시험을 볼 수 있고, 4년간 32번의 시험을 볼 수 있다. 회사에 들어가려면 면접도 통과해야 한다. 대학원 입학시험도 전공과목이랑 영어시험을 보는 곳이 있다. 공무원이 되려면 행정고시를 봐야 하고, 법관이 되려면 사법고시, 선생님이 되려면 임용고시를 봐야 한다. 물론 각각 공부해야 하는 과목은 여러가지다.

    시험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는 얘기를 좀 길게 해 봤다.

    자, 근데, 여기서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저 수많은 자격증이 꼭 필요할까? 그 수많은 과목들이 꼭 필요한 걸까?

    웃기는 얘기가 있다. 이 얘기 읽고 여성분들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어느 나라의 왕이 왕비를 뽑는데, 지원자중 한명은 머리가 좋고, 한명은 돈이 많다. 누가 왕비가 됐을까? 답은 ->

    둘 중에 예쁜 여자.

    어떤 빌딩의 경비원을

    한명

    뽑는데 신입, 경력직, 석사, 박사급 인력을 포함해서 20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다. 이거 일 하는데 석사 학위가 필요할까? 경비 업무와 관련된 학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정도의 학위가 아니라면 다른 학위는 절대 필요 없다고 본다. 물론 경비 업무와 관련된 학위 소지자가 지원했다면 그 사람을 선발할 적절한 이유가 된다. 하지만 단 한명도 그런 관련 소지자가 지원하지 않았다면?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자. 가령, 어떤 회사의 신입사원을 1명 뽑는데 최종 면접까지 전부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사람이 3명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3사람은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제외하고 다 똑같다. 인맥, 출신 학교, 성적, 면접 대답 성향, 가족관계, 교우관계 등등. 한명을 뽑으라고 하면 참 난감한 상황이다. 그런데 제출 자료를 다시 찬찬히 살펴보니 그중 한명이 토익점수가 다른 사람보다 1점 높았다. 그래서 뽑혔다고 하면, 나머지 두명, 대단히 억울하지 않을까?

    토익점수가 평가 기준에 들어간다고 한다면 할말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억울할것 같다.

    가정을 바꿔보자. 토익점수가 평가 기준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자. 그럼 아마 진짜로 억울하고 할말도 많을 것이다. “토익점수는 평가 기준에 들어가지 않는데 1점 높다고 저 사람을 뽑는다는 건 공정하지 않다”라고 분명히 주장할 것이다. 그렇다고 딱히 대안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공정한데?”라고 물어봐도, 별 대안은 없다. 하지만 억울하다.

    난 여기서 공정한 경쟁을 만들려면, 다른 조건이 똑같다면 추첨을 하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을 최선책이랍시고 제안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적어도 추첨이 가장 나쁜 방법은 아니라고 확신할 수는 있다. 하나의 자리에 여러명이 앉을려고 싸우는데, 누가 앉아도 회사의 업무 효율에 영향이 없다면

    아무나

    뽑자는 거다. 뭐 자격증 하나 더 있으면 좋겠지 하는 마음을 버리자는 얘기를 하고 싶다.

    들려오는 얘기에 의하면 직장인들에게 물어봤을 때, 자신이 하는 일 중에서 고등학교까지만 나왔어도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사람들이 절반이나 됐다

    .

    따라서, 굳이 대학을 나와야, 대학원을 나와야 할 수 있는 일을 시킬게 아니라면, 대졸 신입을 뽑지 말고 고졸 이상으로 선발하고, 거기서 추첨을 하라는 거다.

    그럼 당연히 대학에 꼭 가야 할 필요가 없게 되고, 고등학교만 졸업해서 직장 생활을 할테니 경제활동 진입 연령이 빨라진다. 또한 대학 입시 지옥이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학교가 취업 사관학교가 아니라 진정한 학문의 상아탑으로 다시 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석사학위받고 청소부 할 수도 있다. 석사학위 받고서 청소부를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청소부가 하찮은 직업이라는 얘기도 결코 아니다. 다만, 청소부 일 하는데 석사학위가 필요가 없다면, 석사학위를 받았건 말건 그건 청소부 뽑는데 절대로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 일상 생활의 섭동 이론

    일상생활에서 Perturbation을 쓸 수 있을까?

    …역시 얼마전에 버스타고 학교 가다가 떠오른 미친 생각이다. 일반인들은 이러고 놀면 왕따된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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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Perturbation이 뭔지 알아보자. Perturbation은 우리말로는 “섭동”이라는 뜻인데, 대략 그 느낌은 “잘 지내고 있는 놈을 괜히 툭툭, 살짝살짝 건드려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생활에서 쓰려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물리적으로는 그렇다.

    원래 이 섭동 이론은 천왕성의 발견 이후, 천왕성의 궤도 이상을 새로운 행성을 이용해 설명하기 위해서 등장했다. 잘 돌고 있는 천왕성을 어떤 질량체가 괜히 건드려서 그 궤도가 우리의 예측과 빗나간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발견된 행성이 바로 해왕성이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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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튼, 이 섭동이론은 고전역학에서도 잘 쓰이지만 양자역학에서도 당연히 잘 쓰인다. 아주 유용한 계산 방식이며, 섭동이론이 없었다면 현재 물리학에서 계산한 수많은 계산 결과들은 단 하나도 제대로 유도되지 못했을 것이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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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섭동 이론의 계산 방식은 아주 단순하다. 일단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상태를 적당한 방법을 이용해서 표현을 해 둔다. 그리고 이 상태에서 약간 벗어난 상태를 가정하고서, 원래 있는 상태를 이용해서 전개한다. 이때, 전개한다는 것은 Taylor전개라고 생각하면 된다. 적당한 변수 하나를 도입해서, 그 변수의 미소 변화량에 대해 전개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적당한 변수”라는 건 적당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맘대로 잡을 수 있다는 거다. 시간에 대해서도 좋고, 에너지에 대해서도 좋고, 뭐든 좋다. 전개하기만 할 수 있으면 된다.

    이제, 실생활에 적용해 보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상태는, 일상 생활이라는건 무엇일까? 각자가 “매일매일 기대하는” 상태를 적용해 보자. 평범한 직장인이나 학생이라면, 일상생활을 푸리에 분석을 해 보면 대충 다음과 같을 것이다.

    7시 기상 – 9시 출근(등교) – 12시 점심 – 5시 퇴근(하교) – 9시 귀가 – 10시 취침.

    물론, 이 예는 그냥 예제일 뿐이며, 각자 자기가 쓰는 하루 스케줄 정도는 알고 있을테니 알아서들 적용하도록 하자.

    이건 24시간을 주기로 하는 상태이고, 7일 주기로 하는 상태가 또 있다.

    월요일~금요일 : 업무

    토요일 : 친목/취미 활동

    일요일 : 휴식

    또한 한달짜리 주기를 가지는 상태가 있다.

    수도요금, 집세, 전기요금, 휴대폰요금, 전화요금, 인터넷 접속료, 카드 대금 결제 등등

    물론 1년짜리 주기를 갖는 상태도 있다.

    연차 휴가, 방학, 연말 보너스, 성과급, 연말정산 등등…

    자. 이 상태들은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의 표준 해밀토니안에 대한 고유상태다. 응? 다시말해서, “니가 할일이 뭐냐?”라고 물어보면 “이런 것들이요”라고 대답할 수 있으며, 대답을 하더라도 그 일들이 바뀌지 않는다는 뜻이다. 즉, 일을 수행한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으며 그냥 어차피 하는 일이고 당신 직업이 그런 일을 하는 것이다. 해밀토니안은 그냥 당신이 가진 일간, 주간, 월간, 연간 업무 일정들을 뜻하고, 그에 대한 고유상태라는 건 당신이 실제로 그런 일을 하고 있는 상태라는 뜻이며, 그에 대한 고유값은 당신이 그런 일을 하면서 받을 수 있는 스트레스, 보수, 능력향상 등 모든 가능한 보상 및 댓가를 뜻한다. 더 쉽게 얘기하자면, 해밀토니안은 당신이 현재 처해 있는 상황 그 자체이고, 해밀토니안의 고유상태는 그 상황에 잘 적응한 당신 자신이다.

    여기에 섭동이 가해진다는 건 무슨 뜻일까? 물리학에서 말하는 섭동은 해밀토니안에 작은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당신이 처한 주변 환경에 작은 변화가 생긴다면, 그것은 곧 섭동 이론으로 설명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리학에서는 그냥 적당한 V를 주고 여기에 상호작용 매개변수(corelation parameter)를 하나 끼워넣어서 일반이론으로 설명하지만, 이걸 일상생활에 적용하려면 이런식의 일반 이론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난 각론으로서 설명해 보려 한다. 각자 이해하고 알아서 적용해 보도록 하자.

    1. 영어학원 매일반 수강

    영어학원 수강이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영역은 24시간 주기를 갖는 상태이다. 여기에 큰 부담이 가해지게 된다. 이 영향은 7일 주기나 한달 주기에는 별 영향이 없다. 하지만 1년주기 영역에서 향후 승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간의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이 가능성은 언젠가 꽤 커져서 당신을 더 높은 상태로 바꿔놓을 수가 있다. 이른바 Transition Probability가 0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2. 로또

    로또에 당첨된다는 것은 당신의 환경에 아주 큰 섭동이 들어온다는 것을 뜻한다. 문제는, 여기서 이 섭동에 의해 영향을 받는 상호작용 매개변수(corelation parameter)의 결정인데, 이걸 만약 너무 크게 잡는다면 당신의 고유 상태는 발산해 버린다. 즉, 현재의 안정된 상태가 완전히 무의미하게 되고 새로운 고유상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섭동이 다시 없어진 이후인데, 이 새로운 고유 상태가 원래의 고유상태와 너무 다르게 되면, 로또 섭동이 없어지는 것 자체가 다시 엄청나게 큰 섭동이 되어서 또다시 발산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로또에 당첨되더라도 너무 크게 영향 받지는 말자.

    아무튼, 이런 방식으로 분석해 나가다 보면 당신의 인생도 꽤 물리학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물리학이 꽤나 인간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어느쪽도 발견하지 못했다면, snowall이 그냥 헛소리를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1. 참고로, 난 일반인이다

      [본문으로]
    2. 갈레가 이걸 계산해서 “저기를 망원경으로 봐라!”라고 해서 천문대에서 봤더니 정말 있더라. 뭐 이랬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하지만 나중에 갈레의 계산을 검산해봤더니 틀렸더라. 뭐 이랬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운도 좋은 녀석 -_-;

      [본문으로]
    3. 예외 많다. 그냥 넘어가자.

      [본문으로]

  • 버스 정류장에서의 몬티-홀 딜레마

    버스를 기다리다가 예쁜 여자를 발견하였다. 그 여자와 내가 같은 버스를 탈 확률은?

    만약 버스가 한대 지나가는데 그 여자가 타지 않았다면, 내가 그 여자와 같은 버스를 탈 확률은 증가하는가?

    재미있는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적어둔다.

  •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ation) #1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물론 물리학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옛날에 피타고라스는 “만물은 숫자다”라고 주장했다. 그중에서 그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바로 “정수”였다. 우리가 말하는 1,2,3,…과 그 음의 값으로 이루어진 숫자이다.

    설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정수에 관하여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들이 손가락 10개 발가락 10개 눈 2개 콧구멍 2개 귀 2개임을 세보고, 커가면서 셈하기를 배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알 수밖에 없다.

    물론, 글자를 읽을 정도라면 숫자는 당연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이 글에서 사용하게 될 수학의 수준을 이야기하면, 숫자 읽기, 더하기와 곱하기를 비롯한 사칙연산, 여기에 삼각형과 직각삼각형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이 필요하다.

    피타고라스는 자연에서 있을 수 있는 모든 현상은 정수로 표현된다고 했다. 즉, 정수로 표현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예를들어서, 끈의 양쪽 끝을 고정시키고 튕길 때 나타나는 소리(=기타)는 진동하는 끈의 길이가 정수배일 때 가장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고 했다. 예를들어서, 10센치미터의 끈을 묶어서 소리가 나게 한다면, 20센치미터, 30센치미터 등등의 정수 배의 길이가 될 때 가장 아름답게 화음을 이룬다는 것이다.

    수천년 후, 17세기에 뉴턴은 빛의 성질에 관하여 연구하고 있었다. (중력과 운동법칙도 연구했지만 빛도 연구했다. 그것도 꽤 자세하게 연구했다)

    그는 태양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무지개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고 태양빛을 다른 빛들의 혼합이라고 생각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18세기, 푸리에라는 수학자 겸 물리학자가 열의 전도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는 한쪽 끝의 온도를 높이고 다른 쪽 끝의 온도가 차가운 금속 막대에서 열이 전달되는 것을 연구하고 있었다.

    물론, 단순한 열 전도율이야 어떻게든 구한다지만, 실제 그 금속 막대 내부의 온도 분포는 어떻게 알 것인가?

    적당한 분석을 통해서 온도 분포를 어떤 다른 기본적인 함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었다. 게다가 열은 소리처럼 파동의 성질을 가지고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시간이 흘러 19세기 말, 물리학은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문제들로 우울했었다. 태양빛은 무지개가 나타나는데 태양에 많이 있다는 수소에서 나오는 빛은 왜 무지개가 나오지 않는 것인가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것이 결국 “양자역학”

    여기서 물리학자들은 “모든 입자는 파동의 성질을 또한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여 간신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하늘이 푸른 이유, 음악이 아름다운 이유, 파도가 부서지는 이유, 그리고 이 세상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

    그것은 이 모든 것들이 파동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실, 정말로 “파동”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그것들이 파동이 아니더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파동이 아닐수도 있다.

    그러나, 왜 그런지는 몰라도 파동이라고 해 두고 설명하면 실제 현실과 잘 들어맞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도 할 수 있다.

    더군다나, 다른 방법으로 설명하려고 했더니 너무 복잡해 졌다.

    이쯤 되면, 왜 물리학자들이 파동에 관하여 연구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파동은 여기저기서 나타나는데, 파동의 성질에 관하여 연구한 후, 그것이 파동의 조건에 들어맞는 것만 확인하면 그것이 어떤 일들을 하고 다닐지 대략 알 수 있는 것이다. 꽤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쉬운 것부터 해보자. 집에 오디오는 한대씩 다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없다면, 윈앰프를 켜자. 아무튼 음악을 듣다보면 스펙트럼 분석기라는 것이 보일 것이다. 윈앰프의 경우에는 음악 들은 시간 밑에 막대그래프 모양으로 표시된다.

    이건 무엇일까? 궁금하지 않는가?

    여기까지 서론이었다. 지루한 사람도 있겠지만, 아무튼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것인지 짐작했으리라 믿는다. 아니어도 상관은 없지만.

    시작은 스피커에서 소리를 내는 것 부터 시작한다. 스피커를 떨게 하는 것은 전기적 신호를 조절하면 된다. 이것은 전자석을 이용해서 간단히 할 수 있다. 아무튼, 스피커에서 소리를 만들어 내면 이 떨림은 공기를 타고 귀에 전해져서 우리가 들을 수 있게 되는데 양쪽에서 똑같은 과정으로 소리를 만들고 다시 받아들인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점이다. 우리의 뇌는 소리를 들을 때 자동적으로 “푸리에 분석”을 하기 때문에 어떤 소리가 있는지 전부 구별해서 들을 수 있다.

    (물론 소리의 세기와 높이에 따라 민감한 정도가 다르긴 하지만…)

    스피커의 진동판이 앞뒤로 흔들리는 것을 시간에 따른 함수로 표현해 보자. (시간에 따른 함수라는 말은, 소리의 시작 시간을 0으로 잡고 이후 얼마나 지났는지를 말하면 이 함수가 진동판의 위치를 가르쳐 준다는 뜻이다)

    뭐, 그냥 f(t)라고 해 두자.

    소리가 한 종류만 있을 때는 – 즉 “뚜——-“하는 소리 – f(t)는 매우 단순해서 주기적으로 진동하는 1개의 성분만 있게 된다.

    이 경우 스펙트럼 그래프를 보면 소리의 다른 성분은 조용한데 한 부분만 불쑥 솟아 있을 것이다.

    소리가 두 종류가 있을 때 – 즉 “뚜우-뚜우-뚜우-“하는 맥놀이 소리 – 는 예상대로 두 부분이 불쑥 솟아 있다.

    그럼, 이런저런 종류의 복잡한 소리는 어떤 방식으로 스펙트럼 그래프가 나올까? 이것을 계산하는 방법은 우선 1번, 2번, 3번 …이런 식으로 모든 종류의 소리에 번호를 붙여놓고, f(t)에서 각각의 성분이 얼마나 있는지 계산한 후 각 번호에 따른 높이를 적으면 된다.

    이것을 계산하는 방법은 약간 복잡하기 때문에, 비유적인 방법으로 설명을 해야 한다.

    벽의 모서리를 보자. 모서리에서는 3개 방향의 벽이 있다. 어떤 물체를 모서리 근처에 가져다 두고, 여기에 빛을 비추면 그림자가 생긴다. 물체를 적당히 고정해 두고서, 각 모서리를 향해 빛을 비추면 모두 3개의 그림자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 그림자를 이용해서 원래의 물체가 어떻게 생겼는지 추정할 수 있다. 상상이 되는가?

    물론, 3개 방향의 정보로는 완벽하지 않다. 3방향 모두에서 “원”의 그림자를 만들지만 “구”가 아닌 입체 도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더 많은 방향을 조사한다면 이 물체의 정확한 모양을 알아낼 수 있다.

    이것을 “사영”이라고 한다. 어딘가에 비춰서 그 모습을 알아본다는 것인데, 소리에 바로 이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이제, 좀 수학적인 내용을 이야기할 것이다. (다음 글에서…)

  • TV, CRT


    * 2003년 11월 4일에 쓴 글을 다시 복사해 왔습니다.

    여러분의 눈앞에 과학의 결과물 하나가 펼쳐져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곧 모니터를 보고 있다는 것 아닌가?

    모니터에는 엄청나게 많은 과학의 원리가 숨어있다.

    잠시 재미있는 실험을 해보자. 주변에 자석이 있다면 모니터나 TV 근처에 가져가 보자. 자석 근처의 화면이 일그러지면서
    무지개빛으로 이쁘게 변하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행위는 모니터와 TV의 고장을 유발하고 수명을 단축시키며 A/S도
    유상수리로 들어갈 수 있으므로 가급적 자제하기 바란다. 정 궁금하면 해보기를…

    물론, 자석을 근처에 가져가도 아무 변화가 없는 모니터가 있다. 그것은 LCD모니터다. LCD에 대해서는 나중에 얘기할 꺼리가 많으므로 여기서는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다.

    …왜 자석의 영향을 받는 걸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전자와 전자기장의 상호작용”에 관한 지식이 필요하다. 어려워보이는 거창한 개념이지만, 사실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곱셈과 나눗셈을 할줄 알면 개념을 이해할 수 있고 중학교때 배우는 2차방정식을 풀 수 있으면 계산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물리학과에 들어온다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배울 것이다.

    난 여러분들이 사칙연산을 할 줄 안다고 가정하고 설명하겠다. 만약 곱셈이나 나눗셈을 할줄 모르는 사람은 손을 들고 질문하기 바란다.

    이제부터 설명하려는 내용은 눈앞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모니터에 화면을 표시하도록 하는 주인공은 “전자Electron”라고 하는 아주 작은 입자다. 입자는 그냥 공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전자는 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1킬로그램정도의 질량을 가지고 있다.
    (0의 수가 한두개 틀릴 수 있는 것 같다. 정확히는 29개 붙어있다)

    이렇게 작은 녀석이 뭘 할 수 있냐고? 놀라지 마시라…전자는 당신이 알고 있는 기계 전부를 작동시킬 수 있다. 심지어 생명의 신비도 전자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을만큼 엄청 중요한 입자다.

    “전자전기공학과”에 가면 전자가 작동시키는 기계를 설계하는 방법을 배운다. 물론 무지하게 머리아프지만 무진장 돈 되는 분야다. 관심있는 사람은 이쪽으로 전공을 바꿔도 좋을 것이다.

    자, 이제 텅 빈 공간을 하나 생각해 보자. 그리고나서 여기에 전자를 가져다 두자.

    (이 작업들은 전부 당신의 상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상상력이 빈곤한 사람이라면 역시 손들고 질문하기 바란다. 그림으로 그려줄 수도 있다)

    진짜 전자는 아무리 가만히 가져다 두더라도 이리저리 흔들린다. 어디에 있는지 잘 알 수도 없고 뿌옇게 흐려진 상태로 보일
    뿐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냥 공 모양으로 생긴 가짜 전자를 이용해야 한다. 아무튼간에 전자를 텅 빈 공간에 가져다 두면
    그녀석은 가만히 멈춰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있는 전자로 할 수 있는건 없으므로 우리는 전자를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가만히 있는 녀석을 움직이게 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하면 될까? 간단하다. 손으로 밀면 된다. 하지만 전자는 너무 작아서 손으로 밀면 저 멀리 튕겨져 나가게 된다.
    과학자들은 전자가 있는 곳을 불편하게 바꿔주는 방법을 이용한다. 전자는 좀 불편해도 우리를 위해서 희생해 주기 바란다.

    전자는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힘 “전기력”을 느낀다. 이것은 중력이랑 비슷하다. 우리가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자는 전기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진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아래”는 우리의 발바닥 방향이 아니다.

    전자공학자들은 전기력을 이용해서 전자를 마음대로 조종한다.

    모니터 뒤쪽의 툭 튀어나온 부분, 그 부분이 없다면 모니터의 두께가 엄청 얇아질 것이다. 그러나 LCD나 PDP를 이용하지 않는 한 그 부분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부분에는 “전자총”이라는 것이 있어서 전자를 화면을 향해 발사하는 장치가 있다.

    전자총이 하는 일은 마치 화면을 향해 공을 던지는 것과 같다. 예를들어, 아까 말한 가상의 공간에서 공을 던져보자. 다른 영향이
    없다면 공은 직선으로 날아가게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다른 힘이 작용한다면 휘어져 날아가게 될 것이다.

    모니터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주 간단하다. 모니터를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보거나, 또는 돋보기를 이용해서 자세히 보게 되면 아주
    작은 점이 보일 것이다. 이 점 하나를 “화소pixel”라고 부른다. 모니터에 붙어있는 수십~수백만개의 화소가 빛을 내기
    시작하면 우리는 그것 전체를 하나의 화면으로 보게 되고, 드디어 이 글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럼 화소는 어떻게 빛을 내는 걸까?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화소는 빛을 잘 내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 물질의 이름은 “형광물질”이다. 그런데 가만히 있을
    때는 빛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전자가 와서 이 형광물질을 흥분시키면 어떻게 될까? 당신이 야구공을 머리에 맞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부분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할 것이다.

    분자가 전자에 얻어맞으면 길이가 좀 더 늘어나거나 또는 전체적으로 진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진동이 오래가지는 않는다. 곧 진정하게 되고 진동은 멈춘다. 그럼 진동하고 있던 에너지는?

    우리 세상에는 “에너지”라는 숫자가 있어서 그 수를 전부 더하면 항상 같은 값을 가진다. 이 단순한 법칙이 물리학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에너지 보존법칙”이라고 하는 것이다. 진동은 분명 에너지를 갖고 있다. 그런데 진동이 멈추었다면 그 에너지는
    어디로 간 것일까? 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변신했을 뿐이다. 이쯤 얘기했으면 다들 짐작했을 것 같은데, 아무튼 답은 “빛”이다.

    전자가 분자를 때리면 분자가 약간 진동했다가 다시 멈추면서 빛이 방출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빛을 보는 것이다. 색깔의
    표현은 진동하는 정도가 큰지 작은지에 따라 결정된다. 이에 관해서도 나중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자, 그럼 이제 전자가 전자총에서 발사되어 모니터에 와서 빛을 낸다는 건 알았다.

    그런데 만약 전자총에서 발사된 후 아무런 힘도 받지 않는다면 앞으로만 쭉 날아갈 것이므로, 한 점에서만 빛이 나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아까 말했다시피, 화소는 모니터에 뿌려져 있다. 전자가 이것을 맞춰야 한다.

    그렇게 하시 위해 전자공학자들은 전기장을 이용해서 전자를 조종한다.

    이때, 보통의 전기장이 아니라 1초에 60번, 7000번 진동하는 전기장을 사용한다.

    모니터는 아주 작은 바둑판 모양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왼쪽 위의 첫번째 줄부터 시작해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1줄씩 그리면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다.

    아주 정확하게 전기장을 조절해서 전자가 정확한 위치의 화소를 때리도록 한 것이다.

    전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는것을 1초에 7천번,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것을 1초에 60번씩 반복한다.

    이제 자석의 영향을 받는 이유를 설명해 보자.

    방금 말했듯이 전자는 전기장의 영향을 받는다. 전자를 움직이게 하려면 전기장을 만들면 되는 거다. 그런데 전기장을 만드는 방법은
    한가지가 아니다. 분명히, 전기를 띠고 있는 물질을 근처에 가져다 두면 그 근처에 전기장이 생긴다. 하지만! 전기를 띠고 있는
    물질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전기장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바로 자기장이 변하는 경우이다.

    이것을 발견한 것은 패러데이인데, 코일 근처에서 자석을 움직이면 코일에 전류가 흐르는 것을 보고 발견했다고 한다. 코일이란
    전선을 나선형으로 감아둔 것이다. 전류가 흐르기 위해서는 전기장이 생겨야만 하므로, 자석이 움직일 때 전기장이 발생한다는 것은
    분명히 확인되는 것이다.

    이때, 자석과 전자가 움직이는 것은 어느쪽이 움직이든 상관 없다. 즉, 전자가 가만히 있고 자석이 움직이거나 자석이 가만히 있고
    전자가 움직이는 것은 똑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것이 상대성 원리이고, 특수 상대성이론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모니터에 자석을 가져오게 되면 자석을 그냥 가만히 대고만 있더라도 전자가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전자가 흘러가는 방향이
    바뀌게 되고, 결국 전자는 자기 갈 길을 잃고 엉뚱한 화소를 때리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색이 변하는 것이다.

    한가지 덧붙이면, 자석을 가져다 댔다가 떼었을 때, 원래의 색상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요새 모니터는 이런 색상의
    변질을 보정하는 기능이 있다. 이 기능에 관해서는 모니터 설명서를 참고하도록 하고, 그런 기능 없이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참고하자.

    (A/S센터에 맡기면 되지만, 꽤 비싸다…-_-; 이건 빼도박도 못하는 100% 사용자 과실이기 때문에…)

    자석을 가져다 대서 색이 변한 경우, 모니터 내부의 금속이 자성을 띠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자성을 없애주면 되는데,
    여기서 사용하는 것이 Hystersis Loss이다. (우리말로 “겪음손실”이라고 번역하는데, 대단히 어색하다…-_-;;;;
    무엇을 겪는다는 것인가…)

    Hystersis란 철과 같은 자성체에 자기장이 가해졌을 때 철이 어떤 자성을 띠게 되는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무튼간에, 철에 자석을 가까이 가져가서 이리저리 흔들면 자기장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철이 자화되는 방향도 계속 변하게 된다.
    이때 철 자체의 성질때문에 자화되는 방향이 완전히 변하지 않고 계속 손실되는 성분이 있게 되는데, 자석을 흔들면서 점점 멀리
    가져가면 이 손실되는 성분을 보충해줄 자기장이 약해지므로 철의 자화된 방향이 계속 바뀌면서 약해지게 된다. 그러다가 자화된 것이
    없어지게 된다.

    무슨얘기인지 잘 모르겠지만, 사실 나도 잘 모른다. 아무튼간에 자석때문에 고장났으면 자석으로 해결하라는 뜻이다.

    이것으로, 모니터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한 이야기를 끝내겠다.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나중에 고치도록 해야겠다.

    2003.11.04

  • 위치에 관하여


    * 2006년 11월 6일에 쓴 글을 복사해온 겁니다.

    여기서 우리는 “입자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또 기나긴 설명 하나를 거쳐야 한다. 당신이 “좌표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이 부분을 건너 뛰어도 상관 없을 것이다. 사실
    몰라도 된다 -_-; 그렇지만 설명하고 넘어가겠다.

    입자가 무엇인지는 잘 몰라도 된다. 나는 그냥 ‘입자’라고 이름 붙여진 무언가에 관하여 이야기 할 것인데, 입자는 당신이
    생각하는 어떤 것이라도 좋다. 공, 자동차, 비행기부터 소리, 파도, 사랑 등 이름붙일 수 있는 모든것을 입자로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물리학이랑 수학은 굉장히 근본적인 학문이다. 감정도 분석 가능한 대상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뭐, 그쪽은 심리학이 좀 더 강력한 도구를 갖고 있을테지만…)

    아무튼 물리학자들은 입자가 어디에 있는지 알기 위해서 숫자를 이용한다. 보통은 숫자 3개를 묶어서 사용하는데 예를들면 (20,30,10)과 같은 것이다.

    저 숫자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왼쪽으로 20, 앞쪽으로 30, 위로 10의 위치.” 단위는 어떤것이든 좋다. 미터,
    센치미터, 인치, 당신의 발바닥 크기 등등. 이런 방법은 우리집 주소를 표시할 때도 쓴다. “803동 1004호”라는 말에는
    “8단지로 찾아가서 3번째 건물에 있는 10층의 4호”라는 뜻이 숨어있다. 간단한 집주소에도 3차원적인 위치를 표현하는 것들이
    숨어있는 것이다.

    그럼 입자가 가만히만 있을까? 그럼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뭔가 움직임이 있어야만 입자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일을 할 수
    있을테니까, 우리는 입자가 움직이는 걸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방금 앞에서 본 좌표 개념을 도입하자.

    자, 나는 앞으로 보통의 좌표를 (a,b,c)와 같이 소문자의 묶음으로 나타내고 (a,b,c)를 통틀어서 A와 같은 대문자로 나타내겠다. 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다.

    A = (a,b,c)

    이것은 간단한 등식이므로 이해하는데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때, a,b,c에는 어떤 숫자라도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주의하기를…

    아무숫자나 넣을 수 있다는 것은 꽤 매력적인 성질이다. 우리는 그곳에 필요한 숫자를 넣어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A를 이야기 했으므로 B도 이야기 해 보자.

    B = (l,m,n)

    우리는 입자의 위치를 말하기 위해 “좌표”라는 3개의 숫자를 사용하는데, A와 B는 그런 좌표 중에서 특정한 점 2개의
    “이름”이다. 앞으로 내가 A라고 하면 그것은 (a,b,c)라고 하는 어떤 점을 간단히 말한 것이다. 이것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로 길게 이어지는 주소를 “우리집”이라는 한마디로 압축한것과 같다.

    그럼, A에서 B로 움직였다고 하면 얼마나 움직인 것일까?

    간단히, B에서 A를 빼면 된다. 어떻게!?

    아래와 같이 적으면 어떨까ㅕ?

    B – A = (l,m,n) – (a,b,c) = (l-a, m-b, c-n)

    각각 좌표값끼리 빼준 것이다.

    내가 방금 위에서 계산한 것을 수학자들이나 물리학자들은 “벡터의 차”라고 이야기한다. 그런 사람들은 A와 B를 각각 벡터라고
    부르는데, 어떤 벡터에서 다른 벡터를 빼버렸기 때문에 그 차이를 계산한다는 의미에서 “벡터의 차”라고 부른다.

    물론 벡터의 합도 숫자와 똑같은 방법으로 계산할 수 있다. 곱하기의 경우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기 때문에 좀 복잡하다. 다음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거다.

    아무튼 방금 우리는 얼마나 움직였느냐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그것으로 다 끝난걸까?

    설마 그럴리 없다. 똑같이 1km를 이동했더라도 1시간만에 이동한 것과 10분만에 이동한 것은 분명 다른 점이 존재한다. 어디가 어떻게 다른 것일까?

    간단히 생각해 보자. 어떤 경우에 더 빨리 이동했을까?

    직관적으로, 그리고 상식적으로 1시간만에 이동한것보다 10분만에 이동한 경우가 더 빠르다. 우리는 이것을 표시해주기 위하여 이동한 거리를 시간으로 나누어서 표현한다.

    1km/1시간, 1km/10분

    /는 앞에 있는 숫자를 뒤에 있는 숫자로 나누어준다는 뜻이다.

    1시간은 60분과 같기 때문에, “1km/1시간”이 “1km/10분”보다 더 큰 값을 가지게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잘 모르겠다면 정확히 계산해 보면 된다. 아마 계산이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1시간동안 이동한 경우라도 어떤 경우에는 10분만에 이동한 것보다 더 빠르게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 않은가? 마라톤 선수가 처음부터 있는 힘껏 달리면 다른 선수들보다 더 앞서나가게 된다. 그러나 지쳐서 결국엔 꼴찌를 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경우가 존재하는 것이다. 부디 그런 일이 없다고 하지 말기를…

    이런 경우는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물리학자나 수학자들은 이런 경우에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시간에 관한 속도의 함수를 표현해라. 그리고 시간에 관한 위치의 함수를 표현하라”

    그리고 이 작업을 당신이 원하는 모든 입자에 대해 계산할 수 있다면 당신은 모든것을 예언할 수 있다. (내가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모든것을 예언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계산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괜히 이상하게 받아들여서 물리학 만능주의에
    빠지지 마시기를…)

    그럼 쉬운 것부터 해보자.

    당신이 걸어간다. – 라는 상황을 생각한다.

    일정한 속도로 걸어갔다. 1분동안 걸어갔더니 60미터를 갔다. 그렇다면 당신은 1초에 1미터씩 간 것이다. 일정한 방향으로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걸어갔다면 당신의 속력은 “초속 1미터”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제 “초속 1미터”라는 말을 함수로 표현하기 위해서 “1차 함수”라는 것을 알아보자.

    당신이 1분동안 60미터를 갔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당신의 속력이 초속 1미터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1시간, 2분, 10분 등등 임의의 시간에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이 속력에 시간을 곱하는 방법이다.

    시간을 t 라고 쓰고 속력을 v 라고 적는다면 당신의 위치 x 는

    x = v * t

    이런식으로 적어두면, 속력은 정해져 있으므로 시간만 알게 되면 위치는 자연스럽게 예상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경험적으로, 그 시간에 실제로 그 위치에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런데 물체는 항상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어떤 때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기도 하고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표현할까?

    위에사 말했다시피, “속도를 시간의 함수로 표현하면” 된다.

    함수에 관한 설명은 다음에 하도록 하고, 우선은 시간을 대입하면 속도를 알 수 있는 수식이라고 해 두자.

    그럼 이렇게 쓸 수 있다.

    물체의 위치벡터를 R이라고 하고, 물체의 속도를 V라고 하면

    R(t) = (x(t), y(t), z(t) )

    약간 복잡해 보이지만, 시간에 대한 위치의 함수 x(t), y(t), z(t)를 위치벡터로 나타낸 것이다.

    그리고 물체의 속도는

    V(t) = (v_x(t), v_y(t), v_z(t) )

    라고 쓰면 된다. 밑줄을 긋고 x, y, z를 나타낸 것은 각각의 방향에 따라 속력이 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구분해 준
    것이다. 이런 표현들이 익숙하지 않다면 몰라도 된다. 하지만 어떤 시간에 대해 위치에 관한 식을 적을 수 있다면, 그건 문제를
    다 풀었다는 의미임을 알아두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위치R과 속도V는 어떤 특정한 관계를 만족시키는데, 바로 “미분”이라는 것으로 연결되어 있다. 수학적으로 얘기하면 “속도는 위치의 1차 미분이다”

    미분에 관한 것 역시 함수에 관한 설명에서 이야기할 것이다.

    지금은 단지 속도나 위치 둘 중 하나를 알 수 있다면 다른 하나 역시 알 수 있다는 것만 알면 된다.

    위에 적은 설명들이 너무 어려워서 이해가 잘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중요한건 이것 뿐이다.

    위치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은 위치벡터를 이용하여 나타내는 것이고, 이것을 이용하여 시간에 대한 위치와 속도의 함수를
    “계산”할 수 있고, 그것은 “정말로” 실제 위치에 대응된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우리가 물리학을 믿을 수 있는 이유이다.

    *”정말로” 실제 위치에 대응되는 것은 수많은 실험에 의해 밝혀졌다. 뉴턴이 이것을 확립했는데, 어떤 물체가 움직이는 것을
    뉴턴이 제시한 방법대로 계산했을 때, 실제로 이 물체의 움직임이 측정 오차 범위 내에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2003. 11. 6

  • 문의 손잡이는 왜 바깥쪽에 있을까?


    *2003년 11월 25일에 쓴 글입니다.



    왜 그럴까?

    물론, 손잡이를 경첩 가까이에 다는 바보같은 시공자는 없다. 그런데 경첩 가까이에 달면 안되는 걸까?

    – – 달아도 된다! 손잡이의 위치에 관하여 그 어느 누구도 따질 수 없다.

    그러나 그렇게 달면 문을 열기 힘들 것이다.

    사람들은 편한 것을 찾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바깥쪽에 다는 것이다.

    왜 더 편할까?

    똑같은 힘으로 밀어도 바깥쪽에서 미는 것이 더 쉽다 – 즉 힘이 덜 든다

    물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토크”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토크는 회전을 만드는 원인인데 회전하기 위해서 “힘”과 “축에서 어긋난 방향”이 필요하다.

    예를들어, 문을 열 때 경첩 방향으로 밀면 절대 열리지 않을 것이다. 경첩의 반대 방향으로 잡아당겨도 절대 열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경첩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밀면 아무 방향으로나 밀어도 잘 밀릴 것이다.

    토크는 힘의 크기에도 관계된다. 문을 더 큰 힘으로 밀면 더 빨리 회전할 것이다. (당연히!)

    이 토크와 “각운동량 보존 법칙”을 이용해서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고 잘 굴러가는 이유라든가, 인공위성의 자세 제어 방법, 피겨 스케이팅이나 체조 선수들이 멋있게 회전할 수 있는 이유등등을 설명할 수 있다.

    “각운동량”이라는 건 물체의 회전을 멈추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말해주는 값인데, 물체의 회전 속도와 물체의 회전 반경, 물체의 질량과 관계가 있는 양이다.

    빨리 돌 수록, 회전 반지름이 크게 돌 수록, 질량이 클 수록 멈추기 힘들다는 사실은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각운동량을 변하게 하기 위해서는 “토크”를 작용해야 한다. 즉, 각운동량이 변했다면 이 물체에 토크가 작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것이다.

  • 매일매일, 푸! 리! 에!

    아침에 수업을 들으러 학교에 가다가 웃긴 생각이 들었다. 푸리에 변환을 일상 생활에 적용할 수는 없을까

    푸리에 변환이란 어떤 함수를 다른 기본 함수들의 합으로 나타내는 변환 중에서, 기본 함수를 삼각함수들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말해서, 푸리에 변환을 하면 각각의 삼각함수의 성분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자. 일단, 일상생활을 시간에 대한 함수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함수를 숫자에서 숫자로 가는 것 뿐만 아니라, 숫자에서 다른 추상적인 대상으로 가는 것으로 확장한다면 일상생활을 시간에 대한 함수로 표현하는 것은 명백히 가능하다.

    이제, 푸리에 변환(?)을 한번 생각해 보자.

    f : 시간 -> 작업

    여기서, f는 시간에서 그 순간에 하는 일로 가는 함수이다.

    그럼 푸리에 변환 g(진동수)=F(f(시간))을 정의할 수 있는데, 이렇게 정한다

    g(진동수) = “특정 주기로 해야 하는 모든 작업” 이다.

    물론 진동수는 주기와 반비례 관계를 갖는다.

    이 계산을 하면? 적당한 함수 g(진동수)가 나오게 되는데, f라는 함수에 어떤 진동수가 얼마나 많이 들어가 있는지 알려주게 된다. 정확히는 g(진동수)는 f(시간)가 살던 작업과 같은 동네에 산다. 이것을 스펙트럼이라고 한다. 이 스펙트럼을 분석해 보자. 진동수가 0인건 뭘까? 진동수가 0인 것은 주기가 무한대임을 뜻한다. 이것은 평생 한두번 있을까말까 한 작업을 뜻한다. 그럼 진동수가 무한대로 가는 극한은? 이건 아주 쉴새없이 일어나는 일을 뜻한다. 주기가 0이 된다는 거니까. 아무때나 무작위로 해야 하는 일은? g에 아무 진동수를 넣어도 다 나올 것이다.

    푸리에 변환을 간단히 해석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