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문제

날씨가 하도 더워서 에어컨을 집에다가 설치하고 나니, 시원한 바람 속에서 문득 궁금해졌다. 앞으로 계속해서 날씨가 더워진다는데, 에어컨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태가 오지는 않을까?

물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론적인 답은 주어져 있다. 에어컨은 저장된 에너지를 이용해서 온도차이를 만들어내는 장치이고, 이것은 에너지가 공급되는 한 영원히 작동한다. 그렇다면, 그 에너지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에너지는 온도차이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지구에는 영원한 온도차이가 존재한다. 즉, 우주와 지표면 사이의 온도차이 말이다. 태양이 존재하는 한 에너지는 언제나 공급될 것이고, 에너지 문제는 반드시 해결할 수 있다. 태양이 영원히 존재하지는 않겠지만, 우리 은하에서 별다른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50억년 정도는 불타오르고 있을 거라고 했으니 그정도면 영원이라고 봐도 좋겠다. 그걸 어떻게 영원히라고 부를 수 있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겨우 1만년 전에 “인간”이 뭘 해서 먹고 살았는지 다시 공부해 보자. 지금 이 블로그 글을 읽고 있는 것이 굉장히 신기해 질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에너지이고, 그 에너지의 형태는 탄소화합물에 저장되어 있는 화학에너지이다. 모든 종류의 에너지는 서로 전환할 수 있으므로, 태양에서 에너지가 공급되는 한 우리는 그 에너지를 인체에 필요한 형태로 바꿔서 살아남을 수 있다. 다른 모든 생명체가 멸종한다 하더라도, 적절한 기술이 있다면 인간은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기술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는 물리학이 보증한다.

하지만 이걸 관점을 바꿔서 보면, 과연 그런 기술을 개발하기 전에 인류가 멸종할 것인가 아닌가가 관건이다. 예를 들어, 지구 온난화가 점점 가속화되다 보면 어느 시점에서는 인간이 살아남을 수 없는 극한의 온도까지 기온이 올라갈 수도 있다. 인간도 나름 진화를 하기 때문에 그런 고온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변해갈 수도 있겠지만, 인간의 진화는 매우 느리고 지구 온난화는 겨우 몇 백년 사이에도 관측되는 매우 빠른 현상이다. 그러므로 지구 온난화에 대응할 정도로 빠른 인류의 진화 가능성은 없다. 생명 윤리를 내다 버린 극한의 인체 실험과 유전공학 실험을 통해서 신인류를 창조하면 모를까. 그리고 그것도 그렇게 창조된 신인류가 인류를 대체하는 것이지 현생 인류가 ‘살아남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가 지금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원인 화석 연료는 그 시기가 금방이든 늦게든 언젠가는 반드시 고갈된다. 이 시점이 되면 우리가 지금 ‘대체 에너지’라고 부르는 것들을 싫어도, 효율이 낮아도, 비용이 비싸도, 무조건 써야 한다. 화석 연료의 고갈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점이 되기 전에 대체 에너지 기술을 얼마나 충분히 개발해 두었는가가 인류 생존의 관건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에너지 기술은 얼마나 빨리 발전할 수 있을까?

기술 발전의 속도는 그 전에 개발되어 있던 기술이 발전되어 있을수록 더 빨리 발전한다. 이것은 인류가 사용하는 모든 기술이 에너지를 이용해서 어떤 작업을 한다는 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여기서 “어떤 작업”에는 임의의 작업을 집어넣을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를 더 많이 이용하고,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작업 자체를 집어넣어보자. 그렇다면 점점 이와 같은 기술 개발에 점점 더 많은 에너지가 사용될 수 있고, 더 높은 효율로 에너지가 이용될 것이다. 물론 인류가 이런 기술 개발에 에너지와 같은 자원을 투입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줄어들수록 인류는 새로운 에너지 자원을 찾아내려 할 것이고, 이것은 곧 새로운 에너지원과 에너지 효율이 올라가는 기술이 개발된다는 뜻이다. 어떤 물리량이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정도가 기존의 물리량의 크기에 비례한다면, 그 물리량은 시간에 따라 지수함수적으로 변하게 된다. 따라서 인류의 기술 개발 속도는 구체적인 변화량 자체는 알 수 없더라도 그 변화하는 양상이 지수함수적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예를 들어,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태양전지는 다양한 방향에서 연구가 되고 있다. 기판에 사용하는 물질의 종류와 조성, 구조적 특성, 제작 방법의 기술적 측면 등등을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이 축적되면 어느 시점에서는 연구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점이 올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필요한 에너지’란 연구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뿐만 아니라 연구원들이 먹고 사는데 필요한 에너지까지 포함한다. 이런 시점은 어떤 에너지 기술에 대해서도 나타날 것이고, 결과적으로 에너지 관련 기술 전체에 대해서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 즉,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시점이 되면 외부에서 자원이 투입되지 않더라도, 또는 외부와의 에너지 교환이 실질적으로 없거나 에너지가 유출되는 상태가 되더라도 연구개발을 계속할 수 있으므로 지수함수적인 발전을 유지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고 미래를 예측해 보는 것은 각 개인의 전망이나 진로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도움도 주지 않는다. 에너지 기술이 미래의 희망이다! 라고 아무리 말을 해도, 한 인간이 한번의 인생을 살면서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력에는 한계가 있고, 지금 이 순간 진로를 정해야 하는 사람이 이 부분에 도전한다고 해서 과연 그 개인의 성공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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