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에 관한 대화

누군가와 간단히 이야기해 보았다.



A: 으으으으으 살인이 정당화 될 수 없는 이유좀 알려줘어어어..

B: 생명은 소중한 거니까

A: 그게 끝이야?

B: 더 길게 말해줘야돼?

A: 응,

B: 어…

B: 살인이 정당화 될 수 있는 경우는 어떤 경우가 있을까?

B: 전쟁중?

B: 살인에 대한 복수?

B: 이건 전적으로 윤리적인 문제지. 만약, 현재 인간의 윤리 규범에 살인이 가능하다고 규정되어 있다면

B: 살인은 정당화 되겠지만

B: 현재 인간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윤리 규범에서 우리 인간은 생명은 언제나 가장 소중하다고 말하고 있고, 그럼 살인은 정당화되지 않아

A: 반대로 살인 자체에서 가해자가 실은 피해자였던 경우엔?

A: 정당방위조차 성립이 안돼?

A: 남의 인권과 권리를 침해한 사람의 그것을 보장해야할 이유를 모르겠어서.

B: 그건 용서의 문제지 허용의 문제는 아니지

A: 부당한거아냐?

A: 윤리규범은 누가 정하는데?

B: 글쎄다

B: 신?

B: 유행이라든가 소문이라든가 하는게 누가 딱히 정하는 건 아니듯이

B: 윤리규범도 누가 정하는건 아니야

B: 윤리학자들이 있긴 하지만 그 사람들이 정한다고 정해지는 것도 아니고

B: 화내지마 ㅋㅋ

B: 원래 그건 바닥이 없는 문제야

B: 적당한 시점에서 합의를 보고 넘어가야돼

B: 그리고

B: 피해자가 가해자를 살해하였다고 할 때

A: 그러게. 그런 문제에서 절대적인 죄가 있다는게 말이 안되는거 아냐?

B: 정당방위로서 인정되고 용서받을 수는 있지만

B: 피해자가 가해자를 살해한 것이 처벌로서 허용되는 살인이라고 인정하는건 아니지

B: 적어도 법치국가에서는 어떠한 처벌도 재판의 판결 결과에 따라서만 허용 가능하니까

B: 자. 그리고

B: 도덕적 상대론과 절대론의 차이를 말하고 있는데

B: 너의 의견은 맞아..

B: 다 맞아

B: 문제가 뭐냐하면

B: 많은 사람들이 살인은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이지

A: 하하하 지랄.

B: 만약에

B: 많은 사람들이 살인이 나쁘지 않다고 인식한다면

B: 뭐, 나쁘지 않을지도

B: 실제로도 옛날 마야 문명에서는 사람을 죽여서 신에게 바치는 의식이 있었고

B: 그건 살인이지만 허용된 경우

B: 또, 중세시대에 남자들끼리의 결투에서도 살인이 허용되었지

A: 옆동네 중국은 사람도 잡아먹는데

A: 아. 짜증나.

B: 어떤게?

A: 바닥이 없는게

B: 그 바닥을 깊이 파는 삽질을 하면 칸트같은 위대한 철학자가 될 수 있어

A: 다수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그게 옳은게 되는건 아니잖아.

B: 응

B: 그게 옳은가는 아무도 정해주지 않지

B: 다만

A: 단지 싫고 좋음의 문제 아냐?

B: 너가 살인이 죄가 안된다고 생각해서 누굴 죽이면, 처벌받게 될거야

A: 아니. 그건 아니지.

A: 경우에 따라 다르지

A: 내가 피해입거나 침해받은게 없는데 타인을 살인하면 잘못이지.

A: 그런데 상대로부터 침해를 받은 사람이 살해한 경우 이걸 죄로 볼 수 없다는거지

A: 경우에 따라 과잉방위가 될 수도 있겠지만

B: 그럼 그 침해의 기준은?

B: 누가 널 바라봤는데 기분이 나빴다고 해서 죽일수는 없잖아

A: 생명의 위협과 자유의 억압정도면 가능할거 같은데

B: 그럼 교통사고가 나서 다리가 부러진 사람이 가해자를 죽여도 되는거야?

B: 속도가 조금만 더 빨랐으면 죽었을수도 있어

B: 병원에 입원해야 하니 자유도 억압됐어

A: 그런 자유말고, 정신적 압박

A: 그리고 그 교통사고 가해자가

A: 죽이려는 의도가 아니었으면 일단 죽지 않았으니 죽일 필요는 없지않나

B: 의도가 있어야 하는거야?

A: 응.

B: 그럼 진짜 그 교통사고 피해자가 죽기 직전의 상해를 입었는데, 가해자가 죽일 의도가 없었다면 죽일수는 없는거구나

A: 응

A: 아니 뭐. 죽일수야 있겠지 근데 죽이는 것 자체에 합당한 이유가 없는거지

B: 왜?

B: 죽을뻔했잖아

A: 일부러 그렇게 한게 아니잖아

A: 술쳐먹었으면 뭐 할말없지만

B: 그럼 음주운전은 사형으로 다스려야 해?

A: 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 얘기가 아닌데

A: 어디서 부터 꼬인거지

A: 교통사고를 누구를 죽일 목적으로 일부러 낸게 아니라면 피해자가 가해자를 죽이는건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A: 가해자의 폭력및 심리적 압박으로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한 경우엔 살인이 정상참작될 수 있지 않냐고

B: 정상참작될 수는 있지!

B: ㅋㅋ

B: 문제는 그게 아니잖아

B: 아까도 말했듯이 그건 용서의 문제지

B: 허용의 문제가 아니야

B: 너가 문제제기하는 것은 허용의 문제 아냐?

A: 허용은 그 다수가 믿는 윤리규범때문이고?

B: 응

A: 윤리규범은 바닥이 없다며

B: 응

A: 근데 왜 절대적인건가?

B: 그러나 표면으로 드러난 보편 규범은 있지

B: 그리고

B: 절대적인게 아냐

B: 변해

B: 단지 그 변화의 속도가 느린 거지

B: 또한 시대와 동네마다 다 다르잖아

B: 어떤 동네에서, 어떤 시대에서는 살인이 허용될 수 있어

B: 나도 그걸 부정하는건 아냐

B: 윤리적으로 허용된다는 뜻

A: 그렇지 뭐. 근데 누가 그 누구를 살해했더라도 살인을 정당화 시키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하니까 이해가 안가서.

B: 그건 법적인 부분과 윤리적인 부분의 측면이 있는데

A: 그럼 특정 시대 특정 동네 안애서

A: 안에서

A: 윤리법칙은 절대적일 수 있어?

B: 응

B: 그 윤리법칙을 받아들인 사람들끼리는 그렇게 하기로 약속된거니까

A: 그걸 나는 약속한적이 없는데 단지 여기서 태어났다고 약속한게 되는거야?

B: 응

B: 나도 그 문제는 생각해 봤었어

B: 내 경우엔 법과 주권의 문제였지만

B: 적어도 뭐가 문제냐하면

B: 너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모두 바꿀 수 없고, 너가 다른 사람들을 모두 이길만한 권력이나 능력이 없다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B: 최소한 너는 받아들인 척이라도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거지

A: 웃기지도 않네. 그럼 국가를 바꿔야한다는 뜻이네

B: 응

B: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그런 국가에선 별로 살고싶진 않다

A: 모든경우의 살인을 정당화하진 않았어 ㅋㅋ

B: 알아 ㅋㅋ

B: 어쨌든 딱히 너가 이 나라에 태어나기를 선택해서 나온건 아니지만

B: 어쩌다보니 이 땅에 사는 5천만명의 거의 대부분이 그런 규칙을 지키기로 했기 때문에

B: 너도 지켜야 한다는 거지

B: 혼자만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니 어디다 말할데도 없고

B: 선택한 것이 아닌데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니 억울하지

A: 슈벌..

A: 그렇지 뭐. 근데 누가 그 누구를 살해했더라도 살인을 정당화 시키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하니까 이해가 안가서.

B: 그건 법적인 부분과 윤리적인 부분의 측면이 있는데

A: 여기서 내가 말 끊었는데 얘기좀 더해주세요

B: 아

B: 일단

B: 법치국가에서 처벌은 법에 의해서만 할 수 있고, 법에 의한 처벌은 사법기관이 정하지

B: 따라서 개인이 아무리 억울해도 사적으로 처벌한다면 그것 역시 위법이고 처벌받게 될거야

B: 윤리적으로는

B: 그렇게 복수를 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허용된다면 복수의 수레바퀴가 끊기질 않을거야

A: 다죽자 께이

A: 는 장난이고.

A: 복수 말하는게 아닌데 엉엉

B: 마찬가지지

B: 그리고

B: 그럼, 의도적으로 살해하려던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정당방위로 가해자를 살해하는 것이 허용되면

B: 의도적으로 살해하려던 가해자가 피해자를 실제로 살해했어. 그럼 그 가해자는 누가 처벌해?

A: 국가가

B: 그건 법치국가의 이념이지 ㅋㅋ

B: 그리고 너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B: 그런 정당방위도 “허용”이 아닌 “용서”의 개념으로 들어오는거야

A: 헐 왜?

A: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데?

B: 법의 도움을 받지 않고 그 가해자를 처벌할 윤리적 방법을 찾든지

B: 너의 논리를 포기하든지

B: 아니면 내가 제시한 이 프레임을 깰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하든지

A: 아니, 법으로 허용했다며 피해자가 가해자를 죽이는게

A: 그럼 피해자 대신 가해자를 국가가 처벌하는게 어디서 모순이 생기는거야?

B: 정당방위라고 해서 항상 죽여도 되는건 아냐

A: 법이 허용했는데 법의 도움을 받지 마라는게 이해가 안가

B: 자신의 생명에 위해가 가해질 때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인정되어야 하는데, 어쩌다보니 그 최소한의 조치가 가해자의 생명을 빼앗은 경우가 정당방위로 인정되는 살인이지

B: 그런데 너의 경우에는 기준이 더 넓어

B: 자신의 생명에 위해가 가해질 때는 그냥 죽여도 돼

A: 정당방위가 되면 살인이 허용되는거야?

B: 처벌받지 않는거지

B: 정당방위라고 해도 가해자를 죽이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해야돼

B: 그 노력을 했음에도 가해자가 죽었으면 어쩔 수 없다는 거지

A: 하;

A: 응.

B: 만약 그렇지 않다면

B: 가해자에게 피해자를 죽이려는 의도를 갖게 한 후, 정당방위라는 이름으로 가해자를 죽이는 드라마같은 상황도 발생할 수 있어

B: 미국 법정드라마에 흔히 나오지

B: 그건 정당방위였다고..

A: 흠

A: 그럼 타인의 인권과 권리를 침해한 사람의 그것을 보장해야할 이유는 무언가?

B: 죄의 처벌과 인간성을 분리하는 거지

A: 죄는 미워해도 인간은 미워하지말라?

A: 인간이 죄의 주체인데 왜?

B: 그 원인을 따지고 들어가면, 반드시 그 사람 혼자만이 원인은 아니니까

A: 아 뭔가 찜찜한데 정리가 안되네

코멘트

“윤리에 관한 대화”에 대한 6개 응답

  1. 
                  snowall
                  아바타

  2. 
                Easy!
                아바타
    Easy!

    snowall은 B?

  3. 
                  snowall
                  아바타

    논란이 많은 문제죠.

  4. 
                진 파자마
                아바타
    진 파자마

    B님의 마지막 대사를 읽으니 또 총몽 얘기 꺼내지만ㅎㅎ 1부 초반 스토리의 마카쿠가 생각나네요. 남의 뇌를 함부로 빼먹는 괴물…

    하지만 B님의 말처럼 원인이 그 사람 혼자만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결론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좀 아닌 듯 하네요. 가해자를 이해는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댓가를 치루게 하는 것과 이해하는 건 또 별개가 아닐지.

    왜냐하면 그의 인권을 보장할 경우엔 피해자(의 가족 등)의 인권(억울함?)을 무시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즉 가해자의 인권마저 보장한다는 보편윤리가 실제로는 피해자의 인권을 상대적으로 무시하는 처사가 되는 것 같아요. 인권의 빼앗김은 인권의 빼앗음으로 마무리짓는 것이.. +- 제로가 되서 가장 공정한 게 아닐지..

    개인적인 처벌의 허용 유무는 시대마다 다른 문제인 것 같고 결국 현대 사회에서 +-제로를 국가가 과연 적절하게 해주느냐가 문제같습니다. 제가 보기엔 별로 적절하게 되지 않는 세상 같지만

  5. 
                  snowall
                  아바타

    색 넣기는 귀찮아요…-_-

  6. 
                 아카사
                 아바타

    A하고 B하고 깔좀 넣어주세요. 보기 엄청 힘드네요;;

    근데, 일반적으로 살인이 일어난다면, 어떤 이유이건간에 살인은 살인입니다.

    다만, 그 이유에따라 그 위법성을 조각할수는 있죠.

    거꾸로 이야기하자면, ‘위법성 조각’이라는 것은 그 대상이 ‘죄를 지었을 경우’에나 성립한다는거. 즉, 위법성 조각이라는 것은 죄는 죄지만 처벌은 안하는거고, 따라서 그 사람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게 됩니다. 즉, 상황을 봐 가면서 처벌의 경중을 정할 뿐이지, 어떠한 경우에서라도 죄는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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