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topia 1-8

역참에서 말을 바꾸고 다시 반나절을 달린 루카 일행은 지평선에 걸쳐지려고 하는 태양을 보며 서쪽 국경의 무역시장에 도착했다. 무역시장은 시장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도시이다. 높은 건물이 없는 대신에 넓은 땅에 시장 전체가 펼쳐져 있어서 자칫 잘못하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그 중에서 성당은 높은 첨탑으로 둘러싸인 건물이어서 시장 어디에서나 고개를 들면 볼 수 있었다.

“여기서는 나누어서 찾아보자. 민트와 시에나는 술집에 가서 소식을 알아보고. 나는 검문소에 들러서 알아보고 성당으로 갈테니, 조사가 끝나면 성당에서 보자. 별다른 정보를 얻지 못해도 해가 완전히 지기 전까지는 성당으로 오도록.”

“네, 대장님.”

말을 입구의 마방에 맡기고 입구에서 둘로 나누어진 구출대는 신속하게 움직였다. 민트와 시에나는 입구에서 가까이 있던 술집 <지친 거래자들의 쉼터>로 들어갔다.

“맥주 두잔이요”

두 사람은 바에 앉아서 바텐더에게 맥주를 주문했다.

“아저씨, 혹시 공주님에 관한 소문 들은거 없어요?”

민트가 바텐더에게 공주의 이야기를 물었다.

“글쎄, 요새 들은건 없는데? 본적도 없는 공주님의 이야기라니”

“민트, 방법이 틀렸어. 이렇게 물어봐야지”

시에나가 바텐더의 손을 붙잡으며 다시 물어보았다.

“오빠, 혹시 공주님에 관한거 알면 알려주세요~”

바텐더는 시에나의 부드러운 손이 자신의 손을 붙들자 살짝 놀랐다. 그리고 손을 놓았을 때, 자신의 손에 묵직한 무언가가 쥐어져 있다는 사실에 조금 더 놀랐고, 손을 바 아래로 내려서 몰래 손 안의 내용물을 확인했을 때 많이 놀랐다. 손에서 느껴진 것으로 예상한 것 보다 많은 돈이었다.

“뭐 이런걸 다… 하지만 정말 모르겠는걸.”

“그렇다면, 뭔가 이상한 소문이라도 들은건 없나요?”

“음… 그러고보니, 아까 한낮에 곡물거래소 쪽에서 한바탕 소동이 있었던 것 같은데. 사실 여긴 국경이라 그런 소동은 일상이거든. 이상한 일은 아니지.”

“곡물거래소요? 그게 어느쪽이죠?”

“여기서 아주 멀지는 않아. 가보고 싶으면 길은 알려줄 수 있지.”

그 때, 두 사람 옆에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땀냄새를 풀풀 풍기며 와서 앉았다.

“여기, 맥주 한잔, 빨리”

바텐더에게 맥주를 재촉하며 자리에 앉은 남자는, 바텐더가 내놓은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며 곁눈질로 민트의 몸을 훑었다.

탁!

“후아! 시원하다. 이봐, 내가 오늘 낮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거품을 조금 남기고 맥주를 들이킨 그 남자는 맥주잔을 바에 거세게 내려놓으며 바텐더에게 자기 하소연을 시작했다.

“아니 글쎄 아까 바빠 죽겠는데 쬐끄만 꼬맹이 하나가 나한테 반말을 하는거야? 나 원, 어느 집 자식인지. 살다 살다 그런 애는 또 처음 봤잖아. 누구 집에서 컸는지 모르겠지만, 자기가 공주라데? 진짜 공주처럼 키웠나봐?”

이 말에 귀를 쫑긋 세운 민트와 시에나는 남자의 말이 끝나자 마자 양쪽에서 그의 팔짱을 끼우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아저씨, 그 얘기 조금 더 자세히 해주시겠어요? 누굴 보셨다고요?”

“아니, 이건 뭐야?”

그는 갑자기 양 옆에서 다가온 두 여자에게 당황했지만, 양쪽 팔에 느껴지는 은근한 부드러움이 싫지는 않은지 두 사람을 뿌리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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