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예술

  • 서른즈음에

    또 하루 멀어져간다

    내 뿜은 담배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속에

    무얼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워가는 내 가슴속에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 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점점 더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워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줄 알았는데

    또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

    아…

    나도 서른 즈음….

  • 조선명탐정

    재밌게 봤다. 순간순간 빵빵 터지는 개그 코드가 나랑 잘 맞았다. 간만에 표값 하는 영화를 본 듯.

  • 내안의 그대

    서영은 노래.



    슬픔은 없을것같아요우산없이 비오는 거리를 걸어도

    나는 행복할 것 같아요 내 안에 그대가 왔잖아요

    그대와 내가 마주쳤던 순간에 나는 다시 태어난거죠

    그대가 없던 어제에 나는 없던 것과 같아요

    기억조차 없는 걸요

    어떡하죠 내 심장이 고장났나봐

    그대만 생각하면 터질것만 같아요

    어떡하죠 나는 그대 뒷모습에도 자꾸만 눈물이 나요

    그대가 내 이름을 부를때 나는 내가 나인게 너무 행복하죠

    그대가 날 보고 웃을땐 난 모든 세상에 감사해요

    난 괜찮아요 혹시 어려워마요 다시 혼자가 된다해도

    내 안에 그대 있음이 나를 살아가게 할테니

    그대가 날 지킬테죠

    어떡하죠 내 심장이 고장났나봐

    그대만 생각하면 터질것만 같아요

    어떡하죠 나는 그대 뒷모습에도 자꾸만 눈물이 나요

    내가 밤새 그댈 그리워 한다면 그대 꿈에 가게 될까요

    잠든 그대 꿈에 나 찾아가 입 맞추고 돌아올까요

    어떡하죠 첫사랑은 슬프다는데

    나 지금 누구라도 사랑하고 올까요

    어떡하죠 사랑만나 너무 아픈데 이별은 난 모를래요

    (간주중)

    어떡하죠 나는 그대 뒷모습에도 자꾸만 눈물이나요

    —–

    노래 가사가 시와 같다.

    역시 노래는 내용이 좋아야…

  • Melotopia I -revised- #5




    수업이 끝난 후

    ,

    마법 담당이자 아레스의 담임 교사인 토시 선생은 아레스를 불렀다

    .





    치료소에서 힘들었나보구나

    .



    ,

    이전에 마법은 전혀 배워본적 없지

    ?”







    …”





    이거 받아라




    토시 선생이 서랍 속에서 종이 한장을 꺼내서 준다

    .





    너가 입학시험때
    작성한 답안지인데

    ,

    혹시 무슨 뜻인지 알고 답을 쓴거니

    ?”


    아레스가 그 종이를 받아서 펼쳐보았다

    .

    하지만 토시 선생이나 기타 다른 채점관들이 알 수 없는
    것들을 아레스가 알리가 없다

    .





    모르겠는데요







    일단은 너가 갖고
    있어라

    .

    다른 사람들은 갖고 있어봐야 의미가 없으니까

    .”










    주머니에 적당히 접어서 넣었다

    .





    저기



    마법은 어떻게 쓰는 건가요

    ?”





    우선은 마법이
    뭔지에 대해 이해부터 해야겠지




    “…”


    아레스가 듣게 된 지루한 강의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으므로

    ,

    자세한 내용은 건너 뛴다

    .

    몇주 후

    ,

    중간 평가 시험을 보게 되었다

    . 1

    년에 평가시험은

    4

    번 보게 되는데

    ,

    입학한 첫 해의

    4

    번의 성적을 모두 종합해서 학생의 소질을 평가하고
    그 다음해에 어느 과정으로 본격적인 입문을 할지 정하게 된다

    .

    시험문제는 일반적인 언어가 아니라 룬
    문자로 주어진다

    .

    그 룬 문자를 해석하고 거기서 어떤 마법이 파생되는지를 다시 룬 문자로 적는다

    .

    룬은 읽는 것만으로도 마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

    시험지를 읽는것조차
    굉장히 피곤한 일이다

    .

    오죽하면 학생들 중 절반 정도는 시험지를 읽다가 잠들어 버리는 일이 대부분이다

    .

    물론 여기서 잠든 학생들은 부적격자로 깨어나면 깔끔하게 퇴교 처리가 되어 있으므로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

    마법을 계속 배우고 싶으면 다음 해에 다시 입학시험을 쳐야 한다

    .





    으윽



    이런문제가 나올줄이야

    …”


    문제를 읽고 고심하던 아레스의 머리에 답이 스쳐지나갔다

    .

    이미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

    문제 자체가 어려운 것도 있지만

    ,

    읽는데 너무 많은 마력을 소모했기
    때문에 아레스는 답을 쓸 마력이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다

    .





    아하

    !

    맞다

    !”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오른 것은 그의 품 속에 들어있던 종이조각

    ,

    정확히는 그의 입학시험 답안지였다

    .

    아레스는 그 답안지에 적힌 것이 뭔지는 몰라도 그 종이가 일종의 부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

    부적은 일반적으로 마법을 담아두거나 하는데 사용되는데

    ,

    부적을 찢어버리게
    되면 안에 담겨있는 마력이 한순간에 해방되면서 마법이 구현된다

    .

    아레스는 그 답안지를 몰래 꺼내서 입안에
    넣고 씹어서 삼켜버렸다

    .


    우걱우걱







    아레스 군

    ,

    지금 뭐했나

    ?”


    시험감독관이 아레스의 이상한 행동을 보고 다가왔다

    .





    우웁



    꿀꺽











    아레스 군

    ?

    입 안에 뭔가 있지

    ?”









    아무것도 없는데요











    없어

    ?”


    그 감독관이 아레스의 입을 벌렸다

    .

    하지만 이미 그것은 목구멍 뒤쪽으로 넘어간 뒤

    ,

    흔적도 없이 사라져있었다

    .









    이상한데

    .

    주의해









    …”


    하마트면 걸릴 뻔 했다고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아레스는 갑자기 마력이 충만해 지는 것을 느꼈다

    .

    물론 답안 작성에는 충분하고도 남는 엄청난 마력이다

    .

    어쨌거나 답은 작성하고 시험이 끝났다

    .



    시험이 끝나고

    ,

    성적에 따라 수준별로 반이 재편되었다

    .

    물론
    아레스는 고급반으로 이동되었다

    .

    고급반에서는 다양한 마법을 주입식으로 배우고 실습도 하는데

    ,

    가령 공격 마법을 배우는 경우에는 실전에 가까운 실습이라 방어 마법을 기본적으로 계속 사용하면서 실습에 임해야
    한다

    .

    게다가

    ,

    가르치는 교사들은 모두 마법학교를 수석급으로
    졸업한 수재들로

    ,

    왕실 법사라도 한수 양보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

    쉽게 말하면

    ,

    아레스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상황이 온 것이다

    .

    이럴 때 아레스는 신을 저주하고 싶어지지만 부적빨이기도 하기 때문에 아레스가 뭐라 할 것도 없다

    .



    수업이 끝난 쉬는 시간에

    ,

    졸려서 실습실 책상 위로 무한히 쓰러져가는 아레스를 깨우며 어느
    여학생이 말을 걸었다

    .





    너가 아레스냐

    ?”









    그런데

    ,

    너는

    ?”





    난 케이런이야

    .

    반갑다









    .

    반갑다

    .”





    너 시험 볼 때
    뭐 먹었








    아레스가 케이런의 입을 막았다

    .

    손으로

    .





    아퉤퉤 아우 짜

    !

    뭐야 갑자기









    ,

    미안

    .

    본능적으로 손이 나가네 아하하하하하



    딴얘기 하자

    .

    상급반에서는 뭘 배우는



    아아아악

    ?!”




    !







    !

    여기 일렉트릭 볼트닷

    !”





    블랙 쉽 월

    !”


    순간

    ,

    허공에 검은색 막이 생기며 아레스와 케이런 주변의 번개가 사라졌다

    .


    파지지직

    !!!









    고맙

    …”


    아레스가 자신을 방어해 준 케이런에게 감사 인사를 하려는 순간 갑자기






    이번엔 내차례다

    !

    하이퍼 쉐도우

    !”


    쿠아아아아

    !!!!


    케이런이 내쏜 검은색의 날카로운 기류가 지면에 수평으로 공기를 가르며 나간다

    .





    라이트닝 볼트

    !”


    쐐애애애액

    !!!


    번쩍거리는 빛의 기류가 검은 기류와 맞부딪혔다

    .


    콰과광

    !!!


    폭음과 자욱한 먼지를 남기고 두 기류는 서로 충돌하여 없어졌다

    .





    뭐야

    !”


    실습이 중단되고 실습실 안에서 훈련을 진행중이던 선배들이 입구로 뛰어왔다

    .





    누구냐

    ?”









    저기

    ,

    안녕하세요







    방금 우리를 공격한
    것이 너냐

    ?”


    선배들 중의 하나가 어정쩡한 인사를 하는 아레스를 가리키며 물어본다

    .





    그게 말이죠

    ,

    공격이 아니고

    …”





    방금 나한테 날아온
    마법이 하이퍼 쉐도우였던 것 같은데

    ,

    그건 우리 중에서는 쓸 사람이 없어

    .

    어둠 계열의 마법은 아무도 익히지 않았거든

    .”


    그때

    ,

    바로 그 선배가 거기까지 말했을 시점이었다

    .


    쿠르르릉




    실습실 전체가 흔들렸다

    .





    뭐지

    ?”





    지진인가

    ?”


    쿠르르릉




    실습실이 또다시 흔들렸다

    .





    베이컨

    ,

    무슨 일인지 알아보고 와라




    아레스에게 뭔가를 따지려던 그 선배가 자기의 후배인 다른 선배에게 조사를 시켰다

    .





    아무튼

    ,

    방금 우리를 공격한 것이 너냐

    ?

    화 안났으니까 얘기해봐

    .

    솔직히 말하면 용서해 줄게







    그게

    ,

    공격하려고 한게 아니고요

    …”





    그럼 이쪽인가

    ?”


    그는 이번엔 케이런에게 화살을 돌렸다

    .





    저는 단지 이쪽으로
    공격 마법이 날아오기에 그걸 방어하려고

    …”


    케이런이 변명을 시작했는데

    ,

    그걸 또 방해하는 뭔가가 있었다

    .


    휘이이이




    갑자기 어디론가 바람이 새는 소리가 들렸다

    .

    하지만 이곳은 크기야 어떻든 실내이고

    ,

    바람이 불어서 소리가 날만한 뭔가가 없는 공간이다

    .





    조심해

    !

    바닥

    !”





    예에에

    ?”





    레비테이션




    선배는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

    그리고 아레스와 케이런은 자신의 발 밑에 있는 방바닥에 검정색
    구멍이 열려 있는 것을 보았지만 이미 늦었다

    .





    으아아아아

    ~!”


    두사람은 구멍 아래로 빠져들어갔다

    .

    하지만 곧이어

    .


    쿨러럭

    ~

    케엑

    ~


    뭔가가 뭔가를 내뱉는듯한 소음과 함께 두사람은 구멍에서 튀어져 나왔다

    .


    털썩






    켁켁



    뭐죠

    ?

    이건

    ?”





    지옥으로 들어가는
    입구

    ,

    켈베로스의 입이야

    .

    원래 안으로 들어가면 못 빠져나오는데

    ,

    넌 운이 좋군

    .

    그놈이 다시 토해내다니







    이런게 대체 왜
    여기에 있는거죠

    ?”


    그 사이 구멍은 사라져버렸다

    .





    누군가 여기에
    소환하지 않으면 나타나질 않는데



    그것도 악마이거나 악마랑 비슷한 수준의 소환사이거나

    …”





    아무튼 저는 아니예요







    알아

    .

    너가 너를 잡아먹을 놈을 부르진 않겠지

    .

    아니

    ,

    너라면 모르겠지만 아무튼

    .

    아닌 것 같다

    .”





    그리고 아까 그
    공격마법도 고의가 아니예요











    그건 모르겠지만

    ,

    일단 켈베로스의 출현을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와야겠는데







    억울하다니까요







    알았으니까 됐어

    .

    여긴 무슨 일이냐

    ?

    너도 실습 수업을 듣는 학생이야

    ?”





    선배

    !

    비상사태

    !

    소집

    !”


    아까 나갔던 베이컨이 먼지투성이가 되어서 헐레벌떡 뛰어들어왔다

    .





    무슨일이냐

    ?”





    소집

    !

    공격 법사 학생은 전원 소집이예요

    ,

    지금 악마 하나가 학교에 나타났답니다

    !”





    젠장맞을



    빨리 가자

    !”


    두 선배는 아레스와 케이런의 대답은 듣지도 않고 그대로 뛰어서 실습실을 빠져나갔다

    .





    웬 악마지

    ?

    켈베로스라는 건 또 뭐야

    ?”





    켈베로스는 지옥의
    입구 이름이자 그 입구를 지키는 강아지의 이름이야







    그게 왜 여기에
    나온 걸까

    ?”





    글쎄다

    .

    그건 나도 궁금하네











    구경 가자

    !”







    ?

    피하는게 좋을 것



    꺄아

    !”


    케이런은 아레스가 다짜고짜로 팔을 끌고 달리는 바람에 뭐라고 하지도 못하고 끌려간다

    .





    빨리

    !”

  • Melotopia I – revised – #6




    두사람이 실습실 밖으로 뛰쳐나오자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

    흔들리는 땅을 겨우겨우 넘어지지
    않고 뛰어서 선배들이 가는 쪽으로 따라갔다

    .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한 곳

    ,

    운동장에서 켈베로스의 출현과 땅이 흔들리는 이유인 그놈의 악마를 볼 수 있었다

    .





    저게 악마야

    ?”





    맛있게도 생겼네

    …”


    악마는 공중에 떠서 그 주변에 솜사탕같은 실오라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

    덕분에 전체적으로 솜사탕처럼
    보이는 악마다

    .

    하지만 그 악마의 존재만으로도 땅이 흔들리고 있을 정도이므로 어느정도의 거물급이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





    공격 개시

    !”


    수석 교사가 공격 명령을 내리자 수백명의 마법학교 학생들이 저마다 알고 있는 가장 강한 공격마법을 악마를 향해 사용했다

    .





    먹어보고 싶다




    아레스가 문득 내뱉었다

    .

    그리고 그는 곧 악마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

    그렇다기보다는 끌려가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





    공격 중단

    !

    학생 하나가 빨려들어갔어

    !”


    어느쪽이든

    ,

    아레스는 허공을 날아서 악마의 솜사탕 속에 푹 파묻혔다

    .





    아레스

    !”


    케이런은 갑자기 날아가버린 아레스를 붙잡지도 못하고 멍하니 바라보기만 한다

    .


    악마의 솜사탕 속으로 들어간 아레스는 맛있어 보이는 그 솜사탕을 한점 떼어서 입에 넣었다

    .





    아퉤퉤퉤퉤퉤퉤

    !!”


    쓰다

    .





    누가 이런걸 먹냐

    !”


    아레스의 분노는 악마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어야 하지만

    ,

    그 악마가 도대체 뭐가 위협인지
    알았을 때에는 이미 늦었다

    .





    홀리 펀치

    !”


    아레스의 손이 빛나기 시작했고

    ,

    그 주변에 엉켜있던 솜사탕들이 녹아내려갔다

    .





    홀리 블레이드

    !”


    아레스의 손에서 빛이 사방으로 퍼지며 솜사탕을 완전히 녹여냈고

    ,

    악마의 추악한 실체가 드러났다

    .

    그것은 마치 털이 다 뽑힌 오골계와 비슷하다고 해야 할 듯

    .





    아아아

    !!!”


    공중에 뜬 상태에서 허우적대며 이리저리 휘저은 팔에 그 악마는 여러 조각으로 썰려버리고 사라졌다

    .





    아아아아아아아

    ~~~~~~”


    공중에 뜬 상태가 악마가 끌어당기고 있었기 때문인데 그걸 처리하였으니 이제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중이다

    .

    아레스에게 다행인 점은

    ,

    마법학교 학생 전원이 그 밑에서 그걸 보고 있었다는 점이고

    ,

    불행인 점은 마법학교 학생 전원이 그 밑에서 그걸 그냥 보고 있었다는 점이다

    .



    아레스는 그 사건으로 마법과목 상급반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

    사실 마법은 배우는 것보다는
    그 응용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

    응용 부문에서 악마 퇴치라는 걸출한 업적을 남긴 아레스는 여러가지 면에서
    졸업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판단된 것이다

    .

    물론 그 와중에 치고 다닌 사고들이 아레스의 조기졸업 결정에
    전혀 영향이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

  • Melotopia I : revised edition #4

    첫 글 보기 :

    http://snowall.tistory.com/1491




    쉬이이익

    !!!


    인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자마자 그의 머리 위를 무언가가 빠르게 스치고 지나갔다

    .




    !





    켁켁

    !”





    콜록

    !

    뭐야

    !”


    교실 안에 가득히 먼지가 피어올라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쨍그랑

    !


    창문이 깨지는 소리가 나면서






    꺄아악

    !”


    갑자기 학생들 중 한명이 비명을 질렀다

    .

    아마 여학생인 듯 싶다

    .





    이거 놔

    !”


    누군가 붙잡힌 모양이다

    .

    그 와중에

    ,

    아레스 또한
    먼지를 먹고 켁켁대는데






    으허헉

    !”


    콰당

    !


    먼지를 피해서 교실 밖으로 나가려다가 무언가에 걸려서 넘어져 버렸다

    .

    그 무언가를 아레스가
    붙잡아 보니 누군가의 바짓자락이었다

    .







    ?”





    이자식이

    !

    이거 놓지 못해

    ?”


    퍼억

    .


    아레스의 머리를 그 누군가가 발로 차 버리고 떼어내려고 했지만 아레스는 본능적으로 그 바짓자락을 끝까지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





    이거 놔

    !”


    퍽퍽퍽

    .





    젠장



    레비테이션

    !”


    휘이이익




    그 누군가는 비행마법을 사용하여 창문을 다시 뚫고 나갔다

    .





    으아아아악

    !”


    아직

    12

    살밖에 안된 아레스는 창문 밖에서 자신이 공중에 붕 떠 버리자 있는 힘껏 손에 쥔
    바짓자락을 붙잡았다

    .





    뭐야 이놈은

    !”


    퍼억





    !


    그 누군가의 강한 발길질에 아직 비행 마법을 배우지 못한 아레스는 바로 땅으로 떨어져 버렸지만 그다지 높이가 높지 않아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





    으으

    …”


    아레스가 추락하면서 기절할 정도는 아니지만 기절할 것 같은 고통에 몸부림 치고 신음하는 사이에

    ,

    먼지가
    차츰 가라앉고 상황이 정리되어 갔다

    .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몇명 쓰러져 있고

    ,

    아레스 옆자리에 앉아 있던 친구는 뒤편 벽으로 날아가서 나뒹굴고 있었다

    .

    더욱이
    책상 몇개가 부서져 있고

    ,

    창문은 두짝이 깨져 있었다

    .

    결정적으로
    누군가 없어진 것 같다

    .









    공주님이 없어졌다

    !”


    반에서 첫 담임을 맡아서 학생들을 인사시키고 있던

    ,

    아레스가 있는 반의 담임선생님인 토시 선생이
    그렇게 외치는 소리를 듣고 학생들은 그제서야 없어진 사람이 공주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마법학교에
    공주가 입학했다는 것도 일이지만 입학하자마자 누군가 납치되었는데 그게 하필 공주라는 사실은 어린 학생들이지만 뭔가 굉장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데 충분하였다

    .





    누구 공주님 본
    사람 없어

    ?”


    담임 선생님이 그렇게 물어보더라도 있을리가 없다

    .

    다들 전국 각 지역에서 올라온 아이들로 이루어진
    반인데 공주는 커녕 공주 그림자도 본 적이 없을 아이들이다

    .

    같은 반에 있던 친구 중에서 자기소개를
    성공적으로 한 사람이라고는 아레스밖에 없고

    ,

    따라서 공주가 누군지 얼굴도 이름도 전혀 모른다

    .





    무슨 일인가

    !”


    다른 반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던 선생님들과 교장선생님이 달려왔다

    .





    저기



    그게

    ,

    갑자기 누군가 들어와서 공주님을

    …”





    뭣이

    !

    자넨 뭐하고 있었나

    !!”





    먼지가 자욱한
    사이에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그리고 이 건물은 원래 문을 통하지 않고서는 들어올 수 없는
    공간인데 어떻게 창문을 깨고 들어왔는지 모르겠습니다

    .”





    임마 아무리 그래도
    너가 막았어야지

    !”









    죄송합니다







    필요 없어

    !”


    사실 교실에서 없어진 사람은 아레스도 있었다

    .

    다만 공주가 없어졌다는 사실에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범인의 바짓자락을 붙들고 끌려서 날아가다가 창밖으로 추락한 아레스에 대해서는 다들 별다른 관심이 없었을 뿐이다

    .



    공주가 마법학교에서 누군가에게 납치된 사건은 쿠데타에 가까운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취급되었지만

    ,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

    왕국은 지금 공주 한명 외에는 후계자가 없는 상황이라 만약 공주가 없는 상황에서 왕이
    유명을 달리하는 경우 나라가 국정 공백에 빠져 버린다

    .

    공주가 없어졌다는 사실이 국민들에게 퍼져나가면
    그날로 엄청난 혼란이 찾아올 것이 뻔하다는 뜻이다

    .

    따라서 이것은 그 교실에 있었던 사람들과 범인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함구령이 내려졌다

    .

    그리고 그날 아레스는 학교 내부의 치료소에 가서 아픈 몸이 다 낫기도
    전에 거의 일주일 동안 수업도 못 듣고 왕궁에서 파견되어 납치범의 인상착의를 물어보러 오는 조사반원들의 질문에 대답하느라 고생해야만 했다

    .

    하지만 결국 그들이 아레스로부터 알아낸 것은 아레스가 그 사람들이 누군지 보지도 못했다는 것 뿐이다

    .



    일주일 후 돌아온 아레스에게 돌아온 것은 어색함이었다

    .





    저기

    …”





    뭐야

    ?”





    난 아레스라고
    하는데

    …”





    그건 알아




    그리고 그 뒤에 알듯 모를듯 들려오는 키득거리는 소리들이 있었다

    .





    어디까지 배웠어

    ?”





    글쎄

    .

    선생님한테 물어봐

    .

    곧 마법 수업 시작하잖아











    알았어




    다른 친구들끼리는 모두 친하게 지내는 것 같은데

    ,

    일주일 늦게 들어온 아레스에게는 처음 만났을
    때의 어색함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

    지금 곧 시작하는 아레스로서는 첫 수업인 셈인데

    ,

    다들 일주일동안 뭘 배웠는지 모르겠는 내용이 가득히 적혀 있는 공책을 꺼내서 선생님이 칠판에 적는 마법의 원리를
    받아적고 있었다

    .





    다들 지난주에
    배웠겠지만

    ,

    마법은 마력을 사용해서 너희들의 뜻을 세계에 구현하는 것이다

    .

    혹시

    ,

    이중에 지난 수업시간 이후로 마력을 느껴본 사람 있나

    ?

    있으면 손 한번 들어볼까

    ?”


    아레스를 제외한 나머지

    20

    여명의 학생들이 모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







    ,

    아레스 넌 지난주에 빠졌으니 잘 모를 것이고

    .

    그럼 나머지는 가장
    간단한 마력의 운용을 설명해 주겠다

    .

    우선은 안전하게 빛을 만들어 봐라

    .

    빛의 속성에 대해서는 다들 잘 알고 있지

    ?



    ,



    .

    아레스

    ,

    넌 수업
    끝나고 남아라

    .

    가르쳐 줄테니까








    내용인지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것들을 무작정 공책에 옮겨적고

    ,

    다른 애들이 손에서 빛을 번쩍거리고 있을 때 아레스는 뻘쭘함에 잠들 수도 없는 상황 속에서 그의 첫 수업을
    경험하고 있었다

    .

  • Melotopia I – revised edition #3

    처음부터 읽기 :

    http://snowall.tistory.com/1491




    우리의 주인공 아레스 소년은 아빠 손에 이끌려 비공정을 타고 시몬 면에서부터 반나절이 걸리는 진저리 왕국의 수도인 카타곰 특별시에 도착하였다

    .

    촌구석에서만 자라다가 비공정을 타보는 것도 처음이요 수도에 가보는 것도 처음이었던 부크스 씨였지만

    ,

    아들을 사랑하는

    ,

    그렇다기보다는 제대로 학교에 넣어놓고 오지 않으면
    도시에서도 사고를 칠 수도 있을 거라는 불안감에

    ,

    아레스의 손 꼭 붙잡고 이리저리 길을 물어물어 간신히
    학교에 도착했다

    .


    학교에 도착해서 입학 행정 담당자에게 입학을 어떻게 하는 것이냐고 묻자 그가 뭐 이런 촌놈을 다 봤나 하는 마음을 얼굴에 드러내며 등록금이라
    씌여진 봉투 하나와 입학원서 한장을 내밀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





    내일이 마침 입학시험을
    치는 날이니까 빨리 준비하셔야 되겠네요




    입학시험이라는게 있다는 사실도 잘 모르고 온 부크스 씨는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시험을 잘 봐야 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을 눈치껏
    파악하였다

    .

    왕립 마법학교의 입학시험같은걸 하루만에 준비할 수 있을리 없지만

    ,

    그렇다고 절차를 뛰어넘어서 특차로 입학시킬만한 뇌물이나 배후세력이 있는 사람일리가 없는 부크스 씨는 아들의
    가능성을 믿고 입학시험을 잘 보기를 바랄 뿐이었다

    .

    이놈이 글자는 읽고 쓸 수 있으니 뭔가 답안지에
    쓰기는 쓰겠지 생각하면서

    .



    진저리 왕국은 마법을 국가의 중대사로 보고는 마법을 발전시켰다

    .

    오죽하면



    법력은 국력



    이라는 표어까지 만들고 왕립 마법학교를 세워서 마법사들을
    키우고 있을 정도이다

    .



    입학시험을 보는 시간 내내 부크스 씨는 걱정이 눈앞을 떠나지 않았다

    .

    왕립 마법학교라는 곳에
    대해서 소문만 듣고 가장 좋은 학교라는 말만 듣고 무작정 달려왔는데

    ,

    듣도 보도 못한 입학시험이 벌써부터
    그의 아들의 앞날을 가로막고 있었다

    .

    학부모 대기실에서 같이 옆에 앉아서 기다리는 다른 아줌마들은 다들
    귀티가 나보였다

    .

    입고 있는 옷

    ,

    귀걸이

    ,

    목걸이

    ,

    어느것 하나 싸보이는 것이 없다

    .

    학부모중에서는 자신만 아빠인데다가

    ,

    아무리봐도 자기만 촌구석에서
    올라온 듯한 느낌이 들어서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

    그리고 아줌마들의 이방인을 보는듯한 야릇한 시선은
    그를 자꾸만 괴롭히고 있었다

    .

    어쨌든 복잡한 감정 속에서 무사히 시험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이유는
    아레스가 시험 시간만이라도 장난을 치지 않고 시험에 집중해 주기를 바라는 소박한 소망 하나가 있기 때문이다

    .


    글쎄다

    .

    그것은 너무 큰 희망이었던 것일까

    .

    적어도
    결과야 어쨌든간에 입학 시험 시간만이라도 조용히 넘어가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은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는 거지만

    ,

    두시간 동안의 입학 시험은 아레스에게는 너무나 긴 시간이었다

    .

    시험을
    보러 들어간 아레스는 시험지에 적혀져 있는

    ,

    이상한 그림을 보면서 무언가 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

    그것이 시험문제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

    그리고
    그 답을 시험지에 적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

    하지만 도대체 자기가 어떤 말을 내뱉어야 하는지 모른채
    두시간 내내 고민하다가 시험이 끝나기 직전에 그 한마디를 알아냈다

    .







    !”


    그리고 그 순간

    ,

    시험장 안에 있던 학생과 감독관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

    그것은 그가 큰 소리를 냈기 때문이었다

    .





    시험 끝났습니다

    .

    뒤에서부터 답안지를 걷어주세요





    시험 성적이 발표되려면 일주일 정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기에도 애매하고 해서 아버지와 아들은 그 일주일간을 학교 근처의
    여관에 머물면서 기다리기로 했다

    .

    아레스가 그간 소소한 사고를 치고 돌아다니긴 했지만 앞으로도 설명할
    내용이 많으므로 그간의 내용에 대해서는 기회가 있을 때 설명해 보도록 한다

    .

    합격자 발표하는 날이 되어서
    둘은 학교로 갔다

    .

    학교앞 게시판에는 벌써부터 수백명의 인파가 몰려들어서 자신의 이름이 합격자 목록에
    있는지 찾아보느라 난리였다

    .

    부크스 씨도 가슴을 졸이며 목록을 샅샅히 훑어보다가 결국 중간쯤 어딘가에서
    아들의 이름인



    아레스 스타스



    를 찾아낼 수 있었다

    .





    와앗

    !



    ,

    아레스 너 합격했어

    !!”







    ?

    정말요

    ?”





    그래

    ,

    여기 봐

    .

    이름이 있잖아

    !”









    아하하하



    합격했네요




    자신이 답안지에 아무것도 적지 않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아레스로서는 백지 답안지가 왜 합격인지

    , 12

    살의 짧은 지식으로는 도저히 알아낼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백지를 냈다는 사실을 아버지에게 말할 수도
    없었다

    .

    어린 마음에라도 저렇게 좋아하는 아버지에게 백지를 냈다고 말했다간 엄청나게 맞고 두대쯤 더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기 때문이다

    .

    합격자 목록에 이름이 올라갔는데 설마 합격이 취소되지는
    않을 것이고

    ,

    이런저런 이유로 아레스는 합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

    학교에
    가는건 싫었지만 아빠한테 맞는건 더 싫었다

    .



    아레스가 다니게 된 마법학교는 어딘가의 마법학교와는 달리 시내 중심가에 있다

    .

    왕립 마법학교라
    크기도 거의 왕궁에 필적할만큼 크고

    ,

    건물도 왕궁과 비슷한 수준으로 으리으리하다

    .

    원래는 촌구석에서만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 이렇게 도시의 모습을 맛보게 되면 주눅이 들어서 아무것도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

    아레스는 그런게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어떻게 하면 학교를 빠져나갈 수 있을지

    ,

    입학식이 끝나는 순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

    어느 시대

    ,

    어느 동네에나 입학식은 다 거기서 거기니까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입학식이
    끝나고 반을 배정받고 기타등등의 몇가지 통상적인 절차가 끝나고 수업을 듣는 강의실이 있는 악튜러스 건물로 이동하였다

    .

    이 건물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3

    층 건물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끝없는
    계단를 갖고 있는 무한 공간 속에 있어서 실제로 안에 들어가게 되면 원하는대로

    ,

    또는 필요한만큼 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마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

    이런 공법으로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은 세계적으로도
    몇 되지 않으며

    ,

    그중 한명인 벨로우즈가 바로 마법학교의 설립자이다

    .



    수업이 시작되기 전

    ,

    의례적으로 반 친구들 사이의 자기소개 시간이 돌아왔다

    . 장기자랑 같은건 제발 시키지 않기를 바라며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

    아레스라고 합니다




    아레스가 반에 들어가서 친구들에게 건넨 첫 인사다

    .

    평범하다

    .







    …”


    하지만 반 친구들이 자신을 뭔가 대단한 놈으로 바라보는 것을 느끼기에는 그는 아직 어리다

    .

  • Melotopia I – revised edition #2

    시작부터 보기 :

    http://snowall.tistory.com/1491




    바야흐로

    ,

    세월은 많이 흘러 현재에 이르렀다

    .

    여기는
    세상에 있는

    6

    대륙중에서 소마시안 대륙의 진저리 왕국 카르마니안 자치구내에 있는 시몬면의 면사무소 옆집이다

    .

    정확히는

    ,

    집 주인인 부크스 스타스 씨의 집이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

    그 집에서 우렁찬 울음소리가 들렸다

    .





    으앙

    ~

    으앙

    ~”


    우렁찬 울음소리에 이어





    우하하하

    !!!

    아들이닷

    !”


    줄줄이 딸만 넷인 아버지의 기쁨에 찬 목소리다

    .

    그와 함께

    ,





    후우

    …”


    네명의 딸들이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





    이제

    ,

    쟤한테만 사랑이 가겠군

    …”


    19


    살의 첫째 딸

    ,

    사라가 말했다

    .





    어때

    ?

    우리도 클만큼 컸는데

    ?”


    18


    살의 둘째 딸

    ,

    메이가 말했다

    .





    그런데

    ,

    쟤 이름을 뭐라고 지었을까

    ?”


    17


    살의




    셋째 딸

    ,

    로라가
    말했다

    .





    아마



    아빠맘대로

    ?”


    15


    살인 넷째 딸

    ,

    줄리아가 말했다

    .


    어쨌든

    ,

    애이름은 아레스라고 지었다고 한다

    .


    이름은 아버지 맘대로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모아서 만들었다고 한다

    .



    그리고

    .

    잠시 독자 여러분들이 정신을 놓은 사이에

    12

    년이
    지났다

    .

    진저리 왕국 카르마니안 자치구내의 시몬 면사무소 옆집의 주인인 부크스 씨는 벌써

    50

    이다

    .

    이 아저씨의 네 딸중에서 사라는 이미 애가 둘이고

    ,

    로라는 아직 결혼을 안했지만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예정이며 메이와 줄리아는 아직 시집을 안갔다

    .






    너 이리 안서

    !”


    새가 지저귀고

    ,

    태양은 따사로운 어느 봄날의 오후

    .

    진저리
    왕국 카르마니안 자치구내의 시몬면사무소 옆집의 앞마당에서는 때아닌 도주극이 벌어지고 있었다

    .





    내가 왜

    ?

    맞을라구

    ?

    때릴꺼 뻔하잖아

    !”


    아레스가 먼지나도록 뛰어가고 있었고

    ,

    그 뒤로는 누나인 줄리아가 빗자루와 쓰레기통을 머리위로
    들고 뒤?아 가고 있다

    .





    에잇

    !”




    !





    아얏

    !”


    그러나

    ,

    결국은 줄리아가 던진 쓰레기통을 덮어 쓰면서 아레스는 시야를 잃고 계속해서 앞으로
    질주하다가 담벼락에 강하게 부딪치고 자빠져 뒹굴었다

    .





    아야야



    아파

    !

    뭘 던지는 거야

    !”


    아레스가 일어나면서 자신의 얼굴 모양으로 찌그러진 쓰레기통을 벗어 던졌다

    .





    청소 다 해놓은걸
    다시 어질러 놨으니까 지금 즉시 청소를 다시 해 놓지 않으면

    …”





    어휴



    누나랑 놀려고 시도한 내가 잘못이지




    그러더니 몸을 돌려서 가려고 했다

    .







    ,

    동생

    !”


    줄리아가 그의 귓바퀴를 붙들었다

    .





    아야야야 아프다구요
    이건 인권침해라구요







    나쁜 놈에게 인권은
    없어

    .

    이리 와







    아빠한테 이를거야

    !”


    줄리아는 아빠를 팔아서라도 살아나려고 하는 아레스의 마음을 모를 수 없었다

    .

    그녀는 아레스의
    어깨를 붙들고 다시 주워들은 빗자루를 내밀며 한소리 해야만 했다

    .





    당장 청소 시작해

    !!!”


    귀청이 찢겨나갈 듯한

    3

    단 고음에 아레스는 귀를 막아야만 했다

    .



    아레스가

    12

    살이 되던 해의 어느 따스한 그 봄날

    ,

    딸과
    아들이 정답게 집안을 청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크스 씨는 더이상 참을수가 없었다

    .

    가정교육에는 한계가
    있고

    ,

    한도가 있으며

    ,

    언젠가는 세상에 나가야만 한다

    .

    아들을 은둔형 외톨이로 키울 생각이 없는 보통의 평범한 아버지라면 아마 일찍부터 아들을 학교로 보내서 사회성을
    키우도록 하였겠지만

    ,

    이놈의 아들은 사회성이 너무 뛰어나서

    ,

    어느정도
    집안에 가둘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었다

    .

    걸어다니고 말을 할 수있게 된 이후부터 거의 하루도
    쉬지않고 말썽과 사고를 터뜨리고 다닌 바

    ,

    그 부모 노릇을 해온 사람이라면 아들을 학교에 보냈다가는
    아들보다 자기가 더 자주 학교에 가야 할 것 같은 공포에 사로잡힐 수 밖에 없다

    .

    진저리 왕국에서는
    학교를 가는 것은 의무교육은 아니지만 보통은

    6

    살 정도가 되면 글을 배우고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학교를
    보낸다

    .

    글을 배우는 수준의 간단한 교육은

    10

    살까지 이루어지는데

    ,

    여기까지는 나라에서 지원하여 무상으로 이루어지지만 그 이후부터는 소정의 수업료를 받는 전문학교로 가게 된다

    .


    부크스 씨는 아레스의 교육에 대해서 며칠간 고민을 하다가 마법사로 키우기로 하였다

    .

    마법사라고
    해서 무슨 불덩어리 던지고 전쟁 나가서 싸우는 군 법사만 있는게 아니고

    ,

    대부분은 건설 현장에서 요긴하게
    쓰이는 돌인형 소환술이나 비행마법을 배워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비공정을 운전하는 등의 전문직으로 진출하므로 비싼 수업료를 부담하더라도 어느정도
    장래를 위해서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

    이러니 저러니 해도

    ,

    마법사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운 결정적인 계기는 대부분의 마법 학교는 왕립이고 엄격한 기숙사 제도가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사고치고 다닐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

    그래서

    ,

    부크스는 아레스를 불렀다

    .





    아레스

    ,

    이리 와봐라

    .

    줄리아

    ,

    아레스
    그만 괴롭히고 청소도 그만 하고

    .

    얘야

    ,

    너도 이젠 학교에
    갈 나이잖냐

    ?”





    학교는 뭘 하는
    곳인가요

    ?”





    친구들과 공부를
    하는 곳이지

    .

    아무튼 가







    저는 친구가 없잖아요







    가서 만들어야지

    .

    아무튼 가



    여러가지 이유로, 그날 아레스는 학교에 가는 것이 낫겠다고 결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