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이냐

동아일보 기사다.


http://news.donga.com/Sports/3/05/20091222/24968039/2&top=1

한국 봅슬레이 팀이 변변한 지원도 없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얻을 것이 기대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그것을 “기적”이라고 부르고 있다.

물론 이 기사는 허위 기사는 아닐 것이다. 변변한 지원도 없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다면 그거야말로 “기적”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이니까.

하지만 이제 기적에 의존할 때는 많이 지나지 않았나?

될지 안될지도 모르고, 거의 전적으로 선수단의 개인적인 의지와 열정에 기대는 “기적적인” 시스템으로는 금방 밑천이 바닥날 것이다.

일본과 한국의 봅슬레이 환경을 비교한 부분이 있다.

국내에는 경기장은 물론이고 기본적 인 훈련장이라고 할 수 있는 스타트 훈련장마저 없다. 썰매도 2인승과 4인승 1대씩이 전부다. 선수도 4명뿐이다. 한 명만 부상을 해도 곤란하다. 지원도 부족해 이번 시즌 훈련과 대회 참가는 대한체육회에서 제공한 800만 원으로 버텼다. 부족한 돈은 선수들이 갹출해서 메우고 있다. 일본만 하더라도 상황은 다르다. 일본은 대학팀 등 20여 개의 봅슬레이팀이 운영되고 있다. 썰매도 30여 대에 선수는 80여 명에 이른다.

이런 상황이라면, 일본보다 잘한다는 그 국가대표들이 일본으로 이민을 가서 일본의 국가대표가 된다 하더라도 아무도 욕할 수 없다. (욕하면 그놈이 진짜 나쁜놈이지…)

잘하는건 자랑할만하지만, 그게 기적적인 일이라면 전혀 자랑스럽지 않다. 단지 열심히 훈련한 선수들을 위로하고 싶어질 뿐이다.

코멘트

“자랑이냐”에 대한 10개 응답

  1. 
                  snowall
                  아바타

    그게 “증가함수”이기만 해도 인생은 참 살만해요.

  2. 
                 dbskzh
                 아바타

    어차피 실적만 좋으면 다 되는 세상이니까요 뭐…^^;;

    ‘성공은 확률적이다. 다만 그 확률이 노력과 투자에 대한 증가함수인 것이다’라고 누가 그러든데..

  3. 
                  snowall
                  아바타

    그렇게 실망하고 완전히 잊혀지게 됩니다.

    그건 더 나빠요.

  4. 
                  snowall
                  아바타

    평범한 사람들은 많이들 안봅니다만, 대단한 사람들은 “많이들” 봅니다. -_-;

    란다우 책을 정복했으면 “알아주는” 실력을 가졌다는 거죠.

    저도 언젠가는 란다우+립쉬츠 책을 읽어보고 싶지만…그날이 언제쯤 될지…;;

  5. 
                 pioneer
                 아바타

    아,, 그리고 에미뇌터에 대한 부분 찾아보다가 달린 댓글에서

    뜨억하는 내용을 봤는데요,

    란다우 책을 ‘많이들’ 보나요?;;;;

    아;;; 내가 공부 안하고 얼마나 놀았는지 알 것 같아지는 순간인데요;;

  6. 
                 pioneer
                 아바타

    하긴, 저도 기적이라고 부르는 성공은 탐탁지 않은 구석이 있어요.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 오는 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삼국지에서였나?

    묘책도 세번쓰면 망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렇게 운에만 맡기면 다음번에 근거도 없는기대했다가 괜히 실망만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snowall 님 말처럼, 지원과 함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아요.

  7. 
                  snowall
                  아바타

    기사 자체를 문제삼는건 아니고, 저는 저런걸 자랑스러워 하기 전에 지원이 부실하다는 점을 정책결정자들이 좀 알았으면 좋겠다는 걸 문제삼고 싶습니다.

    국가가 나를 위해서 뭘 해줬는가를 생각하기 전에, 내가 국가를 위해서 뭘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라고 케네디인가, 누가 그랬더군요.

    기사에 나온 봅슬레이 국가대표선수들은 국가를 위해서 뭔가를 했습니다. 국가가 그들을 위해서 뭘 해줬는가를 생각해도 된다고 봅니다.

  8. 
                Hybrid
                아바타
    Hybrid

    조중동을 싫어하긴 하지만, 위 기사가 욕먹을 건 아닌거 같습니다… ^^;;

    동아일보가 봅스레이를 주관하는것도 아니구요…..;;;

    자랑스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게 현재 상황이죠. 그렇다고 기자가, 앞으로도 이런 상황을 이어가자고 얘기한것도 아니고 물론 그럴일도 없고…

    아무튼, 이런 기사들이 있다는 것으로도 일반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라에게 나름대로의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무튼 제가 보기에는 욕먹을 기사는 아닌거 같네요..

  9. 
                  snowall
                  아바타

    개인적으로는 봅슬레이를 재밌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국가 대표”라고 하는 선수들이 “국가”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까지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는 뭔가 나름의 재미나 열정을 쏟을만한 이유가 있는 거겠죠. 그건 그거고, 국가의 지원이 있어야 제대로 된 국가대표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도와준게 뭐가 있다고 국가의 이름을 걸고 나가서, 잘하면 자랑스런 한국인이고 못하면 열심히 했다 한마디로 끝나도 되는 걸까요.

    이런거야말로 부끄러운 한국인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10. 
                 강자이너
                 아바타

    무한도전 봅슬레이편이 생각나네요. 죄다 빌려서 연습하고 출전하고;; 역시 봅슬레이에도 김연아같은 ‘스타’ 플레이어가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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