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구입한 대리점에서 OEM용으로 나오는 윈도우즈 XP를 설치하는 것은 불법복제에 해당한다. 불법복제를 하려고 했다는 걸 자랑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출시된지 몇년이 지난 윈도우즈 비스타를 지원하지도 않고, 이미 단종된 운영체제인 윈도우즈XP만을 쓰라고 강요하는 것도 제대로 된 회사의 정책이라고 보여지지는 않는다. 다시말해서, 최근에 노트북을 구입한 보험 설계사들은 10여만원을 추가로 들여서 윈도우즈XP를 새로 샀다는 것이 된다.
문제점은 곳곳에 있다.
1. 윈도우즈 비스타의 하위 호환성이 너무 부족하다. 아마 윈도우즈 7로 가면서 이 문제는 더더욱 심해질 것이다. (XP모드를 통해서 뭔가를 잘 지원해준다고 광고하지만 과연 위와 같은 경우에 윈도우즈XP 정품을 구입하지 않고도 쓸 수 있을 만큼의 하위 호환성이 지원될까?) 장담컨대 윈도우즈 7 역시 이 보험사에서는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므로” 윈도우즈 XP를 새로 사야 할 것이다. 쓰레기라고 판정난 운영체제를 이제와서 쓰레기라고 해봐야 아무 소용 없는 거지만.-_-;
2. 새 운영체제가 출시되면 인트라넷도 그에 맞게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회사 내부에서만 사용하고 PC를 직접 지급하는 회사라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직원에게 PC를 사줄 때 XP가 설치된 제품만 사주면 되니까. 문제는 보험 설계사는 직원이 아니라 자영업자 개념이기 때문에 직접 구입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3. 더불어, 운영체제가 포함되지 않은 버전의 노트북 판매를 정책적으로 강제해야 한다. 내 생각에 이건 정말 끼워팔기가 아닐까 싶다. 컴퓨터를 살 때 운영체제를 선택할 권리가 없다는 건 정말 문제가 있다. 운영체제만 빠져도 대략 10만원 정도는 싸게 살 수 있고, 그럼 내가 따로 윈도우즈를 사서 설치하든 리눅스를 설치하든 DOS를 설치하든 지지고 볶고 알아서 하면 된다. 물론 잘 모르는 초보자들은 윈도우즈 설치된 버전을 사면 될 것이고.
이중 하나라도 없었더라면 윈도우즈 비스타가 구입가에 포함되어서 딸려오는 노트북을 구입한 후, 전산팀 직원과 노트북 구입한 매장 직원과 나랑 세사람이 개삽질을 하고 쌍욕도 서로 사이좋게 하면서 싸울 일이 없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새로 샀으니까 넘어가는 거지만, 이 보험사의 다른 보험 설계사들은 노트북이 고장나서 새로 사더라도 추가로 돈을 들여서 윈도우즈XP를 구입해야 한다. 수만명의 보험설계사가 10만원을 들여야 하니, 대략 수십억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보험사에서 절약한 비용이 고스란히 보험설계사에게 전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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