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잡상

내가 고장난건지 장비가 고장난건지…-_-

내가 지금 하는 실험은 박막을 만드는 것이다. 박막을 만들어서 두께를 재면 된다. 박막을 만들때는 Spin coating이라고 해서, 시약을 기판 위에 올리고 빠른 속도로 회전시키면 뚝딱 만들어 진다.

1.

월요일날 만든 박막의 두께를 재려고 했다. 두께를 재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광학적 두께를 측정해서 실제 두께로 환산하는 것이다. 광학적 두께는 빛을 쏴서 얼마나 어두워지는지 관찰하면 된다.

그런데, 더 빠른 속력으로 회전시켰는데 두께가 더 두껍게 측정되었다. 뭐야…이거.

2.

그래서 어제 박막을 새로 만들었다. 시약도 새로 만들었고. 그래서 다시 광학적 두께를 재려고 했는데…

나는 이번엔 기판을 유리를 사용했다. 유리가 자외선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자외선 영역의 광학적 두께는 매우 두꺼운 것으로 보여져야 한다.

그런데 아예 음수가 나와버렸다. -_-; 들어간 빛보다 빠져나온 빛이 더 많다는 건데…

3.

박막을 만들 때, 시약이 기판에 잘 붙고 잘 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 기판의 표면을 플라즈마로 처리한다. 플라즈마 표면처리라고 해서 뭔가 굉장하고 무섭고 그런게 아니라, 작은 상자 안에 처리할 재료를 넣고 돌리면된다.

다만 플라즈마가 잘 활동하도록 하기 위해서 내부를 진공으로 만들어 줘야 하는데, 실험실에 있는 플라즈마 표면 처리기의 압력계가 고장났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대충 5분정도 진공을 뽑고 플라즈마 처리를 하는데…

오늘, 그 압력계가 돌아갔다. 고장났다더니…-_-;

아무리 이론 물리학 배우던 사람이라지만, 실험 장비들이 나를 너무 무시하는거 아닌가 싶네…

분명 사용법은 숙지하고 있는데…-_-;

2 thoughts on “연구실 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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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 덜덜 떨리는 두 손에 쥐어진 핀셋, 그 핀셋으로 붙잡은 5나노미터 두께의 박막이 파르르 떨리는 걸 보면…

    그냥 보다 보면 박막은 찢어져 있습니다. -_-; 찢어지기 전에 붙여야 해요…

  2. 오호.. 남박.. 요즘 이런거 하고 지내는 거냐.. ㅋㅋㅋ

    실험장비들은… 이론 물리 학자를 무시하는게 맞단다.

    나도 요즘 TA 하느라 랩 준비를 일주일 마다 한번씩 하는데 늘 실험장비들이 날 무시한단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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