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예술

  • 공공의적 1-1

    음…재밌었다.

    인상에 남는 대사는 “그 애가 커서 된게 나다”

  • [제1회 블로거 문학 대상 : 트랙백 이벤트 10문 10답]

    1. 당신은 어떤 종류의 책을 가장 좋아하세요? 선호하는 장르가 있다면 적어주세요.

    SF, 판타지, 무협. (단 SF+판타지, SF+무협, 무협+판타지 등 퓨전 장르는 별로 안좋아함)

    2. 올여름 피서지에서 읽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전날의 섬(움베르토 에코)

    3.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혹은 최근에 가장 눈에 띄는 작가는?

    미하엘 엔데, 칸자카 하지메, 루이스 캐롤

    4. 소설 속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이유와 함께 적어주세요.

    리나 인버스 (슬레이어즈) : 현실이 어떻든 자신의 힘으로 운명을 개척해 나간다. 그리고 세계 멸망과는 무관하게, 마왕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개인적인 이유로 마왕 퇴치라는 위대한 일을 해내는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또한 자신이 옳다고 믿는 정의를 관철시키는 의지를 따르고 싶다.

    5. 소설 속 등장인물 중에서 자신과 가장 비슷하다고 느낀 인물 / 소설 속 등장인물 중 이상형이라고 생각되는 인물이 있었다면 적어주세요.

    조나단 (비둘기) : 사실은 현재의 나와 가장 비슷한, 소심하고 일상에 찌들어 있는 그냥 일반적인 소시민. 공상 속에서는 뭐든지 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아무것 하고도 맞설 수 없는 나약한 존재이다.

    이상형은, 물론 리나 인버스이다.

    6.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은?

    워터십 다운의 열한마리 토끼 (리차드 애덤슨)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더글라스 애덤스)

    판타지와 SF에서 하나씩 골랐다. 워터십 다운의 열한마리 토끼는 현대 인류가 봉착한 사회 문제를 풀어 나가기 위하여 어떤 대안적인 방법들이 있는지를 토끼의 이야기로 구성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모두가 협동하고 지혜를 모아서 멍청한 짓은 하지 말고 위기를 피하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다소 뻔한 스토리로 요약될 수 있지만, 그 재미만큼은 이렇게 요약할 수 없는 작품이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그 장대한 스케일과, 그 스케일 속에서 디테일을 뛰어넘은 스토리의 엉성함, 그리고 그 스토리가 엉성해 보이지만 사실은 치밀한 복선과 구성력이 없이는 나오지 않는 스토리가 정말 마음에 든다.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책들이라 두권 모두를 선물하고 싶다.

    7. 특정 유명인사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누구에게 어떤 책을 읽히고 싶은가요?

    이명박 아저씨에게 “소크라테스의 변명 (플라톤 저)”을 읽게 하고 싶다.

    변명을 하려면 제대로 배워야 할 필요가 있는 분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8. 작품성과 무관하게 재미면에서 만점을 주고 싶었던 책은?

    라스 만차스 통신 (히라야마 미즈호)

    상상인간 이야기 (강병융)

    영웅문 3부작 (김용)

    셋 이외에도 재미있게 읽은 책은 너무 많지만, 작품성과 무관하다면 위의 세 작품을 꼽고 싶다.

    9. 최근 읽은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면 적어주세요.

    “자, 여기에는 보다시피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으려면 계속 달릴 수 밖에 없단다. 어딘가 다른 곳에 가고 싶다면, 최소한 두 배는 더 빨리 뛰어야만 해” (거울 나라의 앨리스)

    10. 당신에게 ‘인생의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유와 함께 적어주세요.

    슬레이어즈 (칸자카 하지메)

    내 인생과 성공의 철학을 이 소설에서 발견하였다. 겉보기에는 그냥 코믹 판타지를 표방하고 있으나, 그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살펴보면 인생에 대한 끝없는 긍정과, 세상이 망하더라도 신경쓰지 않는 대범함,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위대함을 가르쳐 주는 소설이다.

  • 꿈꾸는 다락방

    회사 차장님께서 추천해 주셔서 읽게 되었다.

    어쨌거나, 내용의 요점은 꿈을 현실적으로 꾸면 꿈이 현실이 된다는 것이다.

    대략…

    내가 이전부터 주장하던 내용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즉, 나는 옳다.

    마법소녀 프리티 사미의 오프닝이었던 것으로 생각되는 “꿈을 꾸면 꿈도 아냐” 라는 노래의 제목에 잘 반영되어 있는 단순한 진리이다.

    꿈꾸는 다락방

    이전에,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추성훈 선수를 본 적이 있다. 그는 판정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판정과 무관한 완벽한 한판 승이 아니면 꿈을 이룰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한판 승을 따내지 못해서 패배했을 때에도 심판
    판정의 불합리함보다는 자신의 노력이 부족함을 탓하였다.

    꿈꾸는 다락방이라는 책에서는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모았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꿈꾸기를 소망하였고, 그 꿈을 머릿속에서 현실화 시켜서 실제로 이루어 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어떠한가?

    항상, 남의 성공 이야기를 듣다보면 떠오르는 것이 그렇게 똑같이
    노력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노력이 부족해서 실패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꿈이 부족해서 실패한 사람도
    있을 것이며, 운이 없어서 실패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평생동안 포기하지 않았으나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단지 꿈을 강하게 상상해내지 못해서 이루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너무 잔인한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꿈꾸기를 포기하는 때에 희망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꿈을 꾸기 때문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꾸었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기회가 오기를 기다릴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평생을 기다려도 기회가 오지 않는다면 백날 꿈을 꾸더라도 소용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기회는 찬스다.

  • 소크라테스의 변명

    GRE도 끝난 김에, 집에 처박혀 있던 미독서적들을 읽으려고 책장 첫칸부터 안읽은 책들을 찾았다. 거기서 가장 처음에 걸린 책이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다. 오오…

    한눈에 보기에도 지루하고 고전적일 것 같은 제목이다.

    내용은 소크라테스가 고발당해서 사형당할때 까지의 이야기와, 소크라테스가 참석했던 어느 잔치에서 했었던 연설을 모아둔 것이다. 저자는 무려 플라톤.

    그를 고발한 자들은 그가 무신론자이고 청년들을 선동하여 죄악에 빠지도록 했다는 혐의로 고발하였고, 그에 따라 그에게 사형을 언도한다. 이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그러한 고발 조항들을 하나씩 조목조목 반박하며 자신의 철학에 대해 재판관들에게 말한다. 물론 그는 재판관들을 기분나쁘게 하였고, 결국 사형을 언도받게 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몇가지 있다.

    첫째, 그는 스스로 다른 사람을 선동하거나 한 적이 없다. 그는 신탁에서 자신이 세계 제일의 현자라는 말을 듣고, 그것을 부정하기 위해서 현자들을 찾아다녔다. 그는 자신이 세계 제일의 현자일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따라서 신탁을 부정하기 위하여 자신보다 뛰어나다고 알려진 정치인들, 논객들, 장인들, 선생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그들과 얘기를 하면서 그들과 자신 사이에 있는 결정적인 차이점을 발견하였다. 정치인들은 자신이 뭔가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은 뭔가 아는게 없다고 생각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그 정치인들이 실제로 그 무언가를 알고 있는지를 물어보면 그들은 아는게 없었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이 안다고 생각할 뿐 실제로 아는지 모르는지 그 자체는 모르는 사람들이다. 반면에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모른다는 것 하나만큼은 알고 있었고, 진리를 알기 위해서 노력하였다. 그런 소크라테스와 얘기하다보면 당연히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서슴없이 다른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사실 – 그들 자신이 모른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사실 – 을 알려주기 위해서 그들의 기분을 나쁘게 했기 때문이다. 딱히 뭔가 잘못을 한 건 없고, 그냥 기분을 나쁘게 했을 뿐이다. 그리고, 지혜를 찾아 헤매는 청년들은 당연히 그런 소크라테스를 따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실제로 아는것이 없는 정치인들에게 뭔가를 들어봐야 결국 아는게 없다는 사실만 알게 될 뿐이었기 때문이다.

    둘째,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진리에 대해 강한 신념을 갖고 그것을 실천하였다. 이미 2천년도 넘는 과거이므로 그때의 과학적 진리들이나 도덕적 가치들이 지금과 다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알고있는 몇가지 진리에 대하여 항상 일관적인 태도를 견지하였으며, 그 결과로서 자신의 운명에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된다 하더라도 굽히지 않았다. 이것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생명보다 훨씬 가치가 떨어지는 물질적 이익에 자신의 학문을 굽히고 그때까지 배운 진리를 굽히는 현대의 학자들이 소크라테스로부터 배워야할 가장 중요한 태도이다. 신념과 이성을 무기로 그는 그를 반대하는 세상과 맞섰다. 그 결과는 사형이고, 결과적으로 죽었다. 그 속에서도 그는 진리가 무엇인지 찾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셋째, 그는 자신의 신념과 자신이 믿는 진리가 실제로 올바른 것임을 증명하기 위해서 자신의 이성과 논리를 사용하기를 아끼지 않았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옳다는 것을 보이기 위하여 그는 자신이 인정한 근거가 아니라 상대방이 인정한 근거를 사용하였다. 그의 논리는 상대방이 받아들이고 있는, 또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몇가지 사실을 근거로 하여 상대방이 자기 자신을 부정하지 않으려면 소크라테스가 옳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그가 다른 소피스트들과 분명히 구별되는 점이다. 그는 자신이 논증에 실패하거나, 자신이 틀리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소피스트들은 자신이 반드시 이겨야만 했기 때문에 자신의 주장이 참된 진리인가와 상관 없이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넷째, 그는 자신이 있는 현실을 인정하였다. 사형을 언도받고 집행되기까지의 기간 동안 그가 탈옥하기를 바라는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왔고, 탈옥이 실제로 가능할 수 있으며, 그가 탈옥한다고 해서 그를 욕할 사람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탈옥하지 않았다. 그것은 자신이 아테네에 살고 있었고, 따라서 그것은 자신이 아테네를 사랑하는 만큼 아테네의 법과 질서를 존중하겠다는 뜻이었다. 절대로 “악법도 법이다”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할만한 정신이 아닌 것이다. 악법도 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 중에서 자신이 사형을 언도받았을 때, 탈옥할 수 있는데도 도망가지 않는 인간이 있을 것인가?

    여러가지로 현재의 우리나라 상황과 맞물려서 읽히는 작품이었다.

    곡학아세하는 학자들은 누구인가?

    광화문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의 배후는 “소크라테스”인가?

    이명박은 그렇다면 죽어버린 소크라테스에게 어떤 방식으로 “사형”을 언도할 것인가?

  • 쿵푸 팬더

    친구가 보자고 해서 봤다.

    재미있긴 재미있다. 봐도 돈이 아깝지는 않은 듯.

    내 감상은 “쫌 긴 치토스 광고”

  • 총몽 vs. 공각기동대


    주의 : 스포일러 있음!!!




    난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을 즐긴다. 특히, 기술이 발달할 대로 발달한 이후에 대체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상상하는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이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의 영상물을 감상하면서 이러한 상상을 많이 해보기도 하는데, 그중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 두개 있다. 바로 총몽과 공각기동대이다. 두 작품은 모두 미래 모습을 그리고 있으며, 기술이 극도로 진보하여 인간의 몸체 따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필요하면 바꿔 끼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시대이다. 하지만 두 작품의 세계관에서 바라보는 인간의 육체와 정신의 관계는 많이 다르다.

    우선, 총몽의 세계관을 보자. 총몽의 세계관에서 “뇌”라고 부르는 물리적 실체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론, 이 동네에서도 뇌의 모든 정보를 반도체 칩에 담아서 대신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정도는 갖고 있다. 하지만, 작품 후반부에 가다 보면 인간들이 자신에게 뇌가 아니라 반도체 칩이 달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엄청난 폭동이 일어나게 된다. 뇌를 가진 아이들과 수술을 받아서 반도체 칩을 갖게 된 어른들 사이에 잔혹한 살육극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뇌”가 그들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뇌”를 갖고 있어야만 진정한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인공인 “갈리”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갈리의 뇌는 어딘가에서 빼돌려져서 비밀리에 보관중인 것이다. 즉, 본체라고 생각하고 있는 갈리는 사실 복사된 반도체 칩을 갖고 있는 존재이며, 원래 존재했었던 실체로서의 뇌는 그냥 잠들어 있는 상태이다. 만약 그 뇌가 깨어나게 된다면, 갈리는 엄청난 정체성 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은 유일하게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존재의 정보를 담고 있는 물리적인 실체가 사실은 원본으로부터 복사되어 나온 반도체 칩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자신의 정체에 대해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다른 몸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 타인으로 인식하는 본능을 갖고 있다. 이전에도 논의했었지만, 정신적으로는 한명의 사람이지만 물리적으로 두개의 몸을 갖고 있을 수는 없으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인간은 자신이 유일하게 존재할 수 있는 몸은 단 한개 뿐이라는 본능을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만약 갈리가 원래 존재했었던 물리적 실체로서의 뇌의 경험과 반도체 칩에 저장된 경험을 통합하여 모두 자신의 역사로서, 자신의 인생으로서 인지할 수 있다면 이러한 정체성의 혼란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일은 공각기동대의 세계에서는 일어난다. 공각기동대에 나오는 또 하나의 주인공, 타치코마라는 로봇들은 인공지능을 갖고 있는데, 이들은 자신의 인공지능을 발달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인공지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그들의 경험 데이터이다. 그리고 8대의 타치코마들은 경험 데이터를 서로 공유하여(병렬화) 각자의 인공지능을 향상시킨다. 하지만, 단지 경험을 공유하는 것만으로 그들이 자아를 잃지는 않는다. 스토리가 진행되어 가면서 그들의 인공지능은 거의 인간의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 각각은 개체로서의 자아 또한 동시에 갖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두 자아가 하나로 합쳐지는 것 또한 묘사되고 있다. 공각기동대를 보면 쿠사나기 소령과 인형사가 융합하는 장면이 있다. 인형사는 네트워크의 방대한 정보들 속에서 태어난, 실체로서의 몸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해커이다. 그는 자신이 스스로 존재하기 위해서 네트워크를 돌아다니게 되는데, 그러다가 결국 쿠사나기 소령과 자아를 융합하게 된다. 이에 대해, 쿠사나기 소령은 융합 직전에 질문한다. “융합 후에는 어떻게 되는거지?” 이에 대한 인형사의 대답은 “나도 모른다. 다만, 우리 둘이 서로를 인식할 수 없으며, 융합 후에는 너도 나도 아닌 전혀 다른 새로운 개체로서 탄생하는 것이다” 라고 대답한다.

    이러한 상상은 굉장히 흥미로운 것들인데, 논리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물리적인 기술은 아직 모르니까 그냥 놔두고, 막장 테크놀로지를 한번 상상해 보자.

    다음과 같은 과정이 가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두 사람이 있고, 두 사람의 뇌를 적당히 꺼내서 뇌세포들의 연결 관계를 전부 유지한 상태로 단지 뇌세포들 사이의 거리만 벌린다. 인간의 기억은 뇌세포 자체가 아니라 뇌세포들의 연결 상태에 저장된다고 하므로, 아마 이렇게 한다고 해서 인간의 자아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들이 무슨 꿈을 꿀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후, 두개의 뇌를 합쳐버리는 것이다. 이때, 뇌세포들을 연결한 시냅스들은 서로 교차할 수밖에 없는데, 이 교차 과정에서 한번에 1개의 시냅스만 끊었다가 다시 연결하는 것이다. 한번애 여러개의 시냅스를 끊으면 헷갈리게 되고, 다시 연결하는 과정에서 기억이 사라질 수도 있으므로,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서 시냅스를 1개만 끊고 교차시킨 후 다시 연결시킨다. 이것을 모든 뇌세포에 적용해서 두개의 뇌를 겹쳐지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후, 다시 뇌세포들 사이의 거리를 좁힌다. 아마 기억이나 고등 사고작용에 필요 없는 회백질 부분은 많이 버려질 것이다. 어쨌거나, 다시 두개골 안에 들어갈만한 크기로 줄인 후 1개의 몸에 이식한다. 이제 1개의 몸에 들어간 2개의 뇌는, 뇌세포는 전에 없던 뇌세포들이 옆에 생겼으므로 연결을 시도할 것이다. 물론, 그러면서 기존에 있던 연결관계는 모두 유지할 것이다. 따라서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2개의 인격이 1개의 자아로 합쳐지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 만들어지게 된 새로운 인격은 합쳐지기 전의 서로를 인식할 수 있을까? 만약 인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진정으로 자아라는 것은 몸에 귀속되는 것인가? 아니면 단지 뇌세포들의 연결 상태가 가지는 환상인가? 이렇게 보는 것은 너무 환원주의적인 시각이 강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으므로, 다르게 볼 수도 있겠다. 합쳐진 후의 뇌는 한사람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까?

    총몽에서의 인간은 자신이 갖고 있는 물리적인 실체를 좀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따라서, 이곳의 인공지능은 태생적인 인간의 인공지능을 따라가기 힘들다. 물론, 스토리가 진행되면 될수록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이 등장한다.

    공각기동대의 인간은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로서의 실체를 좀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물이 어디에 담겨져 있든 물은 물로서의 본질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신이 담겨있는 그릇이 생물학적인 뇌가 되었든, 반도체 칩이 되었든, 전자 회로가 되었든, 아니면 거대한 기계 장치가 되었든, 그 정보로서의 관계가 유지된다면 그것은 자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두 애니메이션은 여러가지로 생각할 거리를 주는 작품들이다.


  • 인디아나 존스

    스포일러는 없는 감상이다.

    오래간만에 조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를 본 것 같다.

    영화는 핵폭발과 함께 시작한다.

    감상은 “스필버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한 것 같다”는 느낌.

    이 이상 얘기하면 스포일러가 되므로 그만. -_-;

    꽤 재미있는 모험영화이므로 돈이 아깝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인 것만은 분명하다.

  • Lemon tree

    I’m sitting here in a boring room 짜증나는 방에 앉아있어

    It’s just another rainy Sunday afternoon 그냥 비오는 일요일 오후니까

    I’m wasting my time, I got nothing to do 시간을 보내며, 아무것도 안하는데

    I’m hanging around, I’m waiting for you 왜냐하면, 널 기다리거든

    But nothing ever happens, and I wonder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내가 궁금한건

    I’m driving around in my car 차를 몰고 어디로 가

    I’m driving too fast, I’m driving too far 너무 빨리 몰고 있는 것 같아

    I’d like to change my point of view 관점을 바꾸려고

    I feel so lonely, I’m waiting for you 외로워서, 너를 기다려

    But nothing ever happens, and I wonder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내가 궁금한건

    I wonder how, I wonder why 내가 궁금한건, 내가 궁금한건

    Yesterday you told me ’bout the blue blue sky 어제 너가 나한테 했던 얘기, 슬프도록 푸른 하늘

    And all that I can see is just a yellow lemon tree 근데 내가 본건 노란 레몬 나무뿐인걸

    I’m turning my head up and down 고개를 들어보고, 내려보고

    I’m turning, turning, turning, turning, turning around 여기저기 둘러봐도

    And all that I can see is just another lemon tree 내가 본건 그냥 노란 레몬 나무 뿐

    Sing! Da, da da dee da, etc.

    I’m sitting here, I miss the power 그냥 앉아서, 무기력하게,

    I’d like to go out taking a shower 샤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지

    But there’s a heavy cloud inside my head 하지만 머릿속에 먹구름이 끼어있어

    I feel so tired, put myself into bed 피곤해서 좀 쉬어야겠어

    Where nothing ever happens, and I wonder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곳에서, 그리고 내가 궁금한건

    Isolation, is not good for me 고립된 것, 이건 나한테 좋지 않아

    Isolation, I don’t want to sit on a lemon tree 고립됨, 난 레몬 나무 위에 앉고 싶지 않아

    I’m stepping around in a desert of joy 행복의 사막을 헤메고 있을 뿐이야

    Baby anyhow I’ll get another toy 자기야, 어쨌든 난 다른 장난감을 얻어야겠어

    And everything will happen, and you’ll wonder 그리고 무슨 일이든 일어나겠지, 그리고 넌 궁금할거야

    I wonder how I wonder why

    Yesterday you told me ’bout the blue, blue sky

    And all that I can see is just another lemon tree

    I’m turning my head up and down

    I’m turning, turning, turning, turning, turning around

    And all that I can see is just a yellow lemon tree

    And I wonder, wonder, I wonder how I wonder why

    Yesterday you told me ’bout the blue, blue sky

    And all that I can see (dit dit dit)

    And all that I can see (dit dit dit)

    And all that I can see is just a yellow lemon tree

  • 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

    이번엔 재밌는 영화를 봤다.

    뭐랄까, 영화의 각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기가막히게 어긋나서 마지막에 이야기가 맞춰지는 구조랄까.

    서로 꼬인 인생들이다.

  • 손자병법

    드디어 손자병법을 다 읽었다.

    확실히, 손자병법은 나에게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쟁은 무릇 큰 피해를 미치게 되기 때문에, 이기지 못할 전쟁은 일으키지 말고, 전쟁을 일으킨 뒤에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기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형, 세, 기가 되고, 군사들의 사기와 군기도 중요하다.

    군대를 운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황에 맞는 판단이며, 어떠한 전술이나 전략도 항상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때마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지휘관의 자질이다.

    가끔 다시 찾아 읽으면서 되새겨야 할 구절들이 많이 있다.

    왜냐하면, 사는 건 전쟁이나 마찬가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