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과 양자컴퓨터5

두 물체의 충돌을 생각해 보자. 양자역학이 아직 어색할테니, 먼저 고전적으로 잘 설명할 수 있는 두 당구공의 충돌을 생각해 보자. 여기서, 상황을 간단히 하기 위해서 두개의 당구공은 깨지지 않고, 찌그러지지 않고, 회전하지도 않는다고 하자. 당구공을 그럼 굴리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따지고 싶은 분들이 있겠지만, 깨지지도 않고 찌그러지지도 않는 당구공이 존재한다고 하는 시점에서 회전시키지 않고 굴리겠다는 것 역시 받아들여야 한다. 두 당구공의 속도를 조절하다보면, 어떤 경우에는 두 당구공이 서로 가까워지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시점에서는 두 당구공의 중심의 거리가 두 당구공의 반지름의 합과 같아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일부러 굉장히 말을 복잡하게 써봤는데, 쉽게 말해서 두 당구공이 붙어있다는 뜻이다. 두 당구공이 떨어져 있다가 어느 순간 붙었다가, 다시 떨어지는 현상을 ‘충돌’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두개의 당구공은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는가? 그 최소 거리는 두 당구공의 반지름의 합과 같다. 즉, 작은 당구공일 수록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점점 작은 당구공을 이용해서 충돌 실험을 해본다고 하자. 두 당구공은 점점 작아지니까, 더 가까운 위치까지 다가가서 충돌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구공의 크기가 0인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제 두 당구공은 적어도 한 순간에는 완전히 같은 위치에 있을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입자들끼리 충돌한다는 것의 의미다. 크기가 0인 당구공이 존재할 수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인데, 여기서는 논의하지 않도록 하겠다. 물리학자들은 모든 ‘기본 입자’들의 크기가 0이라고 간주하고 문제를 풀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험 결과를 잘 설명하고 있으니, 크기가 0이 절대로 아니라는 근거는 없다. (논리적으로는 크기가 0이 아니라는 근거가 없다고 해서 크기가 0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실험에 근거할 때 입자의 크기가 0이라는 가설이 아직 기각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두 입자가 같은 시간, 같은 위치에 존재한다면 충돌한다. 물리학에서는 상호작용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빛과 전자가 상호작용하는 것을 빛이 전자와 충돌하는 것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입자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다. 무슨 뜻인가? 입자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측정을 해야 하는데, 우리가 가진 측정 도구는 그 무엇이라도 우리가 아는 물리 법칙을 따라야 하며, 결국 모든 측정에는 방금 말한 상호작용이 연관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상호작용이란 곧 충돌이다! 두 당구공이 충돌했는데 그 당구공들의 상태가 변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까? 없다. 반대로, 당구공의 상태가 변하지 않았다면? 그 당구공들은 충돌하지 않은 것이다. 지금 이 말이 굉장히 말장난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어떤 두 입자가 상호작용했다면 그 입자들은 반드시 상태를 바꿔야 한다. 측정은 상호작용이 필요한데, 상호작용하면 상태가 바뀐다. 다시 말해서 측정은 반드시 상태를 바꾼다.

(이어서…)

7 thoughts on “블랙홀과 양자컴퓨터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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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goldenbug입니다. 잘 지내셨죠?

    오래간만에 스놀 님 블로그 놀러왔습니다.
    RSS가 작동하지 않는 건지, 스놀 님 새 글 읽으려면 보이질 않아서 일일이 와서 확인해야 할 것 같네요. ^^;

    그럼 전 이만…

        1. 그렇다면 이거는 제가 블로그 고유주소 구조를 바꿔야 할 것 같은데요. 문제는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다른데 링크했던것들 주소도 바뀐다는 거라서… 다른 해법을 찾아봐야겠습니다.

      1. rss를 바꾸려고 리더기를 살펴보니까 이전에 등록했던 것이 복구돼 있네요. 아마도 플러그인을 별도로 설치하기 이전에 rss 기능이 죽었었나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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