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topia 1-2

사건이 있은 직후, 궁궐 전 영역에는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궁궐의 대회의실에서는 주요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왕이 이번 사건에 대한 대책 회의를 주재하고 있었다. 왕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고, 이에 긴장한 신하와 시종들은 숨소리 하나 크게 내지 못하였다. 긴장에 얼어붙은 공기를 깨고 국왕이 물었다.

“피해 상황을 보고하라.”

왕좌에 앉은 국왕이 보고를 위해 나선 왕립학교 직원에게 명령하자, 그가 고개를 숙이며 무릎을 꿇고 보고하였다.

“보고 올리겠습니다. 지금 왕립학교 대강당이 무너졌으며, 이에 입학생 200명 중 132명은 탈출하여 생존하였으나 68명의 생사를 아직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호위 기사들 중에서는 5명이 건물 잔해에 깔려 사망한 것으로 파악하였고, 마법사들 중에서는 사망자가 없습니다. 그리고 막내 공주님께서…”

“공주가 어떻게 되었는가?”

“그것이… 불명입니다. 목격자들에 의하면 난입한 괴한중 일부가 공주님을 끌고 가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뭣이! 네놈은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

벌떡 일어난 국왕의 손이 주먹을 쥐고 올라갔다가 부르르 떨면서 다시 내려왔다. 보고하는 왕립학교 직원에게 화를 내 봐야 의미가 없었다. 그리고 물러가라는 국왕의 손짓에 보고를 마친 왕립학교 직원이 물러났다.

“치안총감,”

국왕은 조용히 치안총감을 불렀다.

“조치사항을 보고하시오.”

의외로 차분한 국왕의 목소리에, 치안총감은 국왕 앞으로 나서며 고개를 조아리며 보고를 올렸다.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목격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괴한들은 복면을 쓰고 있어서 정체를 알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공주님을 납치한 마차의 모양과 향한 곳을 증언하였으니 이를 바탕으로 전국에 수배령을…”

“아니, 수배령은 내리지 않는다. 공주의 실종은 비밀로 한다. 이 사건은 적국의 공격으로 발표하도록 하라.”

“그렇게 하면 공주님을 빨리 찾을 수 없사옵니다.”

“전국에 수배령을 내리게 되면, 그 소식은 반드시 타국에 들어갈 것이다. 막내 공주가 사라졌다는,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납치되었다는 소식 또한 알게 되겠지. 오히려 그들에게 그들의 정보망을 통하지 않고도 더 빠르게 이 소식을 전달하는 꼴이 될 수도 있어. 아마 이번 납치 사건은 국가 수준의 음모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 나라를 호시탐탐 노리던 다른 자들이 먼저 공주를 찾아낼 수도 있다. 그 경우 일이 더 복잡하게 되겠지.”

“폐하…”

“추적대를 꾸려라. 막내의 납치는 비밀로 하도록 하고, 이번 사고 때문에 다친 것으로 발표하도록 하라. 기사단장!”

“명령하십시오, 폐하.”

옆에 서 있던 기사단장, 크룩스가 국왕 앞에 나서서 무릎을 꿇었다.

“자네가 공주 구출대를 꾸리도록 하게. 즉시 출발할 수 있도록. 구출대 구성은 자네에게 위임하겠으니 반드시 공주를 구출하도록. 부탁하겠네.”

“명령 받들겠습니다.”

앞으로 나섰던 기사단장은 국왕에게 가볍게 예를 올리고 빠른 걸음으로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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