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소프트웨어 쪽 개발자이고 금년 후반기 부터는 전기전자공학을 사이버대학을 통해 2년동안 전공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뒤 국내 모 대학의 전기공학과 연구실에 석사를 하게 될것 같습니다.
이론 물리학을 할까도 생각해봤는데, 양자역학이나 우주론 같은 것과 관련이 되어 있을것 같아서물리학 학사과정의 도서들을 독학한 뒤, (사이버대학을 전기공학과 다니면서 물리학 전공서적 독학을 병행하려고 합니다.) 대학원가서 물리학 석사과정을 들으려고 합니다.
여기서 질문드립니다.
(1)전기공학과 석사를 하면서 물리학과 대학원의 이론 물리 수업을 병행하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전기공학 석사 학기당 보통 2과목씩 전기쪽 전공으로 들어야 할텐데….물리학과 석사 과정 2과목 더 들어서 매 학기당 4과목씩 듣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물리학과 석사 수업을 듣는다면 우주론, 초대칭이론, 끈이론, 양자장론, 입자이론, 고급 전자기학, 상대성이론 같이이론 물리학/우주론 관련해서 많이 관련해서 들을것 같습니다
(2)연구 방법과 공부방법
전기공학 논문에 이론 물리학의 내용을 쓰는게 그게 말이되는것인지 의문이지만, 일단 방향은 그런식으로 가려고 합니다.전기공학과 대학원가서 궁극적으로는 논문에 이론물리적인 해석을 쓰는게..가능한 것인지요?
답장:
1.) 전기공학과 석사를 하면서 물리학과 대학원의 이론물리 수업을 병행하는 것은 가능한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물리학과 학부과정의 과목에 대한 이해가 되어 있지 않다면 수업 내용을 하나도 못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독학하신다면, 학부 수준의 물리학 전공 서적에 대해서 연습문제 거의 전부를 풀어보거나, 적어도 문제를 봤을 때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전기공학, 전자공학의 많은 부분이 물리학과에서 배우는 전자기학과 관련이 많으므로 쉽게 따라갈 수 있겠으나, 그 외의 다른 과목들(고전역학, 양자역학 등) 은 쉽지 않습니다.
“우주론, 초대칭이론, 끈이론, 양자장론, 입자이론, 고급전자기학, 상대성이론”이라는 과목 이름을 이야기하셨는데, 일단 이 과목들은 하나도 쉬운 과목이 아닙니다. 왜 어려운지에 대해서는 하나씩 설명드리겠습니다.
고급 전자기학은 대학원 수준에서 배우는 전자기학일텐데, 온갖 기괴한 상황에 대해서 맥스웰 방정식을 푼다고 보면 됩니다. 문제의 풀이과정이 엄청 많은 계산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서 전자기학을 자유자재로 갖고 놀 수 있는 연습이 됩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과목들 중에서는 가장 쉽겠네요.
상대성이론은 특수상대론과 일반상대론으로 나눠지는데, 특수상대론은 고전역학 마지막 부분과 전자기학 마지막 부분에서 다루고 넘어가는데, 대학원 갈 전공자가 아니면 쓸일이 없다보니 학부에서는 별로 잘 다루지 않습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대학원 전공과목으로 개설되는데, 학교마다, 학기마다 개설여부가 달라서, 아마 서울대랑 카이스트 아니면 수업 듣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니면 대학원에서도 그냥 독학해야 하고요. 일반상대성이론은 미분기하와 텐서계산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다면 따라가기 어려울 겁니다.
양자장론은 단일 입자에 관한 이론인 양자역학을 공간에 관한 이론인 장론으로 확장시킨 것인데, 이 때의 양자역학은 특수상대성이론을 도입한 상대론적 양자역학입니다. 여기서는 리(Lie) 대수학과 경로적분이 중요하게 쓰이는데, 이것도 공부해본적이 없으면 골치아픈 수학이 될겁니다. 행렬을 함수에 넣고 미적분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아, 그리고 초대칭은 양자장론 공부하다보면 후반부에서 저절로 나오는데, 그냥 입자 수가 두배 늘어나서 풀어야 할 방정식도 두배 늘어났다는 것 외에는 특별히 더 어려운 이론은 아닙니다. 그냥 양자장론이 어려운 거죠.
입자이론은 양자장론에서 배운 한두개 정도의 장이 있는 공간에서의 이론을 실제 우리 우주에 존재하는 쿼크, 렙톤, 게이지 입자 전체에 적용해서 실제 입자가속기의 실험 결과를 해석하는 과목입니다.
우주론은 일반상대성이론을 우주 전체에 적용해서 우리 우주의 물리적 성질을 규명하는 과목입니다. 이 때, 양자장론에서 배운 테크닉과 입자물리에서 배운 지식도 같이 쓰게됩니다. 일반상대성이론과 입자이론을 당연히 잘 해야겠죠.
끈이론 또는 초끈이론은 한국에서 공부하는건 힘들거고, 외국으로 유학가시는게 훨씬 빠를 겁니다. 이건 위에 나온 과목들보다 더 어려운 과목인데, 대략 11차원 시공간에서 양자장론을 이용해서 입자물리학 문제를 푼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일반상대성이론도 고려하면서요.
이 설명을 듣고나면, 아마 매 학기당 물리학과 석사 과정 2과목을 더 듣는다는게 무슨 의미인지 감이 잡히셨을 것 같은데요, 위에 설명한 과목들은 일단 물리학과 기초과목들을 다 듣고나서 듣는게 의미가 있습니다. 물리학과 기초과목은 고전역학, 통계역학, 전자기학, 양자역학인데, 일단 이 과목들을 완벽하게 이해해야 위 과목들을 건드려 볼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아니면 저 위의 고급 과목들은 개설도 잘 안되는 과목들이다보니 일단 수강을 할 수 있었다는 것 정도에 의미를 둬야 할 겁니다.
2.) 연구 방법과 공부 방법
전기전자공학의 연구 범위와 이론물리학의 연구 범위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데요, 전기전자공학은 물리학 이론으로 치면 전자기학과 반도체물리학의 일부 정도입니다. 그 대신, 전기전자공학에서는 그 물리학 원리를 이용해서 어떤 장치를 만들 수 있고, 어떤 것들이 가능한지 찾아내는 것을 연구하죠. 이런 경우, 전기전자공학 연구분야에서 ‘물리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실을 밝혀낸다는건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전기전자공학에서 다루는 모든 소재와 도구는 전부 다 전자기학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 분야에 따라 연구 목적과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물리학에서 의미가 있어도 전기전자공학에서는 별 의미가 없을 수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언급하신 우주론과 전기전자공학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주론+전기전자공학으로 묶어서 연관이 있는 연구분야를 예로 들자면 전파천문학이 있는데, 여기도 나름대로 하나의 독립된 분야로 꽤 큰 덩어리라서 공부해야 할 양이 엄청나고요.
공부방법은, 일단 물리학과 학부 전과목을 독학으로 하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유명 대학의 물리학과에서 사용하는 표준적인 교재를 구해서 연습문제를 전부 풀어보세요. 물리학과 전공학생들은 4년동안 그런 계산을 엄청 연습합니다. 일단 물리 문제 풀이가 안되면 연구는 말도 안되는 것이니 쉬운 문제부터 풀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대학원 과정 교재들도 연습문제를 많이 풀어보시고요. 어느 대학으로 진학하실지는 모르겠으나, 해당 대학의 물리학과 수업을 청강/수강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만약 일반물리학 공부를 아직 한번도 한 적이 없다면, 일반물리학 교재부터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수학적 기초 과목으로는 미적분학, 미분방정식, 편미분방정식, 미분기하학, 선형대수학, 현대대수학, 벡터해석학 정도를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안 들어도 상관은 없지만, 알면 편합니다.
어떻든 석사과정 2~3년은 매우 짧습니다. 아마 연구실 적응하기, 연구실 과제 해결, 전기전자공학과 석사과정 수업 듣는 것만 해도 시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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