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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압 측정하기

    실험실에서 일하다 보면 수천볼트의 전압을 측정해야 하는 일이 있다. 그러나 갖고 있는 전압계는 한계가 있으며, 그 한계 전압을 넘어서면 고장나거나 폭발하거나 화재의 위험이 있다. 대체로 그 한계 전압은 1000V정도이다. 어떻게 하면 수천볼트의 전압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을까?

    물론 시중에는 수천볼트의 고전압을 측정할 수 있는 전압계를 팔고 있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측정용 탐침도 있다. 이 글에서 다루려는 내용은 그 측정용 탐침의 원리와 제작 방법이다. 그리고 고등학교 물리학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대학원 다닐때 3600V를 측정하는 실험을 했었는데, 다른데 써먹을 곳이 없어서 그냥 레포트만 쓰고 말았었는데, 이번에 연구실에서 급하게 5000V를 측정해야 해서 다시 공부해 보았다.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공식은 옴의 법칙인데, 다음과 같다.

    전압 = 전류 x 저항

    아주 기초적인 질문을 해 보자. 전압계는 회로에 직렬로 연결해야 하는가? 아니면 병렬로 연결해야 하는가?

    물론 정답은

    병렬

    연결이다. 전압계가 측정하는 전압은 어떤 두 지점 사이의 “전압 차이”이다. 만약 전압계를 회로에 직렬로 연결한다면, 전압계 자체가 가진 저항에 의해 만들어지는 전압차이가 측정될 뿐이다. 따라서, 전압계는 항상 두 지점을 병렬로 연결해야 한다.

    위와 같은 회로에서 저항 R에 걸리는 전압을 측정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연결해야 한다. 여기서 전압계는 동그라미 안에 V가 들어가 있는 것으로 그렸다.

    이제, V가 전압계의 한계전압을 넘어가 있다고 하자.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전압계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전압을 측정할 수 있을까? 당연히 전압계에 걸리는 전압을 한계전압보다 작게 만들면 된다. 전압계에 걸리는 전압을 측정해야 할 전압을 낮추지 않은 상태에서 한계전압보다 작게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저 회로를 변형해야 할까?

    위와 같이 작은 저항 r을 붙이면 된다. 그렇게 되면 전체 전압이 전압계와 추가된 저항 r에 나눠서 걸리기 때문에 전압계에는 한계전압보다 작은 전압이 걸리도록 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전압계에 한계전압보다 작은 전압이 걸리도록 충분히 큰 저항 r을 전압계에 직렬로 연결하면 된다. 그렇다면, 전압계에 표시되는 전압과 실제로 측정해야 할 전압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실제 전압 = 전압계에 표시된 전압 + r에 걸리는 전압

    직렬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당연히 더하면 된다. 그리고 그 실제 전압은 우리가 측정하려는 저항 R에 걸린 전압과 같은 전압이다.

    그럼 r에 걸리는 전압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제 옴의 법칙을 적용할 차례이다.

    전압 = 전류 x 저항

    실제 전압 = (전압계에 흐르는 전류 x 전압계의 저항) + (r에 흐르는 전류 x r의 저항)

    그런데, 그 유명한 키르히호프의 법칙



    [각주:

    1

    ]



    에 의해 전압계에 흐르는 전류와 r에 흐르는 전류는 같으므로

    실제 전압 = 거기에 흐르는 전류 x (전압계의 저항 + r의 저항)

    이런 공식이 성립한다. 그런데 우리는 전류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저기서 없애 버려야 한다.

    거기에 흐르는 전류 = 전압계에 표시된 전압 / 전압계의 저항

    따라서

    실제 전압 = 전압계에 표시된 전압 x (전압계의 저항 + r의 저항) / 전압계의 저항

    따라서 전압계의 저항과 r의 저항을 알고 있다면 전압계에 표시된 전압을 실제 전압으로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

    이상적으로는 전압계의 저항이 무한대인 경우 전압계에 표시된 전압과 실제 전압은 같아지고, 전압계의 한계전압은 없다. 그러나 그건 꿈속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전압계의 저항은 유한하며 우리는 그것을 측정해야 한다.

    그 방법은 몇가지가 있는데, 가장 단순하게는 전압계를 전원에 직렬로 연결하는 것이다. 물론 이때 사용하는 전원은 전압계의 한계전압을 넘는 전압을 공급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이 전압계에 흐르는 전류와 전압을 측정하면 된다. 물론, 문제는 전압계가 동시에 전류를 측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각주:

    2

    ]



    여기에 전류계를 덧붙이면 그만큼의 오차를 또 만들어 낼 뿐이다.

    그렇다면 저항을 측정하는 꿈의 방법인 휘트스톤 브릿지를 사용하면 어떨까? 그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지만, 가변저항이 필요한데다가, 전압계의 내부저항이 얼마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재수없으면 가변저항의 한쪽 끝으로 몰고가더라도 균형을 맞출 수 없어서 계속 바꿔가야 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사실은 가장 간단하면서 꽤 정확한 방법이 있는데, 몇가지 전압이 알려진 전원으로부터 출력되는 전압을 측정하는 것이다. 주변에 잘 보면, 컴퓨터 모니터가 대체로 12볼트나 14볼트를 사용하고, 노트북이 19볼트나 24볼트, 프린터가 22볼트나 24볼트, 핸드폰 충전기가 5볼트나 4.2볼트 등을 사용한다. 따라서 주변에 있는 이런 전원공급기들을 적절히 끌어모아서 전압을 측정해 보면 된다.

    위와 같은 회로를 구성하여 전압 V를 바꿔가며 전압계에 나타나는 전압을 알아낸다.

    공급 전압 = 전압계에 표시된 전압 + r에 걸리는 전압

    따라서 다시 옴의 법칙을 적용하면

    공급 전압 = 전압계에 흐르는 전류 x (전압계의 저항 + r의 저항)

    이때도 전압계에 흐르는 전류는 관심 없으므로 옴의 법칙을 다시 적용해서 소거하면

    공급전압 = 전압계에 표시된 전압 x (전압계의 저항 + r의 저항) / 전압계의 저항

    사실은 아까랑 같은 공식이다. 그러나 이번엔 공급전압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전압을 알아낼 수 있다. 자, 이때 중요한건 저항 r의 역할이다. r=0이라면

    공급전압 = 전압계에 표시된 전압

    이 되어서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다. 내부저항을 알아내기 위해 r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r의 크기는 어느정도 전압계의 저항과 비슷해야하는데, 그 이유는 r이 작으면 없는것과 같아서 오차가 커지고 r이 너무 크면 전압계에 표시된 전압이 너무 작아져서 오차가 커진다.



    [각주:

    3

    ]


    여기서도 전압계의 내부저항을 완전히 모르는 경우 r을 바꿔가면서 실험해야 하기 ‹š문에 휘트스톤 브릿지를 사용할 ‹š와 같은 문제가 생긴다. 그래도 휘트스톤브릿지는 검류계도 하나 더 필요하고 가변저항도 있어야 하고 저항도 2개나 더 필요하니까 이 방법이 더 간단하다.

    물론 내 경우에는 가변전압공급기가 있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상황에서 훨씬 간편하게 알아낼 수 있었다.

    더 쉬운 방법은 남이 해둔 실험 결과를 참조하는 것인데, 내 경우에는 100k옴 저항을 사용한 측정으로부터 10M옴이라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고전압 측정 결과이다.

    위의 결과에서, 왼쪽 끝은 기대되는 전압값이고 가운데의 Output(signal)은 실제로 전압계에서 측정된 수치이다. 오른쪽 끝의 네줄인 Output(Evaluated)는 배율기 공식을 바탕으로 계산한 전압값이다. 그리고 그래프를 그려보았다.

    가로축은 그냥 줄 번호이고, 세로축은 전압값이다. 예측된 값과 측정된 값으로부터 계산한 값이 잘 맞아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체로 4%이내에서 맞는 것 같고, 전압계의 측정오차가 배율값만큼 커졌기 때문에 오차가 좀 크다.

    질문 – 내부저항을 측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1. 다른 이름으로는 전하량 보존법칙이라고도 부른다.

      [본문으로]
    2. 하나의 기계로 전압과 전류를 측정할 수 있는 멀티테스터가 있지만, 동시에 측정할 수는 없다. 멀티테스터라고 해도 전압계 부분에 대한 내부저항과 전류계 부분에 대한 내부저항은 다르다.

      [본문으로]
    3. r이 매우 크다는 것은 전압계의 저항이 매우 작다는 것과 같고, 이 경우에는 전압계에 표시된 전압이 너무 작아서 측정 오차보다 작아질 수 있다.

      [본문으로]

  • 한글자 차이

    Nobody likes me –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또는 Nobody가 나를 좋아한다)

    Nobody like me – 나같은 사람은 없다(또는 나를 닮은 Nobody)

  • 연구소에서 만든 프로그램들

    포트폴리오용으로.

    나도 내가 뭘 만들었는지 잊어먹을 것 같아서 기록해 둠.

    1. TOF분석 프로그램(TOFANG)

    2. 자동 Shot counter 아키텍처

    3. 실험 결과 자동 분석 프로그램(Analyzer)

    4. 전자빔 스펙트럼 프로그램(ESMC)

    5. 엑스선 스펙트럼 프로그램(XSMC)

    6. 실험실 자동화 아키텍처

    7. TP분석 프로그램(TIARRA)

    8. beam pointing checker(BPC)

    9. TIFF converter

    10. Winspec SPE file converter

  • 花火

    앗!!

    다른 아이코였네요. ^^;;;

    –추가–

    아이코 노래를 다른 사람이 부른거였네요. ^^ㅋ;;

  • 정치

    정치라는건 번거로운 일이다.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없는 신의 세계. 그리고 사람의 성격은 웬만해서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나도 그렇고 남들도 다 그렇고. 독재를 달성하기 위해 채찍을 쓰느냐 당근을 쓰느냐의 차이는 정말 크다. 똑같은 상황에서 어떤 결단을 내리는가가 주변의 정치적 지형을 바꾼다. 아랫사람이 민폐면 자르면 되지만 윗사람이 민폐면 잘릴수밖에 없다. 매우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다. 불합리한건 받아들일 수 있어도 귀찮은건 받아들일 수 없다.

  • 배경음악

    나는 배경음악이 깔린 블로그나 웹 페이지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름답고 잔잔한 음악도 싫어하며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라고 해도 웹 페이지의 배경음악으로 듣지는 않는다. 배경음악이 나오는 웹 페이지는 웬만해서는 글을 읽지 않고 무조건 닫는다.

    일단 시끄럽다. 그리고 깜짝 놀라게 된다. 특히, 수십개의 탭을 열어놓고 닫아가면서 읽는 습관이 있는데 어느 탭에서 소리가 나는지 알 수 없으니 일단 다 닫게 된다. 불편한 노릇이다. 싸이도 그런것 때문에 별로 안 좋아한 점이 있다.

    그리고 다른 소리를 듣는데 방해가 된다. 특히 배경음악을 끌 방법이 없는 경우에는 더 심하다. 그래서 웬만하면 그냥 페이지를 닫는다.

  • 테크노마트 진동


    http://www.etnews.com/news/detail.html?id=201107190185&portal=001_00001



    http://news.kbs.co.kr/society/2011/07/19/2326450.html

    테크노마트에서 있었다는 진동이 사람들이 뛰었기 때문에 그렇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사실 믿기 힘든 결과라서 논란이 많다.

    일단, 건축학회의 결론은 실측 결과이기 때문에 믿을만하다. 그 어떤 이론과 댓글도 실측과 실험을 이길 수는 없다. 모든 이론은 실험 결과를 설명해야만 하지 실험결과를 부정하는 이론은 없다.

    댓글중에 보면 “내가 있는 건물에서는 안그런다. 말이 안된다”는 댓글도 있는데, 건물마다 고유진동수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당신이 있는 건물에서도 그런다면 그게 더 말이 안된다.

    “이게 무슨 사람이 뛰어서 그런거냐. 부실공사지”라는 댓글도 있는데, 부실공사인건 맞다. 사람이 뛰는 정도에 고유진동수가 존재하도록 설계한건 부실설계에 부실공사이다. 그러나, “진동의 직접적인 원인”은 사람이 뛰어서 그렇게 된다는 것이 학회의 결론이다. 사람이 그렇게 뛰더라도 설계를 제대로 하고 제대로 건축하였으면 당연히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단조화진동자에서 공명주파수에 맞는 진동수를 가지는 주기적인 힘이 외부로부터 주어지면 에너지 흡수는 무한대로 늘어난다. 즉, 조건만 맞으면 사람이 뛴 충격이 고스란히 건물을 흔드는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제대로 된 설계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지만 이 경우에는 구조해석을 대충한 것 같다.

    건물의 고유진동수를 바꾸거나, 문제가 된 피트니스 센터의 층 수를 바꾸거나, 앞으로 거기서는 뛰지 않도록 하거나 하는 방법이 제안될 것 같다. 아마 못 뛰게 하는게 가장 싸게 먹히지 싶다.

    그나저나 고등학교 물리에서는 단조화진동자를 안배웠던가? -_-; 기억이 안 나네…

  • R과 L

    R과 L의 차이는 중요하지.

    왼쪽과 오른쪽의 차이로 끝나는게 아니라 대통령한테 칭찬을 듣느냐 마느냐를 결정한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5168990

    비슷한 얘기가 옛날에 있었던 것 같은데. Orange와 Olange의 발음이 구별이 잘 가지 않는다던 어떤 아줌마가 있었지…

    이젠 누구나 다 구별 하겠지?

  • 제2

    폴 포츠는 노래를 잘 못할 것 같이 생겼지만 노래를 잘 불렀기 때문에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 뒤로 수많은 폴 포츠가 등장했다.

    “여자 폴 포츠” – 수잔 보일

    “꽃게잡이 폴 포츠” – 남현봉

    “껌팔이 폴 포츠” – 최성봉

    “꿀따는 폴 포츠” – 김성록

    그럼 이 사람들의 성장은 “폴 포츠”만큼으로 끝나는 걸까?

    —-

    외국 드라마를 보면 “시즌”이라는 것이 있다. 시즌 1, 시즌 2, … 이렇게 이어지면서 스토리도 이어지고 시즌 사이에 다른 준비도 하고 쉬기도 하고 그런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우려먹기가 된 것 같다.

    —-

    “제2의 아인슈타인”이라는 수식어가 꽤 멋있어 보이는 경우가 있다. 스티븐 호킹이나 에드워드 위튼에게 그런 말을 붙이는 것 같다. 그러나 호킹이나 위튼의 이론은 아인슈타인의 이론보다 더 어렵다. 그들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기반으로 더 먼 곳까지 나아갔고, 아인슈타인이 뉴턴 이론에 덧붙인 것 만큼이나 독창적인 이론을 아인슈타인 이론에 덧붙였다.

    아인슈타인은 제2의 뉴턴이 아니었다.

    —-

    어떤 새로운 것을 쉽게 설명하기 위하여 과거의 유사한 것을 끌어다 빗대어 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 대상의 한계를 결정지을지도 모른다.


  • 시리즈물

    모으는 시리즈물 중 구입해둔 최종 권수를 적어놔야겠다. 하도 뜸하게 출간되다보니 잊어먹고 있음.

    건슬링거걸 11권

    오나의 여신님 41권

    스즈미야하루히의 우울 9권

    총몽LO 15권

    신부이야기 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