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천과학관 감상

지난 12월 24일, 각고의 노력 끝에 다녀왔던 그곳이다. 왜인지 사진이 생성된 날짜는 12월 27일로 되어 있다. 언제 갔더라…

아무튼, 과학적 내용만으로는 이곳에서 배울게 없는지라 (생각할 것도 많고 구경할 것도 많고 즐길것도 많지만 배울건없는…) 관심있게 본 (==사진이 찍힌) 부분 위주로 감상해 보겠다. 그 외에는 직접 가서 즐겨볼 것.

과천과학관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찍어보게 되는 전경사진. 나도 한번 찍어봤다.

들어가서 입장권을 사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니까 적외선 열감지 카메라가 입장객을 감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다시피 사람이 없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대한민국 표준시를 알려주는 시계였다. 좀 작은듯.

전시실에 들어가자마자 옆을 보니 실험실이 있었다. 학생들 대상으로 직접 실험을 진행하면서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곳인 듯 싶다. 원래 이정도의 실험과 기자재는 각 학교마다 모두 갖추고서 과학시간에 필요할 때마다 관련 내용을 수업으로 진행하는게 맞다. 과학관이라면 학교에서 할 수 없는, 좀 더 멋지고 화려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을 해보는게 어떨까 싶다. (이정도 수준으로도 현재 우리나라 학교 수준에서 하는 것보다는 멋지고 화려하고 복잡하겠지만.)

예전에 내가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을 받던 시절(1990~2001)에는 과학실험실을 거의 써본 기억이 없다. 가끔 들어갔을 때의 기억을 되짚어 보자면, 실험 장비에 최소 1mm이상 두께로 먼지가 쌓여있었던 것 같다. 그나마 대학교 들어가서 일반 물리학 실험, 일반 화학실험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지금 연구소에서 일하는데 애로사항이 꽃피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없어도 스포이드 사용법 정도는 배워두자. -_-;

우리나라에서 과학 분야의 노벨상이 아직도 나오지 않은 이유중의 하나는 기초 과학 교육의 부실함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론 교육은 나같은 게으른 사람을 제외하면 꽤 지겨워하는 부분이다. 전에 이 블로그 어딘가에 썼던 것 같은 기억이 나는데, 실험을 하면서 뭔가 재밌는 결과들을 많이 체험해봐야 호기심도 갖고 거기에 좀 더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나지 않을까. 텅 빈 실험실 사진 한장에서 참 많은 것을 떠올린다.

이건 태풍 체험관 사진이다. 내가 갔을 땐 운영시간이 아니라서 태풍을 체험할 수 없었다. 앞으로도 체험해볼 생각은 전혀 없다. 제발 그럴 일이 없기를.

이 사진은 왜 찍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대체 왜…이걸…;;

지각의 구조와 단층에 대해서 설명한 사진이다. 일단 한글로 된 설명판인데 Shortening이라고 적힌 것 자체가 이상하다. 이상해서 사전을 찾아보니…

출처 : 다음 영어사전 (

http://engdic.daum.net/dicen/contents.do?query1=E1045120

)

지각의 구조 설명하는데 왜 기름이…

…다른 뜻으로도 지질학이랑 관련된 설명은 없다. 역단층이 뭔가 찾아봤더니 reverse fault 라고 나온다. Shrinking이라는 단어도 있는데 굳이 Shortening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좀 이상하다. 아니면 shortening이라는 단어에 “줄어드는” 이라는 뜻이 있는걸까? 하지만 형용사로 쓰고 싶었으면 그 뒤에 명사 하나가 필요하다. 아니, 다 떠나서, “줄어든다”라고 우리말로 쓰고 영어를 같이 적어주면 안되는 건가? 영어 못하는 애들이 티를 낸다는 속설이 단지 속설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3축 지진계이다. 이 장치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지진계 자체는 전혀 관심이 없고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쓰레기가 눈에 보여서 그랬다. 지진계야 뭐, 가속도 측정장비는 이제 너무 일반화 되서…

저 쓰레기가 어떻게 들어갔을까? 앞, 뒤로 다 막혀있는 줄 알았는데.

옆을 보니 빈틈이 있었다. 대놓고 빈틈이다. 이 빈틈이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전시품 장식장의 미적 효과를 위해서? 그것도 그렇고, 쓰레기나 좀 치우지…

그래서 쓰레기를 치워보려고 손을 넣어봤는데 나의 한계는 저기까지였다. 그 이상은 터널링 효과를 사용하지 않으면 도달 불가능한 영역에 있다. 손금 봐주실 분은 이 사진 참고하시면 되겠다.

단열변화 실험장치. 내 기억에 설명과 장치의 작동이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레버가 어디있는겨…

오타 발견. 복굴적->복굴절.

생물학 전시관의 다람쥐다. 다람쥐에 따라서 시계방향, 반시계 방향으로 쳇바퀴를 돌리는 경향성이 있는 것 같다. 어떤 놈이 어떤 놈인지 구별하기 힘들었지만, 돌리는 방향에 습관이 작용하는 것 같다. 어느쪽 눈이 더 잘 보이느냐에 따라서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그 옆에 있던 친구 다람쥐.

옆에 “돌턴의 원자 모형”이라고 써 놓고 “원자 모델의 발전”이라고 제목을 달아두었다. “모형”과 “모델”은 같은 뜻이지만 하나는 우리말에 가깝고 하나는 외래어다. (모형도 한자어니까 외래어라고 주장한다면 외래어겠지만.) 가급적 통일을 했으면 좋겠고, 가능하면 우리말로 했으면 좋겠다.

앞의 오타에 이어서, 이 전시물을 납품받고나서 검수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증거중의 하나. 생물물리학에서 이어져 나온 분야가 “양리학”이다. 보다가 웃다가 부끄러울뻔 했다. 혹시 “양리학”이 무슨 학문인지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을 붙이자면, 저 자리에는 “약리학”이 들어가야 한다. 왜 “양리학”이 들어갔는지는 “약리학”을 정확히 발음해 보면서 인터넷에서 자음동화에 대하여 찾아보도록 하자.


http://mskorean.com.ne.kr/midkor/mast/ch%203/donghwa.htm



http://www.encyber.com/search_w/ctdetail.php?masterno=256438&contentno=256438

비선형관학 -> 비선형광학 (Non-linear Optics)

자연과학 연구소 종사자로서 (특히 광학 연구소) 부…부끄럽다. 이런걸 납품받고 나서 검수절차를 거치지 않는건가. 자라나는 과학 꿈나무들이 “나는 앞으로 커서 양리학을 할거야” 라든가 “난 비선형관학이 재밌어”라고 말한다면 그 파급효과는 그닥 크진 않겠지만…그 아이들에게 “양리학이란 없단다. 미안” 이럴순 없다.

나름 수학 전공이므로 수학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원주율, 복소단위, 자연로그의 밑에 관심을 가져준건 좋은데, 이 모든것을 하나로 묶어주는 위대한 오일러의 공식을 쓰지 않은 것은 전시물 기획자가 조금 일을 급하게 처리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오일러의 공식은 다음과 같다.

$e^{i\pi}-1=0$

이 공식은 등호, 뺄셈, 곱셈, 지수연산 등 대수학의 모든 연산이 들어가 있으며,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상수 5가지($\pi$, e, i, 0, 1)가 모두 등장하는 공식이다. 수학 전공자라면 이 공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이다. (공학 전공자도 알거다. 푸리에 변환을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푸리에 변환이 없었으면 그 수많은 문제들을 어떻게 풀었을지 막막할 듯.)

4차원 공간에서 뫼비우스의 띠 2개를 이어붙인 클라인 병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설명이 틀렸는데, “원기둥의 옆면을 뚫고 들어가서”라는 부분은 수학적 오류다. 4차원 공간에서 클라인 병은 전체 표면 어디에서도 자기 자신을 지나치지 않는다. 즉, 이 부분은 “그림에서는 뚫고 지나가는 것처럼 보여지지만, 실제로 4차원에서는 뚫지 않음”이라고 묘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클라인 병을 만드는데 필요한건 원기둥이 아니라 2개의 뫼비우스의 띠이다. 뫼비우스의 띠를 같은 방향으로 붙이면 클라인 병이 되고, 반대 방향으로 붙이면 사영평면이 되는데 둘 다 방향이 없는 표면을 가지는 4차원 도형이다. (이것도 그다지 정확한 설명은 아니다.)

뭐, 4차원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 자체가 곤란한 일이므로 그냥 넘어가자. 하지만, 4차원이 등장하는 순간 아이들의 호기심을 확 사로잡을 수 있었다는 점은 지적해야겠다. 애들이 4차원을 얼마나 좋아하는데…-_-;

나도 이런거 공부해보고싶다. 어흑. (사실은 게을러서 안하고 있음. -_-;)

우리나라에서 개발중인 512M PRAM의 설명이다. 일단 512M으로는 용량이 얼마인지 알 수가 없다. 512Mb인지 512MB인지 확실히 해줘야 한다. (b = bits, B = bytes) 표기에 따라서 무려 8배나 차이가 나는 용량이다. 4번의 사업내용을 보면, 한글로는 공정기술이 90nm라고 되어 있는데 영어로는 65nm로 되어 있다. 외국인들을 바보로 아나…-_-;

내가 일하는 곳에서 만든 것이라 찍었다. 이건 아마 내가 일하는데는 아니고, 히거 신소재 연구센터에서 만든 것 같다.

SI단위계를 쓰기로 한지 꽤 된것 같은데, 이곳에는 반영이 안되어 있다. 인치 단위는 버리고 미터 단위를 쓰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곳에도 이렇게 조경을 해 놓았더라. 괜찮은 아이디어라서 찍었다.

이것 말고도 몇가지 더 구경했지만 그 뒤로는 뭐가 없다. 아무튼, 국립과천과학관은 한번쯤은 가봐도 좋을 것 같다. 오류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더라.

7 thoughts on “국립과천과학관 감상

Add yours

  1. 어린 친구랑 같이 가면 재밌게 즐겨볼 수 있습니다.

    여자 친구랑 같이 가도 재밌게 즐겨볼 수 있습니다.

    혼자가도…뭐 그럭저럭. -_-;

  2. 1번만 제대로 전달해줘도 좋겠어요. 국립과천과학관은 뭔가 아쉬운 점이 있네요 -_-;

    청주 교육청의 과학전시관이나 국립서울과학관은 정말 괜찮은 것들이 많은데…

    과천 과학관은 건물은 멋진데 내용이 그에 비해 못따라가는 것 같아요.

  3. 전 과학관에 가면 과학은 안 배우고 다음 두 가지를 얻습니다.

    1. 과학에 관한 신비감

    2. 앞으로 한참 더 배워야 한다는 생각..;;

    요즘 과학관은 너무 어린이들에게 1번만을 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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