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snow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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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과학관 감상
학회 끝나고 시간이 남아서 과학관에 다녀왔다.
그냥 갔다. 입장료는 성인 1000원이다. 나머지는 성인보다 싸니까 입장료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
가다가 발견한 생태터널에 있는 화분에서 찍은 꽃.
이것은 대한민국 최초의 자기부상 열차이다.
이건 엑스포 기간동안 사용된 자기부상 열차와 97년에 나온 개량형 자기부상 열차이다.
잘 보면 머리에 까치집이 있다. 머리좀 감고 다녀라…
언제나 그렇듯, 과학관에서 내가 모르는 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데 구경 오면 난 오개념 찾기에 집중한다. 이런 재미로 과학관 견학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 일단 우주의 운명에 중요한 요소는 우주의 “무게weight”가 아니라 “질량mass”이다. 무게는 서로 질량을 갖고 상호작용하는 두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의 크기이므으로, 우리 우주는 하나이므로 무게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다른 우주가 있어서 그 두개의 우주가 존재한다면 무게가 존재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중력이 우주 사이에 작용하려면 그 사이에 공간이 존재해야 하는데, 공간이 존재한다면 이미 두 우주는 하나의 우주이므로 두개의 우주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그 사이에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아는 중력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주의 무게는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다.
최근 각광받는 중이온 가속기에서 여러가지 원소를 만들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엄청 무거운 원자들이다. 그나저나, 발견된 원소는 118번까지 있고 그중 112번까지는 이름도 붙었는데 여기엔 반영이 안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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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박물관”이라면 옛날의 과학이 어땠는지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다들 알다시피 여기는 “과학관”이다. 과학은 항상 변하고 있는 역동적인 학문이라, 최신의 정보를 관람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별들의 크기를 비교한 사진이다.
http://en.wikipedia.org/wiki/File:Star-sizes.jpg
출처를 적어주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리고 더 좋은거…
요새 일본의 지진 해일 때문에 관심이 높아진 지진이라서 나도 관심을 가져보았다.
형광이 나온다는 형광석이다.
수달은 묘하게 친숙한 동물이다. 옆에 있는건 수달 골격 모형.
나비를 모아놓고 곤충이라고 했다. 예쁘긴 한데, 맞는 건가 틀리는 건가.
곤충에 대한 설명을 하는 TV앞에 있던 스피커. 원형 돔이 소리를 반사시켜서 특정 위치에서만 소리가 크게 들리도록 한다. 완벽하진 않았다. 어쨌든 곤충보다 저게 더 신기하더라.
여고생들이 수학여행을 와서 단체 관람을 하는데, 이렇게 투덜대면서 지나갔다. “아니, 보니까 별것도 없는데 왜 저렇게 만들어 놓은거지?
자네들은 총각한테 낚인거라네…
수원 화성을 쌓는데 사용했다던 거중기. 이것에 관해서는 별도로 글을 쓸 생각이다.
계영배라고 하는 술잔이다. 이 술잔은 70%이상 따라주면 술이 모두 바닥으로 빠져나가버린다. 사이폰의 원리를 이용한 선조들의 멋진 발명품. 술 좀 그만 마시라는 계시임.
화살의 다양한 종류를 알게 되었다. 문제는, “나무 대롱에 넣아야”라는 오타가 있었다는 점. 그리고 밑에 화살 실물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편전”에는 이름표가 붙어있지 않아서 “이게 편전 맞나?” 싶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신기전. 그중 중간 크기인 중신기전이다.
천정에 붙어있던 신기전의 화살. 실제 사용된 크기인지, 크게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그 밑에 있는 책장은 쉼터 공간인데, 전체적으로 거북선의 모양을 본따서 만들어졌다.
지나가다 찍은 멋진 생태 공원의 모습. 옆에 우산쓴 익룡도 보인다.
익룡이 우산을 왜 쓰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생각해보니 혹시 줄이 끊어지더라도 천천히 떨어져서 익룡 표본을 보호하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빨대와 가지를 이용해서 입체 구조물을 만들 수 있는 교구를 체험하는 장소에 전시된 모형 중 벤젠이라는 이름이 붙은 작품. 그러나…
http://en.wikipedia.org/wiki/Benzene
벤젠의 고리는 탄소를 6개 갖고 있다. 애들 화학시험 망칠라…예쁜 클라인 병. 술병으로 쓰면 이쁠 것 같지만, 실제로 안과 밖이 없기 때문에 뭘 담아둘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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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물은 인공위성인데 설명은 색의 합성. 구석진 곳에 있었던 걸로 봐서는 잠시 치워놓은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치워놓은 거라면 창고에 갖다 두지 “전시물”인 것 처럼 위장하고 있다니…
가장 마지막에서 두번째 줄에 “음악 리를 들을 수 이다”
아마 “소”가 빠진듯. 소는 누가 키우길래 이모양인가.하늘을 나는 본인이다. 셀카 찍기는 역시 어렵다.
그러나 이 사진은 휴대폰을 2대를 갖고 있는지라…최첨단 컴퓨터 게임인 지뢰찾기를 하면서 흥미로운 듯 ??소리를 지르고 있던 여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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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의 안전성 – 완벽함
…풉!
요새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원자로 모형. 그중 가압 경수로형의 모형이다.
방사선을 어떻게 차단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전시물이다. 물론 방사선이 걱정된다고 해서 콘크리트를 입고 다니지는 말도록 하자.
우리나라 컴퓨터 업계의 양대 산맥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가, 하나씩 사주기로 한 듯. 삼성에서 저 세트로 판매할리 없다.
아까 내려오다가 찍은 생태 공원을 가까이서 찍은 모습. 참고로, 이 물을 퍼다가 그대로 물고기들 있는 칸으로 넣어준다. 여기에 있는 수초가 정화 작용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밑에 있는 물고기는 예쁘다.
지구 자전의 증거인 푸코의 추. 만약 저 푸코의 추의 진동면이 회전하지 않는다면 지구는 그날 멈춘 것이다. 망한거지.
건물 앞에 전시되어 있던 대신기전. 이 크기로 봐서는, 아까 전시실 안에서 본 커다란 화살이 실물크기가 맞는 것 같다. 이건 영화에 사용된 모형이라고 한다.
왜 있는지 모르는 12지 동물들의 로봇 모형.
한국 공군의 비행기. 저 뒤편으로 해병대 탱크와 곡사포가 보인다.
태양광 시설의 개념도와 설명.
그리고 저기 보이는 접시가 태양광 발전기다.
멀리서 봤을때는 “생물 당구장”으로 봐서 안가볼 뻔 했다.
“마리모”라는 이름의 수초이다. 점점점 커져서 200년쯤 키우면 야구공만해진다고 한다. 한마리? 키우고 싶더라.
귀여운 고슴도치. 까칠한 녀석…
고슴도치 증명서임.
기니피그다. 돼지가 아니지만 돼지라 불리우는 짐승.
2층에는 선인장 정원이 있다. 참고로, 후끈 달아오르는 뜨거움이 있는, 더운 곳이었다. 역시 선인장 답게 더운 곳에서 사는 열정적인 녀석들.
뭔가 영화에서 본듯한 녀석.
그 유명한 닥터피시다. 각질제거할 수 있도록….
손가락을 넣을 수 있는 곳을 만들어 놨다. 내가 손가락을 넣으면 다 뜯길 것 같아서 차마 넣어보지는 못했다.
꽃밭. 예쁘다!!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인듯.
철쭉이다.폭주 자기부상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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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오개념 바로잡기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552479&CMPT_CD=P0000
일단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읽고 오자.기사 내부에 오개념이 만발하여 물리학 전공자로서 넘어갈 수 없다.
1. 일본의 휴교 사례가 없음?
이건 물리학이랑 관련 없으니 넘어가자. 있든 없든…2. 이런 내용이 있다.
교과부 자료 가운데 “방사선도 빛과 같은 에너지 흐름으로 (몸에) 오염되거나 전염되지 않는다”는 답변 또한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오해를 살 만한 내용이란 지적이다.
주영수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전문의는 “지금 국민들이 걱정하는 방사성 물질은 당연히 몸에 닿으면 오염되고 다른 사람에게 전염 된다”면서 “사정이 이런데도 교과부는 방사선의 성질이 빛과 같다는 우문우답을 적어놓았다”고 비판했다.
교과부 방사선안전과 중견관리는 “방사선에 대한 전염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많아 이렇게 적은 것이지 방사성 물질의 위험성을 눈속임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일단, 방사선은 에너지 흐름이 맞다.
http://ko.wikipedia.org/wiki/%EB%B0%A9%EC%82%AC%EC%84%A0
주영수 전문의는 “방사성 물질”에 대해서 말을 했고, 교과부에서는 “방사선”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방사선은 Radiation으로, 물질 또는 빛이 에너지를 전달하는 경우 중, 그에 해당하는 운동 에너지가 높은 경우를 뜻한다. 방사성 물질은 방사선을 방출하는 물질로, 방사선과 방사성 물질은 다르다.
그리고, 방사성 물질은 몸에 닿으면 오염된다고 하였는데, 방사성 물질이 몸에 닿아서 오염되기 위해서는 닿았다가 피부에 흡착되어야 한다. 그러나 중금속이나 위험한 화학물질도 피부가 어느정도는 막아준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사람은 밖을 돌아다닐 때 옷을 입고 다니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이 몸에 닿기 힘들다. 또한, 몸에 위험할 정도로 흡착되기 위해서는 그 양도 많아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 양이 극미량인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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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에 “방사성 물질의 전염”이라는 매우 심각한 오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전염”은 어느 장소에서 세균이 번식하다가, 다른 장소로 옮겨서 더 번식한다는 뜻이다. 방사성 물질은 시간에 따라 방사선을 내보내면서 점점 줄어든다. 절대 늘어나지 않는다. 여기서 더 적합한 개념은 “오염”이다. 방사성 물질이 어딘가에 묻어있다가, 다른 곳으로 묻어서 옮겨갈 수 있긴 하다. 그런데, 만약 피부에 흡착되었다고 한다면, 다른 곳으로 묻어서 옮겨갈 수 없다. 다른 곳에 묻어서 옮겨갈 수 있을 정도로 약하게 흡착되었다면, 샤워만 해도 떨어져 나갈 것이다. 게다가, 다른 사람에게 위험할 정도의 방사선을 방출하고 있는 인간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시체상태이다.그리고 방사선은 빛과 같은 것이 맞다. 방사성 물질과 방사선을 혼동하면 안된다. 그럼, 방사성 물질은 위험하지 않은가? 이에 대한 정답은 “위험하다”이다. 이때 조심해야 하는 것이 이 질문이 정성적인 부분을 물어보는 Yes/No 문항이라는 것이다. 제대로 묻기 위해서는 “현재 한국에 있는 방사성 물질은 얼마나 위험한가?”라는 정량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해당 기사에 인용된 교과부 자료에 의하면 연간 0.1마이크로 시버트 정도의 방사선량이 관측되었다고 하는데, 자연방사선에 대해서 대략 2만분의 1 정도 위험하다. 저선량 방사선의 위험에 대한 정확한 연구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가장 많은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가설인 “방사선의 위험은 피폭 방사선량에 비례한다”는 가설을 선택해 보자. 이 경우, 일본 원전으로부터 유입된 방사성 물질에 의해 발생한 방사선에 피폭되었을 경우 약 0.005%정도 더 위험한 일이 발생한다. 문제는, 건강검진 등에서 사용되는 흉부 엑스선 사진 한방이 이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점이다. 흉부 엑스선의 피폭량은 100마이크로시버트인데, 만약 현재 한국에 있는 일본 원전에 의해 유출된 방사성 물질에 의한 위험이 걱정된다면, 흉부 엑스선 사진을 한번 찍을 때마다 그보다 100배는 더 걱정하고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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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는 또 방사능 물질이 있는 빗물을 계속 마셔도 되는 것처럼 표현하기도 했다. “빗물 속의 방사선량은 하루에 2리터씩 1년 동안
계속 마신다고 해도 병원 엑스레이 한 번 촬영한 것보다 수십 분의 1수준이어서 지장이 없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일단, 교과부 자료에서는 “빗물 속의 방사선은 적은 양”이라고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 “방사성 물질이 있는 빗물”이 아니다. 방사성 물질이 많이 함유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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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당연히 독약이다. 그 물은 절대로 마시면 안된다. 그러나 교과부의 의도는 “현재 한국에 내리는 빗물의 방사선은 적은 양이므로 마셔도 문제가 없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오히려 저 기사에서 교과부 자료를 왜곡하고 있다. 당연히 “방사성 물질이 있는 빗물”은 마시면 안된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 내리는 빗물은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 양이 적으므로 마셔도 문제가 없다”그리고 저 말뜻은 빗물을 마시라는 뜻이 아니다. 황사도 있고 방사성 물질도 있는데 일부러 비를 맞고 다닐 필요도 없고 일부러 그 빗물을 마셔볼 필요도 없는데, 단지 어쩌다 보니 맞을 수도 있는 거고 어쩌다 보니 입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그 경우에도 무시할 정도로 적은 양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렇게 원자력 에너지와 방사성 물질이 걱정스러우면 물리학 공부를 좀 하든가 하지 왜 공부를 안하는 걸까?
이 글은 교과부를 변명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 기사에 오개념이 있어서 바로잡기 위해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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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는가…
전공이 물리학과이고, 계속해서 학계에 남아있으려고 하다보니 역시 주변에 모이는 사람들은 연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포기하는데…물리학자를 꿈꾸는 사람 중에는 리처드 파인만을 존경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다양한 영역에 걸쳐 물리학을 연구했고, 실제로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사용해서 입자물리학의 새로운 장을 연 사람이다. 그리고 아주 쉽게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 좋은 교육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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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파인만의 쉬운 설명만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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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가 전공책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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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좌절하는 사람들도 많다. 어려우니까, 겁나기 때문이다. 저런거 시도했다가 본전도 못 건지면 나만 손해보는거니까.요새 진로를 고민하면서 든 생각인데, 자신의 꿈을 이루다가 지치지 않으려면 자기가 해야 할 일의 좋은 면만을 보지 말고, 안좋은 면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리학과에 입학하여 정식으로 물리학도의 길을 걷기 시작한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그런데 앞으로도 10년을 더 공부해야 할 것 같다. 까마득하다. 이 아찔한 모험을 계속 하려면, 지치기 전에 쉬어가기도 하고 어려운 길도 즐기면서 갈 줄 알아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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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2(9+3) 문제
갑자기 뜨게 된 이 문제…신문에도 나오고, 그런 문제다.
이 문제는 풀이가 어렵다기보다는, 해석에 있어서 모호함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잘 알다시피, 저 수식은 두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1. (48/2)*(9+3) = 288
2. 48/(2*(9+3)) = 21번을 따르는 견해는, 곱셈-나눗셈의 우선순위는 왼쪽부터 계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입장이다. 2번을 따르는 견해는, 괄호 앞에 연산자가 생략된 경우 하나의 항으로 취급하여 “이미 계산된” 값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둘 다 타당한 논리이기 때문에 누가 옳다고 판단할 수는 없는 문제인 듯 싶다. 수학자들은 보통 이런 경우에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이렇게 하도록 하자”고 약속한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그러니까 왼쪽부터 계산하기로 하자고 했다”며 증거를 내민다. 그런데 그건 모든 수학자가 아니라 대다수의 수학자들이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당신과 내가 토론하는데 있어서, 오른쪽부터 계산하기로 하고 문제를 풀어도 된다. 수학 연구에는 아무 문제 없다. 아니면 2번의 견해를 받아들이기로 해도 된다. 역시 아무 문제가 없다.
유일하게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토론하는 수학자 둘이서 서로 어느 한쪽의 견해를 양보하지 않는 경우인데, 그 경우에는 각자의 견해를 따라갔을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양쪽의 경우를 모두 점검한다. 참고로 이 경우에는 어느 경우에도 문제가 없다.
어느 한쪽이 옳다고 우기고 있는 사람이야 말로 수학을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사람이다.
참고로, 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다가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 같은 경우에는 곱셈과 나눗셈 기호에도 언제나 괄호를 붙여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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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교수되기
누군가 방명록에 질문을 올렸다. 난 교수는 아니지만 교수 되면 좋지… 그래서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정리하여 적어둔다.전 물리학과 교수가 되고싶어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저도 연구를 진행할 수 있길 바라거든요 교수가 되려구 박사과정까지 밟을 생각을
하고있는데요 고등학교과정에서 물리는 누구나 다 똑같은 주제를 다루는데 대학교부터는 물리학이 여러가지 분야로 나뉘어진다고 하더라구요
전 입자쪽이랑 전체적인 현상을 다루는 두개가 상반되는 느낌이라 아이러니하지만 이런 주제를 다루는 분야를 공부하고 싶은데요 이런
분야는 어느 전공에서 공부할 수 있는거죠? 대학교가면 다 알게된다고 하는데 미리 사전지식을 갖고 시작하는거랑 아무래도 다르겠지
싶어서…ㅎㅎㅎ 핵물리 입자물리 유체물리 이런거 있잖아요 전공과목으로 정하는거요대학교 가면 다 알게 된다. 그리고 물리학과는 이공계 학과 중에서 매우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는데, 전과목 다 잘해야 대학원 가서도 잘하게 된다. 가령, 화학과는 유기화학, 무기화학, 생화학, 양자화학, 분석화학… 등 중에서 하나만 잘해도 대학원 가서 그 과목을 파면 된다. 생물학과도 동물학, 식물학, 분자생물학, 해부학, 생리학 … 등에서 한두개만 잘해도 대학원 가서 그 과목을 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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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물리학과는 고전역학, 통계역학, 전자기학, 양자역학, 광학은 기본적으로 다 잘해야 하고, 고체물리, 입자물리, 핵물리, 수리물리 등을 두루 잘 알아야 대학원 가서 잘 할 수 있다. 그래서 물리학과 교수님들은, 이공계 학과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교수님 전공에 상관 없이 아무 과목이나 강의해도 된다. 화학과는 유기화학 전공한 교수님이 무기화학을 강의하지는 않는다. 모르진 않겠지만, 무기화학 전공자 만큼 잘 강의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리학과는 고체물리 전공한 교수님이 입자물리를 강의하는 경우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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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 대학교 가면 다 알게 된다. (진짜임) 대학교 가서 분야가 나눠지는 건 맞는데, 교수 할거면 어차피 다 잘해야 한다. 양자역학 공부하고 싶다고 해서 고전역학 못하면 연구고 뭐고 망함.
한줄요약 – 물리학과 전과목 다 잘할 것.
참고로, 유체역학은 공대로 완전히 넘어간 연구 분야이다. 네비어-스토크스 방정식이 유체역학의 기본 방정식인데, 이거 풀면 클레이 수학 재단으로부터 100만달러의 상금을 받는다. 못푼다는 뜻이다. 그래서 지금은 전산 유체역학(Computational Fluid Dynamics)이 잘 자리잡았고, 엄청나게 많은 툴이 있어서 유체역학 기초만 배우고 컴퓨터 시키면 컴퓨터가 대충 정답을 내놓는다. 따라서, 유체역학에 관심이 있다면 공대로 진학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제가 공부를 열심히 하긴 하는데 생각처럼 성적이 잘 나오지 않거든요..ㅎㅎ 그래도 전 석사랑 박사과정쪽에 더 욕심이
있는데요 석사랑 박사과정을 국내에서 밟느냐 국외에서 진행하느냐가 국내에 다시 와서 교수로 자리잡는데 영향을 미치나요? 전
개인적으로 국외유학을 욕심내고있거든요 시각을 넓히는 기회도 될 수 있고 아무래도 학력사항이 영향을 받겠지 싶어서요교수가 되는 방법은 교수 임용공고를 보고, 지원자가 지원서와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심사후 임용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고려되는 여러가지 사항이 있는데, 그건 그때쯤 되서 조언을 듣도록 하는 것이 좋다. (지금 입시 준비하는 학생이면 교수 되려면 10년~15년정도 남았는데, 그때쯤 다시 물어보는 것이 좋을 듯.)
기본적으로 교수 임용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논문 실적과 추천서이다. 논문이 많을수록, 추천서가 강력할수록 좋다. 유학 갔다온 사람이 조금 더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긴 하지만, 국내 박사라고 해도 논문 실적이 좋으면 교수 임용에는 아무 문제 없다. (교수 임용과 관련된 상세한 얘기는 대학교 합격 후에 술 한잔 사면 해줄 수 있음. 이 얘기는 함부로 꺼내면 내가 망하는 얘기라…)
또 하나 궁금한게 학사는 4년, 석사는 2년인데 박사는 기간이 없더라구요? 얼핏 듣기론 논문작성하고 그 논문이 인정받으면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된다는데 정확하게 박사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거죠?질문이 많긴 한데;; 한 나라의 꿈나무 뿌리에 양분좀 쥐어준다 생각하시고~~답변부탁드려요ㅎㅎ
박사학위는 수업 듣는 기간이 2년이고 그 이후부터는 연구과정이다. 대체로 총 5년정도 공부를 하게 된다. 천재 또는 운이 좋은 사람들이 3년(수업 2년 듣고 수업 들으면서 논문 쓰고, 1년간 졸업논문 작성) 걸린다. 그냥 평범한 사람이 목숨을 걸고 노력하면 4년 걸린다. 아니면 대충 5~6년 걸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건 개인차가 있다. 졸업은 1. 논문자격시험 통과 2. 졸업요건 합격 3. 학위논문 심사 통과의 과정을 거친다. 셋 다 통과해야 한다. 석사도 마찬가지다. 논문자격시험(Qualifying exam)은 박사과정 수업들으면서 배운 내용이 문제로 나온다.
http://www.stanford.edu/dept/physics/publications/oldquals/
예를들어, 스탠포드 물리학과 박사과정의 논문자격시험 기출문제는 위에 있다. 참고로 나도 현재 수준에서 저 문제들은 책 찾아보면서 풀어야 한다.졸업요건은 대체로 학술지에 몇 편의 논문을 출간하는 것이 많다. 한국은 거기에 추가로 영어 성적을 요구하기도 한다.
학위 논문은 자신이 박사 학위를 받아도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논문이다.
박사란,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문제를 정식화 하고,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생각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실험과 이론을 찾아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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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학위 논문은 이것을 증명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박사학위 이후의 진로에 대하여 제대로 된 책을 보고 싶다면 “박사학위로는 부족하다”라는 책을 추천한다. 그리고 이 블로그 어딘가에 좋은 글들이 파묻혀 있다는 정보도 알려준다.
중요한건, 일단 대학교 물리학과에 가는 것이다. 그리고 가서 잘 하는 것이다. 미리 겁주는 건 아니지만, 고등학교 물리2와 대학교 물리는 차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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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포기하지 말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