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학, 그리고 궤변 논리학

이 글은 원래는 전략 글에 들어가야 하겠으나 주제의 특이성에 의해 정치글로 분류된다.

홍정욱 의원은 3일 방송된 KBS 2TV ‘남희석 최은경의 여유만만’에서 “한때는 9개국 여성들과 교제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다 지나간 일들이다”며 “한가지 확실히 밝혀둘 것은 즐기기 위해 데이트한 게 아니라 한국 남성 위상을 세우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뉴스엔 이미혜 기자]

한국 남성의 위상을 세우기 위하여 9개국 여성들과 데이트를 하였다.

음…

이런 글은 참을 수 없다.

데이트하는데 국가적인 위상까지 걸고 넘어가다니.

자. 이제 이 글을 “논리적”으로 분석해 보자. 홍정욱이 주장한 명제는 p와 q가 있다.

p : 9개국 여성들과 데이트를 하였다.

q : 한국 남성의 위상을 세운다.

주장 : p이면 q이다.

이제, 주장이 옳다고 가정하자.

그럼 p이면 q이므로, 대우 명제인 “q가 아니면 p가 아니다”라는 주장 역시 옳다.

q가 아니다 : 한국 남성의 위상을 세우지 않는다.

p가 아니다 : 9개국 여성들과 데이트를 하지 않는다.

주장 : q가 아니면 p가 아니다

이것도 참이 된다. 즉, 한국 남성의 위상을 세우지 않았다면 9개국 여성들과 데이트를 하지 않은 것이다.

“q가 아니다”에서 부정할 수 있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있을 것이다.

q가 아니다 변형2 : 9개국이 아닌 여성들과 데이트를 하였다

q가 아니다 변형3 : 9개국 남성들과 데이트를 하였다.

q가 아니다 변형4 : 9개국 여성들과 데이트가 아닌 다른 것을 하였다.

p가 아니다 역시 변형태가 많다.

p가 아니다 변형2 :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 남성의 위상을 세운다

p가 아니다 변형3 : 한국 여성의 위상을 세운다.

p가 아니다 변형4 : 한국 남성의 위상이 아닌 다른 것을 세운다.

음… 므흣한 시추에이션도 나온다.

~q2 x ~p4 :한국 남성의 위상이 아닌 다른 것을 세웠다면 9개국 남성들과 데이트를 하였다.

위상이 아닌 다른걸 세운 경우에는 9개국 남성들과 데이트를 하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것이다. 우린 위상을 세워야만 한다. -_-;;

이것 역시 “q가 아니면 p가 아니다”라는 명제의 한 형태이므로 홍정욱의 가설에 의하면 올바른 명제다.

ㅇㅁㅂ같은 상황이다.

아무튼.

“한국 남성의 위상을 세우지 않았다면 9개국 여성들과 데이트를 하지 않은 것이다.”라는 명제는, 적어도 내가 갖고 있는 일반 상식에 비추어 볼 때, 분명히 오류를 갖고 있는 명제이다. 따라서 홍정욱이 원래 가정한 “한국 남성의 위상을 세우기 위해서 9개국 여성들과 데이트를 하였다”라는 명제는 오류를 갖고 있다.

홍정욱이 바보인 이유는, 데이트를 함에 있어서 그게 국가의 위상을 세우는 문제와 연관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게 정말 그렇게
생각한 거라면, 정말 개인적인 일을 거창하게 말한 것일 뿐 그 이상은 절대 넘어갈 수가 없다. 아마 그쪽 여자들은 그냥 어떤 재밌는(?) 남자랑 데이트를 하고 좀
사귀어 봤다고 생각할 것이다. 뭐, 그 여자들이 사귄 남자중에 한명이 그냥 한국 사람이었던 것일 뿐, 한국 남성의 위상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설령, 데이트 하면서 국가의 위상을 세우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다 하더라도 (예:한국 자랑…)
그건 차이기에 딱 좋은 이유가 될 뿐 어딜 봐도 국가 위상과는 별 관련이 없다.

여자든 남자든 간에, 자신의 연애 상대가 자기랑 사귀는데 국가적인 사명을 걸고 국가 위상을 세우기 위해서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런 이성과 더 사귀고 싶을까?

그리고, 반대로 그 사실을 몰랐다면, 그게 도대체 국가 위상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나?

코멘트

“논리학, 그리고 궤변 논리학”에 대한 8개 응답

  1. 
                  snowall
                  아바타

    http://snowall.tistory.com/761

    http://snowall.tistory.com/1245

    위의 두 글을 읽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 
                 오류
                 아바타

    ‘x는 홀수다’ 부정은 ‘x는 짝수다’ 일까요?

    아닙니다, ‘x는 홀수다’의 부정은 ‘x는 홀수가 아니다’ 입니다.

    이것은 조금만 생각하면 명백해집니다.

    고로 ~ p의 변형태는 ~p의 충분조건일 뿐이지,

    필요충분조건이 아닙니다.

    ~q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저 명제는 그냥 반례를 들어서

  3. 
                  snowall
                  아바타

    가운데 손가락을 세웠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ㅋㅋ

  4. 
                 시니사
                 아바타

    생식기라도 세우고 싶었나 보죠.

  5. 
                  snowall
                  아바타

    음…뭐;; 제가 뽑은 사람중에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같은것에 당첨된 사람은 없습니다-_-;;

    그냥, 뭐 그런거지요.

  6. 
                 goldenbug
                 아바타

    하하… 재미있군요.

    어떻게 우리나라 국민들은 저런 사람을 자꾸 뽑는 것인지?

  7. 
                  snowall
                  아바타

    한명이 9명과 데이트했다고 해서 그 한명이 소속된 국가의 그 한명과 같은 성별을 가진 사람들의 대외호감도나 이미지가 올라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가령, 홍정욱이 9명과 데이트해서 한국 남성의 대외호감도, 이미지, 또는 어쨌든 한국 남성의 국가적인 위상이 올라갔다고 해 봅시다. 그럼 제가 외국 나가서 여자 꼬시는데 도움이 될까요?

    아니면, 어떤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또는, 한국의 아주아주 많은 남성들이 데이트를 많이 해서 한국 남성의 국제적인 위상을 올렸다고 하면, 그래봐야 얻는건 “한국 남자는 여자를 잘 꼬신다”는 것 정도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을 겁니다.

  8. 
                 김개구리
                 아바타

    그렇죠.. 차라리 한국남자의 대외호감도&이미지업을 위해 데이트했어요! 가 되어야하는거죠..

    거기에 위상이라는 대단한 단어를 끌고들어왔던게 실수였다고 생각해요.

    대체 어떻게 <데이트>라는 사적이고도 쌍방향적인 것으로 한 국가의 남자의 <위상>이 올라갈수 있는건지 몹시 궁금해요..;

    (데이트한 여자들이 각나라 대사관 자녀나 정치적 여론형성이 가능한 셀레브리티들로만 구성되었다고 해도 그것이 ‘위상’ 과 관계가 있다고는 안보이니까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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