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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편차가 주어졌을때
표준편자가 주어졌을 때, 이 표준편차를 갖도록 수열을 만들 수 있을까?아주 쉽다.
표준편차가 2라고 하자. 간단히, 2개의 수만 생각해 보자. -2과 +2. 알다시피 평균은 0이다. 각각 -2, +2만큼의 편차를 갖고 있으며, 분산은 4이고 표준편차가 2가 된다.
그럼, 표준편차가 2가 되는 여러개의 수를 생성하려면?
n개의 수가 필요하다고 할 때, -2를 n/2개, +2를 n/2개 넣어보자. 그럼 각각 -2, +2만큼의 편차를 갖게 되고, 따라서 분산은 여전히 4, 표준편차는 2가 된다. n이 홀수라서 남는거 1개는 잘 모르겠다. 이것은 인류의 미해결 숙제로 남겨두겠다.다 다른 수를 만들려면? 조금 어려운 문제가 되지만, 여전히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그냥 임의의 수를 원하는 만큼를 생성한다. 아무 숫자나 상관없다. 그리고 그 수의 표준편차를 구한다. 주어진 표준편차가 되도록 하는 수 a를 찾아내서, 원래 생성한 임의의 수에 다 곱한다.
예를 들어, 앞의 -2와 +2를 보자. 표준편차는 2라고 했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표준편차가 10이라고 해 보자. 그럼 이미 계산된 표준편차에 5를 곱하면 된다. 따라서, -2에도 5를 곱하고, +2에도 5를 곱하자. 그럼 -10, +10이 되어 표준편차가 10이 된다. 거짓말?
1과 5를 보자. 이것도 표준편차는 2이다. 5를 곱해보자. 5와 25가 된다. 평균은 15이고, 각 편차는 -10, +10이다. 편차의 제곱은 100, 100이고, 편차 제곱의 평균(분산)은 100이다. 따라서 표준편차는 10이다.
엑셀에서도 한번 검증해 볼 수 있다.
4 16
3 12
5 20
2 8
7 28
5 20
5 20
6 24
9 36
3 12
4 16
5 20
7 28
3 12
4 16
5 20
1.79 7.18 (표준편차)왼쪽의 수보다 오른쪽의 수는 4배 크다. 표준편차도 4배 크다.
이 얘기의 수학적 증명은 생략한다. 표준편차의 정의에서 그대로 유도되기 때문에 너무 쉽다.
(표준편차가 통계에서는 자유도를 1개 줄여서 생각하지만, 논의에 별 문제는 없어서 그냥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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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들어… “나는 가수다” 때문인지, “나는 xxx다”라고 표현하는 글들이 많이 보인다.정작 “나는 가수다”를 단 한번도 보지 못한 나로서는 왜들 그렇게 난리를 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보면 알거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 볼 시간도 없고 볼 TV도 없고 볼 의지도 없으니.)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힘들지 않은가. 나는 누구인가.
처음 만난 사람이 “누구세요?” 이렇게 물어보았을 때, 그 사람이 나를 정확히 알도록 하려면 도대체 뭐라고 설명하면 되는걸까. 가수?
이름을 말해줘도, 사실 내 이름은 내가 지은 것이 아니므로 나를 표현할 수 없다. 나는 누구인가.
직업? 내가 그런 직업을 가진 유일한 사람이 아닌데 직업이 어떻게 해서 나를 표현할 수 있을까?
특기, 취미, 적성, …
자기소개서에 적은 많은 문장들은 과연 나를 충실히 표현하는 것일까? 나에 대해서 가장 잘 안다는 사람이 썼는데도 왜 자기소개서는 내가 들어있지 않을까?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을 처음 던진때부터 지금까지 쭉 생각해 왔는데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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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857
기사 쓰기 참 쉽구나…
http://www.fnnews.com/view_news/2011/06/20/110620132627.html
142857에 1~6까지의 어떤 수를 곱해도 142857의 6개 숫자가 순서만 바뀐 채(정확히는, 순서는 그대로인데 시작하는 수가 달라진 채) 등장한다. 물론 7을 곱하면 999999이다.
이건 1/7 = 0.142857142857142857142857142857…로 이어지는 무한 순환소수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1~6까지 곱한다는 건 결국 2/7, 3/7, 4/7, 5/7, 6/7을 계산하는 것이고.
17을 예로 들어보자.
0.0
5882352941176470
588235294117647 = 1/17
0.1176470
5882352941176470
588235294 = 2/17
0.176470
5882352941176470
5882352941 = 3/17
0.01470
5882352941176470
58823529412 = 4/17
0.2941176470
5882352941176470
588235 = 5/17
0.352941176470
5882352941176470
5882 = 6/17
0.41176470
5882352941176470
58823529 = 7/17
0.470
5882352941176470
5882352941176 = 8/17
0.52941176470
5882352941176470
58824 = 9/17
0.
5882352941176470
5882352941176471 = 10/17
0.6470
5882352941176470
588235294118 = 11/17
0.70
5882352941176470
58823529411765 = 12/17
0.76470
5882352941176470
58823529412 = 13/17
0.82352941176470
5882352941176470
59 = 14/17
0.882352941176470
5882352941176470
6 = 15/17
0.941176470
5882352941176470
5882353 = 16/17
0.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 = 17/17588235294117647 x 1 = 588235294117647
588235294117647 x 2 = 1176470588235294
588235294117647 x 3 = 1764705882352941
588235294117647 x 4 = 2352941176470588
588235294117647 x 5 = 2941176470588235
588235294117647 x 6 = 3529411764705882
588235294117647 x 7 = 4117647058823529
588235294117647 x 8 = 4705882352941176
588235294117647 x 9 = 5294117647058823
588235294117647 x 10 = 5882352941176470
588235294117647 x 11 = 6470588235294117
588235294117647 x 12 = 7058823529411764
588235294117647 x 13 = 7647058823529411
588235294117647 x 14 = 8235294117647058
588235294117647 x 15 = 8823529411764705
588235294117647 x 16 = 9411764705882352
588235294117647 x 17 = 9999999999999999
142857에 대해서 성립했던 성질이 588235294117647에 대해서도 똑같이 성립하는 걸 알 수 있다. 588235294117647이 시작하는 위치만 달라지고 돌아가면서 등장한다.따라서 “588235294117647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쓸 수도 있다.
임의의 소수 n에 대해서, 똑같은 성질이 성립한다.(증명은 생략)
따라서 이런 내용의 기사는 컴퓨터로 무한히 많이 쓸 수 있다. 이 세상 끝날때까지 써도 못쓴다. 정말 날로먹는 기사라 할 수 있겠다.물론 임의의 소수 n에 대한 기사를 쓸 수도 있겠지만, 그럴 실력이 있는 기자가 많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럴 실력이 있는 기자라면 이런게 흥미로울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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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라스 방정식을 컴퓨터로 풀기
라플라스 방정식은 아주 유명한 2차 편미분 방정식 중의 하나이다. 라플라시안 연산자는 n차원 공간에서 잘 정의된 어떤 함수 f를, x로 두번, y로 두번, … 등등 같은 방향으로만 2번 미분하여 그 편도함수들을 모두 더한 함수로 보내는 연산자이다.라플라시안 연산자를 L이라고 하자. 그럼 L[f] = 0 을 만족하는 함수 f를 찾는 것이 라플라스 방정식을 푸는 방법이다. 만약 1차원 라플라스 방정식이라면, 이 문제는 2번 미분해서 0이 되는 함수이므로 직선의 방정식을 찾으면 되고, 직선을 유일하게 결정하기 위해서 이 직선이 지나는 점 2개를 결정하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차원 라플라스 방정식이라면, 이제 문제가 심각해 진다. 가장자리가 점이 아니라 곡선이 된다. 심지어 n차원 라플라스 방정식이라면 n-1차원의 초곡면이 가장자리를 이루게 된다. 이것을 어떻게 풀 것인가?
일단, 적어도 하나의 해가 있다고 가정하자. 그냥 있다고 치자. 그럼, 만약 어떤 라플라스 방정식에 대해서 2개의 해를 찾을 수 있을까? 가령 f와 g가 둘 다 라플라스 방정식의 해라고 하자. 그럼 L[f]=0이고 L[g]=0이다. 라플라시안 연산자는 선형 연산자이므로 당연히 L[f-g]=0이 성립한다. 그런데 f-g=h라고 가정해보자. f와 g는 완전히 임의의 함수이므로 경계를 포함한 모든 점에서 h=0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f=g이다. 우리가 해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찾아도, 주어진 경계조건을 만족하는 해는 하나밖에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나를 찾으면 그게 바로 정답이라는 것이 확실하다. 이에 대한 엄밀한 증명은 생략한다.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컴퓨터로 풀 것인가?
이에 대해서 Relaxation method라는 것이 있다. 라플라스 방정식을 통째로 가우스 적분 하게 되면, 그 내부에서의 함수값이 그 주변에서의 함수값들의 평균값과 같아지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즉, 모든 점에서 라플라스 방정식이 만족될 때 까지 계속해서 평균을 내면서 진행하는 것이다.
가령, 격자를 9칸으로 잘라서
123
456
789
라고 해 보자. 그럼, 5번에 해당하는 값 f[5] 는 모르니까 처음에 0이라고 하자. f[2]=1, f[4]=5, f[6]=3, f[8]3이라고 해 보자. 그럼, 만약 저 9칸의 공간에 주어진 함수 f가 라플라스 방정식을 만족한다면, f[5]=3이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렇게 찾아낸 f[x]는 반드시 그 라플라스 방정식의 해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찾아내기만 하면 되니까. 이 방법을 더 큰 공간으로 확장해서 풀게 되면 문제를 잘 풀 수 있게 된다. 이 방법을 반복적으로 적용해서, 경계조건으로 주어진(=정해진) 값들은 계속 고정시켜 놓고서, 나머지 부분의 값들을 계속해서 평균을 내면서 바꿔가다보면, 경계조건의 값이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하지만 충분히 여러번 반복하다보면, 거의 값이 바뀌지 않는 정도로 수렴하게 되는데, 이때가 바로 “답”이 된 상태이다. 이제 함수값들을 잘 읽어다가 “정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모든 점에서 “근처값들의 평균과 그 안에 있는 함수값이 같은”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이 상태는 라플라스 방정식을 만족하는 상태이다.
그리고 앞에서 말했듯이, 아무튼 답을 찾기만 하면 그 답이 정답이 맞다.
http://tutorial.math.lamar.edu/Classes/DE/LaplacesEqn.aspx
http://rugth30.phys.rug.nl/potentiaal_eng/relaxatiemethode_hoe.htm
답을 찾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바로 수학의 정신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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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개념 오류
http://twitter.com/#!/sci_bot/status/77291175178018816
과학봇 트윗을 구경하다가
“공을 휘어던질 수 있는 것은 베르누이 정리 때문입니다”
라는 트윗을 보았다.틀렸다.
정확히 말하려면, “공을 휘어지도록 던질 수 있는 것은 공기와 공의 상호작용 때문이며, 이 상호작용을 베르누이 정리를 사용하여 잘 설명할 수 있다.” 라고 표현해야 한다.
이와 비슷한 오류를 핵무기와 원자력 에너지의 발달사에서 가끔 볼 수 있는데, “아인슈타인의 물질-에너지 정리에 의해 우리는 엄청난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표현이 가끔 등장한다. 이것도 틀렸는데, 정확히 말하면, 우리는 원래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었고, 그것을 아인슈타인의 공식이 잘 설명하는 것 뿐이다.
이론은 어디까지나 세상을 설명하는 방법 중의 하나이지, 그 이론 때문에 세상이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초끈 이론도 그렇고 뉴턴 역학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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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광고
TV를 보다보면, 극장에 가서 영화를 기다리다 보면, 아주 많은 양의 대부업체 광고가 나온다. 급할때 전화하라고. 그리고 외우기 쉬운 전화번호를 반복해서 머릿속에 각인시킨다. 그런데, 사실 TV를 볼 만한 시간적 여유가 있고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볼 만한 금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과연 대출을 받으려고 할까? 이렇게 생각하면 대출 광고는 사실 목표를 잘못 잡은 것 같다. 대출을 받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 가서 광고하는게 장사가 더 잘되지 않나?그러나, 대출 광고는 목표를 정확히 설정한 것이 맞다. 대출이 급한 사람들은 광고를 보지 않더라도 대부업체에 연락을 한다. 어느 업체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사람들은 아주 많고, 광고를 굳이 하지 않아도 저절로 대부업체의 고객이 된다. 그리고 그들 대상으로 하는 광고 방법도 마땅치 않다.
대출이 급하지 않은 사람들은 대부업체 광고를 보면서 비웃는다. 아주 짜증내고 있고, 지겹도록 반복되는 대출 광고를 싫어한다. 그러나 언젠가, 단 한번. 그들의 사업이, 아버지의 사업이, 직장이, 배우자가 망했을 때 생각나는 번호는 뭐? 15xx-yyyy? 바로 그 한 순간을 위해서 대부업체는 광고를 TV나 극장 등 어느정도 생활 수준이 있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 던진다. 그들은 돈이 없어지게 되었을 때, 떨어지는 생활수준을 버티지 못하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대부업체에 연락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도덕의 영역이 아니라 마케팅의 영역이다. 대부업체는 정당하게 돈을 빌려주고 그에 해당하는 정해진 이자를 받는다. 불법 추심 등 불법 행위만 없으면 모든 것이 합법적이고 누구도 대부업체를 비난할 수 없다. 이자를 연체하고 상환을 체납해서 신용불량자가 되고 파산하는 것은 각 고객이 돈 관리를 잘못한 것이지 대부업체가 잘못한 것은 없다.
1
돈은 생물도 아니고 화학물질도 아니지만 인간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점에서 뇌에 작용하는 마약과 비슷한 속성이 있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서는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만,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게 되면 폭주하게 만든다. 대출 광고는 마약 광고랑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빚을 지게 된 시점에서 이미 돈은 인간의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 그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중독자가 “딱 한번만 하고 끊자”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아주 체계적으로 대출을 계획하고, 열심히 일해서 상환한다면 아무 문제도 없다. 그러나 그렇게 계획적이고 성실한 사람은 빚질 일 자체가 애초에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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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문제는 세상의 다양한 것들과 얽혀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은 없고, 뉴스에 보도되는 대박 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당사자들을 제외하면 남의 얘기일 뿐이다. 돈을 버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돈을 버는 방법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전체 돈의 양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남이 돈을 벌면 내가 벌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돈에 있어서는 남들을 많이 믿지 말고 스스로 공부하여 깨닫는 것이 좋다. -
이름
출근하다가, 돈을 많이 버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100년 전의 갑부중 우리가 이름을 아는 사람은?역사상 존재했던 부자들 중 이름이 남은 사람은 누가 있는가.
메디치 가족? 김만덕? 사실 누군지 잘 모르는 사람도 많다.
그럼, 100년전의 과학자는? 아인슈타인…
2000년 전의 철학자는? 소크라테스…
돈은 현세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고, 생각은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과연 빌 게이츠가 2123년쯤에도 유명할까? 워렌 버핏? 이건희?
100년 뒤에도 확실한건 소크라테스는 그때에도 유명한 철학자라는 것이고, 아인슈타인은 그때에도 유명한 과학자일 것이라는 점이다. 아마 그때도 “너 자신을 알아라”는 진리일 것이고 “E=mc^2″는 진실일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00년을 갈 수 있을까? 삼성이 100년을 갈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보다,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의 문제가 조금 더 흥미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