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에서의 비선형 현상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은 언제나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이다. 물리학자에 한해서겠지만. 아무튼. 이런 이야깃거리가 있는 경우, 빛과 물질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길래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은 이야기에 참여하기 위한 기본 소양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에 여러분들도 알아듣고 뭔가 동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이 글을 써 보도록 한다.

빛이 물질을 지나갈 때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길래 비선형 현상이 나타난다고 하는 것인가?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빛과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을 미시적으로, 구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빛은 전자기파이고, 전기장과 자기장의 파동이다. 따라서, 빛이 물질을 지나간다는 것은 그 물질이 시간과 공간에 따라 변하는 전기장과 자기장의 흔들림 속에 놓여있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가 아는 물질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있다. 원자핵과 전자는 둘 다 전하를 띠고 있는 입자들이므로 당연히 전기장과 자기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우리가 보는 세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경우는 전기장이 전자에 영향을 주는 현상인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원자핵과 전자의 질량을 비교할 때, 전자의 질량은 가장 가벼운 원자핵인 수소 원자핵(=양성자 1개)보다 1800분의 1 정도로 가볍다. 그리고 당연히 우리가 주변에서 경험하는 물질들은 여러개의 양성자와 중성자를 가진 원자핵으로 되어 있으므로, 원자핵은 전자에 비해서 엄청나게 무겁다. 따라서 같은 크기의 전기장에 의해 힘을 받는 경우에, 힘의 크기는 같지만 질량이 너무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전자의 움직임에 비해서 원자핵의 움직임은 무시해도 괜찮을 정도이다. (물론 매우 강력한 전기장이나 빛에 대해서는 원자핵의 움직임을 무시할 수 없는 영역에 도달할 수도 있다.) 전자에 비해서 원자핵의 움직임을 무시할 수 있는 경우, 이론을 간단히 하기 위해서 무시하는 것이 좋다. 또, 전기장과 자기장의 영향을 비교하는 경우, 자기장에 의한 영향은 전자의 이동 속도가 상대성이론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경우에 문제가 되는데, 대부분의 경우 전자의 이동속도는 상대성이론을 무시해도 될 정도로 느리다. (물론 매우 강력한…이하 생략) 이와 같은 이유로, 전자가 전기장과 상호작용하는 것만을 고려해도 별 문제는 없다.

그럼, 전기장의 파동이 물질에 들어가서 전자와 무슨 짓을 하느냐? 아주 간단하다. 진동하는 전기장은 전자를 흔들고, 흔들린 전자는 전기장의 파동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흔들린 전자가 만들어낸 전기장의 파동은 당연히 원래 존재하던, 즉 전자를 흔들어 주던 전자기파와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간섭현상에서, 보강간섭이 되는 경우는 딱 한가지 경우밖에 없는데, 물론 두 전자기파의 파장이 같은 경우이다. 그 외에는 상쇄간섭이 일어나서 금방 사라져버리게 된다. 이 사실로부터 우리는 물질을 통과하는 빛이 어째서 파장이나 진동수가 들어가기 전의 빛과 같은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위의 설명은 가장 간단한 경우에 대한 설명이다.

위의 설명이 작동하는 영역은 전자의 반응속도가 충분히 빨라서 전자가 전자기파의 진동을 다 따라잡을 수 있을 경우에 대한 설명이다. 만약 전자의 반응속도가 느리다면, 전자의 진동에 의한 전자피가는 두가지 성분으로 나누어서 생각해야 한다. 일단 들어온 전자기파와 같은 진동수를 가지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다. 여기서, 들어온 전자기파와 같은 진동수를 가지는 부분은 당연히 들어온 전자기파와 보강간섭을 일으켜서 잘 빠져나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부분은? 이 부분들은 진동수가 다르기 때문에 들어온 전자기파와 보강간섭을 일으킬 수 없다. 하지만, 전자가 하나밖에 없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대상은 물질이라고 부를 만큼 큰 대상이므로, 어마어마하게 많은 수의 전자가 존재한다. 따라서 어떤 전자가 내보낸 전자기파는 들어온 전자기파 뿐만 아니라 다른 전자들이 내보내는 전자기파하고도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 그 결과, 들어온 전자기파 외의 성분들이 모두 보강간섭을 할 수 있게 되는 경우, 이 진동수에 해당하는 빛은 실제로 실현되어서 외부로 나타나게 되고, 그 결과 들어온 빛과 다른 진동수에 해당하는 빛이 물질을 통과하면서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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