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끼였다

“별 신경 안쓰는 쿨한” 거래처와 “소심한 A형” 윗사람 사이에 끼어버렸다.

어떤 장비를 사기로 하고 발주를 했는데 연초라서 연구비 결제 프로세스가 완전 정지되는 바람에 풀릴 때 까지 거래처에 돈을 못주게 되었다. 물론 그 물건이 당장 필요한건 아니라 구매 절차를 정지시켰는데, 그 업체에서 그 장비를 만드는데 필요한 부품을 이미 사놨다고 한다. 주문 제작이라 우리 아니면 사갈데도 없다. 언젠가 사긴 살건데 당장 돈을 못주게 생겼으니 거래처에 미안해진 윗사람께서 이미 사버린 부품의 재료비라도 주자고 하시며 윗사람의 그 윗사람에게 사정사정해서 일단 결제를 할 수 있게 만들어 놓긴 했다. 그런데 내가 바쁘다보니(?) 지난주에 연락을 못하고 어제서야 전화를 걸었는데, 거래처의 이쪽 담당자가 하필 해외 출장을 갔다. 그 얘기를 윗분에게 했더니 나를 혼내면서 사정사정해서 결제할 수 있게 풀어놨는데 당장 결제를 못해주면 나중에 윗분의 윗분에게 다시 사정사정을 해야 하는데 나보고 그걸 한번 더 하라는 거냐고 하시며 빨리 연락해서 언제 들어오는지 물어보고 빨리 결제할 수 있게 하라고 해서 이메일을 보냈더니 별로 큰돈도 아니고 카드 결제라서 처리하기도 번거롭고 귀국하는 것도 2주 후라 그냥 나중에 퉁 쳐서 결제하면 안되냐고 답장이 왔다.

난 아무 상관 없고(내돈 아니니까), 거래처 쪽에도 아무 상관 없고(큰돈 아니니까), 연구소에도 아무 문제 없는데(당장 필요한거 아니니까), 나의 윗분께서 윗분의 윗분에게 사정사정해놨기 때문에 지금 당장 결제를 해야 하는 매우 번거로운 상황이 벌어졌다.

아 제발 그냥 웃고 넘어가자. -_-;; 교착상태가 이렇게 걸리기도 하는구나…

추가 : 참고로, 거래처의 이쪽 담당자는 “큰돈 아니니까 나중에 퉁 쳐서 결제하시죠”라고 처음부터 얘기했었다. 처음부터.

맛있게 먹는 맛있는 점심

점심 맛있게 먹어라~

=> 맛이 있을수도 있고 맛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맛있게 먹길 바람

맛있는 점심 먹어라~

=> 맛있는 걸 먹어라

점심인사의 최종 결론 : 맛있는 점심을 맛있게 먹어라

충전

충전기는 충전지를 전력을 충전한다. 충전기가 충전지에 전력을 충전하는 속도는 충전지가 가진 기전력이 얼마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전지의 원리는 화학 변화로부터 발생한 기전력을 이용하여 전류를 공급하는 것이므로, 충전하는 과정은 반대로 전력을 이용하여 화학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전지로부터 만들 수 있는 기전력은 내부에 충전되어 있는 화학 물질이 얼마나 잘 반응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가령, 화학 반응 A+B->C에서 전력이 생산된다고 하면 A+B와 C의 비율 중 어느쪽이 더 많은가에 따라 화학 반응 속도가 달라진다. 물론 그 화학 반응 속도가 빠를수록 전력이 많이 생산되고 기전력이 커진다.

전지는 내부적으로는 기전력+내부저항을 가진 회로 소자인데, 화학 반응 속도가 빠를수록 기전력이 크고, 반대로 이온이 많을수록 내부저항이 작다. 전지의 전압이 높으려면 내부저항이 작고 기전력이 큰 것이 좋은데, 화학 반응이 일어날 수록 이온의 수는 줄어들게 되어 내부저항이 커진다.

스도쿠 풀이법

한때 스도쿠에 좀 빠져서 살았던 적이 있다. (2008년…-_-)

내가 사용한 풀이법

1. 가설을 만들지 않는다. 즉, 찍지 않는다. 찍으면서 풀다보면 어디까지가 맞게 적은 숫자인지 알 수 없어져서 더 어려워진다

2. 하나를 채워넣으면, 그로부터 파생되어 저절로 채워지는 다른 칸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3. 9개의 줄(세로 또는 가로)은 3개씩 묶여지는데, 그중 한 묶음에 두개씩 들어간 수를 먼저 살펴보고 나머지 하나가 어디에 들어갈지 생각한다. 즉, 특정한 하나의 수를 2개의 가로선에서 찾고 나머지 1개는 세로선에서 찾으면 그 빈칸이 어떻게 채워져야 하는지 보인다.

4. 특정한 빈칸에 어떤 수가 들어갈지 생각하지 말고, 특정한 수가 어느 칸에 들어가야 할지를 생각한다.

5. 1부터 9까지의 각각의 수는 9번 나온다. 만약 8번 나온 수가 있다면 나머지 한칸은 저절로 채울 수 있다.

6. 마찬가지로, 가장 많이 등장한 수의 위치를 먼저 찾는다.

몇년 안했더니 공식은 좀 잊어먹었다.

물리학과 교수

어제 모 대학 물리학과 교수님이랑 얘기하다가 물리학과 교수의 고충을 들었다. 다른 전공은 학부 기초 강의라 하더라도 자신의 세부 전공과목이 아니면 강의를 맡을 수 없다. 하지만 물리학과는 학부 수준 과목은 아무나 담당해도 된다.

예를 들어, 화학과는 무기화학 전공하는 사람이 유기화학을 강의하지 않고, 생물학과도 유전학 강의하는 사람이 세포학을 강의하지 않는다. 법대도 민법 전공한 사람이 헌법을 강의한다거나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물리학과는 학부 과목은 아무 교수님이나 강의해도 좋은 수준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각주:

1

]



수학과도 대수학 전공한 사람이 해석학을 강의하지는 않는다.



[각주:

2

]


이것은 물리학과의 학부 과목들은 물리학의 어느 세부 전공에 가더라도 모두 기초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교수쯤 되었다면 물리학과 학부 과목은 어느 것이든 강의할 수준이 된다는 뜻이다.

그런 이유로 물리학과는 돌아가면서 강의를 맡고, 그 결과 강의 준비를 매년 또는 몇년 주기로 새로 해야하는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강의노트가 주기적으로 갱신되므로 학생들 입장에서는 언제나 최신의 강의를 듣는 장점이 있다.

흥미로운 부분이다. 음… 흥미롭다.

  1. 교수 개인의 특성은 제외하자.

    [본문으로]
  2. 미분적분학과 선형대수학은 아무나 강의해도 된다. 워낙 기초라…

    [본문으로]

공부하려고 했는데…

시간표 만들자마자…

월요일 – 교수님이랑 미팅

화요일 – 부장님이 저녁 먹자고…(옆 부서 부장님. -_-; 우리 부장님 말고… 안친한 사람이라 더 무섭다.)

수요일 – 교수님이랑 또 미팅

목요일 – 교수님이랑 또 미팅 (예정 변경)

금요일 – 서울로 상경

토요일 – …

잔인한 1월.

실험시 주의사항

실험하다가 결과가 안나올 때에는, 결과값의 기준점들(0, 1 등)이 믿고 있는 0, 1 등과 진짜 같은지 다시 한번 검토해 봐야 한다.

아니면 삽질하기 십상이다.

새해 복 많이 받았어요?

분명 2010년을 시작할 때 새해 복을 많이 받으라는 말을 아주 많이 들었을 텐데, 복을 실제로 많이 받았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래서는 2011년에도 복을 받으라는 소리는, 2012년에도 복을 받으라는 소리 역시, 그냥 웃으면서 지나가는 빈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11년에는 철저히 검증해서 너도나도 실질적인 복을 받자.

10년 내에 노벨 과학상을 받을 것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25&aid=0002117306


…이라는 얘기를 대통령이 했다. 예언인가.

자기가 받을 것도 아니면서 과학자들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같아서 꽤 맘에 안든다.

2020년까지 하나라도 받으려면 그 업적은 대략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반까지의 업적 중에서 나올텐데, 아직까지 한국의 과학 연구 중 노벨상을 받을만한 업적이 어떤게 있는지 모르겠다. 얘기를 들어보면 그나마 그래핀 연구가 근접했던 것 같은데, 이미 받아버렸으니 그 업적으로는 못 받는 거고 다른걸 해야 한다. 물리학 분야에서 내가 아는 것만 해도 괜찮은 연구 과제들이 몇개 있는데, 예산 깎여서 다들 허덕이고 있다.

당장 내가 일하는 연구소만 하더라도 세계 최고 출력의 레이저를 갖고 있지만, 그 레이저를 이용해서 어떤 연구를 하더라도 그 전에 초고출력 극초단 레이저를 만드는 Chirped Pulse Amplification 메카니즘을 제안한 머로우 박사가 노벨상을 받게 된다. 여기저기서 중성미자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미 중성미자 발견으로 한번, 중성미자 진동 현상으로 한번 받았으니 다음번에 받으려면 중성미자 질량의 완전한 규명으로 받아야 하는데 그 연구 과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매우 활발히 연구되지는 않고 있다. 힉스 입자는 한국에서 발견할 수는 없고, 한국사람이 발견할 수도 없다. 화학이나 생리의학 분야는 내 연구분야가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아마 고은 시인이 노벨 문학상을 받는 것 보다 늦지 않을까 싶다.

대통령은 “우리 살 길이 어디에 있겠나. 혁신적 기술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라고 말하였는데,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과학은 기술을 만드는 학문이 아니라 자연 현상의 이해를 목표로 하는 학문이다. 기술을 만드는 학문은 공학이다. 과학과 공학도 구분하지 못하는데 “노벨 과학상”이 10년만에 잘도 나오겠다.

양적으로 다 채워주지는 못하지만 심적으로 응원하지 말고, 심적으로 응원하는 건 다 때려치고 양적으로만 응원해도 과학자들은 좋아할 것이다. 성과 압박하지 말고,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기초적인 분야에 연구비 퍼주면서 지원한다면 언젠가는 노벨 과학상도 우리나라에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조류독감이랑 구제역이나 어떻게 구제해 보시지…

물리가 어렵다. 물리는 어렵다. 물리를 어려워한다. 물리를 어렵게한다.

물리가 어렵다. 물리를 어려워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 물리는 어렵다. 물리는 진짜 어렵다. 물리학 전공을 하긴 했지만 물리가 쉽지는 않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10년간 물리와 관련된 질문을 받으면서 물리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쉽게 설명해 주려고 노력했다. 내가 한 설명을 이해하지 못하면 좀 더 쉬운 수준에서 설명하고, 그 사람이 아는 수준에서 설명하려고 노력했었다. 그런식으로 해서 이해시키는데 실패한 경우는 대체로 두가지 경우로 나누어 지는데, 하나는 나에게 원인이 있고 하나는 질문자에게 원인이 있다.

나에게 원인이 있는 경우는 내가 질문에 나온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쉽게 설명한다고 도입한 여러가지 비유나 사례들이 잘못 작동한다. 설명하다가 꼬이기도 하고 모순이 발생하거나 사례가 적절치 못하여 설명을 진행하지 못하고 막히는 경우가 생긴다. 이런 경우에는 내가 공부를 해서 완전히 이해한 후에 가르쳐주는 것으로 대답을 미룬다. 시험 기간에는 그래서 문제가 발생했지만.

질문자에게 원인이 있는 경우는, 내가 생각한 수준보다 더 심각하게 기초가 부족한 경우이다. 어떤 경우, 나는 자연스럽게 “이상기체 상태방정식”을 사용하려고 했는데, 그 이전에 이상 기체가 뭔지 이해하지 못하고 상태 방정식이 뭔지 이해하지 못한다면 내가 아무리 쉽게 설명해봐야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걸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더 기초적인 개념부터 출발해서 순서대로 이해해야 한다. 질문자가 조급하면 그런 기초 개념들을 자기가 다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 위를 설명해달라고 하는데, 백날 설명해봐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일 뿐이다. 그러다가 결국 포기해버린다.

대학교 1학년 학생에게 어떤 개념을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우리가 그걸 완전히 이해한 것이 아니라는 리처드 파인만의 주장을 굳이 따르지 않더라도, 자신이 이해하지 못했는데 남을 이해시킨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불가능한 일이다. 답변하는 사람이 모든 질문을 답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개념을 모두 알고 있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무언가에 대해 답변하고 있는 중이라면 바로 그 내용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정확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어떻게 검증될 수 있을까? 어떤 개념이 정확하게 이해되었다면, 그 개념을 사용한 문제라면 어떤 것이든 풀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책이든, 좋은 강의든, 좋은 설명을 듣는 것은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결국 이해하려고 하는 본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설명하는 사람은 완전히 이해하여 정확히 설명하고 있는데 질문한 사람이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건 그 사람이 기초가 그 설명을 이해하기에 부족하다는 뜻이다. 그 경우를 해결하려면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자. 그래서 생각해 보자. 물리학은 어렵다. 만약,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독자가 물리학을 공부하고 싶은데 기회를 좀 여러번 놓치는 바람에 기초를 쌓지 못했고, 그래서 이제 공부를 하려고 하니 너무 어려워서 손도 댈 수 없다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물리학을 독학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


일단 물리학이 어렵다는 건 받아들여야 하는 사실이다. 물리 뿐만 아니라 어떤 것도 쉽게 공부할 수 있는 학문은 없다. 겉보기에 멋진 것들도 실상을 까보면 혹독한 수련과 연습을 거쳐야 가능한 것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파인만 다이어그램은 그림이 가져다 주는 직관적인 이해가 너무나도 직관적이어서 그거 그림을 그릴 줄 알면 입자물리가 다 풀리는 줄 아는 사람이 아주 많은데



[각주:

1

]



그게 끝이 아니다. 그 그림 한장 그려놓고 거기서부터 시작된 적분이 수백장이 이어진다. 교양 물리학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물리학의 본질 중에서 아주 재밌는 부분만 꺼내서 아주 이해하기 쉽게 포장해서 다 떠먹여 주는, 이유식 같은 수준의 내용이기 때문에 만약 그것만 보고서 물리학에 대해 환상을 갖고 한번 공부해 보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 흥미는 그대로 두고 환상은 깨기를 권장한다. 물리학의 진짜 맛은, 이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고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파헤치는 것이다. 그게 어려울 수도 있고 쉬울 수도 있는데, 어렵건 쉽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정말 “실체”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 물리학의 맛이다.

어려울 것이라는 건 그럴 수 있다는 것이지, 그렇다고 마냥 어렵기만 한 건 아니다. 일단 물리학이 어려운 이유중의 하나는 수학이 깊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리학에서 수학을 빼면 뼈대가 사라지는 셈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물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필요한 수학은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다. 선형대수학과 미분적분학 정도면 물리학 석사 수준까지는 무난히 공부할 수 있다. 박사 과정에 가더라도 분야에 따라서 요구되는 수학의 수준은 달라지기 때문에, 수학을 아주 못하지 않는 한, 물리학을 공부하는데 수학이 발목을 붙잡지는 않는다.

그럼,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고등학교에서 물리학 수업을 들었고 그 수업의 시험 성적이 80점 이상이었다면 기본적으로 필요한 용어에 대한 이해는 하고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대학 교양 물리학 수준에서 시작할 수 있다. 물리의 개념과 방법론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쿼크로 이루어진 세상(Alles quark)” 같은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좀 더 본격적으로 공부해보길 원하는 사람들이 대학교 일반물리학 교재를 하나 사서 공부하기 시작하는데, 만약 대학교에서 일반물리학 수업을 한번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것도 어려울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그보다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학없는 물리(Conceptual physics)”같은 책을 차분히 읽는 것이 좋다. 물론 이 책이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책을 읽을 때 대충 읽지 말고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각 개념들을 가급적 정확하고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생각하면서 읽는 것이다. 책을 읽는데에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내가 권장하는 방법은 일단 한번이나 두번 정도 빠르게 속독으로 읽고 한번 더 정독으로 읽는 것이다. 속독으로 읽을 때에는 한권을 읽는데 1주일 이상을 넘기지 않고, 정독으로 읽을 때는 명확하게 이해될 때까지 한 장을 넘기지 않는다.

어느정도 기초적인 개념이 쌓여서 물리학적인 개념을 사용해서 생각하는 법을 익혔다면, “생각하는 물리(Thinking physics)”같은 문제집을 사서 읽어보는 것도 좋다. 문제집이라고는 하지만 그 안에 있는 문제는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하지만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있는 책이다. 여기까지 공부했다면 일반물리학 수업을 들었을 때 강의의 80% 이상을 이해하면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에 이를 수 있다. 이제 대학교 1학년이 공부하는 일반물리학을 공부해볼만한 상황이다. 여기부터는 제대로 “어렵다”고 말하는 수준이므로 난이도의 벽에 부딪쳐서 좌절하지 않도록 한다.

일반물리학 교재는 좋은 책들이 아주 많이 있기 때문에 특별히 뭔가를 지칭하기는 그렇지만, 뭘 사야 할지 기준조차 없다면, Serway의 책이 괜찮은 듯 하다. 일반물리학을 공부하려면, 본격적으로 고등학교 때 물리 공부하듯이 해야 한다. 설명을 읽고, 예제를 풀어보고, 예제의 설명을 읽고, 뭔가 이해가 되면 연습문제를 풀어본다. 설명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물리학 질문을 받는 게시판에서 검색을 해 보고, 이해하고, 이해가 안되면 질문을 올려본다. 이 과정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어느정도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서, 범위를 지정해서 서로에게 설명해 주는 방법이 매우 좋다. 그리고 Feynman의 물리학 강의록은 가급적 영어와 물리가 둘 다 잘 되는 경우에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일반물리학 수준을 넘었으면 이제 전공 수준이다. 여기부터는 사실 대학교 가서 강의를 듣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들다. 이 이상의 수준을 공부하고 싶다면 대학에 진학하여 공부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 그렇지 않고 독학으로 공부하는 건 힘들고 괴롭고 이해도 안되고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자신의 실력을 평가할 곳도 없어서 이상하게 공부해 버리는 폐단이 있다. 굳이 독학으로 하겠다는 사람이라면 다음의 순서대로 공부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옆에 괜찮은 책의 저자를 표기해 둔다. (사실은 내가 공부한 책들.)

1. 고전역학(Marion)

2. 전자기학(Reitz)

3. 양자역학(Eisberg/Resnick)

4. 열/통계 역학(Reif)

5. 광학(Hecht) (광학은 전자기학을 공부한 이후에 언제 해도 무방하다.)

6. 핵물리학

7. 플라즈마 물리학

8. 고체 물리학

9. 입자 물리학

1번부터 5번까지는 “기초”이고, 대략 2~3학년때 배우는 과목들이다. 6번부터 9번까지는 본격적인 전공과목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과목이다. 전공을 할 것이 아니라면 이걸 다 잘 알아야 하는건 아니지만, 학부 수준에서는 다 잘하는 것이 좋다.

상대성이론은 어디에 있나요? 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 특수 상대성 이론은 고전역학의 끝과 전자기학의 끝에서 각각 다룬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교에서 일반 상대성 이론은 대학원 과정이다.(학부에서 배우는 곳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텐서 기하학을 학부 수준에서, 그것도 수학과가 아닌 학생들이 공부하기에는 벅차다.)

대학 수준의 과목들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이런 질문은 뭐라고 말할 수가 없다. 책 보고 열심히 이해하는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교재에는 좋은 연습문제와 예제가 제공되기 때문에 많이 풀어보면 그만큼 실력이 늘 것이다. 연습문제의 답은 없지만 실력이 쌓이면 자신이 맞게 풀었는지 틀렸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수준까지 공부하고 제대로 이해했다면, 학부 수준의 물리학과에서 배우는 수준의 물리학을 이해한 것이다. 만약 물리학 논문들을 읽고 싶다면 대학원 수준까지는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그럼 다시 다음의 순서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1. 고전역학/해석역학

2. 전자기학

3. 고전 양자역학

4. 상대론적인 양자역학

5. 양자장론

6. 고체 물리학

이외에 필요한 것들은 그때그때 새로 공부해야 한다. 아무튼 이정도까지 깊이있게 공부하면 논문을 좀 읽을 수 있다. 물론 논문을 읽는다는건 연구를 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스스로 필요한 것을 찾아서 공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추가적인 내용은 댓글로. 글이 주제가 없는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1. 그건 어쩌면 파인만의 “일반인을 위한 QED강의”가 너무 쉬워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