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편하게 타면 안되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9012128025&code=990100

강신주 교수님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칼럼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적어둔다.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점은 동의한다. 그리고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이 얻는 것 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나는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에도 반대하는 편이다.

하지만 산을 오르는 것에 자신의 걸음으로만 올라가야 반드시 그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동의할 수 없다. 어떤 사람이 기쁨을 느끼는 행위는 다른 사람의 통제나 지시를 받을 수 없다. 그 자신에게는 자신의 다리로 걸어가는 것이 더 희열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또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람이 많다는 점이 누구나 그래야 한다는 결론을 짓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은 다리가 불편해도 두 팔로 기어서 산의 정상을 정복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다리가 불편하여 다른 사람의 등에 업혀서 정상을 오를 수 있다. 또 누구는 돈이 많아서 다리가 불편하지만 헬리콥터로 정상보다 더 높은 곳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리가 멀쩡한 사람들도 이 세가지 사례를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 그럼 그중 누군가는 ‘진짜 기쁨’을 느끼지 못한채 가짜로 기뻐하고 있는 것일까?

누구든지 ‘이렇게 해보니까 더 즐겁더라’라고 제안할 수는 있다.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어떤 사람에게 그렇게 꼭 해보라고 강력하게 추천할 수도 있다. 자신의 명령을 들어야 하는 하급자에게 굳이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지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했을 때 너는 반드시 기뻐해야 한다고 강요할 수 없고,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진짜 즐거움을 모를 거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강요된 감정이야말로 진짜 즐거움과 거리가 멀다.

코멘트

“산은 편하게 타면 안되나?”에 대한 4개 응답

  1. 
                  snowall
                  아바타

    ㅋㅋㅋ어쨌든 이제 끝났으니 된거죠

    수고했어요

  2. 
                 하루
                 아바타

    그래서 제가 제일 싫어하고 싫었던 경험이 강요하는 거고 군대에 있었던(?) 거죠…

  3. 
                  snowall
                  아바타

    역시 그렇죠?

  4. 
                 김진영
                 아바타

    “강요된 감정이야말로 진짜 즐거움과 거리가 멀다.”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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